S2601008:德陽遺稿-宿檜巖寺贈引泉上人: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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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과 목적==
==배경과 목적==


현재 'ccti' 프로그램은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지만, 작금의 눈부신 기술 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그 과정을 훨씬 더 간편하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저는 모든 파이프라인에서 사람이 직접 관여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실제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지향합니다. 제 자신이 인공지능 모델보다 더 많이 학습했거나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ChatGPT의 코덱스(Codex)나 Claude의 미토스(Mythos) 및 페이블(Fable) 같은 사례를 보면 이러한 완전 자동화의 가능성은 충분히 엿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26년 6월 3일 구글에서 발표한 Gemma4 12b QAT 모델을 활용하여, 개인 컴퓨터 환경에서 고문헌의 번역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번역쌍을 모델에 추가로 학습시켜 베이스 모델의 성능을 개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면, 약 한 달의 시간과 200kWh 정도의 전력만으로도 『한국문집총간』 전체에 대한 초벌 번역을 완료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여기에 더해 6월 10일에 발표된 DiffusionGemma를 활용한다면 작업 효율은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디퓨전(Diffusion) 기법이 도입된 이 모델은 마치 이미지가 서서히 떠오르듯 수백 개의 토큰을 한 번에 채워 넣고, 중간중간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번역 속도가 상당합니다.
구글 외에도 Apple의 WWDC26에서 공개된 Siri AI는 개인의 인공지능 활용이 컴퓨터 환경에 얼마나 깊이 통합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이 Siri는 Apple 컴퓨터 사용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사용자가 현재 보고 있는 화면에 대해 Siri를 불러 설명을 요청하거나, 번역을 시키고, 나아가 번역된 글을 음성으로 변환하는 작업까지 한 번에 지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래에는 사람들이 굳이 미리 번역된 텍스트를 찾아다니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지나 원문을 보고 있는 그 자리에서, 컴퓨터에 통합된 인공지능에게 바로 질문하고 답을 얻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AI 번역 내용==
==AI 번역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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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양유고(德陽遺稿) =
* 저자: 기준(奇遵)
* 생몰년: 1492-1521
* 원문: 한국고전번역원_한국문집총간
* 번역: gemma-4-12b-it-qat-hanmun-q4_0 로컬 기계번역 초안
: 이 글은 기계번역 초안입니다. 인용이나 학술 사용 전에는 원문 대조와 검수가 필요합니다.
== 1. 德陽遺稿敍[朴忠元] ==
''문체: 序跋類 / 序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1B, ITKC''MO''0127A''A025''291C ...''
'''원문'''
: 德陽屬京畿高陽郡。在前朝有德陽,高峯二縣。今合于一。陞爲郡。奇氏於高陽。著土姓。稱望族蓋久。公諱遵。字子敬。公資稟超醜。眉目異凡。始微有知。已能課學。好之如嗜欲。不煩提諭。卓然早成。非但於文詞然。筆法亦不尋常。鉅人長德。謂奇氏有後。自是行益勵文益進。交游益附。華問大播。文章本庸學造根基。求正於性理群書。不煩程式繩墨。時海南儒尹衢新有能文聲。止亭嘗譽之。其嬌客宋之翰。問尹之文與奇某之文孰優。曰。奇文儒士之文。尹文文士之文。機軸不同云。止亭聞道則未知。從事於文實專且久。則其言豈不信夫。公處玉堂爲府。將古今治亂。進君子退小人。移風易俗。挽回世道之意。反覆論難。幾於僕屢更矣。彼老宿世事者。頗見彈壓力示厭苦。謂聖君難逢。寵眷宜報。苟利君國。知無不言。不恤群議。直遂高古。庶幾跨唐越漢。上接三代統紀。誰肯顧籍諱忌。況□聖上方倚賴。以道學倡者求治益急。纖人雖欲黜退。懷之未發。士林無事。會追議靖國功臣無功濫受者盡奪錄券。動其機牙。禍斯作。分等定罪。知名之士。流竄殆盡。爲善者大懼。恩慈容覆。皆免不測之禍。公得忠淸道牙山縣付處。未幾。無賴人謀進取希時宰風旨者。上章請罪。於是。時宰托布衣公論鼓扇之。近者遠首者死。公安置于咸鏡道之穩城府。府距京師二十四日程。在我國最遠惡地。前後謫去。百不一還。卽東才鬼門關。栫以脨示嚴譴。越辛巳一月。公不得▒▒。年纔三十。亦甚少也。公事親欲盡其孝。事君欲盡其忠。於兄弟朋友。欲各盡其倫理。窮理步天。着力精造。若有所得。發憤忘食。雖夜必整衣冠。坐以待旦。時時諷詠楊士弘編次唐音。晩好周易。效三絶。臨死從容。言行不愆。學問之力。固不淺矣。宜天報壽祿。而至於斯。莫非數也命也。奈不我者何。辛丑秋。余有寧城之命。公之子進士名大恒袖公草稿。泣且致辭曰。兄嘗受業於吾先君。請以先君篇章入梓。以壽其傳。事或成就。不但羹墻有寄。先君亦不悼其不幸於人世矣。余曰。余意是也。顧無資地。迄不事。今幸有民社。若不能收其咳唾。以就泯滅。九泉雖深。豈不忸怩。余以無狀。開蒙薰炙。粗識向方。得有今日。無非公誘掖啓迪之方。常懷景慕。屢勉而終不近。公之於詩文。豈非閏餘。然詩出性情。邪正可觀。足以感動懲創。況流離拂鬱動忍之所發者乎。嗚呼。公弱冠登第。遠志唐虞。排蕩塵紛。衰俗生風。餘事文章。亦襲古人淸規。俾後之人欲讀而悲之。有封植嘉樹之思。則入梓之事。尤不可已也。嘉靖二十三年甲辰秋。朴忠元書于寧城書院。
'''번역'''
덕양(德陽)은 경기의 고양군에 속해 있다. 이전 조정에는 덕양과 고봉 두 현이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로 합쳐져 군이 되었다. 기씨가 고양에서 토박이로서 명망 있는 집안으로 불린 지 오래되었다. 공의 휘는 준(遵)이고 자는 자경(子敬)이다. 공은 타고난 자질이 뛰어나고 미목이 범상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조금씩 지식이 있어 이미 학문을 일과로 삼았으며, 좋아하는 것을 먹고 마시는 것처럼 좋아하여 번거롭게 타이르지 않아도 우뚝하게 일찍 성취하였다. 문사(文詞)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필법(筆法) 또한 평범하지 않았다. 거인(鉅人) 장덕(長德)이 기씨에게 후손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는데, 이로부터 행실은 더욱 힘쓰고 문장은 더욱 진보하였다. 교유가 더욱 많아지고 명성이 크게 퍼졌다. 문장 공부는 본래 학문의 근기(根基)를 익히는 것이므로 성리(性理)와 여러 책에서 바름을 구하였으며, 번거롭게 형식에 얽매이지 않았다. 이때 해남(海南)의 유생 윤구신(尹衢新)이 문장을 잘한다는 명성이 있었는데, 지정(止亭)이 일찍이 그를 칭찬하였다. 그의 교객 송지한(宋之翰)이 “윤씨의 문장과 기씨의 문장 중 어느 것이 더 나은가?”라고 물었다. 기문(奇文)은 유사(儒士)의 문이고, 문문(文文)은 문사(文士)의 문이라 기틀이 같지 않다고 합니다. 지정(止亭)이 들었으면 모르겠지만, 문실(文實)에 종사한 것이 전일하고 오래되었으니 그 말이 어찌 믿을 수 없겠습니까. 공이 옥당(玉堂)에서 부중추부사(府中樞府事)가 되어 고금의 치란(治亂)을 상고하여 군자를 진출시키고 소인을 퇴출하며 풍속을 변화시켜 세도를 바로잡으려는 뜻으로 논핵한 것이 거의 저를 여러 번 바꾸게 하였습니다. 그 노숙(老宿)이 세상일을 잘 아는 자가 탄핵의 힘과 압박에 지쳐 성군을 만나기 어렵다고 하고, 총애를 보답하는 데 이롭다면 군국(君國)에 해로운 일이 없음을 알면서도 말하지 않음이 없으며, 여러 사람의 의논을 돌아보지 않고 곧바로 고고한 뜻을 이루어 당ㆍ월ㆍ한나라를 뛰어넘어 삼대의 통치 기강에 접하려고 하니, 누가 기휘(忌諱)를 돌아보겠습니까. 더구나 성상께서 방방곡곡에서 도학(道學)으로 치세를 창도하는 자를 구하여 다스림이 더욱 급박하니, 미천한 사람이 비록 물러나고 싶어도 마음을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림은 아무 일도 없습니다. 회추의정(會追議政)이 정국공신(靖國功臣) 가운데 공로도 없이 함부로 받은 자들을 모두 빼앗고 녹권(錄券)을 회수하였다. 이에 기회를 엿보던 무리들이 화를 일으켜 등급을 나누어 죄를 정하였는데, 명망 있는 선비들은 거의 다 유배되었고 선한 사람들은 크게 두려워하였다. 그러나 은혜롭고 자애로운 임금의 용서로 모두 예측할 수 없는 재앙에서 벗어났다. 공이 충청도 아산현(牙山縣)에 부처(付處)되었다가 얼마 안 되어 무뢰배들이 시재(時宰)를 취사당하여 권력을 잡으려는 기회를 엿보려고 상소하여 죄주기를 청하였다. 이에 시재가 포의(布衣)를 빙자하고 공론을 빙자하여 고선(鼓扇)을 부치고 근래에 멀리 유배된 자들은 죽었다고 하였다. 공이 어찌 함경도 온성부(穩城府)에 두겠는가? 온성은 서울과의 거리가 24일 길이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곳이고, 악지(惡地)이다. 그동안 귀양 간 사람 중에 백 명 중 한 명도 돌아오지 못하였으니, 바로 동방의 귀문관(鬼門關)이다. 공을 묶어 보내고 엄중한 견책을 보였다. 신사년 1월에 공이 세상을 떠났는데 나이가 겨우 서른이니, 또한 매우 젊다. 공은 부모를 섬기기를 효성 다하고자 하였다. 임금을 섬기면서 그 충성을 다하고자 하였고, 형제와 붕우에게 각각 그 윤리를 다하고자 하였다. 이치를 궁구하고 천리(天理)에 나아가 힘써 정밀하게 연구하여 얻은 바가 있으면 분발하여 먹는 것도 잊었다. 밤에도 반드시 의관을 정제하고 앉아서 날이 새기를 기다렸으며, 때때로 양사홍(楊士弘)이 편차한 《당음(唐音)》을 외고, 저녁에는 《주역(周易)》을 좋아하여 삼절(三絶)의 효험을 보았다. 죽음에 임해서도 조용히 언행에 어긋남이 없었으니 학문의 힘이 참으로 얕지 않았다. 하늘이 수록(壽祿)을 내려 주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모두 운명이라 할 뿐 나를 사랑하지 않은 자를 어찌하겠는가. 신축년 가을에 내가 영성(寧城)으로 부임할 명을 받았는데, 공의 아들 진사 대항(大恒)이 공의 초고를 소매 속에 넣은 채 울면서 말하기를, “형께서 일찍이 저희 선군에게서 배웠습니다. 청컨대 선군의 편찬을 간행하여 그 전수(傳授)를 길이 보존하게 하소서. 일이 혹 이루어진다면 다만 갱장(羹墻)에 부칠 뿐만 아니라 선군도 이 세상에서 불행한 일을 슬퍼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나의 뜻이 그러하다. 돌아보건대 의지할 곳이 없어 지금까지 일을 하지 못하였다. 지금 다행히 민사가 있어 그 흩어진 자취를 거두어 없애지 않는다면 구천(九泉)이 아무리 깊다 한들 어찌 부끄럽지 않겠는가.” 하였다. 나는 무상한 사람으로서 은혜를 입고서 대략 향방을 알게 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 모두 공이 유도하고 계도해 준 덕분이다. 항상 경모하는 마음으로 누차 권면하였으나 끝내 가까이하지 못하였다. 공의 시문은 어찌 윤달의 남은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시는 성정에서 나오니 사(邪)와 정(正)을 볼 수 있어 감동시키고 징계할 수 있다. 더구나 유리를 겪으며 울분을 떨치고 인내한 데서 나온 것이면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아, 공은 약관에 과거에 급제하여 당우의 큰 뜻을 품고 세속의 번잡함을 물리쳐 쇠퇴한 풍속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여사(餘事)인 문장 또한 옛사람의 청규를 계승하여 후세 사람들이 읽고 슬퍼하며 나무를 심어 가꾸려는 생각을 하게 하였으니, 간행하는 일을 더욱 그만둘 수 없다. 가정(嘉靖) 23년 갑진년 가을에 박충원(朴忠元)이 영성서원(寧城書院)에 글을 쓰다.
== 2. 喜雪□應製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瑞雪繽紛遍九垓。禁林朝日照瓊瑰。辟蝗餘氣宜牟麥。潤物全功着草萊。節序潛隨仁政順。天機默與聖心回。欲知嗣歲豐穰兆。須見庭前玉屑堆。
'''번역'''
상서로운 눈이 펑펑 온 나라에 내리니 대궐 숲 아침 해가 보배를 비추네 황충을 물리친 기운은 보리와 밀에 알맞고 만물을 윤택하게 한 공은 초목에 드러나네 절서는 은연중에 어진 정사에 따라 순하고 천기는 묵묵히 성심과 함께 돌아오네 내년의 풍년을 알려고 한다면 뜰 앞에 쌓인 눈을 보아야 하리
== 3. 枯竹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枯竹亭亭不作林。孤根著地未能深。長年自倚風霜操。此日那堪煙雨侵。桃李終欺凋舊節。梅花應愧負貞心。何當裁得柯亭笛。一奏雲霄鸞鳳吟。
'''번역'''
마른 대나무 우뚝 서서 숲이 되지 못하고 외로운 뿌리 땅에 붙어 깊지 못하구나 오랜 세월 풍상 견디는 절개 의지했건만 오늘날 어찌 안개비 침노를 견딜 수 있으랴 복숭아 오얏꽃은 끝내 옛 절조 저버렸고 매화는 응당 정심을 저버려 부끄럽겠네 어찌하면 가정의 피리 깎아서 한 번 구름 위에서 봉황 소리 연주할까
== 4. 宿檜巖寺。贈引泉上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2B''
'''원문'''
: 古寺相逢是故人。笑談眞箇舊精神。多師自得煙霞趣。愧我長蒙朝市塵。幽壑夜深聞蜀魄。秋天雲盡看氷輪。世間茲會應難占。須把沙杯不厭頻。
'''번역'''
옛 절에서 만난 이가 바로 옛 친구라니 담소하는 모습 참으로 예전의 정신이로세 스님은 연하의 정취를 자득했건만 나는 늘 세속에 찌들어 부끄럽네 깊은 골짝 밤이 깊어 촉박을 듣고 가을 하늘 구름 다해 빙륜을 보노라 세상에서 이런 만남 다시 얻기 어려우니 모래주머니 술잔 자주 기울여도 싫지 않으리
== 5. 送沈欽之〔原注:義欽〕完山曝曬之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2C''
'''원문'''
: 得意秋風使者行。侍臣光彩足爲榮。身辭玉陛心應戀。手閱金函眼更明。十里桑麻看沛邑。百年興廢撫殘城。歸來袖裏如杠筆。寫盡湖南民物情。
'''번역'''
뜻을 얻은 가을바람에 사신이 떠나니 시신의 광채가 영광 되기에 족하리라 몸은 대궐을 하직해도 마음은 그리워하고 손으로 금함을 열어보니 눈이 더욱 밝아지네 십 리의 뽕나무와 삼은 패읍을 보게 하고 백 년의 흥폐는 남은 성을 어루만지겠지 돌아올 때 소매 속에는 여강필이 있어 호남의 민물정을 모두 다 쓸어내리라
'''원문'''
: 翰林聲彩冠詞臣。日侍迎英寵渥新。夙歲心懷須展布。士生遭遇是昌辰。三秋懸戀思家夢。千里羈危許國身。聚散悠悠元不管。別離何用浪傷神。
'''번역'''
한림의 명성으로 사신 중에 으뜸이어서 날마다 임금님 모시니 은총이 새로워라 오랜 세월 품은 마음을 펼쳐야 하거니와 선비로 태어나 만난 때가 바로 성대하구나 삼추에 그리움에 집 생각하는 꿈 꾸고 천리 밖에서 나라 위해 몸을 바치네 만남과 헤어짐이 유유하니 원래 상관없으니 이별 때문에 어찌 부질없이 마음 아파하랴
'''원문'''
: 關山南去望桑梓。數載奔忙闕掃除。落日荒丘鴉亂噪。秋風殘逕草蕭疏。傷心更履新霜露。設祭還非舊糲蔬。天地悠悠風樹恨。只將簪紱耀窮閭。
'''번역'''
관산 남쪽으로 고향을 바라보며 가노라니 몇 년 동안 분주하여 성묘도 못했었네 석양의 황량한 무덤에 까마귀 시끄럽고 가을바람 부는 오솔길엔 풀이 쓸쓸하네 상심하며 다시 서리 내린 곳을 지나니 제사 지내도 예전처럼 제수 올리지 못하네 천지는 아득하고 풍수의 한은 깊은데 벼슬아치들 궁벽한 마을에 빛나고 있구나
'''원문'''
: 錦水南涯去路悠。遙岑縹緲是王州。湖山乘興吟肩聳。樓觀題詩醉墨流。要使胸懷能有守。不須聲色始銷愁。雙城往事渾如夢。刮目他時竢返輈。
'''번역'''
금강 남쪽 가로 가는 길 아득한데 저 멀리 희미한 산이 바로 왕성이라네 호산에서 흥에 겨워 시 읊으니 어깨가 들썩이고 누각에서 시 쓰니 취기가 글씨에 흐르네 흉중에 지켜야 할 바를 두어야 하니 풍류와 미색으로 시름을 달랠 필요 없네 쌍성의 지난 일 모두 꿈만 같으니 눈 비비고 훗날 돌아오는 배 기다리리
'''원문'''
: 自笑區區要利名。十年榮辱付殘生。謀身未遂歸田計。抱志徒勤報國誠。涉世多來知世態。閱人深處見人情。病中離別尤增感。獨立塵寰歲月驚。
'''번역'''
구구하게 이명 구하는 내 신세 우습구나 십 년의 영욕을 남은 생에 부치노라 몸 위한 전원으로 돌아갈 계책 못 이루고 뜻 품고 나라 보답할 정성만 부지런하네 세상 겪어 많이 와서 세상 모습 알게 되고 사람 깊이 살피니 사람 마음 보이누나 병중에 이별하니 더욱 감회 더해져 홀로 서 있는 속세에 세월이 놀랍구나
== 6. 送朴而晦〔原注:世熹〕奉使歸關北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2D, ITKC''MO''0127A''A025''293A''
'''원문'''
: 牢落不世士。蘊抱經濟器。遭逢況明代。耿耿報國意。綸音下九天。悤悤遠行使。勝遊須壯歲。夙心欣得遂。峨峨鐵關曲。悠悠東海涘。秋風動客思。天涯白雲起。
'''번역'''
세상에 드문 고고한 선비여 가슴속에 경륜을 품었으니 더구나 밝은 시대를 만나 나라에 보답할 뜻 간절하네 윤음이 하늘에서 내려오니 바삐 멀리 사신으로 가누나 좋은 유람 젊은 시절에 해야 하니 일찍부터 품은 마음 기쁘게 이루었네 높고 높은 철관의 굽이요 아득한 동해의 물가로세 가을바람에 나그네 생각 일어나는데 하늘 끝에 흰 구름 떠오르네
'''원문'''
: 人生天壤裏。自立唯秉彝。臣忠而子孝。此外吾未知。非無技藝能。足以名一時。大義苟未明。觸處迷路岐。古人不貴才。以德爲身基。根本旣得修。可擧而措之。君侯學古先。早辨理與私。茲行爲王事。去矣莫留遲。顧念北堂親。白髮颯以垂。奉養有昆弟。豈異君在茲。
'''번역'''
사람이 천지 사이에 태어나서 스스로 떳게 서는 건 오직 인륜을 지키는 것 신하로서 충성하고 자식으로서 효도하는 것 이 밖에 내가 아는 것이 없네 기예의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니 한 시대에 이름을 떨칠 만하지만 대의가 진실로 밝지 못하면 가는 곳마다 길을 잃고 헤매게 되지 옛사람은 재주를 귀하게 여기지 않고 덕으로 몸의 바탕을 삼았으니 근본이 이미 수양되었다면 거행하여 시행할 수 있네 군후는 옛사람을 본받아 일찍부터 이와 사를 분별하였네 이번 행차는 임금의 일이니 떠나서 더 지체하지 마시게 돌아보건대 북당의 어버이 백발이 흩날리며 드리워져 있네 봉양할 형제가 있으니 어찌 군이 여기에 있는 것과 다르겠는가
'''원문'''
: 致君與澤民。乃是男兒事。事業旣云難。遭逢亦不易。東方箕子後。紛紛幾亂理。道學久閉塞。至化無由施。方今中中興。日聖主愛儒士。迎英日講論。庶幾唐虞治。吾輩亦何幸。得侍經幄裏。治在堯舜下。自爲吾輩恥。斯竭犬馬力。當期斃後已。吾心苟不慊。何緣格天意。
'''번역'''
임금에게 힘을 다하고 백성에게 은택을 베푸는 것이 바로 남아의 일인데 그 사업이 이미 어렵다고 하거니와 만남 또한 쉽지 않네 우리나라가 기자의 뒤에 어지러워져서 몇 번이나 난리를 겪었나 도학은 오랫동안 폐쇄되어 성스러운 교화 펼 방법 없었는데 지금 중흥을 이루어 성주께서 유자를 사랑하시니 영걸들을 맞이하여 날마다 강론하여 거의 요순의 다스림에 가깝네 우리들 또한 얼마나 다행인가 경연에서 모시게 되었으니 요순보다 더 잘 다스려야 하리라 스스로 우리들의 부끄러움 삼아 견마와 같은 힘을 다하리니 죽은 뒤에나 기약할 것이네 내 마음이 진실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무슨 수로 하늘의 뜻을 감동시킬까
'''원문'''
: 嶺北風霜地。土瘠而民貧。況彼驕悍將。刑戮以制民。生民日凋殘。何人布深仁。往往使介行。馳騖徒勞身。君今奉詔去。朝廷喜得人。從容訪民瘼。歸來達禁宸。丈夫生一世。要當淸塞塵。
'''번역'''
영북은 풍상의 땅이라 토질이 척박하여 백성들이 가난한데 더구나 저 교만한 장수가 형벌로써 백성을 다스리니 백성들은 날마다 피폐해지는데 어떤 사람이 깊은 인을 베풀었나 이따금 사신으로 가는 일은 부질없이 몸만 수고롭네 그대가 지금 조서를 받들고 가니 조정에서 인재 얻었다 기뻐하리 조용히 백성의 고통을 살피고 돌아와서 임금께 아뢰게나 장부는 한평생에 한번 태어나니 마땅히 변방의 먼지를 씻어내야 하네
'''원문'''
: 渺渺長白山。天涯浮翠眉。茫茫扶桑海。滄波無窮期。客子遠行邁。悠悠傷我思。相看不忍別。非爲惜別離。凄凄秋日暮。卒卒寒蛩悲。感時抱幽志。聊以寄新詩。
'''번역'''
아득한 저 멀리 장백산은 하늘 끝에 푸른 눈썹 띄우고 망망한 부상 바다에는 푸른 물결 끝없이 이어지네 나그네 먼 길 떠나가니 유유히 내 슬픈 생각 일어나네 서로 차마 이별 못 하는 건 이별을 아쉬워해서가 아니네 쓸쓸한 가을날 저물어 우수수 귀뚜라미 슬피 우는데 시절에 감회 있어 그윽한 뜻 품고 애오라지 새 시를 부치네
'''원문'''
: 我昔北遊日。離懷喜絃歌。紅裙羅坐隅。得意心自誇。歸時朋友戒。所負吾實多。至今思放浪。往事堪一嗟。平生自許志。與世不同科。俗習苟不免。其如夙心何。君乎念此意。工夫須自加。用心勤密地。事事不放過。
'''번역'''
내가 옛날 북쪽으로 유람하던 날 이별의 회포에 현가 즐거웠었지 붉은 치마로 좌우에서 모시는데 득의하여 마음 절로 자랑스러웠네 돌아올 때 벗들이 경계해 주니 내 실수가 참으로 많았었다오 지금도 방랑하던 일 생각하면 지난 일이 한 번 탄식할 만하네 평생에 스스로 뜻을 세워 세상과 같은 길 가지 않으려 했지 속습을 진실로 면하지 못한다면 일찍 품은 마음 어찌하겠는가 그대여 이 뜻을 생각하여 공부를 모름지기 스스로 더하라 마음을 부지런하고 치밀하게 써서 일마다 소홀히 지나치지 말게나
== 7. 會于讀書堂。贈柳天章〔原注:成春〕落職歸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3B''
'''원문'''
: 數載辭親日抵年。一官榮辱是塵緣。家山已入客邊夢。舊里爭迎天上仙。薄畝耕耘春帶雨。寒江漁釣夜迷煙。有身隨處君恩在。却望長安路隔千。
'''번역'''
몇 년을 어버이 떠나온 날이 해에 이르니 한 관직의 영욕은 속세 인연일 뿐이네 고향 산천 이미 객지 꿈속에 들어오는데 옛 마을서 다투어 천상의 신선 맞이하네 작은 밭 갈고 김매는 봄날엔 비가 내리고 찬 강에서 고기 잡는 밤에는 안개 자욱하네 몸 있는 곳마다 임금 은혜 있으니 장안 바라보니 길이 천 리나 막혔구나
== 8. 丁丑七月。禁直詠懷示季雅。〔原注:李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黃鵠千里遠。矢繳杳何施。江鴻戀香稻。銜蘆遵水涯。出門望鄕關。客子何所之。蕭蕭楓桂林。一夕容顏衰。寒雲落空庭。菊花依短籬。美人隔前浦。夜月長相思。相思不可見。日日秋風吹。
'''번역'''
황학은 천리 멀리 날아가고 화살과 끈은 아득히 어디에 쓰일까 강의 기러기는 향기로운 벼를 그리워하여 갈대를 물고 물가로 가네 문을 나서 고향을 바라보니 나그네는 어디로 가는가 쓸쓸한 단풍나무 계수나무 숲에서 하루 저녁에 얼굴이 수척해지네 찬 구름은 빈 뜰에 떨어지고 국화는 짧은 울타리에 의지했네 미인은 앞 포구 너머에 있어 밤달 아래 오래도록 그리워하네 그리워해도 만날 수 없는데 날마다 가을바람만 부는구나
== 9. 禁直詠懷示元沖〔原注:今淨〕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3C''
'''원문'''
: 秋陰滿空庭。庭樹涼飆生。幽人悄獨坐。雲山杳冥冥。流鸎稀舊音。寒蟬多苦聲。歲聿已云改。悠哉故鄕情。
'''번역'''
가을 그늘이 빈 뜰에 가득한데 뜰 나무엔 서늘한 바람 일어라 은자는 쓸쓸히 홀로 앉았는데 구름 산은 아득하고 어둑하구나 꾀꼬리는 옛 소리 드물게 내고 매미는 괴로운 소리 많이 우네 해는 어느덧 바뀌려 하는데 유유하여라 고향의 정이여
'''원문'''
: 南山松柏幽。北山煙霧深。遊子暮何之。庭樹生秋陰。歸雲向遙岑。宿鳥投前林。幽懷杳不極。淸風吹我襟。
'''번역'''
남산의 소나무 잣나무 그윽하고 북산의 안개와 구름 깊은데 나그네는 저녁에 어디로 가나 뜰 나무에 가을 그림자 생기는데 돌아가는 구름 먼 산봉우리 향하고 잠든 새는 앞 숲으로 들어가네 그윽한 회포 아득하여 끝이 없는데 맑은 바람 내 옷깃에 불어오네
== 10. 送金子由〔原注:光轍〕歸守密陽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昨別親交今送君。一春重此嘆離群。天涯客夢迷丹闕。嶺外歸心指白雲。□聖主求治誠獨切。士生圖報志須勤。更新頑俗身爲敎。佇見南州善政聞。
'''번역'''
어제는 친한 벗을 헤어지고 오늘은 그대를 보내니 봄날에 이별이 거듭되니 외로움 한탄스럽네 하늘 끝 나그네 꿈은 대궐에 어둡고 영외에서 돌아갈 마음은 흰 구름 가리키네 성주께서 다스림을 구하는 정성 유독 간절하니 선비는 보답할 계획으로 뜻이 부지런해야 하네 오랑캐 풍속을 다시 고치는 데 몸을 바치어 남쪽 지방에 선정 행해진다는 소식 기다리리
== 11. 奉別慕齋先生〔原注:金安國〕觀察湖南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3D''
'''원문'''
: 少年才學際明時。一侍經帷鬢已衰。感激□君恩思未效。丁寧天語耳常知。身違輦轂鄕關遠。夢落江山歲月遲。千里奔忙元不苦。恐將懷抱負前期。
'''번역'''
소년 시절 재주와 학문이 밝은 시대를 만났는데 한 번 경연에 참석하니 귀밑머리 이미 세었네 감격스러운 임금의 은혜 보답하지 못해 천명을 두려워하는 말 늘 귓가에 들리네 몸은 대궐을 떠나 고향과 멀어졌고 꿈은 강산에 떨어져 세월이 더디구나 천 리를 분주히 다님 원래 괴롭지 않으나 회포가 기대를 저버릴까 두렵구나
'''원문'''
: 離亭此別意何忙。西日悠悠客路長。南極星河愁入句。北京花樹夢遊鄕。江樓月落人煙淨。野館燈昏秋雨涼。迢遞故山音信絶。每看雲際雁橫翔。
'''번역'''
이별의 정이 어찌 그리 바쁜가 서쪽 해는 유유하고 나그네 길은 멀기만 하네 남극성 은하수 시구에 수심으로 들어가고 북경의 꽃나무 고향에서 꿈을 꾸네 강루에 달 지니 인가의 연기 맑고 들판 객관에 등불 어두워지니 가을비 서늘하네 아득한 고향 소식 끊겼으니 구름 사이로 기러기 날아가는 것만 보노라
== 12. 送金襄陽〔原注:璿〕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4A''
'''원문'''
: 作宰孤城海一邊。當春歸意正茫然。奇才卷向殘氓展。馨德思憑僻邑宣。十里桑麻新雨露。數村花柳舊風煙。淮陽臥治寧須久。應有泥書下九天。
'''번역'''
외로운 바닷가 고을 수령이 되니 봄날 돌아갈 생각 아득하기만 하네 뛰어난 재주를 백성 위해 펼치고 향기로운 덕을 궁벽한 고을에 베풀리라 십 리의 뽕나무와 삼밭에 비와 이슬 새로 내리고 두어 마을 꽃과 버들에 옛날 풍광 남아 있겠지 회양에서 편안히 다스림이 어찌 오래 가랴 응당 진흙으로 글씨 써서 구천에 내려오리라
'''원문'''
: 關東形勝冠吾東。秀水佳山綵畫同。案牘餘閑尋野趣。詩樽隨處洗塵胸。樓臨海月天疑晝。路入鳴沙花點紅。千里奇遊空夢想。謝簪安得訪仙蹤。
'''번역'''
관동의 형승은 우리나라에서 으뜸이니 빼어난 물과 산이 채색 그림과 같네 벼슬살이 여가에 들판의 정취 찾고 시와 술로 가는 곳마다 속세의 가슴 씻었네 누각이 바다 달을 마주하니 하늘은 대낮인 듯하고 길이 명사대에 들어가니 꽃이 붉게 점을 찍었네 천 리 길 기이한 유람을 부질없이 꿈꾸노니 벼슬 버리고 어찌하면 신선의 자취 찾아갈까
'''원문'''
: 歲月紛紛鬢髮新。少年懷抱幾多伸。功名已覺一場夢。身世長纏千尺塵。郭外雲山空自好。沙邊鷗鷺莫相親。東郊此別寧追及。遙付楓巒九十春。
'''번역'''
세월은 분분하고 귀밑머리 새롭나니 소년의 회포를 얼마나 펼쳤던가 공명은 한바탕 꿈인 줄 이미 알았고 신세는 천 자 먼지에 길이 얽혔네 성곽 밖 구름 산을 부질없이 좋아하니 모래밭 갈매기 백로와 친해지려 마라 동쪽 교외에서 이별한 뒤 어찌 따라갈까 아득히 풍巒의 구십 년 세월에 부치노라
== 13. 送太叟先生于中國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漠漠黃虞遠。悠悠歲月流。周公不見夢。孔子欲乘桴。王道有興廢。蒼生幾戚休。誰知海外士。空作杞天憂。
'''번역'''
아득한 황우 시대는 멀어지고 유유히 세월만 흘러가는데 주공은 꿈에도 보이지 않고 공자는 뗏목을 타려 하였네 왕도에는 흥망성쇠가 있으니 창생은 얼마나 기쁨과 슬픔 겪었나 누가 알았으랴 해외의 선비가 부질없이 기천의 근심 할 줄을
'''원문'''
: 氣格超凡骨。風流眞世豪。一身應許國。萬里敢辭勞。鄕月生東海。胡雲起北壕。歸心無晝夜。天際水滔滔。
'''번역'''
기개는 범상한 골격이요 풍류는 참으로 세상의 호걸이라네 일신을 나라에 바치기로 하였으니 만 리 길을 어찌 수고를 사양하랴 고향 달은 동해에서 떠오르고 오랑캐 구름 북쪽 해자로 일어나네 돌아갈 마음 밤낮이 없는데 하늘가에 물결만 일렁이네
== 14. 送汝愼〔原注:崔昌命〕先生歸安邊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4B''
'''원문'''
: 亭亭南山松。風霜舊年色。冥冥雲霄鴻。矢繳何所逼。白日在靑空。昭光遍四域。浮雲正欲蔽。恐此西山昊。蘭桂日以瘁。雨露滋荊棘。悠悠玩芳華。歲月流不息。採蘋欲贈君。滄洲杳不極。歸哉奉慈顏。朔雲橫嶺北。平生荷恩寵。遲遲傷去國。金鑾共論文。他時應自憶。征衫不可挽。別淚沾我臆。長沙棄賈傅。淮陽老汲直。今古一相歎。凄風吹惻惻。
'''번역'''
우뚝 솟은 남산의 소나무는 풍상 속에 옛날의 빛이요 아득한 구름 속 기러기는 화살과 노끈에 어찌 쫓기랴 푸른 하늘에 해가 떠서 밝은 빛 사방을 두루 비추는데 뜬구름이 막 가리려 하니 서산의 큰 하늘이 두렵구나 난초와 계수나무 날로 시들고 비와 이슬이 가시덤불 적시네 아득히 아름다움을 완상하니 세월은 쉬지 않고 흐르누나 부추를 캐어 그대에게 주려니 창주가 아득하여 끝이 없구나 돌아가서 자애로운 어머니 모시리니 북쪽 구름이 고개 북쪽에 비꼈네 평생 성상의 은총을 입었으니 더디 더디 나라 떠남이 슬프구나 대궐에서 함께 문장을 논하니 훗날 응당 절로 생각나리라 떠나는 행색 붙잡을 수 없어 이별의 눈물 내 가슴 적시네 장사에는 가부를 버렸고 회양에는 읍직이 늙었으니 고금에 똑같이 탄식하노니 처량한 바람이 불어 슬프구나
== 15. 記夢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玉閣崢嶸半出雲。雨中高話夜初分。珠簾不捲宮門鎖。寂寂空階花樹芬。
'''번역'''
옥각은 우뚝 솟아 구름 반쯤에 걸렸는데 빗속의 고상한 대화는 밤이 막 깊어 가네 주렴을 걷지 않고 궁문도 잠기었으니 적막한 빈 섬돌엔 꽃나무가 향기로워라
== 16. 雨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三旬苦雨未全晴。獨鳥無棲託樹鳴。何處客來傳小札。夜堂孤夢溜聲驚。
'''번역'''
한 달 내내 비가 와서 완전히 개지 않으니 외로운 새 깃들 곳 없어 나무에서 우네 어디선가 손이 와 짧은 편지를 전하니 밤 당에 외로운 꿈이 물소리에 놀라 깨네
== 17. 次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簾外靑山秋氣晴。碧林無數聽蟬鳴。江南此日誰傳信。一夜西風梧葉驚。
'''번역'''
주렴 밖 푸른 산에 가을 기운이 맑아지니 푸른 숲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매미 소리 강남의 오늘 이 소식을 누가 전해 줄까 하룻밤 서풍에 오동잎이 놀라 떨어지네
== 18. 廣程驛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一夜山中暴水深。門前狂漲半扉沈。村家隔樹人何處。唯有空籬倚久林。
'''번역'''
하룻밤 산중에 홍수가 크게 져서 문 앞의 거센 물결이 사립문 절반을 삼켰네 나무 너머 마을집에 사람은 어디로 갔는가 오직 빈 울타리만 오래도록 서 있구나
'''원문'''
: 一林山氣雨霏霏。滯馬郵亭步夕暉。古館秋深行客盡。蜻蜓猶自繞庭飛。
'''번역'''
온 숲에 산기운이 비처럼 자욱한데 우정에 말 세우고 석양 속에 거니노라 가을 깊은 옛 객관엔 나그네 하나 없는데 잠자리만 아직도 뜨락 주위를 맴도누나
== 19. 錦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秋津人不渡。日暮客憑欄。星漢低晴野。江流斷夜山。船燈吹浪暗。沙鳥宿汀寒。古邑迷歸路。蒼煙深水關。
'''번역'''
가을 나루에 배도 건너지 않는데 저물녘에 나그네 난간 기대 있네 은하수는 맑은 들판에 낮게 깔리고 강물은 밤 산에서 끊어지네 배의 등불은 물결에 불려 어둡고 모래톱 새는 차가운 물가에 잠드네 옛 고을로 돌아갈 길 아득한데 푸른 안개 수관에 깊구나
== 20. 宿聚遠樓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客路依依去國心。南州歸夢太煩襟。高樓獨對秋江月。杜宇悲涼何處林。
'''번역'''
나그네 길 아쉬워라 고국 떠나는 마음이여 남쪽으로 돌아갈 꿈에 가슴이 너무 번거롭네 높은 누각에서 홀로 가을 강의 달을 마주하니 두견새는 슬프게 어느 숲에서 우는가
== 21. 茂長城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野壘隣夷島。邊雲接戍樓。將親投絶域。旅食背居州。骨肉分千里。存亡隔幾秋。今朝故鄕淚。獨灑海城頭。
'''번역'''
들판의 성은 이주와 이웃하고 변방의 구름은 수루에 닿았네 장수가 친히 먼 변방으로 가니 객지에서 먹으며 고향을 등지네 골육이 천 리나 떨어져 있고 생사가 몇 해나 격해졌는가 오늘 아침 고향 생각하는 눈물 홀로 바닷가 성 위에서 뿌리네
== 22. 偶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古城雲物自依然。疏竹閑花非昔年。世路險危須側足。林原平衍可歸田。秋樓月隱煙凝樹。夜浦風生帆入天。獨滯異鄕悲歲暮。幾回孤夢海山邊。
'''번역'''
옛 성의 구름과 물색은 예전 그대로인데 성근 대나무 한가한 꽃은 옛날 모습 아니네 험난한 세상길에는 발을 조심해야 하거니와 너른 숲속 평야는 전원으로 돌아갈 만하구나 가을 누각에 달이 숨으니 안개는 나무에 엉기고 밤 포구에 바람 불어오니 돛은 하늘로 들어가네 외롭게 타향에 머물며 세모를 슬퍼하니 몇 번이나 꿈속에서 바닷가 산으로 돌아갔던고
== 23. 雨夜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微雨灑寒竹。涼風生小堂。虛簷疏溜響。幽閣濕螢光。暮氣先高樹。村煙入弊墻。坐愁銷燭短。孤角夜何長。
'''번역'''
가랑비는 차가운 대나무에 뿌리고 서늘한 바람은 작은 집에 불어오네 빈 처마엔 빗물 소리 성글게 울리고 그윽한 누각엔 반딧불이 희미하구나 저녁 기운은 높은 나무에서 먼저 오고 촌 연기는 무너진 담장으로 들어오네 앉아서 짧은 촛불 타는 것 시름겨우니 외로운 피리 소리에 밤은 어찌 이리 긴가
== 24. 書寄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5A''
'''원문'''
: 日暮邊城生客愁。高樓獨上意悠悠。殘霞落鶩晴秋海。片月孤舟煙樹洲。北極數星橫屋角。西山千疊隔炎州。故人一別鄕關遠。夢與長江夜夜流。
'''번역'''
해 저문 변방 성에 나그네 시름 일어 높은 누각 홀로 오르니 뜻이 아득하네 석양에 기러기 지는 맑은 가을 바다요 조각달 외로운 배 안개 낀 나무 섬일세 북극의 몇몇 별들은 집 모퉁이에 비꼈고 서산의 천 겹 산봉우리는 염주와 막혔네 친구와 한 번 이별하니 고향이 멀어 꿈속에서 장강과 밤마다 흐르네
== 25. 過長沙古城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孤臣長憤切。王業竟何如。斬佞空懷劍。憂君獨上書。忠言雖見逐。直節豈宜除。流落炎州客。傷心舊國墟。
'''번역'''
외로운 신하가 늘 분개하고 애달파하니 왕업이 끝내 어찌 되었는가 간신을 베려니 부질없이 칼만 품고 임금 걱정으로 홀로 글을 올리네 충언 때문에 비록 쫓겨났지만 곧은 절개를 어찌 제거할 수 있으랴 유락하는 염주의 나그네 되어 옛 나라 터에서 마음 아파하네
'''원문'''
: 玉闕關山北。殘城瘴海頭。孤囚臣獨在。離亂國誰謀。雲接松岑暮。潮鳴竹岸秋。鶴書終未待。歸思夜江流。
'''번역'''
옥궐은 관산의 북쪽에 있고 성곽은 바다의 머리에 있네 외로운 죄수 신하만 홀로 있으니 난리 속에 나라를 누가 도모할까 구름은 송악에 접해 저물고 조수는 대 언덕에서 가을에 울리네 학서를 끝내 기다리지 못하니 돌아가고픈 생각 밤 강물처럼 흐르네
== 26. 起出菴〔原注:在禪雲山〕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一水回山遠。雙巖夾寺高。石門穿竇暗。雲逕傍崖勞。古殿棲殘釋。危林掛暮猱。小窓松竹淨。聊亦寄吾曹。
'''번역'''
한 줄기 물이 산을 돌아 멀리 흐르고 두 바위가 절을 끼고 높이 솟았네 돌문은 구멍을 뚫어 어둑하고 구름 길은 벼랑 옆으로 힘겹구나 옛 절에는 남은 승려가 살고 높은 숲엔 저녁 원숭이가 매달렸네 작은 창에 소나무와 대나무 깨끗하니 애오라지 우리들 의탁할 만하네
== 27. 重愛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石徑泉苔濕。幽林山翠空。白雲歸遠壑。靑鳥宿層峯。夜殿殘僧語。西風古寺鍾。客窓聊寄夢。微月玉岑東。
'''번역'''
돌길엔 샘 이끼가 축축하고 그윽한 숲에 산빛이 비었네 흰 구름은 먼 골짝으로 돌아가고 푸른 새는 높은 봉우리에 깃드네 밤의 절간에는 승려의 말소리 남았는데 서풍 속에 옛 절의 종소리 들리네 나그네 창에 애오라지 꿈을 부치니 희미한 달이 동쪽 산봉우리에 걸렸네
== 28. 夜書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宦路風塵鬢髮森。林泉應已愧紳簪。南州縱慰庭闈念。北闕何堪輦轂心。山雨夜驚高葉響。煙蘿秋入破窓侵。百年未占終朝暇。一宿荒涼古寺深。
'''번역'''
벼슬길 풍진 속에 귀밑머리 듬성해졌으니 임천에선 응당 벼슬아치에게 부끄럽겠지 남쪽 고을에서 어버이 생각 위로되지만 북쪽 대궐의 임금님 마음 어찌 견디랴 산비는 밤중에 낙엽 소리로 놀래고 연무와 덩굴은 가을에 깨진 창으로 들어오네 평생토록 아침 내내 한가함 차지 못하고 황량한 깊은 옛 절에서 하룻밤을 보내노라
== 29. 開心菴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朝雨霽林頂。殘煙生洞門。路侵沙水盡。峯壓石泉分。疏樹隱孤寺。微鍾落遠雲。小休還步杖。山氣自秋曛。
'''번역'''
아침 비가 숲 꼭대기에서 개니 남은 안개가 골짜기 어귀에 피어나네 길은 모래밭을 침범해 물이 다하고 봉우리는 돌샘을 눌러 나뉘었네 성긴 나무는 외로운 절을 가리고 은은한 종소리는 먼 구름에 떨어지네 잠시 쉬고 다시 지팡이를 짚으니 산 기운이 저절로 가을날처럼 어둡구나
== 30. 天上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5C''
'''원문'''
: 懸崖苔逕逼。絶壁石橋橫。僧住孤峯淨。窓臨衆岫平。秋天廻雁遠。西日海雲明。獨倚千山暮。南星落後楹。
'''번역'''
벼랑에 걸린 이끼 낀 오솔길 가깝고 절벽에 돌다리 비껴 놓였네 승려는 외로운 봉우리에 머물러 깨끗하고 창문은 많은 산을 마주하여 평평하네 가을 하늘엔 돌아가는 기러기 멀리 날고 서쪽 해는 바다 구름에 밝구나 홀로 천산의 저녁에 기대어 있노라니 남성이 후미진 기둥에 떨어지네
== 31. 懺堂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訪隱歸深壑。尋僧越峻巒。路回秋樹翳。門對曙峯寒。古榻幽螢亂。孤林遠磬殘。小燈方丈室。灘響夜侵欄。
'''번역'''
은자 찾아 깊은 골짝으로 돌아가고 중을 찾아 높은 산 넘어가네 길 굽이돌아 가을 나무 우거지고 문 마주한 새벽 봉우리 차갑구나 오래된 탑상에 그윽한 반딧불 어지럽고 외로운 숲에 먼 종소리 잦아드네 작은 등불 밝힌 방장실에 여울 소리 밤에 난간까지 들려오네
== 32. 丈室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風巖驚睡鶴。空谷絶行跫。海月生孤嶺。林光入小窓。山圍屛畫疊。峯對玉簪雙。默與高僧坐。寒泉鳴夜淙。
'''번역'''
바람 부는 바위엔 자던 학이 놀라고 빈 골짝엔 걷는 발자국 소리 끊겼네 바다 달빛은 외로운 봉우리에서 나오고 숲의 빛은 작은 창으로 들어오네 산은 병풍처럼 겹겹이 둘러 있고 봉우리는 옥비녀 두 개를 마주한 듯하네 말없이 고승과 함께 앉았노라니 찬 샘물 소리가 밤에 졸졸 흐르네
== 33. 夜詠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5D''
'''원문'''
: 綠髮紅顏悲歲流。白雲靑鶴夢悠悠。數聲杜宇層林暮。千里鄕關海樹秋。黃葉亂山僧閉寺。碧岑孤月客登樓。玉人何處吹簫在。煙壑蒼蒼迷夜愁。
'''번역'''
검은 머리 붉은 얼굴 세월 따라 슬퍼하고 흰 구름 푸른 학 꿈속에 아득하네 두견새 몇 마디 소리에 숲이 저물고 천 리 고향에는 바다 나무 가을이로세 단풍잎 어지러운 산에 스님은 절 문 닫고 푸른 봉우리 외로운 달에 나그네 누대에 오르네 옥인이 어디에서 피리 부는가 안개 낀 골짝 푸르고 푸르러 밤 시름 아득하네
== 34. 奉寄金慕齋觀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迢遞炎州路。羈離鄕客心。淸塵違几案。華札見徽音。古寺人誰訪。空山鳥自吟。西風驚遠夢。雲樹間秋岑。
'''번역'''
아득히 먼 염주의 길에 나그네의 마음은 고향을 떠나 있구나 청진이 벼슬자리를 어기니 화려한 서찰에서 성상의 은혜를 보겠네 옛 절에는 누가 찾아왔는가 빈 산에 새만 절로 우네 서풍에 먼 꿈에서 놀라 깨어나니 구름과 나무 사이 가을 봉우리일세
== 35. 次公嘏韻〔原注:金錫〕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老木蒼煙重。高梢夕景遒。鳥鳴巖雨晩。林繞畫堂幽。海岫歸鴻斷。江關廻路脩。詩僧同對語。殘月曙山秋。
'''번역'''
늙은 나무에 푸른 안개 짙고 높은 가지에 저녁빛이 길구나 새는 바위 비 내리는 저녁에 울고 숲은 그림 같은 집을 둘러 그윽하네 바다의 산으로 돌아가는 기러기 끊어지고 강관의 돌아오는 길 멀구나 시승과 함께 마주하여 말하니 저문 달이 가을 산에 떠오르네
== 36. 靈泉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古谷遊人少。幽禽樹樹吟。馬行寒寺約。僧在碧谿林。秋檜門前老。淸泉砌下深。一杯聊款慰。山路已西陰。
'''번역'''
옛 골짝에 노니는 사람 적은데 그윽한 새가 나무마다 우네 말 타고 차가운 절로 약속하고 왔는데 스님은 푸른 시내 숲에 있구나 가을 회나무 문 앞에 늙었고 맑은 샘물 섬돌 아래 깊어라 한 잔 술로 애오라지 위로하니 산길이 이미 서쪽으로 기울었네
== 37. 下山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6A''
'''원문'''
: 鄕邑亦塵累。雲山長夢端。僧歸樵逕斷。人度野橋殘。暮色依林暝。秋煙生樹寒。他年尋小寺。好在舊巖巒。
'''번역'''
고향 마을도 속세의 번거로움이니 구름 낀 산이 늘 꿈꾸는 곳이라네 중은 나무하는 길 끊어져 돌아가고 사람은 시골 다리 지나 남았구나 저녁 빛은 숲에 의지해 어둡고 가을 안개는 나무에서 생겨 차갑네 훗날 작은 절 찾아오면 옛 바위산에 잘 있으리라
== 38. 次公嘏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野樹鴉飛歇。荒城自夕陰。訪山秋又晩。懷土病兼侵。海北多歸舶。關南盡隔岑。芳樽誰與酌。邊月隱江林。
'''번역'''
들판 나무에 까마귀 날다 쉬고 황량한 성엔 저녁 어둠 내리네 산 찾으니 가을이 또 깊어 가는데 고향 생각에 병까지 침노하누나 바다 북쪽엔 돌아가는 배 많고 관문 남쪽은 모두 산으로 막혔네 좋은 술을 누구와 함께 마실꼬 변방 달빛 강과 숲에 숨었구나
== 39. 重答公嘏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疚懷徵夙志。憂道惜流陰。經世浮名累。行身俗事侵。夢懸關外月。愁對海中岑。歲暮邊霜苦。蕭蕭楓桂林。
'''번역'''
병든 회포는 일찍이 품은 뜻을 징험하고 도를 근심함에 세월 가는 것 애석해하네 세상살이에는 부질없는 명예가 누를 끼치고 행신하는 데는 속된 일이 침범하네 꿈속에 관문 밖에 걸린 달을 바라보고 시름 속에 바다 가운데 봉우리를 마주하네 세모에 변방의 서리 매서운데 단풍나무 계수나무 숲 쓸쓸하구나
== 40. 惜別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客有故園念。天涯遠送行。逢人問歸路。立馬望鄕城。瘴雨遙連海。風沙遠接營。離亭洲渚近。莫聽塞鴻聲。
'''번역'''
나그네가 고향 그리워하는데 하늘 끝에서 멀리 전송하네 사람 만나 돌아갈 길 묻고 말 세우고 고향 성 바라보네 장기 비는 멀리 바다에 이어지고 모래바람은 멀리 군영까지 이르고 이별하는 정자 물가 가까우니 변방 기러기 소리 듣지 마오
== 41. 向邊山道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海風忽起長沙嶺。江雲驅入禪雲山。山頭松樹森森立。野外海色粼粼瀾。漁人早向滄洲去。我亦離家行未閑。瀛岑只有隔前浦。暮雨霏霏蒼翠間。
'''번역'''
바다 바람이 갑자기 장사령에 불어오니 강 구름이 선운산으로 몰려 들어오네 산 위의 소나무는 빽빽하게 서 있고 들판 너머 바다 빛은 넘실넘실 일렁이네 어부는 일찍부터 푸른 물가로 떠나고 나도 집을 떠나서 한가롭지 않구나 영주 봉우리만 앞 포구에 가로막혀 있는데 저녁 비는 푸른 산 사이로 부슬부슬 내리네
== 42. 宿漁村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風雨漁村晩。詩燈滯客愁。岸驚千浪蹙。門掩一潮頭。海氣寒生夜。江聲爽引秋。旅魂誰自托。霜雁宿蘆洲。
'''번역'''
비바람 치는 어촌의 저녁에 시인의 등불은 나그네 시름에 머무네 언덕은 일천 물결이 몰려와 놀라고 문은 한 조수가 밀려드는 곳에 닫혔네 바다 기운 차가워 밤을 만들어 내고 강물 소리 상쾌하여 가을을 끌어오네 나그네의 혼을 누구에게 의탁할꼬 서리 맞은 기러기 갈대섬에 자는구나
== 43. 渡海口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逆旅隨商舶。孤檣過海門。渚風翻浪積。島霧噴江昏。遠岫明秋浦。遙潮帶晩村。客愁千嶂岸。日暮有驚猿。
'''번역'''
객지에서 상선 따라 오다가 외로운 돛대 하나로 바다를 지나네 물가 바람에 물결 일어 쌓이고 섬 안개는 강에 뿌려 어둑하네 먼 산은 가을 포구에 환하고 먼 조수는 저녁 마을을 휘감네 객의 시름 천 봉우리 언덕에서 해 저무니 놀란 원숭이 소리 들리네
== 44. 泊生浦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6C''
'''원문'''
: 湖雁飛洲歇。江雲入海微。潮開千頃淨。風緊一帆歸。浦葉鳴藤嶼。巖楓映竹扉。蓬窓留客醉。延想洗塵機。
'''번역'''
호숫가 기러기 물가에 쉬고 강 구름 바다로 들어가 희미하네 조수 열려 천 이랑 맑게 트이고 바람 세차니 일엽편주 돌아가네 포구의 나뭇잎은 등나무 섬에서 울리고 바위의 단풍은 대사립에 비치네 초가집 창문에서 손님 머물러 취하니 속세 먼지 씻어낼 기틀을 생각하네
== 45. 來蘇寺〔原注:在邊山〕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野寺寒山洞。孤筇遠別人。泉林遙俗世。詩酒近心親。澗葉晴翻露。崖篁暗落筠。森沈松院暮。不見有囂塵。
'''번역'''
산골짜기 찬 산에 있는 절간에서 외로운 지팡이로 멀리 이별하네 샘물과 숲은 속세와는 멀고 시와 술은 친구와 가까워라 시냇가 나뭇잎은 맑게 이슬을 흩뿌리고 벼랑의 대나무는 어둡게 죽순을 떨어뜨리네 우거진 소나무 정원에 해 저물어도 시끄러운 티끌이 보이지 않네
== 46. 臨方菴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板屋蕭條覆晩藤。秋岑回互碧層層。山禽日暮巢禪榻。花落空潭不見僧。
'''번역'''
초라한 판잣집에 늦은 등나무 덮혔는데 가을 산봉우리 둘러 있어 푸른빛 층층이네 산새는 저물녘에 선방의 탑상에 깃들고 꽃 떨어진 빈 못에는 스님 보이지 않네
== 47. 實相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6D''
'''원문'''
: 疊疊岑巒一寺西。遠隨仙釋覓林蹊。寒潭日照魚相戲。碧樹秋深鳥不棲。峯翠入樓禪幌冷。泉雲連殿佛燈迷。香煙未盡僧鳴磬。玉露團團曉月低。
'''번역'''
첩첩 산봉우리 서쪽의 한 절을 찾아 멀리 선승 따라 숲길을 찾았네 찬 못에 해 비치니 물고기들 노닐고 푸른 숲 깊은 가을이라 새들도 깃들지 않네 푸른 봉우리 누각에 들어와 선방 휘장 차갑고 샘 구름 전당에 이어져 불등이 희미하네 향 연기 다하지 않았는데 중이 경쇠를 울리니 옥 이슬 방울방울 맺히고 새벽달 낮게 비추네
== 48. 月井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孤峯低晩照。深壑起松聲。縹緲群山鳥。依微冬柏亭。海天晴靄靄。浦雁遠冥冥。極目憑秋磴。長空一嘯淸。
'''번역'''
외로운 봉에 저녁 해가 나직하고 깊은 골짝엔 솔바람 소리 일어나네 아득히 뭇 산새들 날아가고 희미하게 동백정만 보이누나 바다 하늘은 맑게 아스라하고 포구 기러기는 아득히 어둑하네 가을 길 따라 멀리 바라보며 긴 하늘에 한 번 맑게 휘파람 부네
== 49. 嶺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獨醉層岑夕。孤簫衆壑驚。浮雲無定止。山月幾虧盈。野鹿尋行迹。巖鼯聽酌聲。塵襟猶未盡。何處問仙靈。
'''번역'''
홀로 높은 산에 취한 저녁 외로운 피리 소리에 골짝이 놀라네 뜬구름은 머무는 곳 없는데 산의 달은 몇 번이나 차고 졌나 들판 사슴은 행적을 찾고 바위 다람쥐는 술 따르는 소리를 듣네 속세의 마음 아직 다하지 않았으니 어디에서 신선을 찾아볼까
== 50. 月明菴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寥落驚殘歲。蕭疏帶瘦顏。西關千疊浪。北極萬重山。海嶼雲長在。秋霄鶴未還。夕陽搔短髮。惆悵水煙間。
'''번역'''
쓸쓸히 남은 해에 놀라니 초췌한 얼굴에 쓸쓸함 띠었네 서쪽 관문엔 천 겹의 물결이요 북극에는 만 겹의 산이로다 바다 섬엔 구름이 늘 머물고 가을 하늘엔 학이 돌아오지 않네 석양에 짧은 머리 긁적이며 슬프게 물안개 속에 있노라
== 51. 登雲菴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7A''
'''원문'''
: 丹書金竈謾流傳。鸞鶴徘徊不見仙。靑鳥黃塵蓬島外。寒雲老木貝宮邊。夢乾滄海一杯瀉。眼落齊州數點煙。坐覺人間陵谷變。碧桃何路借長年。
'''번역'''
붉은 글씨와 금 화로가 부질없이 전해지니 난새 학이 배회해도 신선을 볼 수 없네 청조는 황진 속에 봉도 밖을 날고 찬 구름과 고목은 베궁 가에 있구나 꿈에서 푸른 바다 한 잔 술을 따르고 눈길이 제주의 두어 점 연기에 머무네 앉아서 인간의 능곡이 변함을 깨닫노니 어느 길로 벽도와 장년을 빌려올까
== 52. 仙遊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落日山椒轉。松陰石上連。亂峯回畫障。虛籟韻流絃。鶴舞看層樹。魚游俯靜淵。自將消俗累。非但愛林泉。
'''번역'''
석양에 산초는 굽어지고 소나무 그늘은 돌 위에 이어졌네 어지러운 봉우리는 그림 병풍이 둘러친 듯 빈 바람 소리는 거문고 줄 울린 듯 춤추는 학은 높은 나무에서 보고 노니는 물고기는 고요한 못에 굽어보네 속세의 누를 스스로 없애려 함이니 단지 산수를 사랑해서가 아니네
== 53. 深寂寺。次兄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殘秋蕭寺亂山深。碧水無塵瀉石心。今夜共君何處宿。玉岑迢遞綠煙沈。
'''번역'''
늦가을 쓸쓸한 절은 어지러운 산속 깊은데 푸른 물은 티끌 없이 바위 사이로 쏟아지네 오늘 밤 그대와 어디에서 묵으려나 옥봉이 아득하고 푸른 연기 자욱하네
== 54. 隱峯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7B''
'''원문'''
: 朝辭白雲寺。夕扣蒼崖扃。靜室留僧影。空壇來鹿鳴。天澄霄漢沒。霜白曉鍾淸。客路秋山外。迢迢懷玉京。
'''번역'''
아침에 백운사를 떠나서 저녁에 푸른 절벽의 사찰을 찾았네 고요한 방에는 승려 그림자 머물고 빈 마루엔 사슴 울음소리 들려오네 하늘이 맑아 은하수가 잠기고 서리가 하얗게 내려 새벽 종소리 맑구나 나그네 길 가을 산 너머로 멀어지니 멀리 서울이 그리워라
== 55. 次公嘏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客行松寺遠。斜日轉秋山。鳥雀歸林靜。煙霞出岫閑。曙燈靑焰焰。巖瀨瀉潺潺。一夜幽襟歎。徘徊雲水間。
'''번역'''
나그네 걸음 송사로 멀리 오니 석양이 가을 산에 비끼었구나 새들은 숲으로 돌아가 고요하고 안개와 노을은 산에서 나와 한가롭다 새벽 등불은 푸른 불꽃이 타오르고 바위 여울은 졸졸졸 물이 흐르네 하룻밤 깊은 회포를 탄식하며 구름과 물 사이를 배회한다
== 56. 義相菴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孤臺矗矗入煙空。雲盡滄溟一望窮。三十八峯秋夜月。玉簫吹徹海天風。
'''번역'''
우뚝 솟은 외로운 누대 안개 속에 들어서니 구름 걷힌 푸른 바다 끝없이 펼쳐졌네 삼십팔 봉우리 가을밤 달빛 아래 옥퉁소 소리 바닷바람에 실려 오네
== 57. 義相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孤筇携老病。萬里寄長風。海遠三山島。臺空四聖峯。江河浮積氣。天地受微蹤。虯鶴何從得。憑虛送斷鴻。
'''번역'''
외로운 지팡이 늙고 병든 몸 이끌고서 만 리 먼 길에 긴 바람에 몸을 부치네 바다 저 멀리 삼신산 섬이 보이고 누대 비어 사성봉만 우뚝 솟았구나 강과 하수는 쌓인 기운 떠오르고 천지는 미미한 자취 받아들이네 구학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으랴 허공에 날아가는 기러기 바라보네
== 58. 蘇來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7C''
'''원문'''
: 蒼崖絶路挽林根。古塔殘書手自捫。此日傷懷來野寺。何人遊賞到松門。雲深老樹巢孤鶴。日落群峯響斷猿。潮水不知人事變。朝朝空向海關喧。
'''번역'''
푸른 절벽 험한 길에 나무 뿌리 붙잡고서 옛 탑의 남은 글씨 손으로 직접 더듬었네 오늘 마음 아파하며 산사에 왔는데 어떤 이가 송문에서 유람을 즐겼던가 구름 깊은 고목엔 외로운 학이 깃들었고 해 지는 봉우리엔 원숭이 울음 끊어졌네 조수는 인간 세상의 변화를 모르고서 아침마다 부질없이 해관으로 향하누나
== 59. 蓮葉酒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白玉池中釀。淸香葉上聞。色凝秋夜露。寒透曙泉雲。酌月分松影。斟花泛菊薰。一醺蘭桂徑。山氣亦芬芸。〔原注:或言芳芬〕
'''번역'''
백옥지 속에서 빚어낸 술이여 맑은 향기 잎 위에 풍겨오누나 빛깔은 가을밤 이슬에 엉기고 찬 기운 새벽 샘 구름에 스미네 달빛을 따르니 솔 그림자 나뉘고 꽃술을 따르니 국화 향기 떠오르네 한 번 취해 난계의 길을 거닐자니 산기 또한 꽃다운 향기 풍기누나 원주(原注)에 혹 ‘향기가 풍기누나.〔芳芬〕’라고 하였다.
== 60. 淸臨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層峯繚繞藏仙境。一水玲瓏隔斷林。塵世幾回傷白首。靑山終不易黃金。殘苔弊塔千年寺。獨鳥孤雲萬里心。暮歲簪纓如可謝。武陵漁父定追尋。
'''번역'''
겹겹의 산봉우리 둘러싸서 선경을 감추고 한 줄기 맑은 물이 숲과 단절되었네 속세에서 몇 번이나 백발에 상심했나 청산은 끝내 황금으로 바꾸지 못하리 이끼 끼고 무너진 탑 천년의 절이요 외로운 새와 구름 만 리를 가는 마음일세 만년에 벼슬을 사양할 수 있다면 무릉의 어부를 정녕 따르리라
== 61. 靑淵洞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7D''
'''원문'''
: 奇岑萬疊廻幽洞。絶壁千層半夕陽。葉落松壇游鹿戲。淵徊石竇毒龍藏。巖鼯負栗深窺穴。林鳥含巢倦度岡。勝地不辭煩一醉。滿山秋思水聲長。
'''번역'''
기이한 봉우리 만 겹으로 그윽한 골짝을 둘러싸고 절벽은 천 층이나 되는데 반쯤 저녁 해가 비추네 낙엽 진 솔 언덕에는 노는 사슴이 뛰놀고 돌 구멍 깊숙한 곳엔 독룡이 숨어 있네 다람쥐는 밤을 지고 깊은 구멍을 살피고 숲새는 둥이를 물고 지친 채 산등성이를 넘어가네 좋은 곳에서 한 번 취하는 것 마다하지 않으니 산 가득한 가을 생각에 물소리만 길구나
== 62. 開巖道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碧巘迢迢沈紫霧。丹崖落落陰蒼松。山山曉色林林影。谷谷秋聲樹樹風。實相水交深寂水。淸臨峯對白蓮峯。浮雲一去空陳迹。嗚咽寒灘晝夜東。
'''번역'''
푸른 봉우리 아득히 붉은 안개에 잠기고 붉은 절벽 우뚝하게 푸른 소나무 그늘 드리웠네 산마다 새벽빛이 숲마다 그림자 비치고 골짝마다 가을 소리 나무마다 바람 부네 실상은 깊고 고요한 물과 어우러지고 맑게 임하여 백련봉과 마주하네 뜬 구름 한 번 떠나니 공연히 자취만 남았는데 오열하는 찬 여울은 밤낮으로 동쪽에서 흐르네
== 63. 下山道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夙聞南極有瀛洲。此日相尋第一區。紫嶺蒼杉棲鶴老。碧雲丹洞祕仙遊。千峯月色分僧影。萬樹猿聲斷客愁。匹馬山城還北望。長江空向海門流。
'''번역'''
남극에 영주 있다던 말 진작 들었더니 오늘에야 제일 좋은 곳 찾아왔네 자령의 푸른 삼나무엔 깃든 학이 늙었고 푸른 구름 붉은 골짝엔 신선 놀이 숨어 있네 일천 봉우리 달빛 속에 승려 그림자 나뉘고 만 그루 나무 원숭이 소리에 객 시름 끊기네 필마로 산성에서 북쪽을 바라보니 긴 강물 부질없이 바다 향해 흐르네
== 64. 出山道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塵喧不似泉巖靜。獨樂誰如與衆人。幸遇□聖明酬素抱。喜從良友契微身。如今宵旰求遺逸。何處雲林有隱淪。我亦金鑾舊學士。山靈莫笑浪簪紳。
'''번역'''
속세의 시끄러움은 산수의 고요함만 못하니 홀로 즐김에 어찌 남과 함께함만 하겠는가 다행히 성명을 만나 평소 포부를 이루고 기쁘게 좋은 벗을 따라 미천한 몸 의탁하네 지금 밤낮으로 은사를 구하는데 어디의 운림에 숨어 살 수 있을까 나도 금란의 옛 학사이니 산신령은 헛되이 벼슬한다고 비웃지 마오
== 65. 渡海門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江暝聽驚雁。離歸夜泊初。客行秋雨後。村靜曉潮餘。珠淚鮫人泣。荊扠〔原注:恐作釵〕海婦漁。買魚囊已盡。不見故鄕書。
'''번역'''
강물 어두워 기러기 소리 들리는데 이별하고 돌아가서 밤에 막 묵는다네 나그네 길은 가을비 내린 뒤이고 마을은 새벽 조수 물러간 뒤 고요하네 진주 눈물로 여우비는 울고 형초(荊扠)〔원주에는 차(釵)로 되어 있는 듯하다.〕에 해부와 어부가 있네 생선 사려니 주머니 이미 다 비었는데 고향에서 온 편지 보이지 않네
== 66. 懷邊山有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8B''
'''원문'''
: 京國離情阻。山川知識疏。靑春懷雨露。白髮負樵漁。出處千年會。榮枯一夢餘。世間魚水樂。誰見賦歸歟。
'''번역'''
서울에서 이별하는 정 막막하고 산천의 지식도 소원해졌네 청춘에 우로를 생각했는데 백발 되어 초어의 삶 저버렸네 출처는 천년의 만남이요 영고성쇠는 한 꿈의 나머지라네 세상의 어수의 즐거움 누가 돌아갈 시 지었나
'''원문'''
: 海山迢遞接天根。絶磴蒼苔手幾捫。野客倦投寒嶂寺。白雲空鎖碧蘿門。松邊冷影秋霄鶴。月下淸音曉嶺猿。一衲孤僧方丈住。皺眉應厭俗人喧。
'''번역'''
바다와 산 아스라이 하늘 뿌리 닿았는데 절벽의 푸른 이끼 몇 번이나 손으로 어루만졌나 야객은 지쳐서 차가운 산속 절에 투숙하는데 흰 구름 부질없이 푸른 등라문에 잠겼네 소나무 가에 서늘한 그림자는 가을 하늘 학이요 달 아래 맑은 소리는 새벽 고개 원숭이로세 한 승려 외로운 중 방장실에 머무르니 눈썹 찡그리며 속인의 시끄러움 싫어하겠지
'''원문'''
: 鶴去層岑淨社空。海天孤日遠無窮。一聲畫角秋山晩。吹起斜陽萬壑風。
'''번역'''
학이 떠난 층층 봉우리 고요한 절간 비었는데 바다 하늘 외로운 해는 아득히 끝이 없네 한 소리 화각 울리는 가을 산 저물녘에 석양에 만 골짝 바람 불어 일으키네
== 67. 次安判書韻。書寄釋森上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8C''
'''원문'''
: 人生天地共悠悠。夢裏光陰去不留。萬疊雲山雙草屩。百年身世一虛舟。禪潭秋盡魚龍隱。瀛海潮生島嶼浮。想見江湖飛錫處。忘機唯有日邊鷗。
'''번역'''
인생은 천지와 함께 아득한데 꿈속의 세월은 가고 머물지 않네 만 겹 구름 산에 두 짚신을 신고 백 년의 신세는 한 척 빈 배로다 선담엔 가을 다해 어룡이 숨고 바다엔 조수 일어 섬들이 떠오르리 생각건대 강호에서 석장 날리는 곳에 기심 잊은 건 오직 해변 갈매기뿐이리
'''원문'''
: 誤落紅塵歲向闌。夢魂空繞舊江山。楞岑暮氣煙凝點。猬水秋波月色團。露濕蘿衣雲臥冷。泉侵竹簟野眠寒。俗緣已盡禪機熟。一室神遊四海寬。
'''번역'''
속세에 잘못 떨어져 세월이 저물어 가는데 꿈은 부질없이 옛 강산을 맴도네 능침의 저녁 기운에 안개가 뭉쳐 있고 위수의 가을 물결에 달빛이 둥글구나 이슬에 젖은 나일옷은 구름 속에 차갑고 샘물이 침범한 대자리는 들판에서 자니 차갑네 세속 인연 다하고 선의 기미 익으니 온 방 안에서 신선 놀아 사해가 넓구나
== 68. 冬柏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芳樹千尋岸。高秋四望通。鯨瀾翻海日。螺嶼點雲空。氣積三山外。天回一水中。蒼茫煙月暮。獨立欲誰從。
'''번역'''
천 길의 언덕에 꽃나무 우거지고 높은 가을 사방이 탁 트였네 고래 파도 바다 위로 넘실대고 조개 섬 구름 속에 점점이 보이네 기운은 삼신산 밖에 쌓여 있고 하늘은 한 물속으로 돌아가네 아득한 연월 아래 저물녘에 홀로 서서 누구를 따르려나
'''원문'''
: 鼇背層瀾積。滄洲秋色遐。歸帆天際島。落雁日邊沙。海暗群峯霧。潮通萬里波。蓬山何處望。目斷碧空霞。
'''번역'''
자라 등 같은 층층 물결 쌓이고 푸른 모래섬에 가을빛 아득하네 돌아가는 배는 하늘가 섬으로 가고 지는 기러기는 해 저문 모래톱으로 날아가네 바다 어두워 산봉우리에 안개 끼고 조수는 만 리의 물결과 통하네 어디에서 봉래산을 바라볼까 푸른 하늘 노을에 시야가 막혔네
'''원문'''
: 重巖衝疊浪。絶岸壓鴻溟。葉落千年樹。雲開百尺亭。浮天霞海動。映日島潮平。漠漠煙波外。悲歌寄遠汀。
'''번역'''
겹겹의 바위는 파도에 부딪치고 깎아지른 절벽은 큰 바다를 누르네 천년 묵은 나무엔 낙엽이 지고 백 자 높이 정자에는 구름이 걷혔네 하늘에 떠 있는 노을 바다는 일렁이고 해에 비치는 섬의 조수는 잔잔하네 아득히 안개 낀 물결 너머로 슬픈 노래가 먼 물가에 부쳐지네
== 69. 次子剛〔原注:張玉〕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8D''
'''원문'''
: 古壘風煙斷。空林鳥雀鳴。嶺雲迷別路。江笛送邊聲。去國三秋夢。懷人萬里情。茫茫滄海岸。日暮倚孤城。
'''번역'''
옛 성터에 바람과 연기 끊어지고 빈 숲에는 새들만 지저귀는데 고개 구름은 갈 길을 어둡게 하고 강가 피리 소리는 변방 소식 전하네 도성 떠난 삼 년 세월 꿈결 같아 그리운 사람 만 리의 정이로세 망망한 푸른 바닷가에서 해 저물 때 외로운 성에 기대 있노라
'''원문'''
: 搖落谿山路。悲涼鼓角鳴。寒雲迷北嶺。孤雁寄西聲。此地同秋日。他鄕異旅情。相思知夜永。歸夢落邊城。
'''번역'''
낙엽 지는 계곡 산길에 비장한 고각 소리 울려 퍼지네 찬 구름은 북쪽 고개에 자욱하고 외로운 기러기 서쪽에서 우네이 곳엔 가을날과 같지만 타향이라 나그네 심정 다르구나 서로 그리워 밤 긴 줄 알겠으니 돌아갈 꿈 변방 성에 떨어지네
== 70. 客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海戍塵沙暗。荒城落日遒。一年一回別。萬里萬重愁。月隱溪樓夜。風鳴島葉秋。歸心何處斷。江水不曾留。
'''번역'''
바닷가 수루에 먼지 모래 어둡고 황량한 성에 지는 해가 빠르구나 일 년에 한 번 이별을 하였으니 만 리 길에 만 겹의 시름이로세 달은 계곡 누대 밤에 숨어들고 바람은 섬 나뭇잎 가을에 우네 돌아갈 마음 어느 곳에서 끊으랴 강물은 머무른 적이 없었으니
== 71. 宿禪雲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重門喬木翳。疏牖飛峯明。草砌寒蛩泣。花溪暗水鳴。香煙生寶篆。山月入空庭。寂寂聞僧偈。曙天淸露零。
'''번역'''
겹문에는 교목이 그늘을 드리우고 성긴 창엔 날아가는 봉우리 밝구나 풀밭에선 가을 귀뚜라미 울어대고 꽃 핀 시내엔 물소리 은은하네 향 연기는 보배로운 부적에서 피어나고 산의 달빛은 빈 뜰로 들어오는데 고요히 들려오는 스님의 게송 소리 새벽 하늘에 맑은 이슬이 떨어지네
== 72. 夜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9A''
'''원문'''
: 溪雲廻暗樹。山葉落殘湫。塔影空庭月。蟲聲古屋秋。宵虛凝野籟。峯露滴潭楸。獨與寒僧酌。松簷星漢留。
'''번역'''
시내 구름은 숲에 어둡게 돌아오고 산 나뭇잎은 못에 떨어져 시들었네 탑 그림자 비치는 빈 뜨락엔 달빛이요 벌레 소리 들리는 옛집에는 가을이로다 밤이 고요해라 들판의 바람소리 엉기고 봉우리의 이슬은 연못의 오동나무에 떨어지네 홀로 차가운 중과 술잔을 나누노라니 솔 처마에 은하수가 머물러 있구나
== 73. 憶邊山舊遊。書與僧尙淳。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海山秋日晩。孤客滯雲蹤。洗眼仙溪水。開襟月井風。蘿衫猶濕翠。楓逕憶鳴筇。送送西飛鵠。獨廻義相峯。
'''번역'''
바닷가 산에 가을 해 저물어 가는데 외로운 나그네 구름 속 자취 머무네 선계의 물에 눈을 씻고 월정의 바람에 옷깃을 여노라 나삼은 아직도 푸른빛이 젖어 있고 단풍 길엔 지팡이 소리 기억하겠지 서쪽으로 나는 기러기 보내고 홀로 의상봉으로 돌아가네
== 74. 朝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蕭疏潭樹影。淅瀝海杉聲。爽氣宵雲卷。廻風雨葉輕。菊承巖露潤。楓帶曙霜明。歸路煙林暗。山泉空自鳴。
'''번역'''
쓸쓸한 못가 나무 그림자요 우수수 소나무 바람소리라 상쾌한 기운에 밤 구름 걷히고 회오리바람에 낙엽이 가벼워라 국화는 바위 이슬 받아 윤기 나고 단풍은 새벽 서리 맞아 선명하네 돌아가는 길 안개 낀 숲 어둑한데 산천만 공연히 절로 울어대누나
== 75. 楓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空山有幽桂。亦足契心朋。散染凝寒露。裁霞映粹氷。石知根苦入。霜會葉思稜。苒苒秋華改。念君胡不矜。
'''번역'''
빈 산에 그윽한 계수나무 있어 마음 맞는 벗과 짝하기에 충분하네 흩어진 이슬은 찬 기운을 모으고 비단 같은 노을은 맑은 얼음 비추네 바위는 뿌리 깊이 들어감을 알고 서리는 잎새가 뾰족해짐을 생각하네 무성하던 가을 꽃이 변하니 그대는 어찌 자만하지 않으려나
== 76. 送亨仲〔原注:尹衢〕赴京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落落扶桑客。少年懷遠遊。秦城迷塞望。遼海隔鄕愁。燈暗燕雲暮。劍驚胡地秋。風霜一萬里。日夜白添頭。
'''번역'''
우뚝한 부상의 나그네여 소년에 멀리 떠나갈 생각 품었구나 진성은 변방의 시야에 아득하고 요해는 고향의 시름을 막아주네 등불 어두운 연경엔 구름이 저물고 칼에 놀란 오랑캐 땅은 가을일세 풍상 속에 만 리 길을 떠나니 밤낮으로 흰머리만 더해지누나
== 77. 送恕卿〔原注:韓忠〕忠淸道水使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城闕關山遠。樓臺瘴海邊。歸心迷極浦。別淚灑寒天。木落暗江雨。秋深古壘煙。悠悠投絶域。日暮撫孤絃。
'''번역'''
성곽과 관산은 멀고도 먼데 누대는 바다 변에 섰구나 돌아갈 마음은 극포에서 헤매는데 이별의 눈물은 찬 하늘에 뿌리네 낙엽 지니 강 비는 어둡고 가을 깊어 옛 성터엔 연기 피어나네 유유히 먼 곳으로 부임하니 저녁에 외로운 거문고 타노라
'''원문'''
: 霜風寒葉殞。江日暮山沈。故國愁千里。孤城伴一心。軍旄邊月暗。書幌夜潮侵。塞雁誰傳札。雲連碧海深。
'''번역'''
서리바람에 찬 잎이 떨어지고 강물 위 해는 저문 산에 잠기네 고국은 천 리 멀어 시름겹고 외로운 성에서 한 마음으로 지내노라 군마의 깃발엔 변방 달빛 어둡고 편지 봉함에는 밤 조수 밀려드네 변방 기러기에게 누구에게 편지 전할까 구름은 푸른 바다에 깊이 이어졌네
== 78. 記夢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9C''
'''원문'''
: 異域江山故國同。天涯垂淚倚孤峯。潮聲寂寞河關閉。木葉蕭條城郭空。野路細分秋草裏。人家多住夕陽中。征帆萬里無回棹。碧海茫茫信不通。
'''번역'''
이역의 강산은 고국과 같아 하늘 끝에서 눈물 흘리며 외로운 봉에 기대네 조수 소리 적막한데 하관은 닫혔고 나뭇잎 쓸쓸한데 성곽은 비었구나 들판 길 가을 풀 속에 잘 나뉘었고 인가는 저녁 해 속에 많이 머무네 만 리 가는 배는 돌아올 줄 모르는데 푸른 바다 아득하여 소식도 통하지 않네
'''원문'''
: 去年冬之中初直闕夜。夢浮扁舟循岸。而轉登一峯。東南滄海浩渺。西北雲山漫空。夕陽斜嶺。村家在岸。遙見城郭隱翳於煙樹之中。徘徊惆悵。有去國遠遷之思。中路問之。乃吉城云。及覺。驚汗滿身。餘懷尙悽然以悲。爲詩以記。
'''번역'''
지난해 동짓달 중초(中初)의 궐 야직을 서다가 꿈에 조각배를 타고 언덕을 따라가서 한 봉우리에 올라가니, 동남쪽은 푸른 바다가 아득하고 서북쪽은 구름 낀 산이 하늘에 가득하였으며 석양빛이 고개에 비끼어 있었는데, 언덕에는 마을집이 있고 멀리 성곽이 안개와 나무 속에 희미하게 보였다. 배회하며 슬퍼하다가 나라를 떠나 멀리 옮겨갈 생각이 들었는데, 중도에서 물어보니 바로 길성(吉城)이라고 하였다. 꿈을 깨고 나서는 놀라 땀이 온몸에 흥건하였는데, 남은 회포는 아직도 서글프고 슬퍼서 시를 지어 기록한다.
== 79. 牙山謫居詠懷。寄仲耕。〔原注:尹自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0B''
'''원문'''
: 孤囚海一徼。魚鳥但相群。淚暗關山雪。心飛故國雲。雁風霜氣逼。燈雨夜光分。苒苒芳年暮。隔江空憶君。
'''번역'''
바다 한쪽 외로이 갇혀 있으니 물고기와 새들만 무리 지었구나 눈 내리는 관산에 눈물은 어둡고 고국의 구름 속에 마음은 날아가네 서릿바람 부는 갈바람에 추위가 엄습하고 등불 비치는 밤비에 빛이 나뉘네 덧없이 꽃다운 시절 저물어가니 강 건너에서 공연히 그대 생각하네
'''원문'''
: 炎荒萬里外。日暮與誰群。賦絶長沙鵩。心知衡岳雲。旅帆天外斷。鄕路雪邊分。塞北多歸雁。無緣一問君。
'''번역'''
더운 변방 만리 밖에서 해 저물어 누구와 어울릴까 장사의 봉황은 시로 다하지 못하고 형산의 구름을 마음으로 알겠네 나그네 배는 하늘 밖에 끊어지고 고향 길은 눈 가에 갈라지네 변방 북쪽에 돌아가는 기러기 많지만 한 번 물어볼 인연 없구나
'''원문'''
: 江城寒日晩。獨鳥遠離群。滄海無歸客。關山有住雲。霜寒蘆葦動。夜靜星河分。落盡天涯淚。因風一寄君。
'''번역'''
강성에는 찬 해가 저물어 가는데 외로운 새는 멀리 무리를 떠났네 푸른 바다엔 돌아갈 객이 없고 관산에는 머무는 구름만 있구나 서리가 차니 갈대숲은 흔들리고 밤이 고요하니 은하수는 흩어졌네 하늘 끝에서 눈물을 다 흘린 뒤에 바람결에 그대에게 부쳐 보내네
'''원문'''
: 嚴霜吹晩葉。宿客暮求群。海國三年別。鄕山一片雲。驚猿吟雪盡。落羽隔天分。唯有湖邊月。今宵又照君。
'''번역'''
서리 내리고 낙엽 지는 저녁에 나그네가 밤이 되어서야 벗을 찾았네 바닷가에서 삼 년 동안 떨어져 있었으니 고향 산에는 한 조각 구름만 떠 있겠지 눈 다 덮여 놀란 원숭이 울어대고 하늘이 갈라져서 낙엽이 날리네 오직 호숫가의 달만이 있어 오늘 밤에도 그대를 비추겠지
'''원문'''
: 風沙江不霽。驚鶴獨無群。秦塞幾回雁。楚天多暮雲。人猶千里遠。月自兩鄕分。一掬相思淚。何時更見君。
'''번역'''
바람 불고 모래 날려 강물도 맑지 않은데 놀란 학은 홀로 무리 없구나 진나라 변방에 기러기 몇 번이나 돌아갔나 초나라 하늘엔 저녁 구름 많아라 사람은 천 리 멀리 떨어져 있고 달은 양쪽 고을에 나뉘어 비추네 한 줌 그리움의 눈물로 언제 다시 그대 보려나
== 80. 偶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古郭嵐煙老。孤村鷄犬閑。野寒人獨去。林暝鳥相還。江雨灑斜照。海雲沈遠山。西峯僧舍近。隔水暮鍾殘。
'''번역'''
옛 성곽에 안개 자욱해 늙은 듯하고 외로운 마을엔 닭과 개 한가롭네 들판이 추워 사람 홀로 떠나고 숲이 어두워 새는 서로 돌아오네 강비는 석양을 뿌리고 바다 구름은 먼 산에 잠기네 서쪽 봉우리 절간 가까운데 물 건너 저녁 종소리 잦아드네
== 81. 詠物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有鳥類寒鵲。雙飛復雙鳴。南山高樹林。往來聊寄生。口含海中泥。足持邊草莖。風雨結所止。歲暮相經營。翩翩驕俠兒。輕肥事橫行。手中弓似月。囊中丸似星。雙丸落雨羽。折翼隨榛荊。蕭蕭枝上巢。一夕風飄零。爾死已可哀。爾雛將誰寧。寒林不足託。夜雪空嚶嚶。寄語世上人。休懷害物情。
'''번역'''
추운 날씨에 까치와 비슷한 새가 쌍쌍이 날아다니며 쌍쌍이 울어대네 남산의 높은 나무 숲에서 오고 가며 애오라지 기생하네 입에는 바닷속 진흙을 물고 발로는 변방 풀줄기를 잡았네 비바람 속에 머무는 곳에 집 지으니 세밑에 서로 경영하였구나 펄펄 날아다니는 교만한 아이들 가볍게 살찌며 멋대로 다니네 손에 든 활은 달과 같고 주머니 속 탄환은 별과 같네 두 개의 탄환이 비 오듯 떨어지니 날개 꺾여 가시나무를 따르네 쓸쓸한 가지 위의 둥지가 하룻밤 바람에 날아가 버렸구나 너의 죽음 이미 슬프지만 너의 새끼는 장차 누구에게 의탁할까 추운 숲도 의탁할 곳이 못 되어 눈 내리는 밤 부질없이 울어대네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생물을 해치는 마음 품지 마시게
== 82. 謫中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0C''
'''원문'''
: 江淨暮煙斷。天空落日長。一聲羌笛怨。千里逐臣傷。鳥宿沙邊雪。猿棲嶺外霜。白雲何處望。晴海遠茫茫。
'''번역'''
강물 맑아 저녁 안개 끊어지고 하늘에 지는 해 길기만 하네 한 가락 강적 소리 원망스럽고 천 리를 쫓겨난 신하 상심하네 새는 모래 언덕 눈 속에 자고 원숭이는 고개 너머 서리 속에 사네 흰 구름 어디에서 바라볼까 맑은 바다 멀리 아득하구나
'''원문'''
: 故國十年謫。瘴江千里長。滄浪空有詠。菰米幾懷傷。愁接吳山雨。鬢添荊樹霜。悠悠萬古恨。一寄海蒼茫。
'''번역'''
고국 떠나 유배 온 지 십 년 세월 장강 물은 천 리 길 멀기만 한데 창랑곡을 부질없이 읊조리면서 고미 먹는 그대 생각 얼마나 했나 오산의 비에 시름이 깊어지고 형수의 서리에 귀밑머리 희네 아득한 만고의 한을 품은 채로 바다 저편에 편지 한 통 부치노라
'''원문'''
: 去國淚無盡。思家愁獨長。百年空負志。一死有餘傷。滄海魂遊月。荒山骨埋〔原注:許典翰篈。聞於北道故老。則瘞字云。〕霜。世間誰會意。天地亦微茫。
'''번역'''
고국 떠나니 눈물 끝이 없고 집 생각에 시름 홀로 깊어지네 평생토록 뜻을 저버렸으니 한 번 죽어도 남은 슬픔 있구나 푸른 바다에 넋은 달과 노닐고 황량한 산에 뼈는 서리에 묻혔네 원주(原注)에 “허전한(許典翰)의 무덤이 북도의 고로(故老)에게 들으니 ‘매장했다’고 한다.” 하였다. 세상에서 누가 내 뜻을 알겠나 천지도 또한 아득하기만 하구나
== 83. 寄家兄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西海蒼蒼萬里波。一身藏處亦爲多。數聲歸雁南天遠。白首孤親奈爾何。
'''번역'''
서해는 푸르러라 만 리의 물결이여 한 몸을 감추어 두기에 또한 많구나 몇 마리 돌아가는 기러기 남쪽 하늘 멀어지니 백발에 외로운 어버이 어찌할거나
== 84. 書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0D''
'''원문'''
: 海霜風氣夜嘐嘐。江上驚禽轉失巢。鵲喜鄕心來近樹。雲愁別望落遙郊。篝燈一點窓疑曉。山雨數聲門似敲。獨憶故園殘雪後。臘前梅蕊動寒梢。
'''번역'''
바닷가 서리 바람이 밤에 쌀쌀하니 강가의 놀란 새는 둥지를 잃었구나 까치는 고향 그리워 가까운 나무로 오고 구름은 이별 시름으로 먼 들판에 떨어지네 등불 하나에 창문은 새벽인 듯하고 산비 몇 방울에 문 두드리는 듯하네 홀로 생각나네, 고향의 잔설 뒤에 섣달 전에 매화 꽃망울이 차가운 가지에서 흔들리겠지
== 85. 夜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陰陰寒雪暮。翳翳嘉樹影。幽雲吐微色。霜月生高嶺。泠泠泉瀨響。蕭蕭林木靜。孤村人不歸。茅齋夜方永。空庭獨徘徊。星河看耿耿。
'''번역'''
어둑어둑 차가운 눈 내리는 저녁 그늘 그늘 아름다운 나무 그림자 짙은 구름이 희미한 빛을 토해내고 서리 달이 높은 고개에 떠오르네 시원하게 샘물 소리 울려 퍼지고 쓸쓸하게 숲 속의 나무들 고요하네 외딴 마을에 사람들은 돌아가지 않고 초가집엔 밤이 한창 깊어 가는데 빈 뜰에서 홀로 배회하다가 반짝이는 은하수를 바라보노라
== 86. 懷故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空城立馬望行衢。雲樹蒼蒼隔暮湖。故國幾時還托袂。浮生從此永分途。愁深瘴海波瀾動。淚濕荒煙草木枯。何處江山今夜月。碧天無際雁聲孤。
'''번역'''
빈 성에 말 세우고서 큰길을 바라보니 구름 낀 나무 푸르른데 저문 호수 가로막혔네 고국으로 언제나 돌아가서 소매 붙들까 덧없는 인생 이제부터 길이 헤어지리라 시름 깊은 바다에는 파도가 일렁이고 눈물 적신 거친 연기에 초목이 시드누나 어느 곳 강산에 오늘 밤 달빛 비출까 푸른 하늘 끝없이 기러기 소리 외롭구나
== 87. 安邊龍塘。別圭復。〔原注:柳庸謹〕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萬里胡山謫。茲行未有還。離亭一杯酒。迢遞海門關。
'''번역'''
만 리 먼 오랑캐 땅에 귀양살이 이번 걸음 돌아가지 못하겠네 이별의 정 머금은 한 잔 술 아득히 바닷가 관문으로 향하네
== 88. 登蔓嶺侍中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海遠雲長暗。天遙雁不回。生還如有日。更上侍中臺。
'''번역'''
바다 멀고 구름 길어 어두운데 하늘 저편 기러기 돌아오지 않네 살아 돌아온 날이 있는 듯하여 다시 시중대에 오르노라
== 89. 磨雲道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孝意憫孤親。忠誠負明君。竄身海一極。蕭蕭風雪昏。一死已自分。萬事誰更論。寧沈滄海水。永爲魚腹魂。未敢溝瀆經。悠悠度嶺門。
'''번역'''
효성으로 외로운 어버이 걱정하고 충성으로 밝은 임금 저버렸네 바다 끝에 귀양 와서 쓸쓸히 눈보라 속에 지내노라 한 번 죽을 운명 이미 알았으니 만사를 누가 다시 논하랴 차라리 깊은 바닷물에 잠겨 영원히 물고기 배 속의 혼이 되리 감히 구독을 지나지 못하고 아득히 고개 문을 넘으리
== 90. 明川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流落殘春老北荒。勝筵淸夜醉高堂。風光不到塵沙境。歌舞還看魑魅鄕。
'''번역'''
남은 봄에 떠돌다가 북방에서 늙어가다 좋은 자리 맑은 밤에 고당에서 취하였네 풍광은 티끌과 모래의 경계에 이르지 않고 가무는 도리어 요괴의 마을을 보겠구나
== 91. 次記夢詩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謫裏山河昔夢同。海天窮處獨登峯。歸心一片隨回雁。別淚千行灑斷空。白日不分寒塞外。靑春已過遠離中。生還故國應無路。只見滄波萬里通。
'''번역'''
유배지 산하가 옛날 꿈속과 같아 바다 끝에 홀로 봉우리에 올랐네 돌아가고픈 한 조각 마음 기러기 따라 돌아가고 이별의 눈물 천 줄기 끊어진 하늘에 뿌리네 한나라 변방 밖에서 해는 구분할 수 없고 먼 이별 속에 봄은 이미 지나갔네 살아서 고국으로 돌아갈 길 없으니 다만 푸른 물결 만 리에 통하는 것 보겠지
== 92. 到會寧。書示仲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1C''
'''원문'''
: 明時流竄鬼爲隣。海國何人識楚臣。城上頑雲長晦晝。塞邊寒草不知春。家書一片傳南極。客路千重近北辰。惆悵故鄕無日去。天涯獨立淚盈巾。
'''번역'''
밝은 시대에 귀양살이 귀신과 이웃인데 바다 나라 어느 누가 초나라 신하 알겠나 성 위의 짙은 구름은 늘 대낮을 어둡히고 변방의 찬 풀은 봄인 줄도 모르네 집에서 온 편지 한 장 남쪽 끝에 전해지고 객지의 길 천 겹으로 북극성과 가깝구나 서글퍼라 고향을 갈 날이 없으니 하늘 끝에 홀로 서서 눈물만 수건 적시네
'''원문'''
: 孤鴻獨鶴更誰隣。天外形骸兩逐臣。邊草有情生晩綠。故園無主已殘春。楚儒心事醒吟日。賈傅情懷痛哭辰。虛負百年忠孝計。夕陽相送涕沾巾。
'''번역'''
외로운 기러기 외로운 학은 다시 누구와 이웃할까 하늘 밖의 형체는 두 신하를 쫓아오네 변방 풀은 정이 있어 늦게 푸르름을 돋우는데 고향 동산엔 주인이 없어 이미 봄이 다하였네 초나라 선비의 심사는 깨어 시 읊던 날이요 가부의 회포는 통곡하던 때라네 평생 충효의 계책을 저버렸으니 석양에 전송하며 눈물로 수건 적시네
== 93. 夜酌。書寄仲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雪落胡天遠。雲生北海深。一杯相別後。何處更論心。
'''번역'''
눈은 먼 오랑캐 땅에 내리고 구름은 깊은 북해에서 피어나네 한 잔 술로 서로 이별하고 나면 어디에서 다시 마음을 논할까
== 94. 別仲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三春同逆旅。萬里共間關。此日還分手。何年更對顏。生涯唯短淚。別路幾重山。歸去邊城暮。依依隻影殘。
'''번역'''
삼춘에 객지에서 함께 지내다가 만 리 길을 함께 간관(艱關) 겪었네이 날에 다시 손을 놓으니 어느 해에나 다시 얼굴 마주할까 생애는 짧은 눈물뿐인데 이별길엔 몇 겹 산이로세 저물녘 변방 성으로 돌아가니 외로운 그림자만 아련하구나
== 95. 江壇別仲耕。次其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歸夢家何處。殘生地盡頭。碧天鴻已斷。滄海淚空流。
'''번역'''
돌아갈 꿈은 집이 어디메뇨 남은 생애는 다 죽을 때까지 푸른 하늘에 기러기 이미 끊어졌는데 바다를 바라보며 눈물만 흘리네
'''원문'''
: 塞酒無多酌。胡笳不忍聞。江壇一相送。邊月獨臨君。
'''번역'''
변방의 술은 많이 따를 수 없는데 오랑캐 피리 소리는 차마 못 듣겠네 강가에서 서로 전송하고 나니 변방 달빛 아래 홀로 그대 임했구려
== 96. 穩城〔原注:三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1D''
'''원문'''
: 地尖城郭當江衝。天闊樓臺壓塞崇。山勢似將知向國。川容不敢背朝宗。化行殊俗王恩大。威振穹廬將令通。從此太平民奠枕。勒碑還笑燕然功。
'''번역'''
땅 끝의 성곽이 강물과 맞닿아 있고 하늘 넓은 누대가 변방을 굽어보네 산세는 나라를 향해 오려 하는 듯하고 강물도 감히 조정을 등지지 못하겠네 화성으로 풍속 바꾸니 임금 은혜 크고 위엄이 천하에 떨쳐 장차 통일하리라 이제부터 태평시대 백성들 편안할 테니 비석 새긴 연연공을 도리어 비웃으리
'''원문'''
: 營門寥落俯山戎。風日蕭條草樹空。吏士彎弓思敵愾。兒童作隊學軍容。收兵野壁朝吹角。候賊邊臺夜報烽。逐客更堪羞負志。莫將書劍倚崆峒。
'''번역'''
영문은 쓸쓸하게 산과 군대를 굽어보고 바람과 햇빛도 쓸쓸한데 초목만 무성하네 아전과 군사는 활을 당기며 적을 생각하고 아이들은 대열 지어 군대의 모양 배우네 들판의 성벽에선 아침 나팔 소리 들려오고 변방의 망루엔 밤마다 봉화가 피어나네 쫓겨난 신하로 다시 부끄러운 뜻 저버렸으니 서검을 가지고 공허한 산에 의지하지 말아야지
'''원문'''
: 山野荒涼擁一城。夷言鳥面有殘氓。家臨腥水魚爲食。俗近羶鄕駱作羹。陌上但逢馳獵士。學中難見讀書生。休將故國思歸念。更聽深宵鼓角聲
'''번역'''
황량한 산야가 한 성을 에워싸고 있는데 오랑캐 말에 새 얼굴로 남은 백성 있네 집은 비린 물가라 고기로 먹고 살며 풍속은 오랑캐 나라와 같아 낙타로 국 끓이네 길에서 만나는 건 사냥하는 사람뿐이고 학문 중에는 글 읽는 선비 보기 어렵네 고국을 그리워하며 돌아갈 생각 말게나 밤 깊도록 고각 소리 다시 들려오니
== 97. 懷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懷土莫懷歸。懷歸傷人心。心傷已不惜。魂逝何由尋。邊草亦知春。浮雲無與期。日暮雲頭下。茫茫何所之。
'''번역'''
고향을 그리워도 돌아갈 수 없으니 돌아갈 곳 그리워하는 마음 상하네 마음이 이미 상해 아까울 것 없는데 넋은 떠나면 어찌 찾아가리오 변방의 풀 또한 봄을 알건만 뜬구름은 기약할 데 없구나 날 저물어 구름 머리 아래로 가니 아득히 어디로 가는가
== 98. 塞上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胡天三月雪猶飛。塞門千里人未行。黃沙白草豆滿頭。胡兒雜遝來江汀。明金照玉粧馬勒。翻身走馬掠江城。江城百雉高揷天。城下杜鵑花點明。折花揷首弄春華。春酒春魚春筵淸。翠袖回回水底舞。悲笳一曲干靑冥。曲終歸去江日落。江水泠泠江草靑。
'''번역'''
오랑캐 땅 삼월에도 눈이 아직 날리는데 변방의 천 리 길에 사람 행차 없었더니 누런 모래 흰 풀에 두만두가 머리에 가득한데 오랑캐 아이들 어지러이 강가로 오네 금빛 옥빛으로 꾸민 말 안장과 고삐를 몸을 돌려 달리는 말로 강성을 휩쓸어라 백 길이나 높은 성은 하늘에 닿았는데 성 아래 두견화는 점점이 환히 피었구나 꽃을 꺾어 머리에 꽂고 봄 경치 즐기니 봄 술과 봄 물고기로 봄 잔치가 화락하네 푸른 소매 빙빙 돌며 강물 속에서 춤추고 슬픈 피리 한 곡조는 하늘에 닿으려 하네 곡이 끝나면 돌아가는데 강에는 해가 지고 강물은 졸졸 흐르고 강 풀은 푸르구나
== 99. 離恨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古壘隣胡落。殘城近戰場。有身投絶域。無夢到家鄕。子母恩情遠。妻孥歸望長。難因寄音字。何處問存亡。
'''번역'''
옛 성루는 오랑캐와 이웃하고 무너진 성은 전장과 가까워라 몸이 있어 먼 변방에 투항하였으니 꿈속에도 고향을 가지 못하네 자식과 어미의 은혜로운 정 멀어지고 처자식은 돌아갈 희망 길기만 하네 편지나 부치기도 어려우니 어디에서 생사를 물어볼까
== 100. 次潘禹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2B''
'''원문'''
: 四月邊城柳絮飛。天涯逐客苦思歸。春風不與衰顏好。野草山花獨借輝。
'''번역'''
사월이라 변방 성에 버들개지 날리는데 하늘 끝의 쫓겨난 객 돌아가기 괴롭구나 봄바람은 쇠한 얼굴과 어울리지 않아서 들풀과 산꽃에게 홀로 빛을 빌려 왔네
'''원문'''
: 望鄕聊復上高樓。對酒那能消遠愁。故國春來音信斷。塞山千里獨遲留。
'''번역'''
고향을 바라보며 다시 높은 누에 오르니 술을 마신들 어찌 먼 곳의 시름을 잊으랴 고국에는 봄이 왔는데 소식이 끊긴 채 변방 천 리 길에 홀로 더디 머물고 있네
== 101. 書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春半江南草色催。日長孤館燕飛來。故園今夕風光好。想見桃花滿樹開。
'''번역'''
봄이 반쯤 지난 강남에 풀빛이 무성해지고 긴 해에 외로운 객관엔 제비가 날아오네 고향의 오늘 저녁 풍광이 좋을 테니 생각건대 복사꽃이 나무 가득 피었으리
== 102. 江上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遠遊臨野戍。高會惜年華。夜靜胡天月。春深古塞花。長江誰作酒。哀唱不成歌。望望雲空外。殘星沒曉河。
'''번역'''
멀리 나와 들판의 수루에 임하니 고상한 모임에 세월이 아쉽구나 밤 고요해 오랑캐 하늘 달 밝고 봄 깊어 옛 변방 꽃 피었네 긴 강물에 누가 술을 빚는가 슬피 노래해도 노래 이루지 못하네 아득히 구름 너머를 바라보니 남은 별이 새벽 강물에 잠기누나
== 103. 松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2C''
'''원문'''
: 坐對胡山接羽觴。傷心千里塞江長。夕陽亭畔東風暮。碧草殘花似故鄕。
'''번역'''
오랑캐 산 마주하고 술잔을 기울이니 천리 밖 변방 강이 길어 마음 아프네 석양 정자 가에 동풍이 저물어 오니 푸른 풀과 시든 꽃 고향 같구나
== 104. 關山曲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關山孰謂高。雲梯越險岡。塞水孰謂深。短棹凌滄浪。我無千尺梯。又無一葦航。孑孑倚形影。歲暮落戎羌。有風十日連。有雲千里長。風雲相隨去無際。上天下天空茫茫。明月流輝照孤堂。美人如玉天一方。安得化爲精衛鳥。含槎取石長翺翔。塡得東溟成大陸。一日走馬歸故鄕。
'''번역'''
관산이 높다 누가 말했나 구름 사다리로 험한 산 넘었네 변방의 물 깊다 누가 말했나 짧은 노로 푸른 물결 건너갔네 나는 천 자 되는 사다리 없고 또 한 척 조각배도 없네 외로이 그림자 의지해 세모에 오랑캐 땅에 떨어졌네 바람 불면 열흘 동안 이어지고 구름 끼면 천 리나 길구나 바람과 구름 서로 따라 끝없이 가니 하늘 위 하늘 아래 아득하기만 하네 밝은 달빛 흘러가 외로운 집 비추는데 옥 같은 미인 하늘 한쪽에 있네 어찌하면 정위의 새 되어 뗏목 물고 돌을 취해 높이 날아 동쪽 바다 메워 대륙 이루고 하루 만에 말 달려 고향으로 돌아갈까
== 105. 偶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趣短詩難巧。愁深酒不功。邊城何處客。垂淚送春風。
'''번역'''
취미가 짧아 시 짓기 어렵고 시름이 깊어 술도 소용없네 변방의 어느 곳 나그네인가 눈물 흘리며 봄바람을 보내노라
== 106. 對酒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2D''
'''원문'''
: 末路依孤雁。殘生逐轉蓬。三關經古國。六鎭慣殊風。塞草傷心碧。江花濺淚紅。唯餘一樽酒。斜日慰詩翁。
'''번역'''
말세에 외로운 기러기 의지하고 쇠잔한 목숨 뜬 쑥대 따라가네 삼관은 옛 나라를 지나고 육진은 이국 풍속 익숙하네 변방의 풀은 마음 아프게 푸르고 강가의 꽃은 눈물 뿌리듯 붉구나 오직 한 동이 술만 남아 있어 석양에 시인의 마음 위로하네
== 107. 被拿還京。到會寧別仲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南樓惆悵柳條新。歌吹偏驚未死人。萬里同來翻一訣。此生何地更相親。
'''번역'''
남쪽 누각 처량하고 버들가지 새롭더니 노래 소리에 죽지 않은 사람 몹시 놀라네 만리 길을 함께 와서 도리어 이별하니이 생애 어디에서 다시 서로 친해질까
== 108. 書李參奉尾扇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竹扇便輕鳳尾長。炎天獨占九秋涼。獄中幽係經三伏。一度淸風是大王。
'''번역'''
대 부채 가벼워서 봉미처럼 길고 더운 날씨에 홀로 구추의 서늘함 차지했네 옥중에서 삼복을 지내다 한 번 맑은 바람이 대왕에게서 왔네
== 109. 獄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愚狂多積罪。天地久全仁。一死何容惜。千秋永返眞。人間違藥石。泉下奉昏晨。亦足平生事。誰爲百歲身。
'''번역'''
어리석고 미친 탓에 죄가 많았으나 천지는 오랫동안 온전한 인이었네 한 번 죽음을 어찌 애석해하랴 천추토록 길이 참으로 돌아갔네 인간 세상에서 약석을 어겼지만 황천에서 아침저녁으로 받들리라 평생의 일로도 또한 족하니 누가 백 년을 살았다고 하겠는가
== 110. 獄中四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3A, ITKC''MO''0127A''A025''303B''
'''원문'''
: 有母有母今白髮。邈在天南之一極。北來萬里消息斷。夢裏依依思面目。平生不欲負君親。戇愚空將增罪惡。殘骸桎梏繫牢獄。性命如絲在頃刻。萬死那能洗辜累。抱心泉下長冤屈。
'''번역'''
어머니가 계시나니 지금은 백발이신데 아득히 하늘 남쪽 한쪽 끝에 계시네 북으로 만 리 오매 소식 끊어졌으니 꿈속에서 아련히 얼굴을 생각하네 평생 군친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더니 어리석음으로 공연히 죄악만 더했네 쇠락한 몸은 옥에 갇혀 매여 있으니 성명은 실과 같아 잠깐 사이에 가겠네 만 번 죽어도 어찌 죄를 씻으리오 가슴 안고 지하에서 길이 원통하리
'''원문'''
: 有兄有妹皆無故。自幼怡怡一家樂。得食相分衣共被。一日不見如歲隔。今朝雲散在南北。雁行何時還會合。不肖之罪死猶甘。生者那堪永傷慼。他年故隴松樹下。相思但有哀淚落。
'''번역'''
형도 있고 누이도 있어 모두 무고하니 어려서부터 화목하여 온 집안이 즐거웠네 음식 얻으면 서로 나누고 옷을 함께 입었으니 하루만 보지 못해도 일 년 만에 이별한 듯했네 오늘 아침 구름 흩어져 남북으로 가 있으니 기러기 행렬은 어느 때나 다시 모일까 불초의 죄는 죽어도 달갑지만 살아 있는 자 어찌 영원히 슬픔을 견디랴 훗날 고향 송악산 아래에서 그리워하며 슬픈 눈물만 흘리리라
'''원문'''
: 有妻有妻氷雪姿。昔時少年同結髮。窮居半世瑟琴和。乃知性行多淑潔。白首相期事孤親。一朝身敗家計裂。人間無復再會面。去年一見眞永訣。丈夫非爲兒女懷。却言念之肝膽絶。
'''번역'''
아내를 둔 이 아내는 빙설 같은 자태로 옛날에 젊은 시절 함께 머리 묶고 궁벽한 곳에서 반평생 거문고 타며 성품이 매우 순결함을 알았네 백발의 나이에 부모 봉양 기약했는데 하루아침에 몸 망치고 집안 계획 무너졌네 인간 세상에 다시 만날 날 없으니 작년에 한 번 본 것이 참으로 영결이었네 남편은 아내를 위해 슬퍼하는 것 아니요 도리어 생각하면 간담이 끊어지네
'''원문'''
: 有子有子在襁褓。不辨爺孃已岐嶷。明珠炯炯獨自寶。異時成就眞緬邈。我生多罪早失天。歲晩功名敗家業。千秋永此乘白雲。鏡裏孤鸞竟何託。詩書千卷但遺汝。孝悌之餘須好學。
'''번역'''
아이가 있어 아이가 포대기에 있나니 어머니 아버님 구분 못해도 이미 영특하네 밝은 구슬이 반짝반짝 홀로 보배로우니 훗날의 성취는 참으로 아득하기만 하구나 나는 죄가 많아 일찍 하늘을 잃었으니 늘그막에 공명도 가업까지 망쳤어라 천추토록 길이 이 백운을 타고 떠나니 거울 속 외로운 난새는 끝내 어디에 의탁할꼬 시서 천 권을 너에게 남겨 주노니 효제한 뒤에 모름지기 학문에 힘쓰거라
== 111. 獄中袖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3C''
'''원문'''
: 思親一念蒼天徹。爲國孤懷白日臨。從此重泉永埋骨。空留詩句寫丹心。
'''번역'''
부모 생각하는 한마음은 하늘이 꿰뚫고 나라 위한 외로운 회포는 해가 비추네 이제부터 지하에 길이 묻히게 되었으니 부질없이 시구만 남겨 단심을 토로하네
'''원문'''
: 爲奴尙亦狂殷老。投水何須慕楚囚。自有尋常洽好處。恨無知見到源頭。
'''번역'''
종이 되어도 미친 은로가 있었으니 물에 몸 던져 초나라 죄수 흉내낼 것 뭐 있나 평소에도 즐거운 곳 찾아다녔지만 근원을 알 수 없었던 것이 한이었네
'''원문'''
: 志非伊尹將無立。學不顏淵豈有成。九仞爲山功幾就。獨憐鵬化未離溟。
'''번역'''
뜻이 이윤이 아니면 장차 어찌 서겠으며 학문이 안연이 아니면 어찌 이루리요 구仞(9)을 산으로 삼는 공을 얼마나 이루었나 홀로 가련한 건 붕새가 바다를 떠나지 못함일세
'''원문'''
: 宇宙風塵多晦霽。古今治亂幾存亡。生逢□聖代還辜負。未報涓埃恨亦長。
'''번역'''
우주에 풍진은 맑고 흐림이 많고 고금의 치란은 존망이 어떠했던가 태평성대 만났으나 도리어 저버렸으니 티끌도 보답 못해 한이 또한 깊구나
'''원문'''
: 愛君憂國仍成禍。直道危言竟害生。本不貪生誰畏死。皇天臨下太昭明。
'''번역'''
임금 사랑 나라 걱정 화를 불러왔으니 곧은 말 위태한 말 결국 해가 되었네 본디 살기 탐하지 않았으니 누가 죽음을 두려워하랴 황천이 굽어보시니 너무도 밝구나
'''원문'''
: 滔滔宦路迷榮辱。擾擾塵間孰是非。自古賢修多不免。亦知泉壤有依歸。
'''번역'''
도도한 벼슬길에 영욕이 어지러우니 어지러운 속세에서 누가 옳고 그른가 예로부터 현인들도 대부분 면치 못했으니 또한 알겠네, 죽어서야 의지할 곳 있음을
'''원문'''
: 從來達者通朝暮。大化流行物有藏。天地悠悠誰獨在。白雲爲友返帝鄕。
'''번역'''
예로부터 통달한 이가 조석으로 왕을 보좌했으니 천지의 큰 변화는 유행하여 만물에 감추었네 아득한 천지에 누가 홀로 남아 있나 흰 구름 벗 삼아 황제의 고향으로 돌아가네
== 112. 減死還配所道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3D''
'''원문'''
: 再謫胡州遠。孤吟山海中。將身鼎钁近。釋罪□聖恩隆。天地容微命。江河洗累蹤。深懷無與寫。白日但臨衷。
'''번역'''
두 번이나 멀리 호주로 귀양 와서 산과 바다 가운데 외롭게 읊노라니 몸은 삼태기처럼 가까이 있으나 죄를 벗으니 성은이 융숭하구나 천지는 미천한 목숨을 용납하고 강하는 더러운 자취를 씻어 주네 깊은 회포를 토로할 이 없으니 밝은 해가 가슴에 비출 뿐이로다
== 113. 向穩城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天恩宥罪再生還。驛路行人駭舊顏。惆悵無因還故土。歸心一夜過三山。
'''번역'''
임금 은혜 죄 용서해 다시 살게 되었는데 역로의 행인들 옛 얼굴 보고 놀라누나 슬프다 고향으로 돌아갈 길이 없으니 돌아갈 맘에 밤새 세 산을 지났구나
== 114. 海邊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江兒理繳遵沙渚。白鷺驚飛怱入雲。幾思自應翔後集。可憐高擧不如君。
'''번역'''
강아이가 낚싯줄을 풀고 모래톱으로 가니 백로가 놀라 날아 바삐 구름 속으로 들어가네 몇 번이나 스스로 응당 뒤따라 모이리 생각했나 가련하게도 높이 나는 것이 그대만 못하구나
== 115. 穩城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4A''
'''원문'''
: 臣罪當誅□聖主仁。殘生猶感再完身。世間更會靑春婦。夢裏承歡白髮親。三十年前三黜客。一千里外一囚人。殊荒不必能令死。愼保餘年學自新。
'''번역'''
신의 죄는 성주의 인자함에 죽어야 마땅한데 남은 목숨으로 오히려 두 번 몸 온전함을 감격하네 세상에서 다시 청춘의 아내를 만나고 꿈속에서 백발의 어버이 기쁘게 모시네 삼십 년 전에 세 번 쫓겨난 나그네요 천 리 밖에 한 명의 죄수라오 먼 변방이라 반드시 죽지는 않으리니 남은 목숨 잘 보존하여 스스로 새로워지리
'''원문'''
: 久被生成仰厚仁。籬中亦足保微身。羌戎不是州閭舊。僮僕還如骨肉親。海望三秋雙淚眼。鄕愁萬里一遷人。追思往咎空悲憾。唯有丹心日日新。
'''번역'''
오래도록 생육을 입어 후인에 우러르니 울타리 안에서도 작은 몸 보전할 만하네 강융은 주려의 옛사람이 아니지만 종들은 도리어 골육처럼 친하구나 바다 바라보며 삼추에 두 눈물 흘리고 고향 그리워 만 리를 떠나는 사람일세 지난 잘못을 생각하니 부질없이 슬프나 오직 일편단심만 날로 새로워지네
== 116. 次仲耕對月之作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秋聲生晩樹。涼月動寒空。旅況驚沙戍。邊愁對野戎。星河垂絶壘。林木落高風。留滯芳年暮。雲天獨送鴻。
'''번역'''
가을 소리 저녁 나무에서 들려오고 서늘한 달빛은 찬 하늘에 움직이네 나그네 신세 변방의 수자리 놀랍고 변방 시름 속에 오랑캐와 마주하네 은하수는 외딴 성루에 드리우고 숲 속 나무는 거센 바람에 떨어지네 꽃다운 나이에 늦게까지 머물러 구름 하늘에 홀로 기러기 보내노라
'''원문'''
: 殘生方付夢。萬事只書空。久病依荊棘。危囚迫犬戎。山川非舊國。歲月又秋風。歸望南天盡。迢迢寄斷鴻。
'''번역'''
남은 목숨 이제 꿈에 부치고 만사를 다만 허공에 쓰노라 오랜 병으로 가시나무 의지하고 위태한 죄수로 오랑캐에 핍박받네 산천이 옛날 나라가 아니요 세월은 또 가을바람 불어오네 돌아갈 바라봄 남쪽 하늘 끝까지 아득히 기러기에게 부치노라
'''원문'''
: 胡雲迷古堞。寒日下遙空。鼓角秋愁戍。旌旄夜備戎。將軍臨塞月。遷客臥江風。迢遞飛狐北。孤吟南去鴻。
'''번역'''
오랑캐 구름은 옛 성첩을 뒤덮고 찬 해는 먼 하늘에 내려앉았네 북과 피리 소리는 가을 수루의 시름이고 깃발과 창은 밤에 군사를 준비함이로다 장군은 변방 달빛 아래 임했고 귀양객은 강바람 속에 누웠어라 아득히 북쪽으로 나는 오랑캐 기운 외로이 남쪽으로 가는 기러기 읊조리네
== 117. 次仲耕所寄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4B, ITKC''MO''0127A''A025''304C''
'''원문'''
: 涼夜漫漫河漢晴。苦懷唯喜聽鷄鳴。霜深古郭丹楓暗。月照寒沙白鳥驚。關塞十年多怨戍。鄕山萬里獨愁征。思君但有盈襟淚。灑盡胡天暢不平。
'''번역'''
서늘한 밤 기나긴데 은하수 맑으니 괴로운 회포에 닭 울음 듣기만 좋아라 단풍이 어두운 옛 성곽엔 서리 깊고 백조가 놀란 찬 모래밭엔 달빛 비치네 관새에서 십 년을 원망 속에 지내니 고향 산천 만 리 길 홀로 가는 것 시름겹네 그대 생각에 가슴 가득 눈물만 있으니 오랑캐 하늘에 뿌려 불평스러운 마음 풀리라
'''원문'''
: 西風日暮響空晴。流歲芳菲鵜鴂鳴。宇內一身秋草謝。天涯雙鬢海霜驚。雁橫胡塞書難寄。夜入鄕關夢易征。枯死窮荒元自分。可憐悲憤爲誰平。
'''번역'''
서풍 불고 해 저물어 맑은 하늘 울리는데 가는 세월에 꽃 지고 두견새가 우는구나 천하의 한 몸은 가을 풀처럼 시들어가고 하늘 끝 두 귀밑머리는 바다 서리에 놀라네 기러기 오가는 변방이라 편지 부치기 어렵고 밤이면 고향으로 꿈속에 자주 간다오 궁벽한 곳에서 말라 죽는 건 원래 운명이니 가련타 슬픔과 분노를 누구에게 풀꼬
'''원문'''
: 幽囚那復試陰晴。籬外空聞林葉鳴。路有人聲頭轉縮。夜無風響夢先驚。寒螢借照愁天暗。南雁回霜覺歲征。獨受世間難比苦。他時不死恨生平。
'''번역'''
유배살이 어찌 다시 날씨를 시험하랴 울타리 밖 부질없이 나뭇잎 소리 들리네 길에 사람 소리 들리면 머리를 돌리고 밤에 바람 소리 없어도 꿈을 먼저 깨네 찬 반딧불 빌려 비추니 시름겨운 하늘 어둡고 남쪽 기러기 서리 맞으며 돌아오니 세월 가는 줄 알겠네 세상에서 견디기 어려운 고통 홀로 받으니 훗날 죽지 않는다면 평생 한스러울 것이네
'''원문'''
: 湫隘經霖苦待晴。窮吟無奈不平鳴。雲鴻俯視矰羅遠。野虎行逢機穽驚。物性有靈知避患。人心多欲喜交征。百年榮辱還如許。世上誰聞蜀道平。
'''번역'''
비가 그치고 맑아지길 괴로이 기다리다가 궁벽한 곳에서 시 읊으니 불평의 울음일 뿐 구름 속 기러기는 먼 그물 보며 내려앉고 들판 범은 길 가다 함정 만나 놀라 도망치네 만물의 본성은 영험하여 재앙을 피할 줄 알고 사람의 마음은 욕심 많아 꾀를 부리길 좋아하네 백 년 인생의 영욕이 이와 같으니 세상에 누가 촉도가 평탄하다 말하랴
'''원문'''
: 胡岑慘慘倚秋晴。落日煙波鷗鷺鳴。羌笛數聲吹夜怨。朔風千里振沙驚。山長水遠孤臣滯。海闊天高一鵠征。異域飢寒終勝死。莫敎懷抱有難平。
'''번역'''
오랑캐 산 참담하게 가을 하늘에 기대고 석양 물결 속에 갈매기 울어대네 강적 소리 몇 가락 밤의 원망 불어 대고 북풍이 천 리에 모래 일으키며 부는구나 산은 길고 물은 멀어 외로운 신하 머물고 바다는 넓고 하늘 높으니 한 마리 붕새 떠나네 타향에서 굶주리고 추위 견디니 끝내 죽음보다 나으니 마음에 평안하지 않은 일 없게 하라
== 118. 簡寄仲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篝燈欲滅風催暗。暮日無輝夜逐深。唯有蒼天知我意。每敎明月照丹心。
'''번역'''
등불이 꺼지려 하니 바람이 어둠 재촉하고 저녁 해 빛 없으니 밤은 깊어만 가는데 오직 푸른 하늘만이 내 마음을 알아 매양 밝은 달로 붉은 마음 비추네
== 119. 次仲耕聞雁之作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4D''
'''원문'''
: 霜邊哀叫聞應苦。天外雲朔逐未能。爲報上林傳札否。歸心一夜更挑燈。
'''번역'''
서리 가에 슬피 울면 응당 괴로울 터인데 하늘 밖 구름 언덕을 따라가지 못했구나 상림에게 전할 서찰이 있는지 알려 주오 돌아갈 마음으로 밤새 등불 밝히고 있네
'''원문'''
: 我來塞北君同返。君去江南我獨留。避地已多隨序志。含蘆須愼保軀謀。
'''번역'''
내가 북쪽 변방에 오고 그대 함께 돌아가니 그대 강남으로 가고 나만 홀로 남았네 피난길 이미 많은 이들 순서 따르려 하니 갈대 물고 몸 보전할 계책을 잘 세우게나
== 120. 偶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萬念俱灰物不牽。靜中唯覺一心專。方從省咎知新益。不但泉流與火然。
'''번역'''
온갖 생각 다 사라져 물욕에 끌리지 않으니 고요함 속에 오직 한 마음이 전일함을 깨닫네 잘못을 살피고 새롭게 함을 알았으니 샘물 흐르고 불길 일어남만은 아니로다
== 121. 圍籬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萬物均蒙天地容。一身行止寓樊籠。愁看白日投微隙。憫見陰雲蔽暗空。枯草何曾沾雨露。寒松唯解困霜風。已知軀命輕毛羽。須取丹心保始終。
'''번역'''
만물이 모두 천지의 포용을 입었건만 한 몸의 행지는 새장 속에 갇혀 있네 시름겹게도 밝은 해는 작은 틈으로 들어가고 가련하게도 먹구름이 어두운 하늘을 가리누나 마른 풀이 어찌 일찍이 우로를 입었으랴 찬 소나무만이 서릿바람에 시달릴 줄 아네 몸과 목숨이 깃털처럼 가벼움을 알았으니 모쪼록 단심을 취하여 시종일관 지키리라
== 122. 懷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塞上孤囚歲已窮。高秋回雁響雲空。愁來欲作家鄕望。依舊長籬眼不通。
'''번역'''
변방에 갇힌 외로운 죄수 한 해가 다 가는데 높은 가을 기러기 소리 구름 사이로 들려오네 시름겨워 고향을 바라보려 하나 예전처럼 긴 울타리에 눈길이 통하지 않네
== 123. 秋思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秋霜悴邊草。朔風涼葉飛。重房蔽幽籬。嶺月生淸輝。空城煙火疏。寒霄凝露微。林蛩向夜悲。白露沾裳衣。徘徊望雲漢。鴻雁西南飛。鴻雁無返期。我思空依依。
'''번역'''
가을 서리에 변방의 풀 시들고 북풍에 낙엽이 떨어지네 겹겹의 담장 그윽한 울타리 가리고 산마루 달빛 맑은 빛 비추네 빈 성에 연기 피는 집 드물고 차가운 밤 이슬 맺혀 희미하네 숲 속 귀뚜라미 밤 되어 슬피 우는데 흰 이슬이 옷자락을 적시네 서성거리며 은하수 바라보니 기러기 서남쪽으로 날아가네 기러기는 돌아올 기약 없으니 나의 그리움 부질없이 이어지네
== 124. 秋雨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秋雨遠山霽。空江煙霧霏。草寒邊馬斯。野長風沙飛。胡村日欲暮。牛羊向田歸。客子有鄕念。朔雲關路微。
'''번역'''
가을비에 먼 산이 개고 빈 강엔 안개 자욱한데 풀은 춥고 변방의 말은 가고 들판 길어 바람에 모래 날리네 오랑캐 마을 해는 저물려 하고 소와 양은 밭으로 돌아가는데 나그네 고향 생각에 북쪽 구름 관새 길 희미하구나
== 125. 夜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江城八月對秋晴。塞外羈臣雙淚零。九死尙知難報德。一生無望更還京。殘燈孤枕北辰畔。萬水千山南斗橫。今夜幾回驚夢寐。朔風胡笛遠天聲。
'''번역'''
강성에서 팔월에 맑은 가을날 마주하니 변방의 나그네 신세 두 줄기 눈물 떨어지네 구사일생으로도 오히려 은덕 보답하기 어려움을 알겠고 한평생 다시 서울로 돌아갈 희망 없구나 외로운 잠자리 북극성 곁에 등불이 가물거리고 남두성 비낀 만수천산은 아득하네 오늘 밤 몇 번이나 놀라 꿈을 깨었나 북풍과 오랑캐 피리 소리 하늘에서 들려오네
== 126. 病雁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樊籠已見縶。蟲鼠還相侵。江海豈不廣。弊翼那更任。露白滄洲煙。月明寒葦林。相思一長鳴。幾驚雲霄心。
'''번역'''
새장 속에 갇힌 신세 이미 알았으니 벌레와 쥐가 도리어 침범해 오네 강과 바다 어찌 넓지 않으랴만 망가진 날개로 어찌 다시 맡기리 이슬 내린 창주에 안개 자욱하고 달 밝은 갈대숲에 바람 차갑구나 서로 그리워하며 한 번 길게 울어라 구름 닿는 하늘을 얼마나 놀라 보았나
== 127. 次仲耕登城作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湖海空懷興。詩尊謾會神。塞猿啼嶺外。胡雁響江濱。片月三關夢。孤燈萬里人。西風吹落葉。惆悵鬢華新。
'''번역'''
호해에 부질없이 흥취를 품고서 시와 술로 신명을 만났네그려 변방의 원숭이는 고개 밖에서 울어대고 오랑캐 기러기는 강가에서 울어 대네 조각달 아래 삼관을 꿈꾸는 사람 외로운 등불 아래 만 리 타향살이 서풍이 낙엽을 불어 떨어뜨리니 쓸쓸히 귀밑머리만 새로 희었구나
== 128. 棄妾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願作比翼鳥。共君長翺翔。又作連理樹。結根同存亡。那知思愛絶。歲暮守空房。芳蘭已凋霜。寒螢夜流光。牽牛織女星。夜夜遙相望。明月不長照。雲漢何悠長。
'''번역'''
원컨대 짝이 되는 새가 되어 그대와 함께 길이 날고 싶었네 또 연리수 되어 뿌리 맺어 생사 같이하고 싶었는데 어찌 알았으랴 사랑하는 마음 끊어져 세모에 빈 방을 지키게 될 줄 방란은 이미 서리에 시들었고 찬 반딧불만 밤에 빛이 흐르네 견우성과 직녀성은 밤마다 멀리서 바라보는데 밝은 달은 오래 비추지 않고 은하수는 어찌 그리 긴가
== 129. 少年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5C''
'''원문'''
: 涼秋塞草黃。征馬嘶邊霜。寒雲吹朔方。殺氣凌戎鄕。壯士慣防戍。少年弓力剛。〔原注:似當作強〕秋風響鳴鏑。秋星生劍光。一戰沙漠外。手殺左賢王。歸報五雲宮。要封百里疆。胡人久不窺。關門鎖夜長。長嘯倚營樓。寒月照沙場。
'''번역'''
서늘한 가을 변방의 풀 누렇고 말은 서리 내린 변방에서 울부짖네 찬 구름이 북방에 불어오니 살기가 오랑캐 땅에 덮쳤네 장사들은 방수하는 일 익숙하고 소년병사는 활쏘는 힘 강하네 -원주(原注)에 마땅히 ‘강(强)’으로 써야 할 듯하다.-가을바람은 화살 소리 울리고 가을 별은 칼날에서 빛나네 한 번 사막 밖에서 싸워 손수 좌현왕을 죽였네 돌아와서 궁궐에 보고하고 백 리의 땅 봉해지길 원하네 오랑캐는 오래도록 엿보지 못해 관문이 밤새 잠겼네 긴 휘파람 부르며 군영 누대에 기대니 찬 달이 사막을 비추네
== 130. 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日落高山月未出。風掃長空雲捲陰。籬中拱立望淸昊。有如上帝頭上臨。洗手扣頭拜南星。南星渺渺南天深。小星大星無限星。耿耿遍天皆會心。
'''번역'''
해는 높은 산에 지고 달은 아직 안 떴는데 바람이 하늘을 쓸어 구름이 그늘 거두니 울타리 안에 우뚝 서서 맑은 하늘 바라보니 마치 상제께서 머리 위에 임하신 것 같아 손 씻고 머리 조아려 남쪽 별에 절하노니 남쪽 별은 아득히 깊은 남쪽에 있건만 작은 별 큰 별이 무수하게 많으니 반짝이는 하늘의 모든 별이 마음을 알겠네
== 131. 有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5D''
'''원문'''
: 沍寒之後見陽春。陽春布澤物意新。豈料陽和未盡敷。萌芽旋被霜雪臻。一朝群生生意絶。可憐天心非不仁。草木凋零已無惜。漸成沍寒何時春。
'''번역'''
혹한이 지난 뒤에 봄을 만나니 봄의 은택 입어 만물이 새로워졌는데 어찌 알았으랴 따뜻한 기운 다 퍼지기도 전에 싹이 트자마자 곧바로 서리와 눈을 맞게 될 줄을 하루아침에 만물의 생기가 끊어졌으니 가련하다 하늘의 마음이 어질지 않아서가 아니리라 초목이 시들어 이미 애석할 것 없나니 점차 혹한으로 변해 가는데 언제 봄이 오려나
== 132. 得家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涼夜深深秋雨餘。殘燈爲伴展家書。妻兒不識籬囚苦。一札空將問起居。
'''번역'''
서늘한 밤 깊은 가을비 내린 뒤에 등불 짝하여 집안 편지 펼쳐 보네 처자식들은 울타리에 갇힌 고통 모르고 편지 한 통 부질없이 안부만 물어오네
'''원문'''
: 多士盈朝獨遠離。夢中元不有茲思。家人謾付平安信。一字書來幾淚垂。
'''번역'''
많은 선비들 조정에 가득한데 홀로 멀리 떠나오니 꿈속에서도 원래 이런 생각 없었네 집사람이 부질없이 안부 편지 보내주어 한 글자 편지 오매 몇 방울 눈물 흘리네
== 133. 放雁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6A''
'''원문'''
: 誤落塵籠偶作儔。一年歸思夢驚秋。今朝送汝滄江外。依舊藩籬我獨囚。
'''번역'''
속세에 잘못 떨어져 우연히 벗이 되었는데 한 해의 귀향 생각 꿈결에 가을에 놀라네 오늘 아침 너를 창강 밖으로 보내고 나니 예전처럼 울타리에 나만 홀로 갇혔구나
'''원문'''
: 胡山漠漠海天長。秋盡江南蘆葉黃。從此雲霄永分別。夢中猶記數聲涼。
'''번역'''
호산은 아득하고 바다 하늘은 길고 가을 다한 강남엔 갈대잎이 누렇네 이제부터 구름 위로 영영 이별하니 꿈속에도 몇 번의 서늘한 소리 기억하겠지
'''원문'''
: 江空日落動寒霜。萬里秋天歸興長。處處蘆洲有矰繳。月明滄海是君鄕。
'''번역'''
강물에 해 지고 찬 서리 내리니 만 리 가을 하늘에 돌아갈 흥취 깊어라 곳곳의 갈대섬엔 활과 덫 있으니 달 밝은 창해가 바로 그대의 고향이네
== 134. 自警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末路空懷憂世志。平生不解保身謀。人間苦樂須知命。頭戴蒼天敢怨尤。
'''번역'''
말세에 부질없이 세상 걱정 품었으니 평생토록 몸 보전할 계책을 몰랐네 인간의 고락은 운명임을 알아야 하니 머리 위에 푸른 하늘 두었으니 어찌 원망하랴
== 135. 古曲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6B''
'''원문'''
: 可憐海北客。獨唱江南曲。舊曲未解愁。江南空在目。一曲更唱怨。山猿向月哭月色秋亂沙。松聲夜驚石。雁回江水西。人在雁門北。西風悲古塞。慘淡胡淚落。
'''번역'''
가련타 해북의 나그네여 홀로 강남곡을 부르누나 옛 곡조는 시름 풀지 못하고 강남은 공연히 눈에만 있네 한 곡조 다시 원곡을 부르니 산원숭이 달 향해 울고 달빛 어지럽네 가을 모래에 송풍 소리 밤에 돌 놀라게 하고 기러기 돌아가는 강물 서쪽으로 사람들은 안문 북쪽에 있네 서풍은 옛 변방 슬프게 하고 참담하게 오랑캐 눈물 떨어지네
'''원문'''
: 江上起棲鴉。江中驚素波。碧霧吹不斷。落日空自斜。胡娥有遠思。忘却採汀荷。
'''번역'''
강가에 깃든 까마귀 일어나고 강 가운데 흰 물결 일렁이네 푸른 안개 끊임없이 불어오고 지는 해 부질없이 비껴 있네 호아는 멀리서 생각하느라 물가의 연꽃 따는 것도 잊었네
'''원문'''
: 蜀魄花濺血。湘娥竹淚斑。舊調恨無歇。新聲怨未闌。秋風吹碧海。落葉遍關山。
'''번역'''
촉백의 꽃은 피가 흩뿌려지고 상아의 눈물은 얼룩이 지었네 옛 곡조는 한이 그치지 않았고 새 노래는 원망이 다하지 않네 가을바람은 푸른 바다에 불어오고 낙엽은 관산에 두루 흩날리네
== 136. 裁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母在天南子海北。一年難得再看書。江山萬里迷歸望。夢裏無緣憶倚閭。
'''번역'''
어머니는 남쪽에 계시고 아들은 북쪽에 있으니 일 년에 두 번 편지 보기 어렵네 강산 만 리라 돌아갈 희망 어둡고 꿈속에도 여문에 기대실 기약 없구나
'''원문'''
: 欲裁鄕信淚先流。短札何曾慰遠愁。手上聯環空入夢。故園松竹又回秋。
'''번역'''
고향 소식 전하려니 눈물 먼저 흐르는데 짧은 편지로 어찌 멀리서의 시름 위로할까 손에 든 연환은 공연히 꿈속에 드는데 고향의 송죽에는 또 가을이 돌아왔으리
== 137. 自省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6C''
'''원문'''
: 際死猶存一寸心。將新省舊悔徒深。已知爲善非邀福。屋漏難欺上帝臨。
'''번역'''
죽음 앞에서도 한 치의 마음이 남아 있어 새로 앎과 옛 잘못을 반성하니 후회만 깊구나 선을 행함이 복을 바라는 게 아님은 알겠으나 집에 비가 새는 것을 임금님이 보심을 속이기 어렵네
'''원문'''
: 靜裏觀心應有悟。長年役役愧天君。朝聞夕死知昭訓。幾見尋常入道門。
'''번역'''
고요 속에 마음을 관찰하면 응당 깨달음이 있으리니 오랜 세월 부지런히 노력한 천군에게 부끄럽네 아침에 듣고 저녁에 죽는다는 밝은 가르침 알았으니 심상하게 도문을 들어선 것을 몇 번이나 보았던가
'''원문'''
: 此心開處卽生生。天地元無物我形。充養到頭全所賦。莫敎人欲汚天明。
'''번역'''
이 마음 열린 곳에 바로 생생함 있으니 천지에는 원래 물아의 형체 없네 충양은 끝까지 부여된 바를 다해야 하니 인욕으로 천명을 더럽히게 하지 말라
== 138. 懷母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堂前一拜再經秋。存歿難知萬里囚。桃李開時幾負覲。空聞白髮又添頭。
'''번역'''
당 앞에서 한 번 절하고 두 번 가을 지났는데 생사도 알기 어려운 만 리 밖의 죄수라네 복숭아꽃 피었을 때 몇 번이나 뵈었나 백발이 또 늘었다는 말만 부질없이 들리네
== 139. 懷兄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南州昔日共聯肩。舞着斑衣壽酒筵。兩地依依空夢戀。人間歡會更何年。
'''번역'''
남주에서 예전에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서 색동옷 입고 수연에 춤을 추었었지 두 곳에서 그리워하며 부질없이 꿈만 꾸니 인간 세상의 즐거운 모임 다시 언제나 있을까
== 140. 懷妹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6D''
'''원문'''
: 海曲幾傳萱草夢。天涯唯寄淚痕書。百年骨肉渾星散。獨在終南山下廬。
'''번역'''
바닷가에서 훤초의 꿈을 몇 번이나 전했나 하늘 끝에서 눈물 자국 남은 편지만 부쳤네 백 년의 골육이 모두 별처럼 흩어지고 홀로 종남산 아래 집에 있구나
== 141. 懷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膝下孩兒新學語。竈間老婢舊懸瓢。林園寥落生秋草。想見容華日日凋。
'''번역'''
무릎 아래 아이는 새로 말을 배우고 부엌 안의 늙은 계집 종은 옛날처럼 표주박을 매달았네 쓸쓸한 숲과 정원에 가을 풀이 자라나니 아름다운 용화가 날마다 시드는 것을 상상하노라
== 142. 懷子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哦啼不見股間弄。匍匐空懷手下提。秋月玉壺寒照壁。夢中眉目覺難迷。
'''번역'''
우는 소리 들릴 뿐 다리 사이 희롱은 보이지 않고 기어다니며 부질없이 손으로 끌어당기길 생각하네 가을 달이 옥병에 차갑게 벽을 비추니 꿈속의 미목도 깨고 나면 헷갈리기 어렵겠지
== 143. 秋月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7A''
'''원문'''
: 秋月生東海。淸光照玄天。流雲吐幽色。點綴蟾宮邊。江西舊旅行不停。水黑山深歸路冥。何時長風掃纖翳。坐令萬方如晝明。
'''번역'''
가을 달이 동해에서 떠오르니 맑은 빛이 하늘에 비추네 흐르는 구름이 그윽한 빛 토해내어 섬궁의 가에 점점이 흩뿌리네 강서로 옛날 여행길이 멈추지 않으니 물 검고 산 깊어 돌아갈 길 어둡구나 언제나 긴 바람이 작은 구름 쓸어내어 앉아서 온 천하를 대낮처럼 밝게 해줄까
== 144. 相思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翠扇交花白玉顏。金釵斜月碧雲鬟。相思只對鴛鴦鳥。一夜秋梧落井攔。
'''번역'''
푸른 부채에 꽃을 꽂고 백옥 같은 얼굴에 금비녀 비스듬히 꽂고 푸른 구름 같은 머리칼 서로 그리워하며 원앙새만 마주하고 밤새 가을 오동나무 우물가에 떨어지네
== 145. 題家書末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萬里通書信。千行寄淚垂。孤囚多歲月。何日是歸期。
'''번역'''
만 리 밖에서 서신을 받으니 천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네 외로운 죄수 세월이 많으니 어느 날에나 돌아갈 수 있을까
'''원문'''
: 燈下裁孤札。雲涯送斷鴻。憶君兼憶子。衰鬢又秋風。
'''번역'''
등불 아래 외로운 편지 쓰노라니 구름 가에 기러기 날아가는구나 그대 생각하고 또 자식 생각하니 쇠한 귀밑머리엔 가을바람 부네
== 146. 薄命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薄命逢奇厄。偸生冒厚顏。牢囚天地外。垂死虜戎間。漢月臨靑海。胡雲蔽黑山。遙聞大平代。恩澤布區寰。
'''번역'''
박복한 목숨으로 기이한 액운 만나 남몰래 살아감에 두꺼운 얼굴을 썼네 천지 밖에 갇혀서 옥에 갇혔고 오랑캐 사이에 죽어 가누나 푸른 바다 위로 한나라 달 비치는데 검은 산엔 오랑캐 구름이 자욱하네 멀리서 들으니 태평성대라 은택이 온 세상에 펼쳐진다 하네
== 147. 夜坐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7B''
'''원문'''
: 天高秋月淨。木落曉霜寒。永夜無人問。空江鳴急灘。
'''번역'''
높은 하늘 가을달 맑고 낙엽 지니 새벽 서리 차갑네 긴 밤에 찾아오는 사람 없고 빈 강에 세찬 여울 소리만 울리네
== 148. 聞南樓女樂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北來諸將會樓前。玉佩花冠映錦筵。聞道朝廷新復女。隔雲仙樂下鈞天。
'''번역'''
북쪽에서 온 장수들이 누각 앞에 모이니 옥 패옥과 꽃 꽂은 관이 비단 자리에 빛나네 듣건대 조정에 새로 복녀가 있으니 구름 너머 선악이 하늘에서 내려온다지
== 149. 讀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讀書無用只娛心。閑坐茅齋夜更深。世事正須容一笑。故山秋月夢相尋。
'''번역'''
독서는 쓸모없고 마음 즐겁게 할 뿐이라 한가히 초가에 앉았자니 밤은 더욱 깊어라 세상일은 참으로 한 번 웃을 만하니 고향 산의 가을 달 꿈속에서 찾아가네
== 150. 穩城八詠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7C, ITKC''MO''0127A''A025''307D ...''
'''원문'''
: 春意舒微暖景催。數枝高拂曉雲開。仙翁醉酒松邊睡。玉女乘鸞月下來。香氣隔林聞暗桂。露華侵雨映寒苔。山中幽趣誰堪賞。惆悵年光日日回。
'''번역'''
봄기운이 조금씩 풀려 따뜻한 경치 재촉하니 두어 가지 높은 나무가 새벽 구름을 스쳐 열리네 선옹은 술에 취해 소나무 가에서 잠들고 옥녀는 난새 타고 달빛 속에 내려오네 향기는 숲 너머에서 은은하게 계수나무 풍기고 이슬은 비를 머금어 차가운 이끼에 비치네 산중의 그윽한 정취를 누가 감상할까 서글프게 세월만 날마다 돌아가네
'''원문'''
: 桃花流水滿江春。細雨輕風一釣綸。靑荇亂波迷玉餌。碧潭斜日泳金鱗。無心只對窺魚鳥。有道難逢獵羆人。白髮飄零千頃暮。長歌歸去入紅塵。
'''번역'''
복사꽃 붉은 물결 강 가득 봄이 왔는데 가랑비에 산들바람 낚싯줄을 드리우네 푸른 마름 일렁이는 물결에 옥 미끼 희미하고 푸른 못 비낀 햇살 속에 금빛 고기 헤엄치네 무심하게 물고기 노리는 새를 대할 뿐이요 도 있는 사람 멧돼지 잡는 이 만나기 어렵구나 백발 날리며 천 이랑 저문 강에 돌아가서 노래하며 속세로 들어가려 하노라
'''원문'''
: 龜巖雲盡暮江流。射浦風生片葦投。去住有緣隨轉浪。浮沈無計任閑鷗。依依雨景垂楊路。漠漠煙光芳草洲。滿載月明淸夜半。棹歌空返碧湖秋。
'''번역'''
구암에 구름 다하고 저문 강물 흐르는데 사포에 바람 일어 조각 갈대 날아드네 가고 머묾 인연 있어 물결 따라 떠다니고 부침은 계책 없으니 한가한 갈매기 맡겨두네 비 내리는 풍경은 수양버들 길에 드리우고 안개 낀 빛은 방초 우거진 모래톱에 아득하네 달빛 가득한 맑은 밤이 반쯤 지나니 뱃노래 부르며 부질없이 푸른 호수로 돌아가네
'''원문'''
: 靑草芳郊布碧氈。緩行長嘯入深煙。花間摘子翻朝露。林下尋香動夕泉。煮石不須求化骨。鍊金何必慕延年。如將數椀通神氣。莫問蓬山第一仙。
'''번역'''
푸른 풀 향기로운 들판에 푸른 담요 깔렸는데 천천히 걸으며 길게 휘파람 불며 짙은 안개 속으로 들어가네 꽃 사이에서 열매 따니 아침 이슬이 번득이고 숲 아래서 향기 찾으니 저녁 샘물 소리 들려오네 돌을 삶아도 굳이 화골을 구할 것 없고 금 단련함에 어찌 반드시 연년을 사모하랴 만약 몇 잔으로 신기를 통한다면 봉래산의 제일 선인일랑 물어보지 마시게
'''원문'''
: 淸秋携酒上松亭。一望窮荒無限情。海國雲消晴宇出。胡天日落大江橫。南山枕水千層樹。西塞連空萬里城。何處悲笳數行淚。狼煙一抹暮岑靑。
'''번역'''
맑은 가을 술병 들고 송정 위에 올라서 저 멀리 바라보니 무한한 정이 이누나 바다 나라 구름 걷혀 갠 하늘 드러나고 오랑캐 땅 해 지니 큰 강물이 비꼈구나 남산은 물에 기대어 천 겹 나무 이루고 서쪽 변방 하늘 닿아 만 리 성을 이루었네 어디선가 슬픈 피리 소리에 두 줄기 눈물 흘리는데 한 가닥 낭연 피어 저녁 산이 푸르구나
'''원문'''
: 空城人去草蕪荒。胡月凄涼照戰場。天接塞門孤壘影。野連江樹亂沙光。群山寂寂聞流水。萬籟蕭蕭聽雨霜。白首未歸征戍處。故鄕迢遞雁南翔。
'''번역'''
빈 성에 사람 떠나고 풀만 무성한데 오랑캐 달 처량하게 전장에 비치네 하늘은 변방의 외로운 보루와 닿았고 들은 강가의 나무와 어지러운 모래빛 이어졌네 뭇 산 고요하여 흐르는 물소리 들리고 온갖 소리 쓸쓸하여 비와 서리 듣는다 백발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머무는 곳에 고향은 아득히 남쪽으로 기러기 나네
'''원문'''
: 雪滿幽溪人迹稀。林間樵路入雲微。巖霜隕葉聲隨杖。仙鶴低松露滴衣。天外曉鍾聞世界。月中禪梵隔煙霏。層巒疊疊秋風暮。不見山僧空自歸。
'''번역'''
눈 가득한 그윽한 계곡에 인적 드물고 숲 속 나무꾼 길은 구름 속에 희미하네 바위 서리 내린 낙엽 소리는 지팡이 따라 나고 선학이 솔을 낮게 날아 이슬이 옷에 떨어지네 하늘 저편 새벽 종소리에 세상 소식 들리고 달빛 아래 선방의 범패 소리 안개 속에 막혔네 겹겹으로 쌓인 산봉우리에 가을바람 부는데 산승은 보이지 않고 공연히 돌아가네
'''원문'''
: 江樓獨夜對胡天。塞下思歸傷暮年。西嶺又聞征雁過。上林難見片音傳。亂聲霜外空愁聽。捩影雲邊幾夢懸。從此長安萬餘里。問君何日到南川。
'''번역'''
강루에서 홀로 밤을 지새며 북쪽 하늘 바라보니 변방에서 돌아갈 생각에 늘그막이 서글프네 서쪽 고개에 또 기러기 지나간다는 소식 들리는데 상림원에서 편지 한 장 전해 오기 어렵구나 어지러운 소리는 서리 밖에서 부질없이 시름겹게 듣고 구름 가에 그림자 드리우니 몇 번이나 꿈속에 걸렸던가 이제부터 만여 리 먼 길을 그대 어느 날 남천에 도착할까
== 151. 次答叔貢〔原注:黃孝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天涯重見故人書。萬緖心懷一慰餘。木葉知秋歸本早。夢魂驚別到家疏。恩榮曄曄君何似。生死悠悠我自如。枯骨未緣懷雨露。沍寒聊復向春舒。
'''번역'''
하늘 끝에서 벗의 편지 거듭 보니 온갖 생각 한결 위로되네 낙엽이 가을을 알아 일찍 본향으로 돌아가고 꿈속 혼은 이별에 놀라 집에 이르기 멀구나 영광이 찬란한 그대 어떠한가 생사의 아득함 속에 나는 스스로 그러하네 마른 뼈는 우로를 생각하지 못하고 혹한 속에서 애오라지 봄을 향해 펴보네
'''원문'''
: 月中艱得數封書。兩地銜悲念歲餘。夢去不知身跼蹐。霜侵已覺鬢稀疏。慈親眠食應無恙。謫客寒溫問一如。聞說塞鴻能就暖。上林秋節尙陽舒。
'''번역'''
달빛 속에 어렵게 두어 통 편지 받으니 두 곳에서 슬픔 머금은 채 한 해가 지났네 꿈속에선 험한 길을 가는 줄도 몰랐는데 서리 내린 뒤엔 귀밑머리 성긴 걸 깨닫겠네 어머니는 잠자고 먹으며 응당 탈이 없으시리니 귀양객의 추위와 따뜻함은 한결같구나 듣건대 변방 기러기 따스한 곳으로 간다니 상림원의 가을 절기는 아직도 화창하겠지
== 152. 偶閱忠錄。見謝枋得敗安仁之師。變名匿山。遇赦而出。還被魏參政逼而北行。知不免欲死。魏曰。安仁之敗。胡不死。謝曰。程嬰,杵臼。一死於前。一死於後。王莽簒漢十四年。龔勝乃死。死或重於泰山。或輕於鴻毛。蓋棺事定。參政豈足以知此。卽不食而死。感而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8C''
'''원문'''
: 大節未宜論細故。奇才須且識男兒。臣危秖見君孤託。家敗還聞國不支。竄迹窮山身豈恤。茹蔬戎地死爲期。程嬰杵臼何如者。參政無由此意知。
'''번역'''
큰 절개는 작은 일 논할 것 아니니 기이한 재주는 남아로 알아야 하네 신하가 위태로우면 그대 외롭게 의탁함을 보았고 집안이 망하면 도리어 나라 지탱 못함을 들었네 궁산에 쫓겨나니 몸을 어찌 돌보랴 오랑캐 땅에서 나물 먹으며 죽기를 기약하네 정영의 공과 사가 어떠한가 정사에 참여함은 이 뜻이 없음을 알겠네
== 153. 又次枋得詩。以推其意。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寒松一節四時靑。霜雪寧敎變所行。明月蔽雲猶露彩。靈泉和潦尙存淸。英豪不必論成敗。生死須宜審重輕。身事斷知終蓋棺。中心應已契神明。
'''번역'''
한 그루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니 서리와 눈이 어찌 행색을 변하게 하랴 밝은 달이 구름에 가려도 빛을 드러내고 신령한 샘물은 홍수에도 맑음을 지녔네 영웅호걸의 성패를 논할 필요 없으니 생사의 경중을 잘 살펴야 하리라 일신의 일은 끝내 관을 덮어야 함을 알겠으니 마음이 응당 이미 신명과 합치되었으리
== 154. 嘆衰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十年去國一身遠。千里投荒萬死危。憂患轉添衰病日。聰明不似妙齡時。尋詩寓意吟還苦。索酒忘懷醉益悲。魂夢幾隨征雁逝。形骸如舊係圍籬。
'''번역'''
십 년을 떠나온 이 몸 한 몸이 멀리 와서 천 리 밖 변방에 부임하니 만 번 죽을 위기라네 우환은 날로 노쇠한 병든 몸에 더해지고 총명은 젊었을 때만 못하구나 시를 찾아 뜻을 붙이니 읊조림이 괴롭고 술을 찾아 근심을 잊으니 취할수록 슬프네 꿈속의 혼은 몇 번이나 기러기 따라 떠났던가 형체는 예전처럼 울타리에 매여 있구나
== 155. 次李氏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孤棲長感偶。懷主又知歸。故屋空春草。斜陽獨自飛。
'''번역'''
외로이 살며 늘 우연한 인연에 감격했는데 주인을 생각하니 돌아갈 줄을 알겠네 옛집엔 부질없이 봄풀만 자라는데 석양에 나 홀로 날아가네
== 156. 送別子容兄〔原注:奇适〕還京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關山萬里送君還。人世悠悠再會難。九死荒陲無復恨。茲生何路更親顏。
'''번역'''
관산 만 리 길을 그대 보내니 인생은 아득하여 다시 만나기 어렵네 구사의 변방에서 다시 한이 없으니 이승에서 어느 길로 다시 얼굴 보려나
== 157. 次子容兄在行營所寄詩韻〔原注:四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關雲不解開遙眼。胡月唯知照別愁。衰病漸深囚更苦。從茲尤棄百年謀。
'''번역'''
관산 구름은 멀리 바라보아도 걷히지 않고 오랑캐 달만 이별의 시름을 비추네 늙고 병들어 더욱 괴로운 유배 생활 이제부터 백년 계획 버려야 하겠네
'''원문'''
: 世事泛江漚。浮生失棹舟。今朝還遠別。天際淚無收。
'''번역'''
세상일은 강에 뜬 거품과 같고 덧없는 인생은 노를 잃은 배로다 오늘 아침 다시 멀리 이별하니 하늘 끝에 눈물 그칠 줄 모르겠네
'''원문'''
: 搔頭看北月。開抱向南風。鬢欲新秋白。顏非昔日紅。
'''번역'''
머리 긁으며 북쪽 달을 바라보고 두 팔 벌려 남풍을 향해 마주하네 귀밑머리는 가을이 되어 희어지려 하고 얼굴은 예전처럼 붉지도 않구나
'''원문'''
: 人向關中遠。山猶塞外連。相思無限淚。誰寄海南天。
'''번역'''
사람은 관중으로 멀리 떠나는데 산은 변새 밖까지 이어져 있네 그리워 끝없이 눈물 흘리는데 누가 해남의 하늘에 부쳐 줄까
== 158. 四皓廟。次唐許用晦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9A''
'''원문'''
: 雲洞深深古廟開。石壇唯奠一沙杯。早因世亂違秦去。晩爲儲傾定漢來。猿鶴舊林藏夜月。松蘿空屋閉春苔。紫芝有曲人誰和。擬逐遺塵更不回。
'''번역'''
구름 낀 골짝 깊은 곳에 옛 절이 열렸는데 석단에는 오직 한 잔의 모래 술잔만 올렸네 일찍이 세상이 어지러워 진나라를 떠났고 저물녘에 저축을 기울여 한나라를 안정시켰네 원숭이와 학이 살던 옛 숲엔 밤달이 숨어 있고 솔과 이끼가 우거진 빈집엔 봄 이끼가 끼었네 자지곡이 있으니 누가 화답할까 남은 자취 따르려다 다시 돌아가지 않으리
== 159. 長恨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遭時幾許圖功業。懷道還增感古今。誓指丹衷憂國盡。情知白日上天臨。人間已化三年血。地下空傷七竅心。休將千載論長恨。塵世茫茫宇宙深。
'''번역'''
시국을 만나 얼마나 공업을 도모했나 도를 품고서 고금을 느끼는 마음 더해졌네 맹세한 충심은 나라 걱정 다함이 없고 마음으로 알겠노니 밝은 해가 하늘에 임했네 인간 세상 이미 삼 년의 피로 화하였으니 지하에서 부질없이 일곱 구멍의 심장 아파하리 천년 세월을 가지고 긴 한을 논하지 말라 티끌세상 아득하고 우주는 깊구나
== 160. 囚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邀日幽難燭。迎風鬱未伸。天容看在井。壁照借無隣。火冷棲頹堗。衣單籍弊茵。願須終樂道。不復管愁辛。
'''번역'''
그윽한 곳이라 해를 맞기 어렵고 답답하여 바람을 쐬지 못하네 하늘 모습은 우물에서 보고 벽에 비친 빛 이웃에게 빌리네 불씨가 식어 무너진 아궁이에 붙이고 옷이 성글어 해진 방석에 앉았네 바라건대 끝까지 도를 즐기고 다시는 시름과 고통을 관장하지 않으리
== 161. 夜坐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9B''
'''원문'''
: 野堞鴉鳴樹。城樓月隱雲。旌旄昏認戍。刁斗夜傳軍。殺氣獚風起。邊聲弄笛聞。書生多感泣。空斥犬羊群。
'''번역'''
성곽의 들판에 까마귀가 울고 성루에는 달이 구름에 숨었네 깃발은 어두운 속에 수자리 알리고 북소리는 밤중에 군사를 전하네 살기는 바람을 몰아 일으키고 변방 소리는 피리 소리로 들리네 서생은 감격하여 눈물 많이 흘리며 부질없이 개와 양의 무리를 물리치네
== 162. 夜閱唐詩有懷。因次錢起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朔風寒葉隕霜林。郭外殘山生晩陰。村犬吠門知客過。郡鍾鳴漏覺宵深。窮吟誰識思親念。垂死難消報國心。從此未須悲遠謫。當年只恨謾紳簪。
'''번역'''
북풍에 찬 잎이 서리 내린 숲에서 떨어지고 성곽 밖 남은 산에는 저녁 그늘 생기네 마을 개가 문에서 짖으니 길손 온 줄 알겠고 군중이 누각을 울리니 밤 깊은 줄 깨닫겠네 궁벽한 시 읊조림에 어버이 생각하는 마음 누가 알까 죽어가는 몸으로 나라에 보답하려는 마음 지우기 어렵구나 이제부터 멀리 귀양 온 것 슬퍼할 필요 없으니 당시에 벼슬만 부질없이 하였던 것이 한스럽네
== 163. 六言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讀書不若存心。飮酒何如浪吟。身世欲將付夢。風塵誰是知音。
'''번역'''
책 읽는 것도 마음을 보존하는 것만 못하니 술 마시며 어찌 함부로 읊조리랴 신세를 꿈에 부치려 하니 풍진 속에 누가 내 소리를 알아줄까
== 164. 魯仲連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魯連不帝秦。帝秦蹈東海。東海可蹈死。中心終不改。視傲萬乘尊。富貴若將浼。超然謝物表。高節昭千載。
'''번역'''
노중련은 진나라를 제왕으로 안 보고 진나라가 동해에 쳐들어오자 죽음이 오더라도 감수할 수 있었으니 그 마음 끝내 변하지 않았네 만 명의 군사도 우습게 보았고 부귀도 더럽힐 것 같아 싫어했지 초연히 세상 물욕 사절하였으니 높은 절개 천년토록 빛나리라
== 165. 夜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江夜雲連枕。城冬雪滿窓。弄風吟壯句。迷月倒殘缸。罪重宜知省。居孤尙厭跫。有懷聊靜想。春意一團腔。
'''번역'''
강가의 밤 구름은 베개에 닿고 성안의 겨울 눈은 창에 가득해라 바람을 희롱하며 장한 시구 읊조리고 달빛에 어지러워 남은 술잔 기울이네 죄가 무거우니 마땅히 반성해야 하고 외롭게 사니 오히려 발자국 소리 싫어라 생각나는 바 있어 조용히 상상하니 봄기운이 한 덩이로 가슴에 차오르네
== 166. 夜書〔原注:三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星高月未出。月出星已稀。寒鴉復何事。獨傍霜林飛。
'''번역'''
별은 높고 달은 나오지 않았는데 달이 나오자 별은 이미 드물어졌네 찬 까마귀는 또 무슨 일로 홀로 서리 내린 숲을 날아가는가
'''원문'''
: 初昏北斗生。中夜南斗沒。星斗有浮沈。幽人長在室。
'''번역'''
저녁에 북두가 떠오르고 한밤중에 남두가 지네 별은 뜨고 지는 법 그윽한 사람 늘 방 안에 있네
'''원문'''
: 雲橫月無輝。月出雲自露。浮雲空去來。月色長如故。
'''번역'''
구름 끼어 달빛이 어두웠다가 구름 걷히자 달빛이 드러나네 뜬 구름은 부질없이 오고 가지만 달빛은 언제나 변함없구나
== 167. 獨夜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雪擁寒山閉野城。夜深江路斷人行。千家煙火寥寥處。隔壘胡笳聽月明。
'''번역'''
눈이 찬 산을 덮고 들판 성을 가두어 밤 깊은 강길에 사람 행차 끊어졌네 온 집안의 연기 피는 적막한 곳에서 성 너머 오랑캐 피리 소리에 밝은 달 듣노라
== 168. 夢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9D''
'''원문'''
: 一場蝴蝶共飛揚。塞北江南歸思長。日暮臨岐空悵泣。白雲何處是吾鄕。
'''번역'''
한바탕 나비와 함께 날아다니고 변방과 강남에 돌아갈 생각 간절하네 날 저물어 갈림길에서 부질없이 서글피 울며 흰 구름 어디가 내 고향인가
== 169. 簡諸兄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遐哉南中音信疏。僉位動止今何如。夢裏長衾覺卽非。邊聲夜夜空愁予。生涯無復管憂樂。眠食悠悠度居諸。冬候苦嚴霜雪多。節宣隨宜待春舒。他年歡合杳無期。萬里空傳一尺書。
'''번역'''
멀리 남쪽 소식이 뜸하니 모두들 지금 어떻게 지내시는지 꿈속에 긴 이불을 덮고 깨어보니 밤마다 변방의 소리에 공연히 시름겹네 생애는 더 이상 근심과 즐거움을 관여하지 않고 잠자고 먹으며 유유히 세월을 보내노라 겨울 기후가 혹독하여 서리와 눈이 많으니 절기에 따라 봄이 오기를 기다리네 다른 해에 기쁘게 만날 기약 아득하니 만 리 밖으로 한 자의 편지만 부질없이 전하네
== 170. 思母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淚盡還驚夢亦闌。念頭空見舊容顏。如今性命浸枯渴。王澤何時更著斑。
'''번역'''
눈물 다하고 놀라니 꿈도 깨었구나 생각하니 부질없이 옛 모습만 보이네 지금은 성명이 마르고 메말랐으니 왕의 은택이 언제나 다시 무늬를 입혀줄까
== 171. 思兄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0A''
'''원문'''
: 一生恭友計衰闌。兩地相思但記顏。故國春光知幾日。終南山下碧桃斑。
'''번역'''
한평생 공우의 계책이 쇠락해져서 두 곳에서 서로 그리며 얼굴만 기억하네 고국의 봄빛은 어느 날까지 계속될까 종남산 아래에 복사꽃이 활짝 피었으리
== 172. 思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寥寥音問歲將闌。今日何如昔日顏。萬里生涯兩難保。枕邊應有淚痕斑。
'''번역'''
소식도 없는 채 세밑이 다가오니 오늘의 얼굴은 어떠한지 만 리 타향살이 두 사람 모두 지키기 어려우니 베갯머리에 눈물 자국 얼룩졌으리라
== 173. 思家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古柏靑靑雪未闌。寒梅脈脈爲誰顏。頹墻弊屋無人見。滿架詩書鼠迹斑。
'''번역'''
눈이 아직 안 녹았는데 푸르른 늙은 잣나무 누구를 위해 수줍게 피었나 매화꽃 무너진 담장 낡은 집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 시서 가득한 책상에 쥐 발자국만 어지럽네
== 174. 寄仲耕四十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0B, ITKC''MO''0127A''A025''310C''
'''원문'''
: 遙夜何當旦。嚴冬未解春。層氷多阻路。積雨少過人。眠食緣誰問。音耗曠幾旬。停雲思杳杳。伐木夢頻頻。沙塞橫爲界。關山迥莫垠。逼圍形怵迫。牢係氣沈堙。天地悲籠羽。江河憫涸鱗。擧頭魂慘淡。回目鼻酸辛。一死要忘苦。他生始悔屯。食蠶能盡葉。宿火喜迎薪。日月偏垂照。乾坤尙好仁。絲危延喘息。狼顧度昏晨。宥命恩專重。完軀澤便淪。微蟲皆有所。造化本來均。救渴難傾海。療飢孰費囷。心圖羞病翅。事業愧儒珍。節旣遭時誤。名仍見世嗔。殺身寧謝累。守道謾招嚚。遠復吝須吉。邪思德不純。枯榮歸一致。福禍看相因。素潔庸妨染。堅貞愼備磷。是非分蓋棺。嘲議定捐身。知己應同調。論交固異倫。回愚孔稱發。管貪鮑知貧。被髮狂殷老。行吟困楚臣。蘭香焚不改。松翠雪猶新。深藪宜蛇虺。荒田饒棘榛。蠻夷渾可入。忠信豈孤隣。大臥烏岑下。豪歌豆滿濱。蘿杉繚野屋。鷗鷺對村賓。煙幌寒侵卷。霜燈影落茵。衣冠迷鬼域。書劍暗胡塵。摧折培添厚。躓顚御益馴。兩輪頭上轉。雙鬢鏡中繽。玉闕情那捨。金鑾迹已陳。明良開泰運。風俗換厖淳。別望三千里。鄕愁十二辰。靑衫凋舊侶。白首怨慈親。道德終悲鳳。春秋竟泣麟。從茲皆已矣。萬古獨長呻。
'''번역'''
긴 밤은 언제나 아침이 오려나 엄동에 봄기운 아직 안 풀렸네 두꺼운 얼음길 가로막는 곳 많고 쌓인 비에 사람 다니는 길 드물어라 먹고 자는 일 누구에게 물을꼬 소식 끊긴 지 몇 주가 지났는가 구름 멈추니 그리움 아득하고 나무 베니 꿈이 자주 꾸이누나 사막은 가로질러 경계 이루었고 관산은 멀리 끝도 없이 펼쳐졌네 포위당하니 형세가 위태롭고 매여 있으니 기운이 침체되네 천지는 새장 속의 새 슬퍼하고 강하는 마른 물고기 불쌍해하네 머리 들면 혼이 처참하고 눈 돌리면 코끝이 찡하구나 한 번 죽어 고통을 잊으려 하고 다른 생애에야 비로소 후회하리 누에 먹는 잎 다 먹길 잘하였고 불씨 지키며 땔나무 반가워하네 해와 달은 유독 빛을 드리우고 천지는 오히려 인을 좋아하네 실이 위태로우니 숨을 끌어당기고 늑대 돌아보듯 어두운 밤 보내네 목숨 살려 주는 은혜 특별히 중하니 몸 온전히 지키는 은택에 젖었네 미물도 모두 제 분수 있으니 조화의 근본은 본래 고르다네 갈증을 구제하려 바닷물 쏟기 어렵고 주림을 치료하려 창고를 어찌 다 쓰랴 마음으로 도모하니 병든 날개 부끄럽고 사업에 임하니 유진이 부끄럽구나 절의는 이미 때의 그르침 만났고 명예는 세상의 노여움을 받았네 몸을 죽인들 어찌 누를 면하랴만 도를 지키다 공연히 꾸지람 받네 멀리 돌아가면 길함이 필요하고 사특한 생각은 덕이 순수하지 못해라 성쇠는 결국 한결같이 되니 복과 화는 서로 연관됨을 보겠네 깨끗한 절개 물들기를 꺼리고 굳은 지조 불태우길 조심하네 시비는 관 뚜껑에 갈라지고 조롱하는 의논에 몸을 던지네 나를 알아주는 이 응당 뜻이 같고 교분을 논함은 진실로 남다르네 회이는 어리석음을 드러내고 관탐은 가난함을 알았네 머리 풀어헤친 미친 은나라 노인 시 읊으며 고생하는 초나라 신하 난초 향기는 불태워도 변치 않고 소나무 푸름은 눈 속에도 새롭네 깊은 숲엔 뱀이 살기 적당하고 황량한 밭엔 가시덤불 무성하네 오랑캐는 모두 들어올 만하지만 충신과 우의 어찌 이웃에만 있겠나 오잠 아래 편히 누워 지내고 두만강 가에서 호탕하게 노래하네 등나무는 들판 집을 얽어매고 갈매기는 마을 손님 마주하네 연기 낀 휘장 찬 기운 스며들고 서리 맞은 등불 그림자 깔개에 지네 의관은 귀신의 땅에서 어지럽고 서검은 오랑캐 먼지에 가려졌네 꺾인 가지는 두터운 밑동이 되고 넘어진 나무는 짐승을 더 길들이네 두 바퀴가 머리 위를 돌고 양쪽 귀밑머리 거울 속에 희구나 옥궐의 정을 어찌 버리랴만 금란각의 자취 이미 오래되었네 명량에 태평성대 열렸으니 풍속이 순박한 옛날로 바뀌었네 삼천 리 멀리서 이별을 바라니 고향 그리움은 십이진이라네 청삼 입은 친구들 시들어 가고 백발의 어미는 원망하겠지 도덕은 끝내 봉황을 슬퍼하고 춘추는 마침내 기린에 눈물짓네 이제부터는 모두 다 그만이니 만고토록 홀로 길게 신음하리
== 175. 自悲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頭蓬梳隔月。顏垢洗經旬。飮食難充腹。衣裳欠蔽身。筋骸雖備體。動息豈同人。忽忽(怱怱)驚聾瞽。茫茫觸鬼神。乾坤無晝夜。時序不秋春。蟻穴猶全賦。鷦枝尙獲眞。誰云生可保。聊自死爲隣。但有微衷在。時時念老親。
'''번역'''
머리털은 한 달 넘게 빗지 못했고 얼굴 때도 열흘 넘게 씻지 않았네 먹어도 배 채우기 어렵고 입어도 몸을 가리기 부족하네 근육과 뼈는 비록 몸에 갖추었으나 움직이고 쉬는 것이 어찌 사람 같으랴 어질어질 귀머거리와 장님처럼 놀라고 아득히 귀신에게 부딪치네 천지에는 밤낮이 없고 계절은 가을도 봄도 아니구나 개미굴에 오히려 온전한 삶이 있고 꾀꼬리 가지에서 진실을 얻었네 누가 살아서 보존할 수 있다 말했나 애오라지 죽어서 이웃하려 하노라 다만 작은 마음 남아 있어 때때로 늙은 부모 생각한다네
== 176. 題家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0D''
'''원문'''
: 歲寒增戀母。日暮更懷君。天若通鄕望。長空不有雲。
'''번역'''
세한에 어머니 그리움 더해지고 저녁 무렵 다시 그대 생각나네 하늘이 고향 바라보는 마음 통한다면 긴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으리라
== 177. 嘆囚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身外無論地。衣邊有擁荊。心腸蔬糲盡。肌膚絮綿零。不見乾坤大。焉知日月明。百年終要死。無復恨奇萌。
'''번역'''
몸 밖의 것은 땅이든 무엇이든 논할 것 없고 옷자락에는 가시나무를 두르고 있네 마음은 거친 나물과 밥으로 다 채우고 살갗은 솜과 면으로 덮어주었네 건곤의 크기를 보지 못했으니 어찌 일월이 밝음을 알겠는가 백 년을 살다 결국 죽게 되니 다시 기이한 싹을 한탄하지 않으리
== 178. 塞上俠少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層氷積雪楡關道。落日驚風沙塞野。雕弓彩矢紫狐裘。結少射獵西山下。蒼鷹飄忽入雲際。時見平林毛血灑。手殺狐兔飮美酒。赤鬚虯髥霜亂惹。林間回視纍纍墳。半是昔日豪俠者。胡歌一曲起前村。悵望白日聊倚馬。
'''번역'''
층층 얼음 쌓인 눈 덮인 산골 길에 지는 해 거센 바람 부는 사막 들판 화려한 활과 화살에다 자색 여우 갖옷으로 결소의 사냥꾼이 서산 아래에서 사냥을 하네 푸른 매가 휙휙 구름 가로 날아오르니 때때로 평평한 숲에 피가 뿌리는데 손수 여우와 토끼 잡고 맛난 술 마시네 붉은 수염과 검은 눈썹에 서리가 어지럽게 내렸구나 숲 사이 돌아보니 무덤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데 반은 옛날의 호걸한 사내들이라네 오랑캐 노래 한 곡조 앞마을에서 들려오니 서글피 바라보며 말에 기대 있노라
== 179. 月夜〔原注:三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1A''
'''원문'''
: 浮雲飛雪玉關情。吹笛江城片月明。征客未眠鍾鼓動。夜深星斗繞高營。
'''번역'''
뜬구름과 날리는 눈에 옥관의 정이요 피리 부는 강성에 조각달이 밝구나 나그네 잠 못 이루니 종고 소리 들려오고 밤 깊어 별들은 높은 진영을 둘러 있네
'''원문'''
: 朔野高風動塞情。城頭刁斗最堪驚。胡兒不識羈臣恨。數曲悲笳弄月明。
'''번역'''
북방 들판 거센 바람 변방의 정을 흔드는데 성 위의 북소리 소리 더욱 놀라게 하누나 오랑캐 아이는 나그네 신하의 한을 모르고 두어 곡조 슬픈 피리로 밝은 달 희롱하네
'''원문'''
: 零落殘星欲曙天。女墻猶掛月如弦。東隣少婦吹胡管。永夜三軍淚作泉。
'''번역'''
남은 별이 떨어지고 새벽하늘 다가오는데 여장에는 아직도 활 같은 달 걸려 있구나 동쪽 이웃의 젊은 아낙 호피를 불어대니 긴 밤에 삼군의 눈물이 샘물 되어 흐르네
== 180. 季冬念一夜。夢有人與我草蒿數通。乃詩文辭。皆予之所作而書者。閱眼卽覺。不得記其一。嗟嘆者久之。旣而又寐。又得其蒿。取一辭讀之。餘又未省。其辭曰。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八表同昏兮。平陸杳冥。天之何爲兮。使我遭此時而困厥生。道留不解兮。歲流莫停。茫茫宇宙兮。誰與儀刑。江之沄沄兮。桑鳩之鳴。
'''번역'''
팔방이 어둠에 덮혀 평지가 아득히 어두운데 하늘은 무엇을 하기에 나로 하여금 이런 때를 만나 삶이 괴롭게 하는가 도는 남아도 이해할 수 없고 세월은 흘러 멈추지 않는데 아득한 우주에 누가 의형과 함께할까 강물은 넘실거리고 상구는 울어대네
== 181. 朝坐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天寒霜惹屋。窓靜鳥喧林。獨坐消淸晝。無人解寸心。
'''번역'''
날씨 차가워 서리가 지붕에 내리고 창이 고요해 새들은 숲에서 우네 홀로 앉아 긴긴 낮을 보내노라니 내 마음 알아줄 사람 아무도 없구나
== 182. 擬幽懷賦。次李翺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1C''
'''원문'''
: 渺予生之孤逖兮。忝履戴於高卑。學未究於義利兮。道難明於是非。珍陋見而自守兮。羌不撓以喜悲。鑠衆口而靡革兮。瞀明哲之知幾。謂古道之足尙兮。將賢聖之可追。競就列而陳力兮。愧廩祿之徒肥。志未達於期素兮。報無效於涓微。才旣竭於展布兮。身已厚於食衣。宜止足而斂退兮。又何寵之是希。燭事機以惑智兮。慮身謀以蔽私。罪積深而遘酷兮。禍不測於肆夷。蒙天地之含容兮。荷神明之右持。完形軀而竄殛兮。構荊棘而縶維。廢視聽而滅性兮。觸鬼魅而迷思。計無延於朝夕兮。迄不死而生之。惟四海之博大兮。慨一步之何歸。聊懲愆而定分兮。邀古人而爲師。尊道德於虞周兮。殘刑政於秦隋。慘斯殃之偏毒兮。曾不悔乎曩規。喟皇澤之愈緬兮。孰王佐之能爲。哀人心之反覆兮。何一合而百違。猶未敢於果哉兮。抱隱憂而詔誰。雖竝棄於擧世兮。寧所寶之自遺。永終死而爲期兮。樂天命之所宜。
'''번역'''
아득히 외롭게 태어나서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학문은 의리와 이익에 궁구하지 못하고 도는 시비에 밝지 못하였네 진귀한 것과 누추한 것을 보고 스스로 지켜 강직하여 기쁨과 슬픔에 흔들리지 않았고 뭇사람의 입을 막아도 고치지 못해 명철한 자의 지혜가 어두워졌네 옛 도를 숭상할 만하다고 여겨 현성(賢聖)을 따르려고 다투어 나아가 힘을 바쳤으나 녹봉이 많아 살진 것 부끄러웠네 뜻은 평소에 이루지 못하고 보답은 작은 일에도 효과가 없었네 재주를 이미 펴서 다하였고 몸은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하여 마땅히 만족하여 물러나야 하니 또 무슨 은총을 바랐던가 사기를 알아 지혜를 어두웠고 모의를 염려해 사심을 가렸네 죄가 깊어 혹독한 형벌 당하고 화는 예측할 수 없이 닥쳤네 천지가 감싸 주었고 신명이 도와주었네 몸이 온전하여 죽지 않고 가시 울타리 지어 매였네 보고 듣는 것을 폐하고 본성을 없애고 귀신을 만나도 어두운 생각에 빠졌네 생각은 조석간에 연장할 수 없고 죽지 않고 살아남았네 오직 넓고 큰 천하에서 한 걸음 어디로 갈까 개탄했네 허물을 징계하고 분수를 정하여 옛사람을 맞아 스승으로 삼았네 우주의 도덕을 높이고 진나라와 수나라의 형벌을 바르게 하였네 이처럼 참혹한 재앙이 독하게 내렸으나 일찍이 옛날 계획을 후회하지 않았네 황제의 은택 더욱 멀어지니 누가 왕과 보좌할까 사람의 마음은 번복되니 어찌 한 가지에 합하여 백 가지를 어기겠는가 아직도 과감하게 하지 못하고 근심을 품고 누구에게 고할까 온 세상이 버리더라도 보배로 여긴 것은 스스로 버리지 않네 죽기를 기약하고 천명을 즐거워하네
== 183. 寄家兄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1D''
'''원문'''
: 歲旣暮矣。冬之冽矣。關上望雲。胡塞阻雪。音何寥寥兮。路何邈邈。靡日靡夜兮。不思不憶。我思我母兮。于南之極。我憶我兄兮。于地之角。地久天長兮。相見無日。日之夕矣兮。邊笳互發。天高高兮氣凜凜。風凄凄兮夜漠漠。對樽酒兮不酌。仰蒼空兮太息。生涯兮何賴。欲死兮不得。
'''번역'''
한 해가 저물고 겨울이 매서운데 관문 위로 구름 바라보니 오랑캐 땅 눈에 막혔네 소식은 어찌 그리도 끊겼는가 길은 어찌 그리도 먼가 밤낮으로 생각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다가 내 어머니를 생각하니 남쪽 끝에 계시고 내 형을 생각하니 땅의 모퉁이에 계시네 땅이 오래고 하늘이 높으니 서로 만날 날 없구나 해가 저물고 변방 피리 소리 번갈아 들려오네 하늘은 높고 기운은 늠름한데 바람은 처량하고 밤은 어둡네 술동이 마주해도 술 따르지 못하고 푸른 하늘 우러러보며 크게 탄식하네 생애를 무엇에 의지할까 죽고자 해도 죽을 수 없구나
== 184. 夜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日落天陰夜氣深。亂雲無色衆星沈。氷輪更欲藏光照。不遣餘輝燭我心。
'''번역'''
해 지고 하늘 어두워 밤기운 깊은데 어지러운 구름에 별들도 숨었네 달이 다시 빛을 감추려 하니 남은 빛으로 내 마음 비추지 말라
== 185. 偶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心同彈下雀。身似鼎中魚。遍野穽無測。張空網不疏。孤生誰與活。餘命孰憐渠。萬死隨天分。微衷保一如。
'''번역'''
마음은 활시위 아래의 참새와 같고 몸은 솥 속에 있는 물고기와 같네 온 들판에 그물 놓아 헤아릴 수 없고 허공에 펼친 그물 성글지 않구나 외로운 삶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남은 목숨 누가 불쌍히 여겨 주랴 만번 죽어도 하늘의 분수를 따르니 작은 마음 한결같이 지켜 가리라
== 186. 婦怨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一尺布數行書。布織恨書論心。三冬望河關。萬里無通音。山有雲原有林。良人一去無歸期。天涯落雁何處聲。一夜月明空相思。
'''번역'''
한 자의 베에 몇 줄 글씨 베 짜는 한으로 마음을 논했네 삼동에 은하수를 바라보나 만 리에 소식은 없구나 산에는 구름이 있고 숲이 있는데 좋은 사람 한번 떠나 돌아올 기약 없네 하늘 끝 지는 기러기 어디서 우는가 밤새 달 밝아 부질없이 그리워하네
== 187. 遠別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天窅窅雲微微。夜漫漫風淅淅。故舊今時誰問訊。心親此日還離別。別後悠悠無會期。關山迢迢路隔越。一杯酒兩行淚。共對胡天月。君飮我酒盡。我執君手絶。願須大醉倒樽前。明朝忽忽南北決。
'''번역'''
하늘은 아득하고 구름은 옅게 깔렸는데 밤은 길고 바람은 솔솔 부는구나 지금은 고우를 누가 찾아주나 마음이 친한 이와 오늘 다시 이별하네 이별 뒤에 아득히 만날 기약 없으니 관산은 멀고 먼 곳에 길이 막혔네 한 잔 술에 두 줄기 눈물 흘리며 함께 오랑캐 하늘의 달을 마주하네 그대는 내 술 다 마시고 나는 그대 손 놓았네 부디 크게 취해 술동이 앞에 쓰러지게나 내일 아침이면 홀연 남북으로 갈라지리
== 188. 送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更作長安別。誰憐絶塞囚。行塵滄海遠。征旆雪山幽。邊月孤臨堞。荒煙迥接樓。關河不可越。空望白雲頭。
'''번역'''
다시 장안을 떠나려 하니 변방에 갇힌 이 몸 누가 가엾게 여기랴 가는 길은 푸른 바다 멀리 이어지고 깃발은 눈 쌓인 산에 그윽하네 변방의 달 외로이 성가퀴 비추고 황량한 연기 아득히 누대에 닿았네 관하를 넘을 수 없으니 부질없이 흰 구름 머리 바라보네
== 189. 晦日夢詩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海龍有玉卵。潛盜一兩來。包中心念肖。手上口啄開。玉匣動金文。跳出黃龍兒。若能善養成。從當又盜之。
'''번역'''
바다의 용이 옥알을 지니고서 몰래 훔쳐 한두 개를 가져오니 속에 품은 생각은 어버이를 닮아 손으로 입으로 조심스레 열었네 옥갑에는 금문이 움직여 황룡의 새끼가 뛰어 나오네 만약 잘 길러낼 수 있다면 뒷날 또 훔쳐 오리라
== 190. 夢中。借家南山下。母子兄弟皆同居。和樂如平昔。覺而思之。爲詩以記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終南山下借人家。松裏茅茨近紫霞。羸婦每憂甘旨薄。慈親常喜子孫和。窓臨碧水桃花落。門對靑岑春日斜。向晩更思廚供闕。雲中獨去斲薇芽。
'''번역'''
종남산 아래에 남의 집을 빌려 살고 있으니 솔숲 속 초가집이 자하와 가까워라 여윈 아내는 늘 음식 맛이 없음을 걱정하고 자애로운 어머님은 항상 자손 화목함을 기뻐하시네 창문은 푸른 물에 임해 있고 복사꽃 떨어지며 문은 푸른 산을 마주하여 봄날이 저물어가네 저녁 되니 다시 부엌의 반찬 없음을 생각하며 구름 속으로 홀로 가서 고사리 싹 캐노라
== 191. 歲時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2C''
'''원문'''
: 長安歲時盛繁華。穩城歲時多索寞。城裏人家凡幾家。椒漿黍釀何酸惡。燒薪鞭棘學禳除。撞錚擊鼓喧日夕。門前木優祝年登。街頭糠燭張氈幕。新傳胡譜未慣彈。促管繁絲無足樂。憶昔阿家近王居。彩花人勝誇衆客。日下飛幡貴游園。雲中爆竹公侯宅。紫陌洋洋禁臣醉。靑樓隱隱娼兒樂。里中豪少競歡娛。走狗鬪鷄恣戲謔。蹴鞠凌晨飛鳥齊。彈棊中夜燈火落。華軒置酒宴賓僚。美人一雙閑婥妁。珍果寶膳懶下筯。纖歌數曲愁遠碧。人間此樂豈解愁。天上白日西山薄。而我終南一腐儒。祿小官微猶自適。得錢買肉具甘旨。堂下斑斕陳壽爵。願天偏母享遐齡。祝手新年無一厄。年年歲歲擬終慶。豈料如今傷遠謫。樽前無復小子舞。慈顏此時何似昔。萬里飢寒際死囚。聞道今朝又歲節。却羨隣家母子相與歡。望望南天腸欲絶。
'''번역'''
장안의 세시엔 번화함이 성대하고 온성의 세시는 쓸쓸한 것이 많네 성 안의 인가는 모두 몇 집인가 초장과 서양은 어찌 그리도 고약한지 땔나무 태우고 가시나무로 채찍질하며 제사를 지내려 밤낮으로 징을 치고 북을 치네 문 앞에는 나무가 우거져서 새해를 축하하고 거리에는 짚불이 피어오르고 천막을 쳤네 새로 전하는 오랑캐 음악은 연주에 익숙지 않고 관악기 소리 거친 현악기는 즐길 만하지 않네 생각건대 예전에 아가씨는 궁궐 가까이에 살아서 화려한 꽃과 뛰어난 사람으로 손님들 사이에서 자랑하였고 일조에는 깃발을 날리고 귀하게 유원에 가며 구름 속엔 폭죽이 터지고 공후의 집은 번화했네 큰 길에는 금신들이 취해 거닐고 청루에는 기생들의 음악 소리 은은했지 마을 안의 부유한 젊은이들은 즐거움을 다투어 개를 달리게 하고 닭싸움에 제멋대로 장난치고 새벽까지 공놀이를 하니 나는 새도 줄을 이었고 밤중까지 바둑을 두니 등불이 떨어졌네 화려한 집에서 술을 차려 빈객들을 접대하고 미인은 한 쌍으로 한가로이 노닐었지 진귀한 과일과 좋은 음식을 게을리 내오고 아름다운 노래 몇 곡에 먼 하늘을 시름했네 인간의 이 즐거움 어찌 근심을 풀 수 있으랴 하늘 위엔 해가 지고 서산은 엷어지는데 나는 종남산 아래 한 명의 썩은 선비로 녹봉 적고 관직 낮아도 오히려 편안하고 돈 얻으면 고기 사서 맛있는 음식 갖추었네 당 아래에는 화려한 술잔이 진열되었고 하늘이 어머니를 사랑하여 장수하기를 바랐으니 새해에 한 가지 액운도 없기를 축원했지 해마다 해마다 끝까지 경사를 누리려 했더니 어찌 지금 멀리 귀양 와서 상심할 줄 알았으랴 술동이 앞에서 더 이상 소자의 춤을 볼 수 없으니 자애로운 어머니의 얼굴이 이때 어떠하실까 만 리 먼 곳에서 굶주리고 추위에 죽은 죄수와 같은 신세인데 듣건대 오늘 아침 또 새해가 되었다고 하네 문득 이웃집 모자가 서로 즐거워하는 것이 부러워 남쪽 하늘을 바라보며 애가 끊어지려 하네
== 192. 除夜〔原注:四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2D''
'''원문'''
: 寂寞天涯謫。支離病裏囚。一年餘半夜。萬事幾般愁。促漏添淸淚。孤燈照白頭。明朝春又至。身世益悠悠。
'''번역'''
적막한 하늘 끝에 귀양살이 병중의 죄수로 지루하게 지내네 일 년 중 남은 반년 밤을 보내며 만사에 몇 번이나 시름겨웠던가 물시계 재촉하며 맑은 눈물 더하고 외로운 등불에 백발 비추네 내일 아침이면 봄이 또 오리니 신세는 더욱더 유유하구나
'''원문'''
: 一夜將窮歲。三冬獨滯囚。風霜催曉漏。梅柳動鄕愁。雪色凋紅頰。年華改黑頭。舊心何處所。千里恨悠悠。
'''번역'''
하룻밤에 한 해가 다 가려니 삼동에 홀로 갇혀 있구나 바람과 서리는 새벽 종소리 재촉하고 매화와 버들은 고향 생각 일으키네 눈빛은 붉은 뺨을 시들게 하고 세월은 검은 머리를 세게 하네 옛 마음 어디에 있는가 천 리 길 한이 아득하구나
'''원문'''
: 窮荒誰作伴。僮僕但相親。雲海迷棲鳥。風塵失路人。天時方改序。世事更纏身。故國歸何日。空添三十春。
'''번역'''
궁벽한 곳에 누가 벗이 될까 종과만 친할 뿐이네 구름 바다에 깃드는 새 길을 잃고 풍진 속에 나그네 길을 잃었네 천시는 바야흐로 절서를 바꾸는데 세상일은 다시 몸을 얽어매네 고국으로 돌아갈 날 언제인가 부질없이 삼십 년 세월만 더했구나
'''원문'''
: 窮途悲短歲。衰境念孤親。天上三元節。圍中九死人。山川新意氣。憂患舊心身。明日黃沙外。東風布暖春。
'''번역'''
궁한 길에서 짧은 해 슬퍼하고 쇠한 나이 외로운 어버이 생각하네 천상의 삼원절을 맞았는데 포위 속의 구사일생 사람이라네 산천에 새로운 의기 생기고 우환 속에 옛 심신 돌아보네 내일이면 누런 모래밭 너머로 따뜻한 봄날 동풍이 불어오리
== 193. 元日〔原注:四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3A''
'''원문'''
: 塞雪消殘臘。邊雲作晩陰。風霜收舊怒。天地換新心。野色涵晴水。春寒發凍林。悠然懷土望。關樹更沈沈。
'''번역'''
변방의 눈은 섣달이 지나 녹아내리고 변방의 구름은 저녁 그늘을 이루네 풍상은 옛 노여움을 거두고 천지는 새 마음으로 바뀌었네 들판의 빛은 맑은 물에 잠기고 봄추위는 얼어붙은 숲에서 일어나네 유연히 고향을 생각하며 바라보니 관새 나무가 더욱 침침하구나
'''원문'''
: 山光迎淑景。天氣卷窮陰。至化通機妙。微陽感物心。鳴禽閑弄日。宿雨暗經林。坐覺芳時進。重城夕霧沈。
'''번역'''
산 빛이 맑은 경치 맞이하고 천기가 깊은 음기 거두니 지극한 조화는 기묘함 통하고 은미한 양기는 만물의 마음 감동시키네 우는 새는 한가로이 햇빛 희롱하고 묵은 비는 어둠 속에 숲을 지나네 앉아서 향기로운 계절 다가옴 알겠으니 높은 성에 저녁 안개 자욱하네
'''원문'''
: 頭髮驚殘雪。光陰又異年。日華搖海樹。游氣薄雲天。萬物三陽裏。孤根一雨邊。自多生已厚。膏澤敢懷偏。
'''번역'''
머리털에 남은 눈 놀랍고 세월이 또 한 해가 바뀌었네 햇빛은 바다 나무를 흔들고 놀이 기운은 구름 하늘에 옅구나 만물이 삼양 속에 있으니 외로운 뿌리는 비 내린 곳에 있네 본디 두터운 생명 많으니 은택을 감히 치우치게 생각하랴
'''원문'''
: 此夕長安樂。相逢祝壽年。靑尊交寶席。紅燭映宵天。露滴歌聲外。雲回舞袖邊。歲華猶未當。情愛日相偏。
'''번역'''
오늘 밤 장안이 즐거우니 서로 만나 축수하는 해를 맞았네 푸른 술동이는 보배로운 자리에 있고 붉은 촛불은 밤하늘에 비치네 노송의 이슬은 노래 소리 밖에 떨어지고 구름은 춤추는 소매 가에 돌아가네 세월이 아직 다하지 않았으니 사랑하는 정 날로 더욱 깊어지네
== 194. 醉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落日在山椒。衆雲敷春空。漁歌晩浦渚。啼鳥城林東。川原自蒸濕。楊柳生繁風。佳期冉冉至。客思何忡忡。孤吟草屋下。大醉危籬中。聊且樂餘生。得以忘困窮。
'''번역'''
산초에 해가 지고 뭇 구름이 봄 하늘에 펼쳐지네 저녁 포구에 어부의 노래 들리고 성 동쪽 숲에서 새 울어대네 냇물과 언덕은 절로 습기를 머금고 버드나무는 바람에 흔들리네 좋은 기약 차츰 다가오니 나그네의 그리움 어찌 이다지도 간절한지 초가집 아래서 외롭게 읊조리고 울타리 안에서 크게 취하노라 애오라지 남은 생을 즐기며 곤궁함을 잊으려 하네
== 195. 悲城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城頭復城頭。岹峨凌雲浮。俯臨大荒平。前橫江水流。胡峯傍塞列。漢岫緣關周。靄靄澄春霽。寥寥煙霧收。城中蕩遊子。白馬翩翩游。携手樂登眺。徘徊暢塵憂。原隰映春泉。桑林鳴野鳩。華觴動晩霞。翠袖翻滄洲。茫茫落日影。渺渺歸鴻儔。我隣有豪游。我屋近城頭。朝朝望城頭。悒悒此窮囚。遐情旣紆抑。沈懷長滯幽。斗室僅曲肱。坐臥難自由。有眼何所覿。有足何所投。空聞歌吹聲。日暮喧城樓。何時一攀躋。洞望我鄕州。白雲如可見。十死誰爲愁。
'''번역'''
성 머리에서 또 성 머리로 우뚝이 구름 위에 떠 있네 굽어보니 큰 들판 평평하고 앞으로 강물 흘러가네 오랑캐 봉우리 변방에 늘어서고 한나라 산봉우리 관문 따라 둘렀네 자욱하던 맑은 봄비 개고 쓸쓸히 안개와 구름 걷혔네 성안에서 노니는 사람 백마 타고 훨훨 노니네 손잡고 즐겁게 올라 바라보며 배회하며 속세 근심 풀었네 들판에 봄 샘물 비치고 뽕나무 숲에 들비둘기 우네 화려한 술잔 저녁노을 흔들고 푸른 소매 창주에서 나부끼네 아득히 지는 해 그림자 드리우고 아스라이 돌아가는 기러기 무리 날아가네 내 이웃에 호탕하게 노니는 사람 있어 내 집이 성 머리에 가깝네 아침마다 성 머리를 바라보며 답답한 신세 이 갇힌 죄수라네 먼 곳 그리워 이미 답답하고 깊은 회포 오래도록 갇혀 있네 좁은 방에서 겨우 팔다리 굽히고 앉거나 누워도 자유롭지 못하네 눈이 있어도 무엇을 보겠으며 발이 있어도 어디로 가겠는가 부질없이 노래 소리 들려오니 저물녘 성루에 시끄럽구나 어느 때나 한번 올라가서 내 고향을 두루 바라볼까 흰 구름 볼 수 있다면 열 번 죽어도 누구를 근심하랴
== 196. 挽船記夢中所爲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4B''
'''원문'''
: 登高望海天漠漠。驚瀾巨濤愁海若。軻峨大艑張彩幕。烏檣日薄旗花落。長風驅帆氣不弱。逆浪引挽靑絲索。雪山劈箭疾於雀。跳波半空灑珠珀。船翁追我手屢拍。岸石叉牙不失脚。
'''번역'''
높이 올라 바다 바라보니 하늘은 아득하고 거센 물결에 시름겨운 해약이 놀라네 우뚝한 큰 배는 화려한 장막을 펼쳤고 검은 돛대엔 해가 저물어 깃발 꽃이 지네 긴 바람이 돛을 몰아 기세가 약하지 않고 거센 물결이 끌어당기니 푸른 실 같은 밧줄이여 눈 산에 화살 쏘는 듯 빨라 참새보다 빠르고 반공중에서 파도 뛰어오르니 구슬과 호박 뿌리네 뱃사람은 나를 따라 손으로 자주 두드리는데 언덕의 돌은 이빨을 드러내고도 발을 잃지 않았네
== 197. 三更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三更伐大鼓。四更吹盡角。鼓角聲未已。城門仍擊柝。霜寒月重暗。展轉孤齋客。城邊嫠婦忽悲歌。塞上何人更弄笛。松風蕭瑟起棲鴉。曉色朧朧隱簾箔。
'''번역'''
삼경에 큰 북을 치고 사경에 피리를 불어대네 북과 피리 소리 그치지 않으니 성문에서 헐기를 치는구나 서리 차갑고 달빛은 더욱 어두운데 외로운 집의 나그네는 잠을 뒤척이네 성 가의 아낙들은 갑자기 슬피 노래하고 변방의 어느 누가 다시 피리를 부는가 솔바람 쓸쓸히 불어 깃든 까마귀 깨우고 새벽빛은 어슴푸레 발에 숨었구나
== 198. 早春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暖風晴日共邊樓。雪盡千江春水流。忽憶故園啼鳥處。門前楊柳幾枝柔。
'''번역'''
따뜻한 바람 맑은 날에 함께 누각에 오르니 눈 녹은 천강에 봄물이 흐르네 문득 고향의 새 우는 곳 생각하니 문 앞 버드나무 몇 가지나 부드러울까
== 199. 初春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可笑生涯幾苦辛。江潭無處問通津。黃沙久滯靑袍客。黑水偏驚白髮人。南雁有情回故塞。東風多信報初春。從來未制思鄕念。自入新年倍慕親。
'''번역'''
우습구나 이내 생애 얼마나 고생이 많았나 강담에서 통진을 물을 곳이 없었네 황사 속에 청포 입은 나그네 오래 머물고 흑수에서 백발의 사람 유독 놀랐네 남쪽 기러기 정이 있어 옛 변방으로 돌아가니 동풍은 소식 전해 봄이 왔음을 알리네 예로부터 고향 생각 잊지 못했는데 새해가 되자 어버이 그리움 배나 더하네
== 200. 囚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危籬匝屋儼重城。井裏看天只數星。飢渴經心應有欲。風光欺老太無情。雲連沙漠迷春望。海接扶桑近日明。孤屛但思添一省。未宜垂死阻中誠。
'''번역'''
높은 울타리 집을 둘러 성처럼 웅장한데 우물 안에서 하늘 보니 몇 개의 별뿐이네 배고프고 목마른 심정엔 응당 욕심 있건만 풍광은 늙은이 속여 너무도 무정하구나 구름은 사막에 이어져 봄빛 희미하고 바다는 부상과 접해 해는 가까이 밝구나 외로운 병풍에 한 번의 성찰을 더할 뿐이니 죽어가는 몸으로 중의 정성 막아서선 안 되리
== 201. 詠仙。□夢中吟詩兩篇。似皆仙語。覺不得省。獨記末句曰歸來高臥太白峯。玉皇下送靑鸞侍。因推其意補上句。題曰詠仙云。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4D''
'''원문'''
: 霜眉皓鬚八十翁。驅逐風雲聊試戲。王母桃花萬樹紅。漢帝金莖徒聳翠。湘潭簫吹聽魚龍。層城遠報雙童使。歸來高臥太白峯。玉皇下送靑鸞侍。
'''번역'''
흰 눈썹 흰 수염의 여든 살 늙은이가 풍운을 몰아내고 장난이나 한번 해 보려네 서왕모의 복숭아꽃 만 그루가 붉게 피고 한제의 금경은 한갓 푸른빛만 드높구나 상담의 퉁소 소리에 어룡이 듣는 것을 층성에서 멀리 쌍동사에게 전해 오니 돌아와서 태백산에 높이 누웠노라니 옥황이 청란시를 내려 보내 주었네
== 202. 衲衣。母氏所寄。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數尺手中帛。三秋月下砧。愁縫千萬縷。密密愛子心。風霜沙塞邊。淚痕皆可尋。寸心豈知報。春陰空自深。
'''번역'''
몇 자의 비단을 손에 들고서 가을 달 아래에서 다듬이질하네 시름으로 수많은 바느질한 실은 촘촘하여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네 풍상 치는 변방에서 눈물 자국 모두 찾을 수 있네 작은 정성 어찌 보답할 줄 알겠는가 봄 그늘만 공연히 깊어지네
== 203. 秋蘭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我挹猗猗。玩彼流光。嫋嫋餘華。藹藹微香。蜩旣鳴矣。白露爲霜。春風已逝。萎絶何傷。豈無閑花。惜此孤芳。我採而佩。衆言無章。章雖不顯。有隱厥良。庶幾同薰。聊以倘佯。
'''번역'''
나는 향기로운 꽃을 따서 저 흐르는 세월을 완상하노니 나풀나풀 남은 꽃잎에 은은한 향기가 풍겨 나오네 매미가 이미 울고 흰 이슬이 서리가 되니 봄바람이 이미 지나갔는데 시든 것을 어찌 슬퍼하랴 어찌 한가로운 꽃이 없으랴만 이 외로운 꽃을 아끼노라 내가 따서 차고 있으니 뭇 사람의 말은 두서없네 비록 드러나지 않으나 숨겨진 아름다움이 있나니 아마도 함께 향기로워져 애오라지 즐길 수 있으리
== 204. 蓋寬饒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5A''
'''원문'''
: 漢帝尙刑名。寬饒憂聖道。法律崇王道。刑餘當國老。叩闔上忠言。庶幾君改好。君胡不自省。反使煩獄吏。抗直不敢枉。引刀聊決志。豈謂中興代。有是君德累。
'''번역'''
한제는 형명을 숭상하여 관용으로 성도를 근심했네 법률은 왕도를 높이는데 형벌은 국로에게 맡기었네 임금께 충언을 아뢰어 군왕이 고치기를 바랐으나 임금은 어찌 스스로 반성하지 않고 도리어 옥리를 번거롭게 하였나 강직하여 감히 굽히지 못하고 칼을 뽑아 결의를 다했으니 어찌 중흥의 시대에 이런 군덕의 누가 있을 줄 알았으랴
== 205. 蕭太傅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我哀蕭太傅。枉被廷尉辱。廷尉眞可羞。殺身何太速。只恐資奸心。兼之顯君過。奸心竟何止。君過終必大。寧當不就命。苟活非所恩。謾哉免冠謝。惜此君德昏。
'''번역'''
나는 소 태부를 슬퍼하노니 부당하게 정위의 모욕을 받았네 정위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인데 어찌 그리 빨리 목숨을 버렸나 간사한 마음을 품고서 임금의 허물을 드러내었으니 간사한 마음이 어찌 그치겠는가 임금의 허물은 끝내 크리라 차라리 명에 따랐어야 했으니 살아남은 은혜가 아니네 부질없이 벼슬 버리고 사양하니 군덕이 어두운 것이 안타깝네
== 206. 曹鸞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5B''
'''원문'''
: 黨人不負漢。桓靈治已苦。忠義盡夷滅。家國將安怙。天下非無口。有言不敢吐。曺公獨抗書。志不付宦豎。焰焰燎原火。一勺何所補。不見灰燼救。反激雷霆怒。豈意一言進。斯殃愈密罟。掠死非所惜。所憂在君父。滔滔名利場。中庸復何取。
'''번역'''
당나라 사람들은 한나라를 저버렸으니 환제와 영제의 다스림이 이미 괴로웠네 충의가 모두 멸망하였으니 국가를 장차 누구에게 의지할까 천하에 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을 감히 토하지 못했네 조공만이 홀로 상소하여 뜻을 시종신에게 맡기지 않았네 불길이 들판을 태우는데 한 잔 물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재와 잿물을 보지 못하고 도리어 천둥 같은 노여움을 격발시켰네 어찌 한마디 말이 나아가서 이 재앙이 더욱 그물처럼 촘촘해질 줄 알았으랴 죽음을 아까워할 것이 아니니 걱정은 군부에게 있네 명리의 장이 도도하니 중용을 어찌 취하겠는가
== 207. 寄仲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承旨遷北海。宰相方欲殺。湖山臥數載。囂囂議屢軋。爛烹黃鷄兒。飽喫山稻飯。悠悠白日遲。冉冉靑春晩。豆江水正滿。雲城花亂開。就待天氣暖。佩壺聊往來。
'''번역'''
승지가 북해로 옮겨 가니 재상이 죽이려고 하였네 산수에 누운 지 몇 해라 시끄러운 의논 자주 어긋났네 노랗게 볶은 닭고기 맛있게 삶아 먹고 산골 쌀밥 배불리 먹으니 유유히 긴긴 세월 속에 푸른 봄이 저물어 가네 두만강에 물이 한창 불고 운성에 꽃이 어지러이 피었으니 날씨가 따뜻해지기를 기다려 술병 차고서 애오라지 오가리
== 208. 農俗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正月十五夕。老農會城陴。農談待月出。月出有高卑。年年驗水旱。豐凶先自知。此月出亦卑。今年深可憂。顧叱家僮去。胡爲喜惰游。壯者理農器。少者須飯牛。前年秋潦多。田田小所收。賣釜具黍粥。貸錢當稅輸。春來無一物。妻子啼嗚嗚。何時雨暘若。且得官役蘇。麥秀垂兩岐。醉飽歌康衢。
'''번역'''
정월 보름날 저녁에 늙은 농부들이 성곽에 모여 농담을 하며 달이 뜨기를 기다리네 달이 떠도 높고 낮음이 있으니 해마다 수재와 가뭄을 징험하여 풍흉을 미리 알 수 있다네 이달에는 달이 낮게 뜨니 올해는 심히 근심스러워라 돌아보고 아이종 꾸짖어 보내며 어찌하여 게으름 피우며 노는가 장한 이는 농기구를 손질하고 젊은이는 소 먹일 밥을 준비하네 지난해 가을에는 홍수가 많아서 논마다 조금씩 수확하였지 솥 팔아 기장죽을 마련하고 돈 빌려 세금을 내야 하네 봄이 와도 한 가지 물건도 없으니 처자식들 울부짖는구나 어느 때나 비와 햇볕이 적당하여 관청의 부역에서 벗어나고 보리 이삭이 두 갈래로 드리워 취하고 배불리 먹으며 강구에서 노래할까
== 209. 白屋嘆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寒女愁短線。貧夫思一飯。一飯未足飽。短線安得煖。本自惡游手。苦此常窶困。如何綺紈人。不是解畊畈。廚間有餘肉。箱中有遺絹。妻子競歡洽。賓明恣游衍。春花卷珠箔。夜月生羅幔。但矜眼前樂。焉知白屋嘆。
'''번역'''
가난한 여인은 짧은 실을 근심하고 가난한 남편은 한 끼 밥을 생각하네 한 끼 밥으로 배를 채우기도 부족한데 짧은 실로 어찌 따뜻하게 할 수 있으랴 본래부터 놀고먹는 것을 싫어하여 늘 가난에 시달리는 것이 괴로운데 어찌하여 비단옷 입은 사람은 농사일도 모르면서 부엌에는 남은 고기가 있고 상자 속에는 남은 비단이 있어 처자들은 다투어 기뻐하고 손님은 밝은 곳에서 마음껏 노는가 봄꽃은 구슬 같은 주렴에 피어나고 밤 달은 비단 휘장 속에 떠오르네 다만 눈앞의 즐거움만 뽐낼 뿐이니 어찌 백옥의 탄식을 알겠는가
== 210. 贈影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異國無多識。孤囚少所依。知君舊意在。今日獨相隨。
'''번역'''
타국이라 아는 사람 많지 않아 외로운 죄수 의지할 곳 적은데 그대 옛날의 뜻을 알겠으니 오늘 홀로 서로 따르네
'''원문'''
: 三年流異域。萬里間心親。今夜孤燈下。唯君故國人。
'''번역'''
삼 년 동안 타향에서 떠돌다 보니 만 리 밖에도 마음이 친한 이 있네 오늘 밤 외로운 등불 아래에 오직 그대만이 고국의 사람일세
== 211. 自警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向來心地太憧憧。一悔方須廢舊功。臨事要知先定力。如今持養學從容。
'''번역'''
그동안 마음이 너무도 어수선하였으니 한번 후회하고 옛 공부를 폐해야 하리라 일을 당하면 먼저 힘을 정해야 하니 지금은 조용히 지키고 기르는 법을 배워야지
== 212. 春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春江活活泛蒙衝。千里橫流不待風。爲報沙工愼歸棹。波瀾多在海門東。
'''번역'''
봄 강물 활발하게 몽충을 띄우니 천 리에 가로 흐르며 바람 기다리지 않네 사공에게 고하노니, 돌아가는 노를 조심하라 파도가 바다 어귀 동쪽에 많으니
== 213. 古人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古之人古之人。古人不見今人悲。今人胡爲不古若。古道高高難得追。豈有今古二道理。自是今人喜自卑。唐虞爲國尙揖遜。孔孟於世空棲遲。末代紛紛那可道。志士苦言多古時。朴俗淳風竟不待。桑田碧海相推移。悠悠宇宙俯仰中。四海茫茫何所之。詩書遺訓足依歸。使我嘐嘐長相思。
'''번역'''
옛사람이여 옛사람이여 옛사람은 지금 사람의 슬픔을 보지 못하리 지금 사람은 어찌하여 옛사람 같지 않은가 옛 도는 높고 높아 따르기 어렵네 어찌 금과 고에 두 가지 도리가 있겠는가 본래 지금 사람은 스스로 낮아짐을 좋아한다네 당우 시대에는 나라를 위해 공손함을 숭상하였는데 공맹은 세상에서 부질없이 머물렀다네 말세의 분분함 어찌 말할 수 있으랴 지사의 괴로운 말 옛날에 많았었지 박속과 순풍이 끝내 기다려 주지 않아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서로 변해갔네 아득한 우주를 굽어보고 쳐다보며 망망한 천하 어디로 갈 것인가 시서의 남긴 가르침 의지할 만하니 나로 하여금 크게 길이 그리게 하네
== 214. 古意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6A''
'''원문'''
: 古銅難照顏。破櫛何理髮。空閨掩羅帷。開簾羞見月。寶鈿凋金雁。香塵棲繡襪。芳心詎長期。滿庭秋草歇。
'''번역'''
옛 거울은 얼굴 비추기 어렵고 부러진 빗으로 어찌 머리 빗으랴 빈 방에 비단 휘장 덮어 두니 주렴 열면 달빛 보기 부끄럽네 금안의 보배 장식 시들었으니 향연 속에 수놓은 버선 놓였네 고운 마음 어찌 오래갈쏜가 뜰 가득한 가을 풀만 시들어가네
== 215. 次仲耕戲寄遠山花發時分韻之作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6B''
'''원문'''
: 歲去已忘神女唁。春來還得故人勉。歸期那可卜山花。自惜風光相背遠。
'''번역'''
한 해가 가니 신녀의 위로 잊었건만 봄이 오니 도리어 친구의 권면을 얻네 돌아갈 기약 어찌 산꽃에 의지하랴 풍광과 서로 멀어짐이 스스로 애석하네
'''원문'''
: 黃節堡邊解凍灘。白頭峯外罷春寒。歸心不識花開晩。一夕三回到故山。
'''번역'''
황절보 가의 해동탄에 봄이 오고 백두봉 밖에도 추위가 물러갔네 꽃이 피는 것도 모르고 돌아갈 마음만 급해 하룻밤에 세 번이나 고향으로 돌아왔네
'''원문'''
: 一春歸夢奈囚何。五鎭風霜雙鬢皤。鄕路茫茫雲海外。白沙汀畔遍棠花。
'''번역'''
봄 내내 돌아갈 꿈을 어찌할 수 없었나 오진의 풍상에 귀밑머리 희어졌네 고향 길 아득히 구름 밖으로 뻗어 있는데 백사정 가에는 해당화가 흐드러지겠지
'''원문'''
: 萬里悠悠一尺札。三年纔得此蘇活。母能眠食妻無恙。脈脈情懷難重發。
'''번역'''
만 리 멀리서 한 자 편지 삼 년 만에 이 소생을 얻었네 어머니는 잘 주무시고 아내도 무탈하다니 은근한 정회 다시금 쏟아내기 어렵구나
'''원문'''
: 新燕春來傍屋飛。寒巢知是舊年辭。可憐人心不如物。禽鳥猶曾解順時。
'''번역'''
새 제비가 봄이 오자 집 옆에 날아드니 추운 둥지 옛해의 이별인 줄 알겠네 가련하다 사람 마음은 물건만 못하여 새들은 오히려 때를 따라 살 줄 아는데
== 216. 管仲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諸侯紊周紀。四海波橫流。亨屯必俟人。桓公忘帶讎。高功濟一厓。厚施殷三歸。豈但齊國彊。九州馳聲威。惜哉未聞道。功烈還如斯。煌煌霸王業。終爲五尺卑。
'''번역'''
제후가 주나라의 기강을 어지럽혀 사해에 물결이 거세게 일더니 형통과 곤궁은 반드시 사람을 기다리나니 환공은 원수를 잊고서 높은 공으로 한 언덕을 건너고 두터운 은혜로 세 번이나 돌아오게 하였네 어찌 제나라만 강했을 뿐이랴 구주에 명성과 위엄이 퍼졌는데 애석하게도 도를 듣지 못하여 공렬이 되레 이와 같았구나 찬란한 패왕의 사업이 끝내 오척의 비천함 되었네
== 217. 敬伯夢。吟北地風氣惡。衰病決然歸之句。予分十韻爲詩以慰之。兼陳鄙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6C, ITKC''MO''0127A''A025''316D''
'''원문'''
: 巃嵸山勢壓黑龍。洶湧江濤擁長白。流落何須嘆異方。浮生自古無南北。
'''번역'''
우뚝한 산세는 흑룡을 누르고 넘실대는 강물은 장백산을 안았네 타향에 유락함을 어찌 한탄하랴 뜬 인생 예부터 남북이 따로 없었네
'''원문'''
: 脈脈春寒二月時。邊城楊柳生新意。雲天漠漠雁南來。一夜北風吹大地。
'''번역'''
봄 추위가 쌀쌀한 이월의 어느 날에 변방 성 양류에는 새싹이 돋아나는데 구름 하늘 아득히 기러기 남으로 오고 하룻밤 북풍은 대지를 불어대누나
'''원문'''
: 靑雲縹緲關山北。白髮凋零滄海東。夢罷江城邊草綠。故園桃李幾春風。
'''번역'''
청운은 아득히 관산 북쪽에 있고 백발은 시들어 창해 동쪽에 있네 꿈 깨니 강성 가에 풀이 푸르니 고향의 도리는 몇 번이나 봄바람 불었나
'''원문'''
: 玉壁鳴笳動月寒。星門疊鼓喧江沸。將軍腰劍射牛光。一掃胡天淸殺氣。
'''번역'''
옥벽에 피리 소리 달빛 속에 울리고 성문에 북소리 겹쳐 강물처럼 요란하네 장군의 허리에 찬 칼 사우의 빛이요 오랑캐 하늘 한번 쓸어 살기를 맑게 하네
'''원문'''
: 瀚海朝雲銀甲令。狼山夜雪旌毛落。平生報國已忘身。健骨寧嫌風土惡。
'''번역'''
한해의 아침 구름은 은갑을 입은 듯하고 낭산의 밤눈은 깃털에 내려앉는 듯하네 평생 나라에 보답코자 몸을 이미 잊었으니 강건한 골격으로 어찌 풍토를 꺼리랴
'''원문'''
: 邊烽夜夜臨城照。老馬朝朝伏櫪嘶。平虜幾時回奏凱。朔風吹雪鬢毛衰。
'''번역'''
변방의 봉화는 밤마다 성을 비추고 늙은 말은 아침마다 마구간에 엎드려 우네 평야에서 언제나 개선가를 부를까 북풍이 눈을 불어와 귀밑머리 세었네
'''원문'''
: 三城防戍關成敗。一府蒼生懸性命。已知愷悌荷神明。況是春風蘇宿病。
'''번역'''
삼성의 방수 관문이 성패를 이루니 한 고을 백성들은 목숨을 걸었네 이미 화락함에 신명의 도움 입었는데 더구나 봄바람에 묵은 병이 나았음에랴
'''원문'''
: 吾衰空有故鄕心。子達寧辭沙塞別。相許不須白首知。應將託袂長無決。
'''번역'''
나는 늙어서 부질없이 고향 생각뿐인데 자달은 어찌 변방의 이별을 사양하랴 서로 백발 되어야 알리라 약속하지 말고 응당 소매를 붙잡고 길이 헤어지지 말아야지
'''원문'''
: 孤囚絶國已三年。荊棘圍中不見天。濁酒淸詩聊對眼。此身生死儘悠然。
'''번역'''
외로이 절도에 갇힌 지 이미 삼 년이라 가시나무 둘러친 속에 하늘을 볼 수 없네 탁주와 청시를 마주할 뿐이니 이내 몸의 생사는 참으로 유연하구나
'''원문'''
: 瘴雨難逢開霽時。胡風更見卷沙飛。百年無日不風雨。江海漫漫誰與歸。
'''번역'''
장기(瘴氣) 섞인 비는 개일 때가 없는데 모래 날리는 오랑캐 바람 다시 보네 백 년에 풍우 없는 날이 없으니 강해를 아득히 누구와 함께 돌아갈꼬
== 218. 日暮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獨坐幽圍裏。春天欲暮時。野雲尋小牖。山鳥傍寒籬。抱膝思前事。開顏詠古詩。塵襟方自靜。庭草更遲遲。
'''번역'''
그윽한 울타리 속에 홀로 앉았노라니 봄날이 저물어 가려 하네 들판 구름은 작은 창을 찾아오고 산새는 차가운 울타리 곁에 있구나 무릎 안고 지난 일을 생각하고 얼굴 펴고 옛 시를 읊조리네 속진의 마음이 한창 고요한데 뜰의 풀만 더디게 자라누나
== 219. 咄咄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7A''
'''원문'''
: 咄咄心中事。自語還自答。無人問所懷。日暮空倚塔。風動燭影滅。月微庭宇闔。遙聞郡樓鍾。時見林禽合。雲露正杳冥。星辰方錯雜。抱獨苦無寐。松聲寒颯颯。
'''번역'''
마음속의 일을 자꾸만 되뇌어 혼자 말하고 혼자 대답하노니 내 회포 물어줄 사람 없어서 해 저물도록 부질없이 탑에 기대 있네 바람 불어 촛불 그림자 사라지고 달빛 희미해지자 집 문 닫았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군루의 종소리 때때로 보이는 숲 속 새들의 짝 구름과 이슬은 정녕 아득한데 별들은 한창 어지러이 떠 있구나 홀로 지내며 괴로워 잠 못 이루니 솔바람 소리 차갑게 쓸쓸하네
== 220. 待月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仲春十五夜。待月東窓下。遲遲不出海。望望空倚舍。至明久不施。群幽安得化。豈無一尺燈。可以照愁夜。受此淸靈光。思之難自謝。旣陳芳筵邀。復開幽襟迓。亂雲時作侮。衆星爭誇姹。起坐步中庭。我懷何由寫。
'''번역'''
중춘의 보름날 밤에 동쪽 창 아래에서 달을 기다리네 더디고 더디게 바다를 나오지 않으니 바라보고 바라보며 부질없이 집에 기대 있네 내일이 되도록 오래도록 비추지 않는다면 뭇 그늘이 어찌 변화할 수 있으랴 어찌 한 자의 등불도 없어서 시름겨운 밤을 비출 수 없으랴 이 맑고 신령한 빛을 받으니 생각하면 절로 감사하기 어렵네 이미 향기로운 자리 베풀어 맞이하고 다시 그윽한 마음 열어 맞아들였는데 어지러운 구름은 때때로 업신여기고 뭇 별들은 다투어 아름다움을 자랑하네 일어나 앉아 중정 가운데를 거니노라니 나의 회포를 어디에다 풀 수 있을까
== 221. 春陰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春陰連日未開晴。囚客終朝氣不淸。破竈迎風銷堗火。寒茅濕雨滴簷聲。一杯村酒應扶病。數曲羌歌尙慰情。天畔獨垂思母淚。夕陽何處問歸程。
'''번역'''
봄 그늘이 연일 걷히지 않아 갇힌 나그네 종일토록 기분이 상쾌하지 않네 부서진 아궁이에 바람 불어 화로의 불 꺼지고 찬 초가에 비 내려 처마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들리네 한 잔 시골 술이 병을 부지하고 두어 곡 강호가 오히려 마음 위로하네 하늘 끝에서 홀로 어머니 생각하며 눈물 흘리니 석양에 어디서 돌아갈 길 묻나
== 222. 夜聞雁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7B''
'''원문'''
: 寒江春氷動。鄕岫暮雲開。樹色迷沙壘。烽煙接戍臺。家書無日見。邊使幾時來。今夜長城北。還聞候雁回。
'''번역'''
찬 강에 봄 얼음이 움직이고 고향 산엔 저녁 구름 걷히네 나무 빛은 모래 성루에 희미하고 봉화 연기는 수루에 이어지네 집안 소식은 날마다 볼 수 없고 변방 사신은 언제나 오려나 오늘 밤 장성 북쪽에서 돌아가는 기러기 소리 들리네
== 223. 寒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寒食邊州客夢頻。綠楊紅杏映江春。遙思兄弟新脩隴。負土鋤榛少一人。
'''번역'''
한식날 변방 고을 나그네 꿈 자주 꾸니 푸른 버들 붉은 살구꽃이 강 봄에 비치네 멀리서 형제들이 새로 산등성리 일구며 흙 지고 잡초 매는 한 사람 적음을 생각하네
'''원문'''
: 春草生庭雨露濡。客心何事不怡愉。故原松柏添新嫩。無復攀呼看樹枯。
'''번역'''
봄풀이 뜰에 자라나고 비와 이슬 내리는데 나그네 마음은 무슨 일로 즐겁지 않은가 고향의 소나무와 잣나무는 새로 푸르러졌을 터인데 다시는 올라가 부르짖으며 시든 나무 보지 못하겠네
'''원문'''
: 飄落天邊九死人。又逢佳節轉思親。北堂萱草今何恙。桃李花開白髮新。
'''번역'''
하늘가에 흩날리는 구사일생의 사람 좋은 명절 만나니 부모님 더욱 생각나네 북당의 훤초는 지금 어떠신지 복숭아꽃 오얏꽃 피고 백발만 새로워졌네
== 224. 仲春。寄仲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7C''
'''원문'''
: 千里思君獨徘徊。又逢寒食但銜杯。白山雪盡春江漲。黑水雲生夜雨來。草色遠連滄海去。雁聲遙在碧天回。故園芳會無期日。池上桃花幾樹開。
'''번역'''
천 리 밖에서 그대 생각에 홀로 배회하다가 또다시 한식을 만나 술잔만 입에 머금네 백두산의 눈 다 녹아 봄 강물 불어나고 흑룡강에 구름 일어 밤비 내리겠지 풀빛은 멀리 푸른 바다에 이어지고 기러기 소리는 아득히 푸른 하늘을 돌아오네 고향에서 꽃구경할 기약 없는 날에 연못가의 복사꽃 몇 그루나 피었을까
== 225. 春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自笑生涯又一年。新春光景鬢蕭然。已將萬死隨蓬轉。獨寄三邊對日眠。客淚微微霑野草。鄕愁漠漠繞胡天。敢憐枯骨延朝夕。只恨當時誤重愆。
'''번역'''
우습구나, 생애가 또 한 해를 보내니 새봄의 광경에 귀밑머리 쓸쓸하네 이미 만 번 죽을 고비 겪고 떠돌다 홀로 삼변에 머물며 해를 마주해 잠드네 나그네 눈물은 은은히 들판 풀 적시고 고향 그리움은 아득히 오랑캐 하늘 둘렀네 감히 여윈 몸으로 조석을 연장함이 가련하랴 다만 당시의 잘못된 중죄를 한스럽게 여기네
== 226. 用前韻自省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今年益復悲昔年。盡爲形骸失本然。朝新三浴洗身累。夜省萬念無暇眠。欲把一笑入深地。誰將自作逭昭天。悟言不待朝聞日。已與神明謝舊愆。
'''번역'''
올해는 더욱더 옛날이 슬프나니 모두가 형체가 본연을 잃었기 때문일세 아침에 새로 목욕하여 몸의 누를 씻고 밤에 만념을 살피느라 잠잘 겨를 없네 한 번 웃고 깊은 땅으로 들어가려 하노니 누가 스스로 하늘을 피할 수 있겠는가 조문일을 기다리지 않고도 깨달았으니 이미 신명과 함께 옛 허물을 씻었네
== 227. 聞笛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7D''
'''원문'''
: 城東小婦年二八。皓齒明眸交玉雪。往歲夫死長城戍。因家絶域不改節。孤居無事學吹笛。南山老竹聲激裂。十管泠泠千萬曲。天上鸞鳳爭弄舌。北風雁斷浮雲天。碧柳裊裊長江深。商調悽楚羽調苦。盡是平生一片心。三邊猿嘯悲古塞。六鎭春色澄寒陰。出塞入塞落日時。逐客先聞哀怨音。去年聞之長太息。今年聞之不勝悲。始知今年倍去年。白髮蕭蕭非舊時。北來諸將盡思家。塞下相逢相淚垂。此地從來古戰場。憑君莫向月中吹。
'''번역'''
성 동쪽의 어린 아낙 나이 스물여덟에 하얀 치아 맑은 눈은 옥설과 같구나 지난해 남편이 장성 수비에서 죽어 먼 변방에 집안이 절역 되었는데도 절개는 변함이 없었네 외로이 지내며 일 없어 피리 불 줄을 배워 남산의 늙은 대 소리가 격렬하여라 열 관자 청량한 소리 천만 곡조이니 천상의 봉황이 서로 혀를 놀리는 듯 북풍에 기러기 끊기고 구름 떠가는 하늘 푸른 버들 늘어지고 긴 강물 깊은데 상조는 처창하고 우조는 괴롭나니 모두가 평생의 한 조각 마음이라네 삼변의 원숭이 울음은 옛 변방을 슬퍼하고 육진의 봄빛은 차가운 그늘에 맑구나 변새를 나가고 들어오는 날마다 유배객 먼저 듣는 것은 애원의 소리라네 지난해 들으니 긴 탄식이었는데 올해 들으니 슬픔을 이길 수 없구나 알겠노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배나 더하니 백발이 쓸쓸하여 예전 모습 아니로세 북쪽에서 온 장수들 모두 집 생각뿐인데 변새에서 서로 만나 눈물 흘리네이 땅은 본래 옛날의 전장이니 그대여 달빛 아래 피리를 불지 마오
== 228. 春望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8A''
'''원문'''
: 極目長沙雁陣邊。孤村牧笛杏林煙。楊花度水吹江雪。野草橫天拂錦氈。金國雲霞沈遠塞。鍾山風雨滿平川。漁舟晩泊無人處。日暮牛羊下古阡。
'''번역'''
눈에 가득한 긴 모래톱 기러기 떼 옆으로 외로운 마을 목동 피리 살구숲 안개 속에 버들꽃은 물 건너며 강 눈을 불어 대고 들풀은 하늘 비껴 비단 담요 스쳐가네 금국의 구름 놀은 먼 변방에 잠겼는데 종산의 비바람은 평천에 가득하구나 저물녘 고깃배는 인적 없는 곳에 닿아 해 저무니 소와 양이 옛 언덕으로 내려오네
== 229. 禿筆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禿盡中山兔。相知白首深。詩書悲舊業。窮達保初心。海岳經天地。風霜動古今。長途俱屛絶。從此轉成瘖。
'''번역'''
중산의 토끼가 다 털이 빠지니 백발에 깊은 정을 서로 알겠네 시서로 옛 공부를 슬퍼하고 궁달에도 초심을 지키었네 천지를 두루 거친 해악이요 고금을 진동시킨 풍상일세 먼 길에 모두가 세상과 단절하니 이제부터는 더욱 벙어리가 되었구려
== 230. 日暮登城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殘營收夕雨。孤堞屬春晴。落日長江遠。頑雲古塞平。野深天氣黑。峯迥戍煙靑。漠漠三城北。唯聞邊笛橫。
'''번역'''
저녁 비 걷힌 쓸쓸한 군영에 외로운 성첩은 봄날이로세 지는 해에 긴 강은 멀고 두꺼운 구름에 옛 변방은 평평하네 들판 깊어 하늘 기운 어둡고 봉우리 높아 수루 연기 푸르구나 아득히 삼성 북쪽에서 오직 변방 피리 소리만 들려오네
== 231. 登城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8B''
'''원문'''
: 城中五百家。家家煙火多。深林鬧鷄犬。窮巷馳輪車。商旅行不息。游人相應歌。東風十里道。落日西山斜。翳翳芳樹村。蕩女懷春華。誰家白面郞。醉酒彈琵琶。高燈照良夜。四隣驚諠譁。忽聞郡樓鍾。走馬門前過。
'''번역'''
성안에 오백 가호가 있으니 집집마다 밥 짓는 연기 피어나네 깊은 숲엔 닭과 개 소리 시끄럽고 궁벽한 골목엔 수레가 달린다 장사꾼들 쉬지 않고 다니는데 유람객들 서로 화답해 노래하네 동풍 부는 십 리 길에 석양이 서산에 비끼었네 우거진 꽃나무 마을에 여인들이 봄꽃을 그리워하네 어느 집의 백면랑이 술 취해 비파를 타는가 높은 등불이 좋은 밤을 비추니 사방 이웃이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네 문득 군루의 종소리 들려오니 말을 달려 문 앞을 지나가네
== 232. 夜望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中夜上高城。星河垂大野。鳥啼古郭邊。魚躍寒江下。
'''번역'''
한밤중에 높은 성에 올라가니 은하수가 큰 들판에 드리웠네 옛 성곽 가엔 새가 울고 찬 강 아래엔 물고기 뛰노네
== 233. 懷南山草菴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江中日色銀波動。野外春光亂樹濃。數疊靑山僧獨臥。杜鵑花發自東風。
'''번역'''
강 가운데 햇빛은 은빛 물결 일렁이고 들 밖의 봄빛은 어지러운 나무에 짙어라 두어 겹 푸른 산에 중이 홀로 누웠으니 두견화가 동풍에 피었구나
== 234. 遣悶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甕牖當密籬。日光曾不入。沈沈如窖中。竈煙塞呼吸。毀堗未曲肱。短簷無起立。膝行數步內。形體實維縶。春霖又連日。衣帶盡泥濕。薪蒭價益高。盤中無餘粒。永日但抱腕。僮僕相對泣。顧叱止其泣。仰天聊敍悒。人生各有命。何爲嘆此急。
'''번역'''
옹유는 빽빽한 울타리에 가려져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컴컴하여 마치 무덤 속 같고 아궁이 연기는 호흡을 막는데 무너진 담장엔 팔을 걸 곳 없고 짧은 처마 아래 서 있을 곳 없네 몇 걸음 안에서 꿇어앉아 다니니 몸뚱이가 실로 매인 듯하구나 봄 장마가 또 연일 이어져서 옷과 띠는 모두 진흙에 젖고 땔나무 값은 더욱 비싸지는데 소반 위엔 남은 곡식 없네 긴긴 날 팔만 안고 앉았노라니 종들은 서로 마주 보고 우는데 돌아보며 그 울음 그치게 하고 하늘을 우러러 근심을 펴노라 사람마다 각기 운명이 있으니 어찌하여 이 급박함을 탄식할까
== 235. 次仲耕寒食作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菱葉不生池上錢。楊花欲起渚邊綿。風光誰信淸明節。白草盈庭獨自憐。
'''번역'''
연잎은 못가에 돈이 안 나고 버들개지는 물가의 솜처럼 일어나려 하네 누가 믿으랴 청명절의 풍광을 뜰 가득한 흰 풀만 홀로 어여쁘구나
'''원문'''
: 塞山何處問春華。二月將闌不見花。啼鳥亦憐風景晩。門前唯有柳枝斜。
'''번역'''
변방 산 어디에서 봄꽃을 찾을까 이월도 다 가는데 꽃은 보이지 않네 우는 새 또한 풍경 늦어 슬퍼하는데 문 앞에는 오직 버들가지만 비껴 있네
== 236. 又次仲耕寒食作以酬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8D''
'''원문'''
: 晩綠殘紅寒食時。看雲對雨益相思。頹顏未假留精藥。流歲難求繫日絲。鴻雁幾傳沙塞信。春風多負故園期。可憐偪側猶疏隔。夜夜空將夢裏隨。
'''번역'''
늦녹에 붉은 꽃이 지는 한식날 구름 보고 비를 대하니 더욱 그리워지네 늙은 얼굴 정력을 남겨 줄 약도 없고 흐르는 세월 해 붙잡을 실도 없구나 기러기는 몇 번이나 변방 소식 전했나 봄바람에 고향과의 기약 자주 저버리네 가련해라, 가까이 있어도 오히려 멀리 떨어져 밤마다 부질없이 꿈속에서만 따르네
'''원문'''
: 野花啼鳥玩芳時。流落誰裁故國思。靑草獨沾天外淚。白頭空愧鏡中絲。關山杳杳無歸日。江水滔滔豈返期。日暮邊城還騁望。孤雲獨鶴不相隨。
'''번역'''
들꽃 피고 새 우는 좋은 계절에 떠돌이 신세라 고국 생각 어찌할꼬 푸른 풀에 하늘 밖 눈물 홀로 적시고 백발 되어 거울 속 흰 머리 부끄럽네 아득한 관산에 돌아갈 날 없고 도도한 강물에 돌아올 기약 없구나 해 저문 변방 성에서 다시 바라보니 외로운 구름과 학 서로 따르지 않네
== 237. 又步前韻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出處已羞先見智。艱危徒費反身思。臨岐不恨楊朱路。遇事誰悲墨翟絲。湘水未能忘舊國。長沙何日定歸期。殘花野草天涯暮。身世依依影獨隨。
'''번역'''
출처에선 이미 선견지명 부끄러운데 위태로움에 부질없이 반신상사만 하네 갈림길에서 양주의 길을 한탄 않거니 어찌 일 만나 묵적의 실을 슬퍼하랴 상수에서 옛 나라를 잊지 못하는데 장사에서 언제나 돌아갈 기약 정할꼬 들꽃과 들풀에 하늘 끝 저물녘이라 신세는 아련히 그림자만 홀로 따르네
== 238. 穩城雜詠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9A, ITKC''MO''0127A''A025''319B ...''
'''원문'''
: 相國當年披草荊。欲通西北作藩城。指揮區域滄江上。此是三邊第一扃。
'''번역'''
상국이 당년에 초야에 묻혀 있다가 서북을 통솔하려 변방의 성을 지었네 창강 위에서 지역을 지휘하니 이곳은 삼변의 제일 관문이라네
'''원문'''
: 南回大野連關岫。東柝蒼山接海陲。聞道慶興豐沛邑。至今遺跡射龍池。
'''번역'''
남쪽으로 큰 들판 돌아 관산에 이어지고 동쪽으로 푸른 산 닿아 바다에 접했네 듣건대 경흥은 풍패의 고을이라니 지금까지도 용지에 활쏘던 자취 남았구나
'''원문'''
: 聖君久眷興龍地。老將新承推轂恩。興廢分明萬里外。天心終不撓群論。
'''번역'''
성군이 오래도록 용이 일어날 땅을 돌보시더니 노장이 새로이 수레를 밀어주는 은혜 입었네 흥망의 분변은 만리 밖에서 드러나니 천심은 끝내 여론에 흔들리지 않으리
'''원문'''
: 崢嶸朝議界龍城。亦是仁人不喜功。神斷獨能超衆算。至今聲敎迄山戎。
'''번역'''
우뚝한 조정의 의논 용성을 경계했으니 또한 인자한 사람은 공을 좋아하지 않네 신묘한 결단 홀로 능히 뭇사람의 계산 초월하니 지금까지 그 명성과 교화가 오랑캐에 이르렀네
'''원문'''
: 北荒千里武威揚。驅逐蟲蛇與犬羊。原野始開耕鑿樂。居民元自徙南方。
'''번역'''
북쪽 변방 천 리에 무위의 기상이 드높아 벌레와 뱀을 몰아내고 개와 양과 함께 사네 들판이 비로소 열려 농사짓는 즐거움 생기니 백성들이 원래 남쪽으로 옮겨 살았었지
'''원문'''
: 白頭山下豆滿江。江北江南界異邦。卽今效順城底虜。盡是當時受諸降。
'''번역'''
백두산 아래 두만강이 흐르는데 강 북쪽과 강 남쪽은 다른 나라라네 지금 효순성 밑의 오랑캐들은 모두 당시 항복한 자들이다네
'''원문'''
: 開疆拓土古無功。六鎭相隣煙火通。馬首雙雙紅粉載。吹螺擊鼓大江東。
'''번역'''
땅을 열고 넓힌 공로 옛날엔 없었으니 육진이 서로 이웃해 연기가 통하네 말 머리에 쌍쌍으로 미인을 태우고 피리 불고 북 치며 큰 강 동쪽 가네
'''원문'''
: 千群朝日兵迎陣。十對春風妓鬪場。雲鵠正橫歌舞地。可憐諸將不思鄕。
'''번역'''
일천 군사 아침 해에 진을 맞이하고 열 명 기생 봄바람에 싸움터가 되었네 구름 속의 고니가 노래 춤추는 곳에 가련하게도 장수들은 고향 생각 못하네
'''원문'''
: 構材築石困黎黔。一土頑兇怨氣深。暗箭夜中驚會宴。將軍曾不介中心。
'''번역'''
나무 베고 돌 쌓는 데 백성들 고생하니 한 지방의 완악한 흉적 원기가 깊구나 밤중에 암살로 연회에서 놀라니 장군은 일찍이 마음을 두지 않았네
'''원문'''
: 王事誰將計身安。煙行露宿備險難。蔥飯數鉢能辟毒。煮酒千鍾不怕寒。
'''번역'''
나랏일 어찌하면 몸 편히 할 수 있을까 연기 속에 노숙하며 온갖 고난 겪었네 파밥 몇 그릇으로 독을 물리치고 천 동이 술을 끓여 추위도 두렵지 않네
'''원문'''
: 城勢遠將跨海去。山形皆似越江來。獨觀裁割河山跡。眞是英雄不世材。
'''번역'''
성 형세는 멀리 바다를 건너가고 산 모양은 모두 강을 넘어온 듯하네 하늘이 산과 물을 재단한 자취를 보노라니 참으로 영웅의 세상에 없는 재주로구나
'''원문'''
: 聞說高麗破北戎。王師遠出黑龍東。奇功更勒燕然石。樵牧猶傳尹侍中。
'''번역'''
듣건대 고려가 북융을 격파하였다 하니 왕사가 멀리 흑룡강 동쪽으로 나갔다네 기이한 공로를 다시 연연석에 새겼으니 초목은 아직도 윤 시중을 전하누나
'''원문'''
: 聖朝餘事自綏邊。雨露桑麻滿野田。昇平日月方無事。櫜鞬三軍盡晏眠。
'''번역'''
성조의 여사로 변방을 스스로 안정시키니 우로가 뽕나무와 삼에 들판 가득 내리네 태평한 시절이라 한창 아무 일도 없으니 화살통과 갑옷 입은 군사들 모두 편히 자네
'''원문'''
: 邑里騈闐數萬人。蕭蕭白屋僅容身。糠饘橡粥同奴主。坐臥泥床不別倫。
'''번역'''
마을에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드니 쓸쓸한 초가집은 몸 하나 겨우 들어갈 뿐 강설과 밥이며 도토리죽으로 노비와 주인 같고 앉거나 누울 때 진흙방석도 차별이 없네
'''원문'''
: 飢寒不必待荒秋。女服男勤役最稠。麻絲未織還歸貸。冬夏生涯一狗裘。
'''번역'''
기한은 흉년이 아니어도 기다릴 것 없나니 여복 남근의 일 가장 많네 삼실을 짜지 못해 빌려 입고 겨울 여름 내내 개 갖옷으로 지낸다오
'''원문'''
: 用牛耕得用牛耘。反是南民備苦勤。歲歲會逢暘雨順。滿田禾黍似屯雲。
'''번역'''
소로 밭 갈고 소로 김매니 이것은 남쪽 백성들 고생을 다한 것이라네 해마다 비와 햇볕이 순조로워 밭에 가득한 곡식이 구름처럼 쌓였네
'''원문'''
: 樓鎖朝開就四田。先敎防卒守江邊。小娘炊飯田頭饁。老姑看家牖下眠。
'''번역'''
아침에 문을 열고 사방 들판으로 나가서 먼저 군사 시켜 강변을 지키게 하였네 계집애는 밥을 지어 밭머리에서 먹고 늙은 계집은 집을 보며 창 아래서 자누나
'''원문'''
: 南城門外路漫漫。牧豎樵兒越嶺關。極目丘陵盡窮髮。斧柯牛楚賴胡山。
'''번역'''
남쪽 성 문 밖으로 길은 아득히 이어지고 목동과 나무꾼이 고개 넘고 관문 지나네 눈에 가득한 구릉들은 모두 다 머리끝까지요 도끼 자루와 소의 뿔은 호산을 의지하누나
'''원문'''
: 遷就雖勤遠土氓。十家嬰疾一家生。由來習性隨風氣。老弱難堪啖草莖。
'''번역'''
백성들 위해 애써서 먼 지방 옮겨 오니 열 집이 병에 걸리고 한 집이 죽었네 예로부터 습성은 기후를 따르나니 늙은이는 풀뿌리 먹기 어려워라
'''원문'''
: 平明吹角大軍揮。夜度江氷冷鐵衣。驅車百兩牛千首。滿載黃蘆日暮歸。
'''번역'''
새벽에 호각 불고 대군이 출동하여 밤에 강 얼음 건너니 철갑옷 차가워라 소 천 마리로 수레 백 대를 끌어 노란 갈대 가득 싣고 저물녘에 돌아오네
'''원문'''
: 習俗惟知尙獵漁。爲儒終見一鄕疏。學中資業無聊賴。手自鋤耰廢讀書。
'''번역'''
습속이 오직 사냥과 고기잡이만 숭상하여 유자가 끝내 한 고을에서 소외됨을 보았네 학문 가운데 의지할 만한 것이 없어서 손수 농사일 하느라 독서를 폐했네
'''원문'''
: 胡人夜扣城東門。急告山獠寇近村。將軍饋酒遺鹽送。報道明朝又來言。
'''번역'''
오랑캐가 밤에 성 동문을 두드리며 산에서 오랑캐가 마을 가까이 왔다고 급히 고하네 장군이 술과 소금을 보내고는 내일 아침 또 와서 말하겠다고 전하는구나
'''원문'''
: 民夷交利喜相邀。擔釜驅牛易鼠貂。聞道离蟆千里種。家家鐵器代枇瓢。
'''번역'''
오랑캐와 이익을 나누며 서로 맞이하기 좋아해 솥 메고 소를 몰아 서초를 쉽게 얻었네 듣자니 오랑캐가 천 리에 씨 뿌려 집집마다 쇠로 만든 그릇으로 표주박 대신한다지
'''원문'''
: 捕蛇九染鹿角箭。碎釜新成水銀甲。東西摽竊意未已。白馬紅鞘山下獵。〔原注:九似是丸字〕
'''번역'''
뱀 잡는 아홉 번 물들인 녹각 화살이요 솥 부순 새로 만든 수은 갑옷이로다 동서로 훔쳐 가는 뜻 그치지 않으니 백마에 홍색 칼집으로 산 아래 사냥하네 원주(原注)에 구(九)는 유사( 유사)이다.
'''원문'''
: 松亭高迹撫餘輝。手種千株盡十圍。壯節豈懷桃李賞。邑人揮涕說廉威。
'''번역'''
송정의 높은 자취가 남은 빛을 어루만지니 손수 심은 천 그루가 모두 열 뙈기나 되네 장한 절개에 어찌 도리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으랴 고을 사람들이 눈물 뿌리며 염위라고 말하네
'''원문'''
: 立巖孤起黃城下。玉刻千層半蝕苔。地僻尋常遊客少。春來唯有杜鵑開。
'''번역'''
황성 아래 우뚝 솟은 바위 하나 옥을 새긴 듯한 천층 절벽 반쯤 이끼 끼었네 외진 곳이라 찾아오는 나그네 드물고 봄이 오니 두견새만 울어대네
'''원문'''
: 古碑埋沒字難求。金國遺基何處丘。往事悲涼不可問。黑龍江水自悠悠。
'''번역'''
옛 비석이 묻혀 글자도 찾기 어려우니 금나라 유적은 어느 언덕에 있는가 지난 일 슬프고 처량하여 물을 수 없는데 흑룡강의 강물만 절로 유유히 흐르네
'''원문'''
: 靑春不見桃杏花。江城白草寒雨裏。西瓜如拳不解渴。八月始食靑李子。
'''번역'''
봄에도 복사꽃 살구꽃 보지 못하고 강성에서 찬비 속에 잡초만 자라네 주먹만한 수박도 갈증을 모르는데 팔월에야 비로소 푸른 오얏 먹네
'''원문'''
: 大風西起震丘山。走石飛沙混兩間。雪裏貧村唯籍火。三冬瘒瘃夏仍𤻷。
'''번역'''
서쪽에서 큰 바람이 일어나 산을 진동시키니 돌과 모래가 날아와 두 곳에 뒤섞였네 눈 속의 가난한 마을엔 횃불만 남아 있어 겨울에는 추위로 떨고 여름에는 더위로 지치네
'''원문'''
: 黃節山中小拳蕨。龜巖江裏細鱗魚。長安病客無滋味。醉飽終朝臥弊廬。
'''번역'''
황절산 속의 작은 고사리 구암강 속의 작은 물고기 장안의 병든 나그네는 맛있는 것 없으니 취하고 배부르며 종일토록 낡은 집에 누웠노라
== 239. 野火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登高瞰遠霄。忽見寒山燒。隔河照孤城。列炬明春宵。方疑胡騎獵。復恐羌兒樵。疏林暗相隱。微風生復消。露氣寒欲濕。野雲仍自昭。已喜病眼開。不謂山水遙。回看星斗落。天宇還寥寥。
'''번역'''
높은 곳에 올라 멀리 하늘 바라보니 홀연히 찬 산이 불타는 것 보이네 강 건너 외로운 성을 비추고 줄지어 횃불이 봄밤을 밝히누나 오랑캐 기병의 사냥인가 의심하고 또 강아지 나무꾼인가 두려워하네 성긴 숲은 어두워 서로 가리고 미풍은 불었다가 다시 사라지네 이슬 기운 차가워 축축해지려 하고 들판 구름은 그대로 환히 비추네 병든 눈이 트여 이미 기쁜데 산과 물이 멀리 있는 줄 몰랐네 고개 돌려 북두성 지는 것 바라보니 하늘이 도리어 텅 비었구나
== 240. 醉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風華欺老客。貧病劫囚人。痛哭百年事。傷心萬里身。雲迷西塞日。花暗北潭春。杖劍悲歌地。橫天氣不伸。
'''번역'''
풍채는 늙은 나그네를 속이고 가난과 병은 죄수처럼 가두었네 백 년의 일에 통곡하고 만 리 타향에서 상심하노라 구름이 서쪽 변방 해를 가리고 꽃이 북쪽 못 봄을 어둡게 하네 칼자루 쥐고 슬피 노래하는 곳에 하늘은 비껴 있어 펼치지 않네
== 241. 春日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0C''
'''원문'''
: 瞻彼南山蕪穢田。農人欲耕還投眠。籬邊靑李不開花。岸頭殘楊新起綿。春陰漠漠雨墜空。啼鳥寂寂寒林煙。隣家有酒且典衣。一醉臥見蒼蒼天。
'''번역'''
저 남산의 거친 밭을 바라보니 농부는 갈려다가 다시 잠에 드네 울타리 옆 푸른 오얏꽃은 피지 않고 언덕 머리 시든 버들엔 새 솜이 일어나네 봄 그늘 자욱하고 비는 공중에 떨어지는데 새 울음 적막하고 찬 숲에는 안개 끼었네 이웃집에 술 있어 옷을 담보로 잡고서 한번 취해 누워서 푸른 하늘 바라보네
== 242. 夢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三月十二夜。有夢太非祥。覺來尙駭愕。寒粟如繁霜。思之不解兆。心緖空怳茫。平生所經驗。往往可相方。今年已衰惰。志慮多不常。或恐偶然作。吉凶非所詳。悠悠垂死中。萬事誰更量。畢竟有天在。願勿長嗟傷。
'''번역'''
삼월 열이흗날 밤에 꿈을 꿨는데 너무도 상서롭지 못하여 깨어나서도 놀라워하였네 찬 곡식이 된서리처럼 내렸으니 생각해 보아도 그 조짐 알 수 없어 마음이 공연히 허전하고 망연자실하네 평생에 경험한 일들을 생각해보면 때때로 서로 비추어 볼 만한데 금년에는 이미 쇠락하여 뜻과 생각이 자주 어긋나네 혹시라도 우연히 생기는 일일까 길흉은 자세히 알 수 없으니 유유히 죽음을 기다리는 가운데 만사를 누가 다시 헤아리랴 필경 하늘이 있으니 길게 슬퍼하지 말아야지
== 243. 雨朝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細雨廉纖曉。浮雲凌亂天。鳥啼紅濕塢。牛臥綠殘阡。野色臨江樹。春寒繞塞煙。王孫歸幾日。芳草更芊芊。
'''번역'''
가랑비 가늘게 내리는 새벽녘에 뜬 구름 어지럽게 하늘을 뒤덮네 새는 붉은 이슬 젖은 언덕에서 울고 소는 푸른 풀 남은 들판에 누웠네 들빛은 강가의 나무에 다다르고 봄추위는 변방의 안개에 감도네 왕손이 돌아갈 날 언제일런고 꽃다운 풀만 더욱 무성하구나
== 244. 答敬伯惠酒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0D''
'''원문'''
: 靑林不見白衣來。春老江城花爛開。忽得將軍送芳釀。籬中一臥倒千杯。
'''번역'''
푸른 숲에 백의 입은 이 보이지 않는데 봄이 저문 강성에는 꽃이 만발하였네 홀연히 장군이 좋은 술을 보내 주어 울타리 안에서 누워 천 잔이나 마셨네
== 245. 城樓聞笛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漢岫胡雲萬里愁。煙花三月上江樓。一聲橫笛春風暮。山自蒼蒼水自流。
'''번역'''
한산의 구름 만 리에 시름이 이는데 삼월이라 연화 속에 강 누대에 올랐네 피리 소리 한 가락에 봄바람 저물고 산은 절로 푸르고 물은 절로 흐르네
== 246. 久囚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久囚應備困。多悔自知新。企死憐遲死。謀身覺害身。猶存懷舊國。不置念孤親。守道須安命。虛心任養眞。野苔鋪穩席。林鳥對佳賓。落日千江雨。浮雲萬里春。空同草木老。長與鬼神隣。紫綬紅塵世。靑山白髮人。酒饒愁裏興。詩富客中貧。一臥經三載。悠悠北海濱。
'''번역'''
오래 갇혀 응당 고달프리니 많은 후회에 스스로 새로움을 알겠네 죽기를 바랐는데 죽기 더딤이 가련하고 몸을 도모하려다 몸 해침을 깨닫겠네 그래도 옛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 남아 있어 외로운 어버이를 잊지 못하네 도를 지키려면 명에 편안해야 하니 마음을 비워 참된 본성을 기르리라 들판 이끼는 편한 자리 깔아주고 숲의 새는 좋은 손님을 마주하네 지는 해에 천강은 비를 뿌리고 뜬 구름에 만리는 봄이로세 부질없이 초목과 함께 늙어가고 길이 귀신과 이웃하였네 붉은 먼지 속에서 자색 인끈 차고 백발의 사람으로 청산을 바라보네 술이 많아 시름 속에 흥취가 나고 시가 풍부해 객중의 가난을 잊노라 한 번 누운 지 삼 년이 지났는데 유유히 북해에 있구나
== 247. 次答叔貢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1A''
'''원문'''
: 胡地三年謫。音書萬里稀。春心靑塞斷。鄕夢白雲飛。北去人長滯。南來雁不違。落花斜日暮。相憶但思歸。
'''번역'''
오랑캐 땅에 삼 년 동안 귀양살이 만 리 밖에서 소식도 드물구나 봄마음은 북쪽 변방 끊어졌는데 고향 꿈은 흰 구름처럼 날아가네 북으로 간 사람은 오래 머무르고 남으로 오는 기러기는 어김없네 낙화 지는 석양에 저물어 가니 그리워하며 돌아갈 생각뿐이네
== 248. 書篝燈四面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1B''
'''원문'''
: 太極生二五。离明燭群蒙。赫赫至陽精。發揮造化工。得燥始爽氣。假木方成功。外施雖有及。內蘊難自通。反視貴不散。運妙知所充。我作一篝燈。虛明方寸中。安得萬斤蠟。神光保不窮。坐見長夜晴。明與白晝同。
'''번역'''
태극이 이오를 낳으니 밝은 해가 어둠을 비추네 혁혁한 지양의 정기가 발휘되어 조화의 공을 이루었네 건조함을 얻어 처음으로 상쾌한 기운이 생기고 나무에 의지하여 바야흐로 성공하였네 밖으로 베풀면 미치는 것이 있겠지만 안에 쌓이면 스스로 통하기 어렵네 반성하여 흩어지지 않음을 귀하게 여기니 운행의 오묘함은 채워진 곳을 알겠네 내가 하나의 등불이 되어 방촌의 마음을 비추노라 어찌하면 만 근의 밀랍을 얻어서 신령한 빛이 다하지 않게 할까 앉아서 긴 밤이 맑아짐을 보노니 밝음이 대낮과 같구나
'''원문'''
: 萬物本寥寥。理具氣仍形。有理雖本善。乘氣乃能行。大用有通塞。全體或昭冥。須屛外物牽。且省邪念生。淵澄至靈靜。粲爛群品明。舒之宇宙竝。卷來分寸爭。聖人猶不懈。敬義兩無停。浩浩上天載。本無臭與聲。
'''번역'''
만물은 본래 텅 비어 있으나 이치가 갖춰지고 기가 이어져 형체 이루네 이치가 있으면 비록 근본이 선하지만 기를 타야 능히 행할 수 있네 큰 쓰임에 통하고 막힘이 있으며 온전한 체에 밝고 어두움이 있다네 모름지기 외물의 이끌림을 물리치고 또한 사념의 생김을 살피네 깊은 못처럼 맑아 지극히 영정하고 찬란하여 모든 물품이 밝구나 펼쳐지면 우주와 함께하고 거두어지면 한 치라도 다투네 성인도 게을리하지 않으니 경과 의를 둘 다 그치지 않았네 넓고 넓은 하늘에 실려 있어 본래 냄새나 소리가 없구나
'''원문'''
: 點燼應嫌燼。挑花是愛花。願添膏不匱。長使照無差。
'''번역'''
불씨를 돋우는 건 불을 싫어해서가 아니고 꽃을 꺾는 건 꽃을 사랑해서가 아니네 원컨대 기름은 다하지 않게 보태어서 길이 어김없이 비추게 해 주었으면
'''원문'''
: 虛中能普照。方外自除侵。欲辨眼前物。須明鐙裏心。
'''번역'''
허공 속에 두루 비추고 방외에서 절로 침범 없네 눈앞의 사물 분별하려면 등불 속 마음을 밝혀야 하리
== 249. 擊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衆岫連窮塞。孤臺俯晩晴。江邊春草合。城上暮雲平。戍客三年別。遷人萬里情。落花飄泊盡。空峽夜流鳴。
'''번역'''
뭇 산이 변방에 잇닿아 있고 외로운 누대에서 저녁 하늘 바라보네 강가에는 봄풀이 우거지고 성 위엔 저녁 구름 평평하네 수자리 나그네 삼 년 동안 이별하고 귀양 가는 사람 만 리 길 떠나네 떨어진 꽃잎은 다 날려 가고 빈 골짝에 밤 내내 물소리 들리네
== 250. 自遣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三年叢棘空知悔。白首能忘大耋嗟。獨立不懼吾豈敢。且將高臥鼓缶歌。
'''번역'''
삼 년 동안 곤궁함에 부질없이 후회했으니 백발에도 어찌 장수하는 걸 탄식하랴 홀로 서서 두려워하지 않음 내 어찌 감히 하리 우선 편안히 누워 고찬가를 부르노라
== 251. 聞友亡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金石唯知託契深。北辰南斗杳難尋。百年生死胡夷謫。碧海靑天萬里心。
'''번역'''
금석처럼 깊은 우의에 의탁할 줄만 알았지 북극성과 남두성이 아득하여 찾기 어려웠네 백 년 인생 생사 갈림이 어찌 오랑캐 땅 귀양살이인가 푸른 바다 푸른 하늘에 만 리의 마음이로세
== 252. 次仲耕雲頭城韻〔原注:二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百年成敗夢相遒。草木何知人自愁。雲壓黑江朝暮瘴。松連白岫古今秋。周遭城郭山依舊。割據英雄計已休。回首悲涼千載迹。老囚無路一探幽。
'''번역'''
백 년의 성패는 꿈처럼 빠르거늘 초목은 어찌 사람의 시름을 알리오 구름이 검은 강에 드리워 조석으로 장기요 소나무가 흰 산에 이어져 고금에 가을일세 둘러싼 성곽과 산은 예전 그대로인데 할거하던 영웅들의 계책 이미 그쳤네 천 년의 자취 돌아보니 슬프고 쓸쓸한데 늙은 죄수는 한번 찾아볼 길이 없구나
'''원문'''
: 悠悠宇宙幾回遒。一片孤城萬古愁。詞客有懷還獨弔。霸才無業已多秋。羌笳此夕聞應斷。芳草何年恨更休。寥落壯圖千仞壁。落花流水暮山幽。
'''번역'''
아득한 우주에 몇 번이나 세월이 흘렀나 외로운 성 한 조각 만고의 시름일세 시인은 회포 있어 홀로 조문하고 패도는 일 없어 이미 오랜 세월 지났네 오랑캐 피리 소리 오늘 밤엔 끊어졌으리니 방초는 어느 해에야 한이 다시 그치려나 쓸쓸한 장대한 계획 천 길 절벽에 걸렸는데 낙화와 유수에 저문 산은 그윽하구나
== 253. 夢遊山寺作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雲山重疊隔煙塵。花鳥相驕象外春。古寺獨尋僧去後。壁中唯有四仙人。
'''번역'''
구름 산이 겹겹으로 티끌 세상을 막고 있어 꽃과 새가 교만한 것은 상외의 봄이라네 옛 절을 스님 떠난 뒤에 홀로 찾아오니 벽에는 오직 사선인만 남아 있구나
== 254. 庭草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1D''
'''원문'''
: 庭草自憔悴。雨暘何擇施。流芳元荏苒。萎絶莫相悲。
'''번역'''
뜰의 풀은 절로 시들어가는데 비와 볕을 어찌 가려 내리시나 유방은 본래 세월에 맡기거니 시든 것을 슬퍼하지 마오
== 255. 初夏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初夏江山麗。風光始似春。落花紅照塢。飛絮白迷津。舞柳鶯驕日。歌梁燕慰人。芳時應易老。獨立久傷神。
'''번역'''
초여름이라 강산이 아름다워 풍광이 비로소 봄과 같구나 떨어진 꽃은 붉게 언덕을 비추고 나는 버들개지는 하얗게 나루를 뒤덮네 춤추는 버드나무에선 꾀꼬리가 뜨거운 해를 아랑곳 않고 노래하는 다리엔 제비가 사람을 위로하네 꽃다운 시절은 쉬이 저물어 가니 홀로 서서 오래도록 슬퍼하노라
== 256. 贈答禪雲山僧尙淳同韻〔原注:二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尺書珍重問衰顏。回首淸遊歲屢闌。明月只應分一繳。浮雲不道隔三關。黑津嵐瘴魚龍濕。白嶺風霜草木頑。叢棘有緣歸未得。瀛山猬海夢中看。
'''번역'''
편지 보내 안부 묻는 정성 참으로 고마워라 맑은 곳에 놀던 일 회상하니 해가 여러 번 지났네 밝은 달은 응당 한 조각 나누어 주겠지만 뜬구름은 삼관을 막고 있음을 말하지 않네 흑진주 나루의 안개와 장기엔 어룡이 젖어 있고 백령도의 바람과 서리에 초목은 굳었으리라 가시덤불에 인연 있어 돌아가지 못하니 영산과 위해는 꿈속에서나 보겠구나
'''원문'''
: 依然碧眼與淸顏。萬里相思勞夢闌。精進定參衣鉢契。疑團幾覺鬼人關。諸天塵刹禪心淨。大地山河道力頑。要識西方第一意。有身須作法王看。
'''번역'''
푸른 눈과 맑은 얼굴 예전 그대로인데 만리 타향에서 그리워 꿈에 자주 보았네 정진하여 의발의 계합을 참구하였고 의단으로 귀인의 관문을 몇 번이나 깨달았나 제천의 진찰에서 선심이 정결하고 대지의 산하에 도력이 굳세었네 서방의 제일 뜻을 알고 싶다면 몸을 가지고 법왕이 되어 보아야 하리
== 257. 城上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夕雨收殘黛。胡峯列塞邊。野長靑草合。江迥白沙連。碧落行行雁。滄波點點煙。愁人一登眺。長嘯倚雲天。
'''번역'''
저녁 비가 남은 먹구름 거두니 오랑캐 봉우리 변방에 늘어섰네 들판 길어 푸른 풀이 합쳐지고 강물 멀어 흰 모래가 이어졌네 푸른 하늘엔 기러기 줄지어 날고 푸른 물결엔 안개 점점이 피어나네 시름하는 사람 한 번 올라 바라보며 길게 휘파람 불며 구름 낀 하늘에 기대네
== 258. 書懷。答寄子容兄。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2B, ITKC''MO''0127A''A025''322C ...''
'''원문'''
: 圖南才氣少年時。俯視風塵每淚垂。尙友喜論千古士。傳經羞就一鄕師。行藏要契顏愚樂。心事翻纏楚纍悲。域外雲山皆有宅。不知何事老荒陲。
'''번역'''
젊은 시절에 남쪽으로 도망갈 재주 있었으니 풍진세상 굽어보며 늘 눈물 흘렸네 벗을 사귀어 천고의 선비 논하기를 좋아하고 경전을 전수받아 한 고을 스승 되기 부끄러워했네 행장은 안연(顔淵)의 어리석음과 즐거움에 합치해야 하고 심사는 초나라 죄수의 슬픔에 얽매였네 국경 밖 구름 낀 산에 모두 집이 있으니 무슨 일로 변방에서 늙어가는지 모르겠네
'''원문'''
: 關山送別雪中行。獨夜胡天對月明。何處雁書傳塞信。一生徒抱鶺鴒情。
'''번역'''
눈 속에 관산으로 떠나시는 분 전송하고 홀로 밤에 오랑캐 하늘 밝은 달 마주하네 어디에서 기러기 편지로 변방 소식 전해 줄까 한평생 부질없이 벽랑의 정을 품고 있네
'''원문'''
: 長安西望阻三關。異域孤囚老六鎭。多負百年忠孝心。頭邊烏兔空相趁。
'''번역'''
장안을 서쪽으로 바라보니 삼관이 막혀 있고 이역의 외로운 죄수 육진에서 늙어 가네 백 년 동안 충효의 마음을 많이도 저버린 채 머리 위의 오토가 부질없이 서로 따르누나
'''원문'''
: 蒺藜終應不可據。叢棘能令知省悔。畢竟有天吾豈虞。一笑高臥三邊塞。
'''번역'''
가시나무는 끝내 의지할 수 없으니 가시덤불이 성찰하고 후회하게 하네 필경 하늘이 있으니 내 어찌 근심하랴 한 번 웃고 삼변의 변방에 편히 누웠노라
'''원문'''
: 徐徐求應勢非堪。蹇蹇無尤道已慙。葛藟纏時須動悔。水山艱處利西南。
'''번역'''
서서히 응하는 것은 형세에 맞지 못하고 어눌함은 허물 없으나 도가 이미 부끄럽네 갈대 넝쿨이 감을 때엔 반드시 후회해야 하고 수산의 어려운 곳은 서남쪽이 이롭다네
'''원문'''
: 山河不限鄕園夢。風雪偏侵胡地客。歸期可待羝羊乳。終古烏頭不見白。
'''번역'''
산하는 고향 꿈에 한정되지 않는데 눈보라는 오랑캐 땅 나그네를 유독 괴롭히네 돌아갈 기약은 숫양의 젖을 기다릴 수 있으리니 예로부터 오두는 하얗게 변하지 않는 법이네
'''원문'''
: 屈指如今喜懼年。聞道春來添白髮。平生膝下恩情遠。十二時中空愛日。
'''번역'''
손꼽아 세니 지금은 기쁘고 두려운 나이 듣자니 봄이 오매 백발만 더해진다네 평생에 무릎 아래 은정이 멀어지니 열두 달 중 헛되이 사랑하는 날뿐일세
'''원문'''
: 萬重滄海萬重岑。北斗微微南斗深。杖劍悲歌看白日。浮雲千里結層陰。
'''번역'''
만 겹의 푸른 바다 만 겹의 산봉우리 북두는 희미하고 남두는 깊어라 검 잡고 슬피 노래하며 해를 바라보니 뜬구름 천 리에 층층이 어둡구나
'''원문'''
: 一敗成家萬事零。雁行漂泊似分星。此生完聚何時日。不耐空原聞鶺鴒。
'''번역'''
한 번 패해 집안 망하니 만사가 흩어지고 기러기 행렬처럼 떠돌아 별처럼 갈라졌네이 생애에 언제나 온전하게 모일까 빈 들에서 황새 울음소리 견디지 못하겠네
'''원문'''
: 數莖白髮蓮花社。一葉漁舟桃水源。物外浮雲元任意。獨將徽纆掩荒原。
'''번역'''
두어 가닥 흰 머리로 연화사에 노닐고 한 잎 배 타고 도원 근원으로 돌아가네 물외의 뜬 구름은 원래 마음대로라 홀로 휘도를 가지고 황량한 들에 숨었네
'''원문'''
: 學須知義能安命。志不尤人敢怨天。要識朝聞夕死意。一心精力倍人千。
'''번역'''
배움은 의리를 알아 천명을 편안히 여기고 뜻은 남을 탓하지 않고 하늘을 원망 않네 아침에 듣고 저녁에 죽는 뜻을 알아야 하니 한 마음의 정력이 사람보다 천 배나 더하리라
'''원문'''
: 愁來欲望白雲天。天際雲山不可企。若使化爲精衛鳥。詎嫌東海數千里。
'''번역'''
시름겨워 흰 구름 하늘을 바라보지만 하늘 끝의 구름 산은 바라볼 수 없네 만약에 정위의 새가 될 수 있다면 어찌 동해의 수천 리를 꺼리랴
'''원문'''
: 郭外煙波何莽蒼。漁人舟子底心想。斜風細雨歸去遲。落日沙鷗飛兩兩。
'''번역'''
성 밖의 안개 물결 어찌 그리 아득한고 어부와 뱃사람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비낀 바람 가랑비에 돌아가는 길 더디니 석양에 갈매기 두서로 날아오르네
'''원문'''
: 客中春事觸懷傷。鶯舞垂楊燕語梁。風光正欲欺雙鬢。節物如何似故鄕。
'''번역'''
객중의 봄 풍경이 마음을 상하게 하니 버들에서 꾀꼬리 춤추고 들보에 제비 우네 풍광은 정녕 두 귀밑머리를 속이려 하는데 절물은 어찌하여 고향과 같으리오
'''원문'''
: 欲和新詩淚滿襟。悲懷苦句不堪吟。落花明月靑春暮。塞北江南夜夜心。
'''번역'''
새 시에 화답하려니 눈물 가슴에 그득해라 슬픈 회포와 괴로운 시구 차마 읊을 수 없네 낙화 명월의 청춘이 저무는데 변방과 강남에서 밤마다 그리워하네
== 259. 挽萬戶〔原注:四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萬里防沙塞。三年今始歸。素輴非鐵騎。丹旆異蛇旂。祖路千山險。遺名一鎭威。下車桑梓日。寧復拜慈闈。
'''번역'''
만 리 먼 변방의 모래 성을 지키다가 삼 년 만에 오늘 비로소 돌아가네 수레는 철기병이 타는 것 아니지만 붉은 깃발은 사기의 깃발과 다르네 조상의 길은 천산처럼 험난하고 남긴 이름은 한 진의 위엄이라네 고향 땅에 내려가는 날 어찌 다시 어머니께 절하랴
'''원문'''
: 獨戍三邊遠。高才萬戶卑。尋常百步葉。心腹五申師。不副虎頭象。空還馬革尸。功名他日事。誰記峴山碑。
'''번역'''
삼변의 먼 곳에 홀로 수자리 맡으니 높은 재주 만호에 비루하구나 평소에는 백보엽을 지녔는데 심복은 오신사였네 호두의 상에 부응하지 못해 부질없이 마혁시가 되었네 공명은 훗날의 일이니 누가 현산비에 새길 것인가
'''원문'''
: 氣槩當時彥。才名古將風。靑蛇匣裏劍。明月手中弓。膂力三秋倦。風塵五鎭空。天驕元效順。終不報邊功。
'''번역'''
기개는 당시에 뛰어난 선비였고 재주와 명성은 옛날 장수 같았네 푸른 뱀이 칼집 속의 칼을 감싸고 밝은 달빛 아래 손에 활을 잡았네 근력은 삼 년 동안 지쳐 있었고 풍진 속에 오진은 비어 있었네 천교는 본래 순종을 따르나니 끝내 변방의 공을 보답하지 않으리
'''원문'''
: 繕壁嚴三板。懷恩感一軍。鐵衣寒塞月。金鼓動山雲。臥病靑春盡。思家白髮紛。旌旄零落盡。何處問勞勤。
'''번역'''
성벽을 수리하는 삼판군이여 은혜를 생각하니 한 군사 감격하네 철갑 입고 추운 변방 달빛 아래 있고 북소리는 산 구름에 울려 퍼지네 병석에 누웠으니 봄날 다 가고 집 그리니 백발만 어지럽구나 깃발과 창이 모두 사라졌으니 어디에서 수고로움을 물을꼬
== 260. 邊戍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山河迢絶玉門關。鐵甲金照月寒。萬里風霜沙塞遠。田來征戍幾人還。
'''번역'''
산하가 아득한 옥문관에 철갑이 금빛으로 비치고 달빛 차갑네 만 리의 풍상 속에 사막은 멀기만 한데 전란을 치른 군사 중 몇이나 돌아왔는가
== 261. 贈別鍾山高敎授伯雋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塞外偶相逢。無言覺道同。業傳君子學。心養長人風。一別雲山隔。三杯世事空。斯文典刑在。惆悵舊儒宗。
'''번역'''
변방에서 우연히 서로 만나니 말이 없어도 도가 같음을 알겠네 업은 군자의 학문을 전수받았고 마음은 장인의 풍모를 기르었네 한 번 이별에 구름 산이 막혔으니 석 잔 술에 세상일이 덧없구나 사문의 전형이 남아 있으니 옛 유종을 슬퍼하노라
== 262. 急雨城路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長風驅嶺霧。寒氣壓城隈。黑雨橫江斷。黃雲噴海來。頭邊生閃電。脚底震雄雷。匕鬯誰能喪。吾心本死灰。
'''번역'''
긴 바람이 고개 안개 몰아내고 찬 기운이 성 모퉁이에 가득한데 검은 비는 강을 가로질러 끊어지고 누런 구름은 바다에서 뿜어져 오네 머리 위엔 번개가 번쩍이고 발밑에는 우레가 진동하건만 비장 이야 누가 능히 잃으리오 내 마음은 본디 식은 재이거늘
== 263. 記夢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3B''
'''원문'''
: 東園桃李雨中春。葉葉風光總慰人。病婦攬衣論舊別。老婢持飯說家貧。滿庭寒草行成路。半架殘書手拭塵。墻下小田新種菜。賣來生業奉孤親。
'''번역'''
동원의 도리꽃이 비 속에 피는 봄날에 잎마다 풍광이 모두 사람을 위로하네 병든 아내는 옷자락 잡고 옛 이별을 논하고 늙은 여종은 밥을 들고 가난한 집안 얘기하네 뜰 가득 찬 풀은 길을 이루어 자라고 반쯤 선 낡은 책은 손으로 먼지를 닦노라 담장 아래 작은 밭에 새로 채소를 심었으니 팔아 생업 삼아서 외로운 어버이 봉양하리
== 264. 次前韻以自悼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故山詩酒臥三春。一覺依然塞外人。九逝只知魂不住。千行唯得淚無貧。南歸幾賦宗元夢。西望應揮庾亮塵。萬里此身長纍纍。天涯征雁更難親。
'''번역'''
고향 산천 시와 술에 봄내 누웠다가 한 번 깨어보니 변방의 사람 되었네 구월이 지나도 혼은 머물지 못하고 천 줄기 눈물만 가난하지 않구나 남쪽으로 돌아가 몇 번이나 종원의 꿈을 읊었나 서쪽 바라보며 응당 유량의 먼지를 떨치리라 만 리에 이 몸 오래도록 매여 있으니 하늘 끝 가는 기러기와 더욱 친하기 어렵네
== 265. 月夜獨步。有懷寄仲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盛夏霖新霽。初昏氣似秋。殘霞生野堞。涼月動江流。戀闕愁無盡。懷人淚不收。浮生餘幾日。雲水自悠悠。
'''번역'''
한여름 장마가 막 개니 초저녁 기운이 가을 같구나 석양 노을은 들판 성첩에 피어나고 서늘한 달빛은 강물에 일렁이네 임금님 그리워 시름 끝없고 사람 생각에 눈물 그치지 않네 덧없는 인생 얼마나 남았는가 구름과 물은 절로 유유하구나
== 266. 答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3C''
'''원문'''
: 聖代淪恩澤。孤臣滯苦囚。殘生隨草老。歸夢與雲浮。漠漠河山遠。悠悠歲月流。知君多意在。詩句問窮愁。
'''번역'''
성대의 은택을 다 받지 못하고 외로운 신하가 옥에 갇혔네 남은 목숨은 초로를 따르고 돌아갈 꿈은 구름과 함께 떠가네 막막한 하수와 산이 멀고 유유한 세월만 흐르네 그대에게 뜻이 많음을 알겠으니 시구에서 궁한 시름을 묻는구나
== 267. 農家麥秋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荒歲黎民苦待秋。山城牟麥已登疇。飢翁肩橐田頭乞。貧婦腰鎌雨裏收。舊貸未還催早稅。累徭纔免又新調。窮家所蓄應無裕。西作方殷盡室愁。
'''번역'''
흉년에 백성들 가을 기다리느라 괴로운데 산성의 보리와 기장은 이미 밭에 자랐네 주린 늙은이 어깨의 주머니는 밭두둑에서 빌려오고 가난한 아낙 허리의 낫은 비 속에 거두네 옛날 빌린 것 못 갚았는데 조세 일찍 내라 재촉하고 여러 가지 세금 겨우 면했는데 또 새로 징수하네 궁한 집의 저축 여유 없으리니 서쪽 지방에서 바치느라 온 가족이 시름에 잠기네
== 268. 早秋。與敬伯酌酒後醉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百年身世夢中期。萬古江山謫裏思。一葉已離寒井樹。殘蟬空號夕陽枝。林階草沒蛩吟斷。野閣宵深螢火微。獨坐更知鄕念遠。不堪涼夜正遲遲。
'''번역'''
한평생의 신세가 꿈속에서나 기약할 뿐 만고토록 강산은 귀양살이 속의 그리움일세 한 잎은 이미 찬 우물가의 나무를 떠났는데 남은 매미는 부질없이 석양 가지에서 울어대네 숲 속 섬돌에 풀이 자라 귀뚜라미 소리 끊기고 들판 누각에 밤 깊어 반딧불 희미하구나 홀로 앉아 고향 생각 더욱 멀리 있음을 알겠으니 서늘한 밤이 정녕 더디 감을 견딜 수 없네
== 269. 夜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3D''
'''원문'''
: 漂泊他鄕客。羈危故國人。流光悲暮歲。垂老愧殘身。萬樹風聲爽。千山曙色新。登臨無限意。寂寞與誰親。
'''번역'''
타향에 떠도는 나그네 고국에서 위태로이 지내는 사람일세 흐르는 세월은 저무는 해가 슬프고 늙어가는 몸은 쇠잔함이 부끄럽네 수많은 나무에 바람 소리 상쾌하고 천산에는 새벽빛이 새롭구나 올라보니 무한한 생각 적막하니 누구와 친할꼬
== 270. 雨夜閱易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讀罷羲文易。空堂欲二更。蟲聲階上在。螢火雨中生。守寂方知感。虛心自見情。沈沈矮屋裏。默坐對神明。
'''번역'''
《주역》을 읽고 나니 빈 방에 이경이 되려 하네 벌레 소리는 섬돌 위에 있고 반딧불은 비 속에 생겨나네 고요함을 지켜야 감응을 알고 마음을 비워야 절로 정을 보네 어둑한 오두막 안에서 묵묵히 앉아 신명을 대하노라
== 271. 早秋初夜旅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雨晴雲卷暮城秋。風急天空江水流。月色漸分柔遠鎭。笛聲多在撫胡樓。遷人嶺外迷疆場。戍客沙頭伴斗牛。何處擣衣寒杵響。夜深還起故鄕愁。
'''번역'''
비 개고 구름 걷힌 저녁 성에 가을이 오니 바람 세차게 부는 하늘 아래 강물은 흐르네 달빛은 점차 멀리 있는 진영으로 나뉘고 피리 소리는 대부분 무호루에서 들려오네 귀양 온 사람들은 영남 밖에서 국경을 헤매고 수자리 객은 모래톱에서 북두칠성을 벗 삼았네 어디선가 옷 두드리는 차가운 다듬이질 소리 밤 깊도록 고향의 시름 다시 일어난다
== 272. 城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西塞山邊落日時。長程不見有人歸。江天七月秋風早。木麥花開蛺蝶稀。
'''번역'''
서쪽 변방 산자락에 해가 질 때 먼 길에 돌아가는 사람 보이지 않네 강 하늘 칠월에도 가을바람 일찍 불어 목맥꽃 피었어도 나비 드물구나
== 273. 秋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一入深籬歲月悠。浮生如夢又逢秋。他鄕客淚飄黃葉。古塞風霜亂白頭。衰草已消前日興。殘花猶帶昔年愁。那堪刁斗長城畔。夜夜寒聲報曉籌。
'''번역'''
깊은 울타리 안에 들어와 세월이 유유한데 덧없는 인생 꿈과 같아 또 가을을 만났네 타향의 나그네 눈물은 누런 잎에 날리고 옛 변방의 풍상은 백발을 어지럽히누나 시든 풀은 이미 지난날 흥취를 없애고 남은 꽃은 아직도 옛날 시름을 띠었구나 어찌 견디랴, 장성 가에서 군사 신호 소리 밤마다 찬 소리로 새벽이 왔음을 알리네
== 274. 夜書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秋高看木落。夜深聽雁來。懸懷故園菊。今日爲誰開。
'''번역'''
가을 깊어 낙엽 지는 것 바라보고 밤 깊어 기러기 오는 소리 듣노니 고향 동산 국화에 마음 두었는데 오늘날 누구를 위해 피었는가
== 275. 秋日城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胡山鬱崛抱窮荒。雲氣蒼茫近夕陽。秋樹帶煙橫晩碧。澄江斜練接天光。離離曠野禾岐合。落落平沙雁字長。極目海關頻掩淚。不堪身世日凄涼。
'''번역'''
호산이 우뚝 솟아 궁황을 안고 있고 구름 기운 아득하여 석양에 가까운데 가을 나무 연기 띠어 저녁 푸르름 비끼고 맑은 강물 비단 같아 하늘 빛과 접했네 넓은 들판 무성한 곡식 이삭이 모였고 평평한 모래 위로 기러기 줄 길게 늘어졌네 바다 관문 끝까지 바라보며 자주 눈물 훔치니 신세가 날마다 처량하여 견딜 수 없구나
== 276. 醉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4B''
'''원문'''
: 胡風吹斷夕陽時。秋夜深深刻漏遲。醉後忽驚刁斗響。起看明月上高籬。
'''번역'''
오랑캐 바람이 석양에 불어와 끊기니 가을밤 깊고 깊어 물시계 소리 더디구나 취한 뒤 갑자기 조두 소리에 놀라 일어나 밝은 달이 높은 울타리에 오름을 보노라
== 277. 書寄家兄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絶域風威切。涼宵落葉哀。獨裁燈下札。遙寄塞鴻回。
'''번역'''
외진 곳에 바람 세차고 서늘한 밤 낙엽 슬프네 홀로 등불 아래 편지 쓰니 멀리 돌아가는 기러기에게 부치노라
== 278. 秋日城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塞國初霜下。胡山一半黃。野寒風葉動。江落雁沙長。朔氣沈孤戍。邊雲老戰場。高城聊極目。日暮淚茫茫。
'''번역'''
변방에 첫서리 내리고 오랑캐 산 절반이 누렇네 들판 차가워 바람에 낙엽 일고 강물 줄어 모래톱 길구나 북방 기운 외로운 수루에 스미고 변방 구름 전장에 늙어가네 높은 성에서 애오라지 바라보니 저물녘 눈물만 아득하네
== 279. 夜登擊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中夜千山裏。危城大野邊。一江通碧海。三塞入胡天。露氣橫全浦。星光落半川。超然臺上望。一洗世間緣。
'''번역'''
한밤중이라 온 산이 어두운 속에 높은 성은 큰 들판 가에 서 있구나 한 줄기 강물 푸른 바다로 통하고 삼각의 변새는 오랑캐 땅으로 드네 이슬 기운은 전포에 비껴 있고 별빛은 반쯤 흐르는 물에 떨어지네 초연히 누대 위에 올라 바라보니 세속의 인연을 한 번 씻어내누나
== 280. 秋宵。對敬伯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4C''
'''원문'''
: 顚沛遐荒志不降。浮生還付濁醪缸。胡天草木黃關嶺。塞地風煙黑郡江。雲外斷鴻橫朔海。燈邊孤客睡寒窓。蕭蕭萬里悲秋意。一暢空揮筆似杠。
'''번역'''
아득한 변방에 와도 꺾이지 않는 의기라 덧없는 인생 도리어 탁주 항아리에 부치네 오랑캐 땅 초목은 황관령에 누렇고 변방의 바람과 안개는 흑군강에 검구나 구름 너머 외로운 기러기는 북쪽 바다를 가로지르고 등불 옆 외로운 나그네는 찬 창가에서 잠드네 쓸쓸한 만 리 길에 가을 슬퍼하는 마음 한 번 펴려고 부질없이 지팡이처럼 휘두르네
== 281. 夜坐聞鷄有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楡林關外九秋涼。叢棘圍中五夜長。孤角遠搖胡塞月。寒燈獨照海天霜。殘眠不作黃梁夢。狂韻空酬白石章。坐待扶桑昇曉日。何如起舞蹙劉郞。
'''번역'''
유림관 밖에는 구월이라 서늘한데 가시덤불 둘러친 속에 긴긴 밤이로세 외로운 뿔피리 소리는 멀리 변방 달빛에 흔들리고 찬 등불은 홀로 바다 하늘의 서리에 비치네 남은 잠은 황량몽을 꾸지 못하고 미친 시는 부질없이 백석의 시에 화답하네 부상의 새벽 해 뜨기를 앉아서 기다리니 일어나 춤추며 유랑에게 찡그리는 것과 어떠한가
== 282. 九月初八日夢。與文士二三人遊于佳境。有殿閣巍然而無彩繪。予與文士。濡朱于筆。畫星辰于閣之四壁。而文士二人畫北。予畫其西東。光芒相射。隨手動耀。仰視之。二十八宿歷歷環繞。各分其方。有一相國似隨監焉。初九日夢。予到一公府。有三公之坐。首相爲今之存宰相。亞相爲故政丞。公事之餘。首相題七言律詩以示亞相。相和之。兩詩皆佳作。翌日又會。細雨廉纖。春氣駘蕩。首相又書出七律。題字于末。以示亞相。相又和之而題字。予讀之五六過。沈吟嗟嘆。意謂首相之詩。渾然裕厚。意味深長。非淺薄可窺。亞相之詩。筆力奇健。大得陳黃氣骨。皆非世儒所及。首相又題七律示予曰。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5A''
'''원문'''
: 民世安康屬道亨。春宮學術問幾成。風繁一樹花容動。雨霽千林日氣平。陌上飛綿雲共白。池中布草柳兼靑。明朝又被狂尉去。可堪終年作吏情。
'''번역'''
백성들 편안한 건 도의 형통에 달려 있거니 춘궁의 학문이 얼마나 이루어졌나 물어보네 바람 부는 한 나무엔 꽃 모습이 생동하고 비 갠 온 숲에는 햇빛이 고르게 비치누나 길가에 날리는 솜은 구름과 함께 희고 못 가운데 풀은 버들과 함께 푸르구나 내일 아침 또 광위에게 잡혀갈 테니 한 해를 관리가 되는 심정 어찌 견디랴
'''원문'''
: 予評曰。所謂安康者。以爲今之民物已治安歟。相答曰。豈其然乎。言之則當如是。又曰。幾成者何。答曰。將就矣。意謂第六句。遷臺職去而不問。第八句。似鬼語而不評。竝書與我曰。歸藏爾家。爲後日觀。予欲和而不就一字。有覺之。其詩四篇。字畫分明。語意彷彿。而欲記之。盡失難省。可恨。末詩以其熟翫故不忘。然其中兩聯多忘字。以意推之。不盡其眞。大槩思之。中間兩作太奇偉。平日所未覩。
'''번역'''
내가 평하기를, “이른바 안강(安康)이란 것은 지금의 민물이 이미 치안을 이루었다고 하는 것인가?” 하니, 답하기를, “어찌 그렇겠는가. 말하면 마땅히 이와 같을 것이다.” 하였다. 또 묻기를, “거의 완성된 것이 무엇인가?” 하니, 답하기를, “장차 완성될 것이다.” 하였다. 그의 뜻은 제6구(句)에 대직(臺職)을 옮겨 가고도 묻지 않은 것과 제8구에 귀신 같은 말인 듯한데도 평하지 않은 것을 아울러 나에게 써서 주어 집에 간직하고 후일을 위해 보라고 한 데 있음을 이른 것이다. 내가 화답하려고 하였으나 ‘취(就)’ 자 하나를 쓰지 못하였는데, 깨달은 바가 있었다. 그의 시 4편은 글씨가 분명하고 뜻이 방불하여 기억하고자 했으나 다 잃어버려 회상하기 어려우니 한스럽다. 마지막 시는 익숙히 감상했기 때문에 잊지 않았지만 그 가운데 두 연(聯)의 ‘망(忘)’ 자는 뜻으로 미루어 보아 참된 바를 다하지 못하였다. 대체로 생각해 보면 중간에 두 편이 너무 기이하고 위대하여 평소에 보지 못했던 것이다.
== 283. 簡寄仲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秋雨蕭蕭落葉鳴。〔原注:或作聲〕寒愁不寐到鷄聲。〔原注:或作鳴〕遠書誰寄南天雁。孤枕偏隣北極星。窓外曉江侵幌冷。頭邊朔雪對燈明。空將一筆論懷抱。盡是思君不見情。
'''번역'''
가을비는 쓸쓸히 낙엽 소리 내리고 -원문에는 ‘혹은 소리가 난다’고 하였다.-추위에 시름겨워 잠 못 이루니 닭이 운다 -원문에는 ‘혹은 울었다’고 하였다.-먼 곳의 편지는 누가 남쪽 하늘 기러기에게 부쳐 왔나 외로운 베개는 유독 북극성과 이웃하였네 창밖 새벽 강물은 휘장 안으로 차갑게 들어오고 머리맡 북방 눈은 등불을 마주하여 밝구나 부질없이 붓 한 자루로 회포를 논하니 모두가 임 그리워도 보지 못하는 정이로세
== 284. 酌酒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5B''
'''원문'''
: 今朝聊復笑吾生。把酒悠悠倚北櫺。世上是非千日醉。夢中榮辱一毫驚。靑天明月渾閑事。野馬浮雲豈是情。吟罷小詩看落照。門前江水自泠泠。
'''번역'''
오늘 아침 애오라지 내 인생을 웃으며 술잔 잡고 한가로이 북쪽 창에 기대었네 세상의 시비는 천일주에 취한 것이요 꿈속의 영욕은 일호에도 놀라는 거로다 푸른 하늘 밝은 달은 모두가 한가한 일이요 들판 말 뜬 구름은 어찌 정이 있는 것이랴 시를 읊고 나니 지는 해를 바라보는데 문 앞의 강물 소리 절로 시원하구나
== 285. 囚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絶國孤囚九死邊。殘生多故百年前。千方詎得醫三折。萬善難將贖一愆。白首自甘蛇虺窟。丹心無告犬羊天。男兒窮達由來事。辜負偏親獨可憐。
'''번역'''
외진 변방에 갇힌 신세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몸 백 년 전 일로 고초를 많이 겪었네 어찌하면 온갖 방법으로 세 번의 절개를 지킬 수 있을까 만 가지 선행을 쌓아도 한 번의 잘못을 속하기 어렵네 흰머리로 스스로 사나운 뱀의 소굴에 들어갔지만 충성심은 임금께 고할 길이 없구나 남자의 궁달은 본래부터 그러한 것인데 어머니를 저버린 것이 유독 가련하네
== 286. 思親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異域三秋別。孤臣萬里心。淚添滄海闊。愁結塞雲深。望眼疑明喪。衰頭看白侵。此生偏母念。何處夢中尋。
'''번역'''
이역 땅에서 가을날에 이별하니 외로운 신하 만 리 밖의 심정이네 눈물은 넓은 창해에 더해지고 시름은 깊은 변방 구름에 맺혔네 눈길은 명상 하는 것 같고 쇠한 머리엔 흰머리가 침노하네이 생애에 어머니 생각 유독 많으니 어디에서 꿈속에나 찾아볼까
== 287. 題仲耕天象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5C''
'''원문'''
: 二十八宿包天經。日月五緯相錯行。北極南極貫樞紐。一機運運萬化成。
'''번역'''
스물여덟 별자리가 하늘을 두루 감싸고 해와 달과 오위가 서로 엇갈려 운행하네 북극과 남극이 관후를 꿰뚫어 한 기틀로 운용하여 만물이 이루어졌네
== 288. 題敬伯棊局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將軍胸裏五申師。變化無窮一局棊。新作小技聊試略。陽開陰闔正兼奇。
'''번역'''
장군의 가슴속에 오신사가 있으니 변화가 무궁한 하나의 바둑판이로세 새로운 작은 기예를 만들어 대략 시험하니 양의 열림 음의 닫힘이 정히 기이하구나
== 289. 對酒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此日尊前復頹玉。古今心事淚長零。西山白雪夷齊節。東海滄波魯仲情。宇宙悠悠如過客。形骸草草似浮萍。一生醉夢風塵裏。千載滔滔孰自醒。
'''번역'''
오늘 존전에서 다시 옥이 무너지니 고금의 심사에 눈물 줄줄 흐르네 서산의 백설은 이애의 절개요 동해의 창파는 노중의 정일세 우주는 아득하여 나그네 같고 형체는 초라하여 부평초 같구나 한평생 풍진 속에 취한 꿈 꾸니 천년 세월에 누가 스스로 깨어날까
== 290. 醉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5D''
'''원문'''
: 窮囚遮莫嘆摧傷。憂患能敎術業昌。八卦周文聊演易。九疇箕子自佯狂。莊生不必論萇血。賈傅何須弔楚湘。塵世紛紛終可笑。古今相照一肝腸。
'''번역'''
궁벽한 곳에 갇혀도 슬퍼할 것 없나니 우환이 오히려 학업을 창성하게 했네 팔괘의 주공 문왕은 애오라지 역을 연했고 구주의 기자 역시 스스로 미친 체했었지 장자는 반드시 장혈을 논할 필요 없고 가부는 어찌 초상에 조문할 필요 있으랴 분분한 속세는 끝내 우스운 것이니 고금의 일에 한결같은 마음이로다
== 291. 曉坐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靜中無事不安閑。睡罷燈前夜自闌。光岳秋天長肅氣。扶桑朝日舊容顏。心通萬水分源處。耳順千林發籟間。閉眼坐來庭宇寂。香煙如縷繞蒲團。
'''번역'''
고요한 가운데 일 없어도 편안하지 않아 등불 앞에 잠 깨니 밤은 깊어만 가는데 광악의 가을 하늘엔 숙기가 길고 부상의 아침 해는 옛 모습 그대로라네 마음은 만물의 근원인 물이 나누어지는 곳에 통하고 귀는 천 숲에서 바람 소리 나는 사이를 들었네 눈 감고 앉았노라니 집안이 고요한데 향 연기 가늘게 부들방석을 감싸네
== 292. 讀多士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一着戎衣已翦商。七王恩澤竟難忘。頑民盡是忠殷室。多士煩令徙洛陽。故國流離歌麥秀。他人諄懇說興亡。百年永作殊邦客。慙却西山餓死郞。
'''번역'''
한 번 군복 입고서 상나라를 멸하였으니 칠왕의 은택을 끝내 잊기 어려워라 어리석은 백성들은 모두 충은의 집안이요 많은 선비는 번거롭게 낙양으로 옮겨가게 하였네 고국에서 떠돌며 맥수의 노래 부르는데 다른 이들은 간곡히 흥망을 말하누나 백 년 동안 영원히 타향살이 하게 되었으니 서산의 굶어 죽은 사람에게 부끄럽구나
== 293. 放言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6A''
'''원문'''
: 俯仰乾坤正寂寥。男兒幾箇脫塵囂。龍亡大澤群魚戲。虎逝深山衆貍驕。鸞鳳寧須棲枳棘。麒麟終不伏輪軺。一生憂患堪餘笑。萬古靑天白日昭。
'''번역'''
천지를 우러르고 굽어보니 참으로 적막한데 남아 중에 몇 명이나 속세의 번잡함을 벗어났나 용이 큰 못에서 사라지니 물고기들 희롱하고 호랑이가 깊은 산을 떠나가니 여우들 기세등등하네 난봉이 어찌 꼭 가시나무에 깃들겠는가 기린은 끝내 수레에 굴복하지 않으리라 일생의 근심과 환란 우습게 여기니 만고토록 푸른 하늘에 밝은 해 비추리
== 294. 感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金烏旣去玉兔歸。春草纔生秋葉飛。孔孟遑遑爲客久。唐虞邈邈與心違。塵間自古多南北。宇內何人定是非。汩沒百年憂喜裏。頭邊霜雪已霏霏。
'''번역'''
금오가 떠나고 옥토끼 돌아가니 봄풀이 막 자라자 가을 낙엽 날리네 공맹은 바삐 객지 생활 오래 하였고 요순 시대는 아득히 마음과 어긋났네 세상에 예부터 남북으로 나뉘었으니 천하에 누가 시비를 정하였나 백 년 동안 근심과 기쁨 속에 골몰하니 머리 가에 서리와 눈이 벌써 흩날리네
== 295. 讀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萬事龍鍾白髮翁。手持黃卷臥蒿蓬。周公禮樂千年法。孔子文章四海宗。大道不應隨世變。皇天亦或使人窮。經綸術業知何物。一笑人間春夢空。
'''번역'''
만사가 다 늙어버린 백발의 늙은이 손에 책을 들고 초가집에 누웠노라니 주공의 예악은 천년의 법도이고 공자의 문장은 사해의 종주로세 대도는 응당 세상을 따라 변하지 않거늘 황천 또한 혹 사람을 궁하게 하네 경륜과 학문이 무엇인 줄 알겠으니 한바탕 웃노라 인간 세상 덧없는 꿈이여
== 296. 閱史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太樸難期思有窮。黃虞事業竟誰宗。春秋日月屯昏裏。秦漢乾坤爭戰中。王霸功名皆姑息。君臣際會但阿容。寧將高擧紅塵網。永逐商山四皓翁。
'''번역'''
태박의 생각 끝없음을 기약하기 어려우니 황우의 사업은 마침내 누구를 종주로 삼을까 춘추 시대 일월이 혼돈 속에 뭉쳐 있었고 진한 시대 천지가 전쟁 중에 갈라졌었네 왕패의 공명은 모두 임시방편에 불과하고 군신의 만남은 단지 아첨하는 데 그쳤으니 어찌 높은 뜻을 가지고 홍진의 그물에 걸려 상산의 네 어른을 영원히 따르겠는가
== 297. 悲俗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浮生世事奔忙處。滄海桑田瞥眼間。靑草只應埋白骨。黃金誰得住紅顏。樽邊明月難長照。天際孤雲豈更還。役役終年南北裏。紅塵一夢已成闌。
'''번역'''
덧없는 인생세상 분망한 곳에서 창해와 상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지네 푸른 풀은 응당 백골을 덮어주겠지만 황금으로 누가 젊음을 머물게 하랴 술동이 가의 밝은 달 오래 비추기 어렵고 하늘가의 외로운 구름 어찌 다시 돌아오랴 해마다 남북으로 분주히 오가다 보니 홍진 속 한 꿈이 이미 저물었구나
== 298. 日暮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6C''
'''원문'''
: 海風吹雨過天寒。秋草盈庭夕露殘。閉戶正宜高枕臥。開編聊欲洗心看。飢蠅戀臭黏空瓿。寒雀貪稻傍暗攔。郭外行人何處定。雲邊落日已沈山。
'''번역'''
바닷바람이 비를 불어와 추위가 지나고 뜰 가득한 가을 풀에 저녁 이슬 젖었네 문을 닫고 베개 높이 누워 있기에 딱 좋고 책을 펼쳐 마음이나 씻으려 하노라니 굶주린 파리는 냄새를 맡고 빈 항아리에 붙고 추운 참새는 밥을 탐해 어두운 울타리 옆에 있네 성곽 밖 행인은 어느 곳에서 머무는가 구름 저편 지는 해 이미 산에 잠겼구나
== 299. 偶題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亦知膠柱苦難調。須把朱絃細細刀。萬里山河身已老。千秋姚姒夢長遙。文章濟世雷鳴釜。道德經邦狗續貂。醉向黃花聊一詠。天邊落木更蕭蕭。
'''번역'''
기둥에 아교 바르듯 조절하기 어려움을 알겠으니 반드시 주현을 가지고 세밀하게 다듬어야 하리 만 리 산하를 보며 이 몸은 이미 늙었지만 천추의 요씨는 꿈이 멀어지네 세상을 구제할 문장은 우레가 가마에 울리는 것 같고 나라를 경륜하는 도덕은 개가 담비 가죽을 잇는 것이라네 취하여 국화를 향해 한 번 읊조리니 하늘가 낙엽이 다시 쓸쓸히 지네
== 300. 酒中懷士潔兄。泣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今宵明月擬逢君。獨酌如將共我樽。情意只論人鬼貫。幽明誰辨死生分。黃泉永灑殊鄕淚。白骨應知舊日恩。早晩此身同一化。天涯不隔是蒿焄。
'''번역'''
오늘 밤 밝은 달에 그대 만나려 하였는데 나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려던 듯 홀로 마시네 정의는 사람과 귀신이 관통한 것만 논할 뿐 유명 간에 누가 생사의 갈림을 분별하랴 황천에서 영원히 타향의 눈물 뿌리니 백골은 응당 옛날의 은혜를 알리라 조만간 이 몸도 함께 돌아가게 될 터이니 하늘 끝이라도 호근이 막지 못하리
== 301. 獨坐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6D''
'''원문'''
: 泥塗全蔀窖。荊棘半連空。白晝天雲晦。黃茅海瘴濛。起居方丈內。心事蠹書中。獨坐堪衰索。悲風吹轉蓬。
'''번역'''
진흙길에 온통 덮인 움집이요 가시나무 반쯤 하늘에 닿았네 대낮에도 구름이 어두워지고 누런 띠풀은 바다 안개에 젖었네 기거는 방장산 안에 있고 심사는 책 속에 있네 홀로 앉아 노쇠함을 견디는데 슬픈 바람이 쑥대를 불어 넘기네
== 302. 冬夜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一夜邊州客夢增。秋天高霽曙光澄。寒侵書帙山橫雪。冷逼衾帷江擁氷。萬壑風鳴聞錦瑟。千峯月照對孤燈。終宵寂寞燒香坐。心事還如入定僧。
'''번역'''
하룻밤 변방 고을 나그네 꿈이 더해지니 가을 하늘 높고 맑아 새벽빛이 맑구나 서책에 스미는 추위 산에는 눈이 쌓이고 이불에 엄습하는 한기 강물은 얼음이 되었네 온 골짝 바람 소리 비단 거문고 소리 같고 천 봉우리 달빛 아래 외로운 등불 마주하네 밤새도록 적막하게 향 피우고 앉았으니 심사가 도리어 선정에 든 중과 같구나
== 303. 燈下戲題。同韻十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7A, ITKC''MO''0127A''A025''327B ...''
'''원문'''
: 上下乾坤非着物。東西日月詎懸空。思深衆象無倫處。道貫秋毫不破中。人外覓人人豈異。世間求世世難同。悠悠終古誰相論。一向春風笑未窮。
'''번역'''
위아래의 천지는 사물에 붙지 않고 동서의 일월은 어찌 공중에 매달렸나 생각이 깊으면 뭇 형상은 무리 없는 곳 없고 도가 관통하면 가을 터럭도 깨뜨리지 않네 사람 밖에 사람 찾으니 사람이 어찌 다르겠으며 세상에서 세상 구하니 세상이 같기 어렵구나 유유한 예부터 누가 서로 논했나 봄바람에 한결같이 웃음이 끝없네
'''원문'''
: 誰把游絲繫日影。難將畫筆寫虛空。蒼天詎在蒼天外。一物應歸一物中。心上心心心不二。事邊事事事皆同。如令一本無迷統。萬派千流自不窮。
'''번역'''
누가 실로써 해 그림자 매어 놓았나 그림 붓으로 허공을 그리기 어렵네 푸른 하늘이 어찌 푸른 하늘 밖에 있으랴 한 물건은 응당 한 물건 속에 돌아간다네 마음 위의 마음과 마음은 둘이 아니요 일의 변두리 일마다 일은 모두 같아라 만약 근본에 미혹함이 없다면 만파천류가 절로 다함이 없으리
'''원문'''
: 辰繫靑天天繫氣。地浮滄海海浮空。一機健健乾坤內。萬化生生今古中。暑暑寒寒寒暑別。來來往往往來同。直須山岳消淪處。眼底紛紛問始窮。
'''번역'''
하늘에 닿은 것은 푸른 하늘 기운이요 바다에 떠 있는 것은 허공의 바다로세 한 기틀이 건건히 천지 안에 있고 만물이 생생하게 고금 사이에 있네 더위와 추위는 더위와 추위가 다르고 오고 감은 오고 감이 같구나 곧장 산악이 사라진 곳에 눈 아래 분분함을 묻고 끝을 알아야 하리
'''원문'''
: 三人行處一應損。八卦成時兩不空。馬入西山深壑裏。龍生東海碧波中。羲文易在辭須玩。先後天分學卽同。月窟天根問無地。黃塵白髮竟誰窮。
'''번역'''
세 사람의 행차에 한 명은 응당 손해이고 팔괘가 이루어질 때 두 가지는 비지 않네 말은 서산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고 용은 동해 푸른 물결 속에서 태어나네 희문과 역이 있으니 말은 반드시 완미해야 하고 선천과 후천의 분수는 배움이 같아야 하네 월굴과 천근을 묻는 곳 어디인가 황진과 백발은 끝내 누가 궁하겠나
'''원문'''
: 紅紅白白紅非白。色色空空色豈空。萬劫侵人六塵外。千魔惱佛一心中。浮雲流水情無着。秋月春風興自同。莫問法王身露處。山河大地眼前窮。
'''번역'''
붉은 것 붉고 흰 것 희니 붉은 것이 어찌 희겠으며 색깔 있는 것 색깔 있고 없는 것 없으니 색이 어찌 없으랴 육진 밖에 만겁의 시간 사람을 침노하고 한 마음속에 천마가 부처를 괴롭히네 뜬 구름 흐르는 물처럼 정이 얽매임 없고 가을 달 봄바람처럼 흥취 절로 같구나 법왕의 몸 드러낸 곳을 묻지 말라 산하 대지가 눈앞에서 다하였으니
'''원문'''
: 無形自實誰令實。有器非空却倚空。血肉成身因氣化。虛靈爲物卽天中。塵昏寶鑑明難喪。膠入黃潦淸復同。會待天光生泰宇。依微一事始應窮。
'''번역'''
형체 없어도 실상이 있으니 누가 실상을 만들었나 그릇이 비지 않았는데도 공에 의지하네 혈육으로 몸을 이루는 것은 기의 변화 때문이고 허령이 만물이 되니 바로 천중이라네 먼지가 보배 거울을 어둡게 해도 밝음은 잃기 어렵고 아교가 황로에 들어가도 맑음은 다시 같아지네 천광이 태우에서 생겨나기를 기다려야 하니 희미한 한 가지 일도 비로소 궁구할 수 있겠네
'''원문'''
: 百莖嘉草生和土。五羽靈禽遊太空。天地窮通否泰裏。英雄興廢卷舒中。無情日月千年住。不變山河萬古同。回首區寰眞夢幻。風塵莫恨路岐窮。
'''번역'''
온갖 아름다운 풀은 화평한 땅에 나고 오색 깃털의 영조는 허공을 노니네 천지의 궁통과 비태 속에 있고 영웅의 흥폐가 권서 중에 있네 무정한 해와 달은 천 년토록 머물고 변치 않는 산하는 만고에 같구나 돌아보니 세상은 참으로 꿈결이니 풍진세상 길 막혔다고 한탄 말게나
'''원문'''
: 湯武爭來俗日下。周公作處夢還空。垂衣緬邈唐虞外。接淅悲涼齊魯中。大德縱能天地合。一身終與匹夫同。可憐千載乘桴志。不待今朝道已窮。
'''번역'''
탕왕 무왕이 다투어 내려온 세속의 날이요 주공이 머물던 곳 꿈에서도 다시 공허하네 당우 이외에 의복을 드리운 듯 아득하고 제나라 노나라 가운데서 슬프고 처량하네 큰 덕은 비록 천지와 합할 수 있었지만 한 몸은 끝내 필부와 같았네 가련하다 천 년 전 뗏목 탄 뜻이여 오늘 아침에 도가 궁해짐을 기다리지 않았네
'''원문'''
: 由來堯舜非關位。天下相傳視若空。民物相和七政裏。薰風自入五絃中。賡歌濟濟君臣樂。率舞蹌蹌鳥獸同。從此雍煕寧復見。陳編讀罷淚無窮。
'''번역'''
예로부터 요순은 지위와 관계없어 천하가 전해 오며 공처럼 여겼네 백성들이 칠정 속에서 서로 화합하고 훈풍이 절로 오현 속에 들어오니 군신이 즐거워하며 노래를 부르고 조수와 함께 춤을 추었네 이제부터 태평성대를 어찌 다시 보랴 진편을 읽고 나니 눈물이 끝없구나
'''원문'''
: 圖書妙契無多寡。數法從來一必空。吉凶往來貞悔處。陰陽消息鬼神中。五行六極相終始。八政七疑明異同。直向包羲問茲事。箇中神變亦難窮。
'''번역'''
도서의 묘한 이치 많고 적음 없으니 수법은 종래에 반드시 비어 있네 길흉이 오가는 곳은 정과 회의 자리요 음양의 소식은 귀신 가운데 있네 오행 육극은 서로 끝과 시작을 이루고 팔정 칠의는 이와 다름을 밝히네 곧장 복희씨에게 이 일을 물으니 그 속의 신묘한 변화 또한 알기 어렵네
== 304. 淸曉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淸宵涼夢爽塵愁。坐見朝陽生海頭。萬戶鷄聲五更盡。千林煙氣一時收。雲明岳瀆高低曉。涼引風霜遠近秋。老病但添杯酒興。逍遙一室卽天遊。
'''번역'''
맑은 밤 시원한 꿈에 속세의 근심 잊고서 앉아서 바다에서 아침 해 뜨는 것 보노라니 일만 집 닭 울음소리 오경에 다하고 천 숲 안개 기운 한꺼번에 거두네 구름 밝은 산골짝은 높고 낮은 새벽이요 바람 서리 끌어오는 곳은 원근의 가을이라 늙고 병든 몸 술잔에 흥취만 더할 뿐 한 방에서 소요함이 곧 천유로세
== 305. 午夜城頭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一氣凝藏似定禪。四山群蟄正寥然。虛心自會無形外。主靜應通有物前。樹樹秋聲非異籟。江江雲影是同天。千蹊白雪誰相賞。獨騎淸風弄月邊。
'''번역'''
한 기운이 응축되어 정선과 같으니 사방 산이 엎드려 참으로 고요하네 허심하면 절로 무형의 밖에 깨닫고 주정하면 응당 만물 앞에 통하리라 나무마다 가을 소리는 다른 바람 아니요 강마다 구름 그림자는 같은 하늘이라네 천 길 흰 눈길을 누가 함께 감상할까 홀로 맑은 바람 타고 달빛 아래 노니노라
== 306. 懷鄕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江城日日送歸鴻。木落天寒愁殺翁。母子情懷南北極。夫妻離別死生中。雪邊鄕路三千里。雲外關山百萬重。兩地寒溫何處問。一輪孤月照窓東。
'''번역'''
강성에서 날마다 돌아가는 기러기 보내고 낙엽 지고 추운 날씨에 시름겨운 늙은이 어머니와 아들은 남북으로 떨어져 있고 부부는 생사를 달리하는 이별을 하였네 눈 내리는 고향 길 삼천 리나 멀고 구름 너머 관산은 백만 겹이나 쌓였구나 두 곳의 추위와 따스함을 어디에 물어볼까 달 하나가 외로이 창 동쪽에 비치네
== 307. 夜吟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歸夢未隨南嶺雁。心圖空負北溟鵬。白頭山積千秋雪。豆滿江橫萬丈氷。霜落塞天孤客淚。月臨胡海故鄕燈。平生苦恨催雙鬢。羞却東方白日昇。
'''번역'''
돌아갈 꿈은 남쪽 고개 기러기 따르지 못하고 마음의 계획은 북해의 붕새 저버렸네 백두산에는 천 년의 눈 쌓였고 두만강엔 만 길 얼음 비꼈네 서리 내린 변방 하늘에 나그네 눈물 외롭고 달이 오랑캐 바다 비추니 고향 등불 그리워하네 평생토록 괴롭게 두 귀밑머리 재촉하니 동쪽에서 해 뜨는 것 부끄럽구나
== 308. 梳帖銘 ==
''문체: 雜著類 / 箴銘類''
'''원문'''
: 去爾垢。解爾紛。直爲意。事天君。闇厥脩。煥其文。新又新。繼朝曛。
'''번역'''
더러운 것 버리고 분란을 풀어서 곧바로 뜻을 삼고 하늘의 임금을 섬기어 그 수양을 어둡게 하고 그 문채를 빛내서 새롭고 또 새롭게 하여 아침과 저녁으로 이어가라
== 309. 畜獐說 ==
''문체: 雜著類 / 論說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8B''
'''원문'''
: 予囚于氈城。不得與人物相通。人有以畜獐遺者。憐其孑處。資爲寂寞之友。非玩好之珍也。不辭焉。嶄然其角出也。巍然其容高也。牙而不知齧。角而不解觸。信毛蟲之無害者。始也不甚親。與之粟。摩手撫之。稍稍自馴。日以相近。起居必伺。履舃以隨。似戀其所主者也。然猶煙朝月夕。風悲氣悽。徘徊躑躅。哀然戀其鳴。若慕其群也。戚乎其色。若思其嘉山秀水也。予不忍山野之性爲人所縶。欲放諸林藪以遂其心。則狎人已久。懼爲虞獵所得。留而飼之。形貌憔悴。意思怵迫。漸不見超距踶逸之狀矣。時與犬畜戲。犬亦不爲訝。故與之較智角材。互爲勝負以相嬉。如是者數。一夕。遇隣犬。試戲如家犬。乃駭。悚然而立。睨然而視。躇〔原注:恐誤〕攫而齧之。折其股乃斃。夫犬之性。本能搏噬。而狐兔麋鹿是喜。其所戲者非力不制。非牙不利。而獐也屢觸而不知危。隣之犬非家之習。而獐也不審而犯。卒以害生。其愚之不亦甚乎。嗚呼。世之君子。不愼所與。而出肺肝相視。竟爲其所陷者滔滔。是雖人物之殊。而智則同也。故識之。
'''번역'''
내가 전성(氈城)에 갇혀 있어서 사람들과 서로 통할 수 없었는데, 어떤 사람이 기르던 노루를 버리고 간 것이 있어 그 외로운 처지를 가엾게 여겨 적막한 생활의 벗으로 삼았으니, 진귀한 물건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사양하지 않았다. 뿔은 우뚝하게 솟아 있고 용모는 높고 위엄이 있었으며, 이빨이 있어도 물 줄 줄 모르고 뿔이 있어도 부딪칠 줄 몰랐다. 참으로 해를 끼치지 않는 짐승이라서 처음에는 그다지 친하지 않았는데, 곡식을 주어 손으로 쓰다듬어 주니 점차 스스로 길들여져 날마다 가까이 지내면서 나의 기거를 반드시 살피고 신발을 신고 따라다녔으니 마치 주인을 그리워하는 듯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아침에 연기 피고 저녁에 달 뜨는 것처럼 슬프고 처량한 기색으로 서성거리며 애처롭게 울어대니, 마치 그 무리를 그리워하는 것 같았다. 그 얼굴이 낯설어 보이는 것은 아마도 아름다운 산과 빼어난 물을 생각해서일 것이다. 나는 야생의 성질을 가진 것을 사람에게 구속당하는 것을 차마 견디지 못하여 숲에 풀어 주어 그 본성을 이루게 하고 싶었으나, 사람과 친한 지 오래되어 사냥꾼의 표적이 될까 두려워 그대로 두고 기르니, 형모가 초췌하고 뜻이 두려워서 점차 멀리 달아나거나 뛰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때때로 개와 함께 놀았는데 개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으므로 뿔과 이빨을 가지고 지혜를 겨루고 승부를 내어 서로 희롱하였다. 이렇게 한 것이 몇 번이었는데, 어느 날 저녁에 이웃집 개를 만나서 집에서 기르는 개처럼 희롱하자 깜짝 놀라 두려운 표정으로 서서 곁눈질로 바라보더니 주저하다가〔原注: 오기인 듯하다〕 달려들어 물어 다리를 부러뜨리고는 죽였다. 개라는 짐승은 본래 물고 뜯는 것을 잘하는데도 사슴을 좋아하니, 그 희롱하는 것은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이빨이 날카롭지 않아서가 아니다. 노루는 여러 번 부딪치면서도 위험한 줄 모르고 이웃집 개는 집에서 기르는 습성이 아니며 노루도 살피지 않고 범하였으므로 마침내 목숨을 잃었으니, 그 어리석음이 또한 심하지 않은가. 아아, 세상의 군자는 신중히 하지 않으면 속마음을 드러내어 서로 보게 되어 결국 빠져드는 것이 도도하니, 이것은 비록 사람과 짐승의 차이지만 지혜는 똑같다. 그러므로 기록한다.
== 310. 養魚說 ==
''문체: 雜著類 / 論說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8C, ITKC''MO''0127A''A025''328D''
'''원문'''
: 胡人網細魚。市利于城外。隣兒從所善。乞而爲饌。擇其生者五六尾與予。予不忍喣沫之將就死也。置諸陶盂。注之以水。水浸滿而魚不動。或浮或沈。惟其水之力而下上焉。僮奴以爲之死。將遺之人。予止而觀焉。俄而開口嚼水。戢鱗拂泥。沈者奮身而出。浮者搖尾而入。騈聯而進。噞喁而聚。潑潑然以戲。悠悠然以逝。似不覺斗水之勞而安其所矣。予念天之於物。均之以生。無分細大。咸欲其遂。遂而不閼。成而後用。乃天地之宜而仁者之心也。予非活汝而求成。養汝而致用。聊因目前之感。以全頃刻之命於湯火之苦也。豈曰遂其性者乎。溪壑之縱。游泳之樂。予非不知。而縲絏之囚。身且不保。顧何路達之於江海之遠哉。予之惻惻於懷者。不獨汝之感于中。而心有所不周。力有所不及。天地大矣。物類繁矣。昆蟲之蠢蠢。草木之榛榛。吾如與何。嗚呼。使汝生於中國之土。遭聖人禁數罟之政。則洋洋於湘水之源。圉圉於洞庭之湖。自卵自育。以全其天矣。不然。深藏乎萬仞之澤。學道於千里之波。不爲芳餌所近。則九點之化。雖不可期。鼎中之害。亦足免矣。胡爲乎淹息於風霜之地。汚穢之溝。爲腥戎之食。而童子之困歟。蛟龍失所。螻蟻之微。無不欲相侵。況食汝之肉。而飽其腹肥其身者乎。魚乎魚乎。生。命也。死。命也。自我所取。將誰咎乎。
'''번역'''
오랑캐가 그물을 쳐서 물고기를 잡아서 성 밖에 내다 팔았다. 이웃 아이가 잘하는 대로 하여 나에게 오어서는 물고기 몇 마리를 잡아 주었다. 나는 차마 죽어 가는 사람의 입에 넣어 줄 수 없어서 토기에 담아 두고 물을 부어 주었다. 물이 가득 찼는데도 물고기는 움직이지 않고 떠 있거나 잠겼다. 종놈은 물고기가 죽었다고 하여 버리려고 하였는데, 내가 그만두고 지켜 보았다. 얼마 뒤에 입을 벌려 물을 먹고 비늘을 털어내며 진흙을 떨치고는 잠겼던 것은 몸을 일으켜 나오고 떠 있던 것은 꼬리를 흔들며 들어가 서로 어울려 나가고 모여서 콸콸거리며 놀고 유유히 헤엄쳐 갔다. 마치 물이 힘쓴 것을 모르고 편안히 살 곳을 찾은 듯하였다. 나는 하늘이 만물을 똑같이 살게 하여 크고 작은 차별 없이 모두 다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이루어진 뒤에 쓰려고 하는 것이 천지의 마땅함이며 인자(仁者)의 마음임을 생각한다. 내가 너를 살려 성취시키려고 하거나 너를 길러서 쓰려고 한 것은 아니다. 다만 눈앞의 감회로 인하여 잠시 동안이나마 고통스러운 화염 속에서 네 목숨을 보전해 주려는 것이다. 어찌 그 천성을 이루어 준다고 말하겠는가. 시냇가와 골짜기에서 마음껏 노닐고 물속에서 헤엄치는 즐거움을 내가 모르지 않지만, 옥에 갇혀 있는 몸이 또한 보존되지 못하는 처지이니, 어찌 멀리 강과 바다로 나아갈 길이 있겠는가. 내 마음에 슬픈 것은 너에 대한 감회뿐만이 아니다. 마음은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고 힘은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다. 천지는 크고 만물은 번다하니, 꿈틀거리는 벌레와 무성한 초목을 내가 어찌 다 돌보겠는가. 아, 너를 중국 땅에서 태어나 성인이 그물을 많이 치는 정사를 금하는 때에 만나게 한다면, 상수(湘水)의 근원에서 자유롭게 살고 동정호(洞庭湖)에서 넉넉하게 살아서 스스로 알을 낳고 스스로 기르며 천성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만 길 깊은 못에 깊이 숨어 살고 천 리 물결에서 도를 배웠는데, 향기로운 미끼가 가까이 오지 않으면 구점(九點)의 변화는 기약할 수 없으나 솥 안의 해로움도 면할 수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바람과 서리 내리는 곳에 머물러 더럽고 비린 물고기의 먹이가 되어 어린아이를 괴롭히는가. 교룡이 살 곳을 잃으면 개미 같은 작은 것들도 서로 침범하지 않는 것이 없는데, 하물며 너의 고기를 먹어 배를 채우고 몸을 살찌운 자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물고기여 물고기여, 삶은 것도 운명이고 죽은 것도 운명이다. 내가 취한 것인데 누구를 탓하겠는가.
== 311. 圍籬記 ==
''문체: 雜著類 / 論說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9A, ITKC''MO''0127A''A025''329B ...''
'''원문'''
: 維正德庚辰夏。予以大罪。特蒙□天恩減厥刑。還配于咸鏡道之穩城府。囚以籬圍。使不通人物。蓋其安置人之衆。別其制以示其重也。旣而□朝廷慮罪人任意出入。不安所居。令諸道監司。不時伺察以馳□啓。惟穩之府。最遠於京師。越冬之季月。始受都事來檢。籬之高下。屋之小大。量尺較寸。錄列備悉。旣去也。府相與議曰。昔在廢朝。法網至密。迫制罪人。無敢措手足。寬而不嚴。厥邑有罪。今□朝廷。別命官檢察。其意將俾之極于困以不寧也。守令而弗克承。守令之辠也。是囚也籬雖高固。而不極嚴壯。屋雖敝漏。而不至隘塞。將無奈咎責之及于府乎。無若改舊以新。易疏以密。又有俟於後日也。乃集城下胡人。伐長株巨椽。發邑內車轂。運荊叢棘薄。遠近聯絡。呼號相聞。溢以街巷。積若丘山。擇小屋於府東北隅。撤其廏去其垣。畫于地。正厥方位。植以高株。環以厚籬。築以雜棘。外內牙角相叉。固不動髮。密無容針。周可五十尺。高無慮四五丈。距屋之簷。纔數尺或咫。而出其上三之二有強。由是日光不入。看天如在井裏。雖白晝。黃昏焉。籬之南。孔小穴。以開飮食之路。外而四面結小幕。以置守直之所。制度之嚴。悉無虧漏。視前圍不啻倍蓰。望之鬱然一林莽之峻山。殊不測其中之有人居也。豈俚言所謂生冢者乎。家之制。肖南人砧杵之屋而差大焉。厥地窪湫。厥材佶屈。構以交柯。纈以亂索。塗以糞土。被以荒蒿。房無重闥。門不限閾。窓壁戶庭。鋪陳器什之具。務盡醜陋。誠非人之所堪處。卽功之告訖而移囚之。實其月之望也。其始也。如入重泉之下。仰無天俯無地。曛黝晻黑而視不見物。充鬱蒸塞而息不通氣。拘縶甚於桎梏。蒙蔽過於蔀沛。心身喪厥常矣。自意旦夕必盡。撥棄萬念。唯待死日。而飢寒相迫。漸思食飮。獲延餘生。以迄于今。亦苦矣。嘗識周官司圜。收敎罷民。能改者上罪三年而舍。其不能改而出圜土者殺。狂愚無狀。負罪實深。尙全首領。靦然於天地之間。宜乎歲月已久而陷益深。人事屢變而困愈甚也。坎之上六曰。係用徽纆。寘于叢棘。三歲不得。凶。困之上六曰。困于葛藟。于臲卼。曰動悔。有悔。征吉。今旣不出。而又無所征。則當盡其在我而竢之。己力所不容。吾如彼何。古之志士。不憂身之困。而憂道之不亨。不慮生之重。而慮死之或輕。故樂天知命。綽綽然有餘裕者也。致命遂志。無可奈何而安之者也。其視禍福榮辱。若浮雲之於太虛也。豈區區言語之所及哉。雖然。事有蓋棺而後定。旣往勿追。來者固無窮。苟能革愆改過。遷善徙義。克新乃心。以順其終則所事畢矣。尙復何恨。然則斯籬也非困汝也。將玉汝矣。吁其勉哉。辛巳六月日。德陽子記。
'''번역'''
정덕(正德) 경진년 여름에 내가 큰 죄를 지었다가 특별히 성상의 은혜로 형벌이 줄어 함경도의 온성부(穩城府)에 도로 귀양을 가게 되었다. 울타리로 가두어 사람들과 통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는 안치된 사람이 많아서 별도로 제도를 만들어 그 중요함을 보인 것이다. 얼마 뒤 조정에서 죄인이 마음대로 출입하여 거처하는 곳이 편안하지 않을까 염려하여 여러 도의 감사에게 때때로 살피고 보고하도록 명하였다. 온성부는 서울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서 섣달이 되어서야 비로소 도사(都事)가 와서 검사하였는데, 울타리의 높낮이와 집의 크기를 자로 재어 자세히 기록하였다. 떠난 뒤에 부상(府相)이 의논하기를, “옛날 폐조(廢朝)에는 법망이 매우 치밀하여 죄인을 핍박하고 제압해서 감히 손발을 놀리지 못하게 하였는데, 관대하면서도 엄하지 않았다. 그 고을이 죄를 지었는데 지금 조정에서 특별히 관원을 명해 검찰하게 하는 것은 그 뜻이 장차 극도로 곤궁하게 하여 편안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하였다. 수령이 능히 명을 받들지 못하면 수령의 허물이다. 이는 죄수를 가두는 것인데, 울타리가 비록 높고 견고하지만 극도로 엄중하지 않고 집이 비록 낡았지만 매우 협소하지 않다면 장차 부(府)에 꾸짖음이 미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옛것을 고쳐 새롭게 하고 성긴 것을 바꾸어 치밀하게 함으로써 또 후일의 일을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에 도성 아래 호인(胡人)들을 모아 큰 나무와 긴 서까래를 베고 읍내의 수레바퀴를 꺼내서 가시나무와 덤불을 운반하여 원근에 연접시키고 서로 연결하였다. 그 소리가 거리에 넘쳐나고 쌓은 것이 산처럼 높았다. 부(府)의 동북쪽 모퉁이에 작은 집을 골라 그 마구간을 철거하고 담장을 없앤 다음 땅에 표시하여 그 방위를 바로잡고 높은 나무를 심고 두터운 울타리로 둘러치고 잡목으로 쌓아 밖과 안이 서로 맞물리게 하여 견고하기가 머리카락도 움직일 수 없고 치밀하기가 바늘구멍도 들어갈 수 없게 하였다. 둘레는 50척이고 높이는 4, 5장이나 되는데 지붕과의 거리는 겨우 몇 자나 한 장 정도이다. 그 위로 3분의 2가 넘게 솟아나서 이 때문에 햇빛이 들어가지 않아 하늘을 보면 마치 우물 속에 있는 것 같고, 비록 대낮이라도 황혼처럼 어둡다. 울타리 남쪽에 구멍을 조금 내어 음식물을 들여오는 길을 만들고, 밖의 사면에는 작은 막사를 지어서 수직(守直)하는 곳으로 삼았다. 제도가 엄격하여 전혀 허물이 없으니, 앞쪽 울타리에 비하면 몇 배나 더 크다. 바라보면 우거진 숲이 높은 산처럼 빽빽하여 그 속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어찌 속된 말로 이른바 생총(生冢)이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집의 제도는 남쪽 사람의 다듬이집과 비슷하지만 조금 크다. 땅은 움푹 파였고 재료는 구불구불하다. 지붕은 얽힌 가지로 만들고, 덮개는 어지러운 밧줄로 엮었으며, 진흙으로 바르고 거친 띠풀로 이었다. 방에는 두꺼운 문이 없고 문은 문턱이 없으며 창문과 벽과 마당에 기구들을 펼쳐 놓아 추하고 누추함을 다하였다. 참으로 사람이 살 만한 곳이 아니다. 죄를 지은 공로가 끝나고 이송되어 갇힌 것이 실로 그달 보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마치 깊은 지하에 들어간 것처럼 위로는 하늘도 없고 아래로는 땅도 없어서 어두컴컴하여 사물을 볼 수 없고 가슴이 답답하여 숨을 쉴 수도 없었으며, 옥에 갇힌 것은 칼과 쇠로 묶인 것보다 심하고 눈을 가린 것은 짚으로 싸맨 것보다 더 심하여 심신이 정상적인 상태를 잃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아침저녁으로 반드시 죽게 될 것이라 여겨 모든 생각을 버리고 오직 죽는 날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기한이 다가오자 점차 먹고 마실 것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남은 목숨을 연장하여 지금까지 이르고 있으니 또한 괴롭습니다. 일찍이 주관(周官)의 사환(司圜)이 교화를 거두어 백성들을 파직할 때에 고칠 수 있는 자는 죄를 주어 3년 동안 내쫓고, 고치지 못하고 환도(圜土)로 나가려는 자는 죽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미치고 어리석으며 형편없는 무리로 죄를 지은 것이 실로 깊었는데 아직까지 목숨을 보존하여 천지 사이에 부끄럽게 있으니, 세월이 오래되어 함정에 빠진 것이 더욱 깊어지고 인사가 자주 변하여 곤궁함이 더욱 심한 것은 당연합니다. 감괘(坎卦)의 상육효(上六爻)에 “휘두르는 칼을 덤불 속에 두어 삼 년 동안 쓸 수 없으니 흉하다.” 하였고, 곤괘(困卦)의 상육효(上六爻)에 “갈대와 덩굴에 얽매여 곤궁하고 궁색하니, 움직이면 후회할 것이 있고 후회가 있으면 길을 떠나야 한다.” 하였다. 지금 이미 나가지 못하였는데 또 갈 곳이 없으니, 마땅히 내게 있는 것을 다하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나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내가 어찌하겠는가. 옛날의 지사(志士)들은 몸이 곤궁한 것은 걱정하지 않고 도가 형통하지 못함을 걱정하였으며, 삶이 무거운 것은 염려하지 않고 죽음이 혹 가벼울까 염려하였다. 그러므로 하늘을 즐기고 천명을 알아서 여유 있게 살았고, 목숨을 바쳐 뜻을 이루어 어찌할 수 없음을 편안히 여겼다. 화복과 영욕을 보기에 마치 허공에 뜬 구름처럼 보았으니, 어찌 구구한 말로 미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일이 끝나야만 정해지는 것이니 지난 일은 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올 일은 진실로 무궁하다. 잘못을 고치고 허물을 개과(改過)할 수 있다면 선을 옮기고 의리를 바꾸는 것은 마음을 새로이 하는 것이니, 그 끝을 따라가면 일한 바가 다할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무엇을 한탄하십니까? 이 울타리는 당신을 곤경에 빠뜨린 것이 아니라 장차 당신을 옥으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아, 힘쓰기를 바랍니다. 신사년 6월 일에 덕양자(德陽子)가 기록하다.
== 312. 名物記 ==
''문체: 雜著類 / 記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9D, ITKC''MO''0127A''A025''330A ...''
'''원문'''
: 君子之於致知也。雖一草一塵之微。莫不窮究其理。明一心之體。而達萬事之用。況物所急而身所切者乎。其日用造次之常接而不可遠者。則所當先講也。明彼而悟此。因以寓規戒之意者。亦觀物察己之道。觀乎天而自彊。觀乎地而厚德是也。然道無定體。物有定象。因象而制名。然後理可擬而心有用。則亦在乎所感之如何耳。所居之室。環以籬曰叢籬。因易之叢棘之說也。籬之株曰立株。植之卓然也。籬之穴曰窒慾之穴。防之密也。屋曰廣居之窩。惡其隘也。窩之內如舍者三。分其西而二之。一爲室一爲竈。竈曰遷善之竈。能變革也。室曰暗室。夜所息也。堗曰靜俟之堗。安重而受火之用也。西有懸板曰有終之板。盛物而不墮也。又分窩之中而二焉。虛其南置雜物。築其北爲土牀。朝晝所處曰樂天之堂而忘憂也。牀之南。累拳石爲階曰升階。升于堂也。階之南。有戶曰明夷之戶。籬所蔽也。戶之上。穿屋爲牖曰虛牖。虛而受明也。東而壁曰君子之壁。中立也。窓於北曰時窓。朝而開夕而閉。有隨時義也。上有小架曰載道之架。置書冊也。窩之東僮僕棲止。有門曰愚門。不開闔也。外有小路曰由戶之路。取夫子出不由戶之訓也。自時窓北出。有木牀爲節宣之所曰蹇牀。其足蹇也。籍以蘆簟曰比簟。交比而成章。上覆屋簷曰自卑之簷。旁立煙桶曰主一之桶。桶言敬。簷言恭。櫎其地三四尺而庭曰從容之庭。聚之土八九寸而田曰不怨之田。田言德。庭言容。由竈而外列小石爲橋曰揭衣之橋。其地濘也。西於橋而廁曰去惡之廁。其臭惡也。所用之具則甕曰困。涸也。釜曰雷。鳴也。鼎曰廢。不用也。爐曰知止。近竈也。壺曰守口。塞之固也。盤曰奉水。平不傾也。盂曰日新。滌舊汚也。鉢曰惡盈。謙持也。杯曰無量。德將也。匕曰小養。奉口體也。箸曰損一。相對待也。案曰五德。德兼五也。几曰三懲。懲者三也。冠曰戴慕。思其拂髦也。帶曰解惑。結而能解也。衣曰養威。嚴其象也。衾曰友思。懷大被也。枕曰九省。臥不忘也。席曰禁怠。夜不懈也。巾曰自潔。先治己也。篋曰遜出。尙其蓄也。筆曰好學。老於文字也。硯曰志貞。確然不變也。墨曰晦文。不耀其輝也。扇曰安分。無預用舍也。刀曰尙鈍。恐進銳之退速也。錐曰戒利。惡利口之覆邦也。囊曰不括。反括囊無咎無譽之意也。櫛曰理紛。治髮也。木曰頤。潔齒也。檠曰緝煕。繼續其光明也。篝曰弗迷。烈風雷雨之所不動也。杖曰不屈。直其節也。鞋曰素履。不妄行也。帚曰富屋。能潤屋也。凡爲物有小大之用。貫賤之殊。而合數之。爲十者六。而名隨焉。名者何。命也。名以命物。以識于心也。夫心與物。本非二致。非心無以妙物。非物無以運心。然物有形而易見。心無迹而難知。難知則難存。易見則易着。見而必知實用。
'''번역'''
군자가 지식을 이루는 데에는 비록 한 포기 풀이나 한 티끌 같은 미세한 것이라도 그 이치를 궁구하지 않는 것이 없어서, 일심(一心)의 체를 밝히고 만사(萬事)의 용을 통달한다. 하물며 물건이 급하고 몸에 절실하여 날마다 조차로 항상 접해서 멀리할 수 없는 것에 있어서이겠는가. 마땅히 먼저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저것을 밝혀 이것을 깨닫고, 그로 말미암아 규계(規戒)의 뜻을 부치는 것도 물건을 관찰하고 자신을 살피는 도를 보는 것이니, 하늘을 보고 스스로 힘쓰며 땅을 보고 덕을 두텁게 하는 것이 이것이다. 그러나 도는 정해진 체가 없고 물건은 정해진 형상이 있으니, 형상을 인하여 이름을 지어야만 이치를 비유할 수 있고 마음이 쓸모 있게 된다. 이는 또한 감응하는 바가 어떠한지에 달려 있을 뿐이다. 거처하는 방을 둘러 울타리를 치는 것을 총리(叢籬)라 하였으니, 《주역》의 총극(叢棘)에 대한 설에서 인용한 것이다. 울타리의 기둥을 입주(立株)라 하였으니, 우뚝하게 심은 것이고, 울타리의 구멍을 질욕(窒慾)의 구멍이라 하였다. 방(防)은 은밀함이다. 집을 ‘넓게 거처하는 와(窩)’라 하니, 좁은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와 안에는 집과 같은 것이 세 가지인데, 서쪽으로 나누어 두 개로 하여 하나는 방이요 하나는 부엌이다. 부엌을 ‘천선지조(遷善之竈)’라 하니, 능히 변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을 ‘암실(暗室)’이라 하니, 밤에 쉬는 곳이기 때문이다. 온돌을 ‘정사지온(靜俟之堗)’이라 하니, 편안하고 무겁게 하여 불을 쬐기 위해서이다. 서쪽에 걸어 놓은 판자를 ‘유종지판(有終之板)’이라 하니, 물건을 담아 떨어뜨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 와의 가운데를 나누어 두 개로 하여 남쪽은 비워 두고 잡물을 두며 북쪽은 쌓아서 흙으로 침상을 만드는데, 아침과 낮에 머무는 곳을 ‘낙천지당(樂天之堂)’이라 하니, 근심을 잊기 때문이다. 침상의 남쪽에 주먹만 한 돌을 여러 개 쌓아 계단을 만들었는데 ‘승계(升階)’라 하니, 당에 오르기 위해서이다. 계단의 남쪽에 문이 있는데 ‘명이지호(明夷之戶)’라 하니, 울타리로 가리기 때문이다. 문 위에 구멍을 내어 창문을 만드는데 ‘허유(虛牖)’라 하니, 비워서 빛을 받기 때문이다. 동쪽의 벽을 ‘군자지벽(君子之壁)’이라 한다. 중립(中立)이다. 북쪽에 창이 있는데 시창(時窓)이라 한다. 아침에 열고 저녁에 닫으니, 때에 따른 의리가 있는 것이다. 위에 작은 선반이 있는데 재도각(載道架)이라 하니, 서책을 두는 곳이다. 와(窩)의 동쪽에 종이 머무는 곳이 있는데 문이 있으나 여닫지 않으니 우문(愚門)이라 한다. 밖에 작은 길이 있는데 유호지로(由戶之路)라 하니, 공자가 “집을 나갈 때 문으로 나가지 않는다.”라고 한 가르침에서 취한 것이다. 시창 북쪽에서 나와서 나무 침상이 있는데 절선(節宣)이 말한 건상(蹇牀)이라 하니, 그 다리가 굽었다. 갈대자리로 깔았으니 비담(比簟)이라 한다. 서로 마주하여 장(章)을 이루고 위에 지붕 처마를 덮었으니 자비지첨(自卑之簷)이라 하고, 옆에 연통이 서 있으니 주일통(主一桶)이라 한다. 통은 경(敬)을 말하고 첨은 공(恭)을 말한다. 그 땅을 3~4척으로 다듬어 뜰을 만들었으니 종용지정(從容之庭)이라 하고, 흙을 모아 8~9치로 논을 만드니 불원지전(不怨之田)이라 한다. 전은 덕(德)을 말하고 정은 용(容)을 말한다. 부엌에서 나와서 밖에 작은 돌을 늘어놓아 다리를 만들었으니 게의교(揭衣橋)라 한다. 그 땅이 질척거리는 것을 서교(西橋)에 가까운 곳이라고 하는데, 악을 떠난다는 뜻이다. 그릇의 이름은 옹(甕)을 곤(困)이라 하니, 마르지 않는다는 뜻이고, 부(釜)를 뇌(雷)라 하니, 울린다는 뜻이며, 정(鼎)을 폐(廢)라 하니,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화로를 지(知)라 하는데, 밥솥에 가까운 것이고, 호리병을 수(守)라 하는데, 입을 막는 것이 견고하다는 뜻이며, 소반을 봉(奉)이라 하는데, 물을 받들듯 평평하여 기울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를 일신(日新)이라 하니, 묵은 더러움을 씻어낸다는 뜻이고, 바리때를 악영(惡盈)이라 하니, 가득 차는 것을 싫어한다는 뜻이며, 겸손하게 지닌다는 뜻이다. 잔을 무량(無量)이라 하니, 덕이 장차 끝이 없다는 뜻이다. 숟가락을 소양(小養)이라 하니, 입에 대는 몸을 받든다는 뜻이고, 젓가락을 손일(損一)이라 하니, 서로 마주하여 기다린다는 뜻이다. 책상을 안(案)이라 하는데, 오덕(五德)이니 덕이 다섯 가지라는 뜻이다. 궤안을 구(几)라 하는데, 삼징(三懲)이니 징계가 세 가지라는 뜻이다. 관을 대모(戴慕)라 하니, 머리털을 빗는 것을 생각한다는 뜻이고, 띠를 해혹(解惑)이라 하니, 매어 놓고도 능히 풀 수 있다는 뜻이며, 옷을 양위(養威)라 하니, 그 모양을 엄숙하게 한다는 뜻이다. 이불을 우사(友思)라 하니, 큰 이불을 안다는 뜻이고, 베개를 구성(九省)이라 하니, 누워서도 잊지 않는다는 뜻이며, 방석을 금태(禁怠)라 한다. 밤에 잠들지 않는 것을 근(巾)이라 하니, 스스로 깨끗하게 함이다. 먼저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다. 상자[篋]를 겸손히 내놓는 것을 손(遜)이라 하니, 쌓아 두기를 숭상하는 것이다. 붓을 좋아함[筆]은 학문을 좋아하여 문자에 익숙한 것이다. 벼루의 뜻이 곧음[硯]은 확고하여 변하지 않는 것이다. 먹에 글씨가 어두운 것[墨]은 그 빛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부채는 분수를 편안히 함[扇]이니, 남에게 간여하지 않고 내버리거나 취하는 것이 없는 것이다. 칼은 무디기를 숭상함[刀]이니, 날카로움이 나아가고 느림이 물러남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송곳은 예리함을 경계함[錐]이니, 예리한 입이 나라를 뒤엎는 것을 미워하는 것이다. 주머니를 싸지 않음[囊]은 거꾸로 주머니를 싸서 허물이 없고 칭찬도 없음을 말한다. 머리빗은 어지러움을 다스림[櫛]이니, 머리를 단장하는 것이다. 나무는 턱을 가다듬음[木]이니, 치아를 깨끗이 하는 것이다. 등불은 밝게 함[檠]이니, 그 광명을 계속함이다. 창살은 어두운 곳에 헤매지 않음[篝]이니, 거센 바람과 우레와 비에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지팡이는 굽히지 않음[杖]이니, 곧은 절개를 지키는 것이다. 신발은 평소의 행실[鞋]이니, 함부로 다니지 않는 것이다. 비는 부유한 집[帚]이니, 능히 집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무릇 사물에는 크고 작은 쓰임이 있다. 천한 것과 귀한 것을 구별하여 합쳐서 열로 만들면 여섯이 되는데, 이름은 그에 따르니, 이름이란 무엇인가? 바로 명(命)이다. 이름을 가지고 사물을 명명하여 마음에 기록하는 것이다. 마음과 사물은 본래 둘이 아니다. 마음이 없으면 사물을 묘사할 수 없고, 사물이 없으면 마음을 운용할 수 없다. 그러나 사물은 형체가 있어 쉽게 볼 수 있지만, 마음은 자취가 없어 알기 어렵다. 알기 어려우면 보존하기 어렵고, 쉽게 보면 붙잡기 쉽다. 보고 반드시 실용(實用)을 알아야 한다.
'''원문'''
: 明外而光內。着而能存。亦因制動而養靜。動靜無間。內外一理。可不敬歟。於是乎記。
'''번역'''
밖을 밝히고 안을 빛내며, 붙어 있어도 보존할 수 있고, 또한 움직임을 제어하여 고요함을 기르며, 움직임과 고요함이 차이가 없고, 안팎이 한 이치이니, 공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에 기록한다.
== 313. [六十銘] ==
''문체: 雜著類 / 箴銘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31A, ITKC''MO''0127A''A025''331C ...''
'''원문'''
: 仁者脩德。孰累惡。智者見幾。超禍機。不仁不智。宜叢棘之寘。三歲之陷。厥改伊何。新乃心。惟日加。
'''번역'''
어진 사람은 덕을 닦으니 누가 악을 더하랴 지혜로운 사람은 기미를 보니 화의 기틀을 벗어났네 인하지도 지혜롭지도 못하면 가시나무에 두어야 마땅한데 삼 년 동안 함정에 빠졌다가 어찌하여 고쳐졌는가 새로 마음을 닦아 날마다 더해야 하리
'''원문'''
: 天質之直。不待繩墨。高而無危。據以衆植。君子象之。挺焉自立。
'''번역'''
하늘의 바탕이 곧으니 줄과 먹을 기다리지 않네 높으면서도 위태함 없으니 뭇 나무에 의지하였네 군자가 본받아 우뚝하게 스스로 서네
'''원문'''
: 其動也有感。其流也有源。制之於末。容或藏根。明者善察。不事已發。先微而防。如穴斯窒。
'''번역'''
그 움직임에 감응이 있고 흐름에는 근원이 있으니 끝에서 제어하면 혹시라도 뿌리를 숨길 수 있네 밝은 사람은 잘 살피고 이미 일어난 일을 다스리지 않으니 미세한 것을 먼저 막는 것이 구멍을 막아 뚫리는 것을 방지하는 것과 같네
'''원문'''
: 廓其宇洞其門。宮室之美。蓄積之殷。安安而居。浩浩其天。堂須升矣。室可窺焉。
'''번역'''
넓은 집과 큰 문이여 궁실의 아름다움이요 쌓아 놓은 것이 많으니 편안하게 살 수 있네 드넓은 하늘에 당을 높이 올리니 방 안을 엿볼 수 있구나
'''원문'''
: 金木爲需。水火爲用。相生相息。變革萬種。剛乃柔生乃熟。革而不善。何用革。
'''번역'''
금(金)과 목(木)은 필요한 것이요, 수(水)와 화(火)는 쓰이는 것이다. 서로 생하고 서로 기르며 온갖 종류를 변혁한다. 강함은 부드러움이 생기고 부드러움은 익는다. 혁신하지 못하면 무엇을 혁신하겠는가.
'''원문'''
: 孰微不著。孰隱不顯。毋冥而怠。毋昭而勉。道非二用。心本一善。天豈可欺。及爾游衍。
'''번역'''
작은 것이라도 드러나지 않음이 없고 숨어 있는 것이라도 드러나지 않음이 없으니 어두워서 게을리 하지 말고 밝아서 힘쓰지 말라 도는 이용이 아니니 마음은 본래 한 가지 선이다 하늘을 어찌 속일 수 있으랴 너의 유람에 미치리라
'''원문'''
: 受質于土。存其體。受功于火。用以濟。應以不動。不物於物。火之不繼。非與於堗。
'''번역'''
흙에서 본질을 받아 그 몸을 보존하고 불에서 공을 받아 그것으로 구제하네 응함에 움직이지 않아 물건에 물욕하지 않으니 불이 이어지지 않는 것은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것과 같지 않네
'''원문'''
: 居上不驕保其躬。臨下有受昌厥功。毋自墮以有終。
'''번역'''
위에서 교만하지 않고 몸을 보존하며 아래를 대할 때 받아들여 공을 이뤄야 하니 스스로 잘못하여 끝이 있게 하지 말라
'''원문'''
: 味之深嗜之篤。自發諸心。非勉而得。君子發憤忘其食。
'''번역'''
맛을 깊이 즐기고 독실하게 좋아하는 것은 마음에서 저절로 나오는 것이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군자는 분발하여 먹는 것을 잊는다.
'''원문'''
: 位雖懸。進有級。愼躓蹶。毋陵躐。循循而升。慄慄其崩。
'''번역'''
지위가 비록 높지만 나아감에 등급이 있으니 넘어지고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여 차례를 어기지 말라 순순히 올라가고 두려워하며 무너지지 말라
'''원문'''
: 堂明暗。戶乃司。司而塞。明其夷。夷之艱。利含章。柔爲用。志須剛。
'''번역'''
집안이 밝으면 어둡고 문은 사방을 관장한다 사방을 관장하면 막히니 밝게 다스려야 한다 다스리기 어려우면 이익을 꾀해야 한다 부드러움으로 쓰이고 뜻은 강해야 한다
'''원문'''
: 陽之精炳。萬類甕之。哆正離位。虛以受之。內而不出。光明一室。
'''번역'''
양의 정기가 빛나서 만물을 옹기처럼 담아내니 정리가 이위(離位)에 자리하여 비어 있음으로 받아들인다네 안에서 나오지 않아 한 방이 환히 밝구나
'''원문'''
: 方而大。固而直。不偏不倚。君子之德。
'''번역'''
모나지 않고 크며 단단하고 곧고 기울지도 굽지도 않으니 군자의 덕이로다
'''원문'''
: 方受體。明爲職。通陰陽。知闔闢。不後朝。不先夕。時之義。中之德。
'''번역'''
몸을 받아들이고 밝게 직분을 삼네 음양을 통하고 합폐를 아네 아침에 뒤지지 않고 저녁에 앞서지 않네 시의의 덕이로다
'''원문'''
: 高其事。匪夷所思。負其責。豈弱之支。貞爾幹。固爾縶。力小而任重。予懼其弗克。
'''번역'''
그 일은 높아서 평범한 생각으로 할 수 없고 그 책임을 지는 것은 어찌 약한 사람의 힘이 되겠는가 곧고 바른 그대 몸을 굳게 묶어 두었네 힘은 적은데 책임은 무거우니 나는 감당하지 못할까 두렵다네
'''원문'''
: 千門朝開。爾何獨闔。萬戶昏閉。爾何獨闢。知非時用。材不及衆。非愚而何。
'''번역'''
천문이 아침에 열렸는데 너는 어찌 홀로 닫혔으며 만호가 저녁에 닫혔는데 너는 어찌 홀로 열렸느냐 때에 맞지 않음을 알았으니 재주가 대중에게 미치지 못했구나 어리석은 것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
'''원문'''
: 出自戶。達所之。一步差。千里違。廓爾茅塞。坦其平平。理我偪綦。于以行行。
'''번역'''
집에서 나와서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한 걸음의 차이가 천 리를 어긋나게 하니, 꽉 막힌 것을 넓히고 평평한 것을 고르게 하여 나의 좁은 마음을 바루어 이로써 행하고 또 행하노라.
'''원문'''
: 屨而滅趾。福矣。險而能止。智矣。旣傷則必誡。不行則何躓。有安厥處。無剝以辨。君子善反。負以自勉。
'''번역'''
신을 신고 발가락이 닳으면 복되다 하고 험한 곳에서 그칠 수 있으면 지혜롭다고 한다 이미 상처를 입었으면 반드시 경계해야 하니 행하지 않는다면 무엇 때문에 걸려 넘어지겠는가 편안하게 머물 곳이 있어 벗겨서 변별할 필요 없으니 군자는 잘 반성하여 등에 짊어지고 스스로 힘써야 한다
'''원문'''
: 交而成理。中斯孚。比而著文。德不孤。君子尙親。友以輔仁。
'''번역'''
서로 교합하여 이치를 이루니 중도에 믿음을 두었기 때문이요 비유하여 문장을 드러내니 덕이 외롭지 않기 때문이다 군자는 친함을 숭상하니 벗은 인을 보좌하기 때문이다
'''원문'''
: 高而能卑。位不墜。短以自庇。德不比。君子以。遜厥志。
'''번역'''
높으면서도 능히 낮추니 지위가 떨어지지 않고 짧아서 스스로 가리니 덕이 비루하지 않네 군자가 지녀야 하니 그 뜻을 겸손하게 하라
'''원문'''
: 中而通。虛而實。發非二三。其動也直。
'''번역'''
중심으로 통하고 비어 있으면서도 충실하다 발함이 두서지 않으니 그 움직임 곧다
'''원문'''
: 利以養物而無矜能。厚以載物而不言功。君子觀之。敦厚而周愼。平易而從容。
'''번역'''
이익은 만물을 길러서 능력을 뽐내지 않고, 후함은 만물을 실어 주면서 공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군자는 이것을 보고 돈후하고 신중하며 평이하고 조용하다.
'''원문'''
: 雨不霑。暘不曝。天何心。田自僻。深其種。厚其灌。盡厥功。枯何嘆。
'''번역'''
비는 적시지 않고 볕은 말리지 않으니 하늘의 마음 어떠한고 밭이 외지니 깊이 심고 많이 물 대어 온 힘을 다했건만 마른 것을 어찌 탄식하랴
'''원문'''
: 審淺深。愼厥涉。揭不高。泥我濕。
'''번역'''
깊고 얕음을 살피고 그 걸음을 삼가네 높이 걸지 않으니 진흙에 내 발이 젖는다네
'''원문'''
: 惡之深。賤之極。非外飾。誠臭惡。勿欺其心。務快於志。克愼厥獨。必誠其意。
'''번역'''
나쁜 것을 깊이 미워하고 천한 것을 극도로 천하게 여기며 겉으로 꾸미지 않고 참으로 취악(臭惡)을 미워하며 그 마음을 속이지 말고 뜻에 맞게 하기를 힘쓰며 혼자 있을 때를 삼가고 반드시 뜻을 성실히 한다.
'''원문'''
: 甁其羸。井不繘。敝而漏。涸而渴。出入亡。謀猷絶。君子能亨天而知義。致命而遂志。
'''번역'''
병은 낡아서 약해지고 우물은 깊지 않아 터져서 새고 마르면 목이 마르며 출입할 길 없으면 계책이 끊어진다네 군자는 하늘의 이치를 능히 통달하여 의리를 알고 목숨을 바쳐서 뜻을 이루네
'''원문'''
: 水火爭。聲轟轟。懼其邇。震之驚。君子畏天。脩省以誠。虩虩之恐。非邀其亨。
'''번역'''
물과 불이 다투면 소리가 우르릉거린다네 그 가까움이 두려워 놀라 떨치고 일어나네 군자는 하늘을 두려워하여 성실하게 자신을 살피나니 두려운 마음은 복을 바라서가 아니라네
'''원문'''
: 顚其趾。利出否。革其耳。行且塞。雉之膏。非所食。烹乃腴。愼厥趨。
'''번역'''
발을 꺾으면 이익이 나오지 않나 귀를 가리면 다녀도 막히네 꿩의 기름은 먹을 것이 아니니 삶아야 살찌는 법 그 걸음걸이를 조심하세
'''원문'''
: 兌爲口。艮其趾。近於竈。止其止。
'''번역'''
태괘는 입을 상징하고 간괘는 발을 상징한다. 조(竈)에 가까우니 그 멈춤이 멈추게 한다.
'''원문'''
: 金人有銘。孔子識之。白圭有詩。南客復之。其守之不亦宜乎。
'''번역'''
김인(金人)이 명을 지었으니 공자가 그것을 기록하였고 백규가 시를 지었으니 남객이 그것을 다시 썼다. 그 시를 지키는 것이 또한 마땅하지 않겠는가.
'''원문'''
: 至平者水。難持者盈。盈或不謹。平斯傾。念茲在茲。如將墮。
'''번역'''
물은 평평한 것이지만 가득 채우기는 어렵네 가득 채워도 조심하지 않으면 곧바로 기울어지니 이것을 생각하면 이 물과 같아 쏟아질 듯하구나
'''원문'''
: 淨我盥。潔我沐。舊旣革。初乃復。新又新。日以續。
'''번역'''
나를 씻고 나를 목욕하여 옛것을 이미 혁파하고서 처음으로 다시 회복하니 새로움이 또 새로워져 날마다 이어지네
'''원문'''
: 謙爲福。滿則覆。天之虧。思之害。尊而光。小而大。
'''번역'''
겸손은 복을 위하고 가득 차면 뒤집히네 하늘이 이지러지면 해를 생각해야 하니 높이면 빛나고 작으면 커진다네
'''원문'''
: 豈惟美色。又有狂藥。耗我情性。長我淫慝。無亂乃儀。將之以德。養其中和。消其忿慾。小養匕禮盡其曲。制無遺器。澤手非恭。摶飯亦刺。食不知味。我愧昭訓。惟茲口腹。君子所愼。
'''번역'''
어찌 아름다운 모습뿐이랴 또 미친 약이 있나니 내 정성을 소모시키고 내 음욕을 키우네 아름다움을 어지럽히지 않고 덕으로써 다스리며 중화를 기르고 분노와 욕심을 없애야 하네 작은 숟가락의 예법을 잘 지켜서 곡진하게 하고 그릇에 남김이 없도록 단속하며 손을 적시어 공경하지 않지 않고 밥을 뭉쳐서 또한 찌르지 않으며 음식을 먹되 맛을 모르고 먹어야 하네 나는 밝은 가르침에 부끄러우니 오직 이 구복은 군자가 신중히 해야 하는 것이네
'''원문'''
: 三則疑。損其一。得其友。成配匹。物若孤。生理絶。天地交。萬化出。男女合。萬事作。非知道。誰能識。
'''번역'''
세 가지 이치에 의심이 있으면 하나를 잃게 된다네 벗을 얻으면 짝이 이루어지네 물건은 외로움과 같아 생리(生理)가 끊기네 천지가 서로 만나 만물이 생겨나고 남녀가 합하여 만사가 이루어지네 도를 알지 못하면 누가 능히 알겠는가
'''원문'''
: 尊其道。仁也。扶其困。義也。陳其養。禮也。止其行。智也。安其所。信也。嗟乎一器而五德具。予乃人而不汝若乎。然則奈何。惟學乎。
'''번역'''
그 도를 높이는 것은 인(仁)이고, 곤궁한 자를 부지하는 것은 의(義)이며, 그 양분을 진달하는 것은 예(禮)이고, 행위를 중지시키는 것은 지(智)이며, 처신을 편안히 하는 것은 신(信)이다. 아, 하나의 기물에 다섯 가지 덕이 갖추어졌으니, 내가 사람으로서 너와 같지 않다면 어찌하겠는가. 오직 배우리라.
'''원문'''
: 折其足。一可懲。傷其隅。二可懲。剝其辨。三可懲。几哉几哉。今雖懲矣。人誰汝矜。
'''번역'''
발을 꺾으면 한 가지로 징계할 수 있고 모서리를 다치게 하면 두 가지로 징계할 수 있으며 입술을 벗겨내면 세 가지로 징계할 수 있으니 아, 가구여 가구여 지금 비록 징계하였으나 사람이 너를 누가 아끼랴
'''원문'''
: 尊而臨。敬之極。庇而切。思之則。君子以。知天之臨。知親之切。不敬則悖。不思則衰。盡性而至命。其無忝乎。嗚呼悕矣。
'''번역'''
높이 임하시니 공경의 지극함이요 가깝게 감싸시니 생각하는 것이라네 군자는 하늘이 임함을 알고 어버이가 가까움을 아노니 공경하지 않으면 어그러지고 생각하지 않으면 쇠퇴하리라 성명을 다하여 천명에 이르렀으니 그 명을 욕되게 하지 않으리라 아, 슬프도다
'''원문'''
: 披能斂。形乃束。結必解。心何塞。迫之卽拘。順之自通。緩其思。定厥中。勿舍勿正。克專克敬。
'''번역'''
능히 거두고 모으면 형체가 묶이게 되나니 매듭은 반드시 풀리거늘 마음은 어찌 막힐 것인가 핍박하면 곧 구속되고 순응하면 절로 통하네 생각을 느슨하게 하고 중심을 안정시키며 버리지도 바로잡지도 말고 오직 전일하고 공경하라
'''원문'''
: 順其緖。文不亂。合其縫。理互貫。象于體。制以禮。莊其儀。懿厥威。
'''번역'''
그 실마리를 따르니 글이 어지럽지 않고 그 이음새를 합하니 이치가 서로 관통하네 형상이 체에 나타나니 예로써 제어하고의식이 장중하니 위엄이 아름답구나
'''원문'''
: 短其被。誰與同庇。薄其綿。誰與同暖。寒不相衣。飢不竝飯。鴒原之思。使我心悲。
'''번역'''
이불 짧으니 누구와 함께 덮을까 솜 얇으니 누구와 함께 따뜻할까 추워도 옷을 같이 입지 못하고 주려도 밥을 함께 먹지 못하니 영원의 그리움에 내 마음 슬프구나
'''원문'''
: 晝豈不念。夜益耿耿。坐豈不思。臥愈怲怲。秋宵之深。冬夜之永。展轉不安。令我增省。
'''번역'''
낮에도 어찌 생각하지 않으랴만 밤이 되니 더욱 간절하고, 앉아서도 어찌 생각하지 않으랴만 누우면 더욱 불안하여, 가을밤 깊고 겨울밤 긴데도 편안히 잠들지 못하니 나로 하여금 반성하게 하네.
'''원문'''
: 靜爲動之本。夜乃晝之源。源其靜。本斯存。守寂而養。未感而察。神氣或倦。邪妄斯出。鷄鳴弗怠。克精克一。
'''번역'''
고요함은 동의 근본이요 밤은 낮의 근원이라네 고요함을 근본으로 삼고 근본을 보존하여 고요함을 지키고 기르며 감응하지 않고 살피노라 정신과 기운이 혹 피곤하면 사악하고 망녕된 것이 나오나니 닭이 울어도 게을리하지 않고 정밀하게 하고 하나로 집중하네
'''원문'''
: 昭其文。著其質。身不辭受汚。惟物之是潔。潔其不潔。而不先自潔。吾未見潔。是以。君子正己而格物。
'''번역'''
그 문장을 밝히고 그 바탕을 드러내어 몸이 더러움을 받기를 사양하지 않으니 오직 물건만이 깨끗할 뿐이다. 깨끗하지 않은 것을 깨끗하게 하되 먼저 자신부터 깨끗해지지 않으면 나는 깨끗함을 보지 못하리라. 이 때문에 군자는 자신을 바로잡고서 사물을 연구하는 것이다.
'''원문'''
: 狹爾口。深爾腹。厚其藏。遜而出。韞必愼價。慢則誨盜。有而若無。人誰汝侮。
'''번역'''
좁은 입에 깊은 배로 그 창자를 두텁게 하고 겸손하게 나오네 가격을 아끼지 않으면 반드시 조심하고 거만하면 도둑을 가르치리라 있으면서도 없는 것처럼 하니 누가 너를 업신여기랴
'''원문'''
: 尖爲頭。思鑽其堅。直爲柄。思操其專。沃乃心。道之濬。粹于面。德之潤。詩書之言。禮樂之法。馳騁今古。發揮事業。勞而不已。行其義。終委厥身。成其仁。
'''번역'''
뾰족함은 머리이니 그 견고함을 뚫고자 함이요 곧음은 자루이니 그 전일함을 지키고자 함이로다 넓은 것은 마음이니 도가 깊어짐이요 순수함은 얼굴이니 덕이 윤택해짐이로다 시서의 말과 예악의 법을 고금에 두루 익혀 사업을 발휘하고 노고를 그치지 않고 그 의리를 행하여 마침내 몸을 맡겨 그 인을 이루리라
'''원문'''
: 涅未移光。磷不改貞。確乎其守。溫然其成。交而無瀆。犯而不爭。不易乎世。不成乎名。遯世不見是而無悶。予於爾感焉。
'''번역'''
검은 빛을 옮기지 않고 인광(燐光)도 그 곧음을 바꾸지 않네 확고하게 지켜서 온화하게 이루었으니 섞여도 더럽힘이 없고 범해도 다투지 않았네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고 명예를 이루려 하지 않았네 세상에 숨어 이런 사람 보이지 않아도 괴롭지 않으리니 나는 너에게 감동하노라
'''원문'''
: 皎皎易著。昭昭易汚。汚則害明。着必見愚。孰微不昌。孰信不孚。有闇而章。無的而喪。尙褧之錦。君子尙之。
'''번역'''
깨끗함은 드러내기 쉽고 밝음은 더럽히기 쉬워라 더러워지면 밝음을 해치고 붙으면 반드시 어리석음이 드러나네 누구인들 창성하지 않으랴 누구인들 믿지 않으랴 어둠이 있어도 밝아지고 표적이 없어도 잃지 않네 비단으로 만든 옷을 좋아하니 군자가 그것을 좋아하네
'''원문'''
: 炎而用何喜。涼而舍何慍。順所遇。安厥分。
'''번역'''
더울 때에 어찌 기뻐할 것이며 서늘할 때에 어찌 성내겠는가 만나는 대로 따르고 분수를 편안히 하리라
'''원문'''
: 快以用。嬰爾鋒。量其力。鈍爲功。
'''번역'''
날카로움으로 쓰이면 너의 예봉을 입었지만 그 힘을 헤아리면 둔함이 공이 되느니라
'''원문'''
: 莫謂利之可恃。莫謂鑽之無難。剛則易折。堅必多困。不愼而傷。將誰之怨。
'''번역'''
이익을 믿을 만하다 말하지 말고 뚫는 것 어렵지 않다 말하지 말라 강하면 부러지기 쉽고 단단하면 반드시 곤궁함 많으니 삼가지 않아 상처 입으면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원문'''
: 邦之有道。聖云危言。交暢之化。草木其蕃。天地旣閉。囊猶尙括。囊雖無咎。時則不穀。我欲不括。以竢明哲。
'''번역'''
나라에 도가 있으면 성인이 위언을 하니 교화가 활발하면 초목이 번성하네 천지가 이미 닫혔으니 주머니를 오히려 묶어 두었네 주머니는 비록 허물이 없으나 때가 불길하니 나는 묶지 않고서 명철한 이를 기다리려 하네
'''원문'''
: 萬殊紛綸。一統于本。求源則近。力末者遠。由根連枝。因治制亂。宏綱以擧。群條共貫。約之于禮。勿使其散。
'''번역'''
만 가지의 번잡한 일들이 하나로 근본에 통하네 근원을 구하면 가까운 것이고 말단을 힘쓰면 먼 것이라네 뿌리에서 연지처럼 뻗어나가니 치세는 질서를 만들고 난세는 무질서하네 큰 강령으로 거두어 여러 가지를 함께 관통하고 예로써 단속하여 흩어지지 않게 하네
'''원문'''
: 齒之本白。染則不白。不白者可白。本白者猶在。利爾刮。潔爾漱。復厥白。毋吝舊。
'''번역'''
치아의 본래 흰빛을 잃으면 물들어서 희지 못하고, 물들어서 희지 못한 것은 다시 희게 할 수 있으나, 본래 흰색인 것은 여전히 그대로 있다. 잘 갈고 깨끗이 씻어 그 흰 빛을 회복하면 되니, 옛날의 것을 아끼지 말라.
'''원문'''
: 光之歇。由膏之渴。暗之生。由燼之萌。萌者去之。渴者添之。毋虧厥功。用緝其煕。
'''번역'''
빛이 꺼지는 것은 기름이 말라서이고, 어둠이 생기는 것은 불씨가 싹트기 때문이니, 싹트는 것을 제거하고 마른 데에 기름을 부어 그 공을 손상하지 않게 하여 빛나게 하라.
'''원문'''
: 虛其內。明不雜。方其外。邪不入。不入則充內。不雜則照外。旣充且照。何懼何畏。
'''번역'''
내면을 비우고 잡된 것을 없애면 바깥에 드러나 사특한 것이 들어오지 않는다 들어오지 않으면 내면이 충만하고 잡된 것이 없으면 바깥이 환히 빛난다 이미 충만하고 또 환히 빛나니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
'''원문'''
: 扶其顚。持其危。鞠躬而盡瘁。罔渝乃心。險夷一視。苟屈其節。焉用爾倚。
'''번역'''
그의 머리를 붙들어 주고 그의 위태함을 지탱해 주었네 몸을 굽혀서 나라를 위해 힘을 다하였으니 변함없는 그 마음이로세 험난한 길이나 평탄한 길이나 똑같이 보았으니 진실로 절개를 굽히지 않았네 어찌 너에게 의지하겠는가
'''원문'''
: 無欲上人。仁不可勝。勞而自下。德日以升。素位而行。惟信之履。昭我大方。非禮則止。
'''번역'''
욕심이 없는 사람은 인을 이루어 다할 수 없고 수고로워 스스로 아래에 있는 사람은 덕이 날로 높아지네 본분을 지키고 행하면 오직 믿음으로 걷는 것이니 밝은 우리 대방의 도를 예가 아니면 그치리라
'''원문'''
: 惟掃惟汛。乃屋之潤。塵穢不淨。地道何光。懋去其蔽。惟隱之彰。奉以周旋。儀繄是將。
'''번역'''
쓸고 또 순찰하니 집이 윤택해지네 먼지와 더러움 깨끗하지 않으니 땅의 도가 어찌 빛나겠는가 덮인 것을 제거하기 힘쓰니 숨은 것이 드러난다 받들어 주선하노니 예법을 이처럼 행한다
== 314. 六十銘序 ==
''문체: 序跋類 / 序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34C, ITKC''MO''0127A''A025''334D''
'''원문'''
: 于旣名物而識之。徒識不可以警心。又繫之銘。以爲旦夕玩古之道也。湯于盤以自新。武王于盤盂几杖以自戒。聖人德盛道尊。宜無待於外。而眷眷若是者。豈非以心之操舍有可畏歟。然則德怠者志不可不勤。道卑者學不可不篤。篤勤之雖不在於區區之銘。而銘以刻物。有適必戒。學之一助。不可廢也。罪死之人。身且不恤。顧何暇於古人之學。姑且悔罪省身。因以及於性分之萬一。則庶幾不負素志。其警之可不切乎。故或以實。或以假。或以意推。或以義發。雖工拙非一。無不歸於切己。其感也多。故不遺乎所接之物。其憂也急。故不擇乎所得之辭。苟觀之以理。皆足以發迷而啓昏。將於日用應接之際。耳目所視聽。手足所持履。而一有悟焉。則其視昏冥之逃。麴蘖之託。以自喪者。豈無小益哉。中庸曰。道不可須臾離也。可離非道也。道則尙矣。其爲物之所切而最不可離者。莫宮室衣服飮食器用若也。知宮室衣服飮食器用之不可離。而不知道之不可離。可乎。予棄于天而絶于人。孤囚於萬里之外。不得與父母兄弟朋友妻子鄕黨奴隷相接。而所與接者但宮室衣服飮食器用耳。則其所致力者旣不行於彼。將無勉於此乎。然物有大小。而道無精粗。一隅以反三隅。一本以貫萬殊。在乎盡性。其可忽諸。
'''번역'''
이미 명물(名物)을 알고서 그것에 경계하는 마음이 없으면 헛된 지식일 뿐이다. 그래서 또 명(銘)에 매어 두어서 아침저녁으로 옛사람을 완상하는 방도로 삼는다. 탕왕(湯王)은 소반을 가지고 스스로 새롭게 하였고, 무왕(武王)은 옹기그릇과 궤장(几杖)을 가지고 스스로 경계하였다. 성인(聖人)의 덕이 성대하고 도가 높아서 외물에 의지할 것이 없는데도 이처럼 애를 쓰고 있으니, 어찌 마음의 조섭에 두려워할 점이 있어서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덕이 게으른 자는 뜻을 부지런히 해야 하고, 도가 낮은 자는 학문을 독실하게 해야 한다. 독실하고 부지런한 것이 비록 구구한 명에 있지 않더라도 명은 사물에 새겨져서 반드시 경계하는 바가 있으니, 학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을 폐해서는 안 된다. 죄를 지어 죽을 사람은 자기 몸도 돌보지 못하는데, 어찌 옛사람의 학문을 돌아볼 겨를이 있겠는가. 우선 죄를 뉘우치고 자신을 반성하여 성분(性分)의 만분의 일에까지 미친다면, 아마도 평소의 뜻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니, 그 경계함이 어찌 절실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혹 실(實)로써, 혹은 가(假)로써, 혹은 뜻으로 미루어, 혹은 의리로 발하여 비록 공졸(工拙)이 같지 않으나 절실한 곳에 귀결되지 않는 것이 없어서 감동하는 바가 많으므로 접촉하는 물건을 버리지 않고, 근심하는 바가 급박하므로 얻은 말을 가리지 않는다. 진실로 이치로 본다면 모두 어두운 것을 깨우치고 혼미함을 열어 주어 장차 일상생활에서 응접할 때에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과 발로 만지고 밟는 데에 한 번 깨달음이 있으면, 어둡고 미혹하여 도망하고 구애(麴蘖)에 의탁하여 스스로 망친 자가 어찌 조금의 이익도 없겠는가. 《중용》에 이르기를, “도는 잠시라도 떠날 수 없다. 떠날 수 있는 것은 도가 아니다.” 하였다. 도는 숭상할 만하다. 물건이 절실한 것이며 가장 떠날 수 없는 것으로는 궁실(宮室)과 의복(衣服), 음식과 기물(器皿)의 사용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궁실과 의복, 음식과 기물의 사용을 떠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모르는 것을 떠날 수 없음을 알지 못한다면 어찌하겠는가. 내가 하늘을 버리고 사람을 끊어 만 리 밖에 외롭게 갇혀 부모 형제 친구 처자 향당 노예와 서로 접촉하지 못하고 오직 궁실(宮室) 의복 음식 기구 용품만 가지고 있으니, 힘쓰는 바가 이미 저곳에 행해지지 않는데 장차 이 일에 힘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물건은 크고 작음이 있지만 도는 정밀함과 거칠음이 없으니 한 모퉁이를 통해 세 모퉁이를 반성하고 한 근본을 가지고 만 가지를 관통하는 것이 성(性)을 다하는 데에 달려 있으니, 어찌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 315. 銘後 ==
''문체: 序跋類 / 題跋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35A, ITKC''MO''0127A''A025''335B''
'''원문'''
: 予自爲僇人。愁居懾處。蓋亦有年。智不益進而心日昏。行不加脩而德日偸。豈操心慮患之不至。將糞土之墻之不可扝也。其亦罷民之甚矣。慨嘆之餘。竊自惟念死亡之人。餘生無日。身外之事。不復小掛於胸中。第以罪不克懲。心不克新。而一旦忽然殉身。終抱恨於泉壤矣。豈不痛哉。是以。感激自奮。以求乎去舊而就新。則大難之中。心失統緖。若無以自持者。此斯言之所以誓也。言雖愚陋。志在自戒。不可謂不用其力也。故辭不必巧。惟其質。意不必深。惟其實。邇者遠之本乎。卑者高之基乎。假象者著其微矣。推物者同其異矣。旁行者智。安守者仁也。苟不內篤其養。而屑屑焉惟外之是事。斯言也實爲自誣之夸辭。銘於吾何有。噫。頑鈍之人。圖身乏智。惟爵祿是貪。昧詩人之所誨。背明哲之高蹈。旣不能善其始。及至名辱身敗。事迫勢窮。然後區區欲有所省。以望其終。不亦可羞乎。古之爲士異是。得時則勵志行道。堯舜其君。使天下受其澤。不得則超然高謝。邈爾遠害。浮游乎塵世之表。高視於萬物之上。理亂不關其心。榮辱不及其身。以全其所性。甘與草木同腐。其視吾人之瑣瑣勞勞不能自謀者。爲如何哉。雖然。遇不遇。命也。而禍與福。無不自己求之。能安於所遇。以善其道則。亦足以自立而無羨於彼矣。庸詎以垂死之故而沮其志哉。予曰。朝聞道。夕死可矣。故曾子臨終而易簀。黃霸獄中而受書。予所銘者是已。嗚呼其已矣。辛巳季夏有日。德陽予題。
'''번역'''
내가 스스로 죄를 지은 사람으로서 근심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오래되었으니, 지혜는 더욱 진보하지 못해 마음이 날로 어두워지고 행실은 더욱 닦지 못해 덕이 날로 줄어들고 있다. 어찌 마음을 잡고 근심을 하여 환난이 이르지 않게 하겠으며 장차 흙으로 담장을 쌓아 만질 수 없게 하겠는가. 이것 또한 백성을 매우 피곤하게 하는 것이다. 개탄하는 나머지 스스로 생각건대, 죽은 사람은 남은 생애가 하루도 없으니 몸 밖의 일에 다시 가슴속에 조금도 걸릴 것이 없다. 다만 죄를 징계하지 못하고 마음을 새롭히지 못한 채 한 번 홀연히 죽어 끝내 황천에서 한을 품고 있으니 어찌 통탄스럽지 않겠는가. 이 때문에 감격하여 스스로 분발하여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취하려고 한다. 그러나 큰 어려움 속에서 마음이 질서를 잃어 스스로 지탱할 수 없다면 이 말이 바로 맹세하는 것이다. 말은 비록 어리석고 누추하나 뜻은 스스로 경계하는 데 있으니, 힘을 쓰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옛사람의 말은 반드시 교묘할 필요가 없으니 오직 그 바탕이 있을 뿐이고, 뜻은 깊을 필요가 없으니 오직 그 실상이 있을 뿐이다. 가까운 것은 먼 것의 근본이고 낮은 것은 높은 것의 기초이며, 가상(假象)은 미세한 것을 드러내고 사물을 미루어 헤아리는 것은 같고 다름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곁으로 행하는 것이 지혜요 편안히 지키는 것이 인이다. 진실로 안에서 독실하게 기르지 않고 외면의 일만을 부지런히 한다면, 이 말은 실로 자신을 속이는 과장된 말이 될 것이다. 명심할 것이 나에게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아, 어리석고 둔한 사람은 지혜를 도모하지 못하고 오직 작록(爵祿)만 탐하여 시인의 가르침을 모르고 명철한 이의 높은 행실을 등진다. 이미 처음부터 잘하지 못하다가 명예에 욕을 당하고 몸이 망가지며 일이 막히고 형세가 궁박해진 뒤에야 구구하게 반성하려고 하여 끝내 이루기를 바란다면, 또한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옛사람의 선비는 이와 달라서 때를 얻으면 뜻을 힘쓰고 도를 행하여 요순과 같은 임금이 되어 천하에 그 은택을 입게 하였다. 얻지 못하면 초연히 고상하게 사양하고 멀리서 해를 피하여 속세의 밖에서 떠돌면서 만물 위에 높이 서서 이치와 어지러움에 마음을 두지 않고 영예와 치욕이 몸에 미치지 않게 하여 타고난 본성을 온전히 보존한다면 초목과 함께 썩는 것을 달갑게 여기리니, 우리들이 자잘한 일에 애쓰면서도 스스로 도모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비록 만나고 만나지 못하는 것은 운명이지만 화와 복은 모두 자기에게서 구하는 것이니, 만나는 대로 편안히 여겨 그 도를 잘 행한다면 또한 스스로 서서 저들에게 부러워할 것이 없을 것이다. 어찌 죽을 날이 다가왔다고 해서 뜻을 꺾겠는가. 나는 아침에 도를 듣고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증자(曾子)는 임종에 이르러 자리를 바꾸었고 황패(黃霸)는 옥중에서 글씨를 받았으니, 내가 명심하는 것은 이것이다. 아, 그만두어야겠다. 신사년 6월 어느 날 덕양(德陽)이 나에게 쓰게 하였다.
== 316. [立師道] ==
''문체: 公車類 / 對策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36B, ITKC''MO''0127A''A025''336C ...''
'''원문'''
: 問。民生於三。事之如一。師道之於人。大矣。而不序於五倫。何歟。旣事之如一則喪制之有異。抑何歟。師道之立。昉於何時而盛於何代。吾東方師道之盛衰。亦可得聞其詳歟。今□國家專意興學。而師道廢弛。籍名學宮。而各私其學。不事講問。閭巷之間。亦未聞有爲師弟子者。甚至不禮於先生長者。遂成弊習。何以則師道立而學有淵源。士知禮敬歟。諸生皆學古之道。必有慨然於斯弊。毋略古。毋泛今。悉陳救之之策。〔原注:出海東策問二十首中〕
'''번역'''
묻노라. 백성 가운데 세 부류가 있어 일을 똑같이 하는 것이 사도(師道)와 사람에 대한 도리이다. 큰 도리인데 어찌하여 오륜(五倫)에 두지 않는가? 이미 똑같이 섬기는데 상제(喪制)에는 차이가 있으니, 또한 어째서인가? 사도가 언제부터 시작되어 어느 시대에 성대하였는가? 우리나라의 사도의 성쇠도 자세히 들을 수 있는가? 지금 국가는 오로지 학문을 일으키는 데 뜻을 두었으나 사도는 폐기되었고, 학궁(學宮)에 이름을 올리고 각자 자기 학문만 숭상하여 강문(講問)을 일삼지 않으며, 여항(閭巷) 사이에서도 스승과 제자가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고 심지어 선생과 장자에 대해서도 예우하지 않는 것이 마침내 폐습이 되었으니, 어찌하면 사도가 서서 학문에 연원이 있게 하고 선비들이 예경을 알게 하겠는가? 제생들은 모두 옛날의 도를 배우고 있으니 반드시 이러한 폐단에 대해 개탄할 것이다. 옛것을 소홀히 하지 말고 지금의 일도 범하지 말며, 구제할 방책을 모두 진달하라.-원주(原註)에 “《해동책문(海東策問)》 20수 중에 나온다.” 하였다.-
'''원문'''
: 對。先儒氏之言曰。師道之盛衰。關吾道之晦明。吾道之晦明。而□國家治亂之所繫。今執事先生發策秋圍。特擧師道。有慨於方今之廢弛。欲聞救之之術。愚也三復而嘆曰。大矣哉。師道也。夫天生蒸民。莫不稟仁義禮智之性。而有君臣父子夫婦之倫焉。能盡其固有之性。而循乎當然之則者。先覺也。衆人則不然。氣稟拘之。物欲蔽之。不知性本之所有。職分之當然。而私意妄作。其不流於禽獸者幾希矣。是故。學於先覺。然後有以開發其聰明。復還其天理。此師道之所以作也。夫誘掖訓導。啓迪成就。使不能孝者爲孝。使不能忠者爲忠。則師道之功。豈有大於此者乎。古人之於三。事之如一。有以哉。是以。古之聖帝明王。知師道之大。不但君以治之。又將師以敎之。使彼之不能自制者有以治之。使彼之不能循性者有以敎之。然後君師之責備。而治平之基立矣。其所以敎之之方。亦不外乎民生日用彝倫之常。而繫於人君躬行心得之餘。則爲人君者可不以誠正修齊之學。爲己任哉。古之所以治隆於上。俗美於下。良以此也。是故。達而在上。則盡君師之道。而其效驗至於天下平。窮而在下。則講明斯道。繼往開來而已。請因明問而陳之。夫師道之任。如此其重大。而序人倫不及師者何歟。愚以謂師友一體。朋友之信。豈外於師乎。特以朋友多而師少。故擧其多者言之耳。至若喪制之有異。亦有說焉。古人有言曰。見彼之善而己效之。便是師也。有得一言一義如朋友。有相親炙如兄弟。有成就己身而恩如天地父母者。豈可一槩服之。此聖人不制師服者也。然此特處置中之一事耳。愚豈敢遺其所問之本意。而論其小者哉。至於師道之昉於前代。亦可考矣。自伏羲,神農,黃帝,堯舜所以繼天立極。而脩道立敎。以敎化百姓者。無非師道也。司徒之職。典樂之官。所敷者五敎。所敎者胄子。則其道寢備矣。至於成周。順先王詩書禮樂以造士。而敎之以灑掃應對之節。射御書數之文。亦擇其有道有德者主之。又以鄕三物敎萬民而賓興之。是故。師道之盛。治化之大。後世無及焉。及周之衰。學敎之政不脩。而師道蓋闕如也。有吾夫子以天縱之聖。不得君師之位以行其政敎。於是退而率其弟子。講明斯道。繼前古之往聖。開萬世之後學。功雖大於後。豈可謂之大行師道於一時天下乎。自是以後。上焉爲君者。不能行師道。下焉爲臣者。不能明師道。敎化陵夷。風俗頹敗。良可悲夫。雖宋朝諸君子以孔孟之學。繼不傳之緖。而但行其師弟子之道於函丈之間。而不能施於朝廷之上。可勝歎哉。至於東方。自檀君以後。至于今日。上而爲君。孰能盡其君師之道。下而爲臣。孰能盡其師道哉。三國之季。政法不章。紀綱紊亂。干戈日尋。民生塗炭。
'''번역'''
선유(先儒)의 말에 이르기를, “사도(師道)의 성쇠는 오도(吾道)의 회명(晦明)과 관계가 있고, 오도의 회명은 국가의 치란(治亂)이 매여 있는 바이다. 지금 집사 선생께서 춘추(春秋)를 가지고 계책을 내어 가을에 포위하는 일을 특별히 거론하여 사도를 들어 오늘날 폐기된 것을 개탄하고 구제할 방도를 듣고자 하셨다. 어리석은 나는 세 번 반복해서 읽고 탄식하기를, ‘사도가 참으로 크구나.’ 하였다. 대저 하늘이 백성을 낳을 때에 모두가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성품을 타고나서 군신 부자 부부의 윤리가 있게 하였는데, 능히 그 본래의 성품을 다하고 마땅한 법칙을 따르는 자는 선각(先覺)이다. 그러나 뭇사람들은 그렇지 못하여 기질에 구애되고 물욕에 가려져서 성품이 본래 가진 바와 직분이 당연한 것을 모르고 사사로운 뜻으로 망녕되게 행동하니, 금수(禽獸)로 흐르지 않는 자가 거의 드물다. 그러므로 선각에게 배우는 것이다.” 하였다. 그 후에야 그들의 총명을 열어주고 천리를 회복하게 하니, 이것이 사도(師道)가 만들어진 까닭이다. 대저 유혹하고 인도하며 가르치고 이끌어서 효를 못하는 자로 하여금 효를 하게 하고 충성을 못하는 자로 하여금 충성을 하게 한다면, 사도의 공이 어찌 이보다 더 큰 것이 있겠는가. 옛사람이 삼(三)을 일(一)처럼 섬긴 것은 까닭이 있었다. 그러므로 옛날의 성제명왕(聖帝明王)은 사도의 중요함을 알아서 임금으로서 다스릴 뿐만 아니라 또 스승으로 가르쳐서 저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자로 하여금 다스리게 하고, 저 본성을 따르지 못하는 자로 하여금 가르치게 하였다. 그런 뒤에야 군사(君師)의 책임이 갖추어져 치평(治平)의 기반이 확립된다. 가르치는 방도 또한 백성의 일상생활과 윤리의 상도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임금이 몸소 행하고 마음으로 터득한 나머지에서 비롯한다. 그러면 임금 된 자는 성정(誠正)ㆍ수신(修身)ㆍ제민(齊民)의 학문을 가지고 자신을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니, 옛날에 위에서 다스림이 융성하고 아래에서 풍속이 아름다웠던 것은 참으로 이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위에 올라가면 임금과 스승의 도리를 다하여 그 효험이 천하가 평안하게 되는 데까지 미치고, 아래에 궁하면 이 도를 강명(講明)하여 선대의 일을 계승하고 후대를 열어갈 뿐이니, 부디 《인명문》을 인하여 진술해 주십시오. 대저 스승의 도리는 이렇게 중대합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사람의 윤리를 차례로 세우는 데에 스승은 미치지 못합니까? 저는 사우(師友)가 일체이니, 붕우 간의 신뢰가 어찌 스승에게서 벗어나겠습니까. 다만 붕우는 많고 스승은 적기 때문에 많은 쪽을 들어 말할 뿐입니다. 상제(喪制)에 차이가 있는 것은 또한 설이 있습니다. 옛사람이 “저 사람의 선함을 보고 자신도 본받으면 바로 스승이다.”라고 하였으니, 한마디 말과 한 가지 의리를 붕우처럼 얻는 것입니다. 형제처럼 친밀하게 가르침을 받은 사람도 있고, 자신을 성취하여 은혜가 천지 부모와 같은 사람도 있으니 어찌 한결같이 스승으로 삼을 수 있겠는가. 이것이 성인이 스승의 복장을 정하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이는 다만 처치하는 중의 한 가지 일일 뿐이니, 내가 어찌 감히 그대가 물은 본뜻을 버려두고 작은 것만 논하겠는가. 사도(師道)가 전대에 비롯된 것은 또한 상고할 만하다. 복희(伏羲), 신농(神農), 황제(黃帝), 요순이 하늘의 뜻을 이어 극법을 세우고 도를 닦아 교리를 세워 백성을 교화한 것이 모두 사도에 해당한다. 사도(司徒)의 직책과 전악(典樂)의 관직은 오교(五敎)를 펼치고 주자(胄子)를 가르치는 것이니, 그 도가 갖추어진 것이다. 성주(成周)에 이르러 선왕의 시서예악을 이어 사대부로 만들었는데, 청소하고 응대하는 예절과 활쏘기와 말타기, 글씨와 산술 같은 것을 가르치고 또한 도가 있고 덕이 있는 자를 뽑아서 주관하게 하였다. 또 향교(鄕校)와 서원(書院)을 세워 만민을 가르치고 빈객을 흥기시켰다. 이 때문에 사도(師道)가 성대하고 치화(治化)가 커서 후세에 미칠 수 없었다. 주나라가 쇠퇴하자 학문과 교화의 정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아 사도가 거의 없어졌다. 이에 우리 공자께서 천성으로 타고난 성인으로서 군사(君師)의 지위에 올라 그 정교를 행할 수 없게 되자 물러나 제자를 거느리고 이 도를 강론하여 밝혀서 전고(前古)의 왕성을 계승하고 만세 후학을 열어 주었다. 공이 비록 후세보다 크기는 하나 어찌 당시에 천하에 사도를 크게 행하였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후로 위로는 임금이 된 자가 사도를 행하지 못하고 아래로는 신하 된 자가 사도를 밝히지 못하여 교화가 쇠퇴하고 풍속이 무너졌으니 참으로 슬프다. 비록 송나라의 여러 군자들은 공맹(孔孟)의 학문을 가지고 전해지지 않은 맥을 이었으나 다만 스승과 제자의 도를 함장(函丈) 사이에서 행하였을 뿐이다. 그런데 조정에 시행하지 못하였으니, 탄식할 만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단군(檀君) 이후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위로 임금이 된 자로서 누가 능히 군사(君師)의 도리를 다하고, 아래로 신하가 된 자로서 누가 능히 사도(師道)를 다하였는가. 삼국이 쇠망할 무렵에는 정법(政法)이 밝지 못하고 기강이 문란하여 전쟁이 날마다 일어나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
'''원문'''
: 至於滅亡而後已。此未必不由不能盡君師之道而已。高麗崔沖。率其學者。敎以道藝。一時稱之曰海東孔子。卽今觀之。頹微之世。奮然獨以師道自任者。亦可當矣。而孔聖之學。誠正之實。則蔑蔑乎無聞矣。以至于牧隱。倡之於衰微之際。一時學者蔚然而出。然此特巧文詞取利祿。諂佛妖妄之雄耳。未聞能振其古人之道。至於楊村。一時理學之所宗。而立身事業。如彼其卑鄙。何敢置於齒牙間哉。本朝佔畢齋獨推圃隱曰。理學爲東方之祖。愚於此少有取焉。然亦未聞振起師道也。由是觀之。東方師道之盛衰。亦可言矣。嗚呼。惟我東方。泝高麗以上千百載之間。而窮探遠搜。則寥寥蔑蔑如此之甚。其治化之未洽。亂亡之相尋。無怪矣。其可謂東方有人乎哉。中華盛稱以爲禮義之邦。文明之地。而其實如此。苟有志氣者。寧不於此感激也哉。明執事之問及此。實我東方興師之萌乎。可不以平日目覩者。爲執事白焉。我□朝自開國以來。□列聖相承。勵政圖治。莫不以右文興化。設成均四學於內。敎國中之士。又置鄕校。以敎四方之士。又設童蒙訓導。以敎小兒。其於師道。無一事之或謬。無一物之不盡。蓋其敎訓之盡其方。故蔚然而輩出者。莫不以忠孝爲本。達之於事業。以至于廟堂大臣。社稷元老。皆由此出。其所以維持國脈。保安斯民者至矣盡矣。而其於三代修齊之學。朱程師友之道。則愚不得而聞也。抑愚之聞見不及而然歟。此亦明執事之所已明料。方今□聖上以聰明睿智之資。精一執中之學。罔不以興學爲先務。屢臨泮宮。講論道義。崇儒重道之誠。溢於人之耳目。至於增田以養士。於學校之事。無所不用其極。雖漢明之親幸璧雍。乞言於三老五更。蔑以加矣。宜若師道立而敎化明。風俗美而國家治。奈之何師道廢弛而不立。士習卑汚而日毀。新進小士。不聽老師宿儒之言。各以所學爲是。或工詞華。要榮利爲事。或能文章。驚世俗爲志。略無一人探詩書之正理。追聖賢之事業。而有挾恐見破之私意。無從善服義之良心。甚矣師道之不立也。至於籍名學宮者。私其所學。不事講問。孤陋寡聞而無開明之理。偏狹固滯而無解通之時。道之不明而俗之日薄。宜哉。以至於閭巷之間。無一人唱學而行師弟子之道如宋之諸儒也。甚者不徒不學也。橫行於閭里。出入於官府。有穿窬之心。而無廉恥之端。先生長者若或禁之。則瞋目以視之。攘臂以起之。視先生長者爲何物。而慢不知禮敬。遂成弊習。遽難改革。嗚呼。士者將以爲國家用。而其所養如此。則他日之施設。槩可知矣。如欲師道立而學有淵源。士知禮敬。則不在多言也。特在□聖上之一身耳。愚前所陳是也。夫師道不先立於上。而欲立於下。豈不難哉。
'''번역'''
멸망한 뒤에야 그쳤으니, 이는 반드시 임금과 스승의 도리를 다하지 못해서가 아닐 것이다. 고려(高麗) 최충(崔沖)은 학자들을 거느리고 도(道)와 예(藝)를 가르쳐서 한때 해동공자(海東孔子)라고 일컬었다. 지금 보면 쇠퇴한 세상에 홀로 사도(師道)를 자임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공자의 학문과 성인의 바름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목은(牧隱)이 쇠미한 때에 이를 창도하여 한때 학자들이 많이 나왔으나, 이는 다만 문사(文詞)를 잘하고 이록(利祿)을 취하며 아첨하고 요망하게 부리는 것일 뿐이다. 옛사람의 도를 진작하였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양촌(楊村)은 한때 이학(理學)이 종주로 삼았던 사람인데, 입신출세한 사업이 저토록 비루하니 어찌 감히 잊을 수 있겠는가. 본조(本朝)의 점필재(佔畢齋)는 포은(圃隱)만을 추중하였다. 이학(理學)은 동방의 시조가 되니, 내가 이 학문에 조금이나마 취한 바가 있다. 그러나 또한 사도(師道)를 진작시켰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보면 동방 사도의 성쇠를 또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아, 우리 동방을 고려 이상 천백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깊이 탐구하고 멀리 찾아보면 이렇게 매우 적고 없으니, 그 치화(治化)가 흡족하지 못하여 난리가 일어나 망하는 것이 계속되는 것은 괴이할 것이 없다. 동방에 사람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중화(中華)에서는 예의의 나라요 문명의 땅이라고 칭송하지만 실상은 이와 같으니, 진실로 뜻과 기개가 있는 자라면 어찌 이에 감격하지 않겠는가. 명(明)나라 집사(執事)가 이에 대해 물은 것은 실로 우리 동방이 흥기할 조짐이니, 평소에 목도한 것을 가지고 집사에게 말하지 않을 수 없네. 우리 □조(□朝)는 개국 이래로 □열성(列聖)이 서로 계승하였네. 정사를 힘쓰고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모두가 문(文)을 숭상하여 교화하기를 도모하였으니, 성균관과 사학(四學)을 내부에 설치하여 나라 안의 선비들을 가르치고 또 향교(鄕校)를 두어 사방의 선비들을 가르쳤으며, 또 동몽훈도(童蒙訓導)를 두어 어린아이들을 가르쳐서 그들의 사도(師道)에 한 가지 일이라도 혹 잘못된 것이 없고 한 가지 물건이라도 다하지 않은 것이 없었으니, 이는 대개 그 교훈이 그 방도를 다하였기 때문에 많은 선비들이 훌륭하게 배출되어 모두가 충효를 근본으로 삼아 사업에 달성하여 묘당(廟堂)의 대신과 사직의 원로가 모두 이로부터 나왔습니다. 나라의 맥을 유지하고 백성을 보존하는 데에는 지극하고 극진하였으나, 삼대(三代)의 수신제야(修身齊家)하는 학문과 주자(朱子)와 정자(程子)의 사우(師友)의 도리에 대해서는 어리석은 나는 듣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또한 나의 견문이 미치지 못해서 그런 것일 것입니다. 이것도 분명 집사께서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이니, 지금 성상께서는 총명하고 예지(睿智)한 자질을 가지고 정일(精一)과 집중(執中)의 학문으로 학문을 일으키는 것을 급선무로 삼지 않는 것이 없어서 누차 반궁(泮宮)에 나아가 도의를 강론하였고, 유학을 숭상하고 도를 중시하는 정성이 사람들의 이목에 넘쳐났으며, 학교에 전답을 더해 주어 선비를 양성하는 일에 이르러서는 극진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비록 한(漢)나라 명제(明帝)가 벽옹(璧雍)에 친히 행차하여 삼로(三老)와 오경(五更)에게 말을 청한 것과 같았으니, 이보다 더할 수 있겠는가. 마땅히 사도(師道)가 서고 교화가 밝아져 풍속이 아름다워지고 나라가 다스려졌어야 하는데 어찌하여 사도가 폐기되어 서지 못하고 선비의 습속이 비루해져 날로 무너지는 것인가? 신진 소사(新進小士)들은 노사 숙유(老師宿儒)의 말을 듣지 않고 각자 자신이 배운 것을 옳다고 여겨, 혹 화려한 문장을 짓는 데 힘쓰고 영리를 구하는 일을 일삼으며, 혹은 문장에 능하여 세속을 놀라게 하는 것을 뜻으로 삼아, 대략 한 사람도 시서(詩書)의 정리를 탐구하고 성현의 사업을 계승하려는 마음이 없으니, 두려워 파탄이 날까 염려하는 사사로운 뜻만 있을 뿐이다. 선복(善服)과 의리(義理)를 행하는 양심을 따를 길이 없으니, 사도(師道)가 서지 못함이 심하다. 학궁에 이름을 올린 자들은 자기의 배움만을 고집하고 강문(講問)을 일삼지 않아서, 고루하고 소식도 적은 데다 개명(開明)할 이치가 없고 편협하고 고루한 데다 해통(解通)할 때가 없으니, 도는 밝아지지 않고 풍속은 날로 퇴폐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하여 여항(閭巷)에 송나라의 제유(諸儒)처럼 학문을 배우고 스승과 제자의 도를 행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게 되었다. 심한 자는 학문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관(閭館)을 멋대로 다니고 관부(官府)를 출입하면서 남의 물건을 훔칠 마음은 있으나 염치가 없다. 선생과 장자가 만약 이를 금지하면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고 팔뚝을 치켜들며 일어난다. 선생과 장자를 무슨 물건으로 여기는가? 예경(禮敬)을 모르는 버릇이 드디어 폐습(弊習)이 되어 갑자기 고치기 어렵다. 아, 선비는 장차 국가에 쓰이는 법이다. 그런데 그 양성이 이와 같으니, 훗날의 조치도 대략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사도(師道)를 본받아 학문에 연원이 있고 선비들이 예경을 안다면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으니, 오직 성상 한 분에게 달려 있을 뿐입니다. 제가 전에 진달한 것이 이것입니다. 무릇 사도가 위에서 먼저 세워지지 않은 채 아래에서 세우려고 한다면 어찌 어렵지 않겠습니까.
'''원문'''
: 然補人君一身之德。亦在於宰相。宰相苟能以三代聖王君以治之師以敎之之道格君。而使之格致以窮其理。誠正以修其身。以得大學之要領。而本之於明德。達之於新民。以一身標準於四方。而使之一言一動無不出於正。則下之觀感瞻仰者。莫不欣欣然有得於胸中矣。豈如政令禁刑之縛束以爲善哉。於是鼓舞而振作之。則下之感激興起者。不知手舞而足蹈之。自然薰染成習。融貫透徹矣。國家之治安。百姓之寧謐。可以因此而馴致矣。豈可求之於事爲之末哉。師道不期立而自立。理學不期明而自明矣。何患士不禮敬而弊將難救乎。愚生救弊之策。雖若迂遠。然熟慮之。深思之。則其大本大綱。亦不外是。古昔帝王之君師天下者。捨是道何以哉。嗚呼。士生斯世。將以明其道立其功爲志。而師道之廢弛則誰從而學之。求古人於簡策。想其風而興起。將欲推明其誠正之學。以大斯道之傳。而反爲奇怪詭譎。群嘲而衆譁之。一雄唱之。百雌和之。不顧前後。不計是非。而同然笑侮。斥之於鄕黨而不容。擯之於學宮而不列。使正人君子無所依托。而孑孑獨立。吁。此何等風耶。良可痛哭流涕長太息者也。執事其亦聞之歟。九重之深遠。其亦通之歟。執事聞之則豈不惕然思所以救之耶。夫衆口嘲毀。程朱之所不免。況今之世耶。雖然。寧可以此而改志乎。嗚呼。□世廟一養之而一毀。□成廟又養之而又毀。當其盛時。庶幾乎師道之立而士習之正矣。及其毀也。學舍蕭條。絃誦之聲絶。而父兄敎其子弟曰。學業廢。科擧而已。何必講明師友之道乎。是以。近自戊午以後。士皆目經慘惔。身懼刑禍。無有一人特然獨立。以明斯學立斯道爲己任。而日趨於卑汚而不自返。吁。邦國之不幸。孰有大於此者乎。方今之計。莫如以伸士氣爲先。士氣之不伸。則師道何由立乎。閭巷之間。豈無一人欲行師弟子之道者哉。所以不敢者。是誰之過歟。愚以謂在上者不得養之之道也。何以言之。今有後生小子相友以聚。講論詩書則忌之者必以群居放浪。謗訕朝政。評論人物爲訴。在上者不察讒言之巧慝。而以是爲然矣。於是唱言於朝曰。某人也某人也。謗訕朝政。評論人物。則聽之者孰不疾之而欲懲之也。於是講論道義之事廢。而士氣斲喪。嗚呼。孰知士氣之斲喪。而國脈隨而斲喪乎。執事儻於是而一悟。則亦國家之福也。愚也縱不能學古之道。有慨於斯弊久矣。今承明問。不自知其略古泛今。以吐狂言。執事進而敎之。謹對。
'''번역'''
그러나 임금의 일신(一身)을 보완하는 것 또한 재상에게 달려 있다. 재상이 진실로 삼대 성왕이 군주를 다스리고 스승으로 가르친 도리를 가지고 군주를 감화시켜 그로 하여금 격치(格致)하여 이치를 궁구하고, 성정(誠正)을 닦아 몸을 수양하게 함으로써 《대학》의 요령을 얻어 명덕(明德)에 근본을 두고 신민(新民)에게 미루어 일신의 표준으로 삼게 하여 한마디 말과 한 가지 행동이 모두 바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면, 아래에서 보고 듣고 우러러 본 자들은 누구나 가슴속에 기뻐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어찌 정령(政令)을 내리고 형벌을 금하여 얽어매는 것으로써 선을 이루려고 하는 것과 같겠는가. 이럴 때면 고무되어 진작되는 아래의 감격하고 흥기한 자들은 손뼉 치고 발을 구르는 줄도 모를 것이다. 자연스럽게 물들여 습관이 되고 융합하여 통달하게 되면 국가가 안정되고 백성이 편안해질 것이다. 이로써 길들여서 이루게 할 수 있는데 어찌 일의 끝에서 구하겠습니까. 사도(師道)는 세우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세워지고 이학(理學)은 밝히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밝아집니다. 선비가 예경하지 않아서 폐단을 구제하기 어렵게 될 것을 어찌 근심하겠습니까. 제가 폐단을 구제할 방책이 비록 오활하고 원대해 보이지만 깊이 생각하면 그 큰 근본과 큰 줄기는 또한 이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옛날의 제왕(帝王)이 천하에 스승이 된 자가 이 도를 버리고서 무엇으로 하였겠습니까. 아, 선비가 세상에 태어나면 장차 그 도를 밝히고 그 공을 세우는 것을 뜻으로 삼아야 합니다. 사도가 폐해지면 누가 따라서 배울 것입니까. 옛사람을 책에서 찾아 그 풍모를 상상하여 일어납니다. 장차 그 성정(誠正)의 학문을 미루어 밝혀서 이 도의 전수를 크게 하고자 하는데 도리어 기괴하고 괴이하게 되어 뭇사람들의 조롱과 비난을 받게 되니, 한 명의 우두머리가 앞장서서 부르짖습니다. 백제(百濟)의 여인들이 화합하여 전후를 돌아보지 않고 시비를 따지지 않은 채 똑같이 웃고 모욕하였으며, 향당(鄕黨)에서 배척하고 학궁(學宮)에서 내치어 정인군자(正人君子)가 의지할 곳이 없게 하여 외롭게 홀로 서게 하였으니, 아, 이것이 무슨 풍조란 말인가. 참으로 통곡하며 눈물을 흘리고 길게 탄식할 만한 일이다. 집사도 또한 들었는가? 구중궁궐의 깊은 곳까지 그 소문이 통했는가? 집사가 들었다면 어찌 두려워하며 구제할 방도를 생각하지 않았겠는가. 여럿이 비웃고 헐뜯는 것은 정자(程子)와 주자(朱子)도 면치 못한 일인데 하물며 지금 세상에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그러나 어찌 이 때문에 뜻을 고쳐야 하겠는가. 아, 세묘(世廟)께서 한 번 기르셨다가 한 번 헐고, 성묘(成廟)께서 또 한 번 기르셨다가 또 헐었으니, 그 성대했던 때에는 사도(師道)가 서고 사습(士習)이 바로잡힐 것 같았는데, 그것이 무너졌을 때는 학사(學舍)가 쓸쓸하여 현송(絃誦)의 소리가 끊겼는데, 부형이 자제에게 가르치기를 “학업을 폐하고 과거에만 매달릴 뿐이니 어찌 굳이 사우(師友)의 도를 강명할 필요가 있겠느냐.”라고 하였다. 이 때문에 근래 무오년 이후로 선비들은 모두 경박한 일을 눈으로 보고 형벌과 화란을 두려워하여, 홀로 우뚝 서서 이 학문을 밝히고 이 도를 세우는 것을 자기의 책임으로 삼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날마다 비루하고 더러운 데로 나아가면서도 스스로 돌아오지 않고 있으니, 아아, 나라의 불행이 무엇이 이보다 더 크겠는가. 지금의 계책으로는 사기(士氣)를 펴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으니, 사기가 펴지지 않으면 사도(師道)가 어떻게 서겠는가. 여항 사이에 어찌 스승과 제자의 도를 행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겠는가마는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나는 위에서 기르는 방도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지금 후생 소자(後生小子)가 서로 친해 모여서 시서를 강론하면, 기피하는 자들은 반드시 “여러 사람이 함께 거처하면서 방탕하고 조정을 비방하며 인물을 평론한다.”라고 고발하는데, 윗사람이 간언의 교활함을 살피지 못하여 이것을 사실로 여깁니다. 이에 조정에서 말하기를 “아무개와 아무개가 조정을 비방하고 인물을 평론한다.”라고 하면 듣는 자치고 누가 미워하여 징계하고자 하지 않겠습니까. 이 때문에 도의(道義)를 강론하는 일이 폐지되고 사기(士氣)가 무너집니다. 아, 누가 알겠습니까. 사기가 무너지면 나라의 맥락이 따라서 무너질 줄을. 집사께서 만약 여기서 한번 깨닫는다면 또한 국가의 복입니다. 저는 비록 옛 도를 배울 수는 없지만 이 폐단에 대해 개탄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제 명문(明問)을 받들고서도 옛것을 대략적으로 알고 지금 것을 범범하게 여겨 미친 소리를 토해 낸 줄 모르겠습니다. 집사가 나아가 가르치니, 삼가 대답하였다.
== 317. 正德丁丑。文廟而廡。圃隱鄭先生夢周從祀祭文。□應製。〔原注:出圃隱先生集附錄〕 ==
''문체: 哀祭類 / 祭文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39A''
'''원문'''
: 嗟惟東國。聖學久絶。倫紀不明。治敎攸劣。士無定向。世乏良俗。百代紛昏。大道閉塞。公生麗季。挺然獨立。志存明道。身任重業。唱〔原注:似當作倡〕鳴理學。爲東方宗。上探不傳。下啓群蒙。一洗陋學。濬發濂洛。文章道德。設施制作。王佐之才。天人之學。體無不立。用亦有方。斥絶異端。培植綱常。萬古斯道。越賴以明。念惟後學。是尊是刑。君子之澤。施及寡國。百世在後。功爲不極。有功不酬。何以崇德。予唯道學。懋興斯文。遵率不淑。厥趣以紛。振作之幾。益宜隆師。茲據古例。參考典儀。從祀文廟。公宜安之。神明孔昭。有誠斯存。自今欽〔原注:似當作歆〕享。世世彌敦。
'''번역'''
아, 동국은 성학이 오래 끊어져 윤리가 밝지 못하고 치교가 열악하여 선비는 지향할 곳이 없고 세상에는 양속이 없어서 백 대를 어지럽게 보내어 대도가 막혔는데 공이 태어나 우뚝하게 독립하여 도를 밝히기를 뜻으로 삼고 중대한 사업을 맡아 이학을 창도(倡導)하여 동방의 종주가 되었습니다. 위로는 전해지지 않은 것을 탐구하고 아래로는 어리석은 무리를 깨우쳐서 누추한 학설을 한 번 씻어내고 염락의 도를 깊이 드러내었으며 문장과 도덕으로 제도를 시행하고 제작하였으니, 왕도(王道)와 좌도(佐道)의 재주요 천인(天人)의 학문으로서 체(體)는 서지 않는 것이 없고 용(用)에도 방도가 있었습니다. 이단은 배척하고 강상은 배양하여 만고에 이 도가 공을 힘입어 밝아졌습니다. 생각건대 후학들은 공을 높이고 형벌로 삼았으니 군자의 은택이 작은 나라에 미쳐 백세의 뒤에 공의 공이 다함이 없었습니다. 공을 세운 데에 보답하지 못하니 무엇으로 덕을 높이겠습니까. 나는 오직 도학을 가지고 사문을 흥성시키고자 합니다. 그러나 따르는 이가 어질지 못하여 그 취향이 어지러우니, 진작할 기미는 더욱 스승을 융숭히 대우하는 데에 마땅합니다. 이에 옛 규례를 근거로 전의(典儀)를 참고하여 문묘에 종사하니 공은 편안하게 계십시오. 신명이 밝게 비추어 정성이 있으면 존재할 것이니, 지금부터 공경히 제향을 드리면 대대로 더욱 돈독해질 것입니다.
== 318. 正德丁丑□上疏〔原注:十月三十日壬申。以弘文館修撰□上疏。今失其全篇。適得其略故竝刻。〕 ==
''문체: 公車類 / 疏箚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39B, ITKC''MO''0127A''A025''339C ...''
'''원문'''
: 伏聞頃以臺諫□上疏。訪于大臣。盡遞臺諫。物議洶洶。人心駭愕。莫測端倪。久愈憫鬱。疏中之語有何過越。而□殿下以爲過越。大臣亦以爲過越。而遂去言論之臣哉。臣未知其故。臺諫。人主之耳目。公論之所托。揆事據理。而與大臣論得失爭是非者。臺諫之事也。以微末之官。不屈於人主。不徇乎大臣。陳正論而獨立。鑠衆口而不變。豈不難哉。□殿下之過行。政事之乖錯。人物之賢否。生民之休戚。其能使之盡言。而言之盡納乎。未聞□殿下有好言之實。臺諫有盡言之誠。而公論尙未泯滅。言路尙未杜塞者。誠以□殿下不至於罪言。臺諫不至緘默耳。然而一事之爭。一人之駁。尤當易從。而閱月愈時。支離怠倦。德不顯於□殿下。怨先歸於臺諫。群小之謗讟爭起。臺風疲勞而莫振。紀綱之所以不立。公論之所以不行也。□殿下旣不能從諫如流。又不能竭誠求言。而反忤言者。以至遞職。臣不審□殿下之意也。□殿下之意。豈不曰臺諫過激言論。以騷擾朝廷。而將謀所以安朝廷乎。然毀臺諫而安朝廷。自古所無。此不可使聞於人也。朝廷不和。而臺諫曰和則是誠欺誣也。朝廷不爲不和。而臺諫曰不和。亦何害於和哉。天論已往之患者。所以救將來之病也。言未然之弊者。所以愼今日之事也。言之不盡。無以見事之情。言之不直。無以達己之心。伏見臺諫之疏未有過言激論。而□殿下非之。大臣逢迎。皆以爲非。入則爭斥其非。導之使遞。出則例請不宜遞之。是誠何心哉。上不能格其非心。使□殿下免於過擧。下不能安存言官。務寧朝廷。大臣之爲君忠輔。爲國嘉猷。宜若是乎。爲臺諫者蘊言不發。覩事不白。然後大臣之心安乎。忠言不進。利病莫聞。國將不利。則大臣其獨安乎。旣不能竭誠盡智。忠告善導。而反去言者。以病言路。臣未知其然也。又伏聞□聖敎。有欲罪臺諫。誠有是敎乎。此喪邦之言。非□宗社之福也。色之訑訑。拒人猶遠。況欲加之以罪乎。然則人將相率而趨於媚悅諂諛。利身遠辜之是務。則□殿下獨將何以哉。近年以來。□殿下求治不懈。好學忘倦。思臻善道。冀聞高論。故朝廷士大夫洽然將有回心向道之志。而任言責者感激奮發。咸欲爲□殿下盡言。公道始達。士氣思振。然自經大禍。怵怯之心。尙未消釋。如大病之後氣力羸脆。苟不養元氣藥餌之得其方。則安保其死亡之不至歟。今之言者。上而宰相不肯。下而群小側目。然而抗顏不縮者。只恃□殿下。而殿下又厭之。則孑孑忠志之流。其終何托。臣知遞臺諫之敎一下。彈冠相慶之人已衆也。君子將爲小人所圖。而四散於巖壑。則□殿下其誰與共國乎。□殿下邈然孤立乎。上雖欲聞實言。其可得乎。國家之治亂安危。未可知也。伏願□殿下悔過自責。發於辭命。使國人昭然知臺諫之無過。
'''번역'''
삼가 듣건대 지난번 대간(臺諫)이 상소한 일로 대신을 찾아가서 대간을 모두 체차하였으므로 여론이 흉흉하고 인심이 놀라 갈피를 잡지 못하여 오래도록 안타깝고 답답하였다 합니다. 상소 가운데 무슨 과오가 있어서 전하께서 과오라고 여기시고 대신도 과오라고 하여 마침내 언론하는 신하를 제거하였는지요? 신은 그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대간은 임금의 이목이며 공론이 의탁하는 곳입니다. 일을 헤아리고 이치에 근거하여 대신과 득실을 논하고 시비를 다투는 것이 대간의 일입니다. 미천한 관원으로 인주(人主)에게 굴복하지 않고 대신에게 아첨하지 않으며 정론을 진달하고 홀로 서서 여러 사람의 비난을 견디면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어찌 어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전하께서 지나치게 행하신 일과 잘못된 정사, 인물의 현부(賢否)와 백성의 길흉에 대하여 능히 모두 말하게 하고 그 말을 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듣건대 □전하께서는 좋은 말을 실천하는 것이 없고 대간은 진실하게 간언하는 성의가 없는데도 공론이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고 언로(言路)가 아직 막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는 참으로 □전하께서 죄를 주어 말하지 못하게 하지 않으시고 대간이 입을 다물고 있지 않아서일 뿐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일에 대해 논쟁하고 한 사람의 말을 반박하는 것은 더욱 쉽게 따라야 하는데, 달이 지나고 시간이 갈수록 지루해지고 게을러져서 덕은 □전하께 드러나지 않고 원망은 먼저 대간에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소인들의 비방과 시비가 다투어 일어나 대간의 기풍이 피로하여 진작되지 못하고 있으니, 이는 기강이 서지 않는 이유이고 공론이 행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전하께서는 이미 간언을 물 흐르듯 따르지도 못하고 또 성심을 다해 구언하지도 않으면서 도리어 말하는 사람을 거스려 직임을 체차하기까지 하셨으니, 신은 □전하의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 □전하의 뜻이 어찌 대간의 과격한 언론이 조정에 소란을 일으킨다고 하지 않으십니까. 장차 어떻게 조정을 안정시킬 것인가. 그러나 대간을 헐고서 조정이 안정된다면 이는 예로부터 없던 일이니, 이런 말은 남에게 들려서는 안 된다. 조정이 화합하지 않는데도 대간이 화합한다고 하면 이는 참으로 기만이고 속임이다. 조정이 화합하지 않는 것이 아닌데도 대간이 화합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또한 화합에 무슨 해가 되겠는가. 이미 지난 잘못을 논하는 것은 장래의 병통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폐단을 말하는 것은 오늘날의 일을 신중히 하기 위한 것이다. 말을 다하지 못하면 일의 실정을 알 수 없고, 말을 바르게 하지 못하면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없다. 삼가 대간의 상소를 보니 지나친 말이나 격렬한 논의는 없었는데도 전하께서는 그것을 잘못이라고 하셨고 대신들은 모두 그것이 잘못이 아니라고 하여 들어오면 그 잘못을 다투어 배척하고 물러나게 하였으며, 나가면 으레 체차해서는 안 된다고 청하였으니, 이것이 참으로 무슨 마음이란 말인가. 상이 그들의 잘못된 마음을 바로잡지 못하였다. 전하께서 잘못된 거취를 면하시게 하고, 아래로 언관(言官)을 편안히 두지 못하게 하여 조정의 안녕만을 도모하는 것이 대신이 임금을 위하여 충성스럽고 보좌하며 나라를 위하여 좋은 계책을 내는 것이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합니다. 대간이 속마음을 품고도 말하지 않고 일을 보고서도 고발하지 않아야 대신의 마음이 편안할 것입니다. 충언(忠言)이 나오지 않아 나라의 이로움과 병통에 대해 듣지 못하여 나라가 장차 불리하게 될 것이라면 대신은 어찌 홀로 편안하겠습니까. 이미 성심을 다하고 지혜를 다해 충성스럽게 고하고 잘 인도하지도 못한 채 도리어 언관을 물리치고서 언로(言路)를 병들게 하였으니, 신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삼가 듣건대, □□ 성교(聖敎)에 대간을 죄주려고 하셨다는데 참으로 이런 하교가 있었습니까? 이는 나라를 망치는 말이지 종묘사직의 복이 아닙니다. 색(色)은 낯이 두꺼워 남을 거절하는 것도 오히려 멀리하는데, 더구나 죄를 주고자 하십니까. 그렇다면 사람들은 장차 서로 이끌어 아첨하고 비위를 맞추는 데에 나아가 자신에게 이롭고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것을 힘쓸 것이니, □□ 전하께서는 홀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근년 이래로 □ 전하께서 훌륭한 정치를 구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으시고, 학문을 좋아하여 피곤함을 잊고 선도(善道)에 나아가기를 생각하시어 고론(高論)을 듣고자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조정의 사대부들이 모두 마음을 돌려 도로 향할 뜻이 있게 되었고, 언책(言責)을 맡은 자들은 감격하여 분발해서 모두 □ 전하를 위하여 진언(盡言)하고자 하여 공도(公道)가 비로소 통하고 사기(士氣)가 진작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큰 화를 겪은 뒤부터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으니, 마치 큰 병을 앓고 난 뒤에 기력이 약해져서 만약 원기(元氣)를 회복할 좋은 약을 쓰지 않는다면 어찌 죽음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하겠습니까. 지금 말하는 자들은 위로는 재상들이 꺼리고 아래로는 여러 사람들이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얼굴을 펴고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단지 □ 전하를 믿는데, 전하께서 또 싫어하신다면 외로운 충성스러운 무리는 끝내 어디에 의탁하겠습니까. 신은 대간(臺諫)을 체차하라는 하교가 내려진 것을 알고 나니, 벼슬아치들이 서로 축하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군자가 소인이 도모하는 바가 되어 산골짝에 흩어지게 된다면, 전하께서는 누구와 함께 나라를 다스리시겠습니까. 전하께서는 멀리 떨어져 홀로 계시겠습니까. 상이 비록 실언을 듣고자 하나 어찌 들을 수 있겠습니까. 국가의 치란과 안위는 알 수가 없습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잘못을 뉘우치고 자책하여 사명(辭命)에 드러내어 나라 사람들이 대간에게 허물이 없음을 분명히 알게 하소서.
'''원문'''
: 遞職之錯誤。而且將求言于中外。以問失政。孜孜聽納。從諫弗咈。如大禹成湯拜言改過之實。然後言路可以復開。士氣可以復振矣。不然則臣未敢知也。今之言者皆曰。臺諫之疏。本無過言也。入之累日。□主上無過之之言。宰相無過之之議。而李誠彥之疏至。然後過越之論。始出於上下。此必□主上惑於誠彥之讒言。假以他事而遞之也。其言騰播。聞者驚怪。臣竊未敢信也。若□殿下實惑讒譖。假事施怒。則是亂政覆邦之兆也。以□殿下之明聖。寧有是乎。然一日之間。特職李荇。全遞臺諫。情迹不能無嫌。外人之疑宜哉。臣竊觀誠彥之疏。其言不全爲李荇發。大意則煽起大禍。濁亂朝廷耳。誠彥性本暴猾陰凶。猜危險詖。特一惡少酒色鷹犬賭博之雄耳。加以忌嫉良善。貪亂樂禍。欲因此陰售其術。造爲無形之事。布陳不測之言。巧飾百端。萋斐成文。僞若直言。沮毀公議。詐捏時病。排陷士林。深謀詭計。莫測其變。見之者易眩。聞之者易惑。而欲令上下疑離。朝政昏亂。自古小人之排擠忠正。欺罔上聰。未有若是之巧也。若爲一荇而論救。則何必歷毀一時之事若是其誣歟。諉扶一人。盡陷一時。術亦深矣。誠彥之輩先以其議。飛言于宰相。邪譖百變。以動其心。知宰相之議亦出于是。而□殿下之可搖。然後排群論而上其疏。宰相或有面謾而譽之者。□殿下外若不惑。而中則生疑。言若不納。而實用其意。誠彥偃然退坐。已窺□殿下之深淺矣。詩曰。讒人罔極。交亂四國。此之謂乎。上使□殿下不信臺諫。中使宰相失導殿下。下使士林罔敢措手。公論消而正道廢。士氣摧而國脈沮。群枉雀躍。衆正索寞。朝綱頹靡。政事紊舛。而無一人力陳正議。斥露邪術。以暴厥罪。可勝痛哉。昔虞舜誅四凶而天下咸服。孔子誅少正卯而魯國治。小人之害人邦國者不誅。無以安邦國。故聖人誅之。臣聞□成廟朝。任士洪進曰。臺諫之言。不可盡聽。往往而譴責之可也。□成廟洞照其情狀。而不加顯戮。終貽廢朝之禍。而今觀之。士洪之言。愚而見著者也。誠彥之言。隱而奸暴者也。又聞廢朝柳子光憤嫉士類。羅織無辜。構成大禍。一網打盡。而今觀之。子光遭遇昏狂。而濟其術也。誠彥欲誤□聖明。而售其奸也。然則合二人之罪而罪之。亦可也。詩曰。殷鑑不遠。在夏后之世。廢朝之亂。□殿下所親覩。原由奸人憤怨士林。構陷忠良。以啓殺戮之端。遂至名臣直士肝膽塗地。而□宗社覆亡。不容一髮。尙賴□殿下之再造。艱難扶持。以至今日。幺麽誠彥。又欲傾亂朝廷。陰試其手。凡有血氣者。孰不欲加之以顯戮哉。伏願□殿下明正典刑。使人人灼知其罪。□宗社之福也。豈可以封章而宥之哉。其言狂妄則置之可也。愚賤則恕之可也。今不爲狂妄。不爲愚賤。而深險詭譎。圖危謀亂。
'''번역'''
신하의 직임을 체차하는 것이 잘못되었습니다. 게다가 중외(中外)에 구언(求言)하여 잘못된 정사를 묻고 부지런히 의견을 받아들여 간언을 따르고 고집하지 않는 것은 대우(大禹)와 성탕(成湯)이 과오를 고치겠다고 절하고 말한 실천과 같아야 합니다. 그런 뒤에야 언로가 다시 열리고 사기가 다시 진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신은 감히 모르겠습니다. 지금 말하는 자들은 모두 대간의 상소에 본래 지나친 말이 없었다고 하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주상께서는 잘못되었다는 말씀도 없고 재상에게는 잘못되었다는 의논도 없다가 이성언(李誠彥)의 상소가 올라온 뒤에야 비로소 과도한 논의가 상하에서 나왔습니다. 이는 반드시 주상께서 이성언의 참소하는 말에 미혹되어 다른 일을 핑계 삼아 체차하신 것입니다. 그 말이 퍼지자 듣는 사람들이 놀라 괴이하게 여기고 있으니, 신은 감히 믿을 수 없습니다. 만약 전하께서 실로 참소에 미혹되어 다른 일로 노여움을 표출하신 것이라면 이는 정사를 어지럽히고 나라를 뒤엎는 조짐입니다. 명철하신 전하께서 어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하루 사이에 특직(特職)인 이행(李荇)을 대간(臺諫)에서 완전히 체차하였으니, 정적(情跡)에 혐의가 없지 않아 외부 사람들이 의심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신이 삼가 성언(誠彦)의 상소를 보니, 그 말이 온전히 이행을 위해 발한 것은 아니었으나 대의는 큰 화를 선동하고 조정의 기강을 어지럽히려는 것입니다. 성언은 본성 자체가 포학하고 음흉하여 시기심이 많고 위험을 좋아하며, 특히 술과 기녀를 좋아하고 사냥을 즐기며 도박에 빠진 웅사(雄士)를 미워합니다. 게다가 선량한 사람을 시기하고 혼란을 탐내어 화를 즐겨서 이로써 음험하게 자신의 술수를 부리려고 형체 없는 일을 꾸미고 헤아릴 수 없는 말을 늘어놓았습니다. 온갖 방법으로 교묘하게 꾸며서 문장을 이루니, 거짓이 마치 바른말인 양 공의(公議)를 꺾고 때때로 병을 지어내 사림(士林)을 모함하며 깊은 계책과 기만하는 술수로 변고가 어찌 될지 알 수 없게 하였습니다. 보는 사람도 쉽게 현혹되고 듣는 사람도 쉽게 의심하여 상하가 서로 의심하고 멀리하게 하려고 한 것입니다. 조정의 정사가 혼란한 것은 예로부터 소인이 충신과 바른 사람을 배척하고 임금을 속인 것이 이처럼 교묘했던 적이 없었다. 만약 한 명의 행(荇)을 위해 논구한다면 어찌 반드시 일시의 일을 이처럼 무함할 필요가 있겠는가. 한 사람을 붙들어 세우려고 일시를 모두 빠뜨리니 술수가 또한 깊다. 성언(誠彦)의 무리가 먼저 그 의논을 재상에게 날려 전파하여 온갖 거짓말로 그의 마음을 움직였으니, 재상의 의논도 여기에서 나왔음을 알겠다. □ 전하가 흔들릴 만하다고 여긴 뒤에 뭇사람의 논의를 물리치고 상소를 올렸는데, 재상은 혹 면전에서 비웃으면서도 그를 칭찬하였고, □ 전하는 겉으로는 의혹이 없는 듯하면서 속으로는 의심을 품었으며, 말은 받아들이지 않는 듯하면서 실제로는 그의 뜻을 사용하였다. 성언이 태연히 물러나 앉아 이미 □ 전하의 심층을 엿보았으니, 시에 “참소하는 사람들의 망극한 행동으로 사방 나라를 어지럽힌다.”라고 한 것이 바로 이것을 말한 것이다. 위로는 전하를 믿지 못하게 하고, 중간으로는 재상이 전하를 잘못 인도하며, 아래로는 사림이 감히 손을 쓰지 못하여 공론이 사라지고 정도가 폐해졌으며, 사기가 꺾이고 나라의 맥이 막혀서 온갖 간사한 무리들은 날뛰고 많은 바른 사람들은 쓸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조정의 기강이 무너져 정사가 어긋나는데도 한 사람도 힘써 바른 의론을 진달하여 그들의 죄를 드러내지 않으니, 통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옛날 우순(虞舜)은 사흉(四凶)을 주벌하고 나서 천하가 모두 복종하였고 공자(孔子)는 소정모(少正卯)를 주벌하고 나서 노국(魯國)이 다스려졌습니다. 소인이 나라에 해를 끼친 자를 주벌하지 않으면 나라를 안정시킬 수 없기 때문에 성인(聖人)이 그들을 주벌한 것입니다. 신이 듣건대, □성묘조(成廟朝)에 임사홍(任士洪)이 아뢰기를 “대간의 말을 다 들을 수는 없으니 간혹 견책하는 것이 옳습니다.” 하였는데, □성묘는 그 정상을 환히 알고도 공개적으로 처형하지 않아 결국 폐조(廢朝)의 화를 초래하였습니다. 지금 보건대, 사홍(士洪)의 말은 어리석으면서도 드러난 자이고, 성언(誠彦)의 말은 숨어서 간악하고 포학한 자이다. 또 듣건대 폐조(廢朝)의 유자광(柳子光)이 사류(士類)를 미워하여 무고한 사람들을 얽어매서 큰 화를 만들어 한꺼번에 다 죽였는데, 지금 보면 유자광은 혼미한 성상을 만나 자기 술수를 부린 것이고, 성언은 성명을 그르치려고 간악한 짓을 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의 죄를 합쳐서 죄주어도 될 것이다. 《시경》에 이르기를, “거울이 멀리 있지 않으니 하후(夏后) 때 폐조의 난이다.”라고 하였다. 전하께서 친히 보신 바가 있을 것이니, 그 원인은 간사한 사람이 사림을 미워하여 충량(忠良)을 함정에 빠뜨려 살육의 단서를 열어 놓은 것이다. 마침내 명신과 직사들의 간담이 땅에 쏟아지고 종사가 거의 망할 지경이었는데, 다행히 전하께서 다시 일으켜 주시고 어렵게 부지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하찮은 성언이 또 조정의 혼란을 일으키려 한다. 그의 수단을 시험해 보십시오. 무릇 혈기가 있는 자라면 누군들 그에게 공개적인 처벌을 가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법을 분명히 바로잡아 사람마다 그 죄를 잘 알게 하소서. 이것이 종사(宗社)의 복입니다. 어찌 상소문을 올렸다고 하여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그의 말이 미친 듯이 망녕되면 내버려 두어도 좋고, 어리석으면 용서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미친 듯이 망녕도 아니고 어리석지도 않으면서 매우 음흉하고 교활하게 나라를 위태롭게 하고 반란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원문'''
: 其罪可勝言哉。若曰。封事之人。不可加罪。則是愚且妄也。宰相而密護私庇。不暴白其罪。則非謀國之良也。臺諫而怵奸畏譖。不力請其罪。則非爲君之忠也。嗚呼。徇私忘公。圖安避禍。人情所趨。孰肯直其道正其論。以取人之怨哉。士習之鄙陋。氣節之萎薾。占此可知。凡今之人。不爲長慮。唯務苟安。不知大不可安者伏於小安之中。而視之不救。坐恃自安。如其自安。不亦善乎。如不自安。終當奈何。不分是非邪正。而含糊偸謾。以竢自安。非所聞也。是以。智者見幾而圖。況事之易著。奸之易露者哉。是故。臣以爲不罪誠彥。無以安朝廷也。且其言之誣罔。□聖明所痛察。固不待辨破也。然所謂時議外議云者。尤足以見其羅織之術也。若以爲下人論議國政。則在上之所易惡。故自古小人之謀害忠良者。必曰政在下。議不在朝廷。激怒人主。人主不明。一有所惑。則反讎忠良。以亂其國。有國者可不察乎。古之聖主。至使庶人謗商旅。議者欲廣聞其失政也。淸議在下則雖衰世。猶足以扶持公道。況今士氣之沮喪久矣。未聞其行也。假令一二志士。慕古憫今而一言時事。遂指爲非議今政。可乎。孔子曰。邦有道。危言危行。邦無道。危行言孫。然則於士之危言。可占其邦之有道矣。若惡其言論。則人將鉗口結舌。狼顧脅息如暴秦。然後可以爲治乎。其誣爲時議外議者。此空一國之言也。今者□聖明在上。公卿在下。一政之發。大臣論之。臺諫爭之。務使當理。政令欲一。朝綱欲立。然而曰政歸外議。何也。其心不難知矣。君子正色立朝。頓綱振紀。行身以實。論事以正則固不可以他事誣陷。若曰政出於下。則可以一網而盡。故舞凶立標。盡襲以時議外議。奸人之誣讒。擧〔原注:或疑擧是據字〕此可推其他矣。是知憸邪之人。不獨誠彥也。平時被駁於臺諫。或不容於士論者。咸欲籍荇之去而暗報其怨。託詆臺諫。歷論士類。騁訕馳毀。而聞之者不察。轉相非是。亦可歎矣。大凡邇來。篤道循理之士。抗言直諫之人。間有登揚。出入乎臺諫侍從。或開陳道學之源。講明修齊之實。或不諱時政之失。辨別賢邪之分。正論法言。布達於朝廷。人心自然矜束。稍知爲惡之可羞。積久陋習。漸自斷絶。酒色淫穢之徒。儇浮譎詐之曹。不敢自恣。群怒而衆怨之。譁爲謗議。窺搖正直。相與言曰。□主上求治太急。下人爲善甚迫。此豈致治之道歟。嗚呼。小人之惡治好亂。如是夫。且曰。某於□上前陳某言。大是異事。某與某人聚會講學。此乃朋黨。某於某處論某人之失。是爲私憤。胥動浮言。熒惑人聽。必欲人人懷不平之心。君子不得安其身。動輒指觸。務爲傾軋。然如此之人。亦豈多乎哉。大抵今時之病。徒務苟且姑息。而不問曲直。不擇賢愚。同收竝用。未嘗分辨。故賢未必在高位。
'''번역'''
그 죄를 이루 다 말할 수 있겠는가. 만약 봉사(封事)한 사람을 가죄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이는 어리석고 망녕된 것이다. 재상으로서 사적으로 비호하고 감싸면서 그 죄를 폭백하지 않는다면 나라를 위한 좋은 계책이 아니고, 대신과 간관으로서 간사함을 두려워하고 참소하기를 꺼려하면서 힘써 그 죄를 청하지 않는다면 임금을 위한 충성이 아니다. 아, 사심을 따르고 공심을 잊으며 편안할 것을 도모하고 화를 피하는 것은 인정(人情)이 추구하는 바이니, 누가 기꺼이 바른 길과 올바른 의론을 취하여 남의 원망을 받으려 하겠는가. 선비들의 습속이 비루하고 기개가 위축된 것은 이것으로 알 수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장래를 크게 염려하지 않고 오직 구차하게 편안할 것만을 힘쓰는데, 매우 편안치 못한 것이 작은 편안함 속에 숨어 있는 것을 보아도 구제하지 못하고 앉아서 스스로 편안함을 믿으니 그 편안함이 또한 좋지 않겠는가. 만약 스스로 편안하지 않으면 끝내 어찌하겠는가? 시비와 사정을 분별하지 않고 모호하게 함부로 한다. 자신을 편안하게 하려고 기다린다는 것은 들은 바가 아닙니다. 이 때문에 지자는 기미를 보고 도모하는 법인데, 더구나 드러나기 쉬운 일과 간사한 짓이 탄로 나기 쉬운 일을 말입니까. 그러므로 신은 정성언(鄭誠彥)을 죄주지 않으면 조정이 편안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가 성상을 무함한 것은 성상께서 통찰하신 바이니, 진실로 변론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시의(時議)와 외의(外議)라고 한 것은 더욱 그의 옥설을 꾸미는 술수를 알 수 있습니다. 만약 하인이 국정을 논의하는 것을 위에서 미워하기 쉽다고 여긴다면, 예로부터 소인이 충량한 사람을 해치려는 자들은 반드시 ‘정사는 아래에 있고 의논은 조정에 있지 않다.’라고 하여 임금을 격분시키고 임금이 분명하지 못하게 합니다. 한번 의혹이 있으면 도리어 충량한 사람을 원수로 여겨 그 나라를 어지럽히니, 나라를 다스리는 자가 살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옛날의 성주(聖主)는 심지어 서인(庶人)으로 하여금 상려(商旅)를 비방하게 하였으니, 이는 의논하는 자들이 그가 정사를 잘못한 것을 널리 듣고자 해서였습니다. 청의(淸議)가 아래에 있으면 비록 쇠퇴한 시대라도 공도를 부지할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사기가 저상된 지 오래되었는데, 행하는 자를 듣지 못하였다. 가령 한두 명의 지사가 옛날을 사모하고 오늘날을 불쌍히 여겨 시사(時事)에 대해 한마디 말을 하여 마침내 지금 정사를 비의(非議)라고 한다면, 옳겠는가?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나라에 도가 있으면 위태로운 말을 하고 위태로운 행동을 하며, 나라에 도가 없으면 위태로운 행동을 하고 위태로운 말을 한다.” 하였으니, 그렇다면 선비의 위태로운 말에서 그 나라에 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언론을 미워하면 사람들은 입을 막고 혀를 묶어 마치 폭진(暴秦)처럼 두려워서 눈치를 보게 될 것이니, 그런 뒤에야 다스릴 수 있겠는가? 시의(時議)와 외의(外議)를 무함하는 것은 나라 전체를 비방하는 말이다. 지금 성명(聖明)이 위에 있고 공경(公卿)이 아래에 있으니, 하나의 정사가 나오면 대신(大臣)이 논하고 대간(臺諫)이 다투어 합당하게 하려고 힘쓰고, 정령(政令)을 하나로 통일하고 조정의 기강을 확립하고자 한다. 그러나 정사(政事)가 외의(外議)에 귀속되었다고 말한 것은 어째서인가. 그 마음을 알기 어렵지 않다. 군자가 바른 얼굴로 조정에 서서 기강을 진작하고 몸을 실질에 맞게 하고 일을 바르게 논한다면, 다른 일로 무함할 수 없는 법이다. 만약 정사가 아래에서 나온다고 하면 한꺼번에 다 잡을 수 있기 때문에 흉악한 자를 세워 표본으로 삼아 시의(時議)와 외의를 모두 답습하여 간사한 자가 무함하고 참소하는 것이다. 거(擧)-원주에 혹시 ‘거’는 ‘거(據)’ 자인가?라고 의심하였다.-이것을 가지고 다른 것을 미루어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간사한 사람이 성언 한 사람뿐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평소 대간에게 비판을 받거나 사론(士論)에 용납되지 못한 자들이 모두 그가 떠나기를 바라고 몰래 원망을 보태어 대간을 빙자하여 사류를 두루 논척하고 헐뜯고 모욕하는데, 듣는 자가 살피지 않고 서로 비난하니 또한 한탄스럽다. 대체로 근래 도(道)에 독실하고 이치에 순종하는 선비와 바른 말을 하고 곧은 간언을 하는 사람이 간혹 조정에 나아가 대간(臺諫)이나 시종(侍從)의 반열에 출입하는 자가 있어, 혹 도학(道學)의 근원을 진달하여 수신(修身)과 치국(治國)의 실천을 강론하고 밝히기도 하고, 혹은 시정(時政)의 잘못을 숨기지 않고 현자(賢者)와 사자(邪子)를 분별하기도 한다. 정론(正論)과 법언(法言)이 조정에 포달(布達)되면 인심은 자연히 두려워하고 위축되어 조금이나마 악행을 부끄럽게 여길 줄 알게 되고, 누습(陋習)이 오래 쌓이면 점차 절로 끊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주색(酒色)에 빠진 음란한 무리나 경박하고 간사한 무리가 감히 제멋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뭇사람의 노여움과 원망을 사서 비방하는 소문이 퍼지고 정직한 사람을 시기하게 된다. 그들은 서로 말하기를, “□ 주상께서 치세(治世)를 구하려 너무도 급박하여 백성들이 선을 행하는 데에 매우 핍박을 받고 있으니, 이것이 어찌 치세를 이루는 도리이겠는가.”라고 한다. 아아, 소인(小人)은 치세를 미워하고 난세(亂世)를 좋아함이 이와 같다. 또 말하기를, “□ 상전(上殿)께 모언(某言)을 진달한 것은 크게 이상한 일이다.”라거나, “□와 □가 모여서 강학하는 것은 바로 붕당(朋黨)이다.”라거나, “□가 □의 잘못을 논평하였다.”라고 한다. 이것은 사사로운 분노이다. 떠도는 말에 동요하여 사람의 귀를 현혹시켜 반드시 사람마다 불평하는 마음을 품게 하여 군자가 편안히 몸을 가누지 못하게 하고, 행동할 때마다 손가락질하고 부딪쳐서 기어코 다투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이 어찌 많겠는가. 대저 지금 세상의 병통은 구차스럽고 고식적인 것만을 힘쓰고 곡직(曲直)을 묻지 않으며 현우(賢愚)를 가리지 않고 똑같이 거두어 함께 쓰면서 분별한 적이 없기 때문에, 현자가 반드시 높은 지위에 있지 못하는 것이다.
'''원문'''
: 邪未必在下位。是非蒙昧。黑白倒置。方正見侮於邪枉。正道或有所湮晦。良可悲夫。賢邪用舍。實關治亂。未審□殿下知其賢而用之勿貳乎。知其邪而去之勿疑乎。少或不察。則賢邪之所混而治亂之所分也。可不愼耶。伏願□殿下果知其賢則信而用之。不爲邪譖所移。果知其邪則去而絶之。不爲浮議所動。明示好惡。然後正士滿朝。而人皆革非爲善矣。自古小人指斥君子。亦有數語。曰朋黨。曰僞學。曰詭異強作。曰釣名沽直。千謀萬計。必中而後已。君子則不然。正己守道。進退以禮。得失付命。唯義之安。嗚呼。漢有黨錮之禍。而王室從而亡。宋有僞學之謗。而君子不得志。此在□聖明所當加察也。伏覩□殿下講學之功不篤。輯煕之實未盡。擇善或不明。執德或不固。其於群議騷動。難保其不動。臣未審□殿下之志慮果如何也。□殿下與儒臣。講劘學術。非一朝夕矣。必知格致之方。存省之道矣。將用力於獨地。而爲應事接物之本者。如日月之昭明。則光臨群臣。賢邪自不得遁其情矣。何讒言之足懼哉。然巧言。大禹所畏。佞人。孔子欲遠。聖人必不爲其所移。而愼之若是。其慮周矣。伏願□殿下日開經筵。親近儒臣。切磋義理之奧。謹辨心術之微。使事物之變。瞭然眼前。而且將窮理以開其智。持敬以養其心。常令此心之德。光明正大。不容一毫之私焉。則不但不爲異議所昏。足以爲修齊致平之本。而基□宗社萬世維持鞏固之業矣。□殿下潛心焉。臣伏聞讒人之扇亂。不勝憂慮。臣雖微賤。職忝侍從。而病不得進詣論□啓。退伏於家。情不自已。仰陳所懷。極知言之一發。身且難保。然愛身戀爵。抱言不達。以負□殿下。非臣之所忍也。言有盡而意未畢白。徒仰天流涕而已。〔原注:評者曰。一時館僚中。先生最少而富文學。其聲名之重。亞於趙光祖。慷慨論事。無所顧慮。常在□上前。危言激論。聳動人聽。然大臣多嫉之。時以病在家。□上疏論誠彥之罪。請置重典。且以臺諫不力請其罪爲非。言多過越。雖趙光祖諸人見之。不以爲是云。〕
'''번역'''
사(邪)가 반드시 낮은 지위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비에 어두워 흑백이 뒤바뀌어 바르고 곧은 사람이 사특하고 비뚤어진 사람에게 모욕을 당하여 정도(正道)가 혹 가려지는 일이 있으니,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현사(賢邪)를 쓰고 버리는 것은 실로 치란(治亂)에 관계됩니다. 모르겠습니다만, 전하께서는 그 현명함을 알아 의심 없이 쓰시고 그 사특함을 알아 의심 없이 제거하고 계십니까? 조금이라도 살피지 못하면 현사와 사가 뒤섞여 치란이 갈리게 될 것이니, 신중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과연 그 현명함을 알아 믿고 쓰시어 사특한 참소에 옮겨지지 않고, 과연 그 사특함을 알아 제거하여 의논에 흔들리지 마시고 호오(好惡)를 분명히 보이소서. 그렇게 하신 뒤에야 조정의 선비가 바르게 되고 사람들이 모두 잘못을 고쳐서 선을 행하게 될 것입니다. 예로부터 소인이 군자를 지적할 때에도 몇 가지 말이 있었으니, 붕당(朋黨), 위학(僞學), 괴이하고 강함[詭異強作], 명예를 낚고 곧음을 사는 것[釣名沽直]입니다. 온갖 계책을 다 써서 반드시 성공한 뒤에야 그만두는 것은 군자의 도가 아닙니다. 자신을 바르게 하고 도를 지키며 진퇴(進退)를 예로 삼고 득실은 천명에 맡기어 오직 의리에 편안할 뿐입니다. 아, 한나라에는 당파를 나누어 가두는 화가 있었는데 왕실이 그를 따라 망하였고 송나라에는 위학이라는 비방이 있었는데 군자가 뜻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성명(聖明)께서 마땅히 살피셔야 할 부분입니다. 삼가 보건대, 전하께서는 학문을 강론하는 공부가 독실하지 못하고 집대성한 실질이 미진하여 선을 가려 밝히는 데 혹 분명치 않고 덕을 잡는 데 혹 견고하지 못하시니, 여론이 소란해지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것입니다. 신은 전하의 뜻과 생각이 과연 어떠하신지 모르겠습니다. 전하께서 유신(儒臣)들과 학술을 강론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니 반드시 격물치지의 방법과 존심성신의 도리를 알아서 홀로 계실 때 힘을 써서 사물을 응대하는 근본이 해와 달처럼 밝게 하셔야 합니다. 그때 임금께서 신하들을 두루 만나셨으니, 어진 사람과 사특한 사람이 스스로 그 본심을 숨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찌 참소하는 말을 두려워할 것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교활한 말은 우(禹) 임금이 두려워하였고 아첨하는 사람은 공자께서 멀리하고자 하셨습니다. 성인도 반드시 옮겨 가려고 하지 않고 이처럼 신중히 하였으니, 그 염려가 두루 미쳤던 것입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날마다 경연을 열어 유신(儒臣)과 친근하게 지내면서 의리의 깊은 곳을 절차탁마하고 심술의 은미한 부분을 신중히 분별하여 사물의 변화를 눈앞에 환히 보시며, 또 이치를 궁구하여 그 지혜를 열고 공경을 유지하여 그 마음을 기르소서. 항상 이 마음의 덕이 광명정대하여 한 털끝만큼도 사사로움이 용납되지 않게 하신다면, 다른 의견에 어두워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신(修身)하고 집안을 다스리고 천하를 태평하게 하는 근본이 될 것이며, 종묘와 사직을 만세토록 유지하고 공고히 하는 사업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마음에 깊이 새기소서. 신은 삼가 참소하는 자들이 난을 부추긴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신이 비록 미천하나 직책은 시종(侍從)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병으로 나아가 논핵하는 계사(啓辭)에 참여하지 못하고 집에서 물러나 엎드려 있으니, 마음을 가눌 수가 없습니다. 우러러 소회를 진달하건대, 한마디 말을 꺼내면 몸이 또한 보전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몸을 아끼고 작위를 탐하여 생각을 품은 채 말하지 못하는 것은 전하를 저버리는 것이니, 신이 차마 할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말이 다하였으나 뜻을 다 밝히지 못한 채 그저 우러러 눈물만 흘릴 뿐입니다.-원주(原注)에 “평론자가 말하기를 ‘당시 관료 가운데 선생은 가장 젊으면서도 문학이 풍부하여, 그 명망의 중함이 조광조(趙光祖)에 버금갔다. 강개하게 일을 논할 때에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서 항상 임금 앞에서 위태로운 말을 하고 격렬한 토론을 벌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러나 대신들이 대부분 시기하여, 그때 병으로 집에 있으면서 상소하여 성언(誠彦)의 죄를 논하고 중벌에 처할 것을 청하였으며, 대간이 그 죄를 힘써 청하지 않은 것을 잘못이라고 하였는데, 말이 지나친 점이 많았다.’라고 하였다.- 비록 조광조(趙光祖) 같은 사람들도 보았지만 옳다고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 319. [丙子十月朝講] ==
''문체: 公車類 / 疏箚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2C, ITKC''MO''0127A''A025''342D''
'''원문'''
: 丙子十月朝講。以司經□啓曰。此云子曰。立愛自親始。敎民睦也。立敬自長始。敎民順也。釋之者曰。愛敬盡於事親事長。而德敎加於百姓。論語曰。君子務本。本立而道生。孝悌也者。其爲仁之本歟。夫孝悌。百行之原。行道自孝悌始。則仁民愛物。皆可以此推之。未盡孝悌。則雖欲仁民愛物。旣無根本。其何能爲。三代以上。在上者先盡孝悌之道。故下皆效之。各親其親。各長其長。而有比屋可封之俗。此無他。自近而及遠。其勢順易故也。後世則不然。徒區區於刑政之末。而不用力於根本。故乃無和順之氣。悖逆爭鬪之事起矣。夫舜大孝也。孟子曰。瞽瞍底豫而天下之爲父子者定。蓋天下之頑。莫瞽瞍若也。而舜能以至誠事之。故烝烝乂。不格姦。其效至於使天下後世爲人父子者之心。皆安其分。此乃大孝也。舜雖處人倫之變。而□上之爲孝。當以此爲法。行之至誠。則下皆感化。而風俗自至和順矣。若欲以刑政治之。則無根本。不可爲也。丙子十月夕講。以司經臨文□啓曰。光武之光復舊物。身致太平者。以其務學術。講論經理。夜分乃寐。勤於治道之效也。然無罪而廢正后。直諫而殺大臣。光武雖有不世之資。不能爲修身齊家之學。而其時大臣亦無引導輔翼者。故有此失也。人主之於學。其可忽乎。
'''번역'''
병자년 10월 조강에서 사경(司經)이 아뢰기를, “이것은 ‘공자가 말하기를, 사랑을 세우는 것은 어버이를 섬기는 데서 시작하니 백성을 화목하게 가르치는 것이고, 공경을 세우는 것은 어른을 섬기는 데서 시작하니 백성을 순종하게 가르치는 것이다.’라고 한 것을 해석한 것입니다. ‘사랑과 공경을 부모와 어른에게 다하고 덕으로 백성들을 가르친다.’라고 하였습니다. 《논어》에 이르기를, ‘군자는 근본에 힘쓰니 근본이 서면 도가 생겨난다.’ 하였는데, 효제(孝悌)라는 것이 바로 인(仁)의 근본입니까? 대저 효제는 모든 행실의 근원입니다. 도를 행하는 것이 효제에서 시작된다면 백성을 사랑하고 만물을 아끼는 것도 모두 이것으로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효제를 다하지 못한다면 비록 백성을 사랑하고 만물을 아끼고자 해도 이미 근본이 없으니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삼대(三代) 이전에는 윗사람이 먼저 효제의 도를 다하였기 때문에 아래에서 모두 본받아 각자 자기의 어버이를 친하게 여기고 각자 자기의 어른을 공경하여 집집마다 봉분할 만한 풍속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가까운 데서부터 멀리 미루어 가는 형세가 순조롭고 쉬웠기 때문입니다.” 하였다. 후세는 그렇지 않아서 형정(刑政)의 말단에만 구구하게 힘을 쓰고 근본에는 힘을 쓰지 않기 때문에 화순한 기운이 없고 패역하고 다투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대저 순은 지극히 효성스러운 사람이었다. 맹자가 “눈먼 사람과 귀머거리와 어리석은 자가 서로 더불어 천하의 부자(父子)가 된 것은 정해진 운명이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대체로 세상의 완악한 자들 가운데 눈먼 사람과 귀머리보다 더 어리석은 자는 없는데도 순이 지극한 정성으로 그들을 섬겼기 때문에 맹자가 “순은 부지런히 효행을 행하여 간사한 이에게까지 미치지 않았으니, 그 효과가 천하 후세에 이르러 사람의 부자 된 마음이 모두 제 분수를 편안하게 하는 데까지 이르렀다.”라고 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효(大孝)이다. 순은 비록 인륜의 변고를 당하였으나 위로 임금을 섬기는 효도에도 마땅히 이를 법으로 삼아 지극정성으로 행하였다. 그리하면 아래가 모두 감화되어 풍속이 절로 화순해질 것이다. 만약 형정으로 다스리려고 하면 근본이 없으니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병자년 10월 석강(夕講)에 지었다. 사경 임문(司經臨文)이 아뢰기를, “광무제(光武帝)가 옛날의 것을 회복하여 몸소 태평을 이루었으니, 이는 학술에 힘쓰고 경리를 강론하며 밤이 깊어서야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이니, 치도(治道)를 다스리는 효과에 부지런히 힘쓴 것입니다. 그러나 죄가 없는데도 정후(正后)를 폐하고 직간(直諫)을 한 대신을 죽였으니, 광무제는 비록 세상에 드문 자질이 있었으나 몸을 닦고 집안을 다스리는 학문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고, 그 당시 대신들 가운데 인도해 주고 보좌해 준 이가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잘못이 있었습니다. 임금의 학문에 어찌 소홀할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 320. [戊寅二月夜對] ==
''문체: 公車類 / 疏箚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3A''
'''원문'''
: 戊寅二月夜對。以侍講官□啓曰。治理何有古今哉。但在乎爲不爲耳。雖三代之時。若不力行。則何有治效乎。至於聖人之學不明於世。君不知王道。臣不識引君之道。徒以伯術苟且之事。以說其君。旋得旋失而治亂無常。人君若以古昔帝王之道。發憤行之則其臻至治何難。以常情觀之。堯舜之行事。果似巍巍廣大。邈然難及也。天性則堯舜途人一耳。而無古今之異。苟能格物致知。精一執中。則治何難致。後之儒者長於習俗之中。各拘所見。不知敎化之何如。乃曰。世道日卑。人心不古。其何能復三代之治乎。是則妄人也。若眞實着力。上下發憤力行。則豈不成三代之治乎。
'''번역'''
무인년 2월 야대에서 시강관이 아뢰기를, “다스림에 어찌 고금의 차이가 있겠습니까. 오직 행하고 행하지 않는 데 달려 있을 뿐입니다. 비록 삼대의 때라도 만약 힘써 행하지 않았다면 무엇 때문에 다스려지는 효과가 있었겠습니까. 성인의 학문이 세상에 밝지 못하여 임금은 왕도를 모르고 신하는 임금을 인도할 도리를 알지 못하고, 한갓 백관의 술책과 구차한 일로 임금에게 아뢰어 번갈아 얻고 번갈아 잃어서 다스림과 어지러움이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임금이 만약 옛날 제왕의 도를 가지고 분발하여 행한다면 지극히 다스려짐에 이르는 것이 어찌 어렵겠습니까. 상정(常情)으로 보면 요순의 행실은 과연 높고 넓어 아득하여 미치기 어려울 듯합니다. 그러나 천성으로 보면 요순도 한 사람일 뿐이니 고금의 차이가 없습니다. 진실로 사물을 궁구하고 지식을 이룸으로써 정밀하게 하나로 모으고 중도를 잡는다면 다스림을 이루기가 어찌 어렵겠습니까. 후세의 유자들은 습속에 익숙하여 각기 자기 소견에 구애되어 교화가 어떠한지 알지 못하면서 세도가 날로 낮아지고 인심이 예스럽지 않으니 어찌 삼대의 다스림을 회복할 수 있겠다고 말합니다. 이는 망녕된 사람입니다. 만약 진실하게 착력하여 상하가 분발하고 힘써 행한다면 어찌 삼대의 다스림을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하였다.
== 321. 正德十三年戊寅春。友人安順之〔原注:處順〕以弘文博士歸養。特除求禮縣。諸友皆歌詠其行。予亦述懷以贈。〔原注:出安順之家己卯諸賢詩帖〕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3B, ITKC''MO''0127A''A025''343C''
'''원문'''
: 士生千載後。心事正相乖。邈邈黃虞夢。悠悠湖海懷。窮通唯命在。憂樂與人偕。獨立風塵裏。長悲井底蛙。
'''번역'''
천 년 뒤에 태어난 선비는 심사가 정히 서로 어긋나네 아득한 황우의 꿈이요 유유한 호해의 회포로다 궁달은 오직 운명에 달렸고 근심과 즐거움은 남과 함께하네 풍진 속에 홀로 서서 우물 속 개구리처럼 길이 슬퍼하노라
'''원문'''
: 明君重儒學。志士氣頗伸。白日昭光遍。靑春物意新。長途馳駿骨。滄海奮潛鱗。借問鑾坡客。胡爲謝此辰。
'''번역'''
명군이 유학을 중시하여 지사의 기개가 펴졌네 밝은 해는 빛이 두루 비치고 푸른 봄엔 만물이 새로워라 먼 길에 준마가 달리고 푸른 바다에 잠긴 고기가 뛰노네 묻노니 난파의 나그네여 어찌하여 이 좋은 때를 사양하는가
'''원문'''
: 幸際雲龍會。仍希日月輝。金鑾朝入對。蓮燭夜扶歸。治亂明根本。詩書討奧微。他年湖海遠。回首夢依依。
'''번역'''
다행히 운룡의 모임을 만났는데 이어서 일월처럼 빛나기를 바랐네 금란당에서 아침에 입대하고 연촉 아래 밤에 부축받아 돌아갔지 치란은 근본을 밝히고 시서는 오묘함을 토론했지 훗날 호해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돌아보면 꿈속에 의지하겠네
'''원문'''
: 奉檄寧無喜。高堂有老親。採山供軟蕨。釣水薦纖鱗。至孝能爲化。餘恩自及民。會看爭訟息。田里一般春。
'''번역'''
부임하는 격문 받으니 어찌 기쁘지 않으랴 고당에 노친이 계시니 산에서 나물 캐어 부드러운 고사리 올리고 물에서 고기 잡아 가늘고 고운 생선 올리네 지극한 효성은 능히 교화가 되고 남은 은혜는 절로 백성에게 미치리라 앞으로 송사가 그치는 것을 보게 되리니 전리에는 똑같이 봄이 오리라
'''원문'''
: 忠謹功隨立。偸閑事不成。撫民宜用恕。治吏最須明。遺愛錢丞頌。淸心裴尉旌。□聖朝圖治急。愼勿負恩榮。
'''번역'''
충성하고 근신하면 공이 따라 세워지고 한가함을 탐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네 백성을 다스릴 땐 너그러움을 써야 하고 아전들을 다스릴 땐 명철함이 가장 필요하네 은혜를 남긴 전승은 송을 받았고 마음을 맑게 한 배위는 정표를 받았네 성조에 치국도민의 일이 급하니 삼가 은총과 영예를 저버리지 말지어다
'''원문'''
: 南州歸思迫。□北闕夢魂迷。落日晴猶暗。行雲住欲棲。人隨沙岸別。江向海門西。隔浦塵埃起。唯聞征馬嘶。
'''번역'''
남쪽 고을로 돌아갈 생각 급해지니 북궐에선 꿈속의 넋도 어두워라 석양은 맑아도 오히려 어둡고 가는 구름은 머물러 쉬려 하네 사람들은 모래 언덕 따라 이별하고 강은 바다 문을 향해 서쪽으로 흐르네 포구 너머로 먼지 구름 일어나니 오직 가는 말 울음소리만 들리네
'''원문'''
: 山水宣城郡。風流付謝君。窓輸天外岫。簷落海中雲。野鶴閑堪伴。巖猿靜自聞。西林有鳴鳥。日暮獨求群。
'''번역'''
산과 물이 좋은 선성군에 풍류를 사군에게 부치었네 창문에는 하늘 밖의 산이 들어오고 처마에는 바다 가운데 구름이 떨어지네 들판 학은 한가로워 벗할 만하고 바위 원숭이는 고요하여 절로 들리네 서쪽 숲에 우는 새 있으니 저물녘에 홀로 무리를 찾네
'''원문'''
: 吏散空庭暮。鳥鳴春雨餘。焚香靜几案。危坐讀詩書。月吐山光暗。魚游池影虛。油然得心處。歲月問何如。
'''번역'''
아전들 물러가고 저녁에 빈 뜰에 새들은 봄비 뒤에 지저귀어 대네 향 피우고 책상 앞에 고요히 앉아 꼿꼿이 앉아서 시서를 읽노라니 달은 산빛을 토해 어둠이 가시고 물고기 노는 못 그림자 텅 비었구나 마음이 절로 편안한 곳에 있으니 세월의 흐름 따위 물을 것이 뭐 있나
'''원문'''
: 交遊十載中。世事轉悤悤。去住情無奈。愁歡意不同。南江流浩浩。北岳直叢叢。淚目看歸鳥。煙雲斷碧空。
'''번역'''
십 년 동안 교유한 중에 세상일은 갈수록 바빠지네 가고 머묾에 정이 어쩔 수 없고 시름과 기쁨에 뜻이 같지 않네 남강은 넓게 흘러가고 북악은 빽빽하게 우뚝하네 눈물로 돌아가는 새를 바라보니 구름 속에 푸른 하늘 끊어졌네
'''원문'''
: 送子湖南去。征塵不可攀。停杯問歸路。折柳慰行顏。江月隱高樹。海風吹遠山。相思一千里。日夜望鄕關。
'''번역'''
호남으로 떠나가는 그대를 전송하니 먼지 낀 길을 따라갈 수 없네 술잔 멈추고 돌아갈 길 물어보고 버들가지 꺾어 가는 얼굴 위로하네 강의 달은 높은 나무에 숨고 바닷바람은 먼 산에 불어오네 천 리 밖에서 그리워하며 밤낮으로 고향을 바라보리
== 322. 答安順之書〔原注:出安順之家己卯諸賢簡帖〕 ==
''문체: 書簡類 / 書簡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3D''
'''원문'''
: 自春分手。曁未聞氣候何如。懷戀殊苦。今得委札。悉天只之平復及君之康吉。喜慰。洛中。依舊無事。諸友及僕。竝無恙已。且近思錄垂畢。可喜。所求跃尾。當囑元沖公。隨其製之早晩而送之。來簡已示大柔。〔原注:金絿〕使之起草。讓于元沖而不爲。未知元沖公復以爲何如也。僕歸覲臨發。又遷他官。不可遽爲發行。憫憫。邊山之約。靑春已過。空悵望奈何。人事遷緣。不得自由。每每如是。可嘆。如獲下歸。當喩之。謹拜復。正德十四年四月十一日。
'''번역'''
봄에 헤어진 뒤로 기후가 어떠한지 듣지 못하여 그리운 마음이 매우 괴로웠는데, 이제 편지를 받고서 천자(天子)께서 평안하시고 그대도 건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쁘고 위로됩니다. 서울은 예전대로 별일 없고 여러 친구와 저는 모두 탈이 없습니다. 또 《근사록(近思錄)》을 다 지었으니 기쁩니다. 구하신 《약미(躍尾)》는 마땅히 원충공(元沖公)에게 부탁하여 그가 짓는 대로 조만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편지에 이미 대유(大柔)-원주에 “김훈(金絿)”이라고 하였다.-에게 초고를 지으라고 하였으나, 원충공에게 양보하고 지으려 하지 않으니, 원충공은 다시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돌아가 뵙고 출발하려다가 또 다른 관직으로 옮겨져서 갑자기 떠날 수 없으니 안타깝습니다. 변산(邊山)에 가기로 한 약속은 청춘이 이미 지나 버렸으니 부질없이 서글프지만 어찌하겠습니까. 인사의 연줄이 얽혀 자유롭지 못하여 매번 이와 같으니 탄식할 만합니다. 돌아가게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삼가 절하고 답장을 보냅니다.-정덕(正德) 14년 4월 11일-
== 323. 寄安順之書〔原注:出安順之家己卯諸賢簡帖〕 ==
''문체: 書簡類 / 書簡類''
'''원문'''
: 自爲縣侍親。孝養何如。治民施政亦何如。一喜一慮。在洛聞君違和甚苦。每常憂慮。今聞差復。甚慰甚慰。僕以覲親。今月初六發程。卽日到金溝。謁之而宿。明當入茂長。聞此中相距不邇。不知何以則可得從容論此懷抱歟。情思鬱蓄。不可盡言。想君亦應如此。須通人圖相就爲佳。且京中君之一門及挺然〔原注:安珽〕與諸朋輩皆無恙耳。照之。且到此。聞君之疾以過飮而作。不知然乎。可驚可怪。上有□君恩當報。下有鶴髮在堂。其將何以爲事。而顧以飮成疾耶。甚無意也。詳在面盡。不具。七月九日。
'''번역'''
자신이 고을의 수령으로 부모를 모시고 있으니 효성스럽게 봉양하는 것이 어떠하며, 백성을 다스리고 정사를 행하는 것도 어떠한가? 기쁘면서도 염려되는 바가 있네. 서울에서 그대가 병을 앓는 것이 심하다는 소식을 듣고 늘 걱정하였는데, 이제 차도가 있다는 말을 들으니 매우 위로되네. 나는 부모를 뵈려고 이달 6일에 길을 떠나 오늘 금구(金溝)에 도착하여 뵙고서 묵었네. 내일은 무장(茂長)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곳에서 서로 거리가 멀지 않다고 하니 어떻게 하면 조용히 이 회포를 논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쌓인 심정을 다 말할 수 없으니 그대도 응당 이와 같을 것이네. 모쪼록 사람을 보내어 만나 보는 것이 좋겠네. 또 서울에 있는 그대의 일가족과 안정(安珽)〔원주(原註)〕 등 친구들은 모두 별 탈이 없네. 조지(照之)는 또한 이곳에 와서 그대의 병이 과음으로 생겼다고 들었는데, 그러한가? 놀랍고도 괴이하네. 위에는 임금의 은혜를 갚아야 하고 아래에는 백발의 부모가 계시니 장차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 그런데 도리어 음주로 병을 얻었으니 매우 뜻밖이네.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다 말할 것이므로 이만 줄이네.
== 324. 寄安順之書〔原注:出安順之家己卯諸賢詩簡帖〕 ==
''문체: 書簡類 / 書簡類''
'''원문'''
: 急速上京。懼不得奉敍。深慮深慮。且僕無恙侍老母耳。聞大夫人康寧。不勝喜賀。所懷非一。何能盡喩。非面不可。須圖相面爲佳。千里之外。得見無由。今若失之。後當何以。仍以短句。喩我情思。見之一笑。
'''번역'''
급히 상경하느라 제대로 인사를 드리지 못할까 두려우니 매우 염려됩니다. 저는 별 탈 없이 노모를 모시고 있습니다. 대부인(大夫人)께서 강녕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기쁨과 축하의 마음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어떻게 다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까. 직접 만나 뵙지 않으면 안 되니, 부디 서로 만날 날을 도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천리 밖에 있어서 볼 길이 없으니 지금 만나지 못하면 나중에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어서 짧은 시구로 저의 심정을 말하니 한번 웃어 보시기 바랍니다.
'''원문'''
: 別君漢水上。思君滄海頭。手持一尺書。中有千里愁。道里非遼遠。山川正阻脩。孤雲天際起。何處是頭流。□八月八日。
'''번역'''
한수 가에서 그대와 이별하고 창해 머리서 그대를 생각하네 손에 한 자의 편지를 잡았는데 그 속에 천 리 길 시름이 있구나 도리는 요동보다 멀지 않지만 산천은 참으로 막히고 뻗쳤어라 외로운 구름 하늘가에 일어나니 어느 곳이 바로 두류산인가 -원문 빠짐.-8월 8일
== 325. 讀德陽遺稿讜議一篇〔原注:出海東名臣行迹〕[朴淳〔原注:思菴〕] ==
''문체: 序跋類 / 題跋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5B, ITKC''MO''0127A''A025''345C ...''
'''원문'''
: 夫孝始於事親。終於事君。孝者百行之原。忠之本也。移孝爲忠。終始不渝。盡臣子之職者。非成德之君子。能若此乎。人君所當寬假優容。勵天下之忠孝也。服齋先生姓奇。名遵。子敬其字也。若先生者。欲盡忠孝於君親。而困不得其志也。先生生有異質。年纔十三。大通文理。十七八時。慨然以求道爲意。超習俗之卑陋而卓如也。嗚呼。褊荒晩出。且無師友。先生蓋嘗病也。自是專以學問爲事。窮理以致知。反躬以踐實。事偏母極盡其誠孝。處兄弟極盡其友愛。於事事物物上。各欲極盡其倫理。惕然以任重道遠爲憂。雖出於翰墨者。一以宋儒爲法。三代遠矣。帝王逝矣。野無遺賢之世不復。而文詞科目之法興焉。朱晦菴。聖人也。猶以易學登第。先生入廷對策。名輝達于王所。時士林以得人爲賀。朝議以先生有啓沃輔導之學。選入爲玉堂正字。先生非堯舜之道。不敢陳於王前。以仁義性理之說。反復論難。冀其萬一。資聖學而助聖躬。從善舍惡。取王去伯。欲致吾君於三代之上。而尤勤懇於格君心之非。可謂不失儒者之本意矣。其立朝五六年之間。汲汲欲揚淸激濁。崇節義變苟且。愛君憂國之心。自不能遏之于中。則累進疏章。迨退而欲其聖心感悟。沐浴齋戒。若對越乎神明。雖夜必整衣巾以坐。讀古聖人書。仰而思俯而記。若有所得焉。至若天文地志。亦皆洞究其精微。官纔四秩。其祿甚微。以供甘旨之餘。輒周戚黨之貧窶者。簞瓢屢空而猶晏如也。室人或以告乏。笑而不答。時趙先生光祖。得遇□中廟。以展布所學。進君子退小人。興孝悌尙廉恥。一以古昔先聖王之道引君爲治。衰下之俗。爲之丕變。朝著復尊賢之禮。鄕黨有養正之談。士以道德爲心。民以耕鑿爲意。賢才輩出。成周之治。將不日而復矣。先生一見志合。協心共力。互相汲引。轉相推引。凡一施一措。必以忠孝爲本。世方仰其有爲。而向之位宰輔。居館閣。自以謂耆舊宿德者。素不爲淸議所貸。常懷積怨。伺影欲射者久矣。但以賢人無過。不得其便。二三宰相。構成虛語。百計中傷。潛入宮門。鼓動君上。以口不可道之事。售一綢打盡之術。當夜起事。直欲以短兵除之。時會首相忠厚惻怛。有宰相風。故泣涕以諫。皆得一頃之命。於是趙先生蒙首罪遠竄。金先生淨及我先生。以次貶逐之。知名之士。流放殆盡。爲善者懼矣。嗚呼。奸臣構亂。欺君上賊忠良。俱以功名富貴。終始自保。老死牖下。不得以春秋之法律之。福善禍淫。天之道果安在哉。厥後。奸臣陰誘大學生無賴者數輩。上章請光祖等罪。論以應死。命下之日。無賢愚貴賤。詬罵唾斥。欲食其肉而寢處其皮。則其於奸臣可知矣。悲黨錮於漢室。哀僞學於宋朝。猶爲之長慮却顧。直欲捐生而不回。況於斯世親遇之哉。
'''번역'''
효는 어버이를 섬기는 데서 시작하여 임금을 섬기는 데로 끝난다. 효는 모든 행실의 근원이요 충성의 바탕이다. 효를 옮겨 충으로 삼아 처음부터 끝까지 변치 않아서 신하의 직분을 다하는 자가 덕을 이룬 군자로서 능히 이와 같으랴. 임금이 마땅히 너그럽게 용납하여 천하의 충효를 권장해야 할 것이다. 복재 선생은 성이 기(奇)이고 이름은 준(遵)이며, 자경(子敬)은 그의 자이다. 선생 같은 사람은 군친에 대해 충효를 다하고자 하였으나 곤궁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선생은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자질이 있어 나이 겨우 열세 살에 문리를 크게 통달하였고, 열일곱 여덟 살 때에는 개연히 도를 구하는 것을 뜻으로 삼아 습속의 비루함을 초월하여 우뚝 솟았다. 아, 편벽되고 거친 사람이 늦게 태어나서 게다가 사우(師友)도 없었다. 선생은 일찍이 병을 앓았는데, 이로부터 오로지 학문을 일삼아 이치를 궁구하여 지식을 터득하고 몸을 돌이켜 실천에 옮겼다. 어버이를 섬기는 데는 그 정성을 다하였다. 형제간에 우애를 극진히 하고, 일과 사물에 대해 각각 윤리를 극진히 하려고 노력하며,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임무가 중하고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근심하였다. 비록 문필을 하는 자라 할지라도 한결같이 송나라 유학을 법으로 삼았다. 삼대(三代)는 오래되었고 제왕은 이미 가버렸으며, 현인을 남겨 두는 세상이 다시 오지 않아 문사(文詞)와 과거의 법이 흥기하였다. 주 회암(朱晦菴)은 성인이다. 그런데도 오히려 역학(易學)으로 과거에 급제하였고, 선생은 조정에 들어가 대책(對策)을 지어 그 명성이 왕에게까지 알려졌다. 당시 사림(士林)이 인재를 얻었다고 하례하였고, 조정의 의논에 선생이 계도하고 보도하는 학문이 있다고 하여 선발하여 옥당 정자(玉堂正字)로 들였다. 선생은 요순(堯舜)의 도가 아니어서 감히 왕 앞에 진달하지 못하고 인의성리(仁義性理)의 설을 반복해서 논란하여 만에 하나라도 성인의 학문을 보좌하고 성상의 몸을 도와 선(善)을 따르고 악(惡)을 버려 왕도(王道)를 취할 수 있기를 바랐다. 우리 임금을 삼대(三代)의 위에 오르게 하려고 더욱더 간절하게 임금의 마음을 감동시키려 하였으니, 유자의 본뜻을 잃지 않았다고 할 만합니다. 조정에 나아온 지 5, 6년 사이에 청렴한 사람을 등용하고 불순한 자를 배척하기를 급급히 하여 절의를 높이고 구차함을 버리니,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저절로 가슴속에서 막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 번 상소를 올리고 물러나서는 성상의 마음이 감동하여 깨닫기를 바랐으며, 목욕재계(沐浴齋戒)할 때에는 마치 신명(神明)을 대하듯이 하여 밤에도 반드시 의관을 정제하고 앉아서 고성인의 글을 읽고 우러러 생각하고 엎드려 기록하는 것이 마치 얻은 바가 있는 듯하였습니다. 천문과 지리 같은 학문에 대해서도 모두 그 정미한 것을 환히 터득하였으며, 관직이 겨우 사십여 세에 이르렀으나 녹봉이 매우 적었습니다. 그런데도 진수성찬을 먹고 남은 음식으로 빈궁한 척당(戚黨)에게 두루 베풀어 주었으니, 단표(簞瓢)가 자주 비어도 오히려 태연자약하였으며, 집안사람이 혹 부족하다고 고하기도 하였습니다. 웃고 대답하지 않으셨다. 이때 조 선생이 광조(光祖)를 만나서 그동안 배운 것을 펼치고자 하여, 군자는 나아가고 소인은 물러가며 효제(孝悌)를 일으키고 염치를 높이는 등 한결같이 옛날 선왕의 도리로써 임금을 인도하여 다스리게 하였으므로 쇠퇴한 풍속이 크게 변하였다. 조정에서는 어진 이를 존숭하는 예법을 회복하였고, 향당(鄕黨)에는 바른 사람을 기르는 담론이 있었으며, 선비들은 도덕을 마음으로 삼고 백성들은 농사짓는 것을 뜻으로 삼아 현재(賢才)가 많이 나와서 성주(成周)의 정치가 머지않아 회복될 듯하였다. 선생께서 한번 만나 뜻이 합치되어 마음과 힘을 합하여 서로 끌어주고 밀어 주었다. 모든 일에 반드시 충효를 근본으로 삼았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그 행위를 우러러 보았다. 그런데 지위가 재보(宰輔)나 관각(館閣)에 있는 자들은 본디 기구(耆舊)와 숙덕(宿德)을 가진 사람으로서 평소 청의(淸議)를 펴는 것을 꺼려 항상 원한이 쌓여서 기회를 엿보고 공격하려는 생각을 품은 지가 오래되었다. 다만 어진 사람에게 허물이 없어서 그 편이 되지 못하였고, 두세 명의 재상이 거짓말을 만들어내어 온갖 계책으로 중상하여 몰래 궁문에 들어가 군상을 고무시켜서 입에 담아서는 안 될 일을 가지고 한 번 몽둥이로 때려 죽이는 술수를 부렸습니다. 그날 밤에 일어나서 곧장 단병(短兵)으로 제거하려고 하였는데, 그때 마침 서로 충후하고 측달하여 재상의 풍모가 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간언하여 모두 한 번의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에 조 선생은 머리를 짓밟히고 멀리 귀양 갔으며, 김 선생과 우리 선생은 차례로 폄척되어 쫓겨났습니다. 명망 있는 선비들이 거의 다 유배를 가니, 착한 사람이 두려워졌습니다. 아아, 간신이 난을 꾸며 군상을 속이고 충량(忠良)을 해치고 모두 공명과 부귀를 얻어 시종일관 스스로 보전하여 늙어서 죽었으니, 춘추의 법으로 다스릴 수 없었습니다. 선을 복되게 하고 음란한 자를 재앙에 빠뜨리는 천도(天道)가 과연 어디에 있습니까? 그 뒤에 간신이 음험하게 유도하여 무뢰한 몇몇 대학생으로 하여금 상소하여 광조(光祖) 등의 죄를 논하여 응당 죽어야 한다고 청하였다. 명을 내리던 날에는 어질고 어리석으며 귀하고 천함에 관계없이 욕설을 퍼붓고 침을 뱉어 그 살점을 먹고 그 가죽을 깔고 자려고 하였으니, 간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한나라에서 당파를 이루는 것을 슬퍼하고 송나라에서 거짓 학문을 하는 것을 애석하게 여겨 오히려 장래를 걱정하여 돌아보았는데, 곧 죽고자 하고 돌이키지 않으려 하였다. 더구나 이 세상에 친히 만났음에 있어서이겠는가.
'''원문'''
: 又有無學術浮薄之徒。徒痛夫忠貞之見害於奸邪。以除君側之惡爲名。擧不佞之謀。事覺伏誅。時宰以爲光祖輩激成之也。於是。下金淨等論壽之命。先生不得考終。年三十。非天所畀。孰能與此。嗚呼。當先生穩城之謫也。流離辛苦。動忍拂鬱。困辱而沮抑之者。備於詩可考矣。然以朝聞夕死爲念。死亡無日。而尙且講易不輟。惟篤實自新而已。雖燕息之地。常如君父之臨其前。始終不愆。得正而斃。臨絶之言。猶必以忠孝恐未盡。學問恐未至爲說。從容就死。如赴樂地。其爲所養亦至矣。噫。使人君眞知賢者之用心。則將哀痛慘怛之不暇。又何以放逐而隨殺之哉。奸邪之徒。蔽人君耳目。得行其計。其罪上通于天。雖當士氣板蕩之餘。公論不泯。萬死不足以贖。朝廷之議。士林之論。繼有疏章而欲雪其冤。則亦可見義理之在人心而不誣也。嗚呼。忠臣孝子。但欲盡其心於君與親。豈有一毫私意於其中耶。憸人得志。從古爲賊。使忠義之士。鉗口無言。束手莫伸。信而見疑。貞而爲戮。悠悠蒼天。謂之何哉。自是厥後二十年間。士之繩趨尺步。稍以儒行爲名者。必排擯斥逐之。無所容於世而後已。使人君畏之如豺虎。疾之如仇讎。委靡展轉。日復一日。士習愈下。士風愈降。仁義之說。不復聞於縉紳之間矣。嗚呼。陰不可以久長。陽不可以久消。□仁廟在位。聖德動天。王道邁古。正賢者得志之秋。而遽厭人世。與舜同化。善端之萌。如草木盎然欲抽。反以烈風嚴霜而殄折之也。可勝痛哉。今□聖明在上。一以□仁廟爲法。則庶幾士心稍慰。而民志有所定向矣。余讀服齋先生遺稿。悲泣而書于末。欲令後之好古樂善者。見而傷之。取此編而三復。則先生之志可見矣。且夫克己爲學之方。盡性知命之學。豈無後學之持循哉。嗚呼。餘事文章。亦必本於忠孝。出於仁義。始於性情。終於學問。雖顚沛生死之餘。猶惓惓於君親。痛自刻責。無懟憾之辭。惟以不順爲怨慕焉。則眞所謂關世敎而樹風聲於百代之下者矣。竝致寒儒今日撮讜議之微志云。月日。謹題。
'''번역'''
또 학술이 없고 경박한 무리가 있어, 충정(忠貞)이 간사한 무리에게 해를 입은 것을 통탄하여 임금의 곁에 있는 악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불녕의 계책을 내세웠다. 그 일이 발각되어 복주(伏誅)되자, 당시의 재상들은 광조(光祖) 무리가 격발시킨 것이라고 여겼다. 이에 김정(金淨) 등에게 논수(論壽)하라는 명을 내렸고, 선생은 끝까지 고찰하지 못하고 30세에 세상을 떠났다. 하늘이 주신 것이 아니니 누가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아, 선생이 온성(穩城)에 유배되었을 때 떠돌며 고생하며 인내하고 울분을 삭이며 곤욕을 당하고 억눌린 것은 《시경》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아침에 듣고 저녁에 죽을 것을 염려하여 죽을 날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오히려 주역을 강론하는 일을 그치지 않았으니, 오직 독실하게 스스로를 새롭게 할 뿐이었다. 비록 죽은 뒤에도 항상 군부(君父)가 앞에 계신 듯하여 시종으로 어긋남이 없었으니, 바른 도리를 얻고 죽었다. 임종의 말씀에 오히려 충효를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학문이 미치지 못하여 말에 신중하지 못하고,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즐거운 곳으로 가는 것과 같으니 그 양성된 바가 또한 지극하다. 아, 임금이 진실로 현자의 마음을 안다면 장차 슬프고 참담하여 어찌할 줄 모를 것이니, 또 어찌 내쫓아 죽게 하겠는가. 간사하고 사악한 무리가 임금의 이목을 가려 그 계책을 행하게 하였으니, 그 죄는 하늘에까지 통한다. 비록 사기가 쇠퇴한 나머지 공론이 사라지지 않았더라도 만 번 죽어도 속죄할 수 없다. 조정의 의논과 사림의 논의가 이어지는 소장으로 그 원통함을 씻어 주려 하니, 또한 의리가 사람의 마음에 있어 무고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아, 충신과 효자는 단지 임금과 부모에게 자신의 마음을 다하고자 할 뿐 어찌 조금이라도 사사로운 뜻이 있겠는가. 간사한 사람이 권세를 얻으면 예로부터 적이 되었으니, 충의로운 선비를 입을 막아 말하지 못하게 한다. 손을 묶어 펼 수 없게 하고, 믿음을 보였으나 의심을 받고, 곧은 마음으로 죽임을 당하니, 아득한 하늘이여 어찌하여 그러셨습니까. 이로부터 20년 동안 유학의 행실을 조금이라도 따르는 선비들은 반드시 배척당하고 내쫓겨 세상에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임금은 그들을 승냥이나 호랑이처럼 두려워하고 원수처럼 미워하여, 하루하루 위축되어 고통받게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선비들의 습속이 더욱 낮아지고 풍속이 더욱 쇠퇴하여, 인의(仁義)에 관한 이야기는 진신(縉紳)들 사이에서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 음은 오래갈 수 없고 양도 오래 사라질 수 없는 법입니다. 인조께서 재위하실 때 성덕이 하늘을 감동시키고 왕도가 옛날보다 훌륭하여 어진 이들이 뜻을 얻는 때였는데, 갑자기 세상을 싫어하여 순 임금과 같이 물러나셨습니다. 선한 기운의 싹은 초목이 무성하게 돋아나려는 것과 같았는데 도리어 거센 바람과 매서운 서리에 꺾여 버렸습니다. 참으로 통탄스럽다. 지금 성명(聖明)이 위에 계시니, 한결같이 인묘(仁廟)를 법으로 삼는다면 아마도 선비의 마음이 조금 위로되고 백성의 뜻이 정해진 바가 있을 것이다. 내가 복재 선생의 유고를 읽고 슬피 울며 말미에 글을 써서 후세에 고금을 좋아하고 선을 즐기는 자들이 보고서 상심하게 하였으니, 이 편찬을 반복해서 읽으면 선생의 뜻을 알 수 있다. 또 억지로 자신을 극복하여 학문을 하는 방법과 천성을 다해 천명을 아는 학문에 어찌 후학이 따를 바가 없겠는가. 아, 나머지 일과 문장 또한 반드시 충효에 근본을 두고 인의에서 나와 성정에서 시작하여 학문으로 끝맺어야 한다. 비록 생사의 위태로움 속에서도 오히려 군친(君親)에 대해 정성을 다하고 스스로를 엄격히 꾸짖어 원망하는 말이 없으며 오직 순종하지 못함을 한스러워한다면, 이것이 참으로 세교(世敎)를 관장하여 백대 아래에 풍성(風聲)을 세우는 것이라 할 것이다. 함께 추운 곳에 있는 유생이 오늘 묘의(讜議)를 모으는 작은 뜻을 기록하였다고 하였기에, 월일에 삼가 적는다.
== 326. 靜菴趙先生光祖行狀〔原注:出本集〕[洪仁祐〔原注:恥齋〕] ==
''문체: 傳記類 / 行狀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6D''
'''원문'''
: 正德庚午夏五月。遊松都之天磨,聖居。或遇奇絶處。輒發舒精神。倘佯行吟。蕭然有出塵之趣。悠然有詠歸之興。或擇淸幽蓮社。入處靜讀。沈潛義理之奧。探賾自得之味。凝神靜坐。兀若塑人。淡餐攻苦。與緇流共之。雖精進闍梨。不及也。凡食頃如廁外。絶無閑刻。唯三更後五更前。爲脫衣就寢時也。平日用力爲然。而及此愈篤。至仲秋乃還。是時。德陽奇遵子敬從之。先生呼子敬曰。措大從我。如是刻苦。不爲勞乎。蓋相長之言也。
'''번역'''
정덕(正德) 경오년 5월에 송도(松都)의 천마산(天磨山)과 성거산(聖居山)을 유람할 때면 기이하고 빼어난 곳을 만나면 곧 정신을 수양하였고, 가끔은 거닐며 시를 읊기도 하였는데, 쓸쓸히 속세를 벗어난 흥취가 있었고 한가로이 돌아갈 흥취도 있었다. 혹은 청유(淸幽)한 연사(蓮社)에 들어가서 조용히 책을 읽으며 의리의 오묘함에 침잠하고 자득의 맛을 탐구하였으며, 정신을 집중하여 고요히 앉아 있으면 마치 사람을 빚어 놓은 듯이 되었고, 담박하게 음식을 먹고 공부하는 것을 승려들과 함께 하였는데, 비록 정진(精進)한 스님이라도 미치지 못하였다. 평소에 식사할 때에는 변소 밖에 한가로운 시간이 전혀 없었는데, 오직 삼경(三更) 뒤 오경(五更) 전이 옷을 벗고 잠자리에 들 때뿐이었다. 평소에 힘쓰던 것이 이럴 때 더욱 독실해졌는데, 중추(仲秋)가 되어서야 돌아왔다. 이때 덕양(德陽) 기준(奇遵) 자경(子敬)이 뒤를 따랐는데, 선생이 자경을 부르며 “나를 따라 크게 나아갔으니 이처럼 각고의 노력을 해도 피곤하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는데, 이는 서로 권면하는 말이었다.
== 327. 靜菴趙先生光祖行狀[洪仁祐] ==
''문체: 傳記類 / 行狀類''
'''원문'''
: 先生方欲上格君心。下得賢才。使上下同德。內外和平。民心悅天意得。而後爲治之目。可以次第條擧。□上方且倚重。求治益急。雖不能引去。每欲辭退。一日。奇子敬致簡曰。欲棄官綬。斂身山林。無復有世路之念。先生曰。亦當如是。則可謂深明於進退之際矣。
'''번역'''
선생이 바야흐로 군심(君心)을 위로 격상시키고 현재(賢才)를 아래로 얻어 상하가 덕을 같이하고 내외가 화평하게 하여 민심이 천의에 기쁘게 하는 것을 다스림의 목적으로 삼으려고 하였으니, 차례대로 조목조목 거론할 만하였다. □ 선생이 위에서 의중을 중시하여 구하는 치세(治世)가 더욱 급박하였으나 비록 인재를 끌어다 쓰지는 못하고 매번 사퇴하려고 하였다. 어느 날 기자경(奇子敬)이 편지를 보내어 “벼슬을 버리고 산림에 은거하여 다시는 세상에 나아갈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하니, 선생이 말하기를,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해야 할 것이니, 진퇴의 즈음에 깊이 밝았다고 할 만하다.” 하였다.
== 328. 靜菴趙先生光祖行狀〔原注:出本集。又出儒先錄。〕[退溪〔原注:李滉〕] ==
''문체: 傳記類 / 行狀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7A''
'''원문'''
: 奇公遵嘗發山林獨往之歎。亟稱愜焉。則急流勇退。本其雅素之志也。
'''번역'''
기공(奇公)이 일찍이 산림에 나가 홀로 지내겠다는 탄식을 내뱉은 것에 대해 속히 “마음에 흡족하다.”라고 하였으니, 급류에서 용감하게 물러나 본래의 청수한 뜻을 지키려는 것입니다.
== 329. 思齋摭言〔原注:出本集〕[金正國〔原注:思齋〕] ==
''문체: 雜著類 / 其他類''
'''원문'''
: 奇典翰一日禁直。夢羈旅關外。間關跃涉。客路中吟成近詩一首曰。異域江山故國同。天涯垂淚倚孤峯。頑雲漠漠河關閉。古木蕭蕭城郭空。野路細分秋草裏。人家遙住夕陽中。征帆萬里無回棹。碧海茫茫信不通。忽覺記夢。書館壁。未久坐己卯黨籍。謫湖西。俄又移配北道之穩城。道中所見。皆是詩中景色。控馬諷詠。悽然嗚咽。從者皆揮淚。至穩城。尋□賜死。可知人事皆有前定。士林傳誦。莫不嗟惋。
'''번역'''
기전한(奇典翰)이 하루는 금위영의 직숙을 하다가 꿈에 나그네가 되어 관문 밖에서 고생하며 넘나들다 객로(客路)에서 지은 근시 한 수를 다음과 같이 읊었다. 이역의 강산은 고국과 같아 하늘 끝 외로운 봉우리에 눈물 흘리네 짙은 구름에 하관이 막히고 쓸쓸한 고목에 성곽만 비었구나 들판 길 가을 풀 속에 나뉘어 있고 인가는 저녁 해 속에 멀리 있네 만 리 가는 돛배는 돌아오지 않고 푸른 바다 아득하여 소식도 없네 문득 꿈에서 깨어나 보니 관사의 벽에 앉은 지 얼마 안 되어 기묘년의 당적(黨籍)이 되어 호서(湖西)로 귀양 갔고, 이윽고 또 북도(北道)의 온성(穩城)으로 옮겨 정배되었다. 가는 길에 본 것들이 모두 시 속의 경치였으므로 말을 타고 읊조리니 처연히 목이 메어 눈물이 흐르자 종자들도 모두 눈물을 뿌렸다. 온성에 이르러 죽음을 명받았으니, 사람의 일은 모두 미리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림(士林)에서 전송(傳誦)하면서 탄식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 330. 答禹性傳書〔原注:出本集〕[退溪〔原注:李滉〕] ==
''문체: 書簡類 / 書簡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7B''
'''원문'''
: 寄示德陽遺稿。深以慰荷。鄧林之材未成棟樑。而遽纏於風霆。可爲於悒。
'''번역'''
보내 주신 덕양(德陽)의 유고(遺稿)는 매우 위로가 되었습니다. 등림(鄧林)의 재목이 동량(棟樑)을 이루지 못하고 갑자기 풍우(風雨)에 휩쓸렸으니, 슬프기만 합니다.
== 331. 上□仁廟榮靖大王疏〔原注:出本集〕[康惟善〔原注:舟川〕] ==
''문체: 公車類 / 疏箚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7C, ITKC''MO''0127A''A025''347D ...''
'''원문'''
: 成均館臣某等謹齋沐刳心。百拜上言于□主上殿下。伏以士習之於國家。所關重矣。士習之正不正。而國家之治亂。於是判焉。故士習正則趨向定而國家治。士習不正則趨向未定而國家亂。爲人主者。可不思其所以治者。而防其所以亂者哉。然而其所以正士習之方。亦在乎人主之明其好惡。以示趨向之道。然後在下之人。亦有所觀感而知所趨矣。顧乃世下俗汚。人情莫不以輪丸徇俗爲之當然。故必也拈出時人之目所覩耳所聞者而進退之。以明其好惡。然後人亦知其好惡之實。而識其所依歸也。嗟乎。當今之士習。偸薄久矣。可不究其所以偸薄之源而正之乎。臣等竊念趙光祖以豪傑之才。從事於聖賢之學。風雲際會。得遭我□先王求治之誠。一心徇國。期臻至治。邦國不幸。奸邪構禍。使其愛君之臣。憂國之士。幷皆齎志長辭。而呑恨於九泉之下。有志之士。孰不仰天椎心。泣盡而繼之以血哉。嗚呼。光祖之學之正。其所傳者有自來矣。自少慨然有求道之志。受業於金宏弼。宏弼學於金宗直。宗直之學。傳於其父司藝臣淑滋。淑滋之學。傳於高麗臣吉再。再之學。得於鄭夢周之門。夢周之學。實爲吾東方之祖。則其學問之淵源類此。其平居。待人以和。接物以誠。事父盡其孝。處兄弟極其友。硏窮益精。踐履益篤。大本旣立。而功利之說不能淫。故傷今而慕古。貴王而賤伯。公正之心。方直之行。不渝於金石而可質於神明。則其行己之正。類此。及其見遇於□先王。則感□先王愛士之心。喜□先王待賢之誠。以皐,夔,稷,契之業責其身。以二帝三王之治望其君。知無不言。言無不盡。徒知有其君。不知有其身。徒知有其國。不知有其家。凡古之嘉言善政可行於今者。無不建白焉。凡今之賢人吉士可用於時者。無不薦用焉。古者人生八歲。皆入小學。故使初學者學之。古者有三物八刑之制。故以藍田呂氏鄕約之法行之。古者有賢良方正直言極諫之科。故制爲薦擧之試。則其事君之誠。設施之方。類此。其行己之正旣如此。其設施之方又如此。而□先王之倚眷益隆。則如鬼如蜮憸邪媢嫉之類。將不得肆志於大陽之下。故含沙石。張機弩。期伺其隙而一發焉。則其不爲所中者鮮矣。嗚呼。南衮,沈貞,李沆之罪。可勝誅哉。衮以媢嫉奸邪之魁而飾以文墨小技。貞,沆以貪毒兇巧之徒而聽衮頤指。見公論益張。是非益明。而賢邪之勢不可以兩立。則相與謀爲擯斥之術。作爲不經之讖。黯黮之說。熒惑□天聰。中夜起事。潛漏西門以驚動之。天門九重。下情難達。事起倉卒。情僞難辨。□先王不得已而苟從其言。初豈我□先王之志哉。當是之時。大學諸生。排闥抗疏。號哭大庭。爭囚禁府。則光祖之無罪明矣。士林之憤菀極矣。幸賴□先王之聖明。
'''번역'''
성균관 신(臣) 아무개 등은 삼가 재계하고 마음을 비운 채 백 번 절하고 상언(上言)을 □ 주상 전하께 올립니다. 삼가 생각건대, 사습(士習)이 국가에 관계된 것이 중하니, 사습의 정과 부정을 가지고 국가의 치란이 이로써 판가름 납니다. 그러므로 사습이 바르면 추향(趨向)이 안정되어 국가가 다스려지고, 사습이 바르지 못하면 추향이 안정되지 못하여 국가가 어지럽습니다. 그러므로 임금 된 자는 어찌 다스리는 방도를 생각하고 어지러워지는 것을 막을 방도를 마련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사습을 바로잡는 방도는 또한 임금이 호오(好惡)를 분명히 하여 추향의 도리를 보여준 뒤에야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깨달아 추향할 바를 알게 되는 데 있습니다. 돌아보건대, 세상이 하류로 내려가 풍속이 오탁해져서 인심이 모두 세속을 따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므로 반드시 시인(時人)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을 들어내어 진퇴(進退)를 논해야 합니다. 그 호오(好惡)를 밝힌 뒤에야 사람들도 그 호오의 진실을 알고 의지할 바가 어디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 오늘날 선비들의 습속이 비루해진 지 오래되었으니, 어찌 그 비루함의 근원을 궁구하여 바로잡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신들은 삼가 생각건대 조광조는 호걸스러운 재주로 성현의 학문에 종사하였고, 풍운제회(風雲際會)에 우리 선왕께서 다스림을 구하는 정성을 만나 한마음으로 나라를 섬겨 지극한 다스림을 이루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간사한 무리가 화란을 일으켜 임금을 사랑하는 신하와 나라를 걱정하는 선비들이 모두 뜻을 품은 채 영원히 떠나게 되었으니, 구천 아래에서 한을 삼킬 뿐입니다. 뜻이 있는 선비라면 누군들 하늘을 우러러 가슴을 치고 눈물을 다 쏟아낸 뒤에 피로써 이어받지 않겠습니까. 아, 조광조의 학문이 바른 것은 전해 온 것이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개탄하여 도를 구하는 뜻이 있었습니다. 김홍필(金宏弼)에게서 학업을 받았는데, 김홍필은 김종직(金宗直)에게 배웠다. 김종직의 학문은 그의 부친인 사예신(司藝臣) 김숙자(金淑滋)에게 전해졌고, 김숙자의 학문은 고려 신하 김길재(金吉再)에게 전해졌으며, 김길재의 학문은 정몽주(鄭夢周)의 문하에서 얻었다. 정몽주의 학문은 실로 우리나라의 조상이 되니, 그 학문의 연원이 이와 같다. 평소에 사람을 화평하게 대하고 사물을 성실하게 대하며, 부모를 섬김에는 효성을 다하고 형제간에는 우애를 극진히 하여, 연구하는 데는 더욱 정밀하고 실천하는 데는 더욱 독실하였다. 큰 근본이 이미 확립되니 공리(功利)에 관한 설이 지나치지 못하였고, 그러므로 시대를 아파하여 옛사람을 사모하고 왕을 귀하게 여기며 백성을 천하게 여겼다. 공정한 마음과 바른 행실은 금석처럼 변하지 않아 신명에게 질정할 수 있었으니, 그 자신을 바르게 행함이 이와 같았다. 그리고 선왕(先王)을 만나게 되어서는 선왕이 선비를 사랑하는 마음에 감동하였다. 선왕이 어진 이를 대우하는 정성을 기뻐하여 고(皐)ㆍ기(夔)ㆍ직(稷)ㆍ계(契)의 업을 가지고 그 자신에게 책임을 지우고, 이제삼왕의 치를 가지고 임금을 바라보았으니, 아는 것은 말하지 않는 것이 없고 말은 다하지 않음이 없었으며, 한갓 그 임금이 있음을 알 뿐 자기 자신이 있는 줄 모르고 한갓 그 나라가 있음을 알 뿐 자기 집안이 있는 줄 몰랐다. 그리하여 옛날의 아름다운 말과 좋은 정사로서 오늘날 행할 만한 것은 모두 건의하였고, 지금의 어진 사람과 길사(吉士)로서 당대에 쓸 만한 사람은 모두 천거하였다. 옛날에는 사람이 여덟 살이 되면 모두 《소학》에 들어가게 하였으므로 초학자에게 그것을 배우게 하였고, 옛날에는 삼물팔형(三物八刑)의 제도가 있었으므로 남전(藍田) 여씨(呂氏)의 향약(鄕約)으로 행하였으며, 옛날에는 현량방직(賢良方直)과 극간(極諫)의 과거가 있었으므로 천거하여 뽑는 시험을 만들었으니, 임금을 섬기는 정성과 시행하는 방도가 이와 같았다. 자신을 바르게 하는 것이 이미 이와 같으니 그 시행하는 방도가 또 이와 같았습니다. 선왕의 의지함이 더욱 높아졌으니, 귀신이나 여우처럼 간사하고 사특하며 시기하고 질투하는 무리들은 장차 밝은 태양 아래에서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모래를 물고 돌을 품고 기구(機具)를 설치하여 그 틈을 노려 한 번 공격하면 명중하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아, 남곤과 심정, 이항의 죄를 어찌 다 주벌할 수 있겠습니까. 남곤은 시기하고 간사한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문필이라는 작은 기예로 꾸몄고, 심정과 이항은 탐욕스럽고 흉악하며 교활한 무리로 남곤의 지시를 따랐습니다. 공론이 더욱 확산되고 시비가 더욱 분명해져서 어진 사람과 사특한 사람이 함께 존재할 수 없게 되자 서로 배척하는 술수를 꾸며내어 불경한 예언을 만들고 암담한 말을 지어내어 임금의 귀를 어둡게 하였습니다. 한밤중에 일어나 서문(西門)에서 몰래 일을 벌여 구중궁궐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하정(下情)을 전달하기 어려워 일이 창졸하게 일어났으므로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기 어려웠다. □ 선왕께서 부득이 그 말을 구차하게 따르셨으니, 애당초 어찌 내가 □ 선왕의 뜻이었겠는가. 그때에 대학(大學)의 유생들이 문을 밀치고 나와 항소하고 대궐 뜰에서 통곡하며 다투어 의금부에 갇혔으니, 광조(光祖)의 무죄함이 분명하였고 사림(士林)의 분통이 극에 달하였다. 다행히 □ 선왕의 성명(聖明)을 힘입었다.
'''원문'''
: 特從末減之科而命之曰。汝等皆以侍從之臣。上下同心。期見至治。汝等之心非不善也。近來處置朝廷之事。似爲過誤。使人心不平。故不得已罪之。予之心亦豈安耶。然則罪光祖者。豈□先王之志哉。自是之後。憸人植黨。布滿要津。目以爲僞學爲詭激。指以爲尙奇喜事。爲變更舊章。凡一時之賢士大夫。莫不鋤治而芟刈之。噫。茲數言者。豈非古今奸黨擠陷賢士之一穽乎。尙奇喜事。變更舊章之謗。前則司馬光之賢。而不得免焉。詭激僞學之謗。後則朱熹之聖。而不得免焉。況今末世奸邪之無忌憚者。欲構賢士之罪。則何患無辭哉。及我□先王追念光祖等之無罪。而將欲爲收敍之計。則如衮,貞,沆輩。陰嗾尹世貞,黃李沃等無賴者數人。上書誣論。托以爲布衣公論而置之重典。世貞,李沃之希世論疏。固無異於徐嘉之上書乞斬朱熹。而當時之奸人。無有如謝深甫之抵書于地。則其狠愎殘忍。亦已甚矣。臣等伏聞論命之議一決。行路之人。莫不涕泣失聲。而哀其無辜。則光祖之賢。信於人深矣。及其臨死從容。顏色不亂。但曰。愛君如愛父。憂國若憂家。又曰。白日臨下土。昭昭照丹衷。則光祖之忠誠。天地之所共監也。惜乎以光祖之賢。遭□先王之聖。卒爲憸邪之所構而抱恨入地。臣等每念至此。不覺拊膺痛哭也。夫以□先王之明。豈不知光祖之無一毫私心哉。特急於鎭定衮,貞輩之情。而爲此不得已之擧。此豈□先王之志哉。噫。臣民無祿。不享遐算。遽有鼎湖之慟。其未及追復光祖者。莫非□先王之遺悔也。然則今日之責。顧不在於□殿下乎。□殿下誠孝自天。愛所親敬所尊。凡所以繼志述事。無所不用其極。則獨於光祖。可不推□先王之初心哉。先王末年。上而臺諫侍從。下而韋布之士。交章爭論。欲明光祖之無罪不爲不多。而其於疏中。率皆循用詭激喜事之語。此豈足以知光祖哉。光祖之行己處事。平平正正。而指以爲詭激喜事者。衮,貞,沆其人也。欲以明光祖之志。而反襲譖光祖之說。亦淺乎其知光祖也。其曰變更舊章者。臣等請有以辨之。自古及今。法立而弊必生。故三代之時。亦有損益之制則損之益之。當與時宜之。而所不可改者。唯三綱五常而已。臣等未知光祖之所更者。其三綱乎。其五常乎。漢儒董仲舒之言曰。爲政而不行。甚者必變而更化之。□先王之初。廢朝之餘習尙存。則豈非更化之秋乎。當其更化之時。苟非聖人之神化。則其所以條敎法令之施。豈能無痕迹哉。如其有痕迹。則習熟見聞。以爲尋常之人。孰不自駭而自驚哉。然則決不可以更化短光祖也。噫。媢嫉之害。萋斐之罪。萬死難酬。貞,沆雖已伏罪。而不得正其妬罔之罪。則不可謂以罪罪之也。況南衮尙以奸魁。享榮考終。勸懲之道。果安在哉。
'''번역'''
특별히 말단에서 줄어드는 죄과를 따라 명하기를, “너희들은 모두 시종신으로서 상하가 한마음이 되어 지극한 다스림을 보기를 기약하였으니 너희들의 마음은 선하지 않지 않다. 근래 조정의 일을 처리함에 과오가 있었던 듯하여 인심이 불평하게 하였으므로 부득이 죄를 주었으나 내 마음 또한 어찌 편안하겠는가. 그렇다면 광조(光祖)를 죄주는 것이 어찌 선왕의 뜻이 아니겠는가. 이로부터 간사한 자들이 당파를 세워 요직에 가득하여 위학(僞學)을 꾀격(巧激)이라 하고 상기(尙奇)와 희사(喜事)라고 지적하며 옛 법을 바꾸려고 하였다. 한 시대의 어진 사대부들은 모두 제거하고 베어 버리지 않은 자가 없었다. 아, 이 몇 마디 말은 어찌 고금에 간당이 어진 선비를 핍박한 하나의 함정이 아니겠는가. 상기(尙奇)와 희사(喜事)라는 비방과 옛 법을 바꾸려 한다는 비방은 이전에는 사마광(司馬光)의 어짊을 가지고 하였다.” 그러나 피할 수 없었습니다. 기괴하고 격렬하며 거짓된 학설이라는 비방은 주희(朱熹) 같은 성인도 피할 수 없었는데, 하물며 지금 말세의 거리낌 없는 간사한 자들이 어진 선비를 모함하려고 한다면 무슨 말을 꺼내지 못하겠습니까. 우리 선왕께서 무죄한 광조(光祖) 등을 추념하여 거두어 서용할 계획을 세우시자, 김곤(金瑮), 이정(李貞), 윤항(尹沆) 등이 몰래 윤세정(尹世貞), 황석물(黃錫物), 이옥(李沃) 등 무뢰배 몇 사람을 사주하여 상서(上書)를 올려 무함하고 논핵하였습니다. 그런데 포의(布衣)들의 공론이라고 핑계 대어 중죄로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윤세정과 이옥이 세론(世論)을 바라는 소를 올린 것은 진실로 서가(徐嘉)가 상서하여 주희를 참형하기를 청한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당시의 간사한 사람 중에 심보(深甫)처럼 땅에다 글씨를 쓴 자는 없었으니, 그 잔인함이 또한 너무나 심하였습니다. 신들은 삼가 논핵하는 의논을 한번 결정하라고 아룁니다. 길을 가는 사람들이 모두 눈물을 흘리며 소리 내어 울면서 그 무고함을 슬퍼하였으니, 광조의 어짊은 사람들에게 깊이 믿음을 받았습니다. 죽음에 임박해서도 침착하여 안색에 동요함이 없이 단지 “임금을 사랑하기를 아비처럼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기를 집안일처럼 걱정한다.”라고 하였고, 또 “밝은 해가 땅을 비추듯 내 마음을 환히 비춘다.”라고 하였으니, 광조의 충성은 천지가 함께 감시하는 바였습니다. 애석하게도 어진 광조가 선왕의 성군을 만나서 끝내 간사한 무리에게 모함을 받아 한을 품은 채 땅에 묻혔습니다. 신들이 매양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치며 통곡합니다. 대체로 명철하신 선왕께서 어찌 광조가 조금도 사심이 없음을 모르셨겠습니까. 다만 곤(衮)과 정배(貞輩)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에만 급하여 이렇게 부득이한 조치를 하신 것이니, 이것이 어찌 선왕의 뜻이겠습니까. 아, 신민은 복이 없어 장수를 누리지 못합니다. 갑자기 정호(鼎湖)의 슬픔이 있었으니, 미처 광조를 추복하지 못한 것은 모두 선왕의 남은 후회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책임이 도리어 □전하에게 있지 않겠는가. □전하는 성효(誠孝)가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친애하고 존경하는 바에 대해 모든 뜻을 계승하고 일을 이어나가는 데에 극진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유독 광조에 대해서만 어찌 선왕의 초심을 미루어 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선왕 말년에 위로는 대간(臺諫)과 시종(侍從), 아래로는 벼슬아치와 선비들이 상소를 올려 논쟁하여 광조의 죄가 없음을 밝히려고 한 것이 적지 않았으나, 그 상소 가운데에는 모두 기이하고 격렬한 일을 좋아한다는 말을 그대로 따랐으니, 이것이 어찌 광조를 알 수 있는 것이겠는가. 광조가 행실과 처사가 평평하고 바르다는 것을 가지고 기이하고 격렬한 일을 좋아한다고 지적한 것은 곤(衮)ㆍ정(貞)ㆍ항(沆) 같은 사람이다. 선왕은 광조의 뜻을 밝히고자 하였다. 그런데 도리어 광조(光祖)의 말을 답습한 것은 또한 광조에 대한 지식이 얕은 것입니다. 그가 ‘옛 법을 고쳤다.’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신들이 변론할 것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법이 세워지면 반드시 폐단이 생기므로 삼대(三代) 때에도 손익제(損益制)를 두어 줄이고 늘려서 시의에 맞게 하였지만, 고칠 수 없는 것은 오직 삼강오상뿐입니다. 신들은 광조가 고친 것이 삼강인지 오상인지 모르겠습니다. 한나라 유학자 동중서(董仲舒)는 ‘정사를 행하지 못하면 심한 경우 반드시 변하여 다시 교화한다.’라고 하였고, 선왕이 처음 정치를 할 때에는 폐조의 여습이 남아 있으니 어찌 다시 교화할 때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그 교화를 성인(聖人)의 신묘한 교화가 아니라면 조교와 법령을 시행하는 데에 어찌 흔적이 없겠습니까. 만약 그 흔적이 있다면 익히 보고 들은 것으로 보통 사람이라고 여겼으니, 누군들 스스로 놀랍고 놀라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결코 다시 짧은 세월을 바꾸어 조상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아, 시기하는 해로움과 무성하게 자란 죄는 만번 죽어도 갚기 어렵습니다. 정숙(貞淑)과 홍항(洪沆)이 비록 이미 죄를 자복하였지만 그들의 질투와 망녕됨의 죄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그들을 죄로 다스렸다고 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남곤은 아직도 간악한 괴수로서 영광을 누리며 조상을 마치고 있으니, 권장하고 징계하는 도리가 과연 어디에 있겠습니까.
'''원문'''
: 忠君愛國之賢。卒陷不測之禍。妬賢罔上之奸。反享富貴之榮。豈不反哉。伏願□殿下察光祖之至情。念□先王之遺悔。賜祭贈爵。一如□先王之於金宏弼,鄭汝昌。則士習幸甚。國家幸甚。嗚呼。光祖之追奬。固無益於九泉之朽骨。而臣等之所以眷眷於此者。正以光祖實乃吾儒之宗匠也。自光祖之死。士氣之薾然久矣。士習之淆薄甚矣。至于今日。正直之風息。廉恥之道喪。靡靡成習。貪汚成風。人皆以模稜爲貴。軟熟爲賢。危言者以爲狂。危行者以爲僞。諛佞之習。有甚於西京之末。一有剛毅正直守道循理之士出於其間。則名之以僞學之流。而加以詭激之謗。數十年來。以此數字。禁錮一國之賢人君子。必使之無所容其身而後已。此豈盛世之事。而尙忍言之哉。今我□殿下新服厥命。四方之民。引領拭目。以觀新政。苟不及此時明示好惡。則奸邪之徒必將彈冠相慶。而爲善者怠矣。嗟乎當時之士。無罪而橫罹者不可勝數。而有如金淨,奇遵之死。最爲誣枉。淨,遵皆與光祖。志同道合。協力贊治。及其禍起。淨謫錦山。遵竄牙山。心知其必死而欲與其母一訣。淨告邑宰乞暇。覲其母于報恩而還。斯可謂亡命乎。遵之母。遠隔茂長。行不得自如則登嶺望遠。以寓古人陟屺之思。有頃而還。斯可謂亡命乎。茲二臣者實欲亡命。則豈有自還之理乎。兩邑之宰。希附衮,貞之旨。鍛鍊而誣告。衮,貞乃復攘臂肆言。以爲淨,遵自謂動法古人。而卒乃亡君之命。則其流之所行。類若是。至乃以是累光祖。甚者又以不軌之名加光祖。而蔽錮□聰明。可勝痛哉。自古小人之巧飾。無所不至。以趙汝愚之忠直。亦未免於假夢爲符。謀爲不軌之譖。而冤死道中。則光祖之情。亦可以此而推之也。伏願□殿下痛察而一雪之。則不唯三臣之魂感泣於冥冥之中。□先王在天之靈。亦且喜□殿下能盡繼志之道也。然而復其職申其枉。明好惡之文也。愛其人尙其志。明好惡之實也。□殿下雖能復三臣之職。苟不察其情而愛其人。愛其人而尙其志。則其所以好之者。非所謂心誠好之者也。雖欲明所好惡。使下之人知所趨向。其可能乎。此傳所謂所令反其所好。而民不從者也。伏願□殿下留神焉。臣等俱以狂簡。叨居首善之地。耳聞目見。慷慨於心者。非日非月矣。夫以學校禮義相先之地。而群聚講論者。只以科擧利祿。爲儒者事業。不知禮義爲何物。學問爲何事。若有有志之士修身謹行。抱經論心者。則群排衆謗。目以爲道學之邪氣。指以爲詭激之餘習。相與怪嘖而忌嫉之。臣等身親見之。不勝憤菀。究厥所由。則莫非己卯之禍有以啓之也。噫。僞學之黨。一錮一除。而趙宋之國脈。潛已斲喪。茲豈非今日之殷鑑耶。臣等徒能讀古人之書。而貿貿焉不知趨向之方。
'''번역'''
충군애국(忠君愛國)의 어진 사람이 뜻밖의 화를 당하고, 현인을 시기하여 위로 올라가려던 간신이 도리어 부귀영화의 영광을 누리니, 어찌 도리에 어긋나지 않겠습니까. 삼가 바라건대, □ 전하께서는 광조(光祖)의 지극한 정성을 살피시고 선왕(先王)의 남은 후회를 생각하시어 제사를 내리고 작위를 추증하는 것을 한결같이 선왕께서 김홍필(金宏弼)과 정여창(鄭汝昌)에게 하신 것처럼 하소서. 그렇게 하신다면 사습(士習)이 매우 다행스럽고 국가가 매우 다행스러울 것입니다. 아, 광조를 추숭하여 장려하는 것이 구천의 썩은 뼈에 진실로 도움이 되지 않으나 신들이 이에 대해 염려하는 것은 바로 광조가 실로 우리 유학의 종장(宗匠)이기 때문입니다. 광조가 죽은 뒤로 사기(士氣)가 위축된 지 오래되었고, 사습이 혼탁해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정직한 기풍이 사라지고 염치 있는 도리가 없어졌습니다. 나약하고 비굴함이 습속을 이루고 탐욕과 부정이 풍조를 이루어 사람들이 모두 모稜(模稜)을 귀하게 여기고 유약함을 어질다고 여깁니다. 위험한 말을 하는 자를 미친 사람이라 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자를 거짓말쟁이라고 하니, 아첨하는 습성이 서경(西京) 말기에 심했던 것보다 더 심하다. 한 명의 강직하고 정직하며 도를 지키고 이치를 따르는 선비가 그 사이에 나오면 위학(僞學)의 무리라고 이름을 붙이고서 괴이하고 격렬하다는 비방을 덧붙여 수십 년 동안 이 몇 글자로 온 나라의 어진 군자와 현인을 금고(禁錮)하여 반드시 몸을 용납할 곳이 없게 한 뒤에야 그만두었다. 이것이 어찌 성세의 일이겠는가, 그런데도 차마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지금 우리 □ 전하께서 새로 왕위에 오르시어 사방의 백성들이 목을 빼고 눈을 씻고 새 정사를 보려고 기다리고 있다. 진실로 이때에 호오를 분명히 드러내지 않는다면 간사한 무리들은 반드시 관을 쓰고 서로 경축할 것이고, 선을 행하는 자는 게으르게 될 것이다. 아, 당시의 선비 중에 죄도 없이 횡액(橫厄)을 당한 자가 이루 다 셀 수 없는데, 김정(金淨)과 같은 이가 있다. 기준의 죽음은 가장 억울한 일입니다. 정과 준은 모두 광조와 뜻이 같고 도가 합치하여 힘을 합쳐 치세를 도왔습니다. 그 화가 일어나자 정은 금산(錦山)으로 귀양 가고 준은 아산(牙山)으로 찬배되었는데, 죽음을 각오하고서 어머니와 한 번 이별하고자 하였습니다. 정이 고을 수령에게 휴가를 청하여 보은에 가서 어머니를 뵙고 돌아왔으니, 이것을 망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준의 어머니는 멀리 무장(茂長)에 계셔서 직접 갈 수가 없었으므로 산에 올라가 멀리 바라보며 옛사람이 봉우리에 올라서 아들을 그리워하던 생각을 붙였는데, 조금 있다 돌아왔으니 이것을 망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 두 신하가 실로 망명을 하려고 했다면 어찌 스스로 돌아올 리가 있었겠습니까. 두 고을의 수령은 김곤(金瑮)과 윤정(尹貞)의 뜻에 부합하여 억지로 꾸며내어 무고하였는데, 김곤과 윤정은 팔짱을 끼고 함부로 말하면서 정과 준이 스스로 법을 어기는 옛사람이라고 여겨서 마침내 임금을 배반하는 명을 내렸으니, 그 죄를 지은 자가 처벌받는 것입니다. 유(類)가 이와 같고, 지내(至乃)는 이로 인하여 광조를 누명을 씌웠으며, 심지어 또 불의(不軌)라는 명목으로 광조에게 죄를 씌워 총명한 눈을 가렸으니, 통탄스러움을 어찌 이루 다 말하겠습니까. 예로부터 소인의 교묘한 꾸밈은 못하는 것이 없어서 충직한 조여우(趙汝愚)도 꿈을 빌미로 삼아 불의한 모의를 꾀하다가 원통하게 길에서 죽고 말았으니, 광조의 심정도 이와 같았음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통촉하여 한결같이 죄명을 씻어 주소서. 그렇게 하신다면 저승에 있는 세 신하의 혼령이 감격하여 눈물을 흘릴 뿐만 아니라, 하늘에 계신 선왕의 영령도 또한 전하께서 뜻을 계승하는 도리를 다한 것을 기뻐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 직임을 회복하고 억울함을 풀어 주는 것은 호오(好惡)의 문장을 밝히는 것이고, 그 사람을 사랑하고 그 뜻을 존중하는 것은 호오의 실상을 밝히는 것입니다. 전하께서 비록 세 신하의 직임을 회복해 주시더라도 진실로 그 심정을 살피고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신다면 그 사람을 사랑하고 그 뜻을 숭상하면, 좋아하는 바가 이른바 마음으로 진실하게 좋아함이 아닙니다. 비록 좋아하는 바를 밝혀서 아랫사람으로 하여금 추향(趨向)하는 바를 알게 하려고 해도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전(傳)에서 말한 ‘명령은 그 좋아하는 바와 반대인데 백성들은 따르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유념하소서. 신들이 모두 미치고 간사한 사람으로 외람되게 수선(首善)의 자리에 있으면서 귀로 듣고 눈으로 보아 마음속에 강개해 온 것이 일월이 아닙니다. 대저 학교는 예의를 앞세워 서로 가르치는 곳인데, 모여서 강론하는 것은 단지 과거와 녹봉을 유자의 사업으로 삼아서 예의가 무엇인지 학문이 무슨 일인지 알지 못합니다. 만약 뜻을 가진 선비가 몸을 닦고 행실을 삼가며 경전을 안고 마음을 논하는 자가 있다면, 무리 지어 비방을 퍼뜨려 도학(道學)의 사기(邪氣)라고 눈으로 보고 기괴하고 격렬한 나머지 습관이라고 손으로 가리킬 것입니다. 서로 괴이하게 여겨 비난하고 시기하여 미워하였는데, 신들이 직접 보고 분통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연유를 따져 보면 모두 기묘년의 화가 계기가 된 것입니다. 아, 위학(僞學)의 무리가 한 명씩 감옥에 가두고 한 명씩 제거되었지만 조송(趙宋)의 국맥이 이미 몰래 헐뜯어 없어졌으니, 이것이 어찌 오늘날의 거울이 아니겠습니까. 신들은 다만 옛사람의 글을 읽었을 뿐 분주하게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아갈 방도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원문'''
: 嘗竊思其所以致此之源。而未嘗不流涕於光祖之死。故謹瀝血陳辭。伏願□殿下勿以人廢言。幸甚。臣等無任懇切之至。□批曰。疏意知道。此人等事。□先王豈偶然計而處之。疏再上。□批曰。不從之意。已盡言之。疏三上。□批曰。汝等居首善之地。好古而論時。疏章三上。辭懇義直。所學之正。何以加此。我□先王敎育之澤。亦可想矣。然言之不從。有意存焉。且大學雖曰公論所在。是非之定。自有朝廷。言是非則得矣。期於定是非。非諸生事也。汝等姑退而更思之。□仁廟疾大漸。□命復其官。
'''번역'''
일찍이 이와 같은 사태가 초래된 근원을 생각하고서 광조(光祖)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삼가 피눈물을 쏟으며 진달하오니, 엎드려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사람 때문에 말을 폐하지 마소서. 그렇게 해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다행이겠습니다. 신들은 간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비답하기를, “상소의 뜻은 잘 알았다. 이 사람들의 일에 대해 선왕께서 어찌 우연히 계획하여 처리하셨겠는가.”하였다. 상소를 두 번 올리니, 비답하기를,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이미 다 말하였다.”하였다. 상소를 세 번 올리니, 비답하기를, “너희들은 수선(首善)의 자리에 있으면서 옛일을 좋아하여 시대를 논하였으니, 상소의 내용이 간절하고 의리가 곧다. 배운 바가 바름에 어찌 이보다 더하겠는가. 우리 선왕께서 교유하신 은택을 또한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따르지 않는 데에는 생각이 있다. 또 《대학》에 비록 공론(公論)이 있는 곳에 시비가 정해진다고 하였으나, 시비를 정하는 것은 본래 조정의 일이니, 시비를 말하면 될 것이지 기어코 시비를 정하는 것은 제생들의 일이 아니다. 너희들은 우선 물러가서 다시 생각하라.”하였다. 인묘(仁廟)께서 병이 심해지자, 명하여 관직을 회복시켰다.
== 332. 退溪年譜〔原注:出本集〕[柳成龍所撰] ==
''문체: 傳記類 / 系譜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50B, ITKC''MO''0127A''A025''350C''
'''원문'''
: 戊辰九月丁卯。入侍夕講。□上問曰。頃者朝議欲追贈趙光祖。其人學問行事如何。□啓曰。光祖天稟秀出。早有志於性理之學。居家孝友。□中廟求治如渴。將興三代之治。光祖亦以爲不世之遇。與金淨,奇遵,韓忠等。相與協力同心。大有更張。設立條法。以小學爲敎人之方。且欲擧行呂氏鄕約。四方風動。若久不廢。治道不難行也。但當時年少之輩。急於致治。不無欲速之弊。舊臣之見擯者。失職怏怏。百計伺隙。構成罔極之讒。一時士類。或竄或死。餘禍蔓延。至今士林之間。有志學行者。惡之者輒指爲己卯之類。人心孰不畏禍。士風大汚。名儒不出。職此故也。□上曰。頃者弘文館議追削南衮官爵。此亦何如也。□啓曰。己卯之禍。正由南衮,沈貞之奸。而終爲中廟之累。可謂罪通于天矣。□上意以□先朝大臣追削爲未安。意甚忠厚。然衆論所□啓。乃彰善癉惡之事。褒□贈光祖。追罪南衮則是非分明也。□上命收議於大臣。令弘文館兩司政院。各陳衮罪狀。遂奪南衮官爵。〔原注:貞曾已削奪官爵也〕
'''번역'''
무진년 9월 정묘일 석강에 입시하였다. 주상이 묻기를, “지난번 조정에서 조광조를 추증하자는 의논이 있었는데, 그 사람의 학문과 행실은 어떠하였는가?” 하니, 아뢰기를, “조광조는 타고난 자품이 빼어났고 일찍부터 성리(性理)의 학문에 뜻을 두었으며 집안에서는 효성스럽고 우애가 깊었습니다. 중묘께서 치세를 구하는 것이 마치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는 것과 같아서 장차 삼대(三代)의 치세를 일으키려고 하셨는데, 조광조도 또한 세상에 드문 기회를 만났다고 여겨 김정(金淨), 기준(奇遵), 한충(韓忠) 등과 서로 힘을 합치고 마음을 같이하여 크게 개혁하였으며 조법(條法)을 세우고 《소학》을 가르치는 방도로 삼았고 또 〈여씨향약(呂氏鄕約)〉을 거행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온 나라가 그에 감동하여 만일 오래도록 폐지하지 않는다면 치세의 도가 행해지는 데 어렵지 않을 듯하였습니다. 다만 당시 젊은 무리들이 치세를 이루는 데 급급하여 빨리 이루고자 하는 폐단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옛 신하들 중에서 버림받은 자들은 직분을 잃고 불만을 품어 온갖 계책으로 기회를 엿보아 망극한 참소를 꾸며 내서 일시에 사류(士類)가 귀양을 가거나 죽게 되었고 그 여파가 미치고 퍼져서 지금까지도 학문과 행실에 뜻이 있는 사림(士林)은 기묘년의 무리를 미워하여 지목하곤 합니다. 사람의 마음이 누군들 화를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마는 사풍(士風)이 크게 더러워져 명유(名儒)가 나오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였다. 주상이 말하기를, “지난번 홍문관에서 남곤(南烱)의 관작을 추삭하자는 의논을 하였는데, 이것도 어찌한 것인가?” 하니, 아뢰기를, “기묘년의 화는 바로 남곤과 심정(沈貞)의 간사함으로 말미암았는데 끝내 중묘께 누가 되었으니 죄가 하늘에까지 미쳤다고 할 만합니다.” 하였다. 주상이 선왕조 대신을 추삭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하였으니, 뜻이 매우 충후하다. 그러나 뭇사람들의 의론은 바로 선을 드러내고 악을 물리치는 일이다. 조광조를 포상하여 추증하고 남곤을 추죄하는 것은 시비가 분명하니, 주상이 대신들에게 수의(收議)하라고 명하고 홍문관과 양사 및 정원에 각각 남곤의 죄상을 진달하게 하라.” 하였다. 마침내 남곤의 관작을 빼앗았다.- 원주(原注)에 “심정은 이미 관작을 삭탈하였다.” 하였다. -
== 333. 見德陽遺稿有感。贈人。〔原注:出駱峯夜話錄。舊有序及諸作〕[康惟善]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己卯年間事。吾嘗欲問之。還嫌哀淚下。不敢讀遺詩。
'''번역'''
기묘년의 일은 내가 일찍이 물으려 하였으나 도리어 슬픈 눈물 떨어짐을 꺼려서 감히 남긴 시를 읽지 못하였네
== 334. 閱德陽遺稿〔原注:出本集○蘇齋於丁未年。謫中作此詩。故頗有自況之意。〕[蘇齋〔原注:盧守愼〕]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萬古蒼天無一言。偏敎善類苦銜冤。至情那忍范滂母。淸議孰回忠獻孫。不汗應知五日死。未招還有百年魂。遺篇更着人心讀。起立啼垂舊血痕。
'''번역'''
만고에 푸른 하늘은 한마디 말도 없이 유독 선한 이들 괴롭게 원통하게 하였네 지극한 정으로 어찌 범방의 어머니를 차마 대하랴 맑은 의론을 충헌공의 후손이 누가 회복할까 땀 흘리지 않았으니 응당 오일 만에 죽었음을 알겠고 부르지 않았으나 도리어 백 년의 혼이 있네 남긴 글 다시 읽어보며 인심을 생각하니 일어서서 눈물 흘리니 옛 피 자국 남았네
== 335. 以□御史到穩城。弔奇服齋先生。〔原注:入讀書堂朔啓〕[許篈〔原注:荷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50D''
'''원문'''
: 往事餘叢棘。淸芬夢杳然。不能逢故老。那得問當年。〔原注:許公言到穩城。故老誦先生臨沒自挽詩曰。滄海魂遊月。荒山骨瘞霜。君臣千載意。一死有餘傷。又曰。日落天如墨。山深谷似雲。其餘今忘之。滄海荒山之詩。似是第二卷謫中吟之傳也。〕屈子〔原注:一作楚客〕江潭怨。陳公蜀道憐。惟將一掬淚。〔原注:一作悠悠萬古恨〕霑灑夕陽邊。
'''번역'''
지난 일은 덤불만 남았고 맑은 향기는 꿈속에 아득하네 옛사람을 만나지 못하니 어찌 당년의 일을 물을 수 있으랴 원주(原注) : 허공(許公)이 온성(穩城)에 이르렀을 때 옛사람들이 선생께서 돌아가실 때 스스로 지은 만시(挽詩)를 외웠다. 창해에 혼이 노닐고 황산에 뼈가 묻혔네 군신의 천년의 뜻 한 번 죽음에도 남은 슬픔 있구나 또 이르기를, 해가 지니 하늘은 먹빛 같고 산이 깊으니 골짜기는 구름 같네 그 나머지는 지금 잊었노라 창해(滄海)와 황산(荒山)의 시는 제2권에 적중(謫中)에서 읊었다고 전한 것인 듯하다. 굴자(屈子)원주에는 ‘초객(楚客)’으로 되어 있다. 강담을 원망하고 진공은 촉도를 가련해하네 오직 한 움큼 눈물을 원주에는 ‘유유만고의 한’으로 되어 있다. 석양에 뿌리노라
== 336. 次韻[李山海]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人傳服齋事。中夜坐悽然。絶塞看雲日。荒城泣血年。只緣時宰嫉。寧欠□聖君憐。儻有遊魂在。重來玉署邊。
'''번역'''
사람들은 복재의 일을 전하는데 한밤중에 앉아 슬픔에 젖노라 먼 변방에서 구름 바라보던 날이요 황량한 성에서 피눈물 흘리던 해로세 다만 시임 재상이 질시했기 때문이니 어찌 임금님의 사랑을 덜 받았으랴 혹시라도 떠도는 혼이 있다면 다시 옥당의 변방으로 돌아오게나
'''원문'''
: 夕陽秋草句。吟到每潸然。死去知無托。生還未有年。吹燈山客弔。啼月海禽憐。斗酒誰相酹。孤魂哭塞邊。
'''번역'''
석양에 가을 풀을 읊조리다 보면 매번 눈물이 줄줄 흐르네 가서도 의탁할 곳이 없음을 알겠고 살아 돌아올 해가 아직 남지 않았구나 등불 불어 끄는 산중 나그네의 애도요 달에 우는 바닷새의 가련함이로다 말술을 누구와 함께 나누려나 외로운 혼은 변방에서 곡하리라
== 337. 萬曆己卯。聞許□御史弔服齋先生詩。感己卯重還。仍步其韻。奉呈服齋之孫奇丈。[洪慶臣]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憑君問何意。獨坐抱悽然。甲子重還日。先公被謫年。荒山遺句在。滄海舊氓憐。□御史能傳道。前年出按邊。
'''번역'''
그대에게 묻노니 무슨 뜻으로 홀로 앉아 슬픔을 안고 있는가 갑자년이 다시 돌아온 날 선친께서 귀양살이 하셨던 해라네 황량한 산에 남은 시구 남아 있고 푸른 바다 옛 백성들 가련해하네 어사가 능히 도를 전할 수 있으니 지난해 변방을 안찰하러 나갔었지
== 338. 以□御史到穩城。次許美叔弔奇服齋先生韻。〔原注:出穩城題詠〕[金誠一〔原注:鶴峯〕]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萬事東流水。追思更惘然。何言鵩來日。政是漢興年。□主聖吾猶恃。天高鬼莫憐。平生忠孝志。委絶塞垣邊。
'''번역'''
만사가 동쪽으로 흐르는 물과 같아 추억하면 다시 망연자실하네 어찌 복조가 온 날을 말할까 바로 한나라 흥성한 해였지 임금은 성스럽고 나는 믿었지만 하늘은 높고 귀신은 가엾게 여기지 않네 평생의 충효의 뜻을 변방에 버려두었네
'''원문'''
: 千載明良會。幸逢不偶然。亨屯當大任。更化在初年。天意終難測。民生重可憐。傳心舊甲子。揮淚暮江邊。〔原注:舊甲子。必是後己卯年所作。〕
'''번역'''
천 년에 한 번 명량의 회합이여 다행히 만난 것이 우연이 아니네 형통과 곤궁은 큰 책임을 당한 때요 다시 교화함은 첫 해에 있도다 하늘의 뜻은 끝내 헤아리기 어려우나 백성의 삶은 중히 가련할 뿐이라오 옛 갑자에서 마음을 전해 받으니 저문 강가에서 눈물을 뿌리노라 원주(原注) : 옛 갑자는 필시 후기묘년(後己卯年)에 지은 것이다.
== 339. 次盧蘇齋先生韻[崔岦]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二憾戎成尙忍言。諸生哭徹未爭冤。當時默默從天地。後世班班有子孫。不死徒聞是正氣。歸來豈得必精魂。故應珍重存遺稿。終古雲霄月一痕。
'''번역'''
두 번이나 군사 징집을 어찌 차마 말하랴 제생이 통곡해도 원통함 다하지 못했네 당시에는 천지처럼 침묵하였고 후세에 자손들이 줄줄이 이어졌네 죽지 않고도 정기만 들었으니 돌아와서 어찌 반드시 혼백을 얻으랴 그러므로 진중히 남긴 글 보존하니 영원토록 하늘의 달빛 한 자취로다
== 340. 金河西公麟厚。童而甚文。用得奇服齋先生遵贈筆一枝。匣而藏之。傳之子若孫。至今如新。夫其服義於受知之日。慕賢於大禍之後。事可稱述。亦足以想見先生之萬一云。〔原注:前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公未〔原注:一作先生〕三十立。童方〔原注:一作童子〕九歲神。貽榮管亦美。禍駭國無仁。穎脫忍充用。櫝藏存愛人。遂令日計壽。翻享世傳珍。轢毀非脩短。扶持豈故新。如將微況大。愴惜更堪陳。
'''번역'''
공이 서른 살에 세우신 것은 원주(原注)에 선생(先生)이라고 한 곳도 있다. 동방은 아홉 살의 신기한 아이였네 관직을 주어 영예를 끼친 것도 아름다웠으나 재앙이 닥쳐 나라에 어진 이 없었네 영달에서 벗어나 차마 충용되었고 상자에 보관하여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겨 두었네 마침내 날마다 수명을 계산하게 하였으니 도리어 세상에 전해지는 진귀한 물건을 누리게 되었네 수레바퀴로 짓밟아 부순 것은 길고 짧음의 차이가 아니니 부지런히 지켜 보존함이 어찌 새로움 때문이겠는가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을 이루려 하였으니 슬프고 애석한 마음을 다시금 진달하네
== 341. 次蘇齋韻。題德陽遺稿後。〔原注:無名氏〕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往事傳聞故老言。欲傾東海洗深冤。至今賸馥留天地。能使餘輝被子孫。澤畔可憐曾謫處。洛陽應有儻來魂。平生我亦剛腸者。每把遺編拭淚痕。
'''번역'''
옛일은 늙은이에게 전해 들었으니 동해를 기울여 깊은 원한 씻으려 했네 지금까지 남은 향기 천지에 남아 있어 남은 빛을 자손들에게 비추게 하였네 못가에 가련하게 귀양살이하던 곳 낙양에는 응당 찾아오는 혼이 있으리라 평생에 나도 강직한 사람이라 매번 유편을 잡고 눈물로 닦았노라
== 342. 好閔未第時。獲見服齋先生北徙時札翰。其戀□主思親惓惓之意。令人不覺隕淚。卽又見荷谷許美叔巡撫北方日到穩城悼先生之作。重不勝悲吟怛然之至。謹依原韻。得短律一首。以寓景仰之私。[後學延陵李好閔謹書]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北徙多篇翰。曾看意衋然。尋詩又今日。垂淚憶前年。善道從他嫉。微言更可憐。千秋懸一劍。蕭瑟德陽邊。
'''번역'''
북쪽으로 귀양 갈 때 시편이 많았으니 일찍이 그 뜻을 보아 슬펐었네 시를 찾은 것이 또 오늘이니 눈물을 흘리며 지난날을 생각하네 선도를 다른 사람에게 질투당하니 은미한 말 더욱 가련하네 천추에 한 자루 칼 걸려 있으니 쓸쓸한 덕양의 변방이로세
== 343. 次韻[李廷龜]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往事何堪說。追思亦愴然。精忠如昨日。公議在千年。積慶天應啓。遺編世共憐。摧殘一丘土。松柏淚痕邊。
'''번역'''
지난 일을 어찌 차마 말하랴 추억하니 또한 슬프구나 정충은 어제와 같고 공의는 천년토록 남았네 경사 쌓여 하늘이 응하여 열어주니 남긴 글 세상에서 모두 아끼네 무너진 한 언덕에 송백이 눈물 자국 곁에 있네
== 344. 己卯士林之禍。言之短氣。今年春。承□命撰集東方詩賦。得服齋先生詩集。讀之不勝慨然。謹次亡友許荷谷韻。以致區區景仰之意云。[萬曆乙巳之秋。後學柳根。]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先生謫中作。每讀輒潸然。絶塞懷沙賦。浮雲蔽日年。人心久愈憤。□天意果垂憐。寵渥重泉下。高名北斗邊。
'''번역'''
선생이 귀양살이 중에 지은 시를 읽을 때마다 눈물이 줄줄 흐르네 절세에서 회사를 읊던 부였고 뜬구름이 해 가린 해였었지 인심은 오래도록 분통해했는데 하늘의 뜻 과연 어여삐 여겼나 총애가 황천 아래에 두터웠고 높은 명성 북두성 가에 있네
== 345. 次韻[吳億齡]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百世難誣議。如天日皎然。朝聞夕死志。衆醉獨醒年。薄俗何深忌。愚夫亦解憐。莫言雷雨晩。猶及九泉邊。
'''번역'''
백세토록 속이기 어려운 의론이여 하늘의 해처럼 밝고 환하였네 아침에 듣고 저녁에 죽을 뜻이었고 뭇사람 취할 때 홀로 깨어 있던 나이였네 경박한 풍속이 어찌 그리도 깊이 꺼리나 어리석은 사람도 또한 가엾게 여기네 천둥과 비가 늦었다 말하지 마오 구천의 변방에도 미쳤으니
== 346. 正德戊寅年間。金河西年甫九歲。文名大振。服齋奇先生行到長城招見之。贈筆一枝。河西以木爲匣。書其面曰。服齋先生所贈。因以爲篋笥之珍。河西卒後。其子從虎能遵父志。雖遭亂流離。行裝蕩然。而猶保此筆。從虎死。又傳至於從虎之子南重。河西以童稚之時。而能慕其人而愛其物。歿身不衰。又使其子孫守而不失。今至九十年之久。人事屢變。而當時故物。宛然如昨。亦斯文之一奇事也。因感其事而賦之。〔原注:前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物固因人重。誠應以類推。方知雙趙璧。莫及一毛錐。授受非無意。流傳本不期。百年衣鉢在。何恨未同時。
'''번역'''
물건은 본래 사람에 따라 중해지니 참으로 응당 부류로 미루어야 하네 이제야 알겠노라, 두 개의 조벽이 한 자루 털모자보다 못함을 주거나 받는 데 뜻이 없진 않지만 유전은 본디 기약하지 않는 법이지 백 년 동안 의발을 간직하고 있으니 어찌 동시대에 살지 못한 걸 한하랴
== 347. 次諸公韻[申欽]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巫咸不可問。天道竟胡然。忼慨匡時志。凄涼賦鵩年。斯人那再見。一字亦堪憐。灑盡懷賢淚。秋風落日邊。
'''번역'''
무함을 물을 수 없으니 천도는 어찌 그리도 무심한가 시대를 바로잡으려던 뜻은 통쾌하였고 부고의 해는 처량하기만 하네이 사람을 어찌 다시 볼 수 있으랴 한 글자도 가련하구나 현인을 생각하는 눈물 쏟아지니 낙조에 가을바람 부는 곳이라네
== 348. 聞金河西家。藏服齋先生所贈筆有感。〔原注:前人〕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52B''
'''원문'''
: 服齋手裏筆。言授河西公。河西纔九歲。丱角未成童。已知服齋賢。誘掖感其衷。拜受增惕若。寶與天球同。肅恭不敢褻。寸襲巾笥中。豈伊物之美。爲挹先生風。河西旣云亡。厥聲何渢渢。陵谷幾變遷。世事浮雲空。此筆獨宛然。可敬還可恫。家傳近百年。護持彌見隆。三世如一日。子姓能有終。兵火猶莫壞。意者神明通。茲言滿人耳。芳躅曠海東。嗚呼兩君子。道義衆所宗。生質固粹美。素養亦已充。卓學標流俗。溥博而高崇。抱負將達施。契合動昭融。致君堯舜心。耿耿貫昊穹。奈何時命舛。蕭艾互蔽蒙。北塞作孤纍。南荒爲野翁。志士本少成。視天眞夢夢。唯有一不律。迄樹斯文功。存乎目擊間。奚待相磨礱。知己諒難遇。遐想起盲聾。渺余仰沖襟。直媿坐倥侗。
'''번역'''
복재의 손에 든 붓을 하서공에게 주었네 하서는 겨우 아홉 살로 관례도 치르지 않은 어린아이였는데 이미 복재의 어짊을 알고 이끌어 준 그 충정에 감격하여 절하고 받들며 더욱 두려워하였으니 보배가 하늘과 같았네 공경히 받들어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하고 두건 속에 넣어 보관했네 어찌 이 물건의 아름다움 때문이겠는가 선생의 풍모를 본받으려는 것이었네 하서가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그 명성이 어찌 끊어졌으랴 산과 골짜기가 몇 번이나 변하였고 세상일은 뜬구름처럼 허무한데이 붓만은 완연히 남아 있어 공경스럽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네 집안에서 전해 온 지 거의 백 년이라 보호함이 더욱 융성하니 삼대가 하루같이 하여 자손이 끝까지 지켜 왔네 전란에도 오히려 망가지지 않았으니 아마도 신명이 통했으리라 이제 이 말을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선생의 자취가 해동에 드물었네 아, 두 군자는 도의를 모두 숭상하였네 타고난 바탕이 진실로 순수하고 아름다웠으며 평소의 수양도 이미 충만하였네 탁월한 학문은 유속을 표방하였고 넓고 깊어 고상하였네 포부를 장차 펼치려 하였으니 마음이 서로 합하여 절로 밝았네 군왕을 요순으로 만들려는 마음이 반짝이며 하늘에까지 꿰뚫었네 어찌하여 때와 운명이 어긋나서 초목이 서로 가리고 어두웠던가 북쪽 변방에서 외로운 죄수가 되고 남쪽 변방에서 들판의 노인이 되었네 지사는 본래 이루는 이 적으니 하늘을 보아도 참으로 꿈만 같았네 오직 한 가지 지키지 않은 것은 사문의 공을 세우기까지였네 눈으로 보고 있는 사이에 있으니 어찌 서로 갈고 닦기를 기다리랴 지기는 진실로 만나기 어려운데 멀리서 생각하니 눈이 어둡고 귀가 먹은 듯하네 나는 우러러 충심을 지녔으나 곧장 부끄럽게도 어수선하게 앉아 있네
== 349. 敬次諸公韻[後學洪履祥[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52C''
'''원문'''
: 盥手披遺稿。吟哦倍愴然。空懷濟斯世。何忍說當年。公議堂堂在。詩篇句句憐。淸標猶可想。風月浩無邊。
'''번역'''
손 씻고 유고를 펼쳐 보노라니 읊조리매 슬픔이 갑절이나 더하네 공연히 이 세상을 구제할 생각만 하고 어찌 차마 당년의 일을 말하랴 당당한 공론은 여전히 남아 있고 시편의 구구절절한 시는 가련하구나 맑은 풍모를 오히려 상상할 수 있으니 풍월이 끝없이 호연히 펼쳐지네
== 350. 次韻[乙巳秋。後學西原韓浚謙。]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己卯斯文禍。聞來亦慘然。東京鉤黨日。南渡竄賢年。絶學誰能繼。遺篇更可憐。空餘滄海月。依舊照天邊。〔原注:滄海月。用先生謫中詩語。〕
'''번역'''
기묘년은 사문의 재앙이던 때라 그 소식을 듣고도 참담했었네 서울에서 당파를 엮어내던 날 남쪽으로 현인을 내쫓았었지 끊어진 학문을 누가 계승할꼬 남긴 시편 더욱더 가련하구나 부질없이 푸른 바다에 달만 남아 예전처럼 하늘가 비추고 있네 원주(原註)에 “푸른 바다의 달〔滄海月〕”은 선생이 귀양지에서 지은 시어를 사용한 것이다.
== 351. 己卯年間。姊兄故執義荷衣洪君迪。〔原注:洪君於韓公。爲姊兄。〕承暇在湖堂。次許美叔傷服齋先生近體詩。書進朔□啓中。爲一時所傳誦。到今追念是作。唯記敢道□恩猶薄。都緣衆莫憐一聯。而忘其首尾。感歎之餘。遂又補成其韻。以寓懷賢悼舊之意云。 ==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 隔世懷先正。傷時倍惘然。望雲秦嶺日。捐佩楚江年。敢道□恩猶薄。都緣衆莫憐。孤魂招不返。秋盡塞城邊。
'''번역'''
선정을 그리워한 지 오래인데 시대를 슬퍼함에 더욱 망연하네 진령의 해를 구름에서 바라보고 초강의 해에 패옥을 버렸네 감히 은혜가 오히려 박하다 말할까 모두가 가련히 여기지 않아서라네 외로운 넋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데 변방 성에 가을이 다하였네
== 352. 德陽遺稿跋[吳億齡] ==
''문체: 序跋類 / 題跋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53B''
'''원문'''
: 德陽服齋奇先生。以道德文章鳴一世。而不幸遭時不淑以歿。平生文字。十存一二。家庭間所綴緝。只此遺稿一卷而止耳。其立朝而形諸疏箚者。尙有數十餘篇。許典翰篈嘗欲收印而不克果。又經亂而散逸殆盡。豈天不欲掛諸俗人之眼。使雷電下取而莫之留耶。竊想其忠言讜論。必有載諸國乘者。而天上祕書。非人間所得見。此則不過爲後世傳誦之資而已。況先生之詩文。雖本忠孝根性情。無一不關於世敎。而於先生爲餘事。其窮理反躬之學。激濁揚淸之志。忘身徇國之操。與趙靜菴,金沖菴諸先生。聯芳竝烈。其行蹟炳然。尤不容泯滅。而於集中不及焉。豈非一大欠也。今相國奇公自獻。卽先生之曾孫。每抱遺篇。慨然增感。收拾咳唾。猶恐不實。本集所載之外。又得對策疏章祭文各一篇。啓辭簡札各三道。贈行詩十首。以補闕遺。至其事跡之雜出於諸賢所稱。與夫文人韻士追慕而諷詠者。亦多採錄。先生之平生心事。始終大節。於是乎備載。而是集之中。一字一義。愈益光焰。何其幸也。噫。讀其詞觀其迹。使人竦然感發。足以爲臣子之勸。其有補於風化甚大。則相國之致勤於此。寧獨私於相國一家之垂範也哉。因書其故。以告同志之士云。萬曆三十三年八月下澣。嘉善大夫。行成均館大司成兼弘文館提學,同知春秋館事,□世子左副賓客吳億齡。跋。
'''번역'''
덕양(德陽) 복재 기 선생은 도덕과 문장으로 세상에 이름을 떨쳤다. 불행히도 시국이 좋지 않은 때를 만나 세상을 떠났는데, 평생의 문장은 10편 중에 한두 편밖에 남지 않았다. 가정에서 모아둔 것은 이 유고(遺稿) 한 권뿐이다. 조정에 있을 때 상소와 차자에 드러난 것이 아직 수십여 편이 있는데, 허전한(許典翰)이 인쇄하려고 하였으나 이루지 못하였고 또 난리를 겪어 거의 다 흩어져 버렸다. 어찌 하늘이 세속 사람들의 눈에 걸려 있지 않게 하고서 천둥과 번개가 내려가 가져가도 머물러 두지 않으려는 것인가? 생각건대 충성스럽고 바른 논의는 반드시 《국승(國乘)》에 실렸을 것이나, 하늘의 비서(祕書)는 인간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이는 후세에 전해질 자료에 불과하다. 더구나 선생의 시문은 본래 충효와 근성(根性)에 바탕을 두어 세상의 교화에 관계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어찌하여 이처럼 흩어져 버렸는가? 그러나 선생에게는 여사(餘事)가 되었습니다. 이치에 궁구하고 몸을 돌이켜 살피는 학문과 탁한 것을 물리치고 맑은 것을 드러내려는 뜻, 자신을 잊고 나라를 섬기는 지조는 조 정암(趙靜菴)ㆍ김 충암(金沖菴) 등 여러 선생들과 나란히 빛나서 그 행적이 분명하여 더욱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되는데, 《선생집》에는 빠져 있으니 어찌 큰 결함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상국 기공(奇公)은 바로 선생의 증손으로 항상 유편(遺篇)을 품고 감개무량해하였습니다. 그러나 구설에 오르는 것은 오히려 사실과 다를까 두려워하였는데, 본집에 실린 것 외에 또 《대책소장(對策疏章)》 각 1편, 계사 간찰(啓辭簡札) 각 3도(道), 증행시(贈行詩) 10수를 얻어 빠진 것을 보충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러 현인들이 일컬은 사적(事跡)과 문인 운사(韻士)가 추모하여 읊은 시까지도 많이 채록하였으니, 선생의 평생 심사가 드러났습니다. 시종의 큰 절개가 여기에 갖추어져 있고, 이 책 가운데 한 글자 한 뜻이 더욱 빛나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아, 그 말을 읽고 그 자취를 보면 사람으로 하여금 감격하게 하니 신하의 권면이 될 만하여 풍속 교화에 크게 보탬이 된다. 그러니 상국(相國)이 이에 힘쓴 것이 어찌 다만 상국의 집안에서만 모범을 드리기 위한 것뿐이겠는가. 그 까닭을 써서 동지사(同志士)에게 알린다. 만력 33년 8월 하순에 가선대부(嘉善大夫) 행 성균관 대사성 겸 홍문관 제학 동지춘추관사(同知春秋館事) ○ 세자좌부빈객(世子左副賓客) 오억령은 쓰다. 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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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1일 (목) 12:53 기준 최신판

배경과 목적

현재 'ccti' 프로그램은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지만, 작금의 눈부신 기술 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그 과정을 훨씬 더 간편하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저는 모든 파이프라인에서 사람이 직접 관여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실제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지향합니다. 제 자신이 인공지능 모델보다 더 많이 학습했거나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ChatGPT의 코덱스(Codex)나 Claude의 미토스(Mythos) 및 페이블(Fable) 같은 사례를 보면 이러한 완전 자동화의 가능성은 충분히 엿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26년 6월 3일 구글에서 발표한 Gemma4 12b QAT 모델을 활용하여, 개인 컴퓨터 환경에서 고문헌의 번역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번역쌍을 모델에 추가로 학습시켜 베이스 모델의 성능을 개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면, 약 한 달의 시간과 200kWh 정도의 전력만으로도 『한국문집총간』 전체에 대한 초벌 번역을 완료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여기에 더해 6월 10일에 발표된 DiffusionGemma를 활용한다면 작업 효율은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디퓨전(Diffusion) 기법이 도입된 이 모델은 마치 이미지가 서서히 떠오르듯 수백 개의 토큰을 한 번에 채워 넣고, 중간중간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번역 속도가 상당합니다.

구글 외에도 Apple의 WWDC26에서 공개된 Siri AI는 개인의 인공지능 활용이 컴퓨터 환경에 얼마나 깊이 통합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이 Siri는 Apple 컴퓨터 사용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사용자가 현재 보고 있는 화면에 대해 Siri를 불러 설명을 요청하거나, 번역을 시키고, 나아가 번역된 글을 음성으로 변환하는 작업까지 한 번에 지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래에는 사람들이 굳이 미리 번역된 텍스트를 찾아다니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지나 원문을 보고 있는 그 자리에서, 컴퓨터에 통합된 인공지능에게 바로 질문하고 답을 얻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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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양유고(德陽遺稿)

  • 저자: 기준(奇遵)
  • 생몰년: 1492-1521
  • 원문: 한국고전번역원_한국문집총간
  • 번역: gemma-4-12b-it-qat-hanmun-q4_0 로컬 기계번역 초안
이 글은 기계번역 초안입니다. 인용이나 학술 사용 전에는 원문 대조와 검수가 필요합니다.

1. 德陽遺稿敍[朴忠元]

문체: 序跋類 / 序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1B, ITKCMO0127AA025291C ...

원문

德陽屬京畿高陽郡。在前朝有德陽,高峯二縣。今合于一。陞爲郡。奇氏於高陽。著土姓。稱望族蓋久。公諱遵。字子敬。公資稟超醜。眉目異凡。始微有知。已能課學。好之如嗜欲。不煩提諭。卓然早成。非但於文詞然。筆法亦不尋常。鉅人長德。謂奇氏有後。自是行益勵文益進。交游益附。華問大播。文章本庸學造根基。求正於性理群書。不煩程式繩墨。時海南儒尹衢新有能文聲。止亭嘗譽之。其嬌客宋之翰。問尹之文與奇某之文孰優。曰。奇文儒士之文。尹文文士之文。機軸不同云。止亭聞道則未知。從事於文實專且久。則其言豈不信夫。公處玉堂爲府。將古今治亂。進君子退小人。移風易俗。挽回世道之意。反覆論難。幾於僕屢更矣。彼老宿世事者。頗見彈壓力示厭苦。謂聖君難逢。寵眷宜報。苟利君國。知無不言。不恤群議。直遂高古。庶幾跨唐越漢。上接三代統紀。誰肯顧籍諱忌。況□聖上方倚賴。以道學倡者求治益急。纖人雖欲黜退。懷之未發。士林無事。會追議靖國功臣無功濫受者盡奪錄券。動其機牙。禍斯作。分等定罪。知名之士。流竄殆盡。爲善者大懼。恩慈容覆。皆免不測之禍。公得忠淸道牙山縣付處。未幾。無賴人謀進取希時宰風旨者。上章請罪。於是。時宰托布衣公論鼓扇之。近者遠首者死。公安置于咸鏡道之穩城府。府距京師二十四日程。在我國最遠惡地。前後謫去。百不一還。卽東才鬼門關。栫以脨示嚴譴。越辛巳一月。公不得▒▒。年纔三十。亦甚少也。公事親欲盡其孝。事君欲盡其忠。於兄弟朋友。欲各盡其倫理。窮理步天。着力精造。若有所得。發憤忘食。雖夜必整衣冠。坐以待旦。時時諷詠楊士弘編次唐音。晩好周易。效三絶。臨死從容。言行不愆。學問之力。固不淺矣。宜天報壽祿。而至於斯。莫非數也命也。奈不我者何。辛丑秋。余有寧城之命。公之子進士名大恒袖公草稿。泣且致辭曰。兄嘗受業於吾先君。請以先君篇章入梓。以壽其傳。事或成就。不但羹墻有寄。先君亦不悼其不幸於人世矣。余曰。余意是也。顧無資地。迄不事。今幸有民社。若不能收其咳唾。以就泯滅。九泉雖深。豈不忸怩。余以無狀。開蒙薰炙。粗識向方。得有今日。無非公誘掖啓迪之方。常懷景慕。屢勉而終不近。公之於詩文。豈非閏餘。然詩出性情。邪正可觀。足以感動懲創。況流離拂鬱動忍之所發者乎。嗚呼。公弱冠登第。遠志唐虞。排蕩塵紛。衰俗生風。餘事文章。亦襲古人淸規。俾後之人欲讀而悲之。有封植嘉樹之思。則入梓之事。尤不可已也。嘉靖二十三年甲辰秋。朴忠元書于寧城書院。

번역

덕양(德陽)은 경기의 고양군에 속해 있다. 이전 조정에는 덕양과 고봉 두 현이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로 합쳐져 군이 되었다. 기씨가 고양에서 토박이로서 명망 있는 집안으로 불린 지 오래되었다. 공의 휘는 준(遵)이고 자는 자경(子敬)이다. 공은 타고난 자질이 뛰어나고 미목이 범상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조금씩 지식이 있어 이미 학문을 일과로 삼았으며, 좋아하는 것을 먹고 마시는 것처럼 좋아하여 번거롭게 타이르지 않아도 우뚝하게 일찍 성취하였다. 문사(文詞)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필법(筆法) 또한 평범하지 않았다. 거인(鉅人) 장덕(長德)이 기씨에게 후손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는데, 이로부터 행실은 더욱 힘쓰고 문장은 더욱 진보하였다. 교유가 더욱 많아지고 명성이 크게 퍼졌다. 문장 공부는 본래 학문의 근기(根基)를 익히는 것이므로 성리(性理)와 여러 책에서 바름을 구하였으며, 번거롭게 형식에 얽매이지 않았다. 이때 해남(海南)의 유생 윤구신(尹衢新)이 문장을 잘한다는 명성이 있었는데, 지정(止亭)이 일찍이 그를 칭찬하였다. 그의 교객 송지한(宋之翰)이 “윤씨의 문장과 기씨의 문장 중 어느 것이 더 나은가?”라고 물었다. 기문(奇文)은 유사(儒士)의 문이고, 문문(文文)은 문사(文士)의 문이라 기틀이 같지 않다고 합니다. 지정(止亭)이 들었으면 모르겠지만, 문실(文實)에 종사한 것이 전일하고 오래되었으니 그 말이 어찌 믿을 수 없겠습니까. 공이 옥당(玉堂)에서 부중추부사(府中樞府事)가 되어 고금의 치란(治亂)을 상고하여 군자를 진출시키고 소인을 퇴출하며 풍속을 변화시켜 세도를 바로잡으려는 뜻으로 논핵한 것이 거의 저를 여러 번 바꾸게 하였습니다. 그 노숙(老宿)이 세상일을 잘 아는 자가 탄핵의 힘과 압박에 지쳐 성군을 만나기 어렵다고 하고, 총애를 보답하는 데 이롭다면 군국(君國)에 해로운 일이 없음을 알면서도 말하지 않음이 없으며, 여러 사람의 의논을 돌아보지 않고 곧바로 고고한 뜻을 이루어 당ㆍ월ㆍ한나라를 뛰어넘어 삼대의 통치 기강에 접하려고 하니, 누가 기휘(忌諱)를 돌아보겠습니까. 더구나 성상께서 방방곡곡에서 도학(道學)으로 치세를 창도하는 자를 구하여 다스림이 더욱 급박하니, 미천한 사람이 비록 물러나고 싶어도 마음을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림은 아무 일도 없습니다. 회추의정(會追議政)이 정국공신(靖國功臣) 가운데 공로도 없이 함부로 받은 자들을 모두 빼앗고 녹권(錄券)을 회수하였다. 이에 기회를 엿보던 무리들이 화를 일으켜 등급을 나누어 죄를 정하였는데, 명망 있는 선비들은 거의 다 유배되었고 선한 사람들은 크게 두려워하였다. 그러나 은혜롭고 자애로운 임금의 용서로 모두 예측할 수 없는 재앙에서 벗어났다. 공이 충청도 아산현(牙山縣)에 부처(付處)되었다가 얼마 안 되어 무뢰배들이 시재(時宰)를 취사당하여 권력을 잡으려는 기회를 엿보려고 상소하여 죄주기를 청하였다. 이에 시재가 포의(布衣)를 빙자하고 공론을 빙자하여 고선(鼓扇)을 부치고 근래에 멀리 유배된 자들은 죽었다고 하였다. 공이 어찌 함경도 온성부(穩城府)에 두겠는가? 온성은 서울과의 거리가 24일 길이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곳이고, 악지(惡地)이다. 그동안 귀양 간 사람 중에 백 명 중 한 명도 돌아오지 못하였으니, 바로 동방의 귀문관(鬼門關)이다. 공을 묶어 보내고 엄중한 견책을 보였다. 신사년 1월에 공이 세상을 떠났는데 나이가 겨우 서른이니, 또한 매우 젊다. 공은 부모를 섬기기를 효성 다하고자 하였다. 임금을 섬기면서 그 충성을 다하고자 하였고, 형제와 붕우에게 각각 그 윤리를 다하고자 하였다. 이치를 궁구하고 천리(天理)에 나아가 힘써 정밀하게 연구하여 얻은 바가 있으면 분발하여 먹는 것도 잊었다. 밤에도 반드시 의관을 정제하고 앉아서 날이 새기를 기다렸으며, 때때로 양사홍(楊士弘)이 편차한 《당음(唐音)》을 외고, 저녁에는 《주역(周易)》을 좋아하여 삼절(三絶)의 효험을 보았다. 죽음에 임해서도 조용히 언행에 어긋남이 없었으니 학문의 힘이 참으로 얕지 않았다. 하늘이 수록(壽祿)을 내려 주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모두 운명이라 할 뿐 나를 사랑하지 않은 자를 어찌하겠는가. 신축년 가을에 내가 영성(寧城)으로 부임할 명을 받았는데, 공의 아들 진사 대항(大恒)이 공의 초고를 소매 속에 넣은 채 울면서 말하기를, “형께서 일찍이 저희 선군에게서 배웠습니다. 청컨대 선군의 편찬을 간행하여 그 전수(傳授)를 길이 보존하게 하소서. 일이 혹 이루어진다면 다만 갱장(羹墻)에 부칠 뿐만 아니라 선군도 이 세상에서 불행한 일을 슬퍼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나의 뜻이 그러하다. 돌아보건대 의지할 곳이 없어 지금까지 일을 하지 못하였다. 지금 다행히 민사가 있어 그 흩어진 자취를 거두어 없애지 않는다면 구천(九泉)이 아무리 깊다 한들 어찌 부끄럽지 않겠는가.” 하였다. 나는 무상한 사람으로서 은혜를 입고서 대략 향방을 알게 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 모두 공이 유도하고 계도해 준 덕분이다. 항상 경모하는 마음으로 누차 권면하였으나 끝내 가까이하지 못하였다. 공의 시문은 어찌 윤달의 남은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시는 성정에서 나오니 사(邪)와 정(正)을 볼 수 있어 감동시키고 징계할 수 있다. 더구나 유리를 겪으며 울분을 떨치고 인내한 데서 나온 것이면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아, 공은 약관에 과거에 급제하여 당우의 큰 뜻을 품고 세속의 번잡함을 물리쳐 쇠퇴한 풍속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여사(餘事)인 문장 또한 옛사람의 청규를 계승하여 후세 사람들이 읽고 슬퍼하며 나무를 심어 가꾸려는 생각을 하게 하였으니, 간행하는 일을 더욱 그만둘 수 없다. 가정(嘉靖) 23년 갑진년 가을에 박충원(朴忠元)이 영성서원(寧城書院)에 글을 쓰다.

2. 喜雪□應製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瑞雪繽紛遍九垓。禁林朝日照瓊瑰。辟蝗餘氣宜牟麥。潤物全功着草萊。節序潛隨仁政順。天機默與聖心回。欲知嗣歲豐穰兆。須見庭前玉屑堆。

번역

상서로운 눈이 펑펑 온 나라에 내리니 대궐 숲 아침 해가 보배를 비추네 황충을 물리친 기운은 보리와 밀에 알맞고 만물을 윤택하게 한 공은 초목에 드러나네 절서는 은연중에 어진 정사에 따라 순하고 천기는 묵묵히 성심과 함께 돌아오네 내년의 풍년을 알려고 한다면 뜰 앞에 쌓인 눈을 보아야 하리

3. 枯竹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枯竹亭亭不作林。孤根著地未能深。長年自倚風霜操。此日那堪煙雨侵。桃李終欺凋舊節。梅花應愧負貞心。何當裁得柯亭笛。一奏雲霄鸞鳳吟。

번역

마른 대나무 우뚝 서서 숲이 되지 못하고 외로운 뿌리 땅에 붙어 깊지 못하구나 오랜 세월 풍상 견디는 절개 의지했건만 오늘날 어찌 안개비 침노를 견딜 수 있으랴 복숭아 오얏꽃은 끝내 옛 절조 저버렸고 매화는 응당 정심을 저버려 부끄럽겠네 어찌하면 가정의 피리 깎아서 한 번 구름 위에서 봉황 소리 연주할까

4. 宿檜巖寺。贈引泉上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2B

원문

古寺相逢是故人。笑談眞箇舊精神。多師自得煙霞趣。愧我長蒙朝市塵。幽壑夜深聞蜀魄。秋天雲盡看氷輪。世間茲會應難占。須把沙杯不厭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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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절에서 만난 이가 바로 옛 친구라니 담소하는 모습 참으로 예전의 정신이로세 스님은 연하의 정취를 자득했건만 나는 늘 세속에 찌들어 부끄럽네 깊은 골짝 밤이 깊어 촉박을 듣고 가을 하늘 구름 다해 빙륜을 보노라 세상에서 이런 만남 다시 얻기 어려우니 모래주머니 술잔 자주 기울여도 싫지 않으리

5. 送沈欽之〔原注:義欽〕完山曝曬之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2C

원문

得意秋風使者行。侍臣光彩足爲榮。身辭玉陛心應戀。手閱金函眼更明。十里桑麻看沛邑。百年興廢撫殘城。歸來袖裏如杠筆。寫盡湖南民物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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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얻은 가을바람에 사신이 떠나니 시신의 광채가 영광 되기에 족하리라 몸은 대궐을 하직해도 마음은 그리워하고 손으로 금함을 열어보니 눈이 더욱 밝아지네 십 리의 뽕나무와 삼은 패읍을 보게 하고 백 년의 흥폐는 남은 성을 어루만지겠지 돌아올 때 소매 속에는 여강필이 있어 호남의 민물정을 모두 다 쓸어내리라

원문

翰林聲彩冠詞臣。日侍迎英寵渥新。夙歲心懷須展布。士生遭遇是昌辰。三秋懸戀思家夢。千里羈危許國身。聚散悠悠元不管。別離何用浪傷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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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의 명성으로 사신 중에 으뜸이어서 날마다 임금님 모시니 은총이 새로워라 오랜 세월 품은 마음을 펼쳐야 하거니와 선비로 태어나 만난 때가 바로 성대하구나 삼추에 그리움에 집 생각하는 꿈 꾸고 천리 밖에서 나라 위해 몸을 바치네 만남과 헤어짐이 유유하니 원래 상관없으니 이별 때문에 어찌 부질없이 마음 아파하랴

원문

關山南去望桑梓。數載奔忙闕掃除。落日荒丘鴉亂噪。秋風殘逕草蕭疏。傷心更履新霜露。設祭還非舊糲蔬。天地悠悠風樹恨。只將簪紱耀窮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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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산 남쪽으로 고향을 바라보며 가노라니 몇 년 동안 분주하여 성묘도 못했었네 석양의 황량한 무덤에 까마귀 시끄럽고 가을바람 부는 오솔길엔 풀이 쓸쓸하네 상심하며 다시 서리 내린 곳을 지나니 제사 지내도 예전처럼 제수 올리지 못하네 천지는 아득하고 풍수의 한은 깊은데 벼슬아치들 궁벽한 마을에 빛나고 있구나

원문

錦水南涯去路悠。遙岑縹緲是王州。湖山乘興吟肩聳。樓觀題詩醉墨流。要使胸懷能有守。不須聲色始銷愁。雙城往事渾如夢。刮目他時竢返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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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남쪽 가로 가는 길 아득한데 저 멀리 희미한 산이 바로 왕성이라네 호산에서 흥에 겨워 시 읊으니 어깨가 들썩이고 누각에서 시 쓰니 취기가 글씨에 흐르네 흉중에 지켜야 할 바를 두어야 하니 풍류와 미색으로 시름을 달랠 필요 없네 쌍성의 지난 일 모두 꿈만 같으니 눈 비비고 훗날 돌아오는 배 기다리리

원문

自笑區區要利名。十年榮辱付殘生。謀身未遂歸田計。抱志徒勤報國誠。涉世多來知世態。閱人深處見人情。病中離別尤增感。獨立塵寰歲月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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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하게 이명 구하는 내 신세 우습구나 십 년의 영욕을 남은 생에 부치노라 몸 위한 전원으로 돌아갈 계책 못 이루고 뜻 품고 나라 보답할 정성만 부지런하네 세상 겪어 많이 와서 세상 모습 알게 되고 사람 깊이 살피니 사람 마음 보이누나 병중에 이별하니 더욱 감회 더해져 홀로 서 있는 속세에 세월이 놀랍구나

6. 送朴而晦〔原注:世熹〕奉使歸關北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2D, ITKCMO0127AA025293A

원문

牢落不世士。蘊抱經濟器。遭逢況明代。耿耿報國意。綸音下九天。悤悤遠行使。勝遊須壯歲。夙心欣得遂。峨峨鐵關曲。悠悠東海涘。秋風動客思。天涯白雲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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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드문 고고한 선비여 가슴속에 경륜을 품었으니 더구나 밝은 시대를 만나 나라에 보답할 뜻 간절하네 윤음이 하늘에서 내려오니 바삐 멀리 사신으로 가누나 좋은 유람 젊은 시절에 해야 하니 일찍부터 품은 마음 기쁘게 이루었네 높고 높은 철관의 굽이요 아득한 동해의 물가로세 가을바람에 나그네 생각 일어나는데 하늘 끝에 흰 구름 떠오르네

원문

人生天壤裏。自立唯秉彝。臣忠而子孝。此外吾未知。非無技藝能。足以名一時。大義苟未明。觸處迷路岐。古人不貴才。以德爲身基。根本旣得修。可擧而措之。君侯學古先。早辨理與私。茲行爲王事。去矣莫留遲。顧念北堂親。白髮颯以垂。奉養有昆弟。豈異君在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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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천지 사이에 태어나서 스스로 떳게 서는 건 오직 인륜을 지키는 것 신하로서 충성하고 자식으로서 효도하는 것 이 밖에 내가 아는 것이 없네 기예의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니 한 시대에 이름을 떨칠 만하지만 대의가 진실로 밝지 못하면 가는 곳마다 길을 잃고 헤매게 되지 옛사람은 재주를 귀하게 여기지 않고 덕으로 몸의 바탕을 삼았으니 근본이 이미 수양되었다면 거행하여 시행할 수 있네 군후는 옛사람을 본받아 일찍부터 이와 사를 분별하였네 이번 행차는 임금의 일이니 떠나서 더 지체하지 마시게 돌아보건대 북당의 어버이 백발이 흩날리며 드리워져 있네 봉양할 형제가 있으니 어찌 군이 여기에 있는 것과 다르겠는가

원문

致君與澤民。乃是男兒事。事業旣云難。遭逢亦不易。東方箕子後。紛紛幾亂理。道學久閉塞。至化無由施。方今中中興。日聖主愛儒士。迎英日講論。庶幾唐虞治。吾輩亦何幸。得侍經幄裏。治在堯舜下。自爲吾輩恥。斯竭犬馬力。當期斃後已。吾心苟不慊。何緣格天意。

번역

임금에게 힘을 다하고 백성에게 은택을 베푸는 것이 바로 남아의 일인데 그 사업이 이미 어렵다고 하거니와 만남 또한 쉽지 않네 우리나라가 기자의 뒤에 어지러워져서 몇 번이나 난리를 겪었나 도학은 오랫동안 폐쇄되어 성스러운 교화 펼 방법 없었는데 지금 중흥을 이루어 성주께서 유자를 사랑하시니 영걸들을 맞이하여 날마다 강론하여 거의 요순의 다스림에 가깝네 우리들 또한 얼마나 다행인가 경연에서 모시게 되었으니 요순보다 더 잘 다스려야 하리라 스스로 우리들의 부끄러움 삼아 견마와 같은 힘을 다하리니 죽은 뒤에나 기약할 것이네 내 마음이 진실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무슨 수로 하늘의 뜻을 감동시킬까

원문

嶺北風霜地。土瘠而民貧。況彼驕悍將。刑戮以制民。生民日凋殘。何人布深仁。往往使介行。馳騖徒勞身。君今奉詔去。朝廷喜得人。從容訪民瘼。歸來達禁宸。丈夫生一世。要當淸塞塵。

번역

영북은 풍상의 땅이라 토질이 척박하여 백성들이 가난한데 더구나 저 교만한 장수가 형벌로써 백성을 다스리니 백성들은 날마다 피폐해지는데 어떤 사람이 깊은 인을 베풀었나 이따금 사신으로 가는 일은 부질없이 몸만 수고롭네 그대가 지금 조서를 받들고 가니 조정에서 인재 얻었다 기뻐하리 조용히 백성의 고통을 살피고 돌아와서 임금께 아뢰게나 장부는 한평생에 한번 태어나니 마땅히 변방의 먼지를 씻어내야 하네

원문

渺渺長白山。天涯浮翠眉。茫茫扶桑海。滄波無窮期。客子遠行邁。悠悠傷我思。相看不忍別。非爲惜別離。凄凄秋日暮。卒卒寒蛩悲。感時抱幽志。聊以寄新詩。

번역

아득한 저 멀리 장백산은 하늘 끝에 푸른 눈썹 띄우고 망망한 부상 바다에는 푸른 물결 끝없이 이어지네 나그네 먼 길 떠나가니 유유히 내 슬픈 생각 일어나네 서로 차마 이별 못 하는 건 이별을 아쉬워해서가 아니네 쓸쓸한 가을날 저물어 우수수 귀뚜라미 슬피 우는데 시절에 감회 있어 그윽한 뜻 품고 애오라지 새 시를 부치네

원문

我昔北遊日。離懷喜絃歌。紅裙羅坐隅。得意心自誇。歸時朋友戒。所負吾實多。至今思放浪。往事堪一嗟。平生自許志。與世不同科。俗習苟不免。其如夙心何。君乎念此意。工夫須自加。用心勤密地。事事不放過。

번역

내가 옛날 북쪽으로 유람하던 날 이별의 회포에 현가 즐거웠었지 붉은 치마로 좌우에서 모시는데 득의하여 마음 절로 자랑스러웠네 돌아올 때 벗들이 경계해 주니 내 실수가 참으로 많았었다오 지금도 방랑하던 일 생각하면 지난 일이 한 번 탄식할 만하네 평생에 스스로 뜻을 세워 세상과 같은 길 가지 않으려 했지 속습을 진실로 면하지 못한다면 일찍 품은 마음 어찌하겠는가 그대여 이 뜻을 생각하여 공부를 모름지기 스스로 더하라 마음을 부지런하고 치밀하게 써서 일마다 소홀히 지나치지 말게나

7. 會于讀書堂。贈柳天章〔原注:成春〕落職歸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3B

원문

數載辭親日抵年。一官榮辱是塵緣。家山已入客邊夢。舊里爭迎天上仙。薄畝耕耘春帶雨。寒江漁釣夜迷煙。有身隨處君恩在。却望長安路隔千。

번역

몇 년을 어버이 떠나온 날이 해에 이르니 한 관직의 영욕은 속세 인연일 뿐이네 고향 산천 이미 객지 꿈속에 들어오는데 옛 마을서 다투어 천상의 신선 맞이하네 작은 밭 갈고 김매는 봄날엔 비가 내리고 찬 강에서 고기 잡는 밤에는 안개 자욱하네 몸 있는 곳마다 임금 은혜 있으니 장안 바라보니 길이 천 리나 막혔구나

8. 丁丑七月。禁直詠懷示季雅。〔原注:李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黃鵠千里遠。矢繳杳何施。江鴻戀香稻。銜蘆遵水涯。出門望鄕關。客子何所之。蕭蕭楓桂林。一夕容顏衰。寒雲落空庭。菊花依短籬。美人隔前浦。夜月長相思。相思不可見。日日秋風吹。

번역

황학은 천리 멀리 날아가고 화살과 끈은 아득히 어디에 쓰일까 강의 기러기는 향기로운 벼를 그리워하여 갈대를 물고 물가로 가네 문을 나서 고향을 바라보니 나그네는 어디로 가는가 쓸쓸한 단풍나무 계수나무 숲에서 하루 저녁에 얼굴이 수척해지네 찬 구름은 빈 뜰에 떨어지고 국화는 짧은 울타리에 의지했네 미인은 앞 포구 너머에 있어 밤달 아래 오래도록 그리워하네 그리워해도 만날 수 없는데 날마다 가을바람만 부는구나

9. 禁直詠懷示元沖〔原注:今淨〕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3C

원문

秋陰滿空庭。庭樹涼飆生。幽人悄獨坐。雲山杳冥冥。流鸎稀舊音。寒蟬多苦聲。歲聿已云改。悠哉故鄕情。

번역

가을 그늘이 빈 뜰에 가득한데 뜰 나무엔 서늘한 바람 일어라 은자는 쓸쓸히 홀로 앉았는데 구름 산은 아득하고 어둑하구나 꾀꼬리는 옛 소리 드물게 내고 매미는 괴로운 소리 많이 우네 해는 어느덧 바뀌려 하는데 유유하여라 고향의 정이여

원문

南山松柏幽。北山煙霧深。遊子暮何之。庭樹生秋陰。歸雲向遙岑。宿鳥投前林。幽懷杳不極。淸風吹我襟。

번역

남산의 소나무 잣나무 그윽하고 북산의 안개와 구름 깊은데 나그네는 저녁에 어디로 가나 뜰 나무에 가을 그림자 생기는데 돌아가는 구름 먼 산봉우리 향하고 잠든 새는 앞 숲으로 들어가네 그윽한 회포 아득하여 끝이 없는데 맑은 바람 내 옷깃에 불어오네

10. 送金子由〔原注:光轍〕歸守密陽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昨別親交今送君。一春重此嘆離群。天涯客夢迷丹闕。嶺外歸心指白雲。□聖主求治誠獨切。士生圖報志須勤。更新頑俗身爲敎。佇見南州善政聞。

번역

어제는 친한 벗을 헤어지고 오늘은 그대를 보내니 봄날에 이별이 거듭되니 외로움 한탄스럽네 하늘 끝 나그네 꿈은 대궐에 어둡고 영외에서 돌아갈 마음은 흰 구름 가리키네 성주께서 다스림을 구하는 정성 유독 간절하니 선비는 보답할 계획으로 뜻이 부지런해야 하네 오랑캐 풍속을 다시 고치는 데 몸을 바치어 남쪽 지방에 선정 행해진다는 소식 기다리리

11. 奉別慕齋先生〔原注:金安國〕觀察湖南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3D

원문

少年才學際明時。一侍經帷鬢已衰。感激□君恩思未效。丁寧天語耳常知。身違輦轂鄕關遠。夢落江山歲月遲。千里奔忙元不苦。恐將懷抱負前期。

번역

소년 시절 재주와 학문이 밝은 시대를 만났는데 한 번 경연에 참석하니 귀밑머리 이미 세었네 감격스러운 임금의 은혜 보답하지 못해 천명을 두려워하는 말 늘 귓가에 들리네 몸은 대궐을 떠나 고향과 멀어졌고 꿈은 강산에 떨어져 세월이 더디구나 천 리를 분주히 다님 원래 괴롭지 않으나 회포가 기대를 저버릴까 두렵구나

원문

離亭此別意何忙。西日悠悠客路長。南極星河愁入句。北京花樹夢遊鄕。江樓月落人煙淨。野館燈昏秋雨涼。迢遞故山音信絶。每看雲際雁橫翔。

번역

이별의 정이 어찌 그리 바쁜가 서쪽 해는 유유하고 나그네 길은 멀기만 하네 남극성 은하수 시구에 수심으로 들어가고 북경의 꽃나무 고향에서 꿈을 꾸네 강루에 달 지니 인가의 연기 맑고 들판 객관에 등불 어두워지니 가을비 서늘하네 아득한 고향 소식 끊겼으니 구름 사이로 기러기 날아가는 것만 보노라

12. 送金襄陽〔原注:璿〕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4A

원문

作宰孤城海一邊。當春歸意正茫然。奇才卷向殘氓展。馨德思憑僻邑宣。十里桑麻新雨露。數村花柳舊風煙。淮陽臥治寧須久。應有泥書下九天。

번역

외로운 바닷가 고을 수령이 되니 봄날 돌아갈 생각 아득하기만 하네 뛰어난 재주를 백성 위해 펼치고 향기로운 덕을 궁벽한 고을에 베풀리라 십 리의 뽕나무와 삼밭에 비와 이슬 새로 내리고 두어 마을 꽃과 버들에 옛날 풍광 남아 있겠지 회양에서 편안히 다스림이 어찌 오래 가랴 응당 진흙으로 글씨 써서 구천에 내려오리라

원문

關東形勝冠吾東。秀水佳山綵畫同。案牘餘閑尋野趣。詩樽隨處洗塵胸。樓臨海月天疑晝。路入鳴沙花點紅。千里奇遊空夢想。謝簪安得訪仙蹤。

번역

관동의 형승은 우리나라에서 으뜸이니 빼어난 물과 산이 채색 그림과 같네 벼슬살이 여가에 들판의 정취 찾고 시와 술로 가는 곳마다 속세의 가슴 씻었네 누각이 바다 달을 마주하니 하늘은 대낮인 듯하고 길이 명사대에 들어가니 꽃이 붉게 점을 찍었네 천 리 길 기이한 유람을 부질없이 꿈꾸노니 벼슬 버리고 어찌하면 신선의 자취 찾아갈까

원문

歲月紛紛鬢髮新。少年懷抱幾多伸。功名已覺一場夢。身世長纏千尺塵。郭外雲山空自好。沙邊鷗鷺莫相親。東郊此別寧追及。遙付楓巒九十春。

번역

세월은 분분하고 귀밑머리 새롭나니 소년의 회포를 얼마나 펼쳤던가 공명은 한바탕 꿈인 줄 이미 알았고 신세는 천 자 먼지에 길이 얽혔네 성곽 밖 구름 산을 부질없이 좋아하니 모래밭 갈매기 백로와 친해지려 마라 동쪽 교외에서 이별한 뒤 어찌 따라갈까 아득히 풍巒의 구십 년 세월에 부치노라

13. 送太叟先生于中國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漠漠黃虞遠。悠悠歲月流。周公不見夢。孔子欲乘桴。王道有興廢。蒼生幾戚休。誰知海外士。空作杞天憂。

번역

아득한 황우 시대는 멀어지고 유유히 세월만 흘러가는데 주공은 꿈에도 보이지 않고 공자는 뗏목을 타려 하였네 왕도에는 흥망성쇠가 있으니 창생은 얼마나 기쁨과 슬픔 겪었나 누가 알았으랴 해외의 선비가 부질없이 기천의 근심 할 줄을

원문

氣格超凡骨。風流眞世豪。一身應許國。萬里敢辭勞。鄕月生東海。胡雲起北壕。歸心無晝夜。天際水滔滔。

번역

기개는 범상한 골격이요 풍류는 참으로 세상의 호걸이라네 일신을 나라에 바치기로 하였으니 만 리 길을 어찌 수고를 사양하랴 고향 달은 동해에서 떠오르고 오랑캐 구름 북쪽 해자로 일어나네 돌아갈 마음 밤낮이 없는데 하늘가에 물결만 일렁이네

14. 送汝愼〔原注:崔昌命〕先生歸安邊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4B

원문

亭亭南山松。風霜舊年色。冥冥雲霄鴻。矢繳何所逼。白日在靑空。昭光遍四域。浮雲正欲蔽。恐此西山昊。蘭桂日以瘁。雨露滋荊棘。悠悠玩芳華。歲月流不息。採蘋欲贈君。滄洲杳不極。歸哉奉慈顏。朔雲橫嶺北。平生荷恩寵。遲遲傷去國。金鑾共論文。他時應自憶。征衫不可挽。別淚沾我臆。長沙棄賈傅。淮陽老汲直。今古一相歎。凄風吹惻惻。

번역

우뚝 솟은 남산의 소나무는 풍상 속에 옛날의 빛이요 아득한 구름 속 기러기는 화살과 노끈에 어찌 쫓기랴 푸른 하늘에 해가 떠서 밝은 빛 사방을 두루 비추는데 뜬구름이 막 가리려 하니 서산의 큰 하늘이 두렵구나 난초와 계수나무 날로 시들고 비와 이슬이 가시덤불 적시네 아득히 아름다움을 완상하니 세월은 쉬지 않고 흐르누나 부추를 캐어 그대에게 주려니 창주가 아득하여 끝이 없구나 돌아가서 자애로운 어머니 모시리니 북쪽 구름이 고개 북쪽에 비꼈네 평생 성상의 은총을 입었으니 더디 더디 나라 떠남이 슬프구나 대궐에서 함께 문장을 논하니 훗날 응당 절로 생각나리라 떠나는 행색 붙잡을 수 없어 이별의 눈물 내 가슴 적시네 장사에는 가부를 버렸고 회양에는 읍직이 늙었으니 고금에 똑같이 탄식하노니 처량한 바람이 불어 슬프구나

15. 記夢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玉閣崢嶸半出雲。雨中高話夜初分。珠簾不捲宮門鎖。寂寂空階花樹芬。

번역

옥각은 우뚝 솟아 구름 반쯤에 걸렸는데 빗속의 고상한 대화는 밤이 막 깊어 가네 주렴을 걷지 않고 궁문도 잠기었으니 적막한 빈 섬돌엔 꽃나무가 향기로워라

16. 雨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三旬苦雨未全晴。獨鳥無棲託樹鳴。何處客來傳小札。夜堂孤夢溜聲驚。

번역

한 달 내내 비가 와서 완전히 개지 않으니 외로운 새 깃들 곳 없어 나무에서 우네 어디선가 손이 와 짧은 편지를 전하니 밤 당에 외로운 꿈이 물소리에 놀라 깨네

17. 次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簾外靑山秋氣晴。碧林無數聽蟬鳴。江南此日誰傳信。一夜西風梧葉驚。

번역

주렴 밖 푸른 산에 가을 기운이 맑아지니 푸른 숲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매미 소리 강남의 오늘 이 소식을 누가 전해 줄까 하룻밤 서풍에 오동잎이 놀라 떨어지네

18. 廣程驛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一夜山中暴水深。門前狂漲半扉沈。村家隔樹人何處。唯有空籬倚久林。

번역

하룻밤 산중에 홍수가 크게 져서 문 앞의 거센 물결이 사립문 절반을 삼켰네 나무 너머 마을집에 사람은 어디로 갔는가 오직 빈 울타리만 오래도록 서 있구나

원문

一林山氣雨霏霏。滯馬郵亭步夕暉。古館秋深行客盡。蜻蜓猶自繞庭飛。

번역

온 숲에 산기운이 비처럼 자욱한데 우정에 말 세우고 석양 속에 거니노라 가을 깊은 옛 객관엔 나그네 하나 없는데 잠자리만 아직도 뜨락 주위를 맴도누나

19. 錦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秋津人不渡。日暮客憑欄。星漢低晴野。江流斷夜山。船燈吹浪暗。沙鳥宿汀寒。古邑迷歸路。蒼煙深水關。

번역

가을 나루에 배도 건너지 않는데 저물녘에 나그네 난간 기대 있네 은하수는 맑은 들판에 낮게 깔리고 강물은 밤 산에서 끊어지네 배의 등불은 물결에 불려 어둡고 모래톱 새는 차가운 물가에 잠드네 옛 고을로 돌아갈 길 아득한데 푸른 안개 수관에 깊구나

20. 宿聚遠樓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客路依依去國心。南州歸夢太煩襟。高樓獨對秋江月。杜宇悲涼何處林。

번역

나그네 길 아쉬워라 고국 떠나는 마음이여 남쪽으로 돌아갈 꿈에 가슴이 너무 번거롭네 높은 누각에서 홀로 가을 강의 달을 마주하니 두견새는 슬프게 어느 숲에서 우는가

21. 茂長城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野壘隣夷島。邊雲接戍樓。將親投絶域。旅食背居州。骨肉分千里。存亡隔幾秋。今朝故鄕淚。獨灑海城頭。

번역

들판의 성은 이주와 이웃하고 변방의 구름은 수루에 닿았네 장수가 친히 먼 변방으로 가니 객지에서 먹으며 고향을 등지네 골육이 천 리나 떨어져 있고 생사가 몇 해나 격해졌는가 오늘 아침 고향 생각하는 눈물 홀로 바닷가 성 위에서 뿌리네

22. 偶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古城雲物自依然。疏竹閑花非昔年。世路險危須側足。林原平衍可歸田。秋樓月隱煙凝樹。夜浦風生帆入天。獨滯異鄕悲歲暮。幾回孤夢海山邊。

번역

옛 성의 구름과 물색은 예전 그대로인데 성근 대나무 한가한 꽃은 옛날 모습 아니네 험난한 세상길에는 발을 조심해야 하거니와 너른 숲속 평야는 전원으로 돌아갈 만하구나 가을 누각에 달이 숨으니 안개는 나무에 엉기고 밤 포구에 바람 불어오니 돛은 하늘로 들어가네 외롭게 타향에 머물며 세모를 슬퍼하니 몇 번이나 꿈속에서 바닷가 산으로 돌아갔던고

23. 雨夜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微雨灑寒竹。涼風生小堂。虛簷疏溜響。幽閣濕螢光。暮氣先高樹。村煙入弊墻。坐愁銷燭短。孤角夜何長。

번역

가랑비는 차가운 대나무에 뿌리고 서늘한 바람은 작은 집에 불어오네 빈 처마엔 빗물 소리 성글게 울리고 그윽한 누각엔 반딧불이 희미하구나 저녁 기운은 높은 나무에서 먼저 오고 촌 연기는 무너진 담장으로 들어오네 앉아서 짧은 촛불 타는 것 시름겨우니 외로운 피리 소리에 밤은 어찌 이리 긴가

24. 書寄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5A

원문

日暮邊城生客愁。高樓獨上意悠悠。殘霞落鶩晴秋海。片月孤舟煙樹洲。北極數星橫屋角。西山千疊隔炎州。故人一別鄕關遠。夢與長江夜夜流。

번역

해 저문 변방 성에 나그네 시름 일어 높은 누각 홀로 오르니 뜻이 아득하네 석양에 기러기 지는 맑은 가을 바다요 조각달 외로운 배 안개 낀 나무 섬일세 북극의 몇몇 별들은 집 모퉁이에 비꼈고 서산의 천 겹 산봉우리는 염주와 막혔네 친구와 한 번 이별하니 고향이 멀어 꿈속에서 장강과 밤마다 흐르네

25. 過長沙古城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孤臣長憤切。王業竟何如。斬佞空懷劍。憂君獨上書。忠言雖見逐。直節豈宜除。流落炎州客。傷心舊國墟。

번역

외로운 신하가 늘 분개하고 애달파하니 왕업이 끝내 어찌 되었는가 간신을 베려니 부질없이 칼만 품고 임금 걱정으로 홀로 글을 올리네 충언 때문에 비록 쫓겨났지만 곧은 절개를 어찌 제거할 수 있으랴 유락하는 염주의 나그네 되어 옛 나라 터에서 마음 아파하네

원문

玉闕關山北。殘城瘴海頭。孤囚臣獨在。離亂國誰謀。雲接松岑暮。潮鳴竹岸秋。鶴書終未待。歸思夜江流。

번역

옥궐은 관산의 북쪽에 있고 성곽은 바다의 머리에 있네 외로운 죄수 신하만 홀로 있으니 난리 속에 나라를 누가 도모할까 구름은 송악에 접해 저물고 조수는 대 언덕에서 가을에 울리네 학서를 끝내 기다리지 못하니 돌아가고픈 생각 밤 강물처럼 흐르네

26. 起出菴〔原注:在禪雲山〕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一水回山遠。雙巖夾寺高。石門穿竇暗。雲逕傍崖勞。古殿棲殘釋。危林掛暮猱。小窓松竹淨。聊亦寄吾曹。

번역

한 줄기 물이 산을 돌아 멀리 흐르고 두 바위가 절을 끼고 높이 솟았네 돌문은 구멍을 뚫어 어둑하고 구름 길은 벼랑 옆으로 힘겹구나 옛 절에는 남은 승려가 살고 높은 숲엔 저녁 원숭이가 매달렸네 작은 창에 소나무와 대나무 깨끗하니 애오라지 우리들 의탁할 만하네

27. 重愛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石徑泉苔濕。幽林山翠空。白雲歸遠壑。靑鳥宿層峯。夜殿殘僧語。西風古寺鍾。客窓聊寄夢。微月玉岑東。

번역

돌길엔 샘 이끼가 축축하고 그윽한 숲에 산빛이 비었네 흰 구름은 먼 골짝으로 돌아가고 푸른 새는 높은 봉우리에 깃드네 밤의 절간에는 승려의 말소리 남았는데 서풍 속에 옛 절의 종소리 들리네 나그네 창에 애오라지 꿈을 부치니 희미한 달이 동쪽 산봉우리에 걸렸네

28. 夜書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宦路風塵鬢髮森。林泉應已愧紳簪。南州縱慰庭闈念。北闕何堪輦轂心。山雨夜驚高葉響。煙蘿秋入破窓侵。百年未占終朝暇。一宿荒涼古寺深。

번역

벼슬길 풍진 속에 귀밑머리 듬성해졌으니 임천에선 응당 벼슬아치에게 부끄럽겠지 남쪽 고을에서 어버이 생각 위로되지만 북쪽 대궐의 임금님 마음 어찌 견디랴 산비는 밤중에 낙엽 소리로 놀래고 연무와 덩굴은 가을에 깨진 창으로 들어오네 평생토록 아침 내내 한가함 차지 못하고 황량한 깊은 옛 절에서 하룻밤을 보내노라

29. 開心菴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朝雨霽林頂。殘煙生洞門。路侵沙水盡。峯壓石泉分。疏樹隱孤寺。微鍾落遠雲。小休還步杖。山氣自秋曛。

번역

아침 비가 숲 꼭대기에서 개니 남은 안개가 골짜기 어귀에 피어나네 길은 모래밭을 침범해 물이 다하고 봉우리는 돌샘을 눌러 나뉘었네 성긴 나무는 외로운 절을 가리고 은은한 종소리는 먼 구름에 떨어지네 잠시 쉬고 다시 지팡이를 짚으니 산 기운이 저절로 가을날처럼 어둡구나

30. 天上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5C

원문

懸崖苔逕逼。絶壁石橋橫。僧住孤峯淨。窓臨衆岫平。秋天廻雁遠。西日海雲明。獨倚千山暮。南星落後楹。

번역

벼랑에 걸린 이끼 낀 오솔길 가깝고 절벽에 돌다리 비껴 놓였네 승려는 외로운 봉우리에 머물러 깨끗하고 창문은 많은 산을 마주하여 평평하네 가을 하늘엔 돌아가는 기러기 멀리 날고 서쪽 해는 바다 구름에 밝구나 홀로 천산의 저녁에 기대어 있노라니 남성이 후미진 기둥에 떨어지네

31. 懺堂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訪隱歸深壑。尋僧越峻巒。路回秋樹翳。門對曙峯寒。古榻幽螢亂。孤林遠磬殘。小燈方丈室。灘響夜侵欄。

번역

은자 찾아 깊은 골짝으로 돌아가고 중을 찾아 높은 산 넘어가네 길 굽이돌아 가을 나무 우거지고 문 마주한 새벽 봉우리 차갑구나 오래된 탑상에 그윽한 반딧불 어지럽고 외로운 숲에 먼 종소리 잦아드네 작은 등불 밝힌 방장실에 여울 소리 밤에 난간까지 들려오네

32. 丈室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風巖驚睡鶴。空谷絶行跫。海月生孤嶺。林光入小窓。山圍屛畫疊。峯對玉簪雙。默與高僧坐。寒泉鳴夜淙。

번역

바람 부는 바위엔 자던 학이 놀라고 빈 골짝엔 걷는 발자국 소리 끊겼네 바다 달빛은 외로운 봉우리에서 나오고 숲의 빛은 작은 창으로 들어오네 산은 병풍처럼 겹겹이 둘러 있고 봉우리는 옥비녀 두 개를 마주한 듯하네 말없이 고승과 함께 앉았노라니 찬 샘물 소리가 밤에 졸졸 흐르네

33. 夜詠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5D

원문

綠髮紅顏悲歲流。白雲靑鶴夢悠悠。數聲杜宇層林暮。千里鄕關海樹秋。黃葉亂山僧閉寺。碧岑孤月客登樓。玉人何處吹簫在。煙壑蒼蒼迷夜愁。

번역

검은 머리 붉은 얼굴 세월 따라 슬퍼하고 흰 구름 푸른 학 꿈속에 아득하네 두견새 몇 마디 소리에 숲이 저물고 천 리 고향에는 바다 나무 가을이로세 단풍잎 어지러운 산에 스님은 절 문 닫고 푸른 봉우리 외로운 달에 나그네 누대에 오르네 옥인이 어디에서 피리 부는가 안개 낀 골짝 푸르고 푸르러 밤 시름 아득하네

34. 奉寄金慕齋觀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迢遞炎州路。羈離鄕客心。淸塵違几案。華札見徽音。古寺人誰訪。空山鳥自吟。西風驚遠夢。雲樹間秋岑。

번역

아득히 먼 염주의 길에 나그네의 마음은 고향을 떠나 있구나 청진이 벼슬자리를 어기니 화려한 서찰에서 성상의 은혜를 보겠네 옛 절에는 누가 찾아왔는가 빈 산에 새만 절로 우네 서풍에 먼 꿈에서 놀라 깨어나니 구름과 나무 사이 가을 봉우리일세

35. 次公嘏韻〔原注:金錫〕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老木蒼煙重。高梢夕景遒。鳥鳴巖雨晩。林繞畫堂幽。海岫歸鴻斷。江關廻路脩。詩僧同對語。殘月曙山秋。

번역

늙은 나무에 푸른 안개 짙고 높은 가지에 저녁빛이 길구나 새는 바위 비 내리는 저녁에 울고 숲은 그림 같은 집을 둘러 그윽하네 바다의 산으로 돌아가는 기러기 끊어지고 강관의 돌아오는 길 멀구나 시승과 함께 마주하여 말하니 저문 달이 가을 산에 떠오르네

36. 靈泉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古谷遊人少。幽禽樹樹吟。馬行寒寺約。僧在碧谿林。秋檜門前老。淸泉砌下深。一杯聊款慰。山路已西陰。

번역

옛 골짝에 노니는 사람 적은데 그윽한 새가 나무마다 우네 말 타고 차가운 절로 약속하고 왔는데 스님은 푸른 시내 숲에 있구나 가을 회나무 문 앞에 늙었고 맑은 샘물 섬돌 아래 깊어라 한 잔 술로 애오라지 위로하니 산길이 이미 서쪽으로 기울었네

37. 下山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6A

원문

鄕邑亦塵累。雲山長夢端。僧歸樵逕斷。人度野橋殘。暮色依林暝。秋煙生樹寒。他年尋小寺。好在舊巖巒。

번역

고향 마을도 속세의 번거로움이니 구름 낀 산이 늘 꿈꾸는 곳이라네 중은 나무하는 길 끊어져 돌아가고 사람은 시골 다리 지나 남았구나 저녁 빛은 숲에 의지해 어둡고 가을 안개는 나무에서 생겨 차갑네 훗날 작은 절 찾아오면 옛 바위산에 잘 있으리라

38. 次公嘏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野樹鴉飛歇。荒城自夕陰。訪山秋又晩。懷土病兼侵。海北多歸舶。關南盡隔岑。芳樽誰與酌。邊月隱江林。

번역

들판 나무에 까마귀 날다 쉬고 황량한 성엔 저녁 어둠 내리네 산 찾으니 가을이 또 깊어 가는데 고향 생각에 병까지 침노하누나 바다 북쪽엔 돌아가는 배 많고 관문 남쪽은 모두 산으로 막혔네 좋은 술을 누구와 함께 마실꼬 변방 달빛 강과 숲에 숨었구나

39. 重答公嘏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疚懷徵夙志。憂道惜流陰。經世浮名累。行身俗事侵。夢懸關外月。愁對海中岑。歲暮邊霜苦。蕭蕭楓桂林。

번역

병든 회포는 일찍이 품은 뜻을 징험하고 도를 근심함에 세월 가는 것 애석해하네 세상살이에는 부질없는 명예가 누를 끼치고 행신하는 데는 속된 일이 침범하네 꿈속에 관문 밖에 걸린 달을 바라보고 시름 속에 바다 가운데 봉우리를 마주하네 세모에 변방의 서리 매서운데 단풍나무 계수나무 숲 쓸쓸하구나

40. 惜別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客有故園念。天涯遠送行。逢人問歸路。立馬望鄕城。瘴雨遙連海。風沙遠接營。離亭洲渚近。莫聽塞鴻聲。

번역

나그네가 고향 그리워하는데 하늘 끝에서 멀리 전송하네 사람 만나 돌아갈 길 묻고 말 세우고 고향 성 바라보네 장기 비는 멀리 바다에 이어지고 모래바람은 멀리 군영까지 이르고 이별하는 정자 물가 가까우니 변방 기러기 소리 듣지 마오

41. 向邊山道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海風忽起長沙嶺。江雲驅入禪雲山。山頭松樹森森立。野外海色粼粼瀾。漁人早向滄洲去。我亦離家行未閑。瀛岑只有隔前浦。暮雨霏霏蒼翠間。

번역

바다 바람이 갑자기 장사령에 불어오니 강 구름이 선운산으로 몰려 들어오네 산 위의 소나무는 빽빽하게 서 있고 들판 너머 바다 빛은 넘실넘실 일렁이네 어부는 일찍부터 푸른 물가로 떠나고 나도 집을 떠나서 한가롭지 않구나 영주 봉우리만 앞 포구에 가로막혀 있는데 저녁 비는 푸른 산 사이로 부슬부슬 내리네

42. 宿漁村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風雨漁村晩。詩燈滯客愁。岸驚千浪蹙。門掩一潮頭。海氣寒生夜。江聲爽引秋。旅魂誰自托。霜雁宿蘆洲。

번역

비바람 치는 어촌의 저녁에 시인의 등불은 나그네 시름에 머무네 언덕은 일천 물결이 몰려와 놀라고 문은 한 조수가 밀려드는 곳에 닫혔네 바다 기운 차가워 밤을 만들어 내고 강물 소리 상쾌하여 가을을 끌어오네 나그네의 혼을 누구에게 의탁할꼬 서리 맞은 기러기 갈대섬에 자는구나

43. 渡海口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逆旅隨商舶。孤檣過海門。渚風翻浪積。島霧噴江昏。遠岫明秋浦。遙潮帶晩村。客愁千嶂岸。日暮有驚猿。

번역

객지에서 상선 따라 오다가 외로운 돛대 하나로 바다를 지나네 물가 바람에 물결 일어 쌓이고 섬 안개는 강에 뿌려 어둑하네 먼 산은 가을 포구에 환하고 먼 조수는 저녁 마을을 휘감네 객의 시름 천 봉우리 언덕에서 해 저무니 놀란 원숭이 소리 들리네

44. 泊生浦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6C

원문

湖雁飛洲歇。江雲入海微。潮開千頃淨。風緊一帆歸。浦葉鳴藤嶼。巖楓映竹扉。蓬窓留客醉。延想洗塵機。

번역

호숫가 기러기 물가에 쉬고 강 구름 바다로 들어가 희미하네 조수 열려 천 이랑 맑게 트이고 바람 세차니 일엽편주 돌아가네 포구의 나뭇잎은 등나무 섬에서 울리고 바위의 단풍은 대사립에 비치네 초가집 창문에서 손님 머물러 취하니 속세 먼지 씻어낼 기틀을 생각하네

45. 來蘇寺〔原注:在邊山〕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野寺寒山洞。孤筇遠別人。泉林遙俗世。詩酒近心親。澗葉晴翻露。崖篁暗落筠。森沈松院暮。不見有囂塵。

번역

산골짜기 찬 산에 있는 절간에서 외로운 지팡이로 멀리 이별하네 샘물과 숲은 속세와는 멀고 시와 술은 친구와 가까워라 시냇가 나뭇잎은 맑게 이슬을 흩뿌리고 벼랑의 대나무는 어둡게 죽순을 떨어뜨리네 우거진 소나무 정원에 해 저물어도 시끄러운 티끌이 보이지 않네

46. 臨方菴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板屋蕭條覆晩藤。秋岑回互碧層層。山禽日暮巢禪榻。花落空潭不見僧。

번역

초라한 판잣집에 늦은 등나무 덮혔는데 가을 산봉우리 둘러 있어 푸른빛 층층이네 산새는 저물녘에 선방의 탑상에 깃들고 꽃 떨어진 빈 못에는 스님 보이지 않네

47. 實相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6D

원문

疊疊岑巒一寺西。遠隨仙釋覓林蹊。寒潭日照魚相戲。碧樹秋深鳥不棲。峯翠入樓禪幌冷。泉雲連殿佛燈迷。香煙未盡僧鳴磬。玉露團團曉月低。

번역

첩첩 산봉우리 서쪽의 한 절을 찾아 멀리 선승 따라 숲길을 찾았네 찬 못에 해 비치니 물고기들 노닐고 푸른 숲 깊은 가을이라 새들도 깃들지 않네 푸른 봉우리 누각에 들어와 선방 휘장 차갑고 샘 구름 전당에 이어져 불등이 희미하네 향 연기 다하지 않았는데 중이 경쇠를 울리니 옥 이슬 방울방울 맺히고 새벽달 낮게 비추네

48. 月井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孤峯低晩照。深壑起松聲。縹緲群山鳥。依微冬柏亭。海天晴靄靄。浦雁遠冥冥。極目憑秋磴。長空一嘯淸。

번역

외로운 봉에 저녁 해가 나직하고 깊은 골짝엔 솔바람 소리 일어나네 아득히 뭇 산새들 날아가고 희미하게 동백정만 보이누나 바다 하늘은 맑게 아스라하고 포구 기러기는 아득히 어둑하네 가을 길 따라 멀리 바라보며 긴 하늘에 한 번 맑게 휘파람 부네

49. 嶺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獨醉層岑夕。孤簫衆壑驚。浮雲無定止。山月幾虧盈。野鹿尋行迹。巖鼯聽酌聲。塵襟猶未盡。何處問仙靈。

번역

홀로 높은 산에 취한 저녁 외로운 피리 소리에 골짝이 놀라네 뜬구름은 머무는 곳 없는데 산의 달은 몇 번이나 차고 졌나 들판 사슴은 행적을 찾고 바위 다람쥐는 술 따르는 소리를 듣네 속세의 마음 아직 다하지 않았으니 어디에서 신선을 찾아볼까

50. 月明菴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寥落驚殘歲。蕭疏帶瘦顏。西關千疊浪。北極萬重山。海嶼雲長在。秋霄鶴未還。夕陽搔短髮。惆悵水煙間。

번역

쓸쓸히 남은 해에 놀라니 초췌한 얼굴에 쓸쓸함 띠었네 서쪽 관문엔 천 겹의 물결이요 북극에는 만 겹의 산이로다 바다 섬엔 구름이 늘 머물고 가을 하늘엔 학이 돌아오지 않네 석양에 짧은 머리 긁적이며 슬프게 물안개 속에 있노라

51. 登雲菴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7A

원문

丹書金竈謾流傳。鸞鶴徘徊不見仙。靑鳥黃塵蓬島外。寒雲老木貝宮邊。夢乾滄海一杯瀉。眼落齊州數點煙。坐覺人間陵谷變。碧桃何路借長年。

번역

붉은 글씨와 금 화로가 부질없이 전해지니 난새 학이 배회해도 신선을 볼 수 없네 청조는 황진 속에 봉도 밖을 날고 찬 구름과 고목은 베궁 가에 있구나 꿈에서 푸른 바다 한 잔 술을 따르고 눈길이 제주의 두어 점 연기에 머무네 앉아서 인간의 능곡이 변함을 깨닫노니 어느 길로 벽도와 장년을 빌려올까

52. 仙遊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落日山椒轉。松陰石上連。亂峯回畫障。虛籟韻流絃。鶴舞看層樹。魚游俯靜淵。自將消俗累。非但愛林泉。

번역

석양에 산초는 굽어지고 소나무 그늘은 돌 위에 이어졌네 어지러운 봉우리는 그림 병풍이 둘러친 듯 빈 바람 소리는 거문고 줄 울린 듯 춤추는 학은 높은 나무에서 보고 노니는 물고기는 고요한 못에 굽어보네 속세의 누를 스스로 없애려 함이니 단지 산수를 사랑해서가 아니네

53. 深寂寺。次兄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殘秋蕭寺亂山深。碧水無塵瀉石心。今夜共君何處宿。玉岑迢遞綠煙沈。

번역

늦가을 쓸쓸한 절은 어지러운 산속 깊은데 푸른 물은 티끌 없이 바위 사이로 쏟아지네 오늘 밤 그대와 어디에서 묵으려나 옥봉이 아득하고 푸른 연기 자욱하네

54. 隱峯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7B

원문

朝辭白雲寺。夕扣蒼崖扃。靜室留僧影。空壇來鹿鳴。天澄霄漢沒。霜白曉鍾淸。客路秋山外。迢迢懷玉京。

번역

아침에 백운사를 떠나서 저녁에 푸른 절벽의 사찰을 찾았네 고요한 방에는 승려 그림자 머물고 빈 마루엔 사슴 울음소리 들려오네 하늘이 맑아 은하수가 잠기고 서리가 하얗게 내려 새벽 종소리 맑구나 나그네 길 가을 산 너머로 멀어지니 멀리 서울이 그리워라

55. 次公嘏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客行松寺遠。斜日轉秋山。鳥雀歸林靜。煙霞出岫閑。曙燈靑焰焰。巖瀨瀉潺潺。一夜幽襟歎。徘徊雲水間。

번역

나그네 걸음 송사로 멀리 오니 석양이 가을 산에 비끼었구나 새들은 숲으로 돌아가 고요하고 안개와 노을은 산에서 나와 한가롭다 새벽 등불은 푸른 불꽃이 타오르고 바위 여울은 졸졸졸 물이 흐르네 하룻밤 깊은 회포를 탄식하며 구름과 물 사이를 배회한다

56. 義相菴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孤臺矗矗入煙空。雲盡滄溟一望窮。三十八峯秋夜月。玉簫吹徹海天風。

번역

우뚝 솟은 외로운 누대 안개 속에 들어서니 구름 걷힌 푸른 바다 끝없이 펼쳐졌네 삼십팔 봉우리 가을밤 달빛 아래 옥퉁소 소리 바닷바람에 실려 오네

57. 義相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孤筇携老病。萬里寄長風。海遠三山島。臺空四聖峯。江河浮積氣。天地受微蹤。虯鶴何從得。憑虛送斷鴻。

번역

외로운 지팡이 늙고 병든 몸 이끌고서 만 리 먼 길에 긴 바람에 몸을 부치네 바다 저 멀리 삼신산 섬이 보이고 누대 비어 사성봉만 우뚝 솟았구나 강과 하수는 쌓인 기운 떠오르고 천지는 미미한 자취 받아들이네 구학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으랴 허공에 날아가는 기러기 바라보네

58. 蘇來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7C

원문

蒼崖絶路挽林根。古塔殘書手自捫。此日傷懷來野寺。何人遊賞到松門。雲深老樹巢孤鶴。日落群峯響斷猿。潮水不知人事變。朝朝空向海關喧。

번역

푸른 절벽 험한 길에 나무 뿌리 붙잡고서 옛 탑의 남은 글씨 손으로 직접 더듬었네 오늘 마음 아파하며 산사에 왔는데 어떤 이가 송문에서 유람을 즐겼던가 구름 깊은 고목엔 외로운 학이 깃들었고 해 지는 봉우리엔 원숭이 울음 끊어졌네 조수는 인간 세상의 변화를 모르고서 아침마다 부질없이 해관으로 향하누나

59. 蓮葉酒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白玉池中釀。淸香葉上聞。色凝秋夜露。寒透曙泉雲。酌月分松影。斟花泛菊薰。一醺蘭桂徑。山氣亦芬芸。〔原注:或言芳芬〕

번역

백옥지 속에서 빚어낸 술이여 맑은 향기 잎 위에 풍겨오누나 빛깔은 가을밤 이슬에 엉기고 찬 기운 새벽 샘 구름에 스미네 달빛을 따르니 솔 그림자 나뉘고 꽃술을 따르니 국화 향기 떠오르네 한 번 취해 난계의 길을 거닐자니 산기 또한 꽃다운 향기 풍기누나 원주(原注)에 혹 ‘향기가 풍기누나.〔芳芬〕’라고 하였다.

60. 淸臨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層峯繚繞藏仙境。一水玲瓏隔斷林。塵世幾回傷白首。靑山終不易黃金。殘苔弊塔千年寺。獨鳥孤雲萬里心。暮歲簪纓如可謝。武陵漁父定追尋。

번역

겹겹의 산봉우리 둘러싸서 선경을 감추고 한 줄기 맑은 물이 숲과 단절되었네 속세에서 몇 번이나 백발에 상심했나 청산은 끝내 황금으로 바꾸지 못하리 이끼 끼고 무너진 탑 천년의 절이요 외로운 새와 구름 만 리를 가는 마음일세 만년에 벼슬을 사양할 수 있다면 무릉의 어부를 정녕 따르리라

61. 靑淵洞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7D

원문

奇岑萬疊廻幽洞。絶壁千層半夕陽。葉落松壇游鹿戲。淵徊石竇毒龍藏。巖鼯負栗深窺穴。林鳥含巢倦度岡。勝地不辭煩一醉。滿山秋思水聲長。

번역

기이한 봉우리 만 겹으로 그윽한 골짝을 둘러싸고 절벽은 천 층이나 되는데 반쯤 저녁 해가 비추네 낙엽 진 솔 언덕에는 노는 사슴이 뛰놀고 돌 구멍 깊숙한 곳엔 독룡이 숨어 있네 다람쥐는 밤을 지고 깊은 구멍을 살피고 숲새는 둥이를 물고 지친 채 산등성이를 넘어가네 좋은 곳에서 한 번 취하는 것 마다하지 않으니 산 가득한 가을 생각에 물소리만 길구나

62. 開巖道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碧巘迢迢沈紫霧。丹崖落落陰蒼松。山山曉色林林影。谷谷秋聲樹樹風。實相水交深寂水。淸臨峯對白蓮峯。浮雲一去空陳迹。嗚咽寒灘晝夜東。

번역

푸른 봉우리 아득히 붉은 안개에 잠기고 붉은 절벽 우뚝하게 푸른 소나무 그늘 드리웠네 산마다 새벽빛이 숲마다 그림자 비치고 골짝마다 가을 소리 나무마다 바람 부네 실상은 깊고 고요한 물과 어우러지고 맑게 임하여 백련봉과 마주하네 뜬 구름 한 번 떠나니 공연히 자취만 남았는데 오열하는 찬 여울은 밤낮으로 동쪽에서 흐르네

63. 下山道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夙聞南極有瀛洲。此日相尋第一區。紫嶺蒼杉棲鶴老。碧雲丹洞祕仙遊。千峯月色分僧影。萬樹猿聲斷客愁。匹馬山城還北望。長江空向海門流。

번역

남극에 영주 있다던 말 진작 들었더니 오늘에야 제일 좋은 곳 찾아왔네 자령의 푸른 삼나무엔 깃든 학이 늙었고 푸른 구름 붉은 골짝엔 신선 놀이 숨어 있네 일천 봉우리 달빛 속에 승려 그림자 나뉘고 만 그루 나무 원숭이 소리에 객 시름 끊기네 필마로 산성에서 북쪽을 바라보니 긴 강물 부질없이 바다 향해 흐르네

64. 出山道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塵喧不似泉巖靜。獨樂誰如與衆人。幸遇□聖明酬素抱。喜從良友契微身。如今宵旰求遺逸。何處雲林有隱淪。我亦金鑾舊學士。山靈莫笑浪簪紳。

번역

속세의 시끄러움은 산수의 고요함만 못하니 홀로 즐김에 어찌 남과 함께함만 하겠는가 다행히 성명을 만나 평소 포부를 이루고 기쁘게 좋은 벗을 따라 미천한 몸 의탁하네 지금 밤낮으로 은사를 구하는데 어디의 운림에 숨어 살 수 있을까 나도 금란의 옛 학사이니 산신령은 헛되이 벼슬한다고 비웃지 마오

65. 渡海門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江暝聽驚雁。離歸夜泊初。客行秋雨後。村靜曉潮餘。珠淚鮫人泣。荊扠〔原注:恐作釵〕海婦漁。買魚囊已盡。不見故鄕書。

번역

강물 어두워 기러기 소리 들리는데 이별하고 돌아가서 밤에 막 묵는다네 나그네 길은 가을비 내린 뒤이고 마을은 새벽 조수 물러간 뒤 고요하네 진주 눈물로 여우비는 울고 형초(荊扠)〔원주에는 차(釵)로 되어 있는 듯하다.〕에 해부와 어부가 있네 생선 사려니 주머니 이미 다 비었는데 고향에서 온 편지 보이지 않네

66. 懷邊山有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8B

원문

京國離情阻。山川知識疏。靑春懷雨露。白髮負樵漁。出處千年會。榮枯一夢餘。世間魚水樂。誰見賦歸歟。

번역

서울에서 이별하는 정 막막하고 산천의 지식도 소원해졌네 청춘에 우로를 생각했는데 백발 되어 초어의 삶 저버렸네 출처는 천년의 만남이요 영고성쇠는 한 꿈의 나머지라네 세상의 어수의 즐거움 누가 돌아갈 시 지었나

원문

海山迢遞接天根。絶磴蒼苔手幾捫。野客倦投寒嶂寺。白雲空鎖碧蘿門。松邊冷影秋霄鶴。月下淸音曉嶺猿。一衲孤僧方丈住。皺眉應厭俗人喧。

번역

바다와 산 아스라이 하늘 뿌리 닿았는데 절벽의 푸른 이끼 몇 번이나 손으로 어루만졌나 야객은 지쳐서 차가운 산속 절에 투숙하는데 흰 구름 부질없이 푸른 등라문에 잠겼네 소나무 가에 서늘한 그림자는 가을 하늘 학이요 달 아래 맑은 소리는 새벽 고개 원숭이로세 한 승려 외로운 중 방장실에 머무르니 눈썹 찡그리며 속인의 시끄러움 싫어하겠지

원문

鶴去層岑淨社空。海天孤日遠無窮。一聲畫角秋山晩。吹起斜陽萬壑風。

번역

학이 떠난 층층 봉우리 고요한 절간 비었는데 바다 하늘 외로운 해는 아득히 끝이 없네 한 소리 화각 울리는 가을 산 저물녘에 석양에 만 골짝 바람 불어 일으키네

67. 次安判書韻。書寄釋森上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8C

원문

人生天地共悠悠。夢裏光陰去不留。萬疊雲山雙草屩。百年身世一虛舟。禪潭秋盡魚龍隱。瀛海潮生島嶼浮。想見江湖飛錫處。忘機唯有日邊鷗。

번역

인생은 천지와 함께 아득한데 꿈속의 세월은 가고 머물지 않네 만 겹 구름 산에 두 짚신을 신고 백 년의 신세는 한 척 빈 배로다 선담엔 가을 다해 어룡이 숨고 바다엔 조수 일어 섬들이 떠오르리 생각건대 강호에서 석장 날리는 곳에 기심 잊은 건 오직 해변 갈매기뿐이리

원문

誤落紅塵歲向闌。夢魂空繞舊江山。楞岑暮氣煙凝點。猬水秋波月色團。露濕蘿衣雲臥冷。泉侵竹簟野眠寒。俗緣已盡禪機熟。一室神遊四海寬。

번역

속세에 잘못 떨어져 세월이 저물어 가는데 꿈은 부질없이 옛 강산을 맴도네 능침의 저녁 기운에 안개가 뭉쳐 있고 위수의 가을 물결에 달빛이 둥글구나 이슬에 젖은 나일옷은 구름 속에 차갑고 샘물이 침범한 대자리는 들판에서 자니 차갑네 세속 인연 다하고 선의 기미 익으니 온 방 안에서 신선 놀아 사해가 넓구나

68. 冬柏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芳樹千尋岸。高秋四望通。鯨瀾翻海日。螺嶼點雲空。氣積三山外。天回一水中。蒼茫煙月暮。獨立欲誰從。

번역

천 길의 언덕에 꽃나무 우거지고 높은 가을 사방이 탁 트였네 고래 파도 바다 위로 넘실대고 조개 섬 구름 속에 점점이 보이네 기운은 삼신산 밖에 쌓여 있고 하늘은 한 물속으로 돌아가네 아득한 연월 아래 저물녘에 홀로 서서 누구를 따르려나

원문

鼇背層瀾積。滄洲秋色遐。歸帆天際島。落雁日邊沙。海暗群峯霧。潮通萬里波。蓬山何處望。目斷碧空霞。

번역

자라 등 같은 층층 물결 쌓이고 푸른 모래섬에 가을빛 아득하네 돌아가는 배는 하늘가 섬으로 가고 지는 기러기는 해 저문 모래톱으로 날아가네 바다 어두워 산봉우리에 안개 끼고 조수는 만 리의 물결과 통하네 어디에서 봉래산을 바라볼까 푸른 하늘 노을에 시야가 막혔네

원문

重巖衝疊浪。絶岸壓鴻溟。葉落千年樹。雲開百尺亭。浮天霞海動。映日島潮平。漠漠煙波外。悲歌寄遠汀。

번역

겹겹의 바위는 파도에 부딪치고 깎아지른 절벽은 큰 바다를 누르네 천년 묵은 나무엔 낙엽이 지고 백 자 높이 정자에는 구름이 걷혔네 하늘에 떠 있는 노을 바다는 일렁이고 해에 비치는 섬의 조수는 잔잔하네 아득히 안개 낀 물결 너머로 슬픈 노래가 먼 물가에 부쳐지네

69. 次子剛〔原注:張玉〕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8D

원문

古壘風煙斷。空林鳥雀鳴。嶺雲迷別路。江笛送邊聲。去國三秋夢。懷人萬里情。茫茫滄海岸。日暮倚孤城。

번역

옛 성터에 바람과 연기 끊어지고 빈 숲에는 새들만 지저귀는데 고개 구름은 갈 길을 어둡게 하고 강가 피리 소리는 변방 소식 전하네 도성 떠난 삼 년 세월 꿈결 같아 그리운 사람 만 리의 정이로세 망망한 푸른 바닷가에서 해 저물 때 외로운 성에 기대 있노라

원문

搖落谿山路。悲涼鼓角鳴。寒雲迷北嶺。孤雁寄西聲。此地同秋日。他鄕異旅情。相思知夜永。歸夢落邊城。

번역

낙엽 지는 계곡 산길에 비장한 고각 소리 울려 퍼지네 찬 구름은 북쪽 고개에 자욱하고 외로운 기러기 서쪽에서 우네이 곳엔 가을날과 같지만 타향이라 나그네 심정 다르구나 서로 그리워 밤 긴 줄 알겠으니 돌아갈 꿈 변방 성에 떨어지네

70. 客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海戍塵沙暗。荒城落日遒。一年一回別。萬里萬重愁。月隱溪樓夜。風鳴島葉秋。歸心何處斷。江水不曾留。

번역

바닷가 수루에 먼지 모래 어둡고 황량한 성에 지는 해가 빠르구나 일 년에 한 번 이별을 하였으니 만 리 길에 만 겹의 시름이로세 달은 계곡 누대 밤에 숨어들고 바람은 섬 나뭇잎 가을에 우네 돌아갈 마음 어느 곳에서 끊으랴 강물은 머무른 적이 없었으니

71. 宿禪雲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重門喬木翳。疏牖飛峯明。草砌寒蛩泣。花溪暗水鳴。香煙生寶篆。山月入空庭。寂寂聞僧偈。曙天淸露零。

번역

겹문에는 교목이 그늘을 드리우고 성긴 창엔 날아가는 봉우리 밝구나 풀밭에선 가을 귀뚜라미 울어대고 꽃 핀 시내엔 물소리 은은하네 향 연기는 보배로운 부적에서 피어나고 산의 달빛은 빈 뜰로 들어오는데 고요히 들려오는 스님의 게송 소리 새벽 하늘에 맑은 이슬이 떨어지네

72. 夜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9A

원문

溪雲廻暗樹。山葉落殘湫。塔影空庭月。蟲聲古屋秋。宵虛凝野籟。峯露滴潭楸。獨與寒僧酌。松簷星漢留。

번역

시내 구름은 숲에 어둡게 돌아오고 산 나뭇잎은 못에 떨어져 시들었네 탑 그림자 비치는 빈 뜨락엔 달빛이요 벌레 소리 들리는 옛집에는 가을이로다 밤이 고요해라 들판의 바람소리 엉기고 봉우리의 이슬은 연못의 오동나무에 떨어지네 홀로 차가운 중과 술잔을 나누노라니 솔 처마에 은하수가 머물러 있구나

73. 憶邊山舊遊。書與僧尙淳。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海山秋日晩。孤客滯雲蹤。洗眼仙溪水。開襟月井風。蘿衫猶濕翠。楓逕憶鳴筇。送送西飛鵠。獨廻義相峯。

번역

바닷가 산에 가을 해 저물어 가는데 외로운 나그네 구름 속 자취 머무네 선계의 물에 눈을 씻고 월정의 바람에 옷깃을 여노라 나삼은 아직도 푸른빛이 젖어 있고 단풍 길엔 지팡이 소리 기억하겠지 서쪽으로 나는 기러기 보내고 홀로 의상봉으로 돌아가네

74. 朝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蕭疏潭樹影。淅瀝海杉聲。爽氣宵雲卷。廻風雨葉輕。菊承巖露潤。楓帶曙霜明。歸路煙林暗。山泉空自鳴。

번역

쓸쓸한 못가 나무 그림자요 우수수 소나무 바람소리라 상쾌한 기운에 밤 구름 걷히고 회오리바람에 낙엽이 가벼워라 국화는 바위 이슬 받아 윤기 나고 단풍은 새벽 서리 맞아 선명하네 돌아가는 길 안개 낀 숲 어둑한데 산천만 공연히 절로 울어대누나

75. 楓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空山有幽桂。亦足契心朋。散染凝寒露。裁霞映粹氷。石知根苦入。霜會葉思稜。苒苒秋華改。念君胡不矜。

번역

빈 산에 그윽한 계수나무 있어 마음 맞는 벗과 짝하기에 충분하네 흩어진 이슬은 찬 기운을 모으고 비단 같은 노을은 맑은 얼음 비추네 바위는 뿌리 깊이 들어감을 알고 서리는 잎새가 뾰족해짐을 생각하네 무성하던 가을 꽃이 변하니 그대는 어찌 자만하지 않으려나

76. 送亨仲〔原注:尹衢〕赴京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落落扶桑客。少年懷遠遊。秦城迷塞望。遼海隔鄕愁。燈暗燕雲暮。劍驚胡地秋。風霜一萬里。日夜白添頭。

번역

우뚝한 부상의 나그네여 소년에 멀리 떠나갈 생각 품었구나 진성은 변방의 시야에 아득하고 요해는 고향의 시름을 막아주네 등불 어두운 연경엔 구름이 저물고 칼에 놀란 오랑캐 땅은 가을일세 풍상 속에 만 리 길을 떠나니 밤낮으로 흰머리만 더해지누나

77. 送恕卿〔原注:韓忠〕忠淸道水使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城闕關山遠。樓臺瘴海邊。歸心迷極浦。別淚灑寒天。木落暗江雨。秋深古壘煙。悠悠投絶域。日暮撫孤絃。

번역

성곽과 관산은 멀고도 먼데 누대는 바다 변에 섰구나 돌아갈 마음은 극포에서 헤매는데 이별의 눈물은 찬 하늘에 뿌리네 낙엽 지니 강 비는 어둡고 가을 깊어 옛 성터엔 연기 피어나네 유유히 먼 곳으로 부임하니 저녁에 외로운 거문고 타노라

원문

霜風寒葉殞。江日暮山沈。故國愁千里。孤城伴一心。軍旄邊月暗。書幌夜潮侵。塞雁誰傳札。雲連碧海深。

번역

서리바람에 찬 잎이 떨어지고 강물 위 해는 저문 산에 잠기네 고국은 천 리 멀어 시름겹고 외로운 성에서 한 마음으로 지내노라 군마의 깃발엔 변방 달빛 어둡고 편지 봉함에는 밤 조수 밀려드네 변방 기러기에게 누구에게 편지 전할까 구름은 푸른 바다에 깊이 이어졌네

78. 記夢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299C

원문

異域江山故國同。天涯垂淚倚孤峯。潮聲寂寞河關閉。木葉蕭條城郭空。野路細分秋草裏。人家多住夕陽中。征帆萬里無回棹。碧海茫茫信不通。

번역

이역의 강산은 고국과 같아 하늘 끝에서 눈물 흘리며 외로운 봉에 기대네 조수 소리 적막한데 하관은 닫혔고 나뭇잎 쓸쓸한데 성곽은 비었구나 들판 길 가을 풀 속에 잘 나뉘었고 인가는 저녁 해 속에 많이 머무네 만 리 가는 배는 돌아올 줄 모르는데 푸른 바다 아득하여 소식도 통하지 않네

원문

去年冬之中初直闕夜。夢浮扁舟循岸。而轉登一峯。東南滄海浩渺。西北雲山漫空。夕陽斜嶺。村家在岸。遙見城郭隱翳於煙樹之中。徘徊惆悵。有去國遠遷之思。中路問之。乃吉城云。及覺。驚汗滿身。餘懷尙悽然以悲。爲詩以記。

번역

지난해 동짓달 중초(中初)의 궐 야직을 서다가 꿈에 조각배를 타고 언덕을 따라가서 한 봉우리에 올라가니, 동남쪽은 푸른 바다가 아득하고 서북쪽은 구름 낀 산이 하늘에 가득하였으며 석양빛이 고개에 비끼어 있었는데, 언덕에는 마을집이 있고 멀리 성곽이 안개와 나무 속에 희미하게 보였다. 배회하며 슬퍼하다가 나라를 떠나 멀리 옮겨갈 생각이 들었는데, 중도에서 물어보니 바로 길성(吉城)이라고 하였다. 꿈을 깨고 나서는 놀라 땀이 온몸에 흥건하였는데, 남은 회포는 아직도 서글프고 슬퍼서 시를 지어 기록한다.

79. 牙山謫居詠懷。寄仲耕。〔原注:尹自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0B

원문

孤囚海一徼。魚鳥但相群。淚暗關山雪。心飛故國雲。雁風霜氣逼。燈雨夜光分。苒苒芳年暮。隔江空憶君。

번역

바다 한쪽 외로이 갇혀 있으니 물고기와 새들만 무리 지었구나 눈 내리는 관산에 눈물은 어둡고 고국의 구름 속에 마음은 날아가네 서릿바람 부는 갈바람에 추위가 엄습하고 등불 비치는 밤비에 빛이 나뉘네 덧없이 꽃다운 시절 저물어가니 강 건너에서 공연히 그대 생각하네

원문

炎荒萬里外。日暮與誰群。賦絶長沙鵩。心知衡岳雲。旅帆天外斷。鄕路雪邊分。塞北多歸雁。無緣一問君。

번역

더운 변방 만리 밖에서 해 저물어 누구와 어울릴까 장사의 봉황은 시로 다하지 못하고 형산의 구름을 마음으로 알겠네 나그네 배는 하늘 밖에 끊어지고 고향 길은 눈 가에 갈라지네 변방 북쪽에 돌아가는 기러기 많지만 한 번 물어볼 인연 없구나

원문

江城寒日晩。獨鳥遠離群。滄海無歸客。關山有住雲。霜寒蘆葦動。夜靜星河分。落盡天涯淚。因風一寄君。

번역

강성에는 찬 해가 저물어 가는데 외로운 새는 멀리 무리를 떠났네 푸른 바다엔 돌아갈 객이 없고 관산에는 머무는 구름만 있구나 서리가 차니 갈대숲은 흔들리고 밤이 고요하니 은하수는 흩어졌네 하늘 끝에서 눈물을 다 흘린 뒤에 바람결에 그대에게 부쳐 보내네

원문

嚴霜吹晩葉。宿客暮求群。海國三年別。鄕山一片雲。驚猿吟雪盡。落羽隔天分。唯有湖邊月。今宵又照君。

번역

서리 내리고 낙엽 지는 저녁에 나그네가 밤이 되어서야 벗을 찾았네 바닷가에서 삼 년 동안 떨어져 있었으니 고향 산에는 한 조각 구름만 떠 있겠지 눈 다 덮여 놀란 원숭이 울어대고 하늘이 갈라져서 낙엽이 날리네 오직 호숫가의 달만이 있어 오늘 밤에도 그대를 비추겠지

원문

風沙江不霽。驚鶴獨無群。秦塞幾回雁。楚天多暮雲。人猶千里遠。月自兩鄕分。一掬相思淚。何時更見君。

번역

바람 불고 모래 날려 강물도 맑지 않은데 놀란 학은 홀로 무리 없구나 진나라 변방에 기러기 몇 번이나 돌아갔나 초나라 하늘엔 저녁 구름 많아라 사람은 천 리 멀리 떨어져 있고 달은 양쪽 고을에 나뉘어 비추네 한 줌 그리움의 눈물로 언제 다시 그대 보려나

80. 偶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古郭嵐煙老。孤村鷄犬閑。野寒人獨去。林暝鳥相還。江雨灑斜照。海雲沈遠山。西峯僧舍近。隔水暮鍾殘。

번역

옛 성곽에 안개 자욱해 늙은 듯하고 외로운 마을엔 닭과 개 한가롭네 들판이 추워 사람 홀로 떠나고 숲이 어두워 새는 서로 돌아오네 강비는 석양을 뿌리고 바다 구름은 먼 산에 잠기네 서쪽 봉우리 절간 가까운데 물 건너 저녁 종소리 잦아드네

81. 詠物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有鳥類寒鵲。雙飛復雙鳴。南山高樹林。往來聊寄生。口含海中泥。足持邊草莖。風雨結所止。歲暮相經營。翩翩驕俠兒。輕肥事橫行。手中弓似月。囊中丸似星。雙丸落雨羽。折翼隨榛荊。蕭蕭枝上巢。一夕風飄零。爾死已可哀。爾雛將誰寧。寒林不足託。夜雪空嚶嚶。寄語世上人。休懷害物情。

번역

추운 날씨에 까치와 비슷한 새가 쌍쌍이 날아다니며 쌍쌍이 울어대네 남산의 높은 나무 숲에서 오고 가며 애오라지 기생하네 입에는 바닷속 진흙을 물고 발로는 변방 풀줄기를 잡았네 비바람 속에 머무는 곳에 집 지으니 세밑에 서로 경영하였구나 펄펄 날아다니는 교만한 아이들 가볍게 살찌며 멋대로 다니네 손에 든 활은 달과 같고 주머니 속 탄환은 별과 같네 두 개의 탄환이 비 오듯 떨어지니 날개 꺾여 가시나무를 따르네 쓸쓸한 가지 위의 둥지가 하룻밤 바람에 날아가 버렸구나 너의 죽음 이미 슬프지만 너의 새끼는 장차 누구에게 의탁할까 추운 숲도 의탁할 곳이 못 되어 눈 내리는 밤 부질없이 울어대네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생물을 해치는 마음 품지 마시게

82. 謫中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0C

원문

江淨暮煙斷。天空落日長。一聲羌笛怨。千里逐臣傷。鳥宿沙邊雪。猿棲嶺外霜。白雲何處望。晴海遠茫茫。

번역

강물 맑아 저녁 안개 끊어지고 하늘에 지는 해 길기만 하네 한 가락 강적 소리 원망스럽고 천 리를 쫓겨난 신하 상심하네 새는 모래 언덕 눈 속에 자고 원숭이는 고개 너머 서리 속에 사네 흰 구름 어디에서 바라볼까 맑은 바다 멀리 아득하구나

원문

故國十年謫。瘴江千里長。滄浪空有詠。菰米幾懷傷。愁接吳山雨。鬢添荊樹霜。悠悠萬古恨。一寄海蒼茫。

번역

고국 떠나 유배 온 지 십 년 세월 장강 물은 천 리 길 멀기만 한데 창랑곡을 부질없이 읊조리면서 고미 먹는 그대 생각 얼마나 했나 오산의 비에 시름이 깊어지고 형수의 서리에 귀밑머리 희네 아득한 만고의 한을 품은 채로 바다 저편에 편지 한 통 부치노라

원문

去國淚無盡。思家愁獨長。百年空負志。一死有餘傷。滄海魂遊月。荒山骨埋〔原注:許典翰篈。聞於北道故老。則瘞字云。〕霜。世間誰會意。天地亦微茫。

번역

고국 떠나니 눈물 끝이 없고 집 생각에 시름 홀로 깊어지네 평생토록 뜻을 저버렸으니 한 번 죽어도 남은 슬픔 있구나 푸른 바다에 넋은 달과 노닐고 황량한 산에 뼈는 서리에 묻혔네 원주(原注)에 “허전한(許典翰)의 무덤이 북도의 고로(故老)에게 들으니 ‘매장했다’고 한다.” 하였다. 세상에서 누가 내 뜻을 알겠나 천지도 또한 아득하기만 하구나

83. 寄家兄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西海蒼蒼萬里波。一身藏處亦爲多。數聲歸雁南天遠。白首孤親奈爾何。

번역

서해는 푸르러라 만 리의 물결이여 한 몸을 감추어 두기에 또한 많구나 몇 마리 돌아가는 기러기 남쪽 하늘 멀어지니 백발에 외로운 어버이 어찌할거나

84. 書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0D

원문

海霜風氣夜嘐嘐。江上驚禽轉失巢。鵲喜鄕心來近樹。雲愁別望落遙郊。篝燈一點窓疑曉。山雨數聲門似敲。獨憶故園殘雪後。臘前梅蕊動寒梢。

번역

바닷가 서리 바람이 밤에 쌀쌀하니 강가의 놀란 새는 둥지를 잃었구나 까치는 고향 그리워 가까운 나무로 오고 구름은 이별 시름으로 먼 들판에 떨어지네 등불 하나에 창문은 새벽인 듯하고 산비 몇 방울에 문 두드리는 듯하네 홀로 생각나네, 고향의 잔설 뒤에 섣달 전에 매화 꽃망울이 차가운 가지에서 흔들리겠지

85. 夜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陰陰寒雪暮。翳翳嘉樹影。幽雲吐微色。霜月生高嶺。泠泠泉瀨響。蕭蕭林木靜。孤村人不歸。茅齋夜方永。空庭獨徘徊。星河看耿耿。

번역

어둑어둑 차가운 눈 내리는 저녁 그늘 그늘 아름다운 나무 그림자 짙은 구름이 희미한 빛을 토해내고 서리 달이 높은 고개에 떠오르네 시원하게 샘물 소리 울려 퍼지고 쓸쓸하게 숲 속의 나무들 고요하네 외딴 마을에 사람들은 돌아가지 않고 초가집엔 밤이 한창 깊어 가는데 빈 뜰에서 홀로 배회하다가 반짝이는 은하수를 바라보노라

86. 懷故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空城立馬望行衢。雲樹蒼蒼隔暮湖。故國幾時還托袂。浮生從此永分途。愁深瘴海波瀾動。淚濕荒煙草木枯。何處江山今夜月。碧天無際雁聲孤。

번역

빈 성에 말 세우고서 큰길을 바라보니 구름 낀 나무 푸르른데 저문 호수 가로막혔네 고국으로 언제나 돌아가서 소매 붙들까 덧없는 인생 이제부터 길이 헤어지리라 시름 깊은 바다에는 파도가 일렁이고 눈물 적신 거친 연기에 초목이 시드누나 어느 곳 강산에 오늘 밤 달빛 비출까 푸른 하늘 끝없이 기러기 소리 외롭구나

87. 安邊龍塘。別圭復。〔原注:柳庸謹〕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萬里胡山謫。茲行未有還。離亭一杯酒。迢遞海門關。

번역

만 리 먼 오랑캐 땅에 귀양살이 이번 걸음 돌아가지 못하겠네 이별의 정 머금은 한 잔 술 아득히 바닷가 관문으로 향하네

88. 登蔓嶺侍中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海遠雲長暗。天遙雁不回。生還如有日。更上侍中臺。

번역

바다 멀고 구름 길어 어두운데 하늘 저편 기러기 돌아오지 않네 살아 돌아온 날이 있는 듯하여 다시 시중대에 오르노라

89. 磨雲道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孝意憫孤親。忠誠負明君。竄身海一極。蕭蕭風雪昏。一死已自分。萬事誰更論。寧沈滄海水。永爲魚腹魂。未敢溝瀆經。悠悠度嶺門。

번역

효성으로 외로운 어버이 걱정하고 충성으로 밝은 임금 저버렸네 바다 끝에 귀양 와서 쓸쓸히 눈보라 속에 지내노라 한 번 죽을 운명 이미 알았으니 만사를 누가 다시 논하랴 차라리 깊은 바닷물에 잠겨 영원히 물고기 배 속의 혼이 되리 감히 구독을 지나지 못하고 아득히 고개 문을 넘으리

90. 明川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流落殘春老北荒。勝筵淸夜醉高堂。風光不到塵沙境。歌舞還看魑魅鄕。

번역

남은 봄에 떠돌다가 북방에서 늙어가다 좋은 자리 맑은 밤에 고당에서 취하였네 풍광은 티끌과 모래의 경계에 이르지 않고 가무는 도리어 요괴의 마을을 보겠구나

91. 次記夢詩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謫裏山河昔夢同。海天窮處獨登峯。歸心一片隨回雁。別淚千行灑斷空。白日不分寒塞外。靑春已過遠離中。生還故國應無路。只見滄波萬里通。

번역

유배지 산하가 옛날 꿈속과 같아 바다 끝에 홀로 봉우리에 올랐네 돌아가고픈 한 조각 마음 기러기 따라 돌아가고 이별의 눈물 천 줄기 끊어진 하늘에 뿌리네 한나라 변방 밖에서 해는 구분할 수 없고 먼 이별 속에 봄은 이미 지나갔네 살아서 고국으로 돌아갈 길 없으니 다만 푸른 물결 만 리에 통하는 것 보겠지

92. 到會寧。書示仲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1C

원문

明時流竄鬼爲隣。海國何人識楚臣。城上頑雲長晦晝。塞邊寒草不知春。家書一片傳南極。客路千重近北辰。惆悵故鄕無日去。天涯獨立淚盈巾。

번역

밝은 시대에 귀양살이 귀신과 이웃인데 바다 나라 어느 누가 초나라 신하 알겠나 성 위의 짙은 구름은 늘 대낮을 어둡히고 변방의 찬 풀은 봄인 줄도 모르네 집에서 온 편지 한 장 남쪽 끝에 전해지고 객지의 길 천 겹으로 북극성과 가깝구나 서글퍼라 고향을 갈 날이 없으니 하늘 끝에 홀로 서서 눈물만 수건 적시네

원문

孤鴻獨鶴更誰隣。天外形骸兩逐臣。邊草有情生晩綠。故園無主已殘春。楚儒心事醒吟日。賈傅情懷痛哭辰。虛負百年忠孝計。夕陽相送涕沾巾。

번역

외로운 기러기 외로운 학은 다시 누구와 이웃할까 하늘 밖의 형체는 두 신하를 쫓아오네 변방 풀은 정이 있어 늦게 푸르름을 돋우는데 고향 동산엔 주인이 없어 이미 봄이 다하였네 초나라 선비의 심사는 깨어 시 읊던 날이요 가부의 회포는 통곡하던 때라네 평생 충효의 계책을 저버렸으니 석양에 전송하며 눈물로 수건 적시네

93. 夜酌。書寄仲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雪落胡天遠。雲生北海深。一杯相別後。何處更論心。

번역

눈은 먼 오랑캐 땅에 내리고 구름은 깊은 북해에서 피어나네 한 잔 술로 서로 이별하고 나면 어디에서 다시 마음을 논할까

94. 別仲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三春同逆旅。萬里共間關。此日還分手。何年更對顏。生涯唯短淚。別路幾重山。歸去邊城暮。依依隻影殘。

번역

삼춘에 객지에서 함께 지내다가 만 리 길을 함께 간관(艱關) 겪었네이 날에 다시 손을 놓으니 어느 해에나 다시 얼굴 마주할까 생애는 짧은 눈물뿐인데 이별길엔 몇 겹 산이로세 저물녘 변방 성으로 돌아가니 외로운 그림자만 아련하구나

95. 江壇別仲耕。次其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歸夢家何處。殘生地盡頭。碧天鴻已斷。滄海淚空流。

번역

돌아갈 꿈은 집이 어디메뇨 남은 생애는 다 죽을 때까지 푸른 하늘에 기러기 이미 끊어졌는데 바다를 바라보며 눈물만 흘리네

원문

塞酒無多酌。胡笳不忍聞。江壇一相送。邊月獨臨君。

번역

변방의 술은 많이 따를 수 없는데 오랑캐 피리 소리는 차마 못 듣겠네 강가에서 서로 전송하고 나니 변방 달빛 아래 홀로 그대 임했구려

96. 穩城〔原注:三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1D

원문

地尖城郭當江衝。天闊樓臺壓塞崇。山勢似將知向國。川容不敢背朝宗。化行殊俗王恩大。威振穹廬將令通。從此太平民奠枕。勒碑還笑燕然功。

번역

땅 끝의 성곽이 강물과 맞닿아 있고 하늘 넓은 누대가 변방을 굽어보네 산세는 나라를 향해 오려 하는 듯하고 강물도 감히 조정을 등지지 못하겠네 화성으로 풍속 바꾸니 임금 은혜 크고 위엄이 천하에 떨쳐 장차 통일하리라 이제부터 태평시대 백성들 편안할 테니 비석 새긴 연연공을 도리어 비웃으리

원문

營門寥落俯山戎。風日蕭條草樹空。吏士彎弓思敵愾。兒童作隊學軍容。收兵野壁朝吹角。候賊邊臺夜報烽。逐客更堪羞負志。莫將書劍倚崆峒。

번역

영문은 쓸쓸하게 산과 군대를 굽어보고 바람과 햇빛도 쓸쓸한데 초목만 무성하네 아전과 군사는 활을 당기며 적을 생각하고 아이들은 대열 지어 군대의 모양 배우네 들판의 성벽에선 아침 나팔 소리 들려오고 변방의 망루엔 밤마다 봉화가 피어나네 쫓겨난 신하로 다시 부끄러운 뜻 저버렸으니 서검을 가지고 공허한 산에 의지하지 말아야지

원문

山野荒涼擁一城。夷言鳥面有殘氓。家臨腥水魚爲食。俗近羶鄕駱作羹。陌上但逢馳獵士。學中難見讀書生。休將故國思歸念。更聽深宵鼓角聲

번역

황량한 산야가 한 성을 에워싸고 있는데 오랑캐 말에 새 얼굴로 남은 백성 있네 집은 비린 물가라 고기로 먹고 살며 풍속은 오랑캐 나라와 같아 낙타로 국 끓이네 길에서 만나는 건 사냥하는 사람뿐이고 학문 중에는 글 읽는 선비 보기 어렵네 고국을 그리워하며 돌아갈 생각 말게나 밤 깊도록 고각 소리 다시 들려오니

97. 懷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懷土莫懷歸。懷歸傷人心。心傷已不惜。魂逝何由尋。邊草亦知春。浮雲無與期。日暮雲頭下。茫茫何所之。

번역

고향을 그리워도 돌아갈 수 없으니 돌아갈 곳 그리워하는 마음 상하네 마음이 이미 상해 아까울 것 없는데 넋은 떠나면 어찌 찾아가리오 변방의 풀 또한 봄을 알건만 뜬구름은 기약할 데 없구나 날 저물어 구름 머리 아래로 가니 아득히 어디로 가는가

98. 塞上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胡天三月雪猶飛。塞門千里人未行。黃沙白草豆滿頭。胡兒雜遝來江汀。明金照玉粧馬勒。翻身走馬掠江城。江城百雉高揷天。城下杜鵑花點明。折花揷首弄春華。春酒春魚春筵淸。翠袖回回水底舞。悲笳一曲干靑冥。曲終歸去江日落。江水泠泠江草靑。

번역

오랑캐 땅 삼월에도 눈이 아직 날리는데 변방의 천 리 길에 사람 행차 없었더니 누런 모래 흰 풀에 두만두가 머리에 가득한데 오랑캐 아이들 어지러이 강가로 오네 금빛 옥빛으로 꾸민 말 안장과 고삐를 몸을 돌려 달리는 말로 강성을 휩쓸어라 백 길이나 높은 성은 하늘에 닿았는데 성 아래 두견화는 점점이 환히 피었구나 꽃을 꺾어 머리에 꽂고 봄 경치 즐기니 봄 술과 봄 물고기로 봄 잔치가 화락하네 푸른 소매 빙빙 돌며 강물 속에서 춤추고 슬픈 피리 한 곡조는 하늘에 닿으려 하네 곡이 끝나면 돌아가는데 강에는 해가 지고 강물은 졸졸 흐르고 강 풀은 푸르구나

99. 離恨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古壘隣胡落。殘城近戰場。有身投絶域。無夢到家鄕。子母恩情遠。妻孥歸望長。難因寄音字。何處問存亡。

번역

옛 성루는 오랑캐와 이웃하고 무너진 성은 전장과 가까워라 몸이 있어 먼 변방에 투항하였으니 꿈속에도 고향을 가지 못하네 자식과 어미의 은혜로운 정 멀어지고 처자식은 돌아갈 희망 길기만 하네 편지나 부치기도 어려우니 어디에서 생사를 물어볼까

100. 次潘禹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2B

원문

四月邊城柳絮飛。天涯逐客苦思歸。春風不與衰顏好。野草山花獨借輝。

번역

사월이라 변방 성에 버들개지 날리는데 하늘 끝의 쫓겨난 객 돌아가기 괴롭구나 봄바람은 쇠한 얼굴과 어울리지 않아서 들풀과 산꽃에게 홀로 빛을 빌려 왔네

원문

望鄕聊復上高樓。對酒那能消遠愁。故國春來音信斷。塞山千里獨遲留。

번역

고향을 바라보며 다시 높은 누에 오르니 술을 마신들 어찌 먼 곳의 시름을 잊으랴 고국에는 봄이 왔는데 소식이 끊긴 채 변방 천 리 길에 홀로 더디 머물고 있네

101. 書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春半江南草色催。日長孤館燕飛來。故園今夕風光好。想見桃花滿樹開。

번역

봄이 반쯤 지난 강남에 풀빛이 무성해지고 긴 해에 외로운 객관엔 제비가 날아오네 고향의 오늘 저녁 풍광이 좋을 테니 생각건대 복사꽃이 나무 가득 피었으리

102. 江上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遠遊臨野戍。高會惜年華。夜靜胡天月。春深古塞花。長江誰作酒。哀唱不成歌。望望雲空外。殘星沒曉河。

번역

멀리 나와 들판의 수루에 임하니 고상한 모임에 세월이 아쉽구나 밤 고요해 오랑캐 하늘 달 밝고 봄 깊어 옛 변방 꽃 피었네 긴 강물에 누가 술을 빚는가 슬피 노래해도 노래 이루지 못하네 아득히 구름 너머를 바라보니 남은 별이 새벽 강물에 잠기누나

103. 松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2C

원문

坐對胡山接羽觴。傷心千里塞江長。夕陽亭畔東風暮。碧草殘花似故鄕。

번역

오랑캐 산 마주하고 술잔을 기울이니 천리 밖 변방 강이 길어 마음 아프네 석양 정자 가에 동풍이 저물어 오니 푸른 풀과 시든 꽃 고향 같구나

104. 關山曲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關山孰謂高。雲梯越險岡。塞水孰謂深。短棹凌滄浪。我無千尺梯。又無一葦航。孑孑倚形影。歲暮落戎羌。有風十日連。有雲千里長。風雲相隨去無際。上天下天空茫茫。明月流輝照孤堂。美人如玉天一方。安得化爲精衛鳥。含槎取石長翺翔。塡得東溟成大陸。一日走馬歸故鄕。

번역

관산이 높다 누가 말했나 구름 사다리로 험한 산 넘었네 변방의 물 깊다 누가 말했나 짧은 노로 푸른 물결 건너갔네 나는 천 자 되는 사다리 없고 또 한 척 조각배도 없네 외로이 그림자 의지해 세모에 오랑캐 땅에 떨어졌네 바람 불면 열흘 동안 이어지고 구름 끼면 천 리나 길구나 바람과 구름 서로 따라 끝없이 가니 하늘 위 하늘 아래 아득하기만 하네 밝은 달빛 흘러가 외로운 집 비추는데 옥 같은 미인 하늘 한쪽에 있네 어찌하면 정위의 새 되어 뗏목 물고 돌을 취해 높이 날아 동쪽 바다 메워 대륙 이루고 하루 만에 말 달려 고향으로 돌아갈까

105. 偶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趣短詩難巧。愁深酒不功。邊城何處客。垂淚送春風。

번역

취미가 짧아 시 짓기 어렵고 시름이 깊어 술도 소용없네 변방의 어느 곳 나그네인가 눈물 흘리며 봄바람을 보내노라

106. 對酒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2D

원문

末路依孤雁。殘生逐轉蓬。三關經古國。六鎭慣殊風。塞草傷心碧。江花濺淚紅。唯餘一樽酒。斜日慰詩翁。

번역

말세에 외로운 기러기 의지하고 쇠잔한 목숨 뜬 쑥대 따라가네 삼관은 옛 나라를 지나고 육진은 이국 풍속 익숙하네 변방의 풀은 마음 아프게 푸르고 강가의 꽃은 눈물 뿌리듯 붉구나 오직 한 동이 술만 남아 있어 석양에 시인의 마음 위로하네

107. 被拿還京。到會寧別仲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南樓惆悵柳條新。歌吹偏驚未死人。萬里同來翻一訣。此生何地更相親。

번역

남쪽 누각 처량하고 버들가지 새롭더니 노래 소리에 죽지 않은 사람 몹시 놀라네 만리 길을 함께 와서 도리어 이별하니이 생애 어디에서 다시 서로 친해질까

108. 書李參奉尾扇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竹扇便輕鳳尾長。炎天獨占九秋涼。獄中幽係經三伏。一度淸風是大王。

번역

대 부채 가벼워서 봉미처럼 길고 더운 날씨에 홀로 구추의 서늘함 차지했네 옥중에서 삼복을 지내다 한 번 맑은 바람이 대왕에게서 왔네

109. 獄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愚狂多積罪。天地久全仁。一死何容惜。千秋永返眞。人間違藥石。泉下奉昏晨。亦足平生事。誰爲百歲身。

번역

어리석고 미친 탓에 죄가 많았으나 천지는 오랫동안 온전한 인이었네 한 번 죽음을 어찌 애석해하랴 천추토록 길이 참으로 돌아갔네 인간 세상에서 약석을 어겼지만 황천에서 아침저녁으로 받들리라 평생의 일로도 또한 족하니 누가 백 년을 살았다고 하겠는가

110. 獄中四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3A, ITKCMO0127AA025303B

원문

有母有母今白髮。邈在天南之一極。北來萬里消息斷。夢裏依依思面目。平生不欲負君親。戇愚空將增罪惡。殘骸桎梏繫牢獄。性命如絲在頃刻。萬死那能洗辜累。抱心泉下長冤屈。

번역

어머니가 계시나니 지금은 백발이신데 아득히 하늘 남쪽 한쪽 끝에 계시네 북으로 만 리 오매 소식 끊어졌으니 꿈속에서 아련히 얼굴을 생각하네 평생 군친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더니 어리석음으로 공연히 죄악만 더했네 쇠락한 몸은 옥에 갇혀 매여 있으니 성명은 실과 같아 잠깐 사이에 가겠네 만 번 죽어도 어찌 죄를 씻으리오 가슴 안고 지하에서 길이 원통하리

원문

有兄有妹皆無故。自幼怡怡一家樂。得食相分衣共被。一日不見如歲隔。今朝雲散在南北。雁行何時還會合。不肖之罪死猶甘。生者那堪永傷慼。他年故隴松樹下。相思但有哀淚落。

번역

형도 있고 누이도 있어 모두 무고하니 어려서부터 화목하여 온 집안이 즐거웠네 음식 얻으면 서로 나누고 옷을 함께 입었으니 하루만 보지 못해도 일 년 만에 이별한 듯했네 오늘 아침 구름 흩어져 남북으로 가 있으니 기러기 행렬은 어느 때나 다시 모일까 불초의 죄는 죽어도 달갑지만 살아 있는 자 어찌 영원히 슬픔을 견디랴 훗날 고향 송악산 아래에서 그리워하며 슬픈 눈물만 흘리리라

원문

有妻有妻氷雪姿。昔時少年同結髮。窮居半世瑟琴和。乃知性行多淑潔。白首相期事孤親。一朝身敗家計裂。人間無復再會面。去年一見眞永訣。丈夫非爲兒女懷。却言念之肝膽絶。

번역

아내를 둔 이 아내는 빙설 같은 자태로 옛날에 젊은 시절 함께 머리 묶고 궁벽한 곳에서 반평생 거문고 타며 성품이 매우 순결함을 알았네 백발의 나이에 부모 봉양 기약했는데 하루아침에 몸 망치고 집안 계획 무너졌네 인간 세상에 다시 만날 날 없으니 작년에 한 번 본 것이 참으로 영결이었네 남편은 아내를 위해 슬퍼하는 것 아니요 도리어 생각하면 간담이 끊어지네

원문

有子有子在襁褓。不辨爺孃已岐嶷。明珠炯炯獨自寶。異時成就眞緬邈。我生多罪早失天。歲晩功名敗家業。千秋永此乘白雲。鏡裏孤鸞竟何託。詩書千卷但遺汝。孝悌之餘須好學。

번역

아이가 있어 아이가 포대기에 있나니 어머니 아버님 구분 못해도 이미 영특하네 밝은 구슬이 반짝반짝 홀로 보배로우니 훗날의 성취는 참으로 아득하기만 하구나 나는 죄가 많아 일찍 하늘을 잃었으니 늘그막에 공명도 가업까지 망쳤어라 천추토록 길이 이 백운을 타고 떠나니 거울 속 외로운 난새는 끝내 어디에 의탁할꼬 시서 천 권을 너에게 남겨 주노니 효제한 뒤에 모름지기 학문에 힘쓰거라

111. 獄中袖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3C

원문

思親一念蒼天徹。爲國孤懷白日臨。從此重泉永埋骨。空留詩句寫丹心。

번역

부모 생각하는 한마음은 하늘이 꿰뚫고 나라 위한 외로운 회포는 해가 비추네 이제부터 지하에 길이 묻히게 되었으니 부질없이 시구만 남겨 단심을 토로하네

원문

爲奴尙亦狂殷老。投水何須慕楚囚。自有尋常洽好處。恨無知見到源頭。

번역

종이 되어도 미친 은로가 있었으니 물에 몸 던져 초나라 죄수 흉내낼 것 뭐 있나 평소에도 즐거운 곳 찾아다녔지만 근원을 알 수 없었던 것이 한이었네

원문

志非伊尹將無立。學不顏淵豈有成。九仞爲山功幾就。獨憐鵬化未離溟。

번역

뜻이 이윤이 아니면 장차 어찌 서겠으며 학문이 안연이 아니면 어찌 이루리요 구仞(9)을 산으로 삼는 공을 얼마나 이루었나 홀로 가련한 건 붕새가 바다를 떠나지 못함일세

원문

宇宙風塵多晦霽。古今治亂幾存亡。生逢□聖代還辜負。未報涓埃恨亦長。

번역

우주에 풍진은 맑고 흐림이 많고 고금의 치란은 존망이 어떠했던가 태평성대 만났으나 도리어 저버렸으니 티끌도 보답 못해 한이 또한 깊구나

원문

愛君憂國仍成禍。直道危言竟害生。本不貪生誰畏死。皇天臨下太昭明。

번역

임금 사랑 나라 걱정 화를 불러왔으니 곧은 말 위태한 말 결국 해가 되었네 본디 살기 탐하지 않았으니 누가 죽음을 두려워하랴 황천이 굽어보시니 너무도 밝구나

원문

滔滔宦路迷榮辱。擾擾塵間孰是非。自古賢修多不免。亦知泉壤有依歸。

번역

도도한 벼슬길에 영욕이 어지러우니 어지러운 속세에서 누가 옳고 그른가 예로부터 현인들도 대부분 면치 못했으니 또한 알겠네, 죽어서야 의지할 곳 있음을

원문

從來達者通朝暮。大化流行物有藏。天地悠悠誰獨在。白雲爲友返帝鄕。

번역

예로부터 통달한 이가 조석으로 왕을 보좌했으니 천지의 큰 변화는 유행하여 만물에 감추었네 아득한 천지에 누가 홀로 남아 있나 흰 구름 벗 삼아 황제의 고향으로 돌아가네

112. 減死還配所道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3D

원문

再謫胡州遠。孤吟山海中。將身鼎钁近。釋罪□聖恩隆。天地容微命。江河洗累蹤。深懷無與寫。白日但臨衷。

번역

두 번이나 멀리 호주로 귀양 와서 산과 바다 가운데 외롭게 읊노라니 몸은 삼태기처럼 가까이 있으나 죄를 벗으니 성은이 융숭하구나 천지는 미천한 목숨을 용납하고 강하는 더러운 자취를 씻어 주네 깊은 회포를 토로할 이 없으니 밝은 해가 가슴에 비출 뿐이로다

113. 向穩城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天恩宥罪再生還。驛路行人駭舊顏。惆悵無因還故土。歸心一夜過三山。

번역

임금 은혜 죄 용서해 다시 살게 되었는데 역로의 행인들 옛 얼굴 보고 놀라누나 슬프다 고향으로 돌아갈 길이 없으니 돌아갈 맘에 밤새 세 산을 지났구나

114. 海邊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江兒理繳遵沙渚。白鷺驚飛怱入雲。幾思自應翔後集。可憐高擧不如君。

번역

강아이가 낚싯줄을 풀고 모래톱으로 가니 백로가 놀라 날아 바삐 구름 속으로 들어가네 몇 번이나 스스로 응당 뒤따라 모이리 생각했나 가련하게도 높이 나는 것이 그대만 못하구나

115. 穩城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4A

원문

臣罪當誅□聖主仁。殘生猶感再完身。世間更會靑春婦。夢裏承歡白髮親。三十年前三黜客。一千里外一囚人。殊荒不必能令死。愼保餘年學自新。

번역

신의 죄는 성주의 인자함에 죽어야 마땅한데 남은 목숨으로 오히려 두 번 몸 온전함을 감격하네 세상에서 다시 청춘의 아내를 만나고 꿈속에서 백발의 어버이 기쁘게 모시네 삼십 년 전에 세 번 쫓겨난 나그네요 천 리 밖에 한 명의 죄수라오 먼 변방이라 반드시 죽지는 않으리니 남은 목숨 잘 보존하여 스스로 새로워지리

원문

久被生成仰厚仁。籬中亦足保微身。羌戎不是州閭舊。僮僕還如骨肉親。海望三秋雙淚眼。鄕愁萬里一遷人。追思往咎空悲憾。唯有丹心日日新。

번역

오래도록 생육을 입어 후인에 우러르니 울타리 안에서도 작은 몸 보전할 만하네 강융은 주려의 옛사람이 아니지만 종들은 도리어 골육처럼 친하구나 바다 바라보며 삼추에 두 눈물 흘리고 고향 그리워 만 리를 떠나는 사람일세 지난 잘못을 생각하니 부질없이 슬프나 오직 일편단심만 날로 새로워지네

116. 次仲耕對月之作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秋聲生晩樹。涼月動寒空。旅況驚沙戍。邊愁對野戎。星河垂絶壘。林木落高風。留滯芳年暮。雲天獨送鴻。

번역

가을 소리 저녁 나무에서 들려오고 서늘한 달빛은 찬 하늘에 움직이네 나그네 신세 변방의 수자리 놀랍고 변방 시름 속에 오랑캐와 마주하네 은하수는 외딴 성루에 드리우고 숲 속 나무는 거센 바람에 떨어지네 꽃다운 나이에 늦게까지 머물러 구름 하늘에 홀로 기러기 보내노라

원문

殘生方付夢。萬事只書空。久病依荊棘。危囚迫犬戎。山川非舊國。歲月又秋風。歸望南天盡。迢迢寄斷鴻。

번역

남은 목숨 이제 꿈에 부치고 만사를 다만 허공에 쓰노라 오랜 병으로 가시나무 의지하고 위태한 죄수로 오랑캐에 핍박받네 산천이 옛날 나라가 아니요 세월은 또 가을바람 불어오네 돌아갈 바라봄 남쪽 하늘 끝까지 아득히 기러기에게 부치노라

원문

胡雲迷古堞。寒日下遙空。鼓角秋愁戍。旌旄夜備戎。將軍臨塞月。遷客臥江風。迢遞飛狐北。孤吟南去鴻。

번역

오랑캐 구름은 옛 성첩을 뒤덮고 찬 해는 먼 하늘에 내려앉았네 북과 피리 소리는 가을 수루의 시름이고 깃발과 창은 밤에 군사를 준비함이로다 장군은 변방 달빛 아래 임했고 귀양객은 강바람 속에 누웠어라 아득히 북쪽으로 나는 오랑캐 기운 외로이 남쪽으로 가는 기러기 읊조리네

117. 次仲耕所寄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4B, ITKCMO0127AA025304C

원문

涼夜漫漫河漢晴。苦懷唯喜聽鷄鳴。霜深古郭丹楓暗。月照寒沙白鳥驚。關塞十年多怨戍。鄕山萬里獨愁征。思君但有盈襟淚。灑盡胡天暢不平。

번역

서늘한 밤 기나긴데 은하수 맑으니 괴로운 회포에 닭 울음 듣기만 좋아라 단풍이 어두운 옛 성곽엔 서리 깊고 백조가 놀란 찬 모래밭엔 달빛 비치네 관새에서 십 년을 원망 속에 지내니 고향 산천 만 리 길 홀로 가는 것 시름겹네 그대 생각에 가슴 가득 눈물만 있으니 오랑캐 하늘에 뿌려 불평스러운 마음 풀리라

원문

西風日暮響空晴。流歲芳菲鵜鴂鳴。宇內一身秋草謝。天涯雙鬢海霜驚。雁橫胡塞書難寄。夜入鄕關夢易征。枯死窮荒元自分。可憐悲憤爲誰平。

번역

서풍 불고 해 저물어 맑은 하늘 울리는데 가는 세월에 꽃 지고 두견새가 우는구나 천하의 한 몸은 가을 풀처럼 시들어가고 하늘 끝 두 귀밑머리는 바다 서리에 놀라네 기러기 오가는 변방이라 편지 부치기 어렵고 밤이면 고향으로 꿈속에 자주 간다오 궁벽한 곳에서 말라 죽는 건 원래 운명이니 가련타 슬픔과 분노를 누구에게 풀꼬

원문

幽囚那復試陰晴。籬外空聞林葉鳴。路有人聲頭轉縮。夜無風響夢先驚。寒螢借照愁天暗。南雁回霜覺歲征。獨受世間難比苦。他時不死恨生平。

번역

유배살이 어찌 다시 날씨를 시험하랴 울타리 밖 부질없이 나뭇잎 소리 들리네 길에 사람 소리 들리면 머리를 돌리고 밤에 바람 소리 없어도 꿈을 먼저 깨네 찬 반딧불 빌려 비추니 시름겨운 하늘 어둡고 남쪽 기러기 서리 맞으며 돌아오니 세월 가는 줄 알겠네 세상에서 견디기 어려운 고통 홀로 받으니 훗날 죽지 않는다면 평생 한스러울 것이네

원문

湫隘經霖苦待晴。窮吟無奈不平鳴。雲鴻俯視矰羅遠。野虎行逢機穽驚。物性有靈知避患。人心多欲喜交征。百年榮辱還如許。世上誰聞蜀道平。

번역

비가 그치고 맑아지길 괴로이 기다리다가 궁벽한 곳에서 시 읊으니 불평의 울음일 뿐 구름 속 기러기는 먼 그물 보며 내려앉고 들판 범은 길 가다 함정 만나 놀라 도망치네 만물의 본성은 영험하여 재앙을 피할 줄 알고 사람의 마음은 욕심 많아 꾀를 부리길 좋아하네 백 년 인생의 영욕이 이와 같으니 세상에 누가 촉도가 평탄하다 말하랴

원문

胡岑慘慘倚秋晴。落日煙波鷗鷺鳴。羌笛數聲吹夜怨。朔風千里振沙驚。山長水遠孤臣滯。海闊天高一鵠征。異域飢寒終勝死。莫敎懷抱有難平。

번역

오랑캐 산 참담하게 가을 하늘에 기대고 석양 물결 속에 갈매기 울어대네 강적 소리 몇 가락 밤의 원망 불어 대고 북풍이 천 리에 모래 일으키며 부는구나 산은 길고 물은 멀어 외로운 신하 머물고 바다는 넓고 하늘 높으니 한 마리 붕새 떠나네 타향에서 굶주리고 추위 견디니 끝내 죽음보다 나으니 마음에 평안하지 않은 일 없게 하라

118. 簡寄仲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篝燈欲滅風催暗。暮日無輝夜逐深。唯有蒼天知我意。每敎明月照丹心。

번역

등불이 꺼지려 하니 바람이 어둠 재촉하고 저녁 해 빛 없으니 밤은 깊어만 가는데 오직 푸른 하늘만이 내 마음을 알아 매양 밝은 달로 붉은 마음 비추네

119. 次仲耕聞雁之作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4D

원문

霜邊哀叫聞應苦。天外雲朔逐未能。爲報上林傳札否。歸心一夜更挑燈。

번역

서리 가에 슬피 울면 응당 괴로울 터인데 하늘 밖 구름 언덕을 따라가지 못했구나 상림에게 전할 서찰이 있는지 알려 주오 돌아갈 마음으로 밤새 등불 밝히고 있네

원문

我來塞北君同返。君去江南我獨留。避地已多隨序志。含蘆須愼保軀謀。

번역

내가 북쪽 변방에 오고 그대 함께 돌아가니 그대 강남으로 가고 나만 홀로 남았네 피난길 이미 많은 이들 순서 따르려 하니 갈대 물고 몸 보전할 계책을 잘 세우게나

120. 偶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萬念俱灰物不牽。靜中唯覺一心專。方從省咎知新益。不但泉流與火然。

번역

온갖 생각 다 사라져 물욕에 끌리지 않으니 고요함 속에 오직 한 마음이 전일함을 깨닫네 잘못을 살피고 새롭게 함을 알았으니 샘물 흐르고 불길 일어남만은 아니로다

121. 圍籬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萬物均蒙天地容。一身行止寓樊籠。愁看白日投微隙。憫見陰雲蔽暗空。枯草何曾沾雨露。寒松唯解困霜風。已知軀命輕毛羽。須取丹心保始終。

번역

만물이 모두 천지의 포용을 입었건만 한 몸의 행지는 새장 속에 갇혀 있네 시름겹게도 밝은 해는 작은 틈으로 들어가고 가련하게도 먹구름이 어두운 하늘을 가리누나 마른 풀이 어찌 일찍이 우로를 입었으랴 찬 소나무만이 서릿바람에 시달릴 줄 아네 몸과 목숨이 깃털처럼 가벼움을 알았으니 모쪼록 단심을 취하여 시종일관 지키리라

122. 懷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塞上孤囚歲已窮。高秋回雁響雲空。愁來欲作家鄕望。依舊長籬眼不通。

번역

변방에 갇힌 외로운 죄수 한 해가 다 가는데 높은 가을 기러기 소리 구름 사이로 들려오네 시름겨워 고향을 바라보려 하나 예전처럼 긴 울타리에 눈길이 통하지 않네

123. 秋思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秋霜悴邊草。朔風涼葉飛。重房蔽幽籬。嶺月生淸輝。空城煙火疏。寒霄凝露微。林蛩向夜悲。白露沾裳衣。徘徊望雲漢。鴻雁西南飛。鴻雁無返期。我思空依依。

번역

가을 서리에 변방의 풀 시들고 북풍에 낙엽이 떨어지네 겹겹의 담장 그윽한 울타리 가리고 산마루 달빛 맑은 빛 비추네 빈 성에 연기 피는 집 드물고 차가운 밤 이슬 맺혀 희미하네 숲 속 귀뚜라미 밤 되어 슬피 우는데 흰 이슬이 옷자락을 적시네 서성거리며 은하수 바라보니 기러기 서남쪽으로 날아가네 기러기는 돌아올 기약 없으니 나의 그리움 부질없이 이어지네

124. 秋雨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秋雨遠山霽。空江煙霧霏。草寒邊馬斯。野長風沙飛。胡村日欲暮。牛羊向田歸。客子有鄕念。朔雲關路微。

번역

가을비에 먼 산이 개고 빈 강엔 안개 자욱한데 풀은 춥고 변방의 말은 가고 들판 길어 바람에 모래 날리네 오랑캐 마을 해는 저물려 하고 소와 양은 밭으로 돌아가는데 나그네 고향 생각에 북쪽 구름 관새 길 희미하구나

125. 夜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江城八月對秋晴。塞外羈臣雙淚零。九死尙知難報德。一生無望更還京。殘燈孤枕北辰畔。萬水千山南斗橫。今夜幾回驚夢寐。朔風胡笛遠天聲。

번역

강성에서 팔월에 맑은 가을날 마주하니 변방의 나그네 신세 두 줄기 눈물 떨어지네 구사일생으로도 오히려 은덕 보답하기 어려움을 알겠고 한평생 다시 서울로 돌아갈 희망 없구나 외로운 잠자리 북극성 곁에 등불이 가물거리고 남두성 비낀 만수천산은 아득하네 오늘 밤 몇 번이나 놀라 꿈을 깨었나 북풍과 오랑캐 피리 소리 하늘에서 들려오네

126. 病雁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樊籠已見縶。蟲鼠還相侵。江海豈不廣。弊翼那更任。露白滄洲煙。月明寒葦林。相思一長鳴。幾驚雲霄心。

번역

새장 속에 갇힌 신세 이미 알았으니 벌레와 쥐가 도리어 침범해 오네 강과 바다 어찌 넓지 않으랴만 망가진 날개로 어찌 다시 맡기리 이슬 내린 창주에 안개 자욱하고 달 밝은 갈대숲에 바람 차갑구나 서로 그리워하며 한 번 길게 울어라 구름 닿는 하늘을 얼마나 놀라 보았나

127. 次仲耕登城作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湖海空懷興。詩尊謾會神。塞猿啼嶺外。胡雁響江濱。片月三關夢。孤燈萬里人。西風吹落葉。惆悵鬢華新。

번역

호해에 부질없이 흥취를 품고서 시와 술로 신명을 만났네그려 변방의 원숭이는 고개 밖에서 울어대고 오랑캐 기러기는 강가에서 울어 대네 조각달 아래 삼관을 꿈꾸는 사람 외로운 등불 아래 만 리 타향살이 서풍이 낙엽을 불어 떨어뜨리니 쓸쓸히 귀밑머리만 새로 희었구나

128. 棄妾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願作比翼鳥。共君長翺翔。又作連理樹。結根同存亡。那知思愛絶。歲暮守空房。芳蘭已凋霜。寒螢夜流光。牽牛織女星。夜夜遙相望。明月不長照。雲漢何悠長。

번역

원컨대 짝이 되는 새가 되어 그대와 함께 길이 날고 싶었네 또 연리수 되어 뿌리 맺어 생사 같이하고 싶었는데 어찌 알았으랴 사랑하는 마음 끊어져 세모에 빈 방을 지키게 될 줄 방란은 이미 서리에 시들었고 찬 반딧불만 밤에 빛이 흐르네 견우성과 직녀성은 밤마다 멀리서 바라보는데 밝은 달은 오래 비추지 않고 은하수는 어찌 그리 긴가

129. 少年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5C

원문

涼秋塞草黃。征馬嘶邊霜。寒雲吹朔方。殺氣凌戎鄕。壯士慣防戍。少年弓力剛。〔原注:似當作強〕秋風響鳴鏑。秋星生劍光。一戰沙漠外。手殺左賢王。歸報五雲宮。要封百里疆。胡人久不窺。關門鎖夜長。長嘯倚營樓。寒月照沙場。

번역

서늘한 가을 변방의 풀 누렇고 말은 서리 내린 변방에서 울부짖네 찬 구름이 북방에 불어오니 살기가 오랑캐 땅에 덮쳤네 장사들은 방수하는 일 익숙하고 소년병사는 활쏘는 힘 강하네 -원주(原注)에 마땅히 ‘강(强)’으로 써야 할 듯하다.-가을바람은 화살 소리 울리고 가을 별은 칼날에서 빛나네 한 번 사막 밖에서 싸워 손수 좌현왕을 죽였네 돌아와서 궁궐에 보고하고 백 리의 땅 봉해지길 원하네 오랑캐는 오래도록 엿보지 못해 관문이 밤새 잠겼네 긴 휘파람 부르며 군영 누대에 기대니 찬 달이 사막을 비추네

130. 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日落高山月未出。風掃長空雲捲陰。籬中拱立望淸昊。有如上帝頭上臨。洗手扣頭拜南星。南星渺渺南天深。小星大星無限星。耿耿遍天皆會心。

번역

해는 높은 산에 지고 달은 아직 안 떴는데 바람이 하늘을 쓸어 구름이 그늘 거두니 울타리 안에 우뚝 서서 맑은 하늘 바라보니 마치 상제께서 머리 위에 임하신 것 같아 손 씻고 머리 조아려 남쪽 별에 절하노니 남쪽 별은 아득히 깊은 남쪽에 있건만 작은 별 큰 별이 무수하게 많으니 반짝이는 하늘의 모든 별이 마음을 알겠네

131. 有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5D

원문

沍寒之後見陽春。陽春布澤物意新。豈料陽和未盡敷。萌芽旋被霜雪臻。一朝群生生意絶。可憐天心非不仁。草木凋零已無惜。漸成沍寒何時春。

번역

혹한이 지난 뒤에 봄을 만나니 봄의 은택 입어 만물이 새로워졌는데 어찌 알았으랴 따뜻한 기운 다 퍼지기도 전에 싹이 트자마자 곧바로 서리와 눈을 맞게 될 줄을 하루아침에 만물의 생기가 끊어졌으니 가련하다 하늘의 마음이 어질지 않아서가 아니리라 초목이 시들어 이미 애석할 것 없나니 점차 혹한으로 변해 가는데 언제 봄이 오려나

132. 得家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涼夜深深秋雨餘。殘燈爲伴展家書。妻兒不識籬囚苦。一札空將問起居。

번역

서늘한 밤 깊은 가을비 내린 뒤에 등불 짝하여 집안 편지 펼쳐 보네 처자식들은 울타리에 갇힌 고통 모르고 편지 한 통 부질없이 안부만 물어오네

원문

多士盈朝獨遠離。夢中元不有茲思。家人謾付平安信。一字書來幾淚垂。

번역

많은 선비들 조정에 가득한데 홀로 멀리 떠나오니 꿈속에서도 원래 이런 생각 없었네 집사람이 부질없이 안부 편지 보내주어 한 글자 편지 오매 몇 방울 눈물 흘리네

133. 放雁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6A

원문

誤落塵籠偶作儔。一年歸思夢驚秋。今朝送汝滄江外。依舊藩籬我獨囚。

번역

속세에 잘못 떨어져 우연히 벗이 되었는데 한 해의 귀향 생각 꿈결에 가을에 놀라네 오늘 아침 너를 창강 밖으로 보내고 나니 예전처럼 울타리에 나만 홀로 갇혔구나

원문

胡山漠漠海天長。秋盡江南蘆葉黃。從此雲霄永分別。夢中猶記數聲涼。

번역

호산은 아득하고 바다 하늘은 길고 가을 다한 강남엔 갈대잎이 누렇네 이제부터 구름 위로 영영 이별하니 꿈속에도 몇 번의 서늘한 소리 기억하겠지

원문

江空日落動寒霜。萬里秋天歸興長。處處蘆洲有矰繳。月明滄海是君鄕。

번역

강물에 해 지고 찬 서리 내리니 만 리 가을 하늘에 돌아갈 흥취 깊어라 곳곳의 갈대섬엔 활과 덫 있으니 달 밝은 창해가 바로 그대의 고향이네

134. 自警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末路空懷憂世志。平生不解保身謀。人間苦樂須知命。頭戴蒼天敢怨尤。

번역

말세에 부질없이 세상 걱정 품었으니 평생토록 몸 보전할 계책을 몰랐네 인간의 고락은 운명임을 알아야 하니 머리 위에 푸른 하늘 두었으니 어찌 원망하랴

135. 古曲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6B

원문

可憐海北客。獨唱江南曲。舊曲未解愁。江南空在目。一曲更唱怨。山猿向月哭月色秋亂沙。松聲夜驚石。雁回江水西。人在雁門北。西風悲古塞。慘淡胡淚落。

번역

가련타 해북의 나그네여 홀로 강남곡을 부르누나 옛 곡조는 시름 풀지 못하고 강남은 공연히 눈에만 있네 한 곡조 다시 원곡을 부르니 산원숭이 달 향해 울고 달빛 어지럽네 가을 모래에 송풍 소리 밤에 돌 놀라게 하고 기러기 돌아가는 강물 서쪽으로 사람들은 안문 북쪽에 있네 서풍은 옛 변방 슬프게 하고 참담하게 오랑캐 눈물 떨어지네

원문

江上起棲鴉。江中驚素波。碧霧吹不斷。落日空自斜。胡娥有遠思。忘却採汀荷。

번역

강가에 깃든 까마귀 일어나고 강 가운데 흰 물결 일렁이네 푸른 안개 끊임없이 불어오고 지는 해 부질없이 비껴 있네 호아는 멀리서 생각하느라 물가의 연꽃 따는 것도 잊었네

원문

蜀魄花濺血。湘娥竹淚斑。舊調恨無歇。新聲怨未闌。秋風吹碧海。落葉遍關山。

번역

촉백의 꽃은 피가 흩뿌려지고 상아의 눈물은 얼룩이 지었네 옛 곡조는 한이 그치지 않았고 새 노래는 원망이 다하지 않네 가을바람은 푸른 바다에 불어오고 낙엽은 관산에 두루 흩날리네

136. 裁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母在天南子海北。一年難得再看書。江山萬里迷歸望。夢裏無緣憶倚閭。

번역

어머니는 남쪽에 계시고 아들은 북쪽에 있으니 일 년에 두 번 편지 보기 어렵네 강산 만 리라 돌아갈 희망 어둡고 꿈속에도 여문에 기대실 기약 없구나

원문

欲裁鄕信淚先流。短札何曾慰遠愁。手上聯環空入夢。故園松竹又回秋。

번역

고향 소식 전하려니 눈물 먼저 흐르는데 짧은 편지로 어찌 멀리서의 시름 위로할까 손에 든 연환은 공연히 꿈속에 드는데 고향의 송죽에는 또 가을이 돌아왔으리

137. 自省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6C

원문

際死猶存一寸心。將新省舊悔徒深。已知爲善非邀福。屋漏難欺上帝臨。

번역

죽음 앞에서도 한 치의 마음이 남아 있어 새로 앎과 옛 잘못을 반성하니 후회만 깊구나 선을 행함이 복을 바라는 게 아님은 알겠으나 집에 비가 새는 것을 임금님이 보심을 속이기 어렵네

원문

靜裏觀心應有悟。長年役役愧天君。朝聞夕死知昭訓。幾見尋常入道門。

번역

고요 속에 마음을 관찰하면 응당 깨달음이 있으리니 오랜 세월 부지런히 노력한 천군에게 부끄럽네 아침에 듣고 저녁에 죽는다는 밝은 가르침 알았으니 심상하게 도문을 들어선 것을 몇 번이나 보았던가

원문

此心開處卽生生。天地元無物我形。充養到頭全所賦。莫敎人欲汚天明。

번역

이 마음 열린 곳에 바로 생생함 있으니 천지에는 원래 물아의 형체 없네 충양은 끝까지 부여된 바를 다해야 하니 인욕으로 천명을 더럽히게 하지 말라

138. 懷母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堂前一拜再經秋。存歿難知萬里囚。桃李開時幾負覲。空聞白髮又添頭。

번역

당 앞에서 한 번 절하고 두 번 가을 지났는데 생사도 알기 어려운 만 리 밖의 죄수라네 복숭아꽃 피었을 때 몇 번이나 뵈었나 백발이 또 늘었다는 말만 부질없이 들리네

139. 懷兄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南州昔日共聯肩。舞着斑衣壽酒筵。兩地依依空夢戀。人間歡會更何年。

번역

남주에서 예전에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서 색동옷 입고 수연에 춤을 추었었지 두 곳에서 그리워하며 부질없이 꿈만 꾸니 인간 세상의 즐거운 모임 다시 언제나 있을까

140. 懷妹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6D

원문

海曲幾傳萱草夢。天涯唯寄淚痕書。百年骨肉渾星散。獨在終南山下廬。

번역

바닷가에서 훤초의 꿈을 몇 번이나 전했나 하늘 끝에서 눈물 자국 남은 편지만 부쳤네 백 년의 골육이 모두 별처럼 흩어지고 홀로 종남산 아래 집에 있구나

141. 懷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膝下孩兒新學語。竈間老婢舊懸瓢。林園寥落生秋草。想見容華日日凋。

번역

무릎 아래 아이는 새로 말을 배우고 부엌 안의 늙은 계집 종은 옛날처럼 표주박을 매달았네 쓸쓸한 숲과 정원에 가을 풀이 자라나니 아름다운 용화가 날마다 시드는 것을 상상하노라

142. 懷子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哦啼不見股間弄。匍匐空懷手下提。秋月玉壺寒照壁。夢中眉目覺難迷。

번역

우는 소리 들릴 뿐 다리 사이 희롱은 보이지 않고 기어다니며 부질없이 손으로 끌어당기길 생각하네 가을 달이 옥병에 차갑게 벽을 비추니 꿈속의 미목도 깨고 나면 헷갈리기 어렵겠지

143. 秋月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7A

원문

秋月生東海。淸光照玄天。流雲吐幽色。點綴蟾宮邊。江西舊旅行不停。水黑山深歸路冥。何時長風掃纖翳。坐令萬方如晝明。

번역

가을 달이 동해에서 떠오르니 맑은 빛이 하늘에 비추네 흐르는 구름이 그윽한 빛 토해내어 섬궁의 가에 점점이 흩뿌리네 강서로 옛날 여행길이 멈추지 않으니 물 검고 산 깊어 돌아갈 길 어둡구나 언제나 긴 바람이 작은 구름 쓸어내어 앉아서 온 천하를 대낮처럼 밝게 해줄까

144. 相思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翠扇交花白玉顏。金釵斜月碧雲鬟。相思只對鴛鴦鳥。一夜秋梧落井攔。

번역

푸른 부채에 꽃을 꽂고 백옥 같은 얼굴에 금비녀 비스듬히 꽂고 푸른 구름 같은 머리칼 서로 그리워하며 원앙새만 마주하고 밤새 가을 오동나무 우물가에 떨어지네

145. 題家書末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萬里通書信。千行寄淚垂。孤囚多歲月。何日是歸期。

번역

만 리 밖에서 서신을 받으니 천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네 외로운 죄수 세월이 많으니 어느 날에나 돌아갈 수 있을까

원문

燈下裁孤札。雲涯送斷鴻。憶君兼憶子。衰鬢又秋風。

번역

등불 아래 외로운 편지 쓰노라니 구름 가에 기러기 날아가는구나 그대 생각하고 또 자식 생각하니 쇠한 귀밑머리엔 가을바람 부네

146. 薄命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薄命逢奇厄。偸生冒厚顏。牢囚天地外。垂死虜戎間。漢月臨靑海。胡雲蔽黑山。遙聞大平代。恩澤布區寰。

번역

박복한 목숨으로 기이한 액운 만나 남몰래 살아감에 두꺼운 얼굴을 썼네 천지 밖에 갇혀서 옥에 갇혔고 오랑캐 사이에 죽어 가누나 푸른 바다 위로 한나라 달 비치는데 검은 산엔 오랑캐 구름이 자욱하네 멀리서 들으니 태평성대라 은택이 온 세상에 펼쳐진다 하네

147. 夜坐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7B

원문

天高秋月淨。木落曉霜寒。永夜無人問。空江鳴急灘。

번역

높은 하늘 가을달 맑고 낙엽 지니 새벽 서리 차갑네 긴 밤에 찾아오는 사람 없고 빈 강에 세찬 여울 소리만 울리네

148. 聞南樓女樂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北來諸將會樓前。玉佩花冠映錦筵。聞道朝廷新復女。隔雲仙樂下鈞天。

번역

북쪽에서 온 장수들이 누각 앞에 모이니 옥 패옥과 꽃 꽂은 관이 비단 자리에 빛나네 듣건대 조정에 새로 복녀가 있으니 구름 너머 선악이 하늘에서 내려온다지

149. 讀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讀書無用只娛心。閑坐茅齋夜更深。世事正須容一笑。故山秋月夢相尋。

번역

독서는 쓸모없고 마음 즐겁게 할 뿐이라 한가히 초가에 앉았자니 밤은 더욱 깊어라 세상일은 참으로 한 번 웃을 만하니 고향 산의 가을 달 꿈속에서 찾아가네

150. 穩城八詠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7C, ITKCMO0127AA025307D ...

원문

春意舒微暖景催。數枝高拂曉雲開。仙翁醉酒松邊睡。玉女乘鸞月下來。香氣隔林聞暗桂。露華侵雨映寒苔。山中幽趣誰堪賞。惆悵年光日日回。

번역

봄기운이 조금씩 풀려 따뜻한 경치 재촉하니 두어 가지 높은 나무가 새벽 구름을 스쳐 열리네 선옹은 술에 취해 소나무 가에서 잠들고 옥녀는 난새 타고 달빛 속에 내려오네 향기는 숲 너머에서 은은하게 계수나무 풍기고 이슬은 비를 머금어 차가운 이끼에 비치네 산중의 그윽한 정취를 누가 감상할까 서글프게 세월만 날마다 돌아가네

원문

桃花流水滿江春。細雨輕風一釣綸。靑荇亂波迷玉餌。碧潭斜日泳金鱗。無心只對窺魚鳥。有道難逢獵羆人。白髮飄零千頃暮。長歌歸去入紅塵。

번역

복사꽃 붉은 물결 강 가득 봄이 왔는데 가랑비에 산들바람 낚싯줄을 드리우네 푸른 마름 일렁이는 물결에 옥 미끼 희미하고 푸른 못 비낀 햇살 속에 금빛 고기 헤엄치네 무심하게 물고기 노리는 새를 대할 뿐이요 도 있는 사람 멧돼지 잡는 이 만나기 어렵구나 백발 날리며 천 이랑 저문 강에 돌아가서 노래하며 속세로 들어가려 하노라

원문

龜巖雲盡暮江流。射浦風生片葦投。去住有緣隨轉浪。浮沈無計任閑鷗。依依雨景垂楊路。漠漠煙光芳草洲。滿載月明淸夜半。棹歌空返碧湖秋。

번역

구암에 구름 다하고 저문 강물 흐르는데 사포에 바람 일어 조각 갈대 날아드네 가고 머묾 인연 있어 물결 따라 떠다니고 부침은 계책 없으니 한가한 갈매기 맡겨두네 비 내리는 풍경은 수양버들 길에 드리우고 안개 낀 빛은 방초 우거진 모래톱에 아득하네 달빛 가득한 맑은 밤이 반쯤 지나니 뱃노래 부르며 부질없이 푸른 호수로 돌아가네

원문

靑草芳郊布碧氈。緩行長嘯入深煙。花間摘子翻朝露。林下尋香動夕泉。煮石不須求化骨。鍊金何必慕延年。如將數椀通神氣。莫問蓬山第一仙。

번역

푸른 풀 향기로운 들판에 푸른 담요 깔렸는데 천천히 걸으며 길게 휘파람 불며 짙은 안개 속으로 들어가네 꽃 사이에서 열매 따니 아침 이슬이 번득이고 숲 아래서 향기 찾으니 저녁 샘물 소리 들려오네 돌을 삶아도 굳이 화골을 구할 것 없고 금 단련함에 어찌 반드시 연년을 사모하랴 만약 몇 잔으로 신기를 통한다면 봉래산의 제일 선인일랑 물어보지 마시게

원문

淸秋携酒上松亭。一望窮荒無限情。海國雲消晴宇出。胡天日落大江橫。南山枕水千層樹。西塞連空萬里城。何處悲笳數行淚。狼煙一抹暮岑靑。

번역

맑은 가을 술병 들고 송정 위에 올라서 저 멀리 바라보니 무한한 정이 이누나 바다 나라 구름 걷혀 갠 하늘 드러나고 오랑캐 땅 해 지니 큰 강물이 비꼈구나 남산은 물에 기대어 천 겹 나무 이루고 서쪽 변방 하늘 닿아 만 리 성을 이루었네 어디선가 슬픈 피리 소리에 두 줄기 눈물 흘리는데 한 가닥 낭연 피어 저녁 산이 푸르구나

원문

空城人去草蕪荒。胡月凄涼照戰場。天接塞門孤壘影。野連江樹亂沙光。群山寂寂聞流水。萬籟蕭蕭聽雨霜。白首未歸征戍處。故鄕迢遞雁南翔。

번역

빈 성에 사람 떠나고 풀만 무성한데 오랑캐 달 처량하게 전장에 비치네 하늘은 변방의 외로운 보루와 닿았고 들은 강가의 나무와 어지러운 모래빛 이어졌네 뭇 산 고요하여 흐르는 물소리 들리고 온갖 소리 쓸쓸하여 비와 서리 듣는다 백발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머무는 곳에 고향은 아득히 남쪽으로 기러기 나네

원문

雪滿幽溪人迹稀。林間樵路入雲微。巖霜隕葉聲隨杖。仙鶴低松露滴衣。天外曉鍾聞世界。月中禪梵隔煙霏。層巒疊疊秋風暮。不見山僧空自歸。

번역

눈 가득한 그윽한 계곡에 인적 드물고 숲 속 나무꾼 길은 구름 속에 희미하네 바위 서리 내린 낙엽 소리는 지팡이 따라 나고 선학이 솔을 낮게 날아 이슬이 옷에 떨어지네 하늘 저편 새벽 종소리에 세상 소식 들리고 달빛 아래 선방의 범패 소리 안개 속에 막혔네 겹겹으로 쌓인 산봉우리에 가을바람 부는데 산승은 보이지 않고 공연히 돌아가네

원문

江樓獨夜對胡天。塞下思歸傷暮年。西嶺又聞征雁過。上林難見片音傳。亂聲霜外空愁聽。捩影雲邊幾夢懸。從此長安萬餘里。問君何日到南川。

번역

강루에서 홀로 밤을 지새며 북쪽 하늘 바라보니 변방에서 돌아갈 생각에 늘그막이 서글프네 서쪽 고개에 또 기러기 지나간다는 소식 들리는데 상림원에서 편지 한 장 전해 오기 어렵구나 어지러운 소리는 서리 밖에서 부질없이 시름겹게 듣고 구름 가에 그림자 드리우니 몇 번이나 꿈속에 걸렸던가 이제부터 만여 리 먼 길을 그대 어느 날 남천에 도착할까

151. 次答叔貢〔原注:黃孝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天涯重見故人書。萬緖心懷一慰餘。木葉知秋歸本早。夢魂驚別到家疏。恩榮曄曄君何似。生死悠悠我自如。枯骨未緣懷雨露。沍寒聊復向春舒。

번역

하늘 끝에서 벗의 편지 거듭 보니 온갖 생각 한결 위로되네 낙엽이 가을을 알아 일찍 본향으로 돌아가고 꿈속 혼은 이별에 놀라 집에 이르기 멀구나 영광이 찬란한 그대 어떠한가 생사의 아득함 속에 나는 스스로 그러하네 마른 뼈는 우로를 생각하지 못하고 혹한 속에서 애오라지 봄을 향해 펴보네

원문

月中艱得數封書。兩地銜悲念歲餘。夢去不知身跼蹐。霜侵已覺鬢稀疏。慈親眠食應無恙。謫客寒溫問一如。聞說塞鴻能就暖。上林秋節尙陽舒。

번역

달빛 속에 어렵게 두어 통 편지 받으니 두 곳에서 슬픔 머금은 채 한 해가 지났네 꿈속에선 험한 길을 가는 줄도 몰랐는데 서리 내린 뒤엔 귀밑머리 성긴 걸 깨닫겠네 어머니는 잠자고 먹으며 응당 탈이 없으시리니 귀양객의 추위와 따뜻함은 한결같구나 듣건대 변방 기러기 따스한 곳으로 간다니 상림원의 가을 절기는 아직도 화창하겠지

152. 偶閱忠錄。見謝枋得敗安仁之師。變名匿山。遇赦而出。還被魏參政逼而北行。知不免欲死。魏曰。安仁之敗。胡不死。謝曰。程嬰,杵臼。一死於前。一死於後。王莽簒漢十四年。龔勝乃死。死或重於泰山。或輕於鴻毛。蓋棺事定。參政豈足以知此。卽不食而死。感而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8C

원문

大節未宜論細故。奇才須且識男兒。臣危秖見君孤託。家敗還聞國不支。竄迹窮山身豈恤。茹蔬戎地死爲期。程嬰杵臼何如者。參政無由此意知。

번역

큰 절개는 작은 일 논할 것 아니니 기이한 재주는 남아로 알아야 하네 신하가 위태로우면 그대 외롭게 의탁함을 보았고 집안이 망하면 도리어 나라 지탱 못함을 들었네 궁산에 쫓겨나니 몸을 어찌 돌보랴 오랑캐 땅에서 나물 먹으며 죽기를 기약하네 정영의 공과 사가 어떠한가 정사에 참여함은 이 뜻이 없음을 알겠네

153. 又次枋得詩。以推其意。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寒松一節四時靑。霜雪寧敎變所行。明月蔽雲猶露彩。靈泉和潦尙存淸。英豪不必論成敗。生死須宜審重輕。身事斷知終蓋棺。中心應已契神明。

번역

한 그루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니 서리와 눈이 어찌 행색을 변하게 하랴 밝은 달이 구름에 가려도 빛을 드러내고 신령한 샘물은 홍수에도 맑음을 지녔네 영웅호걸의 성패를 논할 필요 없으니 생사의 경중을 잘 살펴야 하리라 일신의 일은 끝내 관을 덮어야 함을 알겠으니 마음이 응당 이미 신명과 합치되었으리

154. 嘆衰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十年去國一身遠。千里投荒萬死危。憂患轉添衰病日。聰明不似妙齡時。尋詩寓意吟還苦。索酒忘懷醉益悲。魂夢幾隨征雁逝。形骸如舊係圍籬。

번역

십 년을 떠나온 이 몸 한 몸이 멀리 와서 천 리 밖 변방에 부임하니 만 번 죽을 위기라네 우환은 날로 노쇠한 병든 몸에 더해지고 총명은 젊었을 때만 못하구나 시를 찾아 뜻을 붙이니 읊조림이 괴롭고 술을 찾아 근심을 잊으니 취할수록 슬프네 꿈속의 혼은 몇 번이나 기러기 따라 떠났던가 형체는 예전처럼 울타리에 매여 있구나

155. 次李氏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孤棲長感偶。懷主又知歸。故屋空春草。斜陽獨自飛。

번역

외로이 살며 늘 우연한 인연에 감격했는데 주인을 생각하니 돌아갈 줄을 알겠네 옛집엔 부질없이 봄풀만 자라는데 석양에 나 홀로 날아가네

156. 送別子容兄〔原注:奇适〕還京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關山萬里送君還。人世悠悠再會難。九死荒陲無復恨。茲生何路更親顏。

번역

관산 만 리 길을 그대 보내니 인생은 아득하여 다시 만나기 어렵네 구사의 변방에서 다시 한이 없으니 이승에서 어느 길로 다시 얼굴 보려나

157. 次子容兄在行營所寄詩韻〔原注:四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關雲不解開遙眼。胡月唯知照別愁。衰病漸深囚更苦。從茲尤棄百年謀。

번역

관산 구름은 멀리 바라보아도 걷히지 않고 오랑캐 달만 이별의 시름을 비추네 늙고 병들어 더욱 괴로운 유배 생활 이제부터 백년 계획 버려야 하겠네

원문

世事泛江漚。浮生失棹舟。今朝還遠別。天際淚無收。

번역

세상일은 강에 뜬 거품과 같고 덧없는 인생은 노를 잃은 배로다 오늘 아침 다시 멀리 이별하니 하늘 끝에 눈물 그칠 줄 모르겠네

원문

搔頭看北月。開抱向南風。鬢欲新秋白。顏非昔日紅。

번역

머리 긁으며 북쪽 달을 바라보고 두 팔 벌려 남풍을 향해 마주하네 귀밑머리는 가을이 되어 희어지려 하고 얼굴은 예전처럼 붉지도 않구나

원문

人向關中遠。山猶塞外連。相思無限淚。誰寄海南天。

번역

사람은 관중으로 멀리 떠나는데 산은 변새 밖까지 이어져 있네 그리워 끝없이 눈물 흘리는데 누가 해남의 하늘에 부쳐 줄까

158. 四皓廟。次唐許用晦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9A

원문

雲洞深深古廟開。石壇唯奠一沙杯。早因世亂違秦去。晩爲儲傾定漢來。猿鶴舊林藏夜月。松蘿空屋閉春苔。紫芝有曲人誰和。擬逐遺塵更不回。

번역

구름 낀 골짝 깊은 곳에 옛 절이 열렸는데 석단에는 오직 한 잔의 모래 술잔만 올렸네 일찍이 세상이 어지러워 진나라를 떠났고 저물녘에 저축을 기울여 한나라를 안정시켰네 원숭이와 학이 살던 옛 숲엔 밤달이 숨어 있고 솔과 이끼가 우거진 빈집엔 봄 이끼가 끼었네 자지곡이 있으니 누가 화답할까 남은 자취 따르려다 다시 돌아가지 않으리

159. 長恨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遭時幾許圖功業。懷道還增感古今。誓指丹衷憂國盡。情知白日上天臨。人間已化三年血。地下空傷七竅心。休將千載論長恨。塵世茫茫宇宙深。

번역

시국을 만나 얼마나 공업을 도모했나 도를 품고서 고금을 느끼는 마음 더해졌네 맹세한 충심은 나라 걱정 다함이 없고 마음으로 알겠노니 밝은 해가 하늘에 임했네 인간 세상 이미 삼 년의 피로 화하였으니 지하에서 부질없이 일곱 구멍의 심장 아파하리 천년 세월을 가지고 긴 한을 논하지 말라 티끌세상 아득하고 우주는 깊구나

160. 囚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邀日幽難燭。迎風鬱未伸。天容看在井。壁照借無隣。火冷棲頹堗。衣單籍弊茵。願須終樂道。不復管愁辛。

번역

그윽한 곳이라 해를 맞기 어렵고 답답하여 바람을 쐬지 못하네 하늘 모습은 우물에서 보고 벽에 비친 빛 이웃에게 빌리네 불씨가 식어 무너진 아궁이에 붙이고 옷이 성글어 해진 방석에 앉았네 바라건대 끝까지 도를 즐기고 다시는 시름과 고통을 관장하지 않으리

161. 夜坐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9B

원문

野堞鴉鳴樹。城樓月隱雲。旌旄昏認戍。刁斗夜傳軍。殺氣獚風起。邊聲弄笛聞。書生多感泣。空斥犬羊群。

번역

성곽의 들판에 까마귀가 울고 성루에는 달이 구름에 숨었네 깃발은 어두운 속에 수자리 알리고 북소리는 밤중에 군사를 전하네 살기는 바람을 몰아 일으키고 변방 소리는 피리 소리로 들리네 서생은 감격하여 눈물 많이 흘리며 부질없이 개와 양의 무리를 물리치네

162. 夜閱唐詩有懷。因次錢起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朔風寒葉隕霜林。郭外殘山生晩陰。村犬吠門知客過。郡鍾鳴漏覺宵深。窮吟誰識思親念。垂死難消報國心。從此未須悲遠謫。當年只恨謾紳簪。

번역

북풍에 찬 잎이 서리 내린 숲에서 떨어지고 성곽 밖 남은 산에는 저녁 그늘 생기네 마을 개가 문에서 짖으니 길손 온 줄 알겠고 군중이 누각을 울리니 밤 깊은 줄 깨닫겠네 궁벽한 시 읊조림에 어버이 생각하는 마음 누가 알까 죽어가는 몸으로 나라에 보답하려는 마음 지우기 어렵구나 이제부터 멀리 귀양 온 것 슬퍼할 필요 없으니 당시에 벼슬만 부질없이 하였던 것이 한스럽네

163. 六言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讀書不若存心。飮酒何如浪吟。身世欲將付夢。風塵誰是知音。

번역

책 읽는 것도 마음을 보존하는 것만 못하니 술 마시며 어찌 함부로 읊조리랴 신세를 꿈에 부치려 하니 풍진 속에 누가 내 소리를 알아줄까

164. 魯仲連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魯連不帝秦。帝秦蹈東海。東海可蹈死。中心終不改。視傲萬乘尊。富貴若將浼。超然謝物表。高節昭千載。

번역

노중련은 진나라를 제왕으로 안 보고 진나라가 동해에 쳐들어오자 죽음이 오더라도 감수할 수 있었으니 그 마음 끝내 변하지 않았네 만 명의 군사도 우습게 보았고 부귀도 더럽힐 것 같아 싫어했지 초연히 세상 물욕 사절하였으니 높은 절개 천년토록 빛나리라

165. 夜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江夜雲連枕。城冬雪滿窓。弄風吟壯句。迷月倒殘缸。罪重宜知省。居孤尙厭跫。有懷聊靜想。春意一團腔。

번역

강가의 밤 구름은 베개에 닿고 성안의 겨울 눈은 창에 가득해라 바람을 희롱하며 장한 시구 읊조리고 달빛에 어지러워 남은 술잔 기울이네 죄가 무거우니 마땅히 반성해야 하고 외롭게 사니 오히려 발자국 소리 싫어라 생각나는 바 있어 조용히 상상하니 봄기운이 한 덩이로 가슴에 차오르네

166. 夜書〔原注:三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星高月未出。月出星已稀。寒鴉復何事。獨傍霜林飛。

번역

별은 높고 달은 나오지 않았는데 달이 나오자 별은 이미 드물어졌네 찬 까마귀는 또 무슨 일로 홀로 서리 내린 숲을 날아가는가

원문

初昏北斗生。中夜南斗沒。星斗有浮沈。幽人長在室。

번역

저녁에 북두가 떠오르고 한밤중에 남두가 지네 별은 뜨고 지는 법 그윽한 사람 늘 방 안에 있네

원문

雲橫月無輝。月出雲自露。浮雲空去來。月色長如故。

번역

구름 끼어 달빛이 어두웠다가 구름 걷히자 달빛이 드러나네 뜬 구름은 부질없이 오고 가지만 달빛은 언제나 변함없구나

167. 獨夜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雪擁寒山閉野城。夜深江路斷人行。千家煙火寥寥處。隔壘胡笳聽月明。

번역

눈이 찬 산을 덮고 들판 성을 가두어 밤 깊은 강길에 사람 행차 끊어졌네 온 집안의 연기 피는 적막한 곳에서 성 너머 오랑캐 피리 소리에 밝은 달 듣노라

168. 夢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09D

원문

一場蝴蝶共飛揚。塞北江南歸思長。日暮臨岐空悵泣。白雲何處是吾鄕。

번역

한바탕 나비와 함께 날아다니고 변방과 강남에 돌아갈 생각 간절하네 날 저물어 갈림길에서 부질없이 서글피 울며 흰 구름 어디가 내 고향인가

169. 簡諸兄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遐哉南中音信疏。僉位動止今何如。夢裏長衾覺卽非。邊聲夜夜空愁予。生涯無復管憂樂。眠食悠悠度居諸。冬候苦嚴霜雪多。節宣隨宜待春舒。他年歡合杳無期。萬里空傳一尺書。

번역

멀리 남쪽 소식이 뜸하니 모두들 지금 어떻게 지내시는지 꿈속에 긴 이불을 덮고 깨어보니 밤마다 변방의 소리에 공연히 시름겹네 생애는 더 이상 근심과 즐거움을 관여하지 않고 잠자고 먹으며 유유히 세월을 보내노라 겨울 기후가 혹독하여 서리와 눈이 많으니 절기에 따라 봄이 오기를 기다리네 다른 해에 기쁘게 만날 기약 아득하니 만 리 밖으로 한 자의 편지만 부질없이 전하네

170. 思母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淚盡還驚夢亦闌。念頭空見舊容顏。如今性命浸枯渴。王澤何時更著斑。

번역

눈물 다하고 놀라니 꿈도 깨었구나 생각하니 부질없이 옛 모습만 보이네 지금은 성명이 마르고 메말랐으니 왕의 은택이 언제나 다시 무늬를 입혀줄까

171. 思兄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0A

원문

一生恭友計衰闌。兩地相思但記顏。故國春光知幾日。終南山下碧桃斑。

번역

한평생 공우의 계책이 쇠락해져서 두 곳에서 서로 그리며 얼굴만 기억하네 고국의 봄빛은 어느 날까지 계속될까 종남산 아래에 복사꽃이 활짝 피었으리

172. 思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寥寥音問歲將闌。今日何如昔日顏。萬里生涯兩難保。枕邊應有淚痕斑。

번역

소식도 없는 채 세밑이 다가오니 오늘의 얼굴은 어떠한지 만 리 타향살이 두 사람 모두 지키기 어려우니 베갯머리에 눈물 자국 얼룩졌으리라

173. 思家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古柏靑靑雪未闌。寒梅脈脈爲誰顏。頹墻弊屋無人見。滿架詩書鼠迹斑。

번역

눈이 아직 안 녹았는데 푸르른 늙은 잣나무 누구를 위해 수줍게 피었나 매화꽃 무너진 담장 낡은 집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 시서 가득한 책상에 쥐 발자국만 어지럽네

174. 寄仲耕四十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0B, ITKCMO0127AA025310C

원문

遙夜何當旦。嚴冬未解春。層氷多阻路。積雨少過人。眠食緣誰問。音耗曠幾旬。停雲思杳杳。伐木夢頻頻。沙塞橫爲界。關山迥莫垠。逼圍形怵迫。牢係氣沈堙。天地悲籠羽。江河憫涸鱗。擧頭魂慘淡。回目鼻酸辛。一死要忘苦。他生始悔屯。食蠶能盡葉。宿火喜迎薪。日月偏垂照。乾坤尙好仁。絲危延喘息。狼顧度昏晨。宥命恩專重。完軀澤便淪。微蟲皆有所。造化本來均。救渴難傾海。療飢孰費囷。心圖羞病翅。事業愧儒珍。節旣遭時誤。名仍見世嗔。殺身寧謝累。守道謾招嚚。遠復吝須吉。邪思德不純。枯榮歸一致。福禍看相因。素潔庸妨染。堅貞愼備磷。是非分蓋棺。嘲議定捐身。知己應同調。論交固異倫。回愚孔稱發。管貪鮑知貧。被髮狂殷老。行吟困楚臣。蘭香焚不改。松翠雪猶新。深藪宜蛇虺。荒田饒棘榛。蠻夷渾可入。忠信豈孤隣。大臥烏岑下。豪歌豆滿濱。蘿杉繚野屋。鷗鷺對村賓。煙幌寒侵卷。霜燈影落茵。衣冠迷鬼域。書劍暗胡塵。摧折培添厚。躓顚御益馴。兩輪頭上轉。雙鬢鏡中繽。玉闕情那捨。金鑾迹已陳。明良開泰運。風俗換厖淳。別望三千里。鄕愁十二辰。靑衫凋舊侶。白首怨慈親。道德終悲鳳。春秋竟泣麟。從茲皆已矣。萬古獨長呻。

번역

긴 밤은 언제나 아침이 오려나 엄동에 봄기운 아직 안 풀렸네 두꺼운 얼음길 가로막는 곳 많고 쌓인 비에 사람 다니는 길 드물어라 먹고 자는 일 누구에게 물을꼬 소식 끊긴 지 몇 주가 지났는가 구름 멈추니 그리움 아득하고 나무 베니 꿈이 자주 꾸이누나 사막은 가로질러 경계 이루었고 관산은 멀리 끝도 없이 펼쳐졌네 포위당하니 형세가 위태롭고 매여 있으니 기운이 침체되네 천지는 새장 속의 새 슬퍼하고 강하는 마른 물고기 불쌍해하네 머리 들면 혼이 처참하고 눈 돌리면 코끝이 찡하구나 한 번 죽어 고통을 잊으려 하고 다른 생애에야 비로소 후회하리 누에 먹는 잎 다 먹길 잘하였고 불씨 지키며 땔나무 반가워하네 해와 달은 유독 빛을 드리우고 천지는 오히려 인을 좋아하네 실이 위태로우니 숨을 끌어당기고 늑대 돌아보듯 어두운 밤 보내네 목숨 살려 주는 은혜 특별히 중하니 몸 온전히 지키는 은택에 젖었네 미물도 모두 제 분수 있으니 조화의 근본은 본래 고르다네 갈증을 구제하려 바닷물 쏟기 어렵고 주림을 치료하려 창고를 어찌 다 쓰랴 마음으로 도모하니 병든 날개 부끄럽고 사업에 임하니 유진이 부끄럽구나 절의는 이미 때의 그르침 만났고 명예는 세상의 노여움을 받았네 몸을 죽인들 어찌 누를 면하랴만 도를 지키다 공연히 꾸지람 받네 멀리 돌아가면 길함이 필요하고 사특한 생각은 덕이 순수하지 못해라 성쇠는 결국 한결같이 되니 복과 화는 서로 연관됨을 보겠네 깨끗한 절개 물들기를 꺼리고 굳은 지조 불태우길 조심하네 시비는 관 뚜껑에 갈라지고 조롱하는 의논에 몸을 던지네 나를 알아주는 이 응당 뜻이 같고 교분을 논함은 진실로 남다르네 회이는 어리석음을 드러내고 관탐은 가난함을 알았네 머리 풀어헤친 미친 은나라 노인 시 읊으며 고생하는 초나라 신하 난초 향기는 불태워도 변치 않고 소나무 푸름은 눈 속에도 새롭네 깊은 숲엔 뱀이 살기 적당하고 황량한 밭엔 가시덤불 무성하네 오랑캐는 모두 들어올 만하지만 충신과 우의 어찌 이웃에만 있겠나 오잠 아래 편히 누워 지내고 두만강 가에서 호탕하게 노래하네 등나무는 들판 집을 얽어매고 갈매기는 마을 손님 마주하네 연기 낀 휘장 찬 기운 스며들고 서리 맞은 등불 그림자 깔개에 지네 의관은 귀신의 땅에서 어지럽고 서검은 오랑캐 먼지에 가려졌네 꺾인 가지는 두터운 밑동이 되고 넘어진 나무는 짐승을 더 길들이네 두 바퀴가 머리 위를 돌고 양쪽 귀밑머리 거울 속에 희구나 옥궐의 정을 어찌 버리랴만 금란각의 자취 이미 오래되었네 명량에 태평성대 열렸으니 풍속이 순박한 옛날로 바뀌었네 삼천 리 멀리서 이별을 바라니 고향 그리움은 십이진이라네 청삼 입은 친구들 시들어 가고 백발의 어미는 원망하겠지 도덕은 끝내 봉황을 슬퍼하고 춘추는 마침내 기린에 눈물짓네 이제부터는 모두 다 그만이니 만고토록 홀로 길게 신음하리

175. 自悲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頭蓬梳隔月。顏垢洗經旬。飮食難充腹。衣裳欠蔽身。筋骸雖備體。動息豈同人。忽忽(怱怱)驚聾瞽。茫茫觸鬼神。乾坤無晝夜。時序不秋春。蟻穴猶全賦。鷦枝尙獲眞。誰云生可保。聊自死爲隣。但有微衷在。時時念老親。

번역

머리털은 한 달 넘게 빗지 못했고 얼굴 때도 열흘 넘게 씻지 않았네 먹어도 배 채우기 어렵고 입어도 몸을 가리기 부족하네 근육과 뼈는 비록 몸에 갖추었으나 움직이고 쉬는 것이 어찌 사람 같으랴 어질어질 귀머거리와 장님처럼 놀라고 아득히 귀신에게 부딪치네 천지에는 밤낮이 없고 계절은 가을도 봄도 아니구나 개미굴에 오히려 온전한 삶이 있고 꾀꼬리 가지에서 진실을 얻었네 누가 살아서 보존할 수 있다 말했나 애오라지 죽어서 이웃하려 하노라 다만 작은 마음 남아 있어 때때로 늙은 부모 생각한다네

176. 題家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0D

원문

歲寒增戀母。日暮更懷君。天若通鄕望。長空不有雲。

번역

세한에 어머니 그리움 더해지고 저녁 무렵 다시 그대 생각나네 하늘이 고향 바라보는 마음 통한다면 긴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으리라

177. 嘆囚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身外無論地。衣邊有擁荊。心腸蔬糲盡。肌膚絮綿零。不見乾坤大。焉知日月明。百年終要死。無復恨奇萌。

번역

몸 밖의 것은 땅이든 무엇이든 논할 것 없고 옷자락에는 가시나무를 두르고 있네 마음은 거친 나물과 밥으로 다 채우고 살갗은 솜과 면으로 덮어주었네 건곤의 크기를 보지 못했으니 어찌 일월이 밝음을 알겠는가 백 년을 살다 결국 죽게 되니 다시 기이한 싹을 한탄하지 않으리

178. 塞上俠少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層氷積雪楡關道。落日驚風沙塞野。雕弓彩矢紫狐裘。結少射獵西山下。蒼鷹飄忽入雲際。時見平林毛血灑。手殺狐兔飮美酒。赤鬚虯髥霜亂惹。林間回視纍纍墳。半是昔日豪俠者。胡歌一曲起前村。悵望白日聊倚馬。

번역

층층 얼음 쌓인 눈 덮인 산골 길에 지는 해 거센 바람 부는 사막 들판 화려한 활과 화살에다 자색 여우 갖옷으로 결소의 사냥꾼이 서산 아래에서 사냥을 하네 푸른 매가 휙휙 구름 가로 날아오르니 때때로 평평한 숲에 피가 뿌리는데 손수 여우와 토끼 잡고 맛난 술 마시네 붉은 수염과 검은 눈썹에 서리가 어지럽게 내렸구나 숲 사이 돌아보니 무덤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데 반은 옛날의 호걸한 사내들이라네 오랑캐 노래 한 곡조 앞마을에서 들려오니 서글피 바라보며 말에 기대 있노라

179. 月夜〔原注:三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1A

원문

浮雲飛雪玉關情。吹笛江城片月明。征客未眠鍾鼓動。夜深星斗繞高營。

번역

뜬구름과 날리는 눈에 옥관의 정이요 피리 부는 강성에 조각달이 밝구나 나그네 잠 못 이루니 종고 소리 들려오고 밤 깊어 별들은 높은 진영을 둘러 있네

원문

朔野高風動塞情。城頭刁斗最堪驚。胡兒不識羈臣恨。數曲悲笳弄月明。

번역

북방 들판 거센 바람 변방의 정을 흔드는데 성 위의 북소리 소리 더욱 놀라게 하누나 오랑캐 아이는 나그네 신하의 한을 모르고 두어 곡조 슬픈 피리로 밝은 달 희롱하네

원문

零落殘星欲曙天。女墻猶掛月如弦。東隣少婦吹胡管。永夜三軍淚作泉。

번역

남은 별이 떨어지고 새벽하늘 다가오는데 여장에는 아직도 활 같은 달 걸려 있구나 동쪽 이웃의 젊은 아낙 호피를 불어대니 긴 밤에 삼군의 눈물이 샘물 되어 흐르네

180. 季冬念一夜。夢有人與我草蒿數通。乃詩文辭。皆予之所作而書者。閱眼卽覺。不得記其一。嗟嘆者久之。旣而又寐。又得其蒿。取一辭讀之。餘又未省。其辭曰。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八表同昏兮。平陸杳冥。天之何爲兮。使我遭此時而困厥生。道留不解兮。歲流莫停。茫茫宇宙兮。誰與儀刑。江之沄沄兮。桑鳩之鳴。

번역

팔방이 어둠에 덮혀 평지가 아득히 어두운데 하늘은 무엇을 하기에 나로 하여금 이런 때를 만나 삶이 괴롭게 하는가 도는 남아도 이해할 수 없고 세월은 흘러 멈추지 않는데 아득한 우주에 누가 의형과 함께할까 강물은 넘실거리고 상구는 울어대네

181. 朝坐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天寒霜惹屋。窓靜鳥喧林。獨坐消淸晝。無人解寸心。

번역

날씨 차가워 서리가 지붕에 내리고 창이 고요해 새들은 숲에서 우네 홀로 앉아 긴긴 낮을 보내노라니 내 마음 알아줄 사람 아무도 없구나

182. 擬幽懷賦。次李翺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1C

원문

渺予生之孤逖兮。忝履戴於高卑。學未究於義利兮。道難明於是非。珍陋見而自守兮。羌不撓以喜悲。鑠衆口而靡革兮。瞀明哲之知幾。謂古道之足尙兮。將賢聖之可追。競就列而陳力兮。愧廩祿之徒肥。志未達於期素兮。報無效於涓微。才旣竭於展布兮。身已厚於食衣。宜止足而斂退兮。又何寵之是希。燭事機以惑智兮。慮身謀以蔽私。罪積深而遘酷兮。禍不測於肆夷。蒙天地之含容兮。荷神明之右持。完形軀而竄殛兮。構荊棘而縶維。廢視聽而滅性兮。觸鬼魅而迷思。計無延於朝夕兮。迄不死而生之。惟四海之博大兮。慨一步之何歸。聊懲愆而定分兮。邀古人而爲師。尊道德於虞周兮。殘刑政於秦隋。慘斯殃之偏毒兮。曾不悔乎曩規。喟皇澤之愈緬兮。孰王佐之能爲。哀人心之反覆兮。何一合而百違。猶未敢於果哉兮。抱隱憂而詔誰。雖竝棄於擧世兮。寧所寶之自遺。永終死而爲期兮。樂天命之所宜。

번역

아득히 외롭게 태어나서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학문은 의리와 이익에 궁구하지 못하고 도는 시비에 밝지 못하였네 진귀한 것과 누추한 것을 보고 스스로 지켜 강직하여 기쁨과 슬픔에 흔들리지 않았고 뭇사람의 입을 막아도 고치지 못해 명철한 자의 지혜가 어두워졌네 옛 도를 숭상할 만하다고 여겨 현성(賢聖)을 따르려고 다투어 나아가 힘을 바쳤으나 녹봉이 많아 살진 것 부끄러웠네 뜻은 평소에 이루지 못하고 보답은 작은 일에도 효과가 없었네 재주를 이미 펴서 다하였고 몸은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하여 마땅히 만족하여 물러나야 하니 또 무슨 은총을 바랐던가 사기를 알아 지혜를 어두웠고 모의를 염려해 사심을 가렸네 죄가 깊어 혹독한 형벌 당하고 화는 예측할 수 없이 닥쳤네 천지가 감싸 주었고 신명이 도와주었네 몸이 온전하여 죽지 않고 가시 울타리 지어 매였네 보고 듣는 것을 폐하고 본성을 없애고 귀신을 만나도 어두운 생각에 빠졌네 생각은 조석간에 연장할 수 없고 죽지 않고 살아남았네 오직 넓고 큰 천하에서 한 걸음 어디로 갈까 개탄했네 허물을 징계하고 분수를 정하여 옛사람을 맞아 스승으로 삼았네 우주의 도덕을 높이고 진나라와 수나라의 형벌을 바르게 하였네 이처럼 참혹한 재앙이 독하게 내렸으나 일찍이 옛날 계획을 후회하지 않았네 황제의 은택 더욱 멀어지니 누가 왕과 보좌할까 사람의 마음은 번복되니 어찌 한 가지에 합하여 백 가지를 어기겠는가 아직도 과감하게 하지 못하고 근심을 품고 누구에게 고할까 온 세상이 버리더라도 보배로 여긴 것은 스스로 버리지 않네 죽기를 기약하고 천명을 즐거워하네

183. 寄家兄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1D

원문

歲旣暮矣。冬之冽矣。關上望雲。胡塞阻雪。音何寥寥兮。路何邈邈。靡日靡夜兮。不思不憶。我思我母兮。于南之極。我憶我兄兮。于地之角。地久天長兮。相見無日。日之夕矣兮。邊笳互發。天高高兮氣凜凜。風凄凄兮夜漠漠。對樽酒兮不酌。仰蒼空兮太息。生涯兮何賴。欲死兮不得。

번역

한 해가 저물고 겨울이 매서운데 관문 위로 구름 바라보니 오랑캐 땅 눈에 막혔네 소식은 어찌 그리도 끊겼는가 길은 어찌 그리도 먼가 밤낮으로 생각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다가 내 어머니를 생각하니 남쪽 끝에 계시고 내 형을 생각하니 땅의 모퉁이에 계시네 땅이 오래고 하늘이 높으니 서로 만날 날 없구나 해가 저물고 변방 피리 소리 번갈아 들려오네 하늘은 높고 기운은 늠름한데 바람은 처량하고 밤은 어둡네 술동이 마주해도 술 따르지 못하고 푸른 하늘 우러러보며 크게 탄식하네 생애를 무엇에 의지할까 죽고자 해도 죽을 수 없구나

184. 夜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日落天陰夜氣深。亂雲無色衆星沈。氷輪更欲藏光照。不遣餘輝燭我心。

번역

해 지고 하늘 어두워 밤기운 깊은데 어지러운 구름에 별들도 숨었네 달이 다시 빛을 감추려 하니 남은 빛으로 내 마음 비추지 말라

185. 偶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心同彈下雀。身似鼎中魚。遍野穽無測。張空網不疏。孤生誰與活。餘命孰憐渠。萬死隨天分。微衷保一如。

번역

마음은 활시위 아래의 참새와 같고 몸은 솥 속에 있는 물고기와 같네 온 들판에 그물 놓아 헤아릴 수 없고 허공에 펼친 그물 성글지 않구나 외로운 삶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남은 목숨 누가 불쌍히 여겨 주랴 만번 죽어도 하늘의 분수를 따르니 작은 마음 한결같이 지켜 가리라

186. 婦怨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一尺布數行書。布織恨書論心。三冬望河關。萬里無通音。山有雲原有林。良人一去無歸期。天涯落雁何處聲。一夜月明空相思。

번역

한 자의 베에 몇 줄 글씨 베 짜는 한으로 마음을 논했네 삼동에 은하수를 바라보나 만 리에 소식은 없구나 산에는 구름이 있고 숲이 있는데 좋은 사람 한번 떠나 돌아올 기약 없네 하늘 끝 지는 기러기 어디서 우는가 밤새 달 밝아 부질없이 그리워하네

187. 遠別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天窅窅雲微微。夜漫漫風淅淅。故舊今時誰問訊。心親此日還離別。別後悠悠無會期。關山迢迢路隔越。一杯酒兩行淚。共對胡天月。君飮我酒盡。我執君手絶。願須大醉倒樽前。明朝忽忽南北決。

번역

하늘은 아득하고 구름은 옅게 깔렸는데 밤은 길고 바람은 솔솔 부는구나 지금은 고우를 누가 찾아주나 마음이 친한 이와 오늘 다시 이별하네 이별 뒤에 아득히 만날 기약 없으니 관산은 멀고 먼 곳에 길이 막혔네 한 잔 술에 두 줄기 눈물 흘리며 함께 오랑캐 하늘의 달을 마주하네 그대는 내 술 다 마시고 나는 그대 손 놓았네 부디 크게 취해 술동이 앞에 쓰러지게나 내일 아침이면 홀연 남북으로 갈라지리

188. 送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更作長安別。誰憐絶塞囚。行塵滄海遠。征旆雪山幽。邊月孤臨堞。荒煙迥接樓。關河不可越。空望白雲頭。

번역

다시 장안을 떠나려 하니 변방에 갇힌 이 몸 누가 가엾게 여기랴 가는 길은 푸른 바다 멀리 이어지고 깃발은 눈 쌓인 산에 그윽하네 변방의 달 외로이 성가퀴 비추고 황량한 연기 아득히 누대에 닿았네 관하를 넘을 수 없으니 부질없이 흰 구름 머리 바라보네

189. 晦日夢詩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海龍有玉卵。潛盜一兩來。包中心念肖。手上口啄開。玉匣動金文。跳出黃龍兒。若能善養成。從當又盜之。

번역

바다의 용이 옥알을 지니고서 몰래 훔쳐 한두 개를 가져오니 속에 품은 생각은 어버이를 닮아 손으로 입으로 조심스레 열었네 옥갑에는 금문이 움직여 황룡의 새끼가 뛰어 나오네 만약 잘 길러낼 수 있다면 뒷날 또 훔쳐 오리라

190. 夢中。借家南山下。母子兄弟皆同居。和樂如平昔。覺而思之。爲詩以記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終南山下借人家。松裏茅茨近紫霞。羸婦每憂甘旨薄。慈親常喜子孫和。窓臨碧水桃花落。門對靑岑春日斜。向晩更思廚供闕。雲中獨去斲薇芽。

번역

종남산 아래에 남의 집을 빌려 살고 있으니 솔숲 속 초가집이 자하와 가까워라 여윈 아내는 늘 음식 맛이 없음을 걱정하고 자애로운 어머님은 항상 자손 화목함을 기뻐하시네 창문은 푸른 물에 임해 있고 복사꽃 떨어지며 문은 푸른 산을 마주하여 봄날이 저물어가네 저녁 되니 다시 부엌의 반찬 없음을 생각하며 구름 속으로 홀로 가서 고사리 싹 캐노라

191. 歲時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2C

원문

長安歲時盛繁華。穩城歲時多索寞。城裏人家凡幾家。椒漿黍釀何酸惡。燒薪鞭棘學禳除。撞錚擊鼓喧日夕。門前木優祝年登。街頭糠燭張氈幕。新傳胡譜未慣彈。促管繁絲無足樂。憶昔阿家近王居。彩花人勝誇衆客。日下飛幡貴游園。雲中爆竹公侯宅。紫陌洋洋禁臣醉。靑樓隱隱娼兒樂。里中豪少競歡娛。走狗鬪鷄恣戲謔。蹴鞠凌晨飛鳥齊。彈棊中夜燈火落。華軒置酒宴賓僚。美人一雙閑婥妁。珍果寶膳懶下筯。纖歌數曲愁遠碧。人間此樂豈解愁。天上白日西山薄。而我終南一腐儒。祿小官微猶自適。得錢買肉具甘旨。堂下斑斕陳壽爵。願天偏母享遐齡。祝手新年無一厄。年年歲歲擬終慶。豈料如今傷遠謫。樽前無復小子舞。慈顏此時何似昔。萬里飢寒際死囚。聞道今朝又歲節。却羨隣家母子相與歡。望望南天腸欲絶。

번역

장안의 세시엔 번화함이 성대하고 온성의 세시는 쓸쓸한 것이 많네 성 안의 인가는 모두 몇 집인가 초장과 서양은 어찌 그리도 고약한지 땔나무 태우고 가시나무로 채찍질하며 제사를 지내려 밤낮으로 징을 치고 북을 치네 문 앞에는 나무가 우거져서 새해를 축하하고 거리에는 짚불이 피어오르고 천막을 쳤네 새로 전하는 오랑캐 음악은 연주에 익숙지 않고 관악기 소리 거친 현악기는 즐길 만하지 않네 생각건대 예전에 아가씨는 궁궐 가까이에 살아서 화려한 꽃과 뛰어난 사람으로 손님들 사이에서 자랑하였고 일조에는 깃발을 날리고 귀하게 유원에 가며 구름 속엔 폭죽이 터지고 공후의 집은 번화했네 큰 길에는 금신들이 취해 거닐고 청루에는 기생들의 음악 소리 은은했지 마을 안의 부유한 젊은이들은 즐거움을 다투어 개를 달리게 하고 닭싸움에 제멋대로 장난치고 새벽까지 공놀이를 하니 나는 새도 줄을 이었고 밤중까지 바둑을 두니 등불이 떨어졌네 화려한 집에서 술을 차려 빈객들을 접대하고 미인은 한 쌍으로 한가로이 노닐었지 진귀한 과일과 좋은 음식을 게을리 내오고 아름다운 노래 몇 곡에 먼 하늘을 시름했네 인간의 이 즐거움 어찌 근심을 풀 수 있으랴 하늘 위엔 해가 지고 서산은 엷어지는데 나는 종남산 아래 한 명의 썩은 선비로 녹봉 적고 관직 낮아도 오히려 편안하고 돈 얻으면 고기 사서 맛있는 음식 갖추었네 당 아래에는 화려한 술잔이 진열되었고 하늘이 어머니를 사랑하여 장수하기를 바랐으니 새해에 한 가지 액운도 없기를 축원했지 해마다 해마다 끝까지 경사를 누리려 했더니 어찌 지금 멀리 귀양 와서 상심할 줄 알았으랴 술동이 앞에서 더 이상 소자의 춤을 볼 수 없으니 자애로운 어머니의 얼굴이 이때 어떠하실까 만 리 먼 곳에서 굶주리고 추위에 죽은 죄수와 같은 신세인데 듣건대 오늘 아침 또 새해가 되었다고 하네 문득 이웃집 모자가 서로 즐거워하는 것이 부러워 남쪽 하늘을 바라보며 애가 끊어지려 하네

192. 除夜〔原注:四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2D

원문

寂寞天涯謫。支離病裏囚。一年餘半夜。萬事幾般愁。促漏添淸淚。孤燈照白頭。明朝春又至。身世益悠悠。

번역

적막한 하늘 끝에 귀양살이 병중의 죄수로 지루하게 지내네 일 년 중 남은 반년 밤을 보내며 만사에 몇 번이나 시름겨웠던가 물시계 재촉하며 맑은 눈물 더하고 외로운 등불에 백발 비추네 내일 아침이면 봄이 또 오리니 신세는 더욱더 유유하구나

원문

一夜將窮歲。三冬獨滯囚。風霜催曉漏。梅柳動鄕愁。雪色凋紅頰。年華改黑頭。舊心何處所。千里恨悠悠。

번역

하룻밤에 한 해가 다 가려니 삼동에 홀로 갇혀 있구나 바람과 서리는 새벽 종소리 재촉하고 매화와 버들은 고향 생각 일으키네 눈빛은 붉은 뺨을 시들게 하고 세월은 검은 머리를 세게 하네 옛 마음 어디에 있는가 천 리 길 한이 아득하구나

원문

窮荒誰作伴。僮僕但相親。雲海迷棲鳥。風塵失路人。天時方改序。世事更纏身。故國歸何日。空添三十春。

번역

궁벽한 곳에 누가 벗이 될까 종과만 친할 뿐이네 구름 바다에 깃드는 새 길을 잃고 풍진 속에 나그네 길을 잃었네 천시는 바야흐로 절서를 바꾸는데 세상일은 다시 몸을 얽어매네 고국으로 돌아갈 날 언제인가 부질없이 삼십 년 세월만 더했구나

원문

窮途悲短歲。衰境念孤親。天上三元節。圍中九死人。山川新意氣。憂患舊心身。明日黃沙外。東風布暖春。

번역

궁한 길에서 짧은 해 슬퍼하고 쇠한 나이 외로운 어버이 생각하네 천상의 삼원절을 맞았는데 포위 속의 구사일생 사람이라네 산천에 새로운 의기 생기고 우환 속에 옛 심신 돌아보네 내일이면 누런 모래밭 너머로 따뜻한 봄날 동풍이 불어오리

193. 元日〔原注:四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3A

원문

塞雪消殘臘。邊雲作晩陰。風霜收舊怒。天地換新心。野色涵晴水。春寒發凍林。悠然懷土望。關樹更沈沈。

번역

변방의 눈은 섣달이 지나 녹아내리고 변방의 구름은 저녁 그늘을 이루네 풍상은 옛 노여움을 거두고 천지는 새 마음으로 바뀌었네 들판의 빛은 맑은 물에 잠기고 봄추위는 얼어붙은 숲에서 일어나네 유연히 고향을 생각하며 바라보니 관새 나무가 더욱 침침하구나

원문

山光迎淑景。天氣卷窮陰。至化通機妙。微陽感物心。鳴禽閑弄日。宿雨暗經林。坐覺芳時進。重城夕霧沈。

번역

산 빛이 맑은 경치 맞이하고 천기가 깊은 음기 거두니 지극한 조화는 기묘함 통하고 은미한 양기는 만물의 마음 감동시키네 우는 새는 한가로이 햇빛 희롱하고 묵은 비는 어둠 속에 숲을 지나네 앉아서 향기로운 계절 다가옴 알겠으니 높은 성에 저녁 안개 자욱하네

원문

頭髮驚殘雪。光陰又異年。日華搖海樹。游氣薄雲天。萬物三陽裏。孤根一雨邊。自多生已厚。膏澤敢懷偏。

번역

머리털에 남은 눈 놀랍고 세월이 또 한 해가 바뀌었네 햇빛은 바다 나무를 흔들고 놀이 기운은 구름 하늘에 옅구나 만물이 삼양 속에 있으니 외로운 뿌리는 비 내린 곳에 있네 본디 두터운 생명 많으니 은택을 감히 치우치게 생각하랴

원문

此夕長安樂。相逢祝壽年。靑尊交寶席。紅燭映宵天。露滴歌聲外。雲回舞袖邊。歲華猶未當。情愛日相偏。

번역

오늘 밤 장안이 즐거우니 서로 만나 축수하는 해를 맞았네 푸른 술동이는 보배로운 자리에 있고 붉은 촛불은 밤하늘에 비치네 노송의 이슬은 노래 소리 밖에 떨어지고 구름은 춤추는 소매 가에 돌아가네 세월이 아직 다하지 않았으니 사랑하는 정 날로 더욱 깊어지네

194. 醉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落日在山椒。衆雲敷春空。漁歌晩浦渚。啼鳥城林東。川原自蒸濕。楊柳生繁風。佳期冉冉至。客思何忡忡。孤吟草屋下。大醉危籬中。聊且樂餘生。得以忘困窮。

번역

산초에 해가 지고 뭇 구름이 봄 하늘에 펼쳐지네 저녁 포구에 어부의 노래 들리고 성 동쪽 숲에서 새 울어대네 냇물과 언덕은 절로 습기를 머금고 버드나무는 바람에 흔들리네 좋은 기약 차츰 다가오니 나그네의 그리움 어찌 이다지도 간절한지 초가집 아래서 외롭게 읊조리고 울타리 안에서 크게 취하노라 애오라지 남은 생을 즐기며 곤궁함을 잊으려 하네

195. 悲城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城頭復城頭。岹峨凌雲浮。俯臨大荒平。前橫江水流。胡峯傍塞列。漢岫緣關周。靄靄澄春霽。寥寥煙霧收。城中蕩遊子。白馬翩翩游。携手樂登眺。徘徊暢塵憂。原隰映春泉。桑林鳴野鳩。華觴動晩霞。翠袖翻滄洲。茫茫落日影。渺渺歸鴻儔。我隣有豪游。我屋近城頭。朝朝望城頭。悒悒此窮囚。遐情旣紆抑。沈懷長滯幽。斗室僅曲肱。坐臥難自由。有眼何所覿。有足何所投。空聞歌吹聲。日暮喧城樓。何時一攀躋。洞望我鄕州。白雲如可見。十死誰爲愁。

번역

성 머리에서 또 성 머리로 우뚝이 구름 위에 떠 있네 굽어보니 큰 들판 평평하고 앞으로 강물 흘러가네 오랑캐 봉우리 변방에 늘어서고 한나라 산봉우리 관문 따라 둘렀네 자욱하던 맑은 봄비 개고 쓸쓸히 안개와 구름 걷혔네 성안에서 노니는 사람 백마 타고 훨훨 노니네 손잡고 즐겁게 올라 바라보며 배회하며 속세 근심 풀었네 들판에 봄 샘물 비치고 뽕나무 숲에 들비둘기 우네 화려한 술잔 저녁노을 흔들고 푸른 소매 창주에서 나부끼네 아득히 지는 해 그림자 드리우고 아스라이 돌아가는 기러기 무리 날아가네 내 이웃에 호탕하게 노니는 사람 있어 내 집이 성 머리에 가깝네 아침마다 성 머리를 바라보며 답답한 신세 이 갇힌 죄수라네 먼 곳 그리워 이미 답답하고 깊은 회포 오래도록 갇혀 있네 좁은 방에서 겨우 팔다리 굽히고 앉거나 누워도 자유롭지 못하네 눈이 있어도 무엇을 보겠으며 발이 있어도 어디로 가겠는가 부질없이 노래 소리 들려오니 저물녘 성루에 시끄럽구나 어느 때나 한번 올라가서 내 고향을 두루 바라볼까 흰 구름 볼 수 있다면 열 번 죽어도 누구를 근심하랴

196. 挽船記夢中所爲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4B

원문

登高望海天漠漠。驚瀾巨濤愁海若。軻峨大艑張彩幕。烏檣日薄旗花落。長風驅帆氣不弱。逆浪引挽靑絲索。雪山劈箭疾於雀。跳波半空灑珠珀。船翁追我手屢拍。岸石叉牙不失脚。

번역

높이 올라 바다 바라보니 하늘은 아득하고 거센 물결에 시름겨운 해약이 놀라네 우뚝한 큰 배는 화려한 장막을 펼쳤고 검은 돛대엔 해가 저물어 깃발 꽃이 지네 긴 바람이 돛을 몰아 기세가 약하지 않고 거센 물결이 끌어당기니 푸른 실 같은 밧줄이여 눈 산에 화살 쏘는 듯 빨라 참새보다 빠르고 반공중에서 파도 뛰어오르니 구슬과 호박 뿌리네 뱃사람은 나를 따라 손으로 자주 두드리는데 언덕의 돌은 이빨을 드러내고도 발을 잃지 않았네

197. 三更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三更伐大鼓。四更吹盡角。鼓角聲未已。城門仍擊柝。霜寒月重暗。展轉孤齋客。城邊嫠婦忽悲歌。塞上何人更弄笛。松風蕭瑟起棲鴉。曉色朧朧隱簾箔。

번역

삼경에 큰 북을 치고 사경에 피리를 불어대네 북과 피리 소리 그치지 않으니 성문에서 헐기를 치는구나 서리 차갑고 달빛은 더욱 어두운데 외로운 집의 나그네는 잠을 뒤척이네 성 가의 아낙들은 갑자기 슬피 노래하고 변방의 어느 누가 다시 피리를 부는가 솔바람 쓸쓸히 불어 깃든 까마귀 깨우고 새벽빛은 어슴푸레 발에 숨었구나

198. 早春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暖風晴日共邊樓。雪盡千江春水流。忽憶故園啼鳥處。門前楊柳幾枝柔。

번역

따뜻한 바람 맑은 날에 함께 누각에 오르니 눈 녹은 천강에 봄물이 흐르네 문득 고향의 새 우는 곳 생각하니 문 앞 버드나무 몇 가지나 부드러울까

199. 初春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可笑生涯幾苦辛。江潭無處問通津。黃沙久滯靑袍客。黑水偏驚白髮人。南雁有情回故塞。東風多信報初春。從來未制思鄕念。自入新年倍慕親。

번역

우습구나 이내 생애 얼마나 고생이 많았나 강담에서 통진을 물을 곳이 없었네 황사 속에 청포 입은 나그네 오래 머물고 흑수에서 백발의 사람 유독 놀랐네 남쪽 기러기 정이 있어 옛 변방으로 돌아가니 동풍은 소식 전해 봄이 왔음을 알리네 예로부터 고향 생각 잊지 못했는데 새해가 되자 어버이 그리움 배나 더하네

200. 囚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危籬匝屋儼重城。井裏看天只數星。飢渴經心應有欲。風光欺老太無情。雲連沙漠迷春望。海接扶桑近日明。孤屛但思添一省。未宜垂死阻中誠。

번역

높은 울타리 집을 둘러 성처럼 웅장한데 우물 안에서 하늘 보니 몇 개의 별뿐이네 배고프고 목마른 심정엔 응당 욕심 있건만 풍광은 늙은이 속여 너무도 무정하구나 구름은 사막에 이어져 봄빛 희미하고 바다는 부상과 접해 해는 가까이 밝구나 외로운 병풍에 한 번의 성찰을 더할 뿐이니 죽어가는 몸으로 중의 정성 막아서선 안 되리

201. 詠仙。□夢中吟詩兩篇。似皆仙語。覺不得省。獨記末句曰歸來高臥太白峯。玉皇下送靑鸞侍。因推其意補上句。題曰詠仙云。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4D

원문

霜眉皓鬚八十翁。驅逐風雲聊試戲。王母桃花萬樹紅。漢帝金莖徒聳翠。湘潭簫吹聽魚龍。層城遠報雙童使。歸來高臥太白峯。玉皇下送靑鸞侍。

번역

흰 눈썹 흰 수염의 여든 살 늙은이가 풍운을 몰아내고 장난이나 한번 해 보려네 서왕모의 복숭아꽃 만 그루가 붉게 피고 한제의 금경은 한갓 푸른빛만 드높구나 상담의 퉁소 소리에 어룡이 듣는 것을 층성에서 멀리 쌍동사에게 전해 오니 돌아와서 태백산에 높이 누웠노라니 옥황이 청란시를 내려 보내 주었네

202. 衲衣。母氏所寄。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數尺手中帛。三秋月下砧。愁縫千萬縷。密密愛子心。風霜沙塞邊。淚痕皆可尋。寸心豈知報。春陰空自深。

번역

몇 자의 비단을 손에 들고서 가을 달 아래에서 다듬이질하네 시름으로 수많은 바느질한 실은 촘촘하여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네 풍상 치는 변방에서 눈물 자국 모두 찾을 수 있네 작은 정성 어찌 보답할 줄 알겠는가 봄 그늘만 공연히 깊어지네

203. 秋蘭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我挹猗猗。玩彼流光。嫋嫋餘華。藹藹微香。蜩旣鳴矣。白露爲霜。春風已逝。萎絶何傷。豈無閑花。惜此孤芳。我採而佩。衆言無章。章雖不顯。有隱厥良。庶幾同薰。聊以倘佯。

번역

나는 향기로운 꽃을 따서 저 흐르는 세월을 완상하노니 나풀나풀 남은 꽃잎에 은은한 향기가 풍겨 나오네 매미가 이미 울고 흰 이슬이 서리가 되니 봄바람이 이미 지나갔는데 시든 것을 어찌 슬퍼하랴 어찌 한가로운 꽃이 없으랴만 이 외로운 꽃을 아끼노라 내가 따서 차고 있으니 뭇 사람의 말은 두서없네 비록 드러나지 않으나 숨겨진 아름다움이 있나니 아마도 함께 향기로워져 애오라지 즐길 수 있으리

204. 蓋寬饒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5A

원문

漢帝尙刑名。寬饒憂聖道。法律崇王道。刑餘當國老。叩闔上忠言。庶幾君改好。君胡不自省。反使煩獄吏。抗直不敢枉。引刀聊決志。豈謂中興代。有是君德累。

번역

한제는 형명을 숭상하여 관용으로 성도를 근심했네 법률은 왕도를 높이는데 형벌은 국로에게 맡기었네 임금께 충언을 아뢰어 군왕이 고치기를 바랐으나 임금은 어찌 스스로 반성하지 않고 도리어 옥리를 번거롭게 하였나 강직하여 감히 굽히지 못하고 칼을 뽑아 결의를 다했으니 어찌 중흥의 시대에 이런 군덕의 누가 있을 줄 알았으랴

205. 蕭太傅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我哀蕭太傅。枉被廷尉辱。廷尉眞可羞。殺身何太速。只恐資奸心。兼之顯君過。奸心竟何止。君過終必大。寧當不就命。苟活非所恩。謾哉免冠謝。惜此君德昏。

번역

나는 소 태부를 슬퍼하노니 부당하게 정위의 모욕을 받았네 정위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인데 어찌 그리 빨리 목숨을 버렸나 간사한 마음을 품고서 임금의 허물을 드러내었으니 간사한 마음이 어찌 그치겠는가 임금의 허물은 끝내 크리라 차라리 명에 따랐어야 했으니 살아남은 은혜가 아니네 부질없이 벼슬 버리고 사양하니 군덕이 어두운 것이 안타깝네

206. 曹鸞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5B

원문

黨人不負漢。桓靈治已苦。忠義盡夷滅。家國將安怙。天下非無口。有言不敢吐。曺公獨抗書。志不付宦豎。焰焰燎原火。一勺何所補。不見灰燼救。反激雷霆怒。豈意一言進。斯殃愈密罟。掠死非所惜。所憂在君父。滔滔名利場。中庸復何取。

번역

당나라 사람들은 한나라를 저버렸으니 환제와 영제의 다스림이 이미 괴로웠네 충의가 모두 멸망하였으니 국가를 장차 누구에게 의지할까 천하에 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을 감히 토하지 못했네 조공만이 홀로 상소하여 뜻을 시종신에게 맡기지 않았네 불길이 들판을 태우는데 한 잔 물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재와 잿물을 보지 못하고 도리어 천둥 같은 노여움을 격발시켰네 어찌 한마디 말이 나아가서 이 재앙이 더욱 그물처럼 촘촘해질 줄 알았으랴 죽음을 아까워할 것이 아니니 걱정은 군부에게 있네 명리의 장이 도도하니 중용을 어찌 취하겠는가

207. 寄仲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承旨遷北海。宰相方欲殺。湖山臥數載。囂囂議屢軋。爛烹黃鷄兒。飽喫山稻飯。悠悠白日遲。冉冉靑春晩。豆江水正滿。雲城花亂開。就待天氣暖。佩壺聊往來。

번역

승지가 북해로 옮겨 가니 재상이 죽이려고 하였네 산수에 누운 지 몇 해라 시끄러운 의논 자주 어긋났네 노랗게 볶은 닭고기 맛있게 삶아 먹고 산골 쌀밥 배불리 먹으니 유유히 긴긴 세월 속에 푸른 봄이 저물어 가네 두만강에 물이 한창 불고 운성에 꽃이 어지러이 피었으니 날씨가 따뜻해지기를 기다려 술병 차고서 애오라지 오가리

208. 農俗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正月十五夕。老農會城陴。農談待月出。月出有高卑。年年驗水旱。豐凶先自知。此月出亦卑。今年深可憂。顧叱家僮去。胡爲喜惰游。壯者理農器。少者須飯牛。前年秋潦多。田田小所收。賣釜具黍粥。貸錢當稅輸。春來無一物。妻子啼嗚嗚。何時雨暘若。且得官役蘇。麥秀垂兩岐。醉飽歌康衢。

번역

정월 보름날 저녁에 늙은 농부들이 성곽에 모여 농담을 하며 달이 뜨기를 기다리네 달이 떠도 높고 낮음이 있으니 해마다 수재와 가뭄을 징험하여 풍흉을 미리 알 수 있다네 이달에는 달이 낮게 뜨니 올해는 심히 근심스러워라 돌아보고 아이종 꾸짖어 보내며 어찌하여 게으름 피우며 노는가 장한 이는 농기구를 손질하고 젊은이는 소 먹일 밥을 준비하네 지난해 가을에는 홍수가 많아서 논마다 조금씩 수확하였지 솥 팔아 기장죽을 마련하고 돈 빌려 세금을 내야 하네 봄이 와도 한 가지 물건도 없으니 처자식들 울부짖는구나 어느 때나 비와 햇볕이 적당하여 관청의 부역에서 벗어나고 보리 이삭이 두 갈래로 드리워 취하고 배불리 먹으며 강구에서 노래할까

209. 白屋嘆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寒女愁短線。貧夫思一飯。一飯未足飽。短線安得煖。本自惡游手。苦此常窶困。如何綺紈人。不是解畊畈。廚間有餘肉。箱中有遺絹。妻子競歡洽。賓明恣游衍。春花卷珠箔。夜月生羅幔。但矜眼前樂。焉知白屋嘆。

번역

가난한 여인은 짧은 실을 근심하고 가난한 남편은 한 끼 밥을 생각하네 한 끼 밥으로 배를 채우기도 부족한데 짧은 실로 어찌 따뜻하게 할 수 있으랴 본래부터 놀고먹는 것을 싫어하여 늘 가난에 시달리는 것이 괴로운데 어찌하여 비단옷 입은 사람은 농사일도 모르면서 부엌에는 남은 고기가 있고 상자 속에는 남은 비단이 있어 처자들은 다투어 기뻐하고 손님은 밝은 곳에서 마음껏 노는가 봄꽃은 구슬 같은 주렴에 피어나고 밤 달은 비단 휘장 속에 떠오르네 다만 눈앞의 즐거움만 뽐낼 뿐이니 어찌 백옥의 탄식을 알겠는가

210. 贈影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異國無多識。孤囚少所依。知君舊意在。今日獨相隨。

번역

타국이라 아는 사람 많지 않아 외로운 죄수 의지할 곳 적은데 그대 옛날의 뜻을 알겠으니 오늘 홀로 서로 따르네

원문

三年流異域。萬里間心親。今夜孤燈下。唯君故國人。

번역

삼 년 동안 타향에서 떠돌다 보니 만 리 밖에도 마음이 친한 이 있네 오늘 밤 외로운 등불 아래에 오직 그대만이 고국의 사람일세

211. 自警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向來心地太憧憧。一悔方須廢舊功。臨事要知先定力。如今持養學從容。

번역

그동안 마음이 너무도 어수선하였으니 한번 후회하고 옛 공부를 폐해야 하리라 일을 당하면 먼저 힘을 정해야 하니 지금은 조용히 지키고 기르는 법을 배워야지

212. 春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春江活活泛蒙衝。千里橫流不待風。爲報沙工愼歸棹。波瀾多在海門東。

번역

봄 강물 활발하게 몽충을 띄우니 천 리에 가로 흐르며 바람 기다리지 않네 사공에게 고하노니, 돌아가는 노를 조심하라 파도가 바다 어귀 동쪽에 많으니

213. 古人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古之人古之人。古人不見今人悲。今人胡爲不古若。古道高高難得追。豈有今古二道理。自是今人喜自卑。唐虞爲國尙揖遜。孔孟於世空棲遲。末代紛紛那可道。志士苦言多古時。朴俗淳風竟不待。桑田碧海相推移。悠悠宇宙俯仰中。四海茫茫何所之。詩書遺訓足依歸。使我嘐嘐長相思。

번역

옛사람이여 옛사람이여 옛사람은 지금 사람의 슬픔을 보지 못하리 지금 사람은 어찌하여 옛사람 같지 않은가 옛 도는 높고 높아 따르기 어렵네 어찌 금과 고에 두 가지 도리가 있겠는가 본래 지금 사람은 스스로 낮아짐을 좋아한다네 당우 시대에는 나라를 위해 공손함을 숭상하였는데 공맹은 세상에서 부질없이 머물렀다네 말세의 분분함 어찌 말할 수 있으랴 지사의 괴로운 말 옛날에 많았었지 박속과 순풍이 끝내 기다려 주지 않아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서로 변해갔네 아득한 우주를 굽어보고 쳐다보며 망망한 천하 어디로 갈 것인가 시서의 남긴 가르침 의지할 만하니 나로 하여금 크게 길이 그리게 하네

214. 古意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6A

원문

古銅難照顏。破櫛何理髮。空閨掩羅帷。開簾羞見月。寶鈿凋金雁。香塵棲繡襪。芳心詎長期。滿庭秋草歇。

번역

옛 거울은 얼굴 비추기 어렵고 부러진 빗으로 어찌 머리 빗으랴 빈 방에 비단 휘장 덮어 두니 주렴 열면 달빛 보기 부끄럽네 금안의 보배 장식 시들었으니 향연 속에 수놓은 버선 놓였네 고운 마음 어찌 오래갈쏜가 뜰 가득한 가을 풀만 시들어가네

215. 次仲耕戲寄遠山花發時分韻之作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6B

원문

歲去已忘神女唁。春來還得故人勉。歸期那可卜山花。自惜風光相背遠。

번역

한 해가 가니 신녀의 위로 잊었건만 봄이 오니 도리어 친구의 권면을 얻네 돌아갈 기약 어찌 산꽃에 의지하랴 풍광과 서로 멀어짐이 스스로 애석하네

원문

黃節堡邊解凍灘。白頭峯外罷春寒。歸心不識花開晩。一夕三回到故山。

번역

황절보 가의 해동탄에 봄이 오고 백두봉 밖에도 추위가 물러갔네 꽃이 피는 것도 모르고 돌아갈 마음만 급해 하룻밤에 세 번이나 고향으로 돌아왔네

원문

一春歸夢奈囚何。五鎭風霜雙鬢皤。鄕路茫茫雲海外。白沙汀畔遍棠花。

번역

봄 내내 돌아갈 꿈을 어찌할 수 없었나 오진의 풍상에 귀밑머리 희어졌네 고향 길 아득히 구름 밖으로 뻗어 있는데 백사정 가에는 해당화가 흐드러지겠지

원문

萬里悠悠一尺札。三年纔得此蘇活。母能眠食妻無恙。脈脈情懷難重發。

번역

만 리 멀리서 한 자 편지 삼 년 만에 이 소생을 얻었네 어머니는 잘 주무시고 아내도 무탈하다니 은근한 정회 다시금 쏟아내기 어렵구나

원문

新燕春來傍屋飛。寒巢知是舊年辭。可憐人心不如物。禽鳥猶曾解順時。

번역

새 제비가 봄이 오자 집 옆에 날아드니 추운 둥지 옛해의 이별인 줄 알겠네 가련하다 사람 마음은 물건만 못하여 새들은 오히려 때를 따라 살 줄 아는데

216. 管仲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諸侯紊周紀。四海波橫流。亨屯必俟人。桓公忘帶讎。高功濟一厓。厚施殷三歸。豈但齊國彊。九州馳聲威。惜哉未聞道。功烈還如斯。煌煌霸王業。終爲五尺卑。

번역

제후가 주나라의 기강을 어지럽혀 사해에 물결이 거세게 일더니 형통과 곤궁은 반드시 사람을 기다리나니 환공은 원수를 잊고서 높은 공으로 한 언덕을 건너고 두터운 은혜로 세 번이나 돌아오게 하였네 어찌 제나라만 강했을 뿐이랴 구주에 명성과 위엄이 퍼졌는데 애석하게도 도를 듣지 못하여 공렬이 되레 이와 같았구나 찬란한 패왕의 사업이 끝내 오척의 비천함 되었네

217. 敬伯夢。吟北地風氣惡。衰病決然歸之句。予分十韻爲詩以慰之。兼陳鄙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6C, ITKCMO0127AA025316D

원문

巃嵸山勢壓黑龍。洶湧江濤擁長白。流落何須嘆異方。浮生自古無南北。

번역

우뚝한 산세는 흑룡을 누르고 넘실대는 강물은 장백산을 안았네 타향에 유락함을 어찌 한탄하랴 뜬 인생 예부터 남북이 따로 없었네

원문

脈脈春寒二月時。邊城楊柳生新意。雲天漠漠雁南來。一夜北風吹大地。

번역

봄 추위가 쌀쌀한 이월의 어느 날에 변방 성 양류에는 새싹이 돋아나는데 구름 하늘 아득히 기러기 남으로 오고 하룻밤 북풍은 대지를 불어대누나

원문

靑雲縹緲關山北。白髮凋零滄海東。夢罷江城邊草綠。故園桃李幾春風。

번역

청운은 아득히 관산 북쪽에 있고 백발은 시들어 창해 동쪽에 있네 꿈 깨니 강성 가에 풀이 푸르니 고향의 도리는 몇 번이나 봄바람 불었나

원문

玉壁鳴笳動月寒。星門疊鼓喧江沸。將軍腰劍射牛光。一掃胡天淸殺氣。

번역

옥벽에 피리 소리 달빛 속에 울리고 성문에 북소리 겹쳐 강물처럼 요란하네 장군의 허리에 찬 칼 사우의 빛이요 오랑캐 하늘 한번 쓸어 살기를 맑게 하네

원문

瀚海朝雲銀甲令。狼山夜雪旌毛落。平生報國已忘身。健骨寧嫌風土惡。

번역

한해의 아침 구름은 은갑을 입은 듯하고 낭산의 밤눈은 깃털에 내려앉는 듯하네 평생 나라에 보답코자 몸을 이미 잊었으니 강건한 골격으로 어찌 풍토를 꺼리랴

원문

邊烽夜夜臨城照。老馬朝朝伏櫪嘶。平虜幾時回奏凱。朔風吹雪鬢毛衰。

번역

변방의 봉화는 밤마다 성을 비추고 늙은 말은 아침마다 마구간에 엎드려 우네 평야에서 언제나 개선가를 부를까 북풍이 눈을 불어와 귀밑머리 세었네

원문

三城防戍關成敗。一府蒼生懸性命。已知愷悌荷神明。況是春風蘇宿病。

번역

삼성의 방수 관문이 성패를 이루니 한 고을 백성들은 목숨을 걸었네 이미 화락함에 신명의 도움 입었는데 더구나 봄바람에 묵은 병이 나았음에랴

원문

吾衰空有故鄕心。子達寧辭沙塞別。相許不須白首知。應將託袂長無決。

번역

나는 늙어서 부질없이 고향 생각뿐인데 자달은 어찌 변방의 이별을 사양하랴 서로 백발 되어야 알리라 약속하지 말고 응당 소매를 붙잡고 길이 헤어지지 말아야지

원문

孤囚絶國已三年。荊棘圍中不見天。濁酒淸詩聊對眼。此身生死儘悠然。

번역

외로이 절도에 갇힌 지 이미 삼 년이라 가시나무 둘러친 속에 하늘을 볼 수 없네 탁주와 청시를 마주할 뿐이니 이내 몸의 생사는 참으로 유연하구나

원문

瘴雨難逢開霽時。胡風更見卷沙飛。百年無日不風雨。江海漫漫誰與歸。

번역

장기(瘴氣) 섞인 비는 개일 때가 없는데 모래 날리는 오랑캐 바람 다시 보네 백 년에 풍우 없는 날이 없으니 강해를 아득히 누구와 함께 돌아갈꼬

218. 日暮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獨坐幽圍裏。春天欲暮時。野雲尋小牖。山鳥傍寒籬。抱膝思前事。開顏詠古詩。塵襟方自靜。庭草更遲遲。

번역

그윽한 울타리 속에 홀로 앉았노라니 봄날이 저물어 가려 하네 들판 구름은 작은 창을 찾아오고 산새는 차가운 울타리 곁에 있구나 무릎 안고 지난 일을 생각하고 얼굴 펴고 옛 시를 읊조리네 속진의 마음이 한창 고요한데 뜰의 풀만 더디게 자라누나

219. 咄咄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7A

원문

咄咄心中事。自語還自答。無人問所懷。日暮空倚塔。風動燭影滅。月微庭宇闔。遙聞郡樓鍾。時見林禽合。雲露正杳冥。星辰方錯雜。抱獨苦無寐。松聲寒颯颯。

번역

마음속의 일을 자꾸만 되뇌어 혼자 말하고 혼자 대답하노니 내 회포 물어줄 사람 없어서 해 저물도록 부질없이 탑에 기대 있네 바람 불어 촛불 그림자 사라지고 달빛 희미해지자 집 문 닫았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군루의 종소리 때때로 보이는 숲 속 새들의 짝 구름과 이슬은 정녕 아득한데 별들은 한창 어지러이 떠 있구나 홀로 지내며 괴로워 잠 못 이루니 솔바람 소리 차갑게 쓸쓸하네

220. 待月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仲春十五夜。待月東窓下。遲遲不出海。望望空倚舍。至明久不施。群幽安得化。豈無一尺燈。可以照愁夜。受此淸靈光。思之難自謝。旣陳芳筵邀。復開幽襟迓。亂雲時作侮。衆星爭誇姹。起坐步中庭。我懷何由寫。

번역

중춘의 보름날 밤에 동쪽 창 아래에서 달을 기다리네 더디고 더디게 바다를 나오지 않으니 바라보고 바라보며 부질없이 집에 기대 있네 내일이 되도록 오래도록 비추지 않는다면 뭇 그늘이 어찌 변화할 수 있으랴 어찌 한 자의 등불도 없어서 시름겨운 밤을 비출 수 없으랴 이 맑고 신령한 빛을 받으니 생각하면 절로 감사하기 어렵네 이미 향기로운 자리 베풀어 맞이하고 다시 그윽한 마음 열어 맞아들였는데 어지러운 구름은 때때로 업신여기고 뭇 별들은 다투어 아름다움을 자랑하네 일어나 앉아 중정 가운데를 거니노라니 나의 회포를 어디에다 풀 수 있을까

221. 春陰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春陰連日未開晴。囚客終朝氣不淸。破竈迎風銷堗火。寒茅濕雨滴簷聲。一杯村酒應扶病。數曲羌歌尙慰情。天畔獨垂思母淚。夕陽何處問歸程。

번역

봄 그늘이 연일 걷히지 않아 갇힌 나그네 종일토록 기분이 상쾌하지 않네 부서진 아궁이에 바람 불어 화로의 불 꺼지고 찬 초가에 비 내려 처마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들리네 한 잔 시골 술이 병을 부지하고 두어 곡 강호가 오히려 마음 위로하네 하늘 끝에서 홀로 어머니 생각하며 눈물 흘리니 석양에 어디서 돌아갈 길 묻나

222. 夜聞雁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7B

원문

寒江春氷動。鄕岫暮雲開。樹色迷沙壘。烽煙接戍臺。家書無日見。邊使幾時來。今夜長城北。還聞候雁回。

번역

찬 강에 봄 얼음이 움직이고 고향 산엔 저녁 구름 걷히네 나무 빛은 모래 성루에 희미하고 봉화 연기는 수루에 이어지네 집안 소식은 날마다 볼 수 없고 변방 사신은 언제나 오려나 오늘 밤 장성 북쪽에서 돌아가는 기러기 소리 들리네

223. 寒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寒食邊州客夢頻。綠楊紅杏映江春。遙思兄弟新脩隴。負土鋤榛少一人。

번역

한식날 변방 고을 나그네 꿈 자주 꾸니 푸른 버들 붉은 살구꽃이 강 봄에 비치네 멀리서 형제들이 새로 산등성리 일구며 흙 지고 잡초 매는 한 사람 적음을 생각하네

원문

春草生庭雨露濡。客心何事不怡愉。故原松柏添新嫩。無復攀呼看樹枯。

번역

봄풀이 뜰에 자라나고 비와 이슬 내리는데 나그네 마음은 무슨 일로 즐겁지 않은가 고향의 소나무와 잣나무는 새로 푸르러졌을 터인데 다시는 올라가 부르짖으며 시든 나무 보지 못하겠네

원문

飄落天邊九死人。又逢佳節轉思親。北堂萱草今何恙。桃李花開白髮新。

번역

하늘가에 흩날리는 구사일생의 사람 좋은 명절 만나니 부모님 더욱 생각나네 북당의 훤초는 지금 어떠신지 복숭아꽃 오얏꽃 피고 백발만 새로워졌네

224. 仲春。寄仲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7C

원문

千里思君獨徘徊。又逢寒食但銜杯。白山雪盡春江漲。黑水雲生夜雨來。草色遠連滄海去。雁聲遙在碧天回。故園芳會無期日。池上桃花幾樹開。

번역

천 리 밖에서 그대 생각에 홀로 배회하다가 또다시 한식을 만나 술잔만 입에 머금네 백두산의 눈 다 녹아 봄 강물 불어나고 흑룡강에 구름 일어 밤비 내리겠지 풀빛은 멀리 푸른 바다에 이어지고 기러기 소리는 아득히 푸른 하늘을 돌아오네 고향에서 꽃구경할 기약 없는 날에 연못가의 복사꽃 몇 그루나 피었을까

225. 春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自笑生涯又一年。新春光景鬢蕭然。已將萬死隨蓬轉。獨寄三邊對日眠。客淚微微霑野草。鄕愁漠漠繞胡天。敢憐枯骨延朝夕。只恨當時誤重愆。

번역

우습구나, 생애가 또 한 해를 보내니 새봄의 광경에 귀밑머리 쓸쓸하네 이미 만 번 죽을 고비 겪고 떠돌다 홀로 삼변에 머물며 해를 마주해 잠드네 나그네 눈물은 은은히 들판 풀 적시고 고향 그리움은 아득히 오랑캐 하늘 둘렀네 감히 여윈 몸으로 조석을 연장함이 가련하랴 다만 당시의 잘못된 중죄를 한스럽게 여기네

226. 用前韻自省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今年益復悲昔年。盡爲形骸失本然。朝新三浴洗身累。夜省萬念無暇眠。欲把一笑入深地。誰將自作逭昭天。悟言不待朝聞日。已與神明謝舊愆。

번역

올해는 더욱더 옛날이 슬프나니 모두가 형체가 본연을 잃었기 때문일세 아침에 새로 목욕하여 몸의 누를 씻고 밤에 만념을 살피느라 잠잘 겨를 없네 한 번 웃고 깊은 땅으로 들어가려 하노니 누가 스스로 하늘을 피할 수 있겠는가 조문일을 기다리지 않고도 깨달았으니 이미 신명과 함께 옛 허물을 씻었네

227. 聞笛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7D

원문

城東小婦年二八。皓齒明眸交玉雪。往歲夫死長城戍。因家絶域不改節。孤居無事學吹笛。南山老竹聲激裂。十管泠泠千萬曲。天上鸞鳳爭弄舌。北風雁斷浮雲天。碧柳裊裊長江深。商調悽楚羽調苦。盡是平生一片心。三邊猿嘯悲古塞。六鎭春色澄寒陰。出塞入塞落日時。逐客先聞哀怨音。去年聞之長太息。今年聞之不勝悲。始知今年倍去年。白髮蕭蕭非舊時。北來諸將盡思家。塞下相逢相淚垂。此地從來古戰場。憑君莫向月中吹。

번역

성 동쪽의 어린 아낙 나이 스물여덟에 하얀 치아 맑은 눈은 옥설과 같구나 지난해 남편이 장성 수비에서 죽어 먼 변방에 집안이 절역 되었는데도 절개는 변함이 없었네 외로이 지내며 일 없어 피리 불 줄을 배워 남산의 늙은 대 소리가 격렬하여라 열 관자 청량한 소리 천만 곡조이니 천상의 봉황이 서로 혀를 놀리는 듯 북풍에 기러기 끊기고 구름 떠가는 하늘 푸른 버들 늘어지고 긴 강물 깊은데 상조는 처창하고 우조는 괴롭나니 모두가 평생의 한 조각 마음이라네 삼변의 원숭이 울음은 옛 변방을 슬퍼하고 육진의 봄빛은 차가운 그늘에 맑구나 변새를 나가고 들어오는 날마다 유배객 먼저 듣는 것은 애원의 소리라네 지난해 들으니 긴 탄식이었는데 올해 들으니 슬픔을 이길 수 없구나 알겠노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배나 더하니 백발이 쓸쓸하여 예전 모습 아니로세 북쪽에서 온 장수들 모두 집 생각뿐인데 변새에서 서로 만나 눈물 흘리네이 땅은 본래 옛날의 전장이니 그대여 달빛 아래 피리를 불지 마오

228. 春望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8A

원문

極目長沙雁陣邊。孤村牧笛杏林煙。楊花度水吹江雪。野草橫天拂錦氈。金國雲霞沈遠塞。鍾山風雨滿平川。漁舟晩泊無人處。日暮牛羊下古阡。

번역

눈에 가득한 긴 모래톱 기러기 떼 옆으로 외로운 마을 목동 피리 살구숲 안개 속에 버들꽃은 물 건너며 강 눈을 불어 대고 들풀은 하늘 비껴 비단 담요 스쳐가네 금국의 구름 놀은 먼 변방에 잠겼는데 종산의 비바람은 평천에 가득하구나 저물녘 고깃배는 인적 없는 곳에 닿아 해 저무니 소와 양이 옛 언덕으로 내려오네

229. 禿筆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禿盡中山兔。相知白首深。詩書悲舊業。窮達保初心。海岳經天地。風霜動古今。長途俱屛絶。從此轉成瘖。

번역

중산의 토끼가 다 털이 빠지니 백발에 깊은 정을 서로 알겠네 시서로 옛 공부를 슬퍼하고 궁달에도 초심을 지키었네 천지를 두루 거친 해악이요 고금을 진동시킨 풍상일세 먼 길에 모두가 세상과 단절하니 이제부터는 더욱 벙어리가 되었구려

230. 日暮登城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殘營收夕雨。孤堞屬春晴。落日長江遠。頑雲古塞平。野深天氣黑。峯迥戍煙靑。漠漠三城北。唯聞邊笛橫。

번역

저녁 비 걷힌 쓸쓸한 군영에 외로운 성첩은 봄날이로세 지는 해에 긴 강은 멀고 두꺼운 구름에 옛 변방은 평평하네 들판 깊어 하늘 기운 어둡고 봉우리 높아 수루 연기 푸르구나 아득히 삼성 북쪽에서 오직 변방 피리 소리만 들려오네

231. 登城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8B

원문

城中五百家。家家煙火多。深林鬧鷄犬。窮巷馳輪車。商旅行不息。游人相應歌。東風十里道。落日西山斜。翳翳芳樹村。蕩女懷春華。誰家白面郞。醉酒彈琵琶。高燈照良夜。四隣驚諠譁。忽聞郡樓鍾。走馬門前過。

번역

성안에 오백 가호가 있으니 집집마다 밥 짓는 연기 피어나네 깊은 숲엔 닭과 개 소리 시끄럽고 궁벽한 골목엔 수레가 달린다 장사꾼들 쉬지 않고 다니는데 유람객들 서로 화답해 노래하네 동풍 부는 십 리 길에 석양이 서산에 비끼었네 우거진 꽃나무 마을에 여인들이 봄꽃을 그리워하네 어느 집의 백면랑이 술 취해 비파를 타는가 높은 등불이 좋은 밤을 비추니 사방 이웃이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네 문득 군루의 종소리 들려오니 말을 달려 문 앞을 지나가네

232. 夜望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中夜上高城。星河垂大野。鳥啼古郭邊。魚躍寒江下。

번역

한밤중에 높은 성에 올라가니 은하수가 큰 들판에 드리웠네 옛 성곽 가엔 새가 울고 찬 강 아래엔 물고기 뛰노네

233. 懷南山草菴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江中日色銀波動。野外春光亂樹濃。數疊靑山僧獨臥。杜鵑花發自東風。

번역

강 가운데 햇빛은 은빛 물결 일렁이고 들 밖의 봄빛은 어지러운 나무에 짙어라 두어 겹 푸른 산에 중이 홀로 누웠으니 두견화가 동풍에 피었구나

234. 遣悶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甕牖當密籬。日光曾不入。沈沈如窖中。竈煙塞呼吸。毀堗未曲肱。短簷無起立。膝行數步內。形體實維縶。春霖又連日。衣帶盡泥濕。薪蒭價益高。盤中無餘粒。永日但抱腕。僮僕相對泣。顧叱止其泣。仰天聊敍悒。人生各有命。何爲嘆此急。

번역

옹유는 빽빽한 울타리에 가려져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컴컴하여 마치 무덤 속 같고 아궁이 연기는 호흡을 막는데 무너진 담장엔 팔을 걸 곳 없고 짧은 처마 아래 서 있을 곳 없네 몇 걸음 안에서 꿇어앉아 다니니 몸뚱이가 실로 매인 듯하구나 봄 장마가 또 연일 이어져서 옷과 띠는 모두 진흙에 젖고 땔나무 값은 더욱 비싸지는데 소반 위엔 남은 곡식 없네 긴긴 날 팔만 안고 앉았노라니 종들은 서로 마주 보고 우는데 돌아보며 그 울음 그치게 하고 하늘을 우러러 근심을 펴노라 사람마다 각기 운명이 있으니 어찌하여 이 급박함을 탄식할까

235. 次仲耕寒食作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菱葉不生池上錢。楊花欲起渚邊綿。風光誰信淸明節。白草盈庭獨自憐。

번역

연잎은 못가에 돈이 안 나고 버들개지는 물가의 솜처럼 일어나려 하네 누가 믿으랴 청명절의 풍광을 뜰 가득한 흰 풀만 홀로 어여쁘구나

원문

塞山何處問春華。二月將闌不見花。啼鳥亦憐風景晩。門前唯有柳枝斜。

번역

변방 산 어디에서 봄꽃을 찾을까 이월도 다 가는데 꽃은 보이지 않네 우는 새 또한 풍경 늦어 슬퍼하는데 문 앞에는 오직 버들가지만 비껴 있네

236. 又次仲耕寒食作以酬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8D

원문

晩綠殘紅寒食時。看雲對雨益相思。頹顏未假留精藥。流歲難求繫日絲。鴻雁幾傳沙塞信。春風多負故園期。可憐偪側猶疏隔。夜夜空將夢裏隨。

번역

늦녹에 붉은 꽃이 지는 한식날 구름 보고 비를 대하니 더욱 그리워지네 늙은 얼굴 정력을 남겨 줄 약도 없고 흐르는 세월 해 붙잡을 실도 없구나 기러기는 몇 번이나 변방 소식 전했나 봄바람에 고향과의 기약 자주 저버리네 가련해라, 가까이 있어도 오히려 멀리 떨어져 밤마다 부질없이 꿈속에서만 따르네

원문

野花啼鳥玩芳時。流落誰裁故國思。靑草獨沾天外淚。白頭空愧鏡中絲。關山杳杳無歸日。江水滔滔豈返期。日暮邊城還騁望。孤雲獨鶴不相隨。

번역

들꽃 피고 새 우는 좋은 계절에 떠돌이 신세라 고국 생각 어찌할꼬 푸른 풀에 하늘 밖 눈물 홀로 적시고 백발 되어 거울 속 흰 머리 부끄럽네 아득한 관산에 돌아갈 날 없고 도도한 강물에 돌아올 기약 없구나 해 저문 변방 성에서 다시 바라보니 외로운 구름과 학 서로 따르지 않네

237. 又步前韻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出處已羞先見智。艱危徒費反身思。臨岐不恨楊朱路。遇事誰悲墨翟絲。湘水未能忘舊國。長沙何日定歸期。殘花野草天涯暮。身世依依影獨隨。

번역

출처에선 이미 선견지명 부끄러운데 위태로움에 부질없이 반신상사만 하네 갈림길에서 양주의 길을 한탄 않거니 어찌 일 만나 묵적의 실을 슬퍼하랴 상수에서 옛 나라를 잊지 못하는데 장사에서 언제나 돌아갈 기약 정할꼬 들꽃과 들풀에 하늘 끝 저물녘이라 신세는 아련히 그림자만 홀로 따르네

238. 穩城雜詠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19A, ITKCMO0127AA025319B ...

원문

相國當年披草荊。欲通西北作藩城。指揮區域滄江上。此是三邊第一扃。

번역

상국이 당년에 초야에 묻혀 있다가 서북을 통솔하려 변방의 성을 지었네 창강 위에서 지역을 지휘하니 이곳은 삼변의 제일 관문이라네

원문

南回大野連關岫。東柝蒼山接海陲。聞道慶興豐沛邑。至今遺跡射龍池。

번역

남쪽으로 큰 들판 돌아 관산에 이어지고 동쪽으로 푸른 산 닿아 바다에 접했네 듣건대 경흥은 풍패의 고을이라니 지금까지도 용지에 활쏘던 자취 남았구나

원문

聖君久眷興龍地。老將新承推轂恩。興廢分明萬里外。天心終不撓群論。

번역

성군이 오래도록 용이 일어날 땅을 돌보시더니 노장이 새로이 수레를 밀어주는 은혜 입었네 흥망의 분변은 만리 밖에서 드러나니 천심은 끝내 여론에 흔들리지 않으리

원문

崢嶸朝議界龍城。亦是仁人不喜功。神斷獨能超衆算。至今聲敎迄山戎。

번역

우뚝한 조정의 의논 용성을 경계했으니 또한 인자한 사람은 공을 좋아하지 않네 신묘한 결단 홀로 능히 뭇사람의 계산 초월하니 지금까지 그 명성과 교화가 오랑캐에 이르렀네

원문

北荒千里武威揚。驅逐蟲蛇與犬羊。原野始開耕鑿樂。居民元自徙南方。

번역

북쪽 변방 천 리에 무위의 기상이 드높아 벌레와 뱀을 몰아내고 개와 양과 함께 사네 들판이 비로소 열려 농사짓는 즐거움 생기니 백성들이 원래 남쪽으로 옮겨 살았었지

원문

白頭山下豆滿江。江北江南界異邦。卽今效順城底虜。盡是當時受諸降。

번역

백두산 아래 두만강이 흐르는데 강 북쪽과 강 남쪽은 다른 나라라네 지금 효순성 밑의 오랑캐들은 모두 당시 항복한 자들이다네

원문

開疆拓土古無功。六鎭相隣煙火通。馬首雙雙紅粉載。吹螺擊鼓大江東。

번역

땅을 열고 넓힌 공로 옛날엔 없었으니 육진이 서로 이웃해 연기가 통하네 말 머리에 쌍쌍으로 미인을 태우고 피리 불고 북 치며 큰 강 동쪽 가네

원문

千群朝日兵迎陣。十對春風妓鬪場。雲鵠正橫歌舞地。可憐諸將不思鄕。

번역

일천 군사 아침 해에 진을 맞이하고 열 명 기생 봄바람에 싸움터가 되었네 구름 속의 고니가 노래 춤추는 곳에 가련하게도 장수들은 고향 생각 못하네

원문

構材築石困黎黔。一土頑兇怨氣深。暗箭夜中驚會宴。將軍曾不介中心。

번역

나무 베고 돌 쌓는 데 백성들 고생하니 한 지방의 완악한 흉적 원기가 깊구나 밤중에 암살로 연회에서 놀라니 장군은 일찍이 마음을 두지 않았네

원문

王事誰將計身安。煙行露宿備險難。蔥飯數鉢能辟毒。煮酒千鍾不怕寒。

번역

나랏일 어찌하면 몸 편히 할 수 있을까 연기 속에 노숙하며 온갖 고난 겪었네 파밥 몇 그릇으로 독을 물리치고 천 동이 술을 끓여 추위도 두렵지 않네

원문

城勢遠將跨海去。山形皆似越江來。獨觀裁割河山跡。眞是英雄不世材。

번역

성 형세는 멀리 바다를 건너가고 산 모양은 모두 강을 넘어온 듯하네 하늘이 산과 물을 재단한 자취를 보노라니 참으로 영웅의 세상에 없는 재주로구나

원문

聞說高麗破北戎。王師遠出黑龍東。奇功更勒燕然石。樵牧猶傳尹侍中。

번역

듣건대 고려가 북융을 격파하였다 하니 왕사가 멀리 흑룡강 동쪽으로 나갔다네 기이한 공로를 다시 연연석에 새겼으니 초목은 아직도 윤 시중을 전하누나

원문

聖朝餘事自綏邊。雨露桑麻滿野田。昇平日月方無事。櫜鞬三軍盡晏眠。

번역

성조의 여사로 변방을 스스로 안정시키니 우로가 뽕나무와 삼에 들판 가득 내리네 태평한 시절이라 한창 아무 일도 없으니 화살통과 갑옷 입은 군사들 모두 편히 자네

원문

邑里騈闐數萬人。蕭蕭白屋僅容身。糠饘橡粥同奴主。坐臥泥床不別倫。

번역

마을에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드니 쓸쓸한 초가집은 몸 하나 겨우 들어갈 뿐 강설과 밥이며 도토리죽으로 노비와 주인 같고 앉거나 누울 때 진흙방석도 차별이 없네

원문

飢寒不必待荒秋。女服男勤役最稠。麻絲未織還歸貸。冬夏生涯一狗裘。

번역

기한은 흉년이 아니어도 기다릴 것 없나니 여복 남근의 일 가장 많네 삼실을 짜지 못해 빌려 입고 겨울 여름 내내 개 갖옷으로 지낸다오

원문

用牛耕得用牛耘。反是南民備苦勤。歲歲會逢暘雨順。滿田禾黍似屯雲。

번역

소로 밭 갈고 소로 김매니 이것은 남쪽 백성들 고생을 다한 것이라네 해마다 비와 햇볕이 순조로워 밭에 가득한 곡식이 구름처럼 쌓였네

원문

樓鎖朝開就四田。先敎防卒守江邊。小娘炊飯田頭饁。老姑看家牖下眠。

번역

아침에 문을 열고 사방 들판으로 나가서 먼저 군사 시켜 강변을 지키게 하였네 계집애는 밥을 지어 밭머리에서 먹고 늙은 계집은 집을 보며 창 아래서 자누나

원문

南城門外路漫漫。牧豎樵兒越嶺關。極目丘陵盡窮髮。斧柯牛楚賴胡山。

번역

남쪽 성 문 밖으로 길은 아득히 이어지고 목동과 나무꾼이 고개 넘고 관문 지나네 눈에 가득한 구릉들은 모두 다 머리끝까지요 도끼 자루와 소의 뿔은 호산을 의지하누나

원문

遷就雖勤遠土氓。十家嬰疾一家生。由來習性隨風氣。老弱難堪啖草莖。

번역

백성들 위해 애써서 먼 지방 옮겨 오니 열 집이 병에 걸리고 한 집이 죽었네 예로부터 습성은 기후를 따르나니 늙은이는 풀뿌리 먹기 어려워라

원문

平明吹角大軍揮。夜度江氷冷鐵衣。驅車百兩牛千首。滿載黃蘆日暮歸。

번역

새벽에 호각 불고 대군이 출동하여 밤에 강 얼음 건너니 철갑옷 차가워라 소 천 마리로 수레 백 대를 끌어 노란 갈대 가득 싣고 저물녘에 돌아오네

원문

習俗惟知尙獵漁。爲儒終見一鄕疏。學中資業無聊賴。手自鋤耰廢讀書。

번역

습속이 오직 사냥과 고기잡이만 숭상하여 유자가 끝내 한 고을에서 소외됨을 보았네 학문 가운데 의지할 만한 것이 없어서 손수 농사일 하느라 독서를 폐했네

원문

胡人夜扣城東門。急告山獠寇近村。將軍饋酒遺鹽送。報道明朝又來言。

번역

오랑캐가 밤에 성 동문을 두드리며 산에서 오랑캐가 마을 가까이 왔다고 급히 고하네 장군이 술과 소금을 보내고는 내일 아침 또 와서 말하겠다고 전하는구나

원문

民夷交利喜相邀。擔釜驅牛易鼠貂。聞道离蟆千里種。家家鐵器代枇瓢。

번역

오랑캐와 이익을 나누며 서로 맞이하기 좋아해 솥 메고 소를 몰아 서초를 쉽게 얻었네 듣자니 오랑캐가 천 리에 씨 뿌려 집집마다 쇠로 만든 그릇으로 표주박 대신한다지

원문

捕蛇九染鹿角箭。碎釜新成水銀甲。東西摽竊意未已。白馬紅鞘山下獵。〔原注:九似是丸字〕

번역

뱀 잡는 아홉 번 물들인 녹각 화살이요 솥 부순 새로 만든 수은 갑옷이로다 동서로 훔쳐 가는 뜻 그치지 않으니 백마에 홍색 칼집으로 산 아래 사냥하네 원주(原注)에 구(九)는 유사( 유사)이다.

원문

松亭高迹撫餘輝。手種千株盡十圍。壯節豈懷桃李賞。邑人揮涕說廉威。

번역

송정의 높은 자취가 남은 빛을 어루만지니 손수 심은 천 그루가 모두 열 뙈기나 되네 장한 절개에 어찌 도리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으랴 고을 사람들이 눈물 뿌리며 염위라고 말하네

원문

立巖孤起黃城下。玉刻千層半蝕苔。地僻尋常遊客少。春來唯有杜鵑開。

번역

황성 아래 우뚝 솟은 바위 하나 옥을 새긴 듯한 천층 절벽 반쯤 이끼 끼었네 외진 곳이라 찾아오는 나그네 드물고 봄이 오니 두견새만 울어대네

원문

古碑埋沒字難求。金國遺基何處丘。往事悲涼不可問。黑龍江水自悠悠。

번역

옛 비석이 묻혀 글자도 찾기 어려우니 금나라 유적은 어느 언덕에 있는가 지난 일 슬프고 처량하여 물을 수 없는데 흑룡강의 강물만 절로 유유히 흐르네

원문

靑春不見桃杏花。江城白草寒雨裏。西瓜如拳不解渴。八月始食靑李子。

번역

봄에도 복사꽃 살구꽃 보지 못하고 강성에서 찬비 속에 잡초만 자라네 주먹만한 수박도 갈증을 모르는데 팔월에야 비로소 푸른 오얏 먹네

원문

大風西起震丘山。走石飛沙混兩間。雪裏貧村唯籍火。三冬瘒瘃夏仍𤻷。

번역

서쪽에서 큰 바람이 일어나 산을 진동시키니 돌과 모래가 날아와 두 곳에 뒤섞였네 눈 속의 가난한 마을엔 횃불만 남아 있어 겨울에는 추위로 떨고 여름에는 더위로 지치네

원문

黃節山中小拳蕨。龜巖江裏細鱗魚。長安病客無滋味。醉飽終朝臥弊廬。

번역

황절산 속의 작은 고사리 구암강 속의 작은 물고기 장안의 병든 나그네는 맛있는 것 없으니 취하고 배부르며 종일토록 낡은 집에 누웠노라

239. 野火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登高瞰遠霄。忽見寒山燒。隔河照孤城。列炬明春宵。方疑胡騎獵。復恐羌兒樵。疏林暗相隱。微風生復消。露氣寒欲濕。野雲仍自昭。已喜病眼開。不謂山水遙。回看星斗落。天宇還寥寥。

번역

높은 곳에 올라 멀리 하늘 바라보니 홀연히 찬 산이 불타는 것 보이네 강 건너 외로운 성을 비추고 줄지어 횃불이 봄밤을 밝히누나 오랑캐 기병의 사냥인가 의심하고 또 강아지 나무꾼인가 두려워하네 성긴 숲은 어두워 서로 가리고 미풍은 불었다가 다시 사라지네 이슬 기운 차가워 축축해지려 하고 들판 구름은 그대로 환히 비추네 병든 눈이 트여 이미 기쁜데 산과 물이 멀리 있는 줄 몰랐네 고개 돌려 북두성 지는 것 바라보니 하늘이 도리어 텅 비었구나

240. 醉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風華欺老客。貧病劫囚人。痛哭百年事。傷心萬里身。雲迷西塞日。花暗北潭春。杖劍悲歌地。橫天氣不伸。

번역

풍채는 늙은 나그네를 속이고 가난과 병은 죄수처럼 가두었네 백 년의 일에 통곡하고 만 리 타향에서 상심하노라 구름이 서쪽 변방 해를 가리고 꽃이 북쪽 못 봄을 어둡게 하네 칼자루 쥐고 슬피 노래하는 곳에 하늘은 비껴 있어 펼치지 않네

241. 春日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0C

원문

瞻彼南山蕪穢田。農人欲耕還投眠。籬邊靑李不開花。岸頭殘楊新起綿。春陰漠漠雨墜空。啼鳥寂寂寒林煙。隣家有酒且典衣。一醉臥見蒼蒼天。

번역

저 남산의 거친 밭을 바라보니 농부는 갈려다가 다시 잠에 드네 울타리 옆 푸른 오얏꽃은 피지 않고 언덕 머리 시든 버들엔 새 솜이 일어나네 봄 그늘 자욱하고 비는 공중에 떨어지는데 새 울음 적막하고 찬 숲에는 안개 끼었네 이웃집에 술 있어 옷을 담보로 잡고서 한번 취해 누워서 푸른 하늘 바라보네

242. 夢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三月十二夜。有夢太非祥。覺來尙駭愕。寒粟如繁霜。思之不解兆。心緖空怳茫。平生所經驗。往往可相方。今年已衰惰。志慮多不常。或恐偶然作。吉凶非所詳。悠悠垂死中。萬事誰更量。畢竟有天在。願勿長嗟傷。

번역

삼월 열이흗날 밤에 꿈을 꿨는데 너무도 상서롭지 못하여 깨어나서도 놀라워하였네 찬 곡식이 된서리처럼 내렸으니 생각해 보아도 그 조짐 알 수 없어 마음이 공연히 허전하고 망연자실하네 평생에 경험한 일들을 생각해보면 때때로 서로 비추어 볼 만한데 금년에는 이미 쇠락하여 뜻과 생각이 자주 어긋나네 혹시라도 우연히 생기는 일일까 길흉은 자세히 알 수 없으니 유유히 죽음을 기다리는 가운데 만사를 누가 다시 헤아리랴 필경 하늘이 있으니 길게 슬퍼하지 말아야지

243. 雨朝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細雨廉纖曉。浮雲凌亂天。鳥啼紅濕塢。牛臥綠殘阡。野色臨江樹。春寒繞塞煙。王孫歸幾日。芳草更芊芊。

번역

가랑비 가늘게 내리는 새벽녘에 뜬 구름 어지럽게 하늘을 뒤덮네 새는 붉은 이슬 젖은 언덕에서 울고 소는 푸른 풀 남은 들판에 누웠네 들빛은 강가의 나무에 다다르고 봄추위는 변방의 안개에 감도네 왕손이 돌아갈 날 언제일런고 꽃다운 풀만 더욱 무성하구나

244. 答敬伯惠酒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0D

원문

靑林不見白衣來。春老江城花爛開。忽得將軍送芳釀。籬中一臥倒千杯。

번역

푸른 숲에 백의 입은 이 보이지 않는데 봄이 저문 강성에는 꽃이 만발하였네 홀연히 장군이 좋은 술을 보내 주어 울타리 안에서 누워 천 잔이나 마셨네

245. 城樓聞笛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漢岫胡雲萬里愁。煙花三月上江樓。一聲橫笛春風暮。山自蒼蒼水自流。

번역

한산의 구름 만 리에 시름이 이는데 삼월이라 연화 속에 강 누대에 올랐네 피리 소리 한 가락에 봄바람 저물고 산은 절로 푸르고 물은 절로 흐르네

246. 久囚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久囚應備困。多悔自知新。企死憐遲死。謀身覺害身。猶存懷舊國。不置念孤親。守道須安命。虛心任養眞。野苔鋪穩席。林鳥對佳賓。落日千江雨。浮雲萬里春。空同草木老。長與鬼神隣。紫綬紅塵世。靑山白髮人。酒饒愁裏興。詩富客中貧。一臥經三載。悠悠北海濱。

번역

오래 갇혀 응당 고달프리니 많은 후회에 스스로 새로움을 알겠네 죽기를 바랐는데 죽기 더딤이 가련하고 몸을 도모하려다 몸 해침을 깨닫겠네 그래도 옛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 남아 있어 외로운 어버이를 잊지 못하네 도를 지키려면 명에 편안해야 하니 마음을 비워 참된 본성을 기르리라 들판 이끼는 편한 자리 깔아주고 숲의 새는 좋은 손님을 마주하네 지는 해에 천강은 비를 뿌리고 뜬 구름에 만리는 봄이로세 부질없이 초목과 함께 늙어가고 길이 귀신과 이웃하였네 붉은 먼지 속에서 자색 인끈 차고 백발의 사람으로 청산을 바라보네 술이 많아 시름 속에 흥취가 나고 시가 풍부해 객중의 가난을 잊노라 한 번 누운 지 삼 년이 지났는데 유유히 북해에 있구나

247. 次答叔貢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1A

원문

胡地三年謫。音書萬里稀。春心靑塞斷。鄕夢白雲飛。北去人長滯。南來雁不違。落花斜日暮。相憶但思歸。

번역

오랑캐 땅에 삼 년 동안 귀양살이 만 리 밖에서 소식도 드물구나 봄마음은 북쪽 변방 끊어졌는데 고향 꿈은 흰 구름처럼 날아가네 북으로 간 사람은 오래 머무르고 남으로 오는 기러기는 어김없네 낙화 지는 석양에 저물어 가니 그리워하며 돌아갈 생각뿐이네

248. 書篝燈四面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1B

원문

太極生二五。离明燭群蒙。赫赫至陽精。發揮造化工。得燥始爽氣。假木方成功。外施雖有及。內蘊難自通。反視貴不散。運妙知所充。我作一篝燈。虛明方寸中。安得萬斤蠟。神光保不窮。坐見長夜晴。明與白晝同。

번역

태극이 이오를 낳으니 밝은 해가 어둠을 비추네 혁혁한 지양의 정기가 발휘되어 조화의 공을 이루었네 건조함을 얻어 처음으로 상쾌한 기운이 생기고 나무에 의지하여 바야흐로 성공하였네 밖으로 베풀면 미치는 것이 있겠지만 안에 쌓이면 스스로 통하기 어렵네 반성하여 흩어지지 않음을 귀하게 여기니 운행의 오묘함은 채워진 곳을 알겠네 내가 하나의 등불이 되어 방촌의 마음을 비추노라 어찌하면 만 근의 밀랍을 얻어서 신령한 빛이 다하지 않게 할까 앉아서 긴 밤이 맑아짐을 보노니 밝음이 대낮과 같구나

원문

萬物本寥寥。理具氣仍形。有理雖本善。乘氣乃能行。大用有通塞。全體或昭冥。須屛外物牽。且省邪念生。淵澄至靈靜。粲爛群品明。舒之宇宙竝。卷來分寸爭。聖人猶不懈。敬義兩無停。浩浩上天載。本無臭與聲。

번역

만물은 본래 텅 비어 있으나 이치가 갖춰지고 기가 이어져 형체 이루네 이치가 있으면 비록 근본이 선하지만 기를 타야 능히 행할 수 있네 큰 쓰임에 통하고 막힘이 있으며 온전한 체에 밝고 어두움이 있다네 모름지기 외물의 이끌림을 물리치고 또한 사념의 생김을 살피네 깊은 못처럼 맑아 지극히 영정하고 찬란하여 모든 물품이 밝구나 펼쳐지면 우주와 함께하고 거두어지면 한 치라도 다투네 성인도 게을리하지 않으니 경과 의를 둘 다 그치지 않았네 넓고 넓은 하늘에 실려 있어 본래 냄새나 소리가 없구나

원문

點燼應嫌燼。挑花是愛花。願添膏不匱。長使照無差。

번역

불씨를 돋우는 건 불을 싫어해서가 아니고 꽃을 꺾는 건 꽃을 사랑해서가 아니네 원컨대 기름은 다하지 않게 보태어서 길이 어김없이 비추게 해 주었으면

원문

虛中能普照。方外自除侵。欲辨眼前物。須明鐙裏心。

번역

허공 속에 두루 비추고 방외에서 절로 침범 없네 눈앞의 사물 분별하려면 등불 속 마음을 밝혀야 하리

249. 擊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衆岫連窮塞。孤臺俯晩晴。江邊春草合。城上暮雲平。戍客三年別。遷人萬里情。落花飄泊盡。空峽夜流鳴。

번역

뭇 산이 변방에 잇닿아 있고 외로운 누대에서 저녁 하늘 바라보네 강가에는 봄풀이 우거지고 성 위엔 저녁 구름 평평하네 수자리 나그네 삼 년 동안 이별하고 귀양 가는 사람 만 리 길 떠나네 떨어진 꽃잎은 다 날려 가고 빈 골짝에 밤 내내 물소리 들리네

250. 自遣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三年叢棘空知悔。白首能忘大耋嗟。獨立不懼吾豈敢。且將高臥鼓缶歌。

번역

삼 년 동안 곤궁함에 부질없이 후회했으니 백발에도 어찌 장수하는 걸 탄식하랴 홀로 서서 두려워하지 않음 내 어찌 감히 하리 우선 편안히 누워 고찬가를 부르노라

251. 聞友亡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金石唯知託契深。北辰南斗杳難尋。百年生死胡夷謫。碧海靑天萬里心。

번역

금석처럼 깊은 우의에 의탁할 줄만 알았지 북극성과 남두성이 아득하여 찾기 어려웠네 백 년 인생 생사 갈림이 어찌 오랑캐 땅 귀양살이인가 푸른 바다 푸른 하늘에 만 리의 마음이로세

252. 次仲耕雲頭城韻〔原注:二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百年成敗夢相遒。草木何知人自愁。雲壓黑江朝暮瘴。松連白岫古今秋。周遭城郭山依舊。割據英雄計已休。回首悲涼千載迹。老囚無路一探幽。

번역

백 년의 성패는 꿈처럼 빠르거늘 초목은 어찌 사람의 시름을 알리오 구름이 검은 강에 드리워 조석으로 장기요 소나무가 흰 산에 이어져 고금에 가을일세 둘러싼 성곽과 산은 예전 그대로인데 할거하던 영웅들의 계책 이미 그쳤네 천 년의 자취 돌아보니 슬프고 쓸쓸한데 늙은 죄수는 한번 찾아볼 길이 없구나

원문

悠悠宇宙幾回遒。一片孤城萬古愁。詞客有懷還獨弔。霸才無業已多秋。羌笳此夕聞應斷。芳草何年恨更休。寥落壯圖千仞壁。落花流水暮山幽。

번역

아득한 우주에 몇 번이나 세월이 흘렀나 외로운 성 한 조각 만고의 시름일세 시인은 회포 있어 홀로 조문하고 패도는 일 없어 이미 오랜 세월 지났네 오랑캐 피리 소리 오늘 밤엔 끊어졌으리니 방초는 어느 해에야 한이 다시 그치려나 쓸쓸한 장대한 계획 천 길 절벽에 걸렸는데 낙화와 유수에 저문 산은 그윽하구나

253. 夢遊山寺作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雲山重疊隔煙塵。花鳥相驕象外春。古寺獨尋僧去後。壁中唯有四仙人。

번역

구름 산이 겹겹으로 티끌 세상을 막고 있어 꽃과 새가 교만한 것은 상외의 봄이라네 옛 절을 스님 떠난 뒤에 홀로 찾아오니 벽에는 오직 사선인만 남아 있구나

254. 庭草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1D

원문

庭草自憔悴。雨暘何擇施。流芳元荏苒。萎絶莫相悲。

번역

뜰의 풀은 절로 시들어가는데 비와 볕을 어찌 가려 내리시나 유방은 본래 세월에 맡기거니 시든 것을 슬퍼하지 마오

255. 初夏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初夏江山麗。風光始似春。落花紅照塢。飛絮白迷津。舞柳鶯驕日。歌梁燕慰人。芳時應易老。獨立久傷神。

번역

초여름이라 강산이 아름다워 풍광이 비로소 봄과 같구나 떨어진 꽃은 붉게 언덕을 비추고 나는 버들개지는 하얗게 나루를 뒤덮네 춤추는 버드나무에선 꾀꼬리가 뜨거운 해를 아랑곳 않고 노래하는 다리엔 제비가 사람을 위로하네 꽃다운 시절은 쉬이 저물어 가니 홀로 서서 오래도록 슬퍼하노라

256. 贈答禪雲山僧尙淳同韻〔原注:二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尺書珍重問衰顏。回首淸遊歲屢闌。明月只應分一繳。浮雲不道隔三關。黑津嵐瘴魚龍濕。白嶺風霜草木頑。叢棘有緣歸未得。瀛山猬海夢中看。

번역

편지 보내 안부 묻는 정성 참으로 고마워라 맑은 곳에 놀던 일 회상하니 해가 여러 번 지났네 밝은 달은 응당 한 조각 나누어 주겠지만 뜬구름은 삼관을 막고 있음을 말하지 않네 흑진주 나루의 안개와 장기엔 어룡이 젖어 있고 백령도의 바람과 서리에 초목은 굳었으리라 가시덤불에 인연 있어 돌아가지 못하니 영산과 위해는 꿈속에서나 보겠구나

원문

依然碧眼與淸顏。萬里相思勞夢闌。精進定參衣鉢契。疑團幾覺鬼人關。諸天塵刹禪心淨。大地山河道力頑。要識西方第一意。有身須作法王看。

번역

푸른 눈과 맑은 얼굴 예전 그대로인데 만리 타향에서 그리워 꿈에 자주 보았네 정진하여 의발의 계합을 참구하였고 의단으로 귀인의 관문을 몇 번이나 깨달았나 제천의 진찰에서 선심이 정결하고 대지의 산하에 도력이 굳세었네 서방의 제일 뜻을 알고 싶다면 몸을 가지고 법왕이 되어 보아야 하리

257. 城上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夕雨收殘黛。胡峯列塞邊。野長靑草合。江迥白沙連。碧落行行雁。滄波點點煙。愁人一登眺。長嘯倚雲天。

번역

저녁 비가 남은 먹구름 거두니 오랑캐 봉우리 변방에 늘어섰네 들판 길어 푸른 풀이 합쳐지고 강물 멀어 흰 모래가 이어졌네 푸른 하늘엔 기러기 줄지어 날고 푸른 물결엔 안개 점점이 피어나네 시름하는 사람 한 번 올라 바라보며 길게 휘파람 불며 구름 낀 하늘에 기대네

258. 書懷。答寄子容兄。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2B, ITKCMO0127AA025322C ...

원문

圖南才氣少年時。俯視風塵每淚垂。尙友喜論千古士。傳經羞就一鄕師。行藏要契顏愚樂。心事翻纏楚纍悲。域外雲山皆有宅。不知何事老荒陲。

번역

젊은 시절에 남쪽으로 도망갈 재주 있었으니 풍진세상 굽어보며 늘 눈물 흘렸네 벗을 사귀어 천고의 선비 논하기를 좋아하고 경전을 전수받아 한 고을 스승 되기 부끄러워했네 행장은 안연(顔淵)의 어리석음과 즐거움에 합치해야 하고 심사는 초나라 죄수의 슬픔에 얽매였네 국경 밖 구름 낀 산에 모두 집이 있으니 무슨 일로 변방에서 늙어가는지 모르겠네

원문

關山送別雪中行。獨夜胡天對月明。何處雁書傳塞信。一生徒抱鶺鴒情。

번역

눈 속에 관산으로 떠나시는 분 전송하고 홀로 밤에 오랑캐 하늘 밝은 달 마주하네 어디에서 기러기 편지로 변방 소식 전해 줄까 한평생 부질없이 벽랑의 정을 품고 있네

원문

長安西望阻三關。異域孤囚老六鎭。多負百年忠孝心。頭邊烏兔空相趁。

번역

장안을 서쪽으로 바라보니 삼관이 막혀 있고 이역의 외로운 죄수 육진에서 늙어 가네 백 년 동안 충효의 마음을 많이도 저버린 채 머리 위의 오토가 부질없이 서로 따르누나

원문

蒺藜終應不可據。叢棘能令知省悔。畢竟有天吾豈虞。一笑高臥三邊塞。

번역

가시나무는 끝내 의지할 수 없으니 가시덤불이 성찰하고 후회하게 하네 필경 하늘이 있으니 내 어찌 근심하랴 한 번 웃고 삼변의 변방에 편히 누웠노라

원문

徐徐求應勢非堪。蹇蹇無尤道已慙。葛藟纏時須動悔。水山艱處利西南。

번역

서서히 응하는 것은 형세에 맞지 못하고 어눌함은 허물 없으나 도가 이미 부끄럽네 갈대 넝쿨이 감을 때엔 반드시 후회해야 하고 수산의 어려운 곳은 서남쪽이 이롭다네

원문

山河不限鄕園夢。風雪偏侵胡地客。歸期可待羝羊乳。終古烏頭不見白。

번역

산하는 고향 꿈에 한정되지 않는데 눈보라는 오랑캐 땅 나그네를 유독 괴롭히네 돌아갈 기약은 숫양의 젖을 기다릴 수 있으리니 예로부터 오두는 하얗게 변하지 않는 법이네

원문

屈指如今喜懼年。聞道春來添白髮。平生膝下恩情遠。十二時中空愛日。

번역

손꼽아 세니 지금은 기쁘고 두려운 나이 듣자니 봄이 오매 백발만 더해진다네 평생에 무릎 아래 은정이 멀어지니 열두 달 중 헛되이 사랑하는 날뿐일세

원문

萬重滄海萬重岑。北斗微微南斗深。杖劍悲歌看白日。浮雲千里結層陰。

번역

만 겹의 푸른 바다 만 겹의 산봉우리 북두는 희미하고 남두는 깊어라 검 잡고 슬피 노래하며 해를 바라보니 뜬구름 천 리에 층층이 어둡구나

원문

一敗成家萬事零。雁行漂泊似分星。此生完聚何時日。不耐空原聞鶺鴒。

번역

한 번 패해 집안 망하니 만사가 흩어지고 기러기 행렬처럼 떠돌아 별처럼 갈라졌네이 생애에 언제나 온전하게 모일까 빈 들에서 황새 울음소리 견디지 못하겠네

원문

數莖白髮蓮花社。一葉漁舟桃水源。物外浮雲元任意。獨將徽纆掩荒原。

번역

두어 가닥 흰 머리로 연화사에 노닐고 한 잎 배 타고 도원 근원으로 돌아가네 물외의 뜬 구름은 원래 마음대로라 홀로 휘도를 가지고 황량한 들에 숨었네

원문

學須知義能安命。志不尤人敢怨天。要識朝聞夕死意。一心精力倍人千。

번역

배움은 의리를 알아 천명을 편안히 여기고 뜻은 남을 탓하지 않고 하늘을 원망 않네 아침에 듣고 저녁에 죽는 뜻을 알아야 하니 한 마음의 정력이 사람보다 천 배나 더하리라

원문

愁來欲望白雲天。天際雲山不可企。若使化爲精衛鳥。詎嫌東海數千里。

번역

시름겨워 흰 구름 하늘을 바라보지만 하늘 끝의 구름 산은 바라볼 수 없네 만약에 정위의 새가 될 수 있다면 어찌 동해의 수천 리를 꺼리랴

원문

郭外煙波何莽蒼。漁人舟子底心想。斜風細雨歸去遲。落日沙鷗飛兩兩。

번역

성 밖의 안개 물결 어찌 그리 아득한고 어부와 뱃사람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비낀 바람 가랑비에 돌아가는 길 더디니 석양에 갈매기 두서로 날아오르네

원문

客中春事觸懷傷。鶯舞垂楊燕語梁。風光正欲欺雙鬢。節物如何似故鄕。

번역

객중의 봄 풍경이 마음을 상하게 하니 버들에서 꾀꼬리 춤추고 들보에 제비 우네 풍광은 정녕 두 귀밑머리를 속이려 하는데 절물은 어찌하여 고향과 같으리오

원문

欲和新詩淚滿襟。悲懷苦句不堪吟。落花明月靑春暮。塞北江南夜夜心。

번역

새 시에 화답하려니 눈물 가슴에 그득해라 슬픈 회포와 괴로운 시구 차마 읊을 수 없네 낙화 명월의 청춘이 저무는데 변방과 강남에서 밤마다 그리워하네

259. 挽萬戶〔原注:四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萬里防沙塞。三年今始歸。素輴非鐵騎。丹旆異蛇旂。祖路千山險。遺名一鎭威。下車桑梓日。寧復拜慈闈。

번역

만 리 먼 변방의 모래 성을 지키다가 삼 년 만에 오늘 비로소 돌아가네 수레는 철기병이 타는 것 아니지만 붉은 깃발은 사기의 깃발과 다르네 조상의 길은 천산처럼 험난하고 남긴 이름은 한 진의 위엄이라네 고향 땅에 내려가는 날 어찌 다시 어머니께 절하랴

원문

獨戍三邊遠。高才萬戶卑。尋常百步葉。心腹五申師。不副虎頭象。空還馬革尸。功名他日事。誰記峴山碑。

번역

삼변의 먼 곳에 홀로 수자리 맡으니 높은 재주 만호에 비루하구나 평소에는 백보엽을 지녔는데 심복은 오신사였네 호두의 상에 부응하지 못해 부질없이 마혁시가 되었네 공명은 훗날의 일이니 누가 현산비에 새길 것인가

원문

氣槩當時彥。才名古將風。靑蛇匣裏劍。明月手中弓。膂力三秋倦。風塵五鎭空。天驕元效順。終不報邊功。

번역

기개는 당시에 뛰어난 선비였고 재주와 명성은 옛날 장수 같았네 푸른 뱀이 칼집 속의 칼을 감싸고 밝은 달빛 아래 손에 활을 잡았네 근력은 삼 년 동안 지쳐 있었고 풍진 속에 오진은 비어 있었네 천교는 본래 순종을 따르나니 끝내 변방의 공을 보답하지 않으리

원문

繕壁嚴三板。懷恩感一軍。鐵衣寒塞月。金鼓動山雲。臥病靑春盡。思家白髮紛。旌旄零落盡。何處問勞勤。

번역

성벽을 수리하는 삼판군이여 은혜를 생각하니 한 군사 감격하네 철갑 입고 추운 변방 달빛 아래 있고 북소리는 산 구름에 울려 퍼지네 병석에 누웠으니 봄날 다 가고 집 그리니 백발만 어지럽구나 깃발과 창이 모두 사라졌으니 어디에서 수고로움을 물을꼬

260. 邊戍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山河迢絶玉門關。鐵甲金照月寒。萬里風霜沙塞遠。田來征戍幾人還。

번역

산하가 아득한 옥문관에 철갑이 금빛으로 비치고 달빛 차갑네 만 리의 풍상 속에 사막은 멀기만 한데 전란을 치른 군사 중 몇이나 돌아왔는가

261. 贈別鍾山高敎授伯雋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塞外偶相逢。無言覺道同。業傳君子學。心養長人風。一別雲山隔。三杯世事空。斯文典刑在。惆悵舊儒宗。

번역

변방에서 우연히 서로 만나니 말이 없어도 도가 같음을 알겠네 업은 군자의 학문을 전수받았고 마음은 장인의 풍모를 기르었네 한 번 이별에 구름 산이 막혔으니 석 잔 술에 세상일이 덧없구나 사문의 전형이 남아 있으니 옛 유종을 슬퍼하노라

262. 急雨城路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長風驅嶺霧。寒氣壓城隈。黑雨橫江斷。黃雲噴海來。頭邊生閃電。脚底震雄雷。匕鬯誰能喪。吾心本死灰。

번역

긴 바람이 고개 안개 몰아내고 찬 기운이 성 모퉁이에 가득한데 검은 비는 강을 가로질러 끊어지고 누런 구름은 바다에서 뿜어져 오네 머리 위엔 번개가 번쩍이고 발밑에는 우레가 진동하건만 비장 이야 누가 능히 잃으리오 내 마음은 본디 식은 재이거늘

263. 記夢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3B

원문

東園桃李雨中春。葉葉風光總慰人。病婦攬衣論舊別。老婢持飯說家貧。滿庭寒草行成路。半架殘書手拭塵。墻下小田新種菜。賣來生業奉孤親。

번역

동원의 도리꽃이 비 속에 피는 봄날에 잎마다 풍광이 모두 사람을 위로하네 병든 아내는 옷자락 잡고 옛 이별을 논하고 늙은 여종은 밥을 들고 가난한 집안 얘기하네 뜰 가득 찬 풀은 길을 이루어 자라고 반쯤 선 낡은 책은 손으로 먼지를 닦노라 담장 아래 작은 밭에 새로 채소를 심었으니 팔아 생업 삼아서 외로운 어버이 봉양하리

264. 次前韻以自悼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故山詩酒臥三春。一覺依然塞外人。九逝只知魂不住。千行唯得淚無貧。南歸幾賦宗元夢。西望應揮庾亮塵。萬里此身長纍纍。天涯征雁更難親。

번역

고향 산천 시와 술에 봄내 누웠다가 한 번 깨어보니 변방의 사람 되었네 구월이 지나도 혼은 머물지 못하고 천 줄기 눈물만 가난하지 않구나 남쪽으로 돌아가 몇 번이나 종원의 꿈을 읊었나 서쪽 바라보며 응당 유량의 먼지를 떨치리라 만 리에 이 몸 오래도록 매여 있으니 하늘 끝 가는 기러기와 더욱 친하기 어렵네

265. 月夜獨步。有懷寄仲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盛夏霖新霽。初昏氣似秋。殘霞生野堞。涼月動江流。戀闕愁無盡。懷人淚不收。浮生餘幾日。雲水自悠悠。

번역

한여름 장마가 막 개니 초저녁 기운이 가을 같구나 석양 노을은 들판 성첩에 피어나고 서늘한 달빛은 강물에 일렁이네 임금님 그리워 시름 끝없고 사람 생각에 눈물 그치지 않네 덧없는 인생 얼마나 남았는가 구름과 물은 절로 유유하구나

266. 答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3C

원문

聖代淪恩澤。孤臣滯苦囚。殘生隨草老。歸夢與雲浮。漠漠河山遠。悠悠歲月流。知君多意在。詩句問窮愁。

번역

성대의 은택을 다 받지 못하고 외로운 신하가 옥에 갇혔네 남은 목숨은 초로를 따르고 돌아갈 꿈은 구름과 함께 떠가네 막막한 하수와 산이 멀고 유유한 세월만 흐르네 그대에게 뜻이 많음을 알겠으니 시구에서 궁한 시름을 묻는구나

267. 農家麥秋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荒歲黎民苦待秋。山城牟麥已登疇。飢翁肩橐田頭乞。貧婦腰鎌雨裏收。舊貸未還催早稅。累徭纔免又新調。窮家所蓄應無裕。西作方殷盡室愁。

번역

흉년에 백성들 가을 기다리느라 괴로운데 산성의 보리와 기장은 이미 밭에 자랐네 주린 늙은이 어깨의 주머니는 밭두둑에서 빌려오고 가난한 아낙 허리의 낫은 비 속에 거두네 옛날 빌린 것 못 갚았는데 조세 일찍 내라 재촉하고 여러 가지 세금 겨우 면했는데 또 새로 징수하네 궁한 집의 저축 여유 없으리니 서쪽 지방에서 바치느라 온 가족이 시름에 잠기네

268. 早秋。與敬伯酌酒後醉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百年身世夢中期。萬古江山謫裏思。一葉已離寒井樹。殘蟬空號夕陽枝。林階草沒蛩吟斷。野閣宵深螢火微。獨坐更知鄕念遠。不堪涼夜正遲遲。

번역

한평생의 신세가 꿈속에서나 기약할 뿐 만고토록 강산은 귀양살이 속의 그리움일세 한 잎은 이미 찬 우물가의 나무를 떠났는데 남은 매미는 부질없이 석양 가지에서 울어대네 숲 속 섬돌에 풀이 자라 귀뚜라미 소리 끊기고 들판 누각에 밤 깊어 반딧불 희미하구나 홀로 앉아 고향 생각 더욱 멀리 있음을 알겠으니 서늘한 밤이 정녕 더디 감을 견딜 수 없네

269. 夜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3D

원문

漂泊他鄕客。羈危故國人。流光悲暮歲。垂老愧殘身。萬樹風聲爽。千山曙色新。登臨無限意。寂寞與誰親。

번역

타향에 떠도는 나그네 고국에서 위태로이 지내는 사람일세 흐르는 세월은 저무는 해가 슬프고 늙어가는 몸은 쇠잔함이 부끄럽네 수많은 나무에 바람 소리 상쾌하고 천산에는 새벽빛이 새롭구나 올라보니 무한한 생각 적막하니 누구와 친할꼬

270. 雨夜閱易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讀罷羲文易。空堂欲二更。蟲聲階上在。螢火雨中生。守寂方知感。虛心自見情。沈沈矮屋裏。默坐對神明。

번역

《주역》을 읽고 나니 빈 방에 이경이 되려 하네 벌레 소리는 섬돌 위에 있고 반딧불은 비 속에 생겨나네 고요함을 지켜야 감응을 알고 마음을 비워야 절로 정을 보네 어둑한 오두막 안에서 묵묵히 앉아 신명을 대하노라

271. 早秋初夜旅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雨晴雲卷暮城秋。風急天空江水流。月色漸分柔遠鎭。笛聲多在撫胡樓。遷人嶺外迷疆場。戍客沙頭伴斗牛。何處擣衣寒杵響。夜深還起故鄕愁。

번역

비 개고 구름 걷힌 저녁 성에 가을이 오니 바람 세차게 부는 하늘 아래 강물은 흐르네 달빛은 점차 멀리 있는 진영으로 나뉘고 피리 소리는 대부분 무호루에서 들려오네 귀양 온 사람들은 영남 밖에서 국경을 헤매고 수자리 객은 모래톱에서 북두칠성을 벗 삼았네 어디선가 옷 두드리는 차가운 다듬이질 소리 밤 깊도록 고향의 시름 다시 일어난다

272. 城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西塞山邊落日時。長程不見有人歸。江天七月秋風早。木麥花開蛺蝶稀。

번역

서쪽 변방 산자락에 해가 질 때 먼 길에 돌아가는 사람 보이지 않네 강 하늘 칠월에도 가을바람 일찍 불어 목맥꽃 피었어도 나비 드물구나

273. 秋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一入深籬歲月悠。浮生如夢又逢秋。他鄕客淚飄黃葉。古塞風霜亂白頭。衰草已消前日興。殘花猶帶昔年愁。那堪刁斗長城畔。夜夜寒聲報曉籌。

번역

깊은 울타리 안에 들어와 세월이 유유한데 덧없는 인생 꿈과 같아 또 가을을 만났네 타향의 나그네 눈물은 누런 잎에 날리고 옛 변방의 풍상은 백발을 어지럽히누나 시든 풀은 이미 지난날 흥취를 없애고 남은 꽃은 아직도 옛날 시름을 띠었구나 어찌 견디랴, 장성 가에서 군사 신호 소리 밤마다 찬 소리로 새벽이 왔음을 알리네

274. 夜書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秋高看木落。夜深聽雁來。懸懷故園菊。今日爲誰開。

번역

가을 깊어 낙엽 지는 것 바라보고 밤 깊어 기러기 오는 소리 듣노니 고향 동산 국화에 마음 두었는데 오늘날 누구를 위해 피었는가

275. 秋日城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胡山鬱崛抱窮荒。雲氣蒼茫近夕陽。秋樹帶煙橫晩碧。澄江斜練接天光。離離曠野禾岐合。落落平沙雁字長。極目海關頻掩淚。不堪身世日凄涼。

번역

호산이 우뚝 솟아 궁황을 안고 있고 구름 기운 아득하여 석양에 가까운데 가을 나무 연기 띠어 저녁 푸르름 비끼고 맑은 강물 비단 같아 하늘 빛과 접했네 넓은 들판 무성한 곡식 이삭이 모였고 평평한 모래 위로 기러기 줄 길게 늘어졌네 바다 관문 끝까지 바라보며 자주 눈물 훔치니 신세가 날마다 처량하여 견딜 수 없구나

276. 醉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4B

원문

胡風吹斷夕陽時。秋夜深深刻漏遲。醉後忽驚刁斗響。起看明月上高籬。

번역

오랑캐 바람이 석양에 불어와 끊기니 가을밤 깊고 깊어 물시계 소리 더디구나 취한 뒤 갑자기 조두 소리에 놀라 일어나 밝은 달이 높은 울타리에 오름을 보노라

277. 書寄家兄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絶域風威切。涼宵落葉哀。獨裁燈下札。遙寄塞鴻回。

번역

외진 곳에 바람 세차고 서늘한 밤 낙엽 슬프네 홀로 등불 아래 편지 쓰니 멀리 돌아가는 기러기에게 부치노라

278. 秋日城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塞國初霜下。胡山一半黃。野寒風葉動。江落雁沙長。朔氣沈孤戍。邊雲老戰場。高城聊極目。日暮淚茫茫。

번역

변방에 첫서리 내리고 오랑캐 산 절반이 누렇네 들판 차가워 바람에 낙엽 일고 강물 줄어 모래톱 길구나 북방 기운 외로운 수루에 스미고 변방 구름 전장에 늙어가네 높은 성에서 애오라지 바라보니 저물녘 눈물만 아득하네

279. 夜登擊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中夜千山裏。危城大野邊。一江通碧海。三塞入胡天。露氣橫全浦。星光落半川。超然臺上望。一洗世間緣。

번역

한밤중이라 온 산이 어두운 속에 높은 성은 큰 들판 가에 서 있구나 한 줄기 강물 푸른 바다로 통하고 삼각의 변새는 오랑캐 땅으로 드네 이슬 기운은 전포에 비껴 있고 별빛은 반쯤 흐르는 물에 떨어지네 초연히 누대 위에 올라 바라보니 세속의 인연을 한 번 씻어내누나

280. 秋宵。對敬伯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4C

원문

顚沛遐荒志不降。浮生還付濁醪缸。胡天草木黃關嶺。塞地風煙黑郡江。雲外斷鴻橫朔海。燈邊孤客睡寒窓。蕭蕭萬里悲秋意。一暢空揮筆似杠。

번역

아득한 변방에 와도 꺾이지 않는 의기라 덧없는 인생 도리어 탁주 항아리에 부치네 오랑캐 땅 초목은 황관령에 누렇고 변방의 바람과 안개는 흑군강에 검구나 구름 너머 외로운 기러기는 북쪽 바다를 가로지르고 등불 옆 외로운 나그네는 찬 창가에서 잠드네 쓸쓸한 만 리 길에 가을 슬퍼하는 마음 한 번 펴려고 부질없이 지팡이처럼 휘두르네

281. 夜坐聞鷄有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楡林關外九秋涼。叢棘圍中五夜長。孤角遠搖胡塞月。寒燈獨照海天霜。殘眠不作黃梁夢。狂韻空酬白石章。坐待扶桑昇曉日。何如起舞蹙劉郞。

번역

유림관 밖에는 구월이라 서늘한데 가시덤불 둘러친 속에 긴긴 밤이로세 외로운 뿔피리 소리는 멀리 변방 달빛에 흔들리고 찬 등불은 홀로 바다 하늘의 서리에 비치네 남은 잠은 황량몽을 꾸지 못하고 미친 시는 부질없이 백석의 시에 화답하네 부상의 새벽 해 뜨기를 앉아서 기다리니 일어나 춤추며 유랑에게 찡그리는 것과 어떠한가

282. 九月初八日夢。與文士二三人遊于佳境。有殿閣巍然而無彩繪。予與文士。濡朱于筆。畫星辰于閣之四壁。而文士二人畫北。予畫其西東。光芒相射。隨手動耀。仰視之。二十八宿歷歷環繞。各分其方。有一相國似隨監焉。初九日夢。予到一公府。有三公之坐。首相爲今之存宰相。亞相爲故政丞。公事之餘。首相題七言律詩以示亞相。相和之。兩詩皆佳作。翌日又會。細雨廉纖。春氣駘蕩。首相又書出七律。題字于末。以示亞相。相又和之而題字。予讀之五六過。沈吟嗟嘆。意謂首相之詩。渾然裕厚。意味深長。非淺薄可窺。亞相之詩。筆力奇健。大得陳黃氣骨。皆非世儒所及。首相又題七律示予曰。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5A

원문

民世安康屬道亨。春宮學術問幾成。風繁一樹花容動。雨霽千林日氣平。陌上飛綿雲共白。池中布草柳兼靑。明朝又被狂尉去。可堪終年作吏情。

번역

백성들 편안한 건 도의 형통에 달려 있거니 춘궁의 학문이 얼마나 이루어졌나 물어보네 바람 부는 한 나무엔 꽃 모습이 생동하고 비 갠 온 숲에는 햇빛이 고르게 비치누나 길가에 날리는 솜은 구름과 함께 희고 못 가운데 풀은 버들과 함께 푸르구나 내일 아침 또 광위에게 잡혀갈 테니 한 해를 관리가 되는 심정 어찌 견디랴

원문

予評曰。所謂安康者。以爲今之民物已治安歟。相答曰。豈其然乎。言之則當如是。又曰。幾成者何。答曰。將就矣。意謂第六句。遷臺職去而不問。第八句。似鬼語而不評。竝書與我曰。歸藏爾家。爲後日觀。予欲和而不就一字。有覺之。其詩四篇。字畫分明。語意彷彿。而欲記之。盡失難省。可恨。末詩以其熟翫故不忘。然其中兩聯多忘字。以意推之。不盡其眞。大槩思之。中間兩作太奇偉。平日所未覩。

번역

내가 평하기를, “이른바 안강(安康)이란 것은 지금의 민물이 이미 치안을 이루었다고 하는 것인가?” 하니, 답하기를, “어찌 그렇겠는가. 말하면 마땅히 이와 같을 것이다.” 하였다. 또 묻기를, “거의 완성된 것이 무엇인가?” 하니, 답하기를, “장차 완성될 것이다.” 하였다. 그의 뜻은 제6구(句)에 대직(臺職)을 옮겨 가고도 묻지 않은 것과 제8구에 귀신 같은 말인 듯한데도 평하지 않은 것을 아울러 나에게 써서 주어 집에 간직하고 후일을 위해 보라고 한 데 있음을 이른 것이다. 내가 화답하려고 하였으나 ‘취(就)’ 자 하나를 쓰지 못하였는데, 깨달은 바가 있었다. 그의 시 4편은 글씨가 분명하고 뜻이 방불하여 기억하고자 했으나 다 잃어버려 회상하기 어려우니 한스럽다. 마지막 시는 익숙히 감상했기 때문에 잊지 않았지만 그 가운데 두 연(聯)의 ‘망(忘)’ 자는 뜻으로 미루어 보아 참된 바를 다하지 못하였다. 대체로 생각해 보면 중간에 두 편이 너무 기이하고 위대하여 평소에 보지 못했던 것이다.

283. 簡寄仲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秋雨蕭蕭落葉鳴。〔原注:或作聲〕寒愁不寐到鷄聲。〔原注:或作鳴〕遠書誰寄南天雁。孤枕偏隣北極星。窓外曉江侵幌冷。頭邊朔雪對燈明。空將一筆論懷抱。盡是思君不見情。

번역

가을비는 쓸쓸히 낙엽 소리 내리고 -원문에는 ‘혹은 소리가 난다’고 하였다.-추위에 시름겨워 잠 못 이루니 닭이 운다 -원문에는 ‘혹은 울었다’고 하였다.-먼 곳의 편지는 누가 남쪽 하늘 기러기에게 부쳐 왔나 외로운 베개는 유독 북극성과 이웃하였네 창밖 새벽 강물은 휘장 안으로 차갑게 들어오고 머리맡 북방 눈은 등불을 마주하여 밝구나 부질없이 붓 한 자루로 회포를 논하니 모두가 임 그리워도 보지 못하는 정이로세

284. 酌酒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5B

원문

今朝聊復笑吾生。把酒悠悠倚北櫺。世上是非千日醉。夢中榮辱一毫驚。靑天明月渾閑事。野馬浮雲豈是情。吟罷小詩看落照。門前江水自泠泠。

번역

오늘 아침 애오라지 내 인생을 웃으며 술잔 잡고 한가로이 북쪽 창에 기대었네 세상의 시비는 천일주에 취한 것이요 꿈속의 영욕은 일호에도 놀라는 거로다 푸른 하늘 밝은 달은 모두가 한가한 일이요 들판 말 뜬 구름은 어찌 정이 있는 것이랴 시를 읊고 나니 지는 해를 바라보는데 문 앞의 강물 소리 절로 시원하구나

285. 囚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絶國孤囚九死邊。殘生多故百年前。千方詎得醫三折。萬善難將贖一愆。白首自甘蛇虺窟。丹心無告犬羊天。男兒窮達由來事。辜負偏親獨可憐。

번역

외진 변방에 갇힌 신세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몸 백 년 전 일로 고초를 많이 겪었네 어찌하면 온갖 방법으로 세 번의 절개를 지킬 수 있을까 만 가지 선행을 쌓아도 한 번의 잘못을 속하기 어렵네 흰머리로 스스로 사나운 뱀의 소굴에 들어갔지만 충성심은 임금께 고할 길이 없구나 남자의 궁달은 본래부터 그러한 것인데 어머니를 저버린 것이 유독 가련하네

286. 思親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異域三秋別。孤臣萬里心。淚添滄海闊。愁結塞雲深。望眼疑明喪。衰頭看白侵。此生偏母念。何處夢中尋。

번역

이역 땅에서 가을날에 이별하니 외로운 신하 만 리 밖의 심정이네 눈물은 넓은 창해에 더해지고 시름은 깊은 변방 구름에 맺혔네 눈길은 명상 하는 것 같고 쇠한 머리엔 흰머리가 침노하네이 생애에 어머니 생각 유독 많으니 어디에서 꿈속에나 찾아볼까

287. 題仲耕天象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5C

원문

二十八宿包天經。日月五緯相錯行。北極南極貫樞紐。一機運運萬化成。

번역

스물여덟 별자리가 하늘을 두루 감싸고 해와 달과 오위가 서로 엇갈려 운행하네 북극과 남극이 관후를 꿰뚫어 한 기틀로 운용하여 만물이 이루어졌네

288. 題敬伯棊局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將軍胸裏五申師。變化無窮一局棊。新作小技聊試略。陽開陰闔正兼奇。

번역

장군의 가슴속에 오신사가 있으니 변화가 무궁한 하나의 바둑판이로세 새로운 작은 기예를 만들어 대략 시험하니 양의 열림 음의 닫힘이 정히 기이하구나

289. 對酒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此日尊前復頹玉。古今心事淚長零。西山白雪夷齊節。東海滄波魯仲情。宇宙悠悠如過客。形骸草草似浮萍。一生醉夢風塵裏。千載滔滔孰自醒。

번역

오늘 존전에서 다시 옥이 무너지니 고금의 심사에 눈물 줄줄 흐르네 서산의 백설은 이애의 절개요 동해의 창파는 노중의 정일세 우주는 아득하여 나그네 같고 형체는 초라하여 부평초 같구나 한평생 풍진 속에 취한 꿈 꾸니 천년 세월에 누가 스스로 깨어날까

290. 醉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5D

원문

窮囚遮莫嘆摧傷。憂患能敎術業昌。八卦周文聊演易。九疇箕子自佯狂。莊生不必論萇血。賈傅何須弔楚湘。塵世紛紛終可笑。古今相照一肝腸。

번역

궁벽한 곳에 갇혀도 슬퍼할 것 없나니 우환이 오히려 학업을 창성하게 했네 팔괘의 주공 문왕은 애오라지 역을 연했고 구주의 기자 역시 스스로 미친 체했었지 장자는 반드시 장혈을 논할 필요 없고 가부는 어찌 초상에 조문할 필요 있으랴 분분한 속세는 끝내 우스운 것이니 고금의 일에 한결같은 마음이로다

291. 曉坐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靜中無事不安閑。睡罷燈前夜自闌。光岳秋天長肅氣。扶桑朝日舊容顏。心通萬水分源處。耳順千林發籟間。閉眼坐來庭宇寂。香煙如縷繞蒲團。

번역

고요한 가운데 일 없어도 편안하지 않아 등불 앞에 잠 깨니 밤은 깊어만 가는데 광악의 가을 하늘엔 숙기가 길고 부상의 아침 해는 옛 모습 그대로라네 마음은 만물의 근원인 물이 나누어지는 곳에 통하고 귀는 천 숲에서 바람 소리 나는 사이를 들었네 눈 감고 앉았노라니 집안이 고요한데 향 연기 가늘게 부들방석을 감싸네

292. 讀多士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一着戎衣已翦商。七王恩澤竟難忘。頑民盡是忠殷室。多士煩令徙洛陽。故國流離歌麥秀。他人諄懇說興亡。百年永作殊邦客。慙却西山餓死郞。

번역

한 번 군복 입고서 상나라를 멸하였으니 칠왕의 은택을 끝내 잊기 어려워라 어리석은 백성들은 모두 충은의 집안이요 많은 선비는 번거롭게 낙양으로 옮겨가게 하였네 고국에서 떠돌며 맥수의 노래 부르는데 다른 이들은 간곡히 흥망을 말하누나 백 년 동안 영원히 타향살이 하게 되었으니 서산의 굶어 죽은 사람에게 부끄럽구나

293. 放言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6A

원문

俯仰乾坤正寂寥。男兒幾箇脫塵囂。龍亡大澤群魚戲。虎逝深山衆貍驕。鸞鳳寧須棲枳棘。麒麟終不伏輪軺。一生憂患堪餘笑。萬古靑天白日昭。

번역

천지를 우러르고 굽어보니 참으로 적막한데 남아 중에 몇 명이나 속세의 번잡함을 벗어났나 용이 큰 못에서 사라지니 물고기들 희롱하고 호랑이가 깊은 산을 떠나가니 여우들 기세등등하네 난봉이 어찌 꼭 가시나무에 깃들겠는가 기린은 끝내 수레에 굴복하지 않으리라 일생의 근심과 환란 우습게 여기니 만고토록 푸른 하늘에 밝은 해 비추리

294. 感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金烏旣去玉兔歸。春草纔生秋葉飛。孔孟遑遑爲客久。唐虞邈邈與心違。塵間自古多南北。宇內何人定是非。汩沒百年憂喜裏。頭邊霜雪已霏霏。

번역

금오가 떠나고 옥토끼 돌아가니 봄풀이 막 자라자 가을 낙엽 날리네 공맹은 바삐 객지 생활 오래 하였고 요순 시대는 아득히 마음과 어긋났네 세상에 예부터 남북으로 나뉘었으니 천하에 누가 시비를 정하였나 백 년 동안 근심과 기쁨 속에 골몰하니 머리 가에 서리와 눈이 벌써 흩날리네

295. 讀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萬事龍鍾白髮翁。手持黃卷臥蒿蓬。周公禮樂千年法。孔子文章四海宗。大道不應隨世變。皇天亦或使人窮。經綸術業知何物。一笑人間春夢空。

번역

만사가 다 늙어버린 백발의 늙은이 손에 책을 들고 초가집에 누웠노라니 주공의 예악은 천년의 법도이고 공자의 문장은 사해의 종주로세 대도는 응당 세상을 따라 변하지 않거늘 황천 또한 혹 사람을 궁하게 하네 경륜과 학문이 무엇인 줄 알겠으니 한바탕 웃노라 인간 세상 덧없는 꿈이여

296. 閱史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太樸難期思有窮。黃虞事業竟誰宗。春秋日月屯昏裏。秦漢乾坤爭戰中。王霸功名皆姑息。君臣際會但阿容。寧將高擧紅塵網。永逐商山四皓翁。

번역

태박의 생각 끝없음을 기약하기 어려우니 황우의 사업은 마침내 누구를 종주로 삼을까 춘추 시대 일월이 혼돈 속에 뭉쳐 있었고 진한 시대 천지가 전쟁 중에 갈라졌었네 왕패의 공명은 모두 임시방편에 불과하고 군신의 만남은 단지 아첨하는 데 그쳤으니 어찌 높은 뜻을 가지고 홍진의 그물에 걸려 상산의 네 어른을 영원히 따르겠는가

297. 悲俗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浮生世事奔忙處。滄海桑田瞥眼間。靑草只應埋白骨。黃金誰得住紅顏。樽邊明月難長照。天際孤雲豈更還。役役終年南北裏。紅塵一夢已成闌。

번역

덧없는 인생세상 분망한 곳에서 창해와 상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지네 푸른 풀은 응당 백골을 덮어주겠지만 황금으로 누가 젊음을 머물게 하랴 술동이 가의 밝은 달 오래 비추기 어렵고 하늘가의 외로운 구름 어찌 다시 돌아오랴 해마다 남북으로 분주히 오가다 보니 홍진 속 한 꿈이 이미 저물었구나

298. 日暮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6C

원문

海風吹雨過天寒。秋草盈庭夕露殘。閉戶正宜高枕臥。開編聊欲洗心看。飢蠅戀臭黏空瓿。寒雀貪稻傍暗攔。郭外行人何處定。雲邊落日已沈山。

번역

바닷바람이 비를 불어와 추위가 지나고 뜰 가득한 가을 풀에 저녁 이슬 젖었네 문을 닫고 베개 높이 누워 있기에 딱 좋고 책을 펼쳐 마음이나 씻으려 하노라니 굶주린 파리는 냄새를 맡고 빈 항아리에 붙고 추운 참새는 밥을 탐해 어두운 울타리 옆에 있네 성곽 밖 행인은 어느 곳에서 머무는가 구름 저편 지는 해 이미 산에 잠겼구나

299. 偶題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亦知膠柱苦難調。須把朱絃細細刀。萬里山河身已老。千秋姚姒夢長遙。文章濟世雷鳴釜。道德經邦狗續貂。醉向黃花聊一詠。天邊落木更蕭蕭。

번역

기둥에 아교 바르듯 조절하기 어려움을 알겠으니 반드시 주현을 가지고 세밀하게 다듬어야 하리 만 리 산하를 보며 이 몸은 이미 늙었지만 천추의 요씨는 꿈이 멀어지네 세상을 구제할 문장은 우레가 가마에 울리는 것 같고 나라를 경륜하는 도덕은 개가 담비 가죽을 잇는 것이라네 취하여 국화를 향해 한 번 읊조리니 하늘가 낙엽이 다시 쓸쓸히 지네

300. 酒中懷士潔兄。泣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今宵明月擬逢君。獨酌如將共我樽。情意只論人鬼貫。幽明誰辨死生分。黃泉永灑殊鄕淚。白骨應知舊日恩。早晩此身同一化。天涯不隔是蒿焄。

번역

오늘 밤 밝은 달에 그대 만나려 하였는데 나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려던 듯 홀로 마시네 정의는 사람과 귀신이 관통한 것만 논할 뿐 유명 간에 누가 생사의 갈림을 분별하랴 황천에서 영원히 타향의 눈물 뿌리니 백골은 응당 옛날의 은혜를 알리라 조만간 이 몸도 함께 돌아가게 될 터이니 하늘 끝이라도 호근이 막지 못하리

301. 獨坐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6D

원문

泥塗全蔀窖。荊棘半連空。白晝天雲晦。黃茅海瘴濛。起居方丈內。心事蠹書中。獨坐堪衰索。悲風吹轉蓬。

번역

진흙길에 온통 덮인 움집이요 가시나무 반쯤 하늘에 닿았네 대낮에도 구름이 어두워지고 누런 띠풀은 바다 안개에 젖었네 기거는 방장산 안에 있고 심사는 책 속에 있네 홀로 앉아 노쇠함을 견디는데 슬픈 바람이 쑥대를 불어 넘기네

302. 冬夜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一夜邊州客夢增。秋天高霽曙光澄。寒侵書帙山橫雪。冷逼衾帷江擁氷。萬壑風鳴聞錦瑟。千峯月照對孤燈。終宵寂寞燒香坐。心事還如入定僧。

번역

하룻밤 변방 고을 나그네 꿈이 더해지니 가을 하늘 높고 맑아 새벽빛이 맑구나 서책에 스미는 추위 산에는 눈이 쌓이고 이불에 엄습하는 한기 강물은 얼음이 되었네 온 골짝 바람 소리 비단 거문고 소리 같고 천 봉우리 달빛 아래 외로운 등불 마주하네 밤새도록 적막하게 향 피우고 앉았으니 심사가 도리어 선정에 든 중과 같구나

303. 燈下戲題。同韻十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7A, ITKCMO0127AA025327B ...

원문

上下乾坤非着物。東西日月詎懸空。思深衆象無倫處。道貫秋毫不破中。人外覓人人豈異。世間求世世難同。悠悠終古誰相論。一向春風笑未窮。

번역

위아래의 천지는 사물에 붙지 않고 동서의 일월은 어찌 공중에 매달렸나 생각이 깊으면 뭇 형상은 무리 없는 곳 없고 도가 관통하면 가을 터럭도 깨뜨리지 않네 사람 밖에 사람 찾으니 사람이 어찌 다르겠으며 세상에서 세상 구하니 세상이 같기 어렵구나 유유한 예부터 누가 서로 논했나 봄바람에 한결같이 웃음이 끝없네

원문

誰把游絲繫日影。難將畫筆寫虛空。蒼天詎在蒼天外。一物應歸一物中。心上心心心不二。事邊事事事皆同。如令一本無迷統。萬派千流自不窮。

번역

누가 실로써 해 그림자 매어 놓았나 그림 붓으로 허공을 그리기 어렵네 푸른 하늘이 어찌 푸른 하늘 밖에 있으랴 한 물건은 응당 한 물건 속에 돌아간다네 마음 위의 마음과 마음은 둘이 아니요 일의 변두리 일마다 일은 모두 같아라 만약 근본에 미혹함이 없다면 만파천류가 절로 다함이 없으리

원문

辰繫靑天天繫氣。地浮滄海海浮空。一機健健乾坤內。萬化生生今古中。暑暑寒寒寒暑別。來來往往往來同。直須山岳消淪處。眼底紛紛問始窮。

번역

하늘에 닿은 것은 푸른 하늘 기운이요 바다에 떠 있는 것은 허공의 바다로세 한 기틀이 건건히 천지 안에 있고 만물이 생생하게 고금 사이에 있네 더위와 추위는 더위와 추위가 다르고 오고 감은 오고 감이 같구나 곧장 산악이 사라진 곳에 눈 아래 분분함을 묻고 끝을 알아야 하리

원문

三人行處一應損。八卦成時兩不空。馬入西山深壑裏。龍生東海碧波中。羲文易在辭須玩。先後天分學卽同。月窟天根問無地。黃塵白髮竟誰窮。

번역

세 사람의 행차에 한 명은 응당 손해이고 팔괘가 이루어질 때 두 가지는 비지 않네 말은 서산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고 용은 동해 푸른 물결 속에서 태어나네 희문과 역이 있으니 말은 반드시 완미해야 하고 선천과 후천의 분수는 배움이 같아야 하네 월굴과 천근을 묻는 곳 어디인가 황진과 백발은 끝내 누가 궁하겠나

원문

紅紅白白紅非白。色色空空色豈空。萬劫侵人六塵外。千魔惱佛一心中。浮雲流水情無着。秋月春風興自同。莫問法王身露處。山河大地眼前窮。

번역

붉은 것 붉고 흰 것 희니 붉은 것이 어찌 희겠으며 색깔 있는 것 색깔 있고 없는 것 없으니 색이 어찌 없으랴 육진 밖에 만겁의 시간 사람을 침노하고 한 마음속에 천마가 부처를 괴롭히네 뜬 구름 흐르는 물처럼 정이 얽매임 없고 가을 달 봄바람처럼 흥취 절로 같구나 법왕의 몸 드러낸 곳을 묻지 말라 산하 대지가 눈앞에서 다하였으니

원문

無形自實誰令實。有器非空却倚空。血肉成身因氣化。虛靈爲物卽天中。塵昏寶鑑明難喪。膠入黃潦淸復同。會待天光生泰宇。依微一事始應窮。

번역

형체 없어도 실상이 있으니 누가 실상을 만들었나 그릇이 비지 않았는데도 공에 의지하네 혈육으로 몸을 이루는 것은 기의 변화 때문이고 허령이 만물이 되니 바로 천중이라네 먼지가 보배 거울을 어둡게 해도 밝음은 잃기 어렵고 아교가 황로에 들어가도 맑음은 다시 같아지네 천광이 태우에서 생겨나기를 기다려야 하니 희미한 한 가지 일도 비로소 궁구할 수 있겠네

원문

百莖嘉草生和土。五羽靈禽遊太空。天地窮通否泰裏。英雄興廢卷舒中。無情日月千年住。不變山河萬古同。回首區寰眞夢幻。風塵莫恨路岐窮。

번역

온갖 아름다운 풀은 화평한 땅에 나고 오색 깃털의 영조는 허공을 노니네 천지의 궁통과 비태 속에 있고 영웅의 흥폐가 권서 중에 있네 무정한 해와 달은 천 년토록 머물고 변치 않는 산하는 만고에 같구나 돌아보니 세상은 참으로 꿈결이니 풍진세상 길 막혔다고 한탄 말게나

원문

湯武爭來俗日下。周公作處夢還空。垂衣緬邈唐虞外。接淅悲涼齊魯中。大德縱能天地合。一身終與匹夫同。可憐千載乘桴志。不待今朝道已窮。

번역

탕왕 무왕이 다투어 내려온 세속의 날이요 주공이 머물던 곳 꿈에서도 다시 공허하네 당우 이외에 의복을 드리운 듯 아득하고 제나라 노나라 가운데서 슬프고 처량하네 큰 덕은 비록 천지와 합할 수 있었지만 한 몸은 끝내 필부와 같았네 가련하다 천 년 전 뗏목 탄 뜻이여 오늘 아침에 도가 궁해짐을 기다리지 않았네

원문

由來堯舜非關位。天下相傳視若空。民物相和七政裏。薰風自入五絃中。賡歌濟濟君臣樂。率舞蹌蹌鳥獸同。從此雍煕寧復見。陳編讀罷淚無窮。

번역

예로부터 요순은 지위와 관계없어 천하가 전해 오며 공처럼 여겼네 백성들이 칠정 속에서 서로 화합하고 훈풍이 절로 오현 속에 들어오니 군신이 즐거워하며 노래를 부르고 조수와 함께 춤을 추었네 이제부터 태평성대를 어찌 다시 보랴 진편을 읽고 나니 눈물이 끝없구나

원문

圖書妙契無多寡。數法從來一必空。吉凶往來貞悔處。陰陽消息鬼神中。五行六極相終始。八政七疑明異同。直向包羲問茲事。箇中神變亦難窮。

번역

도서의 묘한 이치 많고 적음 없으니 수법은 종래에 반드시 비어 있네 길흉이 오가는 곳은 정과 회의 자리요 음양의 소식은 귀신 가운데 있네 오행 육극은 서로 끝과 시작을 이루고 팔정 칠의는 이와 다름을 밝히네 곧장 복희씨에게 이 일을 물으니 그 속의 신묘한 변화 또한 알기 어렵네

304. 淸曉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淸宵涼夢爽塵愁。坐見朝陽生海頭。萬戶鷄聲五更盡。千林煙氣一時收。雲明岳瀆高低曉。涼引風霜遠近秋。老病但添杯酒興。逍遙一室卽天遊。

번역

맑은 밤 시원한 꿈에 속세의 근심 잊고서 앉아서 바다에서 아침 해 뜨는 것 보노라니 일만 집 닭 울음소리 오경에 다하고 천 숲 안개 기운 한꺼번에 거두네 구름 밝은 산골짝은 높고 낮은 새벽이요 바람 서리 끌어오는 곳은 원근의 가을이라 늙고 병든 몸 술잔에 흥취만 더할 뿐 한 방에서 소요함이 곧 천유로세

305. 午夜城頭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一氣凝藏似定禪。四山群蟄正寥然。虛心自會無形外。主靜應通有物前。樹樹秋聲非異籟。江江雲影是同天。千蹊白雪誰相賞。獨騎淸風弄月邊。

번역

한 기운이 응축되어 정선과 같으니 사방 산이 엎드려 참으로 고요하네 허심하면 절로 무형의 밖에 깨닫고 주정하면 응당 만물 앞에 통하리라 나무마다 가을 소리는 다른 바람 아니요 강마다 구름 그림자는 같은 하늘이라네 천 길 흰 눈길을 누가 함께 감상할까 홀로 맑은 바람 타고 달빛 아래 노니노라

306. 懷鄕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江城日日送歸鴻。木落天寒愁殺翁。母子情懷南北極。夫妻離別死生中。雪邊鄕路三千里。雲外關山百萬重。兩地寒溫何處問。一輪孤月照窓東。

번역

강성에서 날마다 돌아가는 기러기 보내고 낙엽 지고 추운 날씨에 시름겨운 늙은이 어머니와 아들은 남북으로 떨어져 있고 부부는 생사를 달리하는 이별을 하였네 눈 내리는 고향 길 삼천 리나 멀고 구름 너머 관산은 백만 겹이나 쌓였구나 두 곳의 추위와 따스함을 어디에 물어볼까 달 하나가 외로이 창 동쪽에 비치네

307. 夜吟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歸夢未隨南嶺雁。心圖空負北溟鵬。白頭山積千秋雪。豆滿江橫萬丈氷。霜落塞天孤客淚。月臨胡海故鄕燈。平生苦恨催雙鬢。羞却東方白日昇。

번역

돌아갈 꿈은 남쪽 고개 기러기 따르지 못하고 마음의 계획은 북해의 붕새 저버렸네 백두산에는 천 년의 눈 쌓였고 두만강엔 만 길 얼음 비꼈네 서리 내린 변방 하늘에 나그네 눈물 외롭고 달이 오랑캐 바다 비추니 고향 등불 그리워하네 평생토록 괴롭게 두 귀밑머리 재촉하니 동쪽에서 해 뜨는 것 부끄럽구나

308. 梳帖銘

문체: 雜著類 / 箴銘類

원문

去爾垢。解爾紛。直爲意。事天君。闇厥脩。煥其文。新又新。繼朝曛。

번역

더러운 것 버리고 분란을 풀어서 곧바로 뜻을 삼고 하늘의 임금을 섬기어 그 수양을 어둡게 하고 그 문채를 빛내서 새롭고 또 새롭게 하여 아침과 저녁으로 이어가라

309. 畜獐說

문체: 雜著類 / 論說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8B

원문

予囚于氈城。不得與人物相通。人有以畜獐遺者。憐其孑處。資爲寂寞之友。非玩好之珍也。不辭焉。嶄然其角出也。巍然其容高也。牙而不知齧。角而不解觸。信毛蟲之無害者。始也不甚親。與之粟。摩手撫之。稍稍自馴。日以相近。起居必伺。履舃以隨。似戀其所主者也。然猶煙朝月夕。風悲氣悽。徘徊躑躅。哀然戀其鳴。若慕其群也。戚乎其色。若思其嘉山秀水也。予不忍山野之性爲人所縶。欲放諸林藪以遂其心。則狎人已久。懼爲虞獵所得。留而飼之。形貌憔悴。意思怵迫。漸不見超距踶逸之狀矣。時與犬畜戲。犬亦不爲訝。故與之較智角材。互爲勝負以相嬉。如是者數。一夕。遇隣犬。試戲如家犬。乃駭。悚然而立。睨然而視。躇〔原注:恐誤〕攫而齧之。折其股乃斃。夫犬之性。本能搏噬。而狐兔麋鹿是喜。其所戲者非力不制。非牙不利。而獐也屢觸而不知危。隣之犬非家之習。而獐也不審而犯。卒以害生。其愚之不亦甚乎。嗚呼。世之君子。不愼所與。而出肺肝相視。竟爲其所陷者滔滔。是雖人物之殊。而智則同也。故識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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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성(氈城)에 갇혀 있어서 사람들과 서로 통할 수 없었는데, 어떤 사람이 기르던 노루를 버리고 간 것이 있어 그 외로운 처지를 가엾게 여겨 적막한 생활의 벗으로 삼았으니, 진귀한 물건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사양하지 않았다. 뿔은 우뚝하게 솟아 있고 용모는 높고 위엄이 있었으며, 이빨이 있어도 물 줄 줄 모르고 뿔이 있어도 부딪칠 줄 몰랐다. 참으로 해를 끼치지 않는 짐승이라서 처음에는 그다지 친하지 않았는데, 곡식을 주어 손으로 쓰다듬어 주니 점차 스스로 길들여져 날마다 가까이 지내면서 나의 기거를 반드시 살피고 신발을 신고 따라다녔으니 마치 주인을 그리워하는 듯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아침에 연기 피고 저녁에 달 뜨는 것처럼 슬프고 처량한 기색으로 서성거리며 애처롭게 울어대니, 마치 그 무리를 그리워하는 것 같았다. 그 얼굴이 낯설어 보이는 것은 아마도 아름다운 산과 빼어난 물을 생각해서일 것이다. 나는 야생의 성질을 가진 것을 사람에게 구속당하는 것을 차마 견디지 못하여 숲에 풀어 주어 그 본성을 이루게 하고 싶었으나, 사람과 친한 지 오래되어 사냥꾼의 표적이 될까 두려워 그대로 두고 기르니, 형모가 초췌하고 뜻이 두려워서 점차 멀리 달아나거나 뛰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때때로 개와 함께 놀았는데 개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으므로 뿔과 이빨을 가지고 지혜를 겨루고 승부를 내어 서로 희롱하였다. 이렇게 한 것이 몇 번이었는데, 어느 날 저녁에 이웃집 개를 만나서 집에서 기르는 개처럼 희롱하자 깜짝 놀라 두려운 표정으로 서서 곁눈질로 바라보더니 주저하다가〔原注: 오기인 듯하다〕 달려들어 물어 다리를 부러뜨리고는 죽였다. 개라는 짐승은 본래 물고 뜯는 것을 잘하는데도 사슴을 좋아하니, 그 희롱하는 것은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이빨이 날카롭지 않아서가 아니다. 노루는 여러 번 부딪치면서도 위험한 줄 모르고 이웃집 개는 집에서 기르는 습성이 아니며 노루도 살피지 않고 범하였으므로 마침내 목숨을 잃었으니, 그 어리석음이 또한 심하지 않은가. 아아, 세상의 군자는 신중히 하지 않으면 속마음을 드러내어 서로 보게 되어 결국 빠져드는 것이 도도하니, 이것은 비록 사람과 짐승의 차이지만 지혜는 똑같다. 그러므로 기록한다.

310. 養魚說

문체: 雜著類 / 論說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8C, ITKCMO0127AA025328D

원문

胡人網細魚。市利于城外。隣兒從所善。乞而爲饌。擇其生者五六尾與予。予不忍喣沫之將就死也。置諸陶盂。注之以水。水浸滿而魚不動。或浮或沈。惟其水之力而下上焉。僮奴以爲之死。將遺之人。予止而觀焉。俄而開口嚼水。戢鱗拂泥。沈者奮身而出。浮者搖尾而入。騈聯而進。噞喁而聚。潑潑然以戲。悠悠然以逝。似不覺斗水之勞而安其所矣。予念天之於物。均之以生。無分細大。咸欲其遂。遂而不閼。成而後用。乃天地之宜而仁者之心也。予非活汝而求成。養汝而致用。聊因目前之感。以全頃刻之命於湯火之苦也。豈曰遂其性者乎。溪壑之縱。游泳之樂。予非不知。而縲絏之囚。身且不保。顧何路達之於江海之遠哉。予之惻惻於懷者。不獨汝之感于中。而心有所不周。力有所不及。天地大矣。物類繁矣。昆蟲之蠢蠢。草木之榛榛。吾如與何。嗚呼。使汝生於中國之土。遭聖人禁數罟之政。則洋洋於湘水之源。圉圉於洞庭之湖。自卵自育。以全其天矣。不然。深藏乎萬仞之澤。學道於千里之波。不爲芳餌所近。則九點之化。雖不可期。鼎中之害。亦足免矣。胡爲乎淹息於風霜之地。汚穢之溝。爲腥戎之食。而童子之困歟。蛟龍失所。螻蟻之微。無不欲相侵。況食汝之肉。而飽其腹肥其身者乎。魚乎魚乎。生。命也。死。命也。自我所取。將誰咎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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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캐가 그물을 쳐서 물고기를 잡아서 성 밖에 내다 팔았다. 이웃 아이가 잘하는 대로 하여 나에게 오어서는 물고기 몇 마리를 잡아 주었다. 나는 차마 죽어 가는 사람의 입에 넣어 줄 수 없어서 토기에 담아 두고 물을 부어 주었다. 물이 가득 찼는데도 물고기는 움직이지 않고 떠 있거나 잠겼다. 종놈은 물고기가 죽었다고 하여 버리려고 하였는데, 내가 그만두고 지켜 보았다. 얼마 뒤에 입을 벌려 물을 먹고 비늘을 털어내며 진흙을 떨치고는 잠겼던 것은 몸을 일으켜 나오고 떠 있던 것은 꼬리를 흔들며 들어가 서로 어울려 나가고 모여서 콸콸거리며 놀고 유유히 헤엄쳐 갔다. 마치 물이 힘쓴 것을 모르고 편안히 살 곳을 찾은 듯하였다. 나는 하늘이 만물을 똑같이 살게 하여 크고 작은 차별 없이 모두 다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이루어진 뒤에 쓰려고 하는 것이 천지의 마땅함이며 인자(仁者)의 마음임을 생각한다. 내가 너를 살려 성취시키려고 하거나 너를 길러서 쓰려고 한 것은 아니다. 다만 눈앞의 감회로 인하여 잠시 동안이나마 고통스러운 화염 속에서 네 목숨을 보전해 주려는 것이다. 어찌 그 천성을 이루어 준다고 말하겠는가. 시냇가와 골짜기에서 마음껏 노닐고 물속에서 헤엄치는 즐거움을 내가 모르지 않지만, 옥에 갇혀 있는 몸이 또한 보존되지 못하는 처지이니, 어찌 멀리 강과 바다로 나아갈 길이 있겠는가. 내 마음에 슬픈 것은 너에 대한 감회뿐만이 아니다. 마음은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고 힘은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다. 천지는 크고 만물은 번다하니, 꿈틀거리는 벌레와 무성한 초목을 내가 어찌 다 돌보겠는가. 아, 너를 중국 땅에서 태어나 성인이 그물을 많이 치는 정사를 금하는 때에 만나게 한다면, 상수(湘水)의 근원에서 자유롭게 살고 동정호(洞庭湖)에서 넉넉하게 살아서 스스로 알을 낳고 스스로 기르며 천성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만 길 깊은 못에 깊이 숨어 살고 천 리 물결에서 도를 배웠는데, 향기로운 미끼가 가까이 오지 않으면 구점(九點)의 변화는 기약할 수 없으나 솥 안의 해로움도 면할 수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바람과 서리 내리는 곳에 머물러 더럽고 비린 물고기의 먹이가 되어 어린아이를 괴롭히는가. 교룡이 살 곳을 잃으면 개미 같은 작은 것들도 서로 침범하지 않는 것이 없는데, 하물며 너의 고기를 먹어 배를 채우고 몸을 살찌운 자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물고기여 물고기여, 삶은 것도 운명이고 죽은 것도 운명이다. 내가 취한 것인데 누구를 탓하겠는가.

311. 圍籬記

문체: 雜著類 / 論說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9A, ITKCMO0127AA025329B ...

원문

維正德庚辰夏。予以大罪。特蒙□天恩減厥刑。還配于咸鏡道之穩城府。囚以籬圍。使不通人物。蓋其安置人之衆。別其制以示其重也。旣而□朝廷慮罪人任意出入。不安所居。令諸道監司。不時伺察以馳□啓。惟穩之府。最遠於京師。越冬之季月。始受都事來檢。籬之高下。屋之小大。量尺較寸。錄列備悉。旣去也。府相與議曰。昔在廢朝。法網至密。迫制罪人。無敢措手足。寬而不嚴。厥邑有罪。今□朝廷。別命官檢察。其意將俾之極于困以不寧也。守令而弗克承。守令之辠也。是囚也籬雖高固。而不極嚴壯。屋雖敝漏。而不至隘塞。將無奈咎責之及于府乎。無若改舊以新。易疏以密。又有俟於後日也。乃集城下胡人。伐長株巨椽。發邑內車轂。運荊叢棘薄。遠近聯絡。呼號相聞。溢以街巷。積若丘山。擇小屋於府東北隅。撤其廏去其垣。畫于地。正厥方位。植以高株。環以厚籬。築以雜棘。外內牙角相叉。固不動髮。密無容針。周可五十尺。高無慮四五丈。距屋之簷。纔數尺或咫。而出其上三之二有強。由是日光不入。看天如在井裏。雖白晝。黃昏焉。籬之南。孔小穴。以開飮食之路。外而四面結小幕。以置守直之所。制度之嚴。悉無虧漏。視前圍不啻倍蓰。望之鬱然一林莽之峻山。殊不測其中之有人居也。豈俚言所謂生冢者乎。家之制。肖南人砧杵之屋而差大焉。厥地窪湫。厥材佶屈。構以交柯。纈以亂索。塗以糞土。被以荒蒿。房無重闥。門不限閾。窓壁戶庭。鋪陳器什之具。務盡醜陋。誠非人之所堪處。卽功之告訖而移囚之。實其月之望也。其始也。如入重泉之下。仰無天俯無地。曛黝晻黑而視不見物。充鬱蒸塞而息不通氣。拘縶甚於桎梏。蒙蔽過於蔀沛。心身喪厥常矣。自意旦夕必盡。撥棄萬念。唯待死日。而飢寒相迫。漸思食飮。獲延餘生。以迄于今。亦苦矣。嘗識周官司圜。收敎罷民。能改者上罪三年而舍。其不能改而出圜土者殺。狂愚無狀。負罪實深。尙全首領。靦然於天地之間。宜乎歲月已久而陷益深。人事屢變而困愈甚也。坎之上六曰。係用徽纆。寘于叢棘。三歲不得。凶。困之上六曰。困于葛藟。于臲卼。曰動悔。有悔。征吉。今旣不出。而又無所征。則當盡其在我而竢之。己力所不容。吾如彼何。古之志士。不憂身之困。而憂道之不亨。不慮生之重。而慮死之或輕。故樂天知命。綽綽然有餘裕者也。致命遂志。無可奈何而安之者也。其視禍福榮辱。若浮雲之於太虛也。豈區區言語之所及哉。雖然。事有蓋棺而後定。旣往勿追。來者固無窮。苟能革愆改過。遷善徙義。克新乃心。以順其終則所事畢矣。尙復何恨。然則斯籬也非困汝也。將玉汝矣。吁其勉哉。辛巳六月日。德陽子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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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正德) 경진년 여름에 내가 큰 죄를 지었다가 특별히 성상의 은혜로 형벌이 줄어 함경도의 온성부(穩城府)에 도로 귀양을 가게 되었다. 울타리로 가두어 사람들과 통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는 안치된 사람이 많아서 별도로 제도를 만들어 그 중요함을 보인 것이다. 얼마 뒤 조정에서 죄인이 마음대로 출입하여 거처하는 곳이 편안하지 않을까 염려하여 여러 도의 감사에게 때때로 살피고 보고하도록 명하였다. 온성부는 서울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서 섣달이 되어서야 비로소 도사(都事)가 와서 검사하였는데, 울타리의 높낮이와 집의 크기를 자로 재어 자세히 기록하였다. 떠난 뒤에 부상(府相)이 의논하기를, “옛날 폐조(廢朝)에는 법망이 매우 치밀하여 죄인을 핍박하고 제압해서 감히 손발을 놀리지 못하게 하였는데, 관대하면서도 엄하지 않았다. 그 고을이 죄를 지었는데 지금 조정에서 특별히 관원을 명해 검찰하게 하는 것은 그 뜻이 장차 극도로 곤궁하게 하여 편안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하였다. 수령이 능히 명을 받들지 못하면 수령의 허물이다. 이는 죄수를 가두는 것인데, 울타리가 비록 높고 견고하지만 극도로 엄중하지 않고 집이 비록 낡았지만 매우 협소하지 않다면 장차 부(府)에 꾸짖음이 미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옛것을 고쳐 새롭게 하고 성긴 것을 바꾸어 치밀하게 함으로써 또 후일의 일을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에 도성 아래 호인(胡人)들을 모아 큰 나무와 긴 서까래를 베고 읍내의 수레바퀴를 꺼내서 가시나무와 덤불을 운반하여 원근에 연접시키고 서로 연결하였다. 그 소리가 거리에 넘쳐나고 쌓은 것이 산처럼 높았다. 부(府)의 동북쪽 모퉁이에 작은 집을 골라 그 마구간을 철거하고 담장을 없앤 다음 땅에 표시하여 그 방위를 바로잡고 높은 나무를 심고 두터운 울타리로 둘러치고 잡목으로 쌓아 밖과 안이 서로 맞물리게 하여 견고하기가 머리카락도 움직일 수 없고 치밀하기가 바늘구멍도 들어갈 수 없게 하였다. 둘레는 50척이고 높이는 4, 5장이나 되는데 지붕과의 거리는 겨우 몇 자나 한 장 정도이다. 그 위로 3분의 2가 넘게 솟아나서 이 때문에 햇빛이 들어가지 않아 하늘을 보면 마치 우물 속에 있는 것 같고, 비록 대낮이라도 황혼처럼 어둡다. 울타리 남쪽에 구멍을 조금 내어 음식물을 들여오는 길을 만들고, 밖의 사면에는 작은 막사를 지어서 수직(守直)하는 곳으로 삼았다. 제도가 엄격하여 전혀 허물이 없으니, 앞쪽 울타리에 비하면 몇 배나 더 크다. 바라보면 우거진 숲이 높은 산처럼 빽빽하여 그 속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어찌 속된 말로 이른바 생총(生冢)이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집의 제도는 남쪽 사람의 다듬이집과 비슷하지만 조금 크다. 땅은 움푹 파였고 재료는 구불구불하다. 지붕은 얽힌 가지로 만들고, 덮개는 어지러운 밧줄로 엮었으며, 진흙으로 바르고 거친 띠풀로 이었다. 방에는 두꺼운 문이 없고 문은 문턱이 없으며 창문과 벽과 마당에 기구들을 펼쳐 놓아 추하고 누추함을 다하였다. 참으로 사람이 살 만한 곳이 아니다. 죄를 지은 공로가 끝나고 이송되어 갇힌 것이 실로 그달 보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마치 깊은 지하에 들어간 것처럼 위로는 하늘도 없고 아래로는 땅도 없어서 어두컴컴하여 사물을 볼 수 없고 가슴이 답답하여 숨을 쉴 수도 없었으며, 옥에 갇힌 것은 칼과 쇠로 묶인 것보다 심하고 눈을 가린 것은 짚으로 싸맨 것보다 더 심하여 심신이 정상적인 상태를 잃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아침저녁으로 반드시 죽게 될 것이라 여겨 모든 생각을 버리고 오직 죽는 날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기한이 다가오자 점차 먹고 마실 것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남은 목숨을 연장하여 지금까지 이르고 있으니 또한 괴롭습니다. 일찍이 주관(周官)의 사환(司圜)이 교화를 거두어 백성들을 파직할 때에 고칠 수 있는 자는 죄를 주어 3년 동안 내쫓고, 고치지 못하고 환도(圜土)로 나가려는 자는 죽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미치고 어리석으며 형편없는 무리로 죄를 지은 것이 실로 깊었는데 아직까지 목숨을 보존하여 천지 사이에 부끄럽게 있으니, 세월이 오래되어 함정에 빠진 것이 더욱 깊어지고 인사가 자주 변하여 곤궁함이 더욱 심한 것은 당연합니다. 감괘(坎卦)의 상육효(上六爻)에 “휘두르는 칼을 덤불 속에 두어 삼 년 동안 쓸 수 없으니 흉하다.” 하였고, 곤괘(困卦)의 상육효(上六爻)에 “갈대와 덩굴에 얽매여 곤궁하고 궁색하니, 움직이면 후회할 것이 있고 후회가 있으면 길을 떠나야 한다.” 하였다. 지금 이미 나가지 못하였는데 또 갈 곳이 없으니, 마땅히 내게 있는 것을 다하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나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내가 어찌하겠는가. 옛날의 지사(志士)들은 몸이 곤궁한 것은 걱정하지 않고 도가 형통하지 못함을 걱정하였으며, 삶이 무거운 것은 염려하지 않고 죽음이 혹 가벼울까 염려하였다. 그러므로 하늘을 즐기고 천명을 알아서 여유 있게 살았고, 목숨을 바쳐 뜻을 이루어 어찌할 수 없음을 편안히 여겼다. 화복과 영욕을 보기에 마치 허공에 뜬 구름처럼 보았으니, 어찌 구구한 말로 미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일이 끝나야만 정해지는 것이니 지난 일은 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올 일은 진실로 무궁하다. 잘못을 고치고 허물을 개과(改過)할 수 있다면 선을 옮기고 의리를 바꾸는 것은 마음을 새로이 하는 것이니, 그 끝을 따라가면 일한 바가 다할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무엇을 한탄하십니까? 이 울타리는 당신을 곤경에 빠뜨린 것이 아니라 장차 당신을 옥으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아, 힘쓰기를 바랍니다. 신사년 6월 일에 덕양자(德陽子)가 기록하다.

312. 名物記

문체: 雜著類 / 記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29D, ITKCMO0127AA025330A ...

원문

君子之於致知也。雖一草一塵之微。莫不窮究其理。明一心之體。而達萬事之用。況物所急而身所切者乎。其日用造次之常接而不可遠者。則所當先講也。明彼而悟此。因以寓規戒之意者。亦觀物察己之道。觀乎天而自彊。觀乎地而厚德是也。然道無定體。物有定象。因象而制名。然後理可擬而心有用。則亦在乎所感之如何耳。所居之室。環以籬曰叢籬。因易之叢棘之說也。籬之株曰立株。植之卓然也。籬之穴曰窒慾之穴。防之密也。屋曰廣居之窩。惡其隘也。窩之內如舍者三。分其西而二之。一爲室一爲竈。竈曰遷善之竈。能變革也。室曰暗室。夜所息也。堗曰靜俟之堗。安重而受火之用也。西有懸板曰有終之板。盛物而不墮也。又分窩之中而二焉。虛其南置雜物。築其北爲土牀。朝晝所處曰樂天之堂而忘憂也。牀之南。累拳石爲階曰升階。升于堂也。階之南。有戶曰明夷之戶。籬所蔽也。戶之上。穿屋爲牖曰虛牖。虛而受明也。東而壁曰君子之壁。中立也。窓於北曰時窓。朝而開夕而閉。有隨時義也。上有小架曰載道之架。置書冊也。窩之東僮僕棲止。有門曰愚門。不開闔也。外有小路曰由戶之路。取夫子出不由戶之訓也。自時窓北出。有木牀爲節宣之所曰蹇牀。其足蹇也。籍以蘆簟曰比簟。交比而成章。上覆屋簷曰自卑之簷。旁立煙桶曰主一之桶。桶言敬。簷言恭。櫎其地三四尺而庭曰從容之庭。聚之土八九寸而田曰不怨之田。田言德。庭言容。由竈而外列小石爲橋曰揭衣之橋。其地濘也。西於橋而廁曰去惡之廁。其臭惡也。所用之具則甕曰困。涸也。釜曰雷。鳴也。鼎曰廢。不用也。爐曰知止。近竈也。壺曰守口。塞之固也。盤曰奉水。平不傾也。盂曰日新。滌舊汚也。鉢曰惡盈。謙持也。杯曰無量。德將也。匕曰小養。奉口體也。箸曰損一。相對待也。案曰五德。德兼五也。几曰三懲。懲者三也。冠曰戴慕。思其拂髦也。帶曰解惑。結而能解也。衣曰養威。嚴其象也。衾曰友思。懷大被也。枕曰九省。臥不忘也。席曰禁怠。夜不懈也。巾曰自潔。先治己也。篋曰遜出。尙其蓄也。筆曰好學。老於文字也。硯曰志貞。確然不變也。墨曰晦文。不耀其輝也。扇曰安分。無預用舍也。刀曰尙鈍。恐進銳之退速也。錐曰戒利。惡利口之覆邦也。囊曰不括。反括囊無咎無譽之意也。櫛曰理紛。治髮也。木曰頤。潔齒也。檠曰緝煕。繼續其光明也。篝曰弗迷。烈風雷雨之所不動也。杖曰不屈。直其節也。鞋曰素履。不妄行也。帚曰富屋。能潤屋也。凡爲物有小大之用。貫賤之殊。而合數之。爲十者六。而名隨焉。名者何。命也。名以命物。以識于心也。夫心與物。本非二致。非心無以妙物。非物無以運心。然物有形而易見。心無迹而難知。難知則難存。易見則易着。見而必知實用。

번역

군자가 지식을 이루는 데에는 비록 한 포기 풀이나 한 티끌 같은 미세한 것이라도 그 이치를 궁구하지 않는 것이 없어서, 일심(一心)의 체를 밝히고 만사(萬事)의 용을 통달한다. 하물며 물건이 급하고 몸에 절실하여 날마다 조차로 항상 접해서 멀리할 수 없는 것에 있어서이겠는가. 마땅히 먼저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저것을 밝혀 이것을 깨닫고, 그로 말미암아 규계(規戒)의 뜻을 부치는 것도 물건을 관찰하고 자신을 살피는 도를 보는 것이니, 하늘을 보고 스스로 힘쓰며 땅을 보고 덕을 두텁게 하는 것이 이것이다. 그러나 도는 정해진 체가 없고 물건은 정해진 형상이 있으니, 형상을 인하여 이름을 지어야만 이치를 비유할 수 있고 마음이 쓸모 있게 된다. 이는 또한 감응하는 바가 어떠한지에 달려 있을 뿐이다. 거처하는 방을 둘러 울타리를 치는 것을 총리(叢籬)라 하였으니, 《주역》의 총극(叢棘)에 대한 설에서 인용한 것이다. 울타리의 기둥을 입주(立株)라 하였으니, 우뚝하게 심은 것이고, 울타리의 구멍을 질욕(窒慾)의 구멍이라 하였다. 방(防)은 은밀함이다. 집을 ‘넓게 거처하는 와(窩)’라 하니, 좁은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와 안에는 집과 같은 것이 세 가지인데, 서쪽으로 나누어 두 개로 하여 하나는 방이요 하나는 부엌이다. 부엌을 ‘천선지조(遷善之竈)’라 하니, 능히 변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을 ‘암실(暗室)’이라 하니, 밤에 쉬는 곳이기 때문이다. 온돌을 ‘정사지온(靜俟之堗)’이라 하니, 편안하고 무겁게 하여 불을 쬐기 위해서이다. 서쪽에 걸어 놓은 판자를 ‘유종지판(有終之板)’이라 하니, 물건을 담아 떨어뜨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 와의 가운데를 나누어 두 개로 하여 남쪽은 비워 두고 잡물을 두며 북쪽은 쌓아서 흙으로 침상을 만드는데, 아침과 낮에 머무는 곳을 ‘낙천지당(樂天之堂)’이라 하니, 근심을 잊기 때문이다. 침상의 남쪽에 주먹만 한 돌을 여러 개 쌓아 계단을 만들었는데 ‘승계(升階)’라 하니, 당에 오르기 위해서이다. 계단의 남쪽에 문이 있는데 ‘명이지호(明夷之戶)’라 하니, 울타리로 가리기 때문이다. 문 위에 구멍을 내어 창문을 만드는데 ‘허유(虛牖)’라 하니, 비워서 빛을 받기 때문이다. 동쪽의 벽을 ‘군자지벽(君子之壁)’이라 한다. 중립(中立)이다. 북쪽에 창이 있는데 시창(時窓)이라 한다. 아침에 열고 저녁에 닫으니, 때에 따른 의리가 있는 것이다. 위에 작은 선반이 있는데 재도각(載道架)이라 하니, 서책을 두는 곳이다. 와(窩)의 동쪽에 종이 머무는 곳이 있는데 문이 있으나 여닫지 않으니 우문(愚門)이라 한다. 밖에 작은 길이 있는데 유호지로(由戶之路)라 하니, 공자가 “집을 나갈 때 문으로 나가지 않는다.”라고 한 가르침에서 취한 것이다. 시창 북쪽에서 나와서 나무 침상이 있는데 절선(節宣)이 말한 건상(蹇牀)이라 하니, 그 다리가 굽었다. 갈대자리로 깔았으니 비담(比簟)이라 한다. 서로 마주하여 장(章)을 이루고 위에 지붕 처마를 덮었으니 자비지첨(自卑之簷)이라 하고, 옆에 연통이 서 있으니 주일통(主一桶)이라 한다. 통은 경(敬)을 말하고 첨은 공(恭)을 말한다. 그 땅을 3~4척으로 다듬어 뜰을 만들었으니 종용지정(從容之庭)이라 하고, 흙을 모아 8~9치로 논을 만드니 불원지전(不怨之田)이라 한다. 전은 덕(德)을 말하고 정은 용(容)을 말한다. 부엌에서 나와서 밖에 작은 돌을 늘어놓아 다리를 만들었으니 게의교(揭衣橋)라 한다. 그 땅이 질척거리는 것을 서교(西橋)에 가까운 곳이라고 하는데, 악을 떠난다는 뜻이다. 그릇의 이름은 옹(甕)을 곤(困)이라 하니, 마르지 않는다는 뜻이고, 부(釜)를 뇌(雷)라 하니, 울린다는 뜻이며, 정(鼎)을 폐(廢)라 하니,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화로를 지(知)라 하는데, 밥솥에 가까운 것이고, 호리병을 수(守)라 하는데, 입을 막는 것이 견고하다는 뜻이며, 소반을 봉(奉)이라 하는데, 물을 받들듯 평평하여 기울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를 일신(日新)이라 하니, 묵은 더러움을 씻어낸다는 뜻이고, 바리때를 악영(惡盈)이라 하니, 가득 차는 것을 싫어한다는 뜻이며, 겸손하게 지닌다는 뜻이다. 잔을 무량(無量)이라 하니, 덕이 장차 끝이 없다는 뜻이다. 숟가락을 소양(小養)이라 하니, 입에 대는 몸을 받든다는 뜻이고, 젓가락을 손일(損一)이라 하니, 서로 마주하여 기다린다는 뜻이다. 책상을 안(案)이라 하는데, 오덕(五德)이니 덕이 다섯 가지라는 뜻이다. 궤안을 구(几)라 하는데, 삼징(三懲)이니 징계가 세 가지라는 뜻이다. 관을 대모(戴慕)라 하니, 머리털을 빗는 것을 생각한다는 뜻이고, 띠를 해혹(解惑)이라 하니, 매어 놓고도 능히 풀 수 있다는 뜻이며, 옷을 양위(養威)라 하니, 그 모양을 엄숙하게 한다는 뜻이다. 이불을 우사(友思)라 하니, 큰 이불을 안다는 뜻이고, 베개를 구성(九省)이라 하니, 누워서도 잊지 않는다는 뜻이며, 방석을 금태(禁怠)라 한다. 밤에 잠들지 않는 것을 근(巾)이라 하니, 스스로 깨끗하게 함이다. 먼저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다. 상자[篋]를 겸손히 내놓는 것을 손(遜)이라 하니, 쌓아 두기를 숭상하는 것이다. 붓을 좋아함[筆]은 학문을 좋아하여 문자에 익숙한 것이다. 벼루의 뜻이 곧음[硯]은 확고하여 변하지 않는 것이다. 먹에 글씨가 어두운 것[墨]은 그 빛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부채는 분수를 편안히 함[扇]이니, 남에게 간여하지 않고 내버리거나 취하는 것이 없는 것이다. 칼은 무디기를 숭상함[刀]이니, 날카로움이 나아가고 느림이 물러남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송곳은 예리함을 경계함[錐]이니, 예리한 입이 나라를 뒤엎는 것을 미워하는 것이다. 주머니를 싸지 않음[囊]은 거꾸로 주머니를 싸서 허물이 없고 칭찬도 없음을 말한다. 머리빗은 어지러움을 다스림[櫛]이니, 머리를 단장하는 것이다. 나무는 턱을 가다듬음[木]이니, 치아를 깨끗이 하는 것이다. 등불은 밝게 함[檠]이니, 그 광명을 계속함이다. 창살은 어두운 곳에 헤매지 않음[篝]이니, 거센 바람과 우레와 비에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지팡이는 굽히지 않음[杖]이니, 곧은 절개를 지키는 것이다. 신발은 평소의 행실[鞋]이니, 함부로 다니지 않는 것이다. 비는 부유한 집[帚]이니, 능히 집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무릇 사물에는 크고 작은 쓰임이 있다. 천한 것과 귀한 것을 구별하여 합쳐서 열로 만들면 여섯이 되는데, 이름은 그에 따르니, 이름이란 무엇인가? 바로 명(命)이다. 이름을 가지고 사물을 명명하여 마음에 기록하는 것이다. 마음과 사물은 본래 둘이 아니다. 마음이 없으면 사물을 묘사할 수 없고, 사물이 없으면 마음을 운용할 수 없다. 그러나 사물은 형체가 있어 쉽게 볼 수 있지만, 마음은 자취가 없어 알기 어렵다. 알기 어려우면 보존하기 어렵고, 쉽게 보면 붙잡기 쉽다. 보고 반드시 실용(實用)을 알아야 한다.

원문

明外而光內。着而能存。亦因制動而養靜。動靜無間。內外一理。可不敬歟。於是乎記。

번역

밖을 밝히고 안을 빛내며, 붙어 있어도 보존할 수 있고, 또한 움직임을 제어하여 고요함을 기르며, 움직임과 고요함이 차이가 없고, 안팎이 한 이치이니, 공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에 기록한다.

313. [六十銘]

문체: 雜著類 / 箴銘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31A, ITKCMO0127AA025331C ...

원문

仁者脩德。孰累惡。智者見幾。超禍機。不仁不智。宜叢棘之寘。三歲之陷。厥改伊何。新乃心。惟日加。

번역

어진 사람은 덕을 닦으니 누가 악을 더하랴 지혜로운 사람은 기미를 보니 화의 기틀을 벗어났네 인하지도 지혜롭지도 못하면 가시나무에 두어야 마땅한데 삼 년 동안 함정에 빠졌다가 어찌하여 고쳐졌는가 새로 마음을 닦아 날마다 더해야 하리

원문

天質之直。不待繩墨。高而無危。據以衆植。君子象之。挺焉自立。

번역

하늘의 바탕이 곧으니 줄과 먹을 기다리지 않네 높으면서도 위태함 없으니 뭇 나무에 의지하였네 군자가 본받아 우뚝하게 스스로 서네

원문

其動也有感。其流也有源。制之於末。容或藏根。明者善察。不事已發。先微而防。如穴斯窒。

번역

그 움직임에 감응이 있고 흐름에는 근원이 있으니 끝에서 제어하면 혹시라도 뿌리를 숨길 수 있네 밝은 사람은 잘 살피고 이미 일어난 일을 다스리지 않으니 미세한 것을 먼저 막는 것이 구멍을 막아 뚫리는 것을 방지하는 것과 같네

원문

廓其宇洞其門。宮室之美。蓄積之殷。安安而居。浩浩其天。堂須升矣。室可窺焉。

번역

넓은 집과 큰 문이여 궁실의 아름다움이요 쌓아 놓은 것이 많으니 편안하게 살 수 있네 드넓은 하늘에 당을 높이 올리니 방 안을 엿볼 수 있구나

원문

金木爲需。水火爲用。相生相息。變革萬種。剛乃柔生乃熟。革而不善。何用革。

번역

금(金)과 목(木)은 필요한 것이요, 수(水)와 화(火)는 쓰이는 것이다. 서로 생하고 서로 기르며 온갖 종류를 변혁한다. 강함은 부드러움이 생기고 부드러움은 익는다. 혁신하지 못하면 무엇을 혁신하겠는가.

원문

孰微不著。孰隱不顯。毋冥而怠。毋昭而勉。道非二用。心本一善。天豈可欺。及爾游衍。

번역

작은 것이라도 드러나지 않음이 없고 숨어 있는 것이라도 드러나지 않음이 없으니 어두워서 게을리 하지 말고 밝아서 힘쓰지 말라 도는 이용이 아니니 마음은 본래 한 가지 선이다 하늘을 어찌 속일 수 있으랴 너의 유람에 미치리라

원문

受質于土。存其體。受功于火。用以濟。應以不動。不物於物。火之不繼。非與於堗。

번역

흙에서 본질을 받아 그 몸을 보존하고 불에서 공을 받아 그것으로 구제하네 응함에 움직이지 않아 물건에 물욕하지 않으니 불이 이어지지 않는 것은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것과 같지 않네

원문

居上不驕保其躬。臨下有受昌厥功。毋自墮以有終。

번역

위에서 교만하지 않고 몸을 보존하며 아래를 대할 때 받아들여 공을 이뤄야 하니 스스로 잘못하여 끝이 있게 하지 말라

원문

味之深嗜之篤。自發諸心。非勉而得。君子發憤忘其食。

번역

맛을 깊이 즐기고 독실하게 좋아하는 것은 마음에서 저절로 나오는 것이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군자는 분발하여 먹는 것을 잊는다.

원문

位雖懸。進有級。愼躓蹶。毋陵躐。循循而升。慄慄其崩。

번역

지위가 비록 높지만 나아감에 등급이 있으니 넘어지고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여 차례를 어기지 말라 순순히 올라가고 두려워하며 무너지지 말라

원문

堂明暗。戶乃司。司而塞。明其夷。夷之艱。利含章。柔爲用。志須剛。

번역

집안이 밝으면 어둡고 문은 사방을 관장한다 사방을 관장하면 막히니 밝게 다스려야 한다 다스리기 어려우면 이익을 꾀해야 한다 부드러움으로 쓰이고 뜻은 강해야 한다

원문

陽之精炳。萬類甕之。哆正離位。虛以受之。內而不出。光明一室。

번역

양의 정기가 빛나서 만물을 옹기처럼 담아내니 정리가 이위(離位)에 자리하여 비어 있음으로 받아들인다네 안에서 나오지 않아 한 방이 환히 밝구나

원문

方而大。固而直。不偏不倚。君子之德。

번역

모나지 않고 크며 단단하고 곧고 기울지도 굽지도 않으니 군자의 덕이로다

원문

方受體。明爲職。通陰陽。知闔闢。不後朝。不先夕。時之義。中之德。

번역

몸을 받아들이고 밝게 직분을 삼네 음양을 통하고 합폐를 아네 아침에 뒤지지 않고 저녁에 앞서지 않네 시의의 덕이로다

원문

高其事。匪夷所思。負其責。豈弱之支。貞爾幹。固爾縶。力小而任重。予懼其弗克。

번역

그 일은 높아서 평범한 생각으로 할 수 없고 그 책임을 지는 것은 어찌 약한 사람의 힘이 되겠는가 곧고 바른 그대 몸을 굳게 묶어 두었네 힘은 적은데 책임은 무거우니 나는 감당하지 못할까 두렵다네

원문

千門朝開。爾何獨闔。萬戶昏閉。爾何獨闢。知非時用。材不及衆。非愚而何。

번역

천문이 아침에 열렸는데 너는 어찌 홀로 닫혔으며 만호가 저녁에 닫혔는데 너는 어찌 홀로 열렸느냐 때에 맞지 않음을 알았으니 재주가 대중에게 미치지 못했구나 어리석은 것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

원문

出自戶。達所之。一步差。千里違。廓爾茅塞。坦其平平。理我偪綦。于以行行。

번역

집에서 나와서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한 걸음의 차이가 천 리를 어긋나게 하니, 꽉 막힌 것을 넓히고 평평한 것을 고르게 하여 나의 좁은 마음을 바루어 이로써 행하고 또 행하노라.

원문

屨而滅趾。福矣。險而能止。智矣。旣傷則必誡。不行則何躓。有安厥處。無剝以辨。君子善反。負以自勉。

번역

신을 신고 발가락이 닳으면 복되다 하고 험한 곳에서 그칠 수 있으면 지혜롭다고 한다 이미 상처를 입었으면 반드시 경계해야 하니 행하지 않는다면 무엇 때문에 걸려 넘어지겠는가 편안하게 머물 곳이 있어 벗겨서 변별할 필요 없으니 군자는 잘 반성하여 등에 짊어지고 스스로 힘써야 한다

원문

交而成理。中斯孚。比而著文。德不孤。君子尙親。友以輔仁。

번역

서로 교합하여 이치를 이루니 중도에 믿음을 두었기 때문이요 비유하여 문장을 드러내니 덕이 외롭지 않기 때문이다 군자는 친함을 숭상하니 벗은 인을 보좌하기 때문이다

원문

高而能卑。位不墜。短以自庇。德不比。君子以。遜厥志。

번역

높으면서도 능히 낮추니 지위가 떨어지지 않고 짧아서 스스로 가리니 덕이 비루하지 않네 군자가 지녀야 하니 그 뜻을 겸손하게 하라

원문

中而通。虛而實。發非二三。其動也直。

번역

중심으로 통하고 비어 있으면서도 충실하다 발함이 두서지 않으니 그 움직임 곧다

원문

利以養物而無矜能。厚以載物而不言功。君子觀之。敦厚而周愼。平易而從容。

번역

이익은 만물을 길러서 능력을 뽐내지 않고, 후함은 만물을 실어 주면서 공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군자는 이것을 보고 돈후하고 신중하며 평이하고 조용하다.

원문

雨不霑。暘不曝。天何心。田自僻。深其種。厚其灌。盡厥功。枯何嘆。

번역

비는 적시지 않고 볕은 말리지 않으니 하늘의 마음 어떠한고 밭이 외지니 깊이 심고 많이 물 대어 온 힘을 다했건만 마른 것을 어찌 탄식하랴

원문

審淺深。愼厥涉。揭不高。泥我濕。

번역

깊고 얕음을 살피고 그 걸음을 삼가네 높이 걸지 않으니 진흙에 내 발이 젖는다네

원문

惡之深。賤之極。非外飾。誠臭惡。勿欺其心。務快於志。克愼厥獨。必誠其意。

번역

나쁜 것을 깊이 미워하고 천한 것을 극도로 천하게 여기며 겉으로 꾸미지 않고 참으로 취악(臭惡)을 미워하며 그 마음을 속이지 말고 뜻에 맞게 하기를 힘쓰며 혼자 있을 때를 삼가고 반드시 뜻을 성실히 한다.

원문

甁其羸。井不繘。敝而漏。涸而渴。出入亡。謀猷絶。君子能亨天而知義。致命而遂志。

번역

병은 낡아서 약해지고 우물은 깊지 않아 터져서 새고 마르면 목이 마르며 출입할 길 없으면 계책이 끊어진다네 군자는 하늘의 이치를 능히 통달하여 의리를 알고 목숨을 바쳐서 뜻을 이루네

원문

水火爭。聲轟轟。懼其邇。震之驚。君子畏天。脩省以誠。虩虩之恐。非邀其亨。

번역

물과 불이 다투면 소리가 우르릉거린다네 그 가까움이 두려워 놀라 떨치고 일어나네 군자는 하늘을 두려워하여 성실하게 자신을 살피나니 두려운 마음은 복을 바라서가 아니라네

원문

顚其趾。利出否。革其耳。行且塞。雉之膏。非所食。烹乃腴。愼厥趨。

번역

발을 꺾으면 이익이 나오지 않나 귀를 가리면 다녀도 막히네 꿩의 기름은 먹을 것이 아니니 삶아야 살찌는 법 그 걸음걸이를 조심하세

원문

兌爲口。艮其趾。近於竈。止其止。

번역

태괘는 입을 상징하고 간괘는 발을 상징한다. 조(竈)에 가까우니 그 멈춤이 멈추게 한다.

원문

金人有銘。孔子識之。白圭有詩。南客復之。其守之不亦宜乎。

번역

김인(金人)이 명을 지었으니 공자가 그것을 기록하였고 백규가 시를 지었으니 남객이 그것을 다시 썼다. 그 시를 지키는 것이 또한 마땅하지 않겠는가.

원문

至平者水。難持者盈。盈或不謹。平斯傾。念茲在茲。如將墮。

번역

물은 평평한 것이지만 가득 채우기는 어렵네 가득 채워도 조심하지 않으면 곧바로 기울어지니 이것을 생각하면 이 물과 같아 쏟아질 듯하구나

원문

淨我盥。潔我沐。舊旣革。初乃復。新又新。日以續。

번역

나를 씻고 나를 목욕하여 옛것을 이미 혁파하고서 처음으로 다시 회복하니 새로움이 또 새로워져 날마다 이어지네

원문

謙爲福。滿則覆。天之虧。思之害。尊而光。小而大。

번역

겸손은 복을 위하고 가득 차면 뒤집히네 하늘이 이지러지면 해를 생각해야 하니 높이면 빛나고 작으면 커진다네

원문

豈惟美色。又有狂藥。耗我情性。長我淫慝。無亂乃儀。將之以德。養其中和。消其忿慾。小養匕禮盡其曲。制無遺器。澤手非恭。摶飯亦刺。食不知味。我愧昭訓。惟茲口腹。君子所愼。

번역

어찌 아름다운 모습뿐이랴 또 미친 약이 있나니 내 정성을 소모시키고 내 음욕을 키우네 아름다움을 어지럽히지 않고 덕으로써 다스리며 중화를 기르고 분노와 욕심을 없애야 하네 작은 숟가락의 예법을 잘 지켜서 곡진하게 하고 그릇에 남김이 없도록 단속하며 손을 적시어 공경하지 않지 않고 밥을 뭉쳐서 또한 찌르지 않으며 음식을 먹되 맛을 모르고 먹어야 하네 나는 밝은 가르침에 부끄러우니 오직 이 구복은 군자가 신중히 해야 하는 것이네

원문

三則疑。損其一。得其友。成配匹。物若孤。生理絶。天地交。萬化出。男女合。萬事作。非知道。誰能識。

번역

세 가지 이치에 의심이 있으면 하나를 잃게 된다네 벗을 얻으면 짝이 이루어지네 물건은 외로움과 같아 생리(生理)가 끊기네 천지가 서로 만나 만물이 생겨나고 남녀가 합하여 만사가 이루어지네 도를 알지 못하면 누가 능히 알겠는가

원문

尊其道。仁也。扶其困。義也。陳其養。禮也。止其行。智也。安其所。信也。嗟乎一器而五德具。予乃人而不汝若乎。然則奈何。惟學乎。

번역

그 도를 높이는 것은 인(仁)이고, 곤궁한 자를 부지하는 것은 의(義)이며, 그 양분을 진달하는 것은 예(禮)이고, 행위를 중지시키는 것은 지(智)이며, 처신을 편안히 하는 것은 신(信)이다. 아, 하나의 기물에 다섯 가지 덕이 갖추어졌으니, 내가 사람으로서 너와 같지 않다면 어찌하겠는가. 오직 배우리라.

원문

折其足。一可懲。傷其隅。二可懲。剝其辨。三可懲。几哉几哉。今雖懲矣。人誰汝矜。

번역

발을 꺾으면 한 가지로 징계할 수 있고 모서리를 다치게 하면 두 가지로 징계할 수 있으며 입술을 벗겨내면 세 가지로 징계할 수 있으니 아, 가구여 가구여 지금 비록 징계하였으나 사람이 너를 누가 아끼랴

원문

尊而臨。敬之極。庇而切。思之則。君子以。知天之臨。知親之切。不敬則悖。不思則衰。盡性而至命。其無忝乎。嗚呼悕矣。

번역

높이 임하시니 공경의 지극함이요 가깝게 감싸시니 생각하는 것이라네 군자는 하늘이 임함을 알고 어버이가 가까움을 아노니 공경하지 않으면 어그러지고 생각하지 않으면 쇠퇴하리라 성명을 다하여 천명에 이르렀으니 그 명을 욕되게 하지 않으리라 아, 슬프도다

원문

披能斂。形乃束。結必解。心何塞。迫之卽拘。順之自通。緩其思。定厥中。勿舍勿正。克專克敬。

번역

능히 거두고 모으면 형체가 묶이게 되나니 매듭은 반드시 풀리거늘 마음은 어찌 막힐 것인가 핍박하면 곧 구속되고 순응하면 절로 통하네 생각을 느슨하게 하고 중심을 안정시키며 버리지도 바로잡지도 말고 오직 전일하고 공경하라

원문

順其緖。文不亂。合其縫。理互貫。象于體。制以禮。莊其儀。懿厥威。

번역

그 실마리를 따르니 글이 어지럽지 않고 그 이음새를 합하니 이치가 서로 관통하네 형상이 체에 나타나니 예로써 제어하고의식이 장중하니 위엄이 아름답구나

원문

短其被。誰與同庇。薄其綿。誰與同暖。寒不相衣。飢不竝飯。鴒原之思。使我心悲。

번역

이불 짧으니 누구와 함께 덮을까 솜 얇으니 누구와 함께 따뜻할까 추워도 옷을 같이 입지 못하고 주려도 밥을 함께 먹지 못하니 영원의 그리움에 내 마음 슬프구나

원문

晝豈不念。夜益耿耿。坐豈不思。臥愈怲怲。秋宵之深。冬夜之永。展轉不安。令我增省。

번역

낮에도 어찌 생각하지 않으랴만 밤이 되니 더욱 간절하고, 앉아서도 어찌 생각하지 않으랴만 누우면 더욱 불안하여, 가을밤 깊고 겨울밤 긴데도 편안히 잠들지 못하니 나로 하여금 반성하게 하네.

원문

靜爲動之本。夜乃晝之源。源其靜。本斯存。守寂而養。未感而察。神氣或倦。邪妄斯出。鷄鳴弗怠。克精克一。

번역

고요함은 동의 근본이요 밤은 낮의 근원이라네 고요함을 근본으로 삼고 근본을 보존하여 고요함을 지키고 기르며 감응하지 않고 살피노라 정신과 기운이 혹 피곤하면 사악하고 망녕된 것이 나오나니 닭이 울어도 게을리하지 않고 정밀하게 하고 하나로 집중하네

원문

昭其文。著其質。身不辭受汚。惟物之是潔。潔其不潔。而不先自潔。吾未見潔。是以。君子正己而格物。

번역

그 문장을 밝히고 그 바탕을 드러내어 몸이 더러움을 받기를 사양하지 않으니 오직 물건만이 깨끗할 뿐이다. 깨끗하지 않은 것을 깨끗하게 하되 먼저 자신부터 깨끗해지지 않으면 나는 깨끗함을 보지 못하리라. 이 때문에 군자는 자신을 바로잡고서 사물을 연구하는 것이다.

원문

狹爾口。深爾腹。厚其藏。遜而出。韞必愼價。慢則誨盜。有而若無。人誰汝侮。

번역

좁은 입에 깊은 배로 그 창자를 두텁게 하고 겸손하게 나오네 가격을 아끼지 않으면 반드시 조심하고 거만하면 도둑을 가르치리라 있으면서도 없는 것처럼 하니 누가 너를 업신여기랴

원문

尖爲頭。思鑽其堅。直爲柄。思操其專。沃乃心。道之濬。粹于面。德之潤。詩書之言。禮樂之法。馳騁今古。發揮事業。勞而不已。行其義。終委厥身。成其仁。

번역

뾰족함은 머리이니 그 견고함을 뚫고자 함이요 곧음은 자루이니 그 전일함을 지키고자 함이로다 넓은 것은 마음이니 도가 깊어짐이요 순수함은 얼굴이니 덕이 윤택해짐이로다 시서의 말과 예악의 법을 고금에 두루 익혀 사업을 발휘하고 노고를 그치지 않고 그 의리를 행하여 마침내 몸을 맡겨 그 인을 이루리라

원문

涅未移光。磷不改貞。確乎其守。溫然其成。交而無瀆。犯而不爭。不易乎世。不成乎名。遯世不見是而無悶。予於爾感焉。

번역

검은 빛을 옮기지 않고 인광(燐光)도 그 곧음을 바꾸지 않네 확고하게 지켜서 온화하게 이루었으니 섞여도 더럽힘이 없고 범해도 다투지 않았네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고 명예를 이루려 하지 않았네 세상에 숨어 이런 사람 보이지 않아도 괴롭지 않으리니 나는 너에게 감동하노라

원문

皎皎易著。昭昭易汚。汚則害明。着必見愚。孰微不昌。孰信不孚。有闇而章。無的而喪。尙褧之錦。君子尙之。

번역

깨끗함은 드러내기 쉽고 밝음은 더럽히기 쉬워라 더러워지면 밝음을 해치고 붙으면 반드시 어리석음이 드러나네 누구인들 창성하지 않으랴 누구인들 믿지 않으랴 어둠이 있어도 밝아지고 표적이 없어도 잃지 않네 비단으로 만든 옷을 좋아하니 군자가 그것을 좋아하네

원문

炎而用何喜。涼而舍何慍。順所遇。安厥分。

번역

더울 때에 어찌 기뻐할 것이며 서늘할 때에 어찌 성내겠는가 만나는 대로 따르고 분수를 편안히 하리라

원문

快以用。嬰爾鋒。量其力。鈍爲功。

번역

날카로움으로 쓰이면 너의 예봉을 입었지만 그 힘을 헤아리면 둔함이 공이 되느니라

원문

莫謂利之可恃。莫謂鑽之無難。剛則易折。堅必多困。不愼而傷。將誰之怨。

번역

이익을 믿을 만하다 말하지 말고 뚫는 것 어렵지 않다 말하지 말라 강하면 부러지기 쉽고 단단하면 반드시 곤궁함 많으니 삼가지 않아 상처 입으면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원문

邦之有道。聖云危言。交暢之化。草木其蕃。天地旣閉。囊猶尙括。囊雖無咎。時則不穀。我欲不括。以竢明哲。

번역

나라에 도가 있으면 성인이 위언을 하니 교화가 활발하면 초목이 번성하네 천지가 이미 닫혔으니 주머니를 오히려 묶어 두었네 주머니는 비록 허물이 없으나 때가 불길하니 나는 묶지 않고서 명철한 이를 기다리려 하네

원문

萬殊紛綸。一統于本。求源則近。力末者遠。由根連枝。因治制亂。宏綱以擧。群條共貫。約之于禮。勿使其散。

번역

만 가지의 번잡한 일들이 하나로 근본에 통하네 근원을 구하면 가까운 것이고 말단을 힘쓰면 먼 것이라네 뿌리에서 연지처럼 뻗어나가니 치세는 질서를 만들고 난세는 무질서하네 큰 강령으로 거두어 여러 가지를 함께 관통하고 예로써 단속하여 흩어지지 않게 하네

원문

齒之本白。染則不白。不白者可白。本白者猶在。利爾刮。潔爾漱。復厥白。毋吝舊。

번역

치아의 본래 흰빛을 잃으면 물들어서 희지 못하고, 물들어서 희지 못한 것은 다시 희게 할 수 있으나, 본래 흰색인 것은 여전히 그대로 있다. 잘 갈고 깨끗이 씻어 그 흰 빛을 회복하면 되니, 옛날의 것을 아끼지 말라.

원문

光之歇。由膏之渴。暗之生。由燼之萌。萌者去之。渴者添之。毋虧厥功。用緝其煕。

번역

빛이 꺼지는 것은 기름이 말라서이고, 어둠이 생기는 것은 불씨가 싹트기 때문이니, 싹트는 것을 제거하고 마른 데에 기름을 부어 그 공을 손상하지 않게 하여 빛나게 하라.

원문

虛其內。明不雜。方其外。邪不入。不入則充內。不雜則照外。旣充且照。何懼何畏。

번역

내면을 비우고 잡된 것을 없애면 바깥에 드러나 사특한 것이 들어오지 않는다 들어오지 않으면 내면이 충만하고 잡된 것이 없으면 바깥이 환히 빛난다 이미 충만하고 또 환히 빛나니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

원문

扶其顚。持其危。鞠躬而盡瘁。罔渝乃心。險夷一視。苟屈其節。焉用爾倚。

번역

그의 머리를 붙들어 주고 그의 위태함을 지탱해 주었네 몸을 굽혀서 나라를 위해 힘을 다하였으니 변함없는 그 마음이로세 험난한 길이나 평탄한 길이나 똑같이 보았으니 진실로 절개를 굽히지 않았네 어찌 너에게 의지하겠는가

원문

無欲上人。仁不可勝。勞而自下。德日以升。素位而行。惟信之履。昭我大方。非禮則止。

번역

욕심이 없는 사람은 인을 이루어 다할 수 없고 수고로워 스스로 아래에 있는 사람은 덕이 날로 높아지네 본분을 지키고 행하면 오직 믿음으로 걷는 것이니 밝은 우리 대방의 도를 예가 아니면 그치리라

원문

惟掃惟汛。乃屋之潤。塵穢不淨。地道何光。懋去其蔽。惟隱之彰。奉以周旋。儀繄是將。

번역

쓸고 또 순찰하니 집이 윤택해지네 먼지와 더러움 깨끗하지 않으니 땅의 도가 어찌 빛나겠는가 덮인 것을 제거하기 힘쓰니 숨은 것이 드러난다 받들어 주선하노니 예법을 이처럼 행한다

314. 六十銘序

문체: 序跋類 / 序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34C, ITKCMO0127AA025334D

원문

于旣名物而識之。徒識不可以警心。又繫之銘。以爲旦夕玩古之道也。湯于盤以自新。武王于盤盂几杖以自戒。聖人德盛道尊。宜無待於外。而眷眷若是者。豈非以心之操舍有可畏歟。然則德怠者志不可不勤。道卑者學不可不篤。篤勤之雖不在於區區之銘。而銘以刻物。有適必戒。學之一助。不可廢也。罪死之人。身且不恤。顧何暇於古人之學。姑且悔罪省身。因以及於性分之萬一。則庶幾不負素志。其警之可不切乎。故或以實。或以假。或以意推。或以義發。雖工拙非一。無不歸於切己。其感也多。故不遺乎所接之物。其憂也急。故不擇乎所得之辭。苟觀之以理。皆足以發迷而啓昏。將於日用應接之際。耳目所視聽。手足所持履。而一有悟焉。則其視昏冥之逃。麴蘖之託。以自喪者。豈無小益哉。中庸曰。道不可須臾離也。可離非道也。道則尙矣。其爲物之所切而最不可離者。莫宮室衣服飮食器用若也。知宮室衣服飮食器用之不可離。而不知道之不可離。可乎。予棄于天而絶于人。孤囚於萬里之外。不得與父母兄弟朋友妻子鄕黨奴隷相接。而所與接者但宮室衣服飮食器用耳。則其所致力者旣不行於彼。將無勉於此乎。然物有大小。而道無精粗。一隅以反三隅。一本以貫萬殊。在乎盡性。其可忽諸。

번역

이미 명물(名物)을 알고서 그것에 경계하는 마음이 없으면 헛된 지식일 뿐이다. 그래서 또 명(銘)에 매어 두어서 아침저녁으로 옛사람을 완상하는 방도로 삼는다. 탕왕(湯王)은 소반을 가지고 스스로 새롭게 하였고, 무왕(武王)은 옹기그릇과 궤장(几杖)을 가지고 스스로 경계하였다. 성인(聖人)의 덕이 성대하고 도가 높아서 외물에 의지할 것이 없는데도 이처럼 애를 쓰고 있으니, 어찌 마음의 조섭에 두려워할 점이 있어서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덕이 게으른 자는 뜻을 부지런히 해야 하고, 도가 낮은 자는 학문을 독실하게 해야 한다. 독실하고 부지런한 것이 비록 구구한 명에 있지 않더라도 명은 사물에 새겨져서 반드시 경계하는 바가 있으니, 학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을 폐해서는 안 된다. 죄를 지어 죽을 사람은 자기 몸도 돌보지 못하는데, 어찌 옛사람의 학문을 돌아볼 겨를이 있겠는가. 우선 죄를 뉘우치고 자신을 반성하여 성분(性分)의 만분의 일에까지 미친다면, 아마도 평소의 뜻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니, 그 경계함이 어찌 절실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혹 실(實)로써, 혹은 가(假)로써, 혹은 뜻으로 미루어, 혹은 의리로 발하여 비록 공졸(工拙)이 같지 않으나 절실한 곳에 귀결되지 않는 것이 없어서 감동하는 바가 많으므로 접촉하는 물건을 버리지 않고, 근심하는 바가 급박하므로 얻은 말을 가리지 않는다. 진실로 이치로 본다면 모두 어두운 것을 깨우치고 혼미함을 열어 주어 장차 일상생활에서 응접할 때에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과 발로 만지고 밟는 데에 한 번 깨달음이 있으면, 어둡고 미혹하여 도망하고 구애(麴蘖)에 의탁하여 스스로 망친 자가 어찌 조금의 이익도 없겠는가. 《중용》에 이르기를, “도는 잠시라도 떠날 수 없다. 떠날 수 있는 것은 도가 아니다.” 하였다. 도는 숭상할 만하다. 물건이 절실한 것이며 가장 떠날 수 없는 것으로는 궁실(宮室)과 의복(衣服), 음식과 기물(器皿)의 사용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궁실과 의복, 음식과 기물의 사용을 떠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모르는 것을 떠날 수 없음을 알지 못한다면 어찌하겠는가. 내가 하늘을 버리고 사람을 끊어 만 리 밖에 외롭게 갇혀 부모 형제 친구 처자 향당 노예와 서로 접촉하지 못하고 오직 궁실(宮室) 의복 음식 기구 용품만 가지고 있으니, 힘쓰는 바가 이미 저곳에 행해지지 않는데 장차 이 일에 힘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물건은 크고 작음이 있지만 도는 정밀함과 거칠음이 없으니 한 모퉁이를 통해 세 모퉁이를 반성하고 한 근본을 가지고 만 가지를 관통하는 것이 성(性)을 다하는 데에 달려 있으니, 어찌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315. 銘後

문체: 序跋類 / 題跋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35A, ITKCMO0127AA025335B

원문

予自爲僇人。愁居懾處。蓋亦有年。智不益進而心日昏。行不加脩而德日偸。豈操心慮患之不至。將糞土之墻之不可扝也。其亦罷民之甚矣。慨嘆之餘。竊自惟念死亡之人。餘生無日。身外之事。不復小掛於胸中。第以罪不克懲。心不克新。而一旦忽然殉身。終抱恨於泉壤矣。豈不痛哉。是以。感激自奮。以求乎去舊而就新。則大難之中。心失統緖。若無以自持者。此斯言之所以誓也。言雖愚陋。志在自戒。不可謂不用其力也。故辭不必巧。惟其質。意不必深。惟其實。邇者遠之本乎。卑者高之基乎。假象者著其微矣。推物者同其異矣。旁行者智。安守者仁也。苟不內篤其養。而屑屑焉惟外之是事。斯言也實爲自誣之夸辭。銘於吾何有。噫。頑鈍之人。圖身乏智。惟爵祿是貪。昧詩人之所誨。背明哲之高蹈。旣不能善其始。及至名辱身敗。事迫勢窮。然後區區欲有所省。以望其終。不亦可羞乎。古之爲士異是。得時則勵志行道。堯舜其君。使天下受其澤。不得則超然高謝。邈爾遠害。浮游乎塵世之表。高視於萬物之上。理亂不關其心。榮辱不及其身。以全其所性。甘與草木同腐。其視吾人之瑣瑣勞勞不能自謀者。爲如何哉。雖然。遇不遇。命也。而禍與福。無不自己求之。能安於所遇。以善其道則。亦足以自立而無羨於彼矣。庸詎以垂死之故而沮其志哉。予曰。朝聞道。夕死可矣。故曾子臨終而易簀。黃霸獄中而受書。予所銘者是已。嗚呼其已矣。辛巳季夏有日。德陽予題。

번역

내가 스스로 죄를 지은 사람으로서 근심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오래되었으니, 지혜는 더욱 진보하지 못해 마음이 날로 어두워지고 행실은 더욱 닦지 못해 덕이 날로 줄어들고 있다. 어찌 마음을 잡고 근심을 하여 환난이 이르지 않게 하겠으며 장차 흙으로 담장을 쌓아 만질 수 없게 하겠는가. 이것 또한 백성을 매우 피곤하게 하는 것이다. 개탄하는 나머지 스스로 생각건대, 죽은 사람은 남은 생애가 하루도 없으니 몸 밖의 일에 다시 가슴속에 조금도 걸릴 것이 없다. 다만 죄를 징계하지 못하고 마음을 새롭히지 못한 채 한 번 홀연히 죽어 끝내 황천에서 한을 품고 있으니 어찌 통탄스럽지 않겠는가. 이 때문에 감격하여 스스로 분발하여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취하려고 한다. 그러나 큰 어려움 속에서 마음이 질서를 잃어 스스로 지탱할 수 없다면 이 말이 바로 맹세하는 것이다. 말은 비록 어리석고 누추하나 뜻은 스스로 경계하는 데 있으니, 힘을 쓰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옛사람의 말은 반드시 교묘할 필요가 없으니 오직 그 바탕이 있을 뿐이고, 뜻은 깊을 필요가 없으니 오직 그 실상이 있을 뿐이다. 가까운 것은 먼 것의 근본이고 낮은 것은 높은 것의 기초이며, 가상(假象)은 미세한 것을 드러내고 사물을 미루어 헤아리는 것은 같고 다름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곁으로 행하는 것이 지혜요 편안히 지키는 것이 인이다. 진실로 안에서 독실하게 기르지 않고 외면의 일만을 부지런히 한다면, 이 말은 실로 자신을 속이는 과장된 말이 될 것이다. 명심할 것이 나에게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아, 어리석고 둔한 사람은 지혜를 도모하지 못하고 오직 작록(爵祿)만 탐하여 시인의 가르침을 모르고 명철한 이의 높은 행실을 등진다. 이미 처음부터 잘하지 못하다가 명예에 욕을 당하고 몸이 망가지며 일이 막히고 형세가 궁박해진 뒤에야 구구하게 반성하려고 하여 끝내 이루기를 바란다면, 또한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옛사람의 선비는 이와 달라서 때를 얻으면 뜻을 힘쓰고 도를 행하여 요순과 같은 임금이 되어 천하에 그 은택을 입게 하였다. 얻지 못하면 초연히 고상하게 사양하고 멀리서 해를 피하여 속세의 밖에서 떠돌면서 만물 위에 높이 서서 이치와 어지러움에 마음을 두지 않고 영예와 치욕이 몸에 미치지 않게 하여 타고난 본성을 온전히 보존한다면 초목과 함께 썩는 것을 달갑게 여기리니, 우리들이 자잘한 일에 애쓰면서도 스스로 도모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비록 만나고 만나지 못하는 것은 운명이지만 화와 복은 모두 자기에게서 구하는 것이니, 만나는 대로 편안히 여겨 그 도를 잘 행한다면 또한 스스로 서서 저들에게 부러워할 것이 없을 것이다. 어찌 죽을 날이 다가왔다고 해서 뜻을 꺾겠는가. 나는 아침에 도를 듣고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증자(曾子)는 임종에 이르러 자리를 바꾸었고 황패(黃霸)는 옥중에서 글씨를 받았으니, 내가 명심하는 것은 이것이다. 아, 그만두어야겠다. 신사년 6월 어느 날 덕양(德陽)이 나에게 쓰게 하였다.

316. [立師道]

문체: 公車類 / 對策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36B, ITKCMO0127AA025336C ...

원문

問。民生於三。事之如一。師道之於人。大矣。而不序於五倫。何歟。旣事之如一則喪制之有異。抑何歟。師道之立。昉於何時而盛於何代。吾東方師道之盛衰。亦可得聞其詳歟。今□國家專意興學。而師道廢弛。籍名學宮。而各私其學。不事講問。閭巷之間。亦未聞有爲師弟子者。甚至不禮於先生長者。遂成弊習。何以則師道立而學有淵源。士知禮敬歟。諸生皆學古之道。必有慨然於斯弊。毋略古。毋泛今。悉陳救之之策。〔原注:出海東策問二十首中〕

번역

묻노라. 백성 가운데 세 부류가 있어 일을 똑같이 하는 것이 사도(師道)와 사람에 대한 도리이다. 큰 도리인데 어찌하여 오륜(五倫)에 두지 않는가? 이미 똑같이 섬기는데 상제(喪制)에는 차이가 있으니, 또한 어째서인가? 사도가 언제부터 시작되어 어느 시대에 성대하였는가? 우리나라의 사도의 성쇠도 자세히 들을 수 있는가? 지금 국가는 오로지 학문을 일으키는 데 뜻을 두었으나 사도는 폐기되었고, 학궁(學宮)에 이름을 올리고 각자 자기 학문만 숭상하여 강문(講問)을 일삼지 않으며, 여항(閭巷) 사이에서도 스승과 제자가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고 심지어 선생과 장자에 대해서도 예우하지 않는 것이 마침내 폐습이 되었으니, 어찌하면 사도가 서서 학문에 연원이 있게 하고 선비들이 예경을 알게 하겠는가? 제생들은 모두 옛날의 도를 배우고 있으니 반드시 이러한 폐단에 대해 개탄할 것이다. 옛것을 소홀히 하지 말고 지금의 일도 범하지 말며, 구제할 방책을 모두 진달하라.-원주(原註)에 “《해동책문(海東策問)》 20수 중에 나온다.” 하였다.-

원문

對。先儒氏之言曰。師道之盛衰。關吾道之晦明。吾道之晦明。而□國家治亂之所繫。今執事先生發策秋圍。特擧師道。有慨於方今之廢弛。欲聞救之之術。愚也三復而嘆曰。大矣哉。師道也。夫天生蒸民。莫不稟仁義禮智之性。而有君臣父子夫婦之倫焉。能盡其固有之性。而循乎當然之則者。先覺也。衆人則不然。氣稟拘之。物欲蔽之。不知性本之所有。職分之當然。而私意妄作。其不流於禽獸者幾希矣。是故。學於先覺。然後有以開發其聰明。復還其天理。此師道之所以作也。夫誘掖訓導。啓迪成就。使不能孝者爲孝。使不能忠者爲忠。則師道之功。豈有大於此者乎。古人之於三。事之如一。有以哉。是以。古之聖帝明王。知師道之大。不但君以治之。又將師以敎之。使彼之不能自制者有以治之。使彼之不能循性者有以敎之。然後君師之責備。而治平之基立矣。其所以敎之之方。亦不外乎民生日用彝倫之常。而繫於人君躬行心得之餘。則爲人君者可不以誠正修齊之學。爲己任哉。古之所以治隆於上。俗美於下。良以此也。是故。達而在上。則盡君師之道。而其效驗至於天下平。窮而在下。則講明斯道。繼往開來而已。請因明問而陳之。夫師道之任。如此其重大。而序人倫不及師者何歟。愚以謂師友一體。朋友之信。豈外於師乎。特以朋友多而師少。故擧其多者言之耳。至若喪制之有異。亦有說焉。古人有言曰。見彼之善而己效之。便是師也。有得一言一義如朋友。有相親炙如兄弟。有成就己身而恩如天地父母者。豈可一槩服之。此聖人不制師服者也。然此特處置中之一事耳。愚豈敢遺其所問之本意。而論其小者哉。至於師道之昉於前代。亦可考矣。自伏羲,神農,黃帝,堯舜所以繼天立極。而脩道立敎。以敎化百姓者。無非師道也。司徒之職。典樂之官。所敷者五敎。所敎者胄子。則其道寢備矣。至於成周。順先王詩書禮樂以造士。而敎之以灑掃應對之節。射御書數之文。亦擇其有道有德者主之。又以鄕三物敎萬民而賓興之。是故。師道之盛。治化之大。後世無及焉。及周之衰。學敎之政不脩。而師道蓋闕如也。有吾夫子以天縱之聖。不得君師之位以行其政敎。於是退而率其弟子。講明斯道。繼前古之往聖。開萬世之後學。功雖大於後。豈可謂之大行師道於一時天下乎。自是以後。上焉爲君者。不能行師道。下焉爲臣者。不能明師道。敎化陵夷。風俗頹敗。良可悲夫。雖宋朝諸君子以孔孟之學。繼不傳之緖。而但行其師弟子之道於函丈之間。而不能施於朝廷之上。可勝歎哉。至於東方。自檀君以後。至于今日。上而爲君。孰能盡其君師之道。下而爲臣。孰能盡其師道哉。三國之季。政法不章。紀綱紊亂。干戈日尋。民生塗炭。

번역

선유(先儒)의 말에 이르기를, “사도(師道)의 성쇠는 오도(吾道)의 회명(晦明)과 관계가 있고, 오도의 회명은 국가의 치란(治亂)이 매여 있는 바이다. 지금 집사 선생께서 춘추(春秋)를 가지고 계책을 내어 가을에 포위하는 일을 특별히 거론하여 사도를 들어 오늘날 폐기된 것을 개탄하고 구제할 방도를 듣고자 하셨다. 어리석은 나는 세 번 반복해서 읽고 탄식하기를, ‘사도가 참으로 크구나.’ 하였다. 대저 하늘이 백성을 낳을 때에 모두가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성품을 타고나서 군신 부자 부부의 윤리가 있게 하였는데, 능히 그 본래의 성품을 다하고 마땅한 법칙을 따르는 자는 선각(先覺)이다. 그러나 뭇사람들은 그렇지 못하여 기질에 구애되고 물욕에 가려져서 성품이 본래 가진 바와 직분이 당연한 것을 모르고 사사로운 뜻으로 망녕되게 행동하니, 금수(禽獸)로 흐르지 않는 자가 거의 드물다. 그러므로 선각에게 배우는 것이다.” 하였다. 그 후에야 그들의 총명을 열어주고 천리를 회복하게 하니, 이것이 사도(師道)가 만들어진 까닭이다. 대저 유혹하고 인도하며 가르치고 이끌어서 효를 못하는 자로 하여금 효를 하게 하고 충성을 못하는 자로 하여금 충성을 하게 한다면, 사도의 공이 어찌 이보다 더 큰 것이 있겠는가. 옛사람이 삼(三)을 일(一)처럼 섬긴 것은 까닭이 있었다. 그러므로 옛날의 성제명왕(聖帝明王)은 사도의 중요함을 알아서 임금으로서 다스릴 뿐만 아니라 또 스승으로 가르쳐서 저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자로 하여금 다스리게 하고, 저 본성을 따르지 못하는 자로 하여금 가르치게 하였다. 그런 뒤에야 군사(君師)의 책임이 갖추어져 치평(治平)의 기반이 확립된다. 가르치는 방도 또한 백성의 일상생활과 윤리의 상도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임금이 몸소 행하고 마음으로 터득한 나머지에서 비롯한다. 그러면 임금 된 자는 성정(誠正)ㆍ수신(修身)ㆍ제민(齊民)의 학문을 가지고 자신을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니, 옛날에 위에서 다스림이 융성하고 아래에서 풍속이 아름다웠던 것은 참으로 이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위에 올라가면 임금과 스승의 도리를 다하여 그 효험이 천하가 평안하게 되는 데까지 미치고, 아래에 궁하면 이 도를 강명(講明)하여 선대의 일을 계승하고 후대를 열어갈 뿐이니, 부디 《인명문》을 인하여 진술해 주십시오. 대저 스승의 도리는 이렇게 중대합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사람의 윤리를 차례로 세우는 데에 스승은 미치지 못합니까? 저는 사우(師友)가 일체이니, 붕우 간의 신뢰가 어찌 스승에게서 벗어나겠습니까. 다만 붕우는 많고 스승은 적기 때문에 많은 쪽을 들어 말할 뿐입니다. 상제(喪制)에 차이가 있는 것은 또한 설이 있습니다. 옛사람이 “저 사람의 선함을 보고 자신도 본받으면 바로 스승이다.”라고 하였으니, 한마디 말과 한 가지 의리를 붕우처럼 얻는 것입니다. 형제처럼 친밀하게 가르침을 받은 사람도 있고, 자신을 성취하여 은혜가 천지 부모와 같은 사람도 있으니 어찌 한결같이 스승으로 삼을 수 있겠는가. 이것이 성인이 스승의 복장을 정하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이는 다만 처치하는 중의 한 가지 일일 뿐이니, 내가 어찌 감히 그대가 물은 본뜻을 버려두고 작은 것만 논하겠는가. 사도(師道)가 전대에 비롯된 것은 또한 상고할 만하다. 복희(伏羲), 신농(神農), 황제(黃帝), 요순이 하늘의 뜻을 이어 극법을 세우고 도를 닦아 교리를 세워 백성을 교화한 것이 모두 사도에 해당한다. 사도(司徒)의 직책과 전악(典樂)의 관직은 오교(五敎)를 펼치고 주자(胄子)를 가르치는 것이니, 그 도가 갖추어진 것이다. 성주(成周)에 이르러 선왕의 시서예악을 이어 사대부로 만들었는데, 청소하고 응대하는 예절과 활쏘기와 말타기, 글씨와 산술 같은 것을 가르치고 또한 도가 있고 덕이 있는 자를 뽑아서 주관하게 하였다. 또 향교(鄕校)와 서원(書院)을 세워 만민을 가르치고 빈객을 흥기시켰다. 이 때문에 사도(師道)가 성대하고 치화(治化)가 커서 후세에 미칠 수 없었다. 주나라가 쇠퇴하자 학문과 교화의 정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아 사도가 거의 없어졌다. 이에 우리 공자께서 천성으로 타고난 성인으로서 군사(君師)의 지위에 올라 그 정교를 행할 수 없게 되자 물러나 제자를 거느리고 이 도를 강론하여 밝혀서 전고(前古)의 왕성을 계승하고 만세 후학을 열어 주었다. 공이 비록 후세보다 크기는 하나 어찌 당시에 천하에 사도를 크게 행하였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후로 위로는 임금이 된 자가 사도를 행하지 못하고 아래로는 신하 된 자가 사도를 밝히지 못하여 교화가 쇠퇴하고 풍속이 무너졌으니 참으로 슬프다. 비록 송나라의 여러 군자들은 공맹(孔孟)의 학문을 가지고 전해지지 않은 맥을 이었으나 다만 스승과 제자의 도를 함장(函丈) 사이에서 행하였을 뿐이다. 그런데 조정에 시행하지 못하였으니, 탄식할 만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단군(檀君) 이후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위로 임금이 된 자로서 누가 능히 군사(君師)의 도리를 다하고, 아래로 신하가 된 자로서 누가 능히 사도(師道)를 다하였는가. 삼국이 쇠망할 무렵에는 정법(政法)이 밝지 못하고 기강이 문란하여 전쟁이 날마다 일어나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

원문

至於滅亡而後已。此未必不由不能盡君師之道而已。高麗崔沖。率其學者。敎以道藝。一時稱之曰海東孔子。卽今觀之。頹微之世。奮然獨以師道自任者。亦可當矣。而孔聖之學。誠正之實。則蔑蔑乎無聞矣。以至于牧隱。倡之於衰微之際。一時學者蔚然而出。然此特巧文詞取利祿。諂佛妖妄之雄耳。未聞能振其古人之道。至於楊村。一時理學之所宗。而立身事業。如彼其卑鄙。何敢置於齒牙間哉。本朝佔畢齋獨推圃隱曰。理學爲東方之祖。愚於此少有取焉。然亦未聞振起師道也。由是觀之。東方師道之盛衰。亦可言矣。嗚呼。惟我東方。泝高麗以上千百載之間。而窮探遠搜。則寥寥蔑蔑如此之甚。其治化之未洽。亂亡之相尋。無怪矣。其可謂東方有人乎哉。中華盛稱以爲禮義之邦。文明之地。而其實如此。苟有志氣者。寧不於此感激也哉。明執事之問及此。實我東方興師之萌乎。可不以平日目覩者。爲執事白焉。我□朝自開國以來。□列聖相承。勵政圖治。莫不以右文興化。設成均四學於內。敎國中之士。又置鄕校。以敎四方之士。又設童蒙訓導。以敎小兒。其於師道。無一事之或謬。無一物之不盡。蓋其敎訓之盡其方。故蔚然而輩出者。莫不以忠孝爲本。達之於事業。以至于廟堂大臣。社稷元老。皆由此出。其所以維持國脈。保安斯民者至矣盡矣。而其於三代修齊之學。朱程師友之道。則愚不得而聞也。抑愚之聞見不及而然歟。此亦明執事之所已明料。方今□聖上以聰明睿智之資。精一執中之學。罔不以興學爲先務。屢臨泮宮。講論道義。崇儒重道之誠。溢於人之耳目。至於增田以養士。於學校之事。無所不用其極。雖漢明之親幸璧雍。乞言於三老五更。蔑以加矣。宜若師道立而敎化明。風俗美而國家治。奈之何師道廢弛而不立。士習卑汚而日毀。新進小士。不聽老師宿儒之言。各以所學爲是。或工詞華。要榮利爲事。或能文章。驚世俗爲志。略無一人探詩書之正理。追聖賢之事業。而有挾恐見破之私意。無從善服義之良心。甚矣師道之不立也。至於籍名學宮者。私其所學。不事講問。孤陋寡聞而無開明之理。偏狹固滯而無解通之時。道之不明而俗之日薄。宜哉。以至於閭巷之間。無一人唱學而行師弟子之道如宋之諸儒也。甚者不徒不學也。橫行於閭里。出入於官府。有穿窬之心。而無廉恥之端。先生長者若或禁之。則瞋目以視之。攘臂以起之。視先生長者爲何物。而慢不知禮敬。遂成弊習。遽難改革。嗚呼。士者將以爲國家用。而其所養如此。則他日之施設。槩可知矣。如欲師道立而學有淵源。士知禮敬。則不在多言也。特在□聖上之一身耳。愚前所陳是也。夫師道不先立於上。而欲立於下。豈不難哉。

번역

멸망한 뒤에야 그쳤으니, 이는 반드시 임금과 스승의 도리를 다하지 못해서가 아닐 것이다. 고려(高麗) 최충(崔沖)은 학자들을 거느리고 도(道)와 예(藝)를 가르쳐서 한때 해동공자(海東孔子)라고 일컬었다. 지금 보면 쇠퇴한 세상에 홀로 사도(師道)를 자임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공자의 학문과 성인의 바름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목은(牧隱)이 쇠미한 때에 이를 창도하여 한때 학자들이 많이 나왔으나, 이는 다만 문사(文詞)를 잘하고 이록(利祿)을 취하며 아첨하고 요망하게 부리는 것일 뿐이다. 옛사람의 도를 진작하였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양촌(楊村)은 한때 이학(理學)이 종주로 삼았던 사람인데, 입신출세한 사업이 저토록 비루하니 어찌 감히 잊을 수 있겠는가. 본조(本朝)의 점필재(佔畢齋)는 포은(圃隱)만을 추중하였다. 이학(理學)은 동방의 시조가 되니, 내가 이 학문에 조금이나마 취한 바가 있다. 그러나 또한 사도(師道)를 진작시켰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보면 동방 사도의 성쇠를 또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아, 우리 동방을 고려 이상 천백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깊이 탐구하고 멀리 찾아보면 이렇게 매우 적고 없으니, 그 치화(治化)가 흡족하지 못하여 난리가 일어나 망하는 것이 계속되는 것은 괴이할 것이 없다. 동방에 사람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중화(中華)에서는 예의의 나라요 문명의 땅이라고 칭송하지만 실상은 이와 같으니, 진실로 뜻과 기개가 있는 자라면 어찌 이에 감격하지 않겠는가. 명(明)나라 집사(執事)가 이에 대해 물은 것은 실로 우리 동방이 흥기할 조짐이니, 평소에 목도한 것을 가지고 집사에게 말하지 않을 수 없네. 우리 □조(□朝)는 개국 이래로 □열성(列聖)이 서로 계승하였네. 정사를 힘쓰고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모두가 문(文)을 숭상하여 교화하기를 도모하였으니, 성균관과 사학(四學)을 내부에 설치하여 나라 안의 선비들을 가르치고 또 향교(鄕校)를 두어 사방의 선비들을 가르쳤으며, 또 동몽훈도(童蒙訓導)를 두어 어린아이들을 가르쳐서 그들의 사도(師道)에 한 가지 일이라도 혹 잘못된 것이 없고 한 가지 물건이라도 다하지 않은 것이 없었으니, 이는 대개 그 교훈이 그 방도를 다하였기 때문에 많은 선비들이 훌륭하게 배출되어 모두가 충효를 근본으로 삼아 사업에 달성하여 묘당(廟堂)의 대신과 사직의 원로가 모두 이로부터 나왔습니다. 나라의 맥을 유지하고 백성을 보존하는 데에는 지극하고 극진하였으나, 삼대(三代)의 수신제야(修身齊家)하는 학문과 주자(朱子)와 정자(程子)의 사우(師友)의 도리에 대해서는 어리석은 나는 듣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또한 나의 견문이 미치지 못해서 그런 것일 것입니다. 이것도 분명 집사께서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이니, 지금 성상께서는 총명하고 예지(睿智)한 자질을 가지고 정일(精一)과 집중(執中)의 학문으로 학문을 일으키는 것을 급선무로 삼지 않는 것이 없어서 누차 반궁(泮宮)에 나아가 도의를 강론하였고, 유학을 숭상하고 도를 중시하는 정성이 사람들의 이목에 넘쳐났으며, 학교에 전답을 더해 주어 선비를 양성하는 일에 이르러서는 극진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비록 한(漢)나라 명제(明帝)가 벽옹(璧雍)에 친히 행차하여 삼로(三老)와 오경(五更)에게 말을 청한 것과 같았으니, 이보다 더할 수 있겠는가. 마땅히 사도(師道)가 서고 교화가 밝아져 풍속이 아름다워지고 나라가 다스려졌어야 하는데 어찌하여 사도가 폐기되어 서지 못하고 선비의 습속이 비루해져 날로 무너지는 것인가? 신진 소사(新進小士)들은 노사 숙유(老師宿儒)의 말을 듣지 않고 각자 자신이 배운 것을 옳다고 여겨, 혹 화려한 문장을 짓는 데 힘쓰고 영리를 구하는 일을 일삼으며, 혹은 문장에 능하여 세속을 놀라게 하는 것을 뜻으로 삼아, 대략 한 사람도 시서(詩書)의 정리를 탐구하고 성현의 사업을 계승하려는 마음이 없으니, 두려워 파탄이 날까 염려하는 사사로운 뜻만 있을 뿐이다. 선복(善服)과 의리(義理)를 행하는 양심을 따를 길이 없으니, 사도(師道)가 서지 못함이 심하다. 학궁에 이름을 올린 자들은 자기의 배움만을 고집하고 강문(講問)을 일삼지 않아서, 고루하고 소식도 적은 데다 개명(開明)할 이치가 없고 편협하고 고루한 데다 해통(解通)할 때가 없으니, 도는 밝아지지 않고 풍속은 날로 퇴폐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하여 여항(閭巷)에 송나라의 제유(諸儒)처럼 학문을 배우고 스승과 제자의 도를 행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게 되었다. 심한 자는 학문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관(閭館)을 멋대로 다니고 관부(官府)를 출입하면서 남의 물건을 훔칠 마음은 있으나 염치가 없다. 선생과 장자가 만약 이를 금지하면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고 팔뚝을 치켜들며 일어난다. 선생과 장자를 무슨 물건으로 여기는가? 예경(禮敬)을 모르는 버릇이 드디어 폐습(弊習)이 되어 갑자기 고치기 어렵다. 아, 선비는 장차 국가에 쓰이는 법이다. 그런데 그 양성이 이와 같으니, 훗날의 조치도 대략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사도(師道)를 본받아 학문에 연원이 있고 선비들이 예경을 안다면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으니, 오직 성상 한 분에게 달려 있을 뿐입니다. 제가 전에 진달한 것이 이것입니다. 무릇 사도가 위에서 먼저 세워지지 않은 채 아래에서 세우려고 한다면 어찌 어렵지 않겠습니까.

원문

然補人君一身之德。亦在於宰相。宰相苟能以三代聖王君以治之師以敎之之道格君。而使之格致以窮其理。誠正以修其身。以得大學之要領。而本之於明德。達之於新民。以一身標準於四方。而使之一言一動無不出於正。則下之觀感瞻仰者。莫不欣欣然有得於胸中矣。豈如政令禁刑之縛束以爲善哉。於是鼓舞而振作之。則下之感激興起者。不知手舞而足蹈之。自然薰染成習。融貫透徹矣。國家之治安。百姓之寧謐。可以因此而馴致矣。豈可求之於事爲之末哉。師道不期立而自立。理學不期明而自明矣。何患士不禮敬而弊將難救乎。愚生救弊之策。雖若迂遠。然熟慮之。深思之。則其大本大綱。亦不外是。古昔帝王之君師天下者。捨是道何以哉。嗚呼。士生斯世。將以明其道立其功爲志。而師道之廢弛則誰從而學之。求古人於簡策。想其風而興起。將欲推明其誠正之學。以大斯道之傳。而反爲奇怪詭譎。群嘲而衆譁之。一雄唱之。百雌和之。不顧前後。不計是非。而同然笑侮。斥之於鄕黨而不容。擯之於學宮而不列。使正人君子無所依托。而孑孑獨立。吁。此何等風耶。良可痛哭流涕長太息者也。執事其亦聞之歟。九重之深遠。其亦通之歟。執事聞之則豈不惕然思所以救之耶。夫衆口嘲毀。程朱之所不免。況今之世耶。雖然。寧可以此而改志乎。嗚呼。□世廟一養之而一毀。□成廟又養之而又毀。當其盛時。庶幾乎師道之立而士習之正矣。及其毀也。學舍蕭條。絃誦之聲絶。而父兄敎其子弟曰。學業廢。科擧而已。何必講明師友之道乎。是以。近自戊午以後。士皆目經慘惔。身懼刑禍。無有一人特然獨立。以明斯學立斯道爲己任。而日趨於卑汚而不自返。吁。邦國之不幸。孰有大於此者乎。方今之計。莫如以伸士氣爲先。士氣之不伸。則師道何由立乎。閭巷之間。豈無一人欲行師弟子之道者哉。所以不敢者。是誰之過歟。愚以謂在上者不得養之之道也。何以言之。今有後生小子相友以聚。講論詩書則忌之者必以群居放浪。謗訕朝政。評論人物爲訴。在上者不察讒言之巧慝。而以是爲然矣。於是唱言於朝曰。某人也某人也。謗訕朝政。評論人物。則聽之者孰不疾之而欲懲之也。於是講論道義之事廢。而士氣斲喪。嗚呼。孰知士氣之斲喪。而國脈隨而斲喪乎。執事儻於是而一悟。則亦國家之福也。愚也縱不能學古之道。有慨於斯弊久矣。今承明問。不自知其略古泛今。以吐狂言。執事進而敎之。謹對。

번역

그러나 임금의 일신(一身)을 보완하는 것 또한 재상에게 달려 있다. 재상이 진실로 삼대 성왕이 군주를 다스리고 스승으로 가르친 도리를 가지고 군주를 감화시켜 그로 하여금 격치(格致)하여 이치를 궁구하고, 성정(誠正)을 닦아 몸을 수양하게 함으로써 《대학》의 요령을 얻어 명덕(明德)에 근본을 두고 신민(新民)에게 미루어 일신의 표준으로 삼게 하여 한마디 말과 한 가지 행동이 모두 바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면, 아래에서 보고 듣고 우러러 본 자들은 누구나 가슴속에 기뻐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어찌 정령(政令)을 내리고 형벌을 금하여 얽어매는 것으로써 선을 이루려고 하는 것과 같겠는가. 이럴 때면 고무되어 진작되는 아래의 감격하고 흥기한 자들은 손뼉 치고 발을 구르는 줄도 모를 것이다. 자연스럽게 물들여 습관이 되고 융합하여 통달하게 되면 국가가 안정되고 백성이 편안해질 것이다. 이로써 길들여서 이루게 할 수 있는데 어찌 일의 끝에서 구하겠습니까. 사도(師道)는 세우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세워지고 이학(理學)은 밝히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밝아집니다. 선비가 예경하지 않아서 폐단을 구제하기 어렵게 될 것을 어찌 근심하겠습니까. 제가 폐단을 구제할 방책이 비록 오활하고 원대해 보이지만 깊이 생각하면 그 큰 근본과 큰 줄기는 또한 이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옛날의 제왕(帝王)이 천하에 스승이 된 자가 이 도를 버리고서 무엇으로 하였겠습니까. 아, 선비가 세상에 태어나면 장차 그 도를 밝히고 그 공을 세우는 것을 뜻으로 삼아야 합니다. 사도가 폐해지면 누가 따라서 배울 것입니까. 옛사람을 책에서 찾아 그 풍모를 상상하여 일어납니다. 장차 그 성정(誠正)의 학문을 미루어 밝혀서 이 도의 전수를 크게 하고자 하는데 도리어 기괴하고 괴이하게 되어 뭇사람들의 조롱과 비난을 받게 되니, 한 명의 우두머리가 앞장서서 부르짖습니다. 백제(百濟)의 여인들이 화합하여 전후를 돌아보지 않고 시비를 따지지 않은 채 똑같이 웃고 모욕하였으며, 향당(鄕黨)에서 배척하고 학궁(學宮)에서 내치어 정인군자(正人君子)가 의지할 곳이 없게 하여 외롭게 홀로 서게 하였으니, 아, 이것이 무슨 풍조란 말인가. 참으로 통곡하며 눈물을 흘리고 길게 탄식할 만한 일이다. 집사도 또한 들었는가? 구중궁궐의 깊은 곳까지 그 소문이 통했는가? 집사가 들었다면 어찌 두려워하며 구제할 방도를 생각하지 않았겠는가. 여럿이 비웃고 헐뜯는 것은 정자(程子)와 주자(朱子)도 면치 못한 일인데 하물며 지금 세상에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그러나 어찌 이 때문에 뜻을 고쳐야 하겠는가. 아, 세묘(世廟)께서 한 번 기르셨다가 한 번 헐고, 성묘(成廟)께서 또 한 번 기르셨다가 또 헐었으니, 그 성대했던 때에는 사도(師道)가 서고 사습(士習)이 바로잡힐 것 같았는데, 그것이 무너졌을 때는 학사(學舍)가 쓸쓸하여 현송(絃誦)의 소리가 끊겼는데, 부형이 자제에게 가르치기를 “학업을 폐하고 과거에만 매달릴 뿐이니 어찌 굳이 사우(師友)의 도를 강명할 필요가 있겠느냐.”라고 하였다. 이 때문에 근래 무오년 이후로 선비들은 모두 경박한 일을 눈으로 보고 형벌과 화란을 두려워하여, 홀로 우뚝 서서 이 학문을 밝히고 이 도를 세우는 것을 자기의 책임으로 삼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날마다 비루하고 더러운 데로 나아가면서도 스스로 돌아오지 않고 있으니, 아아, 나라의 불행이 무엇이 이보다 더 크겠는가. 지금의 계책으로는 사기(士氣)를 펴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으니, 사기가 펴지지 않으면 사도(師道)가 어떻게 서겠는가. 여항 사이에 어찌 스승과 제자의 도를 행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겠는가마는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나는 위에서 기르는 방도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지금 후생 소자(後生小子)가 서로 친해 모여서 시서를 강론하면, 기피하는 자들은 반드시 “여러 사람이 함께 거처하면서 방탕하고 조정을 비방하며 인물을 평론한다.”라고 고발하는데, 윗사람이 간언의 교활함을 살피지 못하여 이것을 사실로 여깁니다. 이에 조정에서 말하기를 “아무개와 아무개가 조정을 비방하고 인물을 평론한다.”라고 하면 듣는 자치고 누가 미워하여 징계하고자 하지 않겠습니까. 이 때문에 도의(道義)를 강론하는 일이 폐지되고 사기(士氣)가 무너집니다. 아, 누가 알겠습니까. 사기가 무너지면 나라의 맥락이 따라서 무너질 줄을. 집사께서 만약 여기서 한번 깨닫는다면 또한 국가의 복입니다. 저는 비록 옛 도를 배울 수는 없지만 이 폐단에 대해 개탄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제 명문(明問)을 받들고서도 옛것을 대략적으로 알고 지금 것을 범범하게 여겨 미친 소리를 토해 낸 줄 모르겠습니다. 집사가 나아가 가르치니, 삼가 대답하였다.

317. 正德丁丑。文廟而廡。圃隱鄭先生夢周從祀祭文。□應製。〔原注:出圃隱先生集附錄〕

문체: 哀祭類 / 祭文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39A

원문

嗟惟東國。聖學久絶。倫紀不明。治敎攸劣。士無定向。世乏良俗。百代紛昏。大道閉塞。公生麗季。挺然獨立。志存明道。身任重業。唱〔原注:似當作倡〕鳴理學。爲東方宗。上探不傳。下啓群蒙。一洗陋學。濬發濂洛。文章道德。設施制作。王佐之才。天人之學。體無不立。用亦有方。斥絶異端。培植綱常。萬古斯道。越賴以明。念惟後學。是尊是刑。君子之澤。施及寡國。百世在後。功爲不極。有功不酬。何以崇德。予唯道學。懋興斯文。遵率不淑。厥趣以紛。振作之幾。益宜隆師。茲據古例。參考典儀。從祀文廟。公宜安之。神明孔昭。有誠斯存。自今欽〔原注:似當作歆〕享。世世彌敦。

번역

아, 동국은 성학이 오래 끊어져 윤리가 밝지 못하고 치교가 열악하여 선비는 지향할 곳이 없고 세상에는 양속이 없어서 백 대를 어지럽게 보내어 대도가 막혔는데 공이 태어나 우뚝하게 독립하여 도를 밝히기를 뜻으로 삼고 중대한 사업을 맡아 이학을 창도(倡導)하여 동방의 종주가 되었습니다. 위로는 전해지지 않은 것을 탐구하고 아래로는 어리석은 무리를 깨우쳐서 누추한 학설을 한 번 씻어내고 염락의 도를 깊이 드러내었으며 문장과 도덕으로 제도를 시행하고 제작하였으니, 왕도(王道)와 좌도(佐道)의 재주요 천인(天人)의 학문으로서 체(體)는 서지 않는 것이 없고 용(用)에도 방도가 있었습니다. 이단은 배척하고 강상은 배양하여 만고에 이 도가 공을 힘입어 밝아졌습니다. 생각건대 후학들은 공을 높이고 형벌로 삼았으니 군자의 은택이 작은 나라에 미쳐 백세의 뒤에 공의 공이 다함이 없었습니다. 공을 세운 데에 보답하지 못하니 무엇으로 덕을 높이겠습니까. 나는 오직 도학을 가지고 사문을 흥성시키고자 합니다. 그러나 따르는 이가 어질지 못하여 그 취향이 어지러우니, 진작할 기미는 더욱 스승을 융숭히 대우하는 데에 마땅합니다. 이에 옛 규례를 근거로 전의(典儀)를 참고하여 문묘에 종사하니 공은 편안하게 계십시오. 신명이 밝게 비추어 정성이 있으면 존재할 것이니, 지금부터 공경히 제향을 드리면 대대로 더욱 돈독해질 것입니다.

318. 正德丁丑□上疏〔原注:十月三十日壬申。以弘文館修撰□上疏。今失其全篇。適得其略故竝刻。〕

문체: 公車類 / 疏箚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39B, ITKCMO0127AA025339C ...

원문

伏聞頃以臺諫□上疏。訪于大臣。盡遞臺諫。物議洶洶。人心駭愕。莫測端倪。久愈憫鬱。疏中之語有何過越。而□殿下以爲過越。大臣亦以爲過越。而遂去言論之臣哉。臣未知其故。臺諫。人主之耳目。公論之所托。揆事據理。而與大臣論得失爭是非者。臺諫之事也。以微末之官。不屈於人主。不徇乎大臣。陳正論而獨立。鑠衆口而不變。豈不難哉。□殿下之過行。政事之乖錯。人物之賢否。生民之休戚。其能使之盡言。而言之盡納乎。未聞□殿下有好言之實。臺諫有盡言之誠。而公論尙未泯滅。言路尙未杜塞者。誠以□殿下不至於罪言。臺諫不至緘默耳。然而一事之爭。一人之駁。尤當易從。而閱月愈時。支離怠倦。德不顯於□殿下。怨先歸於臺諫。群小之謗讟爭起。臺風疲勞而莫振。紀綱之所以不立。公論之所以不行也。□殿下旣不能從諫如流。又不能竭誠求言。而反忤言者。以至遞職。臣不審□殿下之意也。□殿下之意。豈不曰臺諫過激言論。以騷擾朝廷。而將謀所以安朝廷乎。然毀臺諫而安朝廷。自古所無。此不可使聞於人也。朝廷不和。而臺諫曰和則是誠欺誣也。朝廷不爲不和。而臺諫曰不和。亦何害於和哉。天論已往之患者。所以救將來之病也。言未然之弊者。所以愼今日之事也。言之不盡。無以見事之情。言之不直。無以達己之心。伏見臺諫之疏未有過言激論。而□殿下非之。大臣逢迎。皆以爲非。入則爭斥其非。導之使遞。出則例請不宜遞之。是誠何心哉。上不能格其非心。使□殿下免於過擧。下不能安存言官。務寧朝廷。大臣之爲君忠輔。爲國嘉猷。宜若是乎。爲臺諫者蘊言不發。覩事不白。然後大臣之心安乎。忠言不進。利病莫聞。國將不利。則大臣其獨安乎。旣不能竭誠盡智。忠告善導。而反去言者。以病言路。臣未知其然也。又伏聞□聖敎。有欲罪臺諫。誠有是敎乎。此喪邦之言。非□宗社之福也。色之訑訑。拒人猶遠。況欲加之以罪乎。然則人將相率而趨於媚悅諂諛。利身遠辜之是務。則□殿下獨將何以哉。近年以來。□殿下求治不懈。好學忘倦。思臻善道。冀聞高論。故朝廷士大夫洽然將有回心向道之志。而任言責者感激奮發。咸欲爲□殿下盡言。公道始達。士氣思振。然自經大禍。怵怯之心。尙未消釋。如大病之後氣力羸脆。苟不養元氣藥餌之得其方。則安保其死亡之不至歟。今之言者。上而宰相不肯。下而群小側目。然而抗顏不縮者。只恃□殿下。而殿下又厭之。則孑孑忠志之流。其終何托。臣知遞臺諫之敎一下。彈冠相慶之人已衆也。君子將爲小人所圖。而四散於巖壑。則□殿下其誰與共國乎。□殿下邈然孤立乎。上雖欲聞實言。其可得乎。國家之治亂安危。未可知也。伏願□殿下悔過自責。發於辭命。使國人昭然知臺諫之無過。

번역

삼가 듣건대 지난번 대간(臺諫)이 상소한 일로 대신을 찾아가서 대간을 모두 체차하였으므로 여론이 흉흉하고 인심이 놀라 갈피를 잡지 못하여 오래도록 안타깝고 답답하였다 합니다. 상소 가운데 무슨 과오가 있어서 전하께서 과오라고 여기시고 대신도 과오라고 하여 마침내 언론하는 신하를 제거하였는지요? 신은 그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대간은 임금의 이목이며 공론이 의탁하는 곳입니다. 일을 헤아리고 이치에 근거하여 대신과 득실을 논하고 시비를 다투는 것이 대간의 일입니다. 미천한 관원으로 인주(人主)에게 굴복하지 않고 대신에게 아첨하지 않으며 정론을 진달하고 홀로 서서 여러 사람의 비난을 견디면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어찌 어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전하께서 지나치게 행하신 일과 잘못된 정사, 인물의 현부(賢否)와 백성의 길흉에 대하여 능히 모두 말하게 하고 그 말을 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듣건대 □전하께서는 좋은 말을 실천하는 것이 없고 대간은 진실하게 간언하는 성의가 없는데도 공론이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고 언로(言路)가 아직 막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는 참으로 □전하께서 죄를 주어 말하지 못하게 하지 않으시고 대간이 입을 다물고 있지 않아서일 뿐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일에 대해 논쟁하고 한 사람의 말을 반박하는 것은 더욱 쉽게 따라야 하는데, 달이 지나고 시간이 갈수록 지루해지고 게을러져서 덕은 □전하께 드러나지 않고 원망은 먼저 대간에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소인들의 비방과 시비가 다투어 일어나 대간의 기풍이 피로하여 진작되지 못하고 있으니, 이는 기강이 서지 않는 이유이고 공론이 행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전하께서는 이미 간언을 물 흐르듯 따르지도 못하고 또 성심을 다해 구언하지도 않으면서 도리어 말하는 사람을 거스려 직임을 체차하기까지 하셨으니, 신은 □전하의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 □전하의 뜻이 어찌 대간의 과격한 언론이 조정에 소란을 일으킨다고 하지 않으십니까. 장차 어떻게 조정을 안정시킬 것인가. 그러나 대간을 헐고서 조정이 안정된다면 이는 예로부터 없던 일이니, 이런 말은 남에게 들려서는 안 된다. 조정이 화합하지 않는데도 대간이 화합한다고 하면 이는 참으로 기만이고 속임이다. 조정이 화합하지 않는 것이 아닌데도 대간이 화합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또한 화합에 무슨 해가 되겠는가. 이미 지난 잘못을 논하는 것은 장래의 병통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폐단을 말하는 것은 오늘날의 일을 신중히 하기 위한 것이다. 말을 다하지 못하면 일의 실정을 알 수 없고, 말을 바르게 하지 못하면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없다. 삼가 대간의 상소를 보니 지나친 말이나 격렬한 논의는 없었는데도 전하께서는 그것을 잘못이라고 하셨고 대신들은 모두 그것이 잘못이 아니라고 하여 들어오면 그 잘못을 다투어 배척하고 물러나게 하였으며, 나가면 으레 체차해서는 안 된다고 청하였으니, 이것이 참으로 무슨 마음이란 말인가. 상이 그들의 잘못된 마음을 바로잡지 못하였다. 전하께서 잘못된 거취를 면하시게 하고, 아래로 언관(言官)을 편안히 두지 못하게 하여 조정의 안녕만을 도모하는 것이 대신이 임금을 위하여 충성스럽고 보좌하며 나라를 위하여 좋은 계책을 내는 것이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합니다. 대간이 속마음을 품고도 말하지 않고 일을 보고서도 고발하지 않아야 대신의 마음이 편안할 것입니다. 충언(忠言)이 나오지 않아 나라의 이로움과 병통에 대해 듣지 못하여 나라가 장차 불리하게 될 것이라면 대신은 어찌 홀로 편안하겠습니까. 이미 성심을 다하고 지혜를 다해 충성스럽게 고하고 잘 인도하지도 못한 채 도리어 언관을 물리치고서 언로(言路)를 병들게 하였으니, 신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삼가 듣건대, □□ 성교(聖敎)에 대간을 죄주려고 하셨다는데 참으로 이런 하교가 있었습니까? 이는 나라를 망치는 말이지 종묘사직의 복이 아닙니다. 색(色)은 낯이 두꺼워 남을 거절하는 것도 오히려 멀리하는데, 더구나 죄를 주고자 하십니까. 그렇다면 사람들은 장차 서로 이끌어 아첨하고 비위를 맞추는 데에 나아가 자신에게 이롭고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것을 힘쓸 것이니, □□ 전하께서는 홀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근년 이래로 □ 전하께서 훌륭한 정치를 구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으시고, 학문을 좋아하여 피곤함을 잊고 선도(善道)에 나아가기를 생각하시어 고론(高論)을 듣고자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조정의 사대부들이 모두 마음을 돌려 도로 향할 뜻이 있게 되었고, 언책(言責)을 맡은 자들은 감격하여 분발해서 모두 □ 전하를 위하여 진언(盡言)하고자 하여 공도(公道)가 비로소 통하고 사기(士氣)가 진작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큰 화를 겪은 뒤부터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으니, 마치 큰 병을 앓고 난 뒤에 기력이 약해져서 만약 원기(元氣)를 회복할 좋은 약을 쓰지 않는다면 어찌 죽음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하겠습니까. 지금 말하는 자들은 위로는 재상들이 꺼리고 아래로는 여러 사람들이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얼굴을 펴고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단지 □ 전하를 믿는데, 전하께서 또 싫어하신다면 외로운 충성스러운 무리는 끝내 어디에 의탁하겠습니까. 신은 대간(臺諫)을 체차하라는 하교가 내려진 것을 알고 나니, 벼슬아치들이 서로 축하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군자가 소인이 도모하는 바가 되어 산골짝에 흩어지게 된다면, 전하께서는 누구와 함께 나라를 다스리시겠습니까. 전하께서는 멀리 떨어져 홀로 계시겠습니까. 상이 비록 실언을 듣고자 하나 어찌 들을 수 있겠습니까. 국가의 치란과 안위는 알 수가 없습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잘못을 뉘우치고 자책하여 사명(辭命)에 드러내어 나라 사람들이 대간에게 허물이 없음을 분명히 알게 하소서.

원문

遞職之錯誤。而且將求言于中外。以問失政。孜孜聽納。從諫弗咈。如大禹成湯拜言改過之實。然後言路可以復開。士氣可以復振矣。不然則臣未敢知也。今之言者皆曰。臺諫之疏。本無過言也。入之累日。□主上無過之之言。宰相無過之之議。而李誠彥之疏至。然後過越之論。始出於上下。此必□主上惑於誠彥之讒言。假以他事而遞之也。其言騰播。聞者驚怪。臣竊未敢信也。若□殿下實惑讒譖。假事施怒。則是亂政覆邦之兆也。以□殿下之明聖。寧有是乎。然一日之間。特職李荇。全遞臺諫。情迹不能無嫌。外人之疑宜哉。臣竊觀誠彥之疏。其言不全爲李荇發。大意則煽起大禍。濁亂朝廷耳。誠彥性本暴猾陰凶。猜危險詖。特一惡少酒色鷹犬賭博之雄耳。加以忌嫉良善。貪亂樂禍。欲因此陰售其術。造爲無形之事。布陳不測之言。巧飾百端。萋斐成文。僞若直言。沮毀公議。詐捏時病。排陷士林。深謀詭計。莫測其變。見之者易眩。聞之者易惑。而欲令上下疑離。朝政昏亂。自古小人之排擠忠正。欺罔上聰。未有若是之巧也。若爲一荇而論救。則何必歷毀一時之事若是其誣歟。諉扶一人。盡陷一時。術亦深矣。誠彥之輩先以其議。飛言于宰相。邪譖百變。以動其心。知宰相之議亦出于是。而□殿下之可搖。然後排群論而上其疏。宰相或有面謾而譽之者。□殿下外若不惑。而中則生疑。言若不納。而實用其意。誠彥偃然退坐。已窺□殿下之深淺矣。詩曰。讒人罔極。交亂四國。此之謂乎。上使□殿下不信臺諫。中使宰相失導殿下。下使士林罔敢措手。公論消而正道廢。士氣摧而國脈沮。群枉雀躍。衆正索寞。朝綱頹靡。政事紊舛。而無一人力陳正議。斥露邪術。以暴厥罪。可勝痛哉。昔虞舜誅四凶而天下咸服。孔子誅少正卯而魯國治。小人之害人邦國者不誅。無以安邦國。故聖人誅之。臣聞□成廟朝。任士洪進曰。臺諫之言。不可盡聽。往往而譴責之可也。□成廟洞照其情狀。而不加顯戮。終貽廢朝之禍。而今觀之。士洪之言。愚而見著者也。誠彥之言。隱而奸暴者也。又聞廢朝柳子光憤嫉士類。羅織無辜。構成大禍。一網打盡。而今觀之。子光遭遇昏狂。而濟其術也。誠彥欲誤□聖明。而售其奸也。然則合二人之罪而罪之。亦可也。詩曰。殷鑑不遠。在夏后之世。廢朝之亂。□殿下所親覩。原由奸人憤怨士林。構陷忠良。以啓殺戮之端。遂至名臣直士肝膽塗地。而□宗社覆亡。不容一髮。尙賴□殿下之再造。艱難扶持。以至今日。幺麽誠彥。又欲傾亂朝廷。陰試其手。凡有血氣者。孰不欲加之以顯戮哉。伏願□殿下明正典刑。使人人灼知其罪。□宗社之福也。豈可以封章而宥之哉。其言狂妄則置之可也。愚賤則恕之可也。今不爲狂妄。不爲愚賤。而深險詭譎。圖危謀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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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의 직임을 체차하는 것이 잘못되었습니다. 게다가 중외(中外)에 구언(求言)하여 잘못된 정사를 묻고 부지런히 의견을 받아들여 간언을 따르고 고집하지 않는 것은 대우(大禹)와 성탕(成湯)이 과오를 고치겠다고 절하고 말한 실천과 같아야 합니다. 그런 뒤에야 언로가 다시 열리고 사기가 다시 진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신은 감히 모르겠습니다. 지금 말하는 자들은 모두 대간의 상소에 본래 지나친 말이 없었다고 하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주상께서는 잘못되었다는 말씀도 없고 재상에게는 잘못되었다는 의논도 없다가 이성언(李誠彥)의 상소가 올라온 뒤에야 비로소 과도한 논의가 상하에서 나왔습니다. 이는 반드시 주상께서 이성언의 참소하는 말에 미혹되어 다른 일을 핑계 삼아 체차하신 것입니다. 그 말이 퍼지자 듣는 사람들이 놀라 괴이하게 여기고 있으니, 신은 감히 믿을 수 없습니다. 만약 전하께서 실로 참소에 미혹되어 다른 일로 노여움을 표출하신 것이라면 이는 정사를 어지럽히고 나라를 뒤엎는 조짐입니다. 명철하신 전하께서 어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하루 사이에 특직(特職)인 이행(李荇)을 대간(臺諫)에서 완전히 체차하였으니, 정적(情跡)에 혐의가 없지 않아 외부 사람들이 의심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신이 삼가 성언(誠彦)의 상소를 보니, 그 말이 온전히 이행을 위해 발한 것은 아니었으나 대의는 큰 화를 선동하고 조정의 기강을 어지럽히려는 것입니다. 성언은 본성 자체가 포학하고 음흉하여 시기심이 많고 위험을 좋아하며, 특히 술과 기녀를 좋아하고 사냥을 즐기며 도박에 빠진 웅사(雄士)를 미워합니다. 게다가 선량한 사람을 시기하고 혼란을 탐내어 화를 즐겨서 이로써 음험하게 자신의 술수를 부리려고 형체 없는 일을 꾸미고 헤아릴 수 없는 말을 늘어놓았습니다. 온갖 방법으로 교묘하게 꾸며서 문장을 이루니, 거짓이 마치 바른말인 양 공의(公議)를 꺾고 때때로 병을 지어내 사림(士林)을 모함하며 깊은 계책과 기만하는 술수로 변고가 어찌 될지 알 수 없게 하였습니다. 보는 사람도 쉽게 현혹되고 듣는 사람도 쉽게 의심하여 상하가 서로 의심하고 멀리하게 하려고 한 것입니다. 조정의 정사가 혼란한 것은 예로부터 소인이 충신과 바른 사람을 배척하고 임금을 속인 것이 이처럼 교묘했던 적이 없었다. 만약 한 명의 행(荇)을 위해 논구한다면 어찌 반드시 일시의 일을 이처럼 무함할 필요가 있겠는가. 한 사람을 붙들어 세우려고 일시를 모두 빠뜨리니 술수가 또한 깊다. 성언(誠彦)의 무리가 먼저 그 의논을 재상에게 날려 전파하여 온갖 거짓말로 그의 마음을 움직였으니, 재상의 의논도 여기에서 나왔음을 알겠다. □ 전하가 흔들릴 만하다고 여긴 뒤에 뭇사람의 논의를 물리치고 상소를 올렸는데, 재상은 혹 면전에서 비웃으면서도 그를 칭찬하였고, □ 전하는 겉으로는 의혹이 없는 듯하면서 속으로는 의심을 품었으며, 말은 받아들이지 않는 듯하면서 실제로는 그의 뜻을 사용하였다. 성언이 태연히 물러나 앉아 이미 □ 전하의 심층을 엿보았으니, 시에 “참소하는 사람들의 망극한 행동으로 사방 나라를 어지럽힌다.”라고 한 것이 바로 이것을 말한 것이다. 위로는 전하를 믿지 못하게 하고, 중간으로는 재상이 전하를 잘못 인도하며, 아래로는 사림이 감히 손을 쓰지 못하여 공론이 사라지고 정도가 폐해졌으며, 사기가 꺾이고 나라의 맥이 막혀서 온갖 간사한 무리들은 날뛰고 많은 바른 사람들은 쓸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조정의 기강이 무너져 정사가 어긋나는데도 한 사람도 힘써 바른 의론을 진달하여 그들의 죄를 드러내지 않으니, 통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옛날 우순(虞舜)은 사흉(四凶)을 주벌하고 나서 천하가 모두 복종하였고 공자(孔子)는 소정모(少正卯)를 주벌하고 나서 노국(魯國)이 다스려졌습니다. 소인이 나라에 해를 끼친 자를 주벌하지 않으면 나라를 안정시킬 수 없기 때문에 성인(聖人)이 그들을 주벌한 것입니다. 신이 듣건대, □성묘조(成廟朝)에 임사홍(任士洪)이 아뢰기를 “대간의 말을 다 들을 수는 없으니 간혹 견책하는 것이 옳습니다.” 하였는데, □성묘는 그 정상을 환히 알고도 공개적으로 처형하지 않아 결국 폐조(廢朝)의 화를 초래하였습니다. 지금 보건대, 사홍(士洪)의 말은 어리석으면서도 드러난 자이고, 성언(誠彦)의 말은 숨어서 간악하고 포학한 자이다. 또 듣건대 폐조(廢朝)의 유자광(柳子光)이 사류(士類)를 미워하여 무고한 사람들을 얽어매서 큰 화를 만들어 한꺼번에 다 죽였는데, 지금 보면 유자광은 혼미한 성상을 만나 자기 술수를 부린 것이고, 성언은 성명을 그르치려고 간악한 짓을 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의 죄를 합쳐서 죄주어도 될 것이다. 《시경》에 이르기를, “거울이 멀리 있지 않으니 하후(夏后) 때 폐조의 난이다.”라고 하였다. 전하께서 친히 보신 바가 있을 것이니, 그 원인은 간사한 사람이 사림을 미워하여 충량(忠良)을 함정에 빠뜨려 살육의 단서를 열어 놓은 것이다. 마침내 명신과 직사들의 간담이 땅에 쏟아지고 종사가 거의 망할 지경이었는데, 다행히 전하께서 다시 일으켜 주시고 어렵게 부지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하찮은 성언이 또 조정의 혼란을 일으키려 한다. 그의 수단을 시험해 보십시오. 무릇 혈기가 있는 자라면 누군들 그에게 공개적인 처벌을 가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법을 분명히 바로잡아 사람마다 그 죄를 잘 알게 하소서. 이것이 종사(宗社)의 복입니다. 어찌 상소문을 올렸다고 하여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그의 말이 미친 듯이 망녕되면 내버려 두어도 좋고, 어리석으면 용서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미친 듯이 망녕도 아니고 어리석지도 않으면서 매우 음흉하고 교활하게 나라를 위태롭게 하고 반란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원문

其罪可勝言哉。若曰。封事之人。不可加罪。則是愚且妄也。宰相而密護私庇。不暴白其罪。則非謀國之良也。臺諫而怵奸畏譖。不力請其罪。則非爲君之忠也。嗚呼。徇私忘公。圖安避禍。人情所趨。孰肯直其道正其論。以取人之怨哉。士習之鄙陋。氣節之萎薾。占此可知。凡今之人。不爲長慮。唯務苟安。不知大不可安者伏於小安之中。而視之不救。坐恃自安。如其自安。不亦善乎。如不自安。終當奈何。不分是非邪正。而含糊偸謾。以竢自安。非所聞也。是以。智者見幾而圖。況事之易著。奸之易露者哉。是故。臣以爲不罪誠彥。無以安朝廷也。且其言之誣罔。□聖明所痛察。固不待辨破也。然所謂時議外議云者。尤足以見其羅織之術也。若以爲下人論議國政。則在上之所易惡。故自古小人之謀害忠良者。必曰政在下。議不在朝廷。激怒人主。人主不明。一有所惑。則反讎忠良。以亂其國。有國者可不察乎。古之聖主。至使庶人謗商旅。議者欲廣聞其失政也。淸議在下則雖衰世。猶足以扶持公道。況今士氣之沮喪久矣。未聞其行也。假令一二志士。慕古憫今而一言時事。遂指爲非議今政。可乎。孔子曰。邦有道。危言危行。邦無道。危行言孫。然則於士之危言。可占其邦之有道矣。若惡其言論。則人將鉗口結舌。狼顧脅息如暴秦。然後可以爲治乎。其誣爲時議外議者。此空一國之言也。今者□聖明在上。公卿在下。一政之發。大臣論之。臺諫爭之。務使當理。政令欲一。朝綱欲立。然而曰政歸外議。何也。其心不難知矣。君子正色立朝。頓綱振紀。行身以實。論事以正則固不可以他事誣陷。若曰政出於下。則可以一網而盡。故舞凶立標。盡襲以時議外議。奸人之誣讒。擧〔原注:或疑擧是據字〕此可推其他矣。是知憸邪之人。不獨誠彥也。平時被駁於臺諫。或不容於士論者。咸欲籍荇之去而暗報其怨。託詆臺諫。歷論士類。騁訕馳毀。而聞之者不察。轉相非是。亦可歎矣。大凡邇來。篤道循理之士。抗言直諫之人。間有登揚。出入乎臺諫侍從。或開陳道學之源。講明修齊之實。或不諱時政之失。辨別賢邪之分。正論法言。布達於朝廷。人心自然矜束。稍知爲惡之可羞。積久陋習。漸自斷絶。酒色淫穢之徒。儇浮譎詐之曹。不敢自恣。群怒而衆怨之。譁爲謗議。窺搖正直。相與言曰。□主上求治太急。下人爲善甚迫。此豈致治之道歟。嗚呼。小人之惡治好亂。如是夫。且曰。某於□上前陳某言。大是異事。某與某人聚會講學。此乃朋黨。某於某處論某人之失。是爲私憤。胥動浮言。熒惑人聽。必欲人人懷不平之心。君子不得安其身。動輒指觸。務爲傾軋。然如此之人。亦豈多乎哉。大抵今時之病。徒務苟且姑息。而不問曲直。不擇賢愚。同收竝用。未嘗分辨。故賢未必在高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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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죄를 이루 다 말할 수 있겠는가. 만약 봉사(封事)한 사람을 가죄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이는 어리석고 망녕된 것이다. 재상으로서 사적으로 비호하고 감싸면서 그 죄를 폭백하지 않는다면 나라를 위한 좋은 계책이 아니고, 대신과 간관으로서 간사함을 두려워하고 참소하기를 꺼려하면서 힘써 그 죄를 청하지 않는다면 임금을 위한 충성이 아니다. 아, 사심을 따르고 공심을 잊으며 편안할 것을 도모하고 화를 피하는 것은 인정(人情)이 추구하는 바이니, 누가 기꺼이 바른 길과 올바른 의론을 취하여 남의 원망을 받으려 하겠는가. 선비들의 습속이 비루하고 기개가 위축된 것은 이것으로 알 수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장래를 크게 염려하지 않고 오직 구차하게 편안할 것만을 힘쓰는데, 매우 편안치 못한 것이 작은 편안함 속에 숨어 있는 것을 보아도 구제하지 못하고 앉아서 스스로 편안함을 믿으니 그 편안함이 또한 좋지 않겠는가. 만약 스스로 편안하지 않으면 끝내 어찌하겠는가? 시비와 사정을 분별하지 않고 모호하게 함부로 한다. 자신을 편안하게 하려고 기다린다는 것은 들은 바가 아닙니다. 이 때문에 지자는 기미를 보고 도모하는 법인데, 더구나 드러나기 쉬운 일과 간사한 짓이 탄로 나기 쉬운 일을 말입니까. 그러므로 신은 정성언(鄭誠彥)을 죄주지 않으면 조정이 편안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가 성상을 무함한 것은 성상께서 통찰하신 바이니, 진실로 변론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시의(時議)와 외의(外議)라고 한 것은 더욱 그의 옥설을 꾸미는 술수를 알 수 있습니다. 만약 하인이 국정을 논의하는 것을 위에서 미워하기 쉽다고 여긴다면, 예로부터 소인이 충량한 사람을 해치려는 자들은 반드시 ‘정사는 아래에 있고 의논은 조정에 있지 않다.’라고 하여 임금을 격분시키고 임금이 분명하지 못하게 합니다. 한번 의혹이 있으면 도리어 충량한 사람을 원수로 여겨 그 나라를 어지럽히니, 나라를 다스리는 자가 살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옛날의 성주(聖主)는 심지어 서인(庶人)으로 하여금 상려(商旅)를 비방하게 하였으니, 이는 의논하는 자들이 그가 정사를 잘못한 것을 널리 듣고자 해서였습니다. 청의(淸議)가 아래에 있으면 비록 쇠퇴한 시대라도 공도를 부지할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사기가 저상된 지 오래되었는데, 행하는 자를 듣지 못하였다. 가령 한두 명의 지사가 옛날을 사모하고 오늘날을 불쌍히 여겨 시사(時事)에 대해 한마디 말을 하여 마침내 지금 정사를 비의(非議)라고 한다면, 옳겠는가?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나라에 도가 있으면 위태로운 말을 하고 위태로운 행동을 하며, 나라에 도가 없으면 위태로운 행동을 하고 위태로운 말을 한다.” 하였으니, 그렇다면 선비의 위태로운 말에서 그 나라에 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언론을 미워하면 사람들은 입을 막고 혀를 묶어 마치 폭진(暴秦)처럼 두려워서 눈치를 보게 될 것이니, 그런 뒤에야 다스릴 수 있겠는가? 시의(時議)와 외의(外議)를 무함하는 것은 나라 전체를 비방하는 말이다. 지금 성명(聖明)이 위에 있고 공경(公卿)이 아래에 있으니, 하나의 정사가 나오면 대신(大臣)이 논하고 대간(臺諫)이 다투어 합당하게 하려고 힘쓰고, 정령(政令)을 하나로 통일하고 조정의 기강을 확립하고자 한다. 그러나 정사(政事)가 외의(外議)에 귀속되었다고 말한 것은 어째서인가. 그 마음을 알기 어렵지 않다. 군자가 바른 얼굴로 조정에 서서 기강을 진작하고 몸을 실질에 맞게 하고 일을 바르게 논한다면, 다른 일로 무함할 수 없는 법이다. 만약 정사가 아래에서 나온다고 하면 한꺼번에 다 잡을 수 있기 때문에 흉악한 자를 세워 표본으로 삼아 시의(時議)와 외의를 모두 답습하여 간사한 자가 무함하고 참소하는 것이다. 거(擧)-원주에 혹시 ‘거’는 ‘거(據)’ 자인가?라고 의심하였다.-이것을 가지고 다른 것을 미루어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간사한 사람이 성언 한 사람뿐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평소 대간에게 비판을 받거나 사론(士論)에 용납되지 못한 자들이 모두 그가 떠나기를 바라고 몰래 원망을 보태어 대간을 빙자하여 사류를 두루 논척하고 헐뜯고 모욕하는데, 듣는 자가 살피지 않고 서로 비난하니 또한 한탄스럽다. 대체로 근래 도(道)에 독실하고 이치에 순종하는 선비와 바른 말을 하고 곧은 간언을 하는 사람이 간혹 조정에 나아가 대간(臺諫)이나 시종(侍從)의 반열에 출입하는 자가 있어, 혹 도학(道學)의 근원을 진달하여 수신(修身)과 치국(治國)의 실천을 강론하고 밝히기도 하고, 혹은 시정(時政)의 잘못을 숨기지 않고 현자(賢者)와 사자(邪子)를 분별하기도 한다. 정론(正論)과 법언(法言)이 조정에 포달(布達)되면 인심은 자연히 두려워하고 위축되어 조금이나마 악행을 부끄럽게 여길 줄 알게 되고, 누습(陋習)이 오래 쌓이면 점차 절로 끊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주색(酒色)에 빠진 음란한 무리나 경박하고 간사한 무리가 감히 제멋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뭇사람의 노여움과 원망을 사서 비방하는 소문이 퍼지고 정직한 사람을 시기하게 된다. 그들은 서로 말하기를, “□ 주상께서 치세(治世)를 구하려 너무도 급박하여 백성들이 선을 행하는 데에 매우 핍박을 받고 있으니, 이것이 어찌 치세를 이루는 도리이겠는가.”라고 한다. 아아, 소인(小人)은 치세를 미워하고 난세(亂世)를 좋아함이 이와 같다. 또 말하기를, “□ 상전(上殿)께 모언(某言)을 진달한 것은 크게 이상한 일이다.”라거나, “□와 □가 모여서 강학하는 것은 바로 붕당(朋黨)이다.”라거나, “□가 □의 잘못을 논평하였다.”라고 한다. 이것은 사사로운 분노이다. 떠도는 말에 동요하여 사람의 귀를 현혹시켜 반드시 사람마다 불평하는 마음을 품게 하여 군자가 편안히 몸을 가누지 못하게 하고, 행동할 때마다 손가락질하고 부딪쳐서 기어코 다투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이 어찌 많겠는가. 대저 지금 세상의 병통은 구차스럽고 고식적인 것만을 힘쓰고 곡직(曲直)을 묻지 않으며 현우(賢愚)를 가리지 않고 똑같이 거두어 함께 쓰면서 분별한 적이 없기 때문에, 현자가 반드시 높은 지위에 있지 못하는 것이다.

원문

邪未必在下位。是非蒙昧。黑白倒置。方正見侮於邪枉。正道或有所湮晦。良可悲夫。賢邪用舍。實關治亂。未審□殿下知其賢而用之勿貳乎。知其邪而去之勿疑乎。少或不察。則賢邪之所混而治亂之所分也。可不愼耶。伏願□殿下果知其賢則信而用之。不爲邪譖所移。果知其邪則去而絶之。不爲浮議所動。明示好惡。然後正士滿朝。而人皆革非爲善矣。自古小人指斥君子。亦有數語。曰朋黨。曰僞學。曰詭異強作。曰釣名沽直。千謀萬計。必中而後已。君子則不然。正己守道。進退以禮。得失付命。唯義之安。嗚呼。漢有黨錮之禍。而王室從而亡。宋有僞學之謗。而君子不得志。此在□聖明所當加察也。伏覩□殿下講學之功不篤。輯煕之實未盡。擇善或不明。執德或不固。其於群議騷動。難保其不動。臣未審□殿下之志慮果如何也。□殿下與儒臣。講劘學術。非一朝夕矣。必知格致之方。存省之道矣。將用力於獨地。而爲應事接物之本者。如日月之昭明。則光臨群臣。賢邪自不得遁其情矣。何讒言之足懼哉。然巧言。大禹所畏。佞人。孔子欲遠。聖人必不爲其所移。而愼之若是。其慮周矣。伏願□殿下日開經筵。親近儒臣。切磋義理之奧。謹辨心術之微。使事物之變。瞭然眼前。而且將窮理以開其智。持敬以養其心。常令此心之德。光明正大。不容一毫之私焉。則不但不爲異議所昏。足以爲修齊致平之本。而基□宗社萬世維持鞏固之業矣。□殿下潛心焉。臣伏聞讒人之扇亂。不勝憂慮。臣雖微賤。職忝侍從。而病不得進詣論□啓。退伏於家。情不自已。仰陳所懷。極知言之一發。身且難保。然愛身戀爵。抱言不達。以負□殿下。非臣之所忍也。言有盡而意未畢白。徒仰天流涕而已。〔原注:評者曰。一時館僚中。先生最少而富文學。其聲名之重。亞於趙光祖。慷慨論事。無所顧慮。常在□上前。危言激論。聳動人聽。然大臣多嫉之。時以病在家。□上疏論誠彥之罪。請置重典。且以臺諫不力請其罪爲非。言多過越。雖趙光祖諸人見之。不以爲是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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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邪)가 반드시 낮은 지위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비에 어두워 흑백이 뒤바뀌어 바르고 곧은 사람이 사특하고 비뚤어진 사람에게 모욕을 당하여 정도(正道)가 혹 가려지는 일이 있으니,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현사(賢邪)를 쓰고 버리는 것은 실로 치란(治亂)에 관계됩니다. 모르겠습니다만, 전하께서는 그 현명함을 알아 의심 없이 쓰시고 그 사특함을 알아 의심 없이 제거하고 계십니까? 조금이라도 살피지 못하면 현사와 사가 뒤섞여 치란이 갈리게 될 것이니, 신중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과연 그 현명함을 알아 믿고 쓰시어 사특한 참소에 옮겨지지 않고, 과연 그 사특함을 알아 제거하여 의논에 흔들리지 마시고 호오(好惡)를 분명히 보이소서. 그렇게 하신 뒤에야 조정의 선비가 바르게 되고 사람들이 모두 잘못을 고쳐서 선을 행하게 될 것입니다. 예로부터 소인이 군자를 지적할 때에도 몇 가지 말이 있었으니, 붕당(朋黨), 위학(僞學), 괴이하고 강함[詭異強作], 명예를 낚고 곧음을 사는 것[釣名沽直]입니다. 온갖 계책을 다 써서 반드시 성공한 뒤에야 그만두는 것은 군자의 도가 아닙니다. 자신을 바르게 하고 도를 지키며 진퇴(進退)를 예로 삼고 득실은 천명에 맡기어 오직 의리에 편안할 뿐입니다. 아, 한나라에는 당파를 나누어 가두는 화가 있었는데 왕실이 그를 따라 망하였고 송나라에는 위학이라는 비방이 있었는데 군자가 뜻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성명(聖明)께서 마땅히 살피셔야 할 부분입니다. 삼가 보건대, 전하께서는 학문을 강론하는 공부가 독실하지 못하고 집대성한 실질이 미진하여 선을 가려 밝히는 데 혹 분명치 않고 덕을 잡는 데 혹 견고하지 못하시니, 여론이 소란해지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것입니다. 신은 전하의 뜻과 생각이 과연 어떠하신지 모르겠습니다. 전하께서 유신(儒臣)들과 학술을 강론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니 반드시 격물치지의 방법과 존심성신의 도리를 알아서 홀로 계실 때 힘을 써서 사물을 응대하는 근본이 해와 달처럼 밝게 하셔야 합니다. 그때 임금께서 신하들을 두루 만나셨으니, 어진 사람과 사특한 사람이 스스로 그 본심을 숨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찌 참소하는 말을 두려워할 것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교활한 말은 우(禹) 임금이 두려워하였고 아첨하는 사람은 공자께서 멀리하고자 하셨습니다. 성인도 반드시 옮겨 가려고 하지 않고 이처럼 신중히 하였으니, 그 염려가 두루 미쳤던 것입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날마다 경연을 열어 유신(儒臣)과 친근하게 지내면서 의리의 깊은 곳을 절차탁마하고 심술의 은미한 부분을 신중히 분별하여 사물의 변화를 눈앞에 환히 보시며, 또 이치를 궁구하여 그 지혜를 열고 공경을 유지하여 그 마음을 기르소서. 항상 이 마음의 덕이 광명정대하여 한 털끝만큼도 사사로움이 용납되지 않게 하신다면, 다른 의견에 어두워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신(修身)하고 집안을 다스리고 천하를 태평하게 하는 근본이 될 것이며, 종묘와 사직을 만세토록 유지하고 공고히 하는 사업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마음에 깊이 새기소서. 신은 삼가 참소하는 자들이 난을 부추긴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신이 비록 미천하나 직책은 시종(侍從)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병으로 나아가 논핵하는 계사(啓辭)에 참여하지 못하고 집에서 물러나 엎드려 있으니, 마음을 가눌 수가 없습니다. 우러러 소회를 진달하건대, 한마디 말을 꺼내면 몸이 또한 보전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몸을 아끼고 작위를 탐하여 생각을 품은 채 말하지 못하는 것은 전하를 저버리는 것이니, 신이 차마 할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말이 다하였으나 뜻을 다 밝히지 못한 채 그저 우러러 눈물만 흘릴 뿐입니다.-원주(原注)에 “평론자가 말하기를 ‘당시 관료 가운데 선생은 가장 젊으면서도 문학이 풍부하여, 그 명망의 중함이 조광조(趙光祖)에 버금갔다. 강개하게 일을 논할 때에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서 항상 임금 앞에서 위태로운 말을 하고 격렬한 토론을 벌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러나 대신들이 대부분 시기하여, 그때 병으로 집에 있으면서 상소하여 성언(誠彦)의 죄를 논하고 중벌에 처할 것을 청하였으며, 대간이 그 죄를 힘써 청하지 않은 것을 잘못이라고 하였는데, 말이 지나친 점이 많았다.’라고 하였다.- 비록 조광조(趙光祖) 같은 사람들도 보았지만 옳다고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319. [丙子十月朝講]

문체: 公車類 / 疏箚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2C, ITKCMO0127AA025342D

원문

丙子十月朝講。以司經□啓曰。此云子曰。立愛自親始。敎民睦也。立敬自長始。敎民順也。釋之者曰。愛敬盡於事親事長。而德敎加於百姓。論語曰。君子務本。本立而道生。孝悌也者。其爲仁之本歟。夫孝悌。百行之原。行道自孝悌始。則仁民愛物。皆可以此推之。未盡孝悌。則雖欲仁民愛物。旣無根本。其何能爲。三代以上。在上者先盡孝悌之道。故下皆效之。各親其親。各長其長。而有比屋可封之俗。此無他。自近而及遠。其勢順易故也。後世則不然。徒區區於刑政之末。而不用力於根本。故乃無和順之氣。悖逆爭鬪之事起矣。夫舜大孝也。孟子曰。瞽瞍底豫而天下之爲父子者定。蓋天下之頑。莫瞽瞍若也。而舜能以至誠事之。故烝烝乂。不格姦。其效至於使天下後世爲人父子者之心。皆安其分。此乃大孝也。舜雖處人倫之變。而□上之爲孝。當以此爲法。行之至誠。則下皆感化。而風俗自至和順矣。若欲以刑政治之。則無根本。不可爲也。丙子十月夕講。以司經臨文□啓曰。光武之光復舊物。身致太平者。以其務學術。講論經理。夜分乃寐。勤於治道之效也。然無罪而廢正后。直諫而殺大臣。光武雖有不世之資。不能爲修身齊家之學。而其時大臣亦無引導輔翼者。故有此失也。人主之於學。其可忽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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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년 10월 조강에서 사경(司經)이 아뢰기를, “이것은 ‘공자가 말하기를, 사랑을 세우는 것은 어버이를 섬기는 데서 시작하니 백성을 화목하게 가르치는 것이고, 공경을 세우는 것은 어른을 섬기는 데서 시작하니 백성을 순종하게 가르치는 것이다.’라고 한 것을 해석한 것입니다. ‘사랑과 공경을 부모와 어른에게 다하고 덕으로 백성들을 가르친다.’라고 하였습니다. 《논어》에 이르기를, ‘군자는 근본에 힘쓰니 근본이 서면 도가 생겨난다.’ 하였는데, 효제(孝悌)라는 것이 바로 인(仁)의 근본입니까? 대저 효제는 모든 행실의 근원입니다. 도를 행하는 것이 효제에서 시작된다면 백성을 사랑하고 만물을 아끼는 것도 모두 이것으로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효제를 다하지 못한다면 비록 백성을 사랑하고 만물을 아끼고자 해도 이미 근본이 없으니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삼대(三代) 이전에는 윗사람이 먼저 효제의 도를 다하였기 때문에 아래에서 모두 본받아 각자 자기의 어버이를 친하게 여기고 각자 자기의 어른을 공경하여 집집마다 봉분할 만한 풍속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가까운 데서부터 멀리 미루어 가는 형세가 순조롭고 쉬웠기 때문입니다.” 하였다. 후세는 그렇지 않아서 형정(刑政)의 말단에만 구구하게 힘을 쓰고 근본에는 힘을 쓰지 않기 때문에 화순한 기운이 없고 패역하고 다투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대저 순은 지극히 효성스러운 사람이었다. 맹자가 “눈먼 사람과 귀머거리와 어리석은 자가 서로 더불어 천하의 부자(父子)가 된 것은 정해진 운명이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대체로 세상의 완악한 자들 가운데 눈먼 사람과 귀머리보다 더 어리석은 자는 없는데도 순이 지극한 정성으로 그들을 섬겼기 때문에 맹자가 “순은 부지런히 효행을 행하여 간사한 이에게까지 미치지 않았으니, 그 효과가 천하 후세에 이르러 사람의 부자 된 마음이 모두 제 분수를 편안하게 하는 데까지 이르렀다.”라고 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효(大孝)이다. 순은 비록 인륜의 변고를 당하였으나 위로 임금을 섬기는 효도에도 마땅히 이를 법으로 삼아 지극정성으로 행하였다. 그리하면 아래가 모두 감화되어 풍속이 절로 화순해질 것이다. 만약 형정으로 다스리려고 하면 근본이 없으니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병자년 10월 석강(夕講)에 지었다. 사경 임문(司經臨文)이 아뢰기를, “광무제(光武帝)가 옛날의 것을 회복하여 몸소 태평을 이루었으니, 이는 학술에 힘쓰고 경리를 강론하며 밤이 깊어서야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이니, 치도(治道)를 다스리는 효과에 부지런히 힘쓴 것입니다. 그러나 죄가 없는데도 정후(正后)를 폐하고 직간(直諫)을 한 대신을 죽였으니, 광무제는 비록 세상에 드문 자질이 있었으나 몸을 닦고 집안을 다스리는 학문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고, 그 당시 대신들 가운데 인도해 주고 보좌해 준 이가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잘못이 있었습니다. 임금의 학문에 어찌 소홀할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320. [戊寅二月夜對]

문체: 公車類 / 疏箚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3A

원문

戊寅二月夜對。以侍講官□啓曰。治理何有古今哉。但在乎爲不爲耳。雖三代之時。若不力行。則何有治效乎。至於聖人之學不明於世。君不知王道。臣不識引君之道。徒以伯術苟且之事。以說其君。旋得旋失而治亂無常。人君若以古昔帝王之道。發憤行之則其臻至治何難。以常情觀之。堯舜之行事。果似巍巍廣大。邈然難及也。天性則堯舜途人一耳。而無古今之異。苟能格物致知。精一執中。則治何難致。後之儒者長於習俗之中。各拘所見。不知敎化之何如。乃曰。世道日卑。人心不古。其何能復三代之治乎。是則妄人也。若眞實着力。上下發憤力行。則豈不成三代之治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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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년 2월 야대에서 시강관이 아뢰기를, “다스림에 어찌 고금의 차이가 있겠습니까. 오직 행하고 행하지 않는 데 달려 있을 뿐입니다. 비록 삼대의 때라도 만약 힘써 행하지 않았다면 무엇 때문에 다스려지는 효과가 있었겠습니까. 성인의 학문이 세상에 밝지 못하여 임금은 왕도를 모르고 신하는 임금을 인도할 도리를 알지 못하고, 한갓 백관의 술책과 구차한 일로 임금에게 아뢰어 번갈아 얻고 번갈아 잃어서 다스림과 어지러움이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임금이 만약 옛날 제왕의 도를 가지고 분발하여 행한다면 지극히 다스려짐에 이르는 것이 어찌 어렵겠습니까. 상정(常情)으로 보면 요순의 행실은 과연 높고 넓어 아득하여 미치기 어려울 듯합니다. 그러나 천성으로 보면 요순도 한 사람일 뿐이니 고금의 차이가 없습니다. 진실로 사물을 궁구하고 지식을 이룸으로써 정밀하게 하나로 모으고 중도를 잡는다면 다스림을 이루기가 어찌 어렵겠습니까. 후세의 유자들은 습속에 익숙하여 각기 자기 소견에 구애되어 교화가 어떠한지 알지 못하면서 세도가 날로 낮아지고 인심이 예스럽지 않으니 어찌 삼대의 다스림을 회복할 수 있겠다고 말합니다. 이는 망녕된 사람입니다. 만약 진실하게 착력하여 상하가 분발하고 힘써 행한다면 어찌 삼대의 다스림을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하였다.

321. 正德十三年戊寅春。友人安順之〔原注:處順〕以弘文博士歸養。特除求禮縣。諸友皆歌詠其行。予亦述懷以贈。〔原注:出安順之家己卯諸賢詩帖〕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3B, ITKCMO0127AA025343C

원문

士生千載後。心事正相乖。邈邈黃虞夢。悠悠湖海懷。窮通唯命在。憂樂與人偕。獨立風塵裏。長悲井底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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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뒤에 태어난 선비는 심사가 정히 서로 어긋나네 아득한 황우의 꿈이요 유유한 호해의 회포로다 궁달은 오직 운명에 달렸고 근심과 즐거움은 남과 함께하네 풍진 속에 홀로 서서 우물 속 개구리처럼 길이 슬퍼하노라

원문

明君重儒學。志士氣頗伸。白日昭光遍。靑春物意新。長途馳駿骨。滄海奮潛鱗。借問鑾坡客。胡爲謝此辰。

번역

명군이 유학을 중시하여 지사의 기개가 펴졌네 밝은 해는 빛이 두루 비치고 푸른 봄엔 만물이 새로워라 먼 길에 준마가 달리고 푸른 바다에 잠긴 고기가 뛰노네 묻노니 난파의 나그네여 어찌하여 이 좋은 때를 사양하는가

원문

幸際雲龍會。仍希日月輝。金鑾朝入對。蓮燭夜扶歸。治亂明根本。詩書討奧微。他年湖海遠。回首夢依依。

번역

다행히 운룡의 모임을 만났는데 이어서 일월처럼 빛나기를 바랐네 금란당에서 아침에 입대하고 연촉 아래 밤에 부축받아 돌아갔지 치란은 근본을 밝히고 시서는 오묘함을 토론했지 훗날 호해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돌아보면 꿈속에 의지하겠네

원문

奉檄寧無喜。高堂有老親。採山供軟蕨。釣水薦纖鱗。至孝能爲化。餘恩自及民。會看爭訟息。田里一般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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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하는 격문 받으니 어찌 기쁘지 않으랴 고당에 노친이 계시니 산에서 나물 캐어 부드러운 고사리 올리고 물에서 고기 잡아 가늘고 고운 생선 올리네 지극한 효성은 능히 교화가 되고 남은 은혜는 절로 백성에게 미치리라 앞으로 송사가 그치는 것을 보게 되리니 전리에는 똑같이 봄이 오리라

원문

忠謹功隨立。偸閑事不成。撫民宜用恕。治吏最須明。遺愛錢丞頌。淸心裴尉旌。□聖朝圖治急。愼勿負恩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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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하고 근신하면 공이 따라 세워지고 한가함을 탐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네 백성을 다스릴 땐 너그러움을 써야 하고 아전들을 다스릴 땐 명철함이 가장 필요하네 은혜를 남긴 전승은 송을 받았고 마음을 맑게 한 배위는 정표를 받았네 성조에 치국도민의 일이 급하니 삼가 은총과 영예를 저버리지 말지어다

원문

南州歸思迫。□北闕夢魂迷。落日晴猶暗。行雲住欲棲。人隨沙岸別。江向海門西。隔浦塵埃起。唯聞征馬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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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고을로 돌아갈 생각 급해지니 북궐에선 꿈속의 넋도 어두워라 석양은 맑아도 오히려 어둡고 가는 구름은 머물러 쉬려 하네 사람들은 모래 언덕 따라 이별하고 강은 바다 문을 향해 서쪽으로 흐르네 포구 너머로 먼지 구름 일어나니 오직 가는 말 울음소리만 들리네

원문

山水宣城郡。風流付謝君。窓輸天外岫。簷落海中雲。野鶴閑堪伴。巖猿靜自聞。西林有鳴鳥。日暮獨求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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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물이 좋은 선성군에 풍류를 사군에게 부치었네 창문에는 하늘 밖의 산이 들어오고 처마에는 바다 가운데 구름이 떨어지네 들판 학은 한가로워 벗할 만하고 바위 원숭이는 고요하여 절로 들리네 서쪽 숲에 우는 새 있으니 저물녘에 홀로 무리를 찾네

원문

吏散空庭暮。鳥鳴春雨餘。焚香靜几案。危坐讀詩書。月吐山光暗。魚游池影虛。油然得心處。歲月問何如。

번역

아전들 물러가고 저녁에 빈 뜰에 새들은 봄비 뒤에 지저귀어 대네 향 피우고 책상 앞에 고요히 앉아 꼿꼿이 앉아서 시서를 읽노라니 달은 산빛을 토해 어둠이 가시고 물고기 노는 못 그림자 텅 비었구나 마음이 절로 편안한 곳에 있으니 세월의 흐름 따위 물을 것이 뭐 있나

원문

交遊十載中。世事轉悤悤。去住情無奈。愁歡意不同。南江流浩浩。北岳直叢叢。淚目看歸鳥。煙雲斷碧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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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동안 교유한 중에 세상일은 갈수록 바빠지네 가고 머묾에 정이 어쩔 수 없고 시름과 기쁨에 뜻이 같지 않네 남강은 넓게 흘러가고 북악은 빽빽하게 우뚝하네 눈물로 돌아가는 새를 바라보니 구름 속에 푸른 하늘 끊어졌네

원문

送子湖南去。征塵不可攀。停杯問歸路。折柳慰行顏。江月隱高樹。海風吹遠山。相思一千里。日夜望鄕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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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으로 떠나가는 그대를 전송하니 먼지 낀 길을 따라갈 수 없네 술잔 멈추고 돌아갈 길 물어보고 버들가지 꺾어 가는 얼굴 위로하네 강의 달은 높은 나무에 숨고 바닷바람은 먼 산에 불어오네 천 리 밖에서 그리워하며 밤낮으로 고향을 바라보리

322. 答安順之書〔原注:出安順之家己卯諸賢簡帖〕

문체: 書簡類 / 書簡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3D

원문

自春分手。曁未聞氣候何如。懷戀殊苦。今得委札。悉天只之平復及君之康吉。喜慰。洛中。依舊無事。諸友及僕。竝無恙已。且近思錄垂畢。可喜。所求跃尾。當囑元沖公。隨其製之早晩而送之。來簡已示大柔。〔原注:金絿〕使之起草。讓于元沖而不爲。未知元沖公復以爲何如也。僕歸覲臨發。又遷他官。不可遽爲發行。憫憫。邊山之約。靑春已過。空悵望奈何。人事遷緣。不得自由。每每如是。可嘆。如獲下歸。當喩之。謹拜復。正德十四年四月十一日。

번역

봄에 헤어진 뒤로 기후가 어떠한지 듣지 못하여 그리운 마음이 매우 괴로웠는데, 이제 편지를 받고서 천자(天子)께서 평안하시고 그대도 건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쁘고 위로됩니다. 서울은 예전대로 별일 없고 여러 친구와 저는 모두 탈이 없습니다. 또 《근사록(近思錄)》을 다 지었으니 기쁩니다. 구하신 《약미(躍尾)》는 마땅히 원충공(元沖公)에게 부탁하여 그가 짓는 대로 조만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편지에 이미 대유(大柔)-원주에 “김훈(金絿)”이라고 하였다.-에게 초고를 지으라고 하였으나, 원충공에게 양보하고 지으려 하지 않으니, 원충공은 다시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돌아가 뵙고 출발하려다가 또 다른 관직으로 옮겨져서 갑자기 떠날 수 없으니 안타깝습니다. 변산(邊山)에 가기로 한 약속은 청춘이 이미 지나 버렸으니 부질없이 서글프지만 어찌하겠습니까. 인사의 연줄이 얽혀 자유롭지 못하여 매번 이와 같으니 탄식할 만합니다. 돌아가게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삼가 절하고 답장을 보냅니다.-정덕(正德) 14년 4월 11일-

323. 寄安順之書〔原注:出安順之家己卯諸賢簡帖〕

문체: 書簡類 / 書簡類

원문

自爲縣侍親。孝養何如。治民施政亦何如。一喜一慮。在洛聞君違和甚苦。每常憂慮。今聞差復。甚慰甚慰。僕以覲親。今月初六發程。卽日到金溝。謁之而宿。明當入茂長。聞此中相距不邇。不知何以則可得從容論此懷抱歟。情思鬱蓄。不可盡言。想君亦應如此。須通人圖相就爲佳。且京中君之一門及挺然〔原注:安珽〕與諸朋輩皆無恙耳。照之。且到此。聞君之疾以過飮而作。不知然乎。可驚可怪。上有□君恩當報。下有鶴髮在堂。其將何以爲事。而顧以飮成疾耶。甚無意也。詳在面盡。不具。七月九日。

번역

자신이 고을의 수령으로 부모를 모시고 있으니 효성스럽게 봉양하는 것이 어떠하며, 백성을 다스리고 정사를 행하는 것도 어떠한가? 기쁘면서도 염려되는 바가 있네. 서울에서 그대가 병을 앓는 것이 심하다는 소식을 듣고 늘 걱정하였는데, 이제 차도가 있다는 말을 들으니 매우 위로되네. 나는 부모를 뵈려고 이달 6일에 길을 떠나 오늘 금구(金溝)에 도착하여 뵙고서 묵었네. 내일은 무장(茂長)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곳에서 서로 거리가 멀지 않다고 하니 어떻게 하면 조용히 이 회포를 논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쌓인 심정을 다 말할 수 없으니 그대도 응당 이와 같을 것이네. 모쪼록 사람을 보내어 만나 보는 것이 좋겠네. 또 서울에 있는 그대의 일가족과 안정(安珽)〔원주(原註)〕 등 친구들은 모두 별 탈이 없네. 조지(照之)는 또한 이곳에 와서 그대의 병이 과음으로 생겼다고 들었는데, 그러한가? 놀랍고도 괴이하네. 위에는 임금의 은혜를 갚아야 하고 아래에는 백발의 부모가 계시니 장차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 그런데 도리어 음주로 병을 얻었으니 매우 뜻밖이네.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다 말할 것이므로 이만 줄이네.

324. 寄安順之書〔原注:出安順之家己卯諸賢詩簡帖〕

문체: 書簡類 / 書簡類

원문

急速上京。懼不得奉敍。深慮深慮。且僕無恙侍老母耳。聞大夫人康寧。不勝喜賀。所懷非一。何能盡喩。非面不可。須圖相面爲佳。千里之外。得見無由。今若失之。後當何以。仍以短句。喩我情思。見之一笑。

번역

급히 상경하느라 제대로 인사를 드리지 못할까 두려우니 매우 염려됩니다. 저는 별 탈 없이 노모를 모시고 있습니다. 대부인(大夫人)께서 강녕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기쁨과 축하의 마음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어떻게 다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까. 직접 만나 뵙지 않으면 안 되니, 부디 서로 만날 날을 도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천리 밖에 있어서 볼 길이 없으니 지금 만나지 못하면 나중에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어서 짧은 시구로 저의 심정을 말하니 한번 웃어 보시기 바랍니다.

원문

別君漢水上。思君滄海頭。手持一尺書。中有千里愁。道里非遼遠。山川正阻脩。孤雲天際起。何處是頭流。□八月八日。

번역

한수 가에서 그대와 이별하고 창해 머리서 그대를 생각하네 손에 한 자의 편지를 잡았는데 그 속에 천 리 길 시름이 있구나 도리는 요동보다 멀지 않지만 산천은 참으로 막히고 뻗쳤어라 외로운 구름 하늘가에 일어나니 어느 곳이 바로 두류산인가 -원문 빠짐.-8월 8일

325. 讀德陽遺稿讜議一篇〔原注:出海東名臣行迹〕[朴淳〔原注:思菴〕]

문체: 序跋類 / 題跋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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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夫孝始於事親。終於事君。孝者百行之原。忠之本也。移孝爲忠。終始不渝。盡臣子之職者。非成德之君子。能若此乎。人君所當寬假優容。勵天下之忠孝也。服齋先生姓奇。名遵。子敬其字也。若先生者。欲盡忠孝於君親。而困不得其志也。先生生有異質。年纔十三。大通文理。十七八時。慨然以求道爲意。超習俗之卑陋而卓如也。嗚呼。褊荒晩出。且無師友。先生蓋嘗病也。自是專以學問爲事。窮理以致知。反躬以踐實。事偏母極盡其誠孝。處兄弟極盡其友愛。於事事物物上。各欲極盡其倫理。惕然以任重道遠爲憂。雖出於翰墨者。一以宋儒爲法。三代遠矣。帝王逝矣。野無遺賢之世不復。而文詞科目之法興焉。朱晦菴。聖人也。猶以易學登第。先生入廷對策。名輝達于王所。時士林以得人爲賀。朝議以先生有啓沃輔導之學。選入爲玉堂正字。先生非堯舜之道。不敢陳於王前。以仁義性理之說。反復論難。冀其萬一。資聖學而助聖躬。從善舍惡。取王去伯。欲致吾君於三代之上。而尤勤懇於格君心之非。可謂不失儒者之本意矣。其立朝五六年之間。汲汲欲揚淸激濁。崇節義變苟且。愛君憂國之心。自不能遏之于中。則累進疏章。迨退而欲其聖心感悟。沐浴齋戒。若對越乎神明。雖夜必整衣巾以坐。讀古聖人書。仰而思俯而記。若有所得焉。至若天文地志。亦皆洞究其精微。官纔四秩。其祿甚微。以供甘旨之餘。輒周戚黨之貧窶者。簞瓢屢空而猶晏如也。室人或以告乏。笑而不答。時趙先生光祖。得遇□中廟。以展布所學。進君子退小人。興孝悌尙廉恥。一以古昔先聖王之道引君爲治。衰下之俗。爲之丕變。朝著復尊賢之禮。鄕黨有養正之談。士以道德爲心。民以耕鑿爲意。賢才輩出。成周之治。將不日而復矣。先生一見志合。協心共力。互相汲引。轉相推引。凡一施一措。必以忠孝爲本。世方仰其有爲。而向之位宰輔。居館閣。自以謂耆舊宿德者。素不爲淸議所貸。常懷積怨。伺影欲射者久矣。但以賢人無過。不得其便。二三宰相。構成虛語。百計中傷。潛入宮門。鼓動君上。以口不可道之事。售一綢打盡之術。當夜起事。直欲以短兵除之。時會首相忠厚惻怛。有宰相風。故泣涕以諫。皆得一頃之命。於是趙先生蒙首罪遠竄。金先生淨及我先生。以次貶逐之。知名之士。流放殆盡。爲善者懼矣。嗚呼。奸臣構亂。欺君上賊忠良。俱以功名富貴。終始自保。老死牖下。不得以春秋之法律之。福善禍淫。天之道果安在哉。厥後。奸臣陰誘大學生無賴者數輩。上章請光祖等罪。論以應死。命下之日。無賢愚貴賤。詬罵唾斥。欲食其肉而寢處其皮。則其於奸臣可知矣。悲黨錮於漢室。哀僞學於宋朝。猶爲之長慮却顧。直欲捐生而不回。況於斯世親遇之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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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는 어버이를 섬기는 데서 시작하여 임금을 섬기는 데로 끝난다. 효는 모든 행실의 근원이요 충성의 바탕이다. 효를 옮겨 충으로 삼아 처음부터 끝까지 변치 않아서 신하의 직분을 다하는 자가 덕을 이룬 군자로서 능히 이와 같으랴. 임금이 마땅히 너그럽게 용납하여 천하의 충효를 권장해야 할 것이다. 복재 선생은 성이 기(奇)이고 이름은 준(遵)이며, 자경(子敬)은 그의 자이다. 선생 같은 사람은 군친에 대해 충효를 다하고자 하였으나 곤궁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선생은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자질이 있어 나이 겨우 열세 살에 문리를 크게 통달하였고, 열일곱 여덟 살 때에는 개연히 도를 구하는 것을 뜻으로 삼아 습속의 비루함을 초월하여 우뚝 솟았다. 아, 편벽되고 거친 사람이 늦게 태어나서 게다가 사우(師友)도 없었다. 선생은 일찍이 병을 앓았는데, 이로부터 오로지 학문을 일삼아 이치를 궁구하여 지식을 터득하고 몸을 돌이켜 실천에 옮겼다. 어버이를 섬기는 데는 그 정성을 다하였다. 형제간에 우애를 극진히 하고, 일과 사물에 대해 각각 윤리를 극진히 하려고 노력하며,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임무가 중하고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근심하였다. 비록 문필을 하는 자라 할지라도 한결같이 송나라 유학을 법으로 삼았다. 삼대(三代)는 오래되었고 제왕은 이미 가버렸으며, 현인을 남겨 두는 세상이 다시 오지 않아 문사(文詞)와 과거의 법이 흥기하였다. 주 회암(朱晦菴)은 성인이다. 그런데도 오히려 역학(易學)으로 과거에 급제하였고, 선생은 조정에 들어가 대책(對策)을 지어 그 명성이 왕에게까지 알려졌다. 당시 사림(士林)이 인재를 얻었다고 하례하였고, 조정의 의논에 선생이 계도하고 보도하는 학문이 있다고 하여 선발하여 옥당 정자(玉堂正字)로 들였다. 선생은 요순(堯舜)의 도가 아니어서 감히 왕 앞에 진달하지 못하고 인의성리(仁義性理)의 설을 반복해서 논란하여 만에 하나라도 성인의 학문을 보좌하고 성상의 몸을 도와 선(善)을 따르고 악(惡)을 버려 왕도(王道)를 취할 수 있기를 바랐다. 우리 임금을 삼대(三代)의 위에 오르게 하려고 더욱더 간절하게 임금의 마음을 감동시키려 하였으니, 유자의 본뜻을 잃지 않았다고 할 만합니다. 조정에 나아온 지 5, 6년 사이에 청렴한 사람을 등용하고 불순한 자를 배척하기를 급급히 하여 절의를 높이고 구차함을 버리니,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저절로 가슴속에서 막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 번 상소를 올리고 물러나서는 성상의 마음이 감동하여 깨닫기를 바랐으며, 목욕재계(沐浴齋戒)할 때에는 마치 신명(神明)을 대하듯이 하여 밤에도 반드시 의관을 정제하고 앉아서 고성인의 글을 읽고 우러러 생각하고 엎드려 기록하는 것이 마치 얻은 바가 있는 듯하였습니다. 천문과 지리 같은 학문에 대해서도 모두 그 정미한 것을 환히 터득하였으며, 관직이 겨우 사십여 세에 이르렀으나 녹봉이 매우 적었습니다. 그런데도 진수성찬을 먹고 남은 음식으로 빈궁한 척당(戚黨)에게 두루 베풀어 주었으니, 단표(簞瓢)가 자주 비어도 오히려 태연자약하였으며, 집안사람이 혹 부족하다고 고하기도 하였습니다. 웃고 대답하지 않으셨다. 이때 조 선생이 광조(光祖)를 만나서 그동안 배운 것을 펼치고자 하여, 군자는 나아가고 소인은 물러가며 효제(孝悌)를 일으키고 염치를 높이는 등 한결같이 옛날 선왕의 도리로써 임금을 인도하여 다스리게 하였으므로 쇠퇴한 풍속이 크게 변하였다. 조정에서는 어진 이를 존숭하는 예법을 회복하였고, 향당(鄕黨)에는 바른 사람을 기르는 담론이 있었으며, 선비들은 도덕을 마음으로 삼고 백성들은 농사짓는 것을 뜻으로 삼아 현재(賢才)가 많이 나와서 성주(成周)의 정치가 머지않아 회복될 듯하였다. 선생께서 한번 만나 뜻이 합치되어 마음과 힘을 합하여 서로 끌어주고 밀어 주었다. 모든 일에 반드시 충효를 근본으로 삼았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그 행위를 우러러 보았다. 그런데 지위가 재보(宰輔)나 관각(館閣)에 있는 자들은 본디 기구(耆舊)와 숙덕(宿德)을 가진 사람으로서 평소 청의(淸議)를 펴는 것을 꺼려 항상 원한이 쌓여서 기회를 엿보고 공격하려는 생각을 품은 지가 오래되었다. 다만 어진 사람에게 허물이 없어서 그 편이 되지 못하였고, 두세 명의 재상이 거짓말을 만들어내어 온갖 계책으로 중상하여 몰래 궁문에 들어가 군상을 고무시켜서 입에 담아서는 안 될 일을 가지고 한 번 몽둥이로 때려 죽이는 술수를 부렸습니다. 그날 밤에 일어나서 곧장 단병(短兵)으로 제거하려고 하였는데, 그때 마침 서로 충후하고 측달하여 재상의 풍모가 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간언하여 모두 한 번의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에 조 선생은 머리를 짓밟히고 멀리 귀양 갔으며, 김 선생과 우리 선생은 차례로 폄척되어 쫓겨났습니다. 명망 있는 선비들이 거의 다 유배를 가니, 착한 사람이 두려워졌습니다. 아아, 간신이 난을 꾸며 군상을 속이고 충량(忠良)을 해치고 모두 공명과 부귀를 얻어 시종일관 스스로 보전하여 늙어서 죽었으니, 춘추의 법으로 다스릴 수 없었습니다. 선을 복되게 하고 음란한 자를 재앙에 빠뜨리는 천도(天道)가 과연 어디에 있습니까? 그 뒤에 간신이 음험하게 유도하여 무뢰한 몇몇 대학생으로 하여금 상소하여 광조(光祖) 등의 죄를 논하여 응당 죽어야 한다고 청하였다. 명을 내리던 날에는 어질고 어리석으며 귀하고 천함에 관계없이 욕설을 퍼붓고 침을 뱉어 그 살점을 먹고 그 가죽을 깔고 자려고 하였으니, 간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한나라에서 당파를 이루는 것을 슬퍼하고 송나라에서 거짓 학문을 하는 것을 애석하게 여겨 오히려 장래를 걱정하여 돌아보았는데, 곧 죽고자 하고 돌이키지 않으려 하였다. 더구나 이 세상에 친히 만났음에 있어서이겠는가.

원문

又有無學術浮薄之徒。徒痛夫忠貞之見害於奸邪。以除君側之惡爲名。擧不佞之謀。事覺伏誅。時宰以爲光祖輩激成之也。於是。下金淨等論壽之命。先生不得考終。年三十。非天所畀。孰能與此。嗚呼。當先生穩城之謫也。流離辛苦。動忍拂鬱。困辱而沮抑之者。備於詩可考矣。然以朝聞夕死爲念。死亡無日。而尙且講易不輟。惟篤實自新而已。雖燕息之地。常如君父之臨其前。始終不愆。得正而斃。臨絶之言。猶必以忠孝恐未盡。學問恐未至爲說。從容就死。如赴樂地。其爲所養亦至矣。噫。使人君眞知賢者之用心。則將哀痛慘怛之不暇。又何以放逐而隨殺之哉。奸邪之徒。蔽人君耳目。得行其計。其罪上通于天。雖當士氣板蕩之餘。公論不泯。萬死不足以贖。朝廷之議。士林之論。繼有疏章而欲雪其冤。則亦可見義理之在人心而不誣也。嗚呼。忠臣孝子。但欲盡其心於君與親。豈有一毫私意於其中耶。憸人得志。從古爲賊。使忠義之士。鉗口無言。束手莫伸。信而見疑。貞而爲戮。悠悠蒼天。謂之何哉。自是厥後二十年間。士之繩趨尺步。稍以儒行爲名者。必排擯斥逐之。無所容於世而後已。使人君畏之如豺虎。疾之如仇讎。委靡展轉。日復一日。士習愈下。士風愈降。仁義之說。不復聞於縉紳之間矣。嗚呼。陰不可以久長。陽不可以久消。□仁廟在位。聖德動天。王道邁古。正賢者得志之秋。而遽厭人世。與舜同化。善端之萌。如草木盎然欲抽。反以烈風嚴霜而殄折之也。可勝痛哉。今□聖明在上。一以□仁廟爲法。則庶幾士心稍慰。而民志有所定向矣。余讀服齋先生遺稿。悲泣而書于末。欲令後之好古樂善者。見而傷之。取此編而三復。則先生之志可見矣。且夫克己爲學之方。盡性知命之學。豈無後學之持循哉。嗚呼。餘事文章。亦必本於忠孝。出於仁義。始於性情。終於學問。雖顚沛生死之餘。猶惓惓於君親。痛自刻責。無懟憾之辭。惟以不順爲怨慕焉。則眞所謂關世敎而樹風聲於百代之下者矣。竝致寒儒今日撮讜議之微志云。月日。謹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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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학술이 없고 경박한 무리가 있어, 충정(忠貞)이 간사한 무리에게 해를 입은 것을 통탄하여 임금의 곁에 있는 악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불녕의 계책을 내세웠다. 그 일이 발각되어 복주(伏誅)되자, 당시의 재상들은 광조(光祖) 무리가 격발시킨 것이라고 여겼다. 이에 김정(金淨) 등에게 논수(論壽)하라는 명을 내렸고, 선생은 끝까지 고찰하지 못하고 30세에 세상을 떠났다. 하늘이 주신 것이 아니니 누가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아, 선생이 온성(穩城)에 유배되었을 때 떠돌며 고생하며 인내하고 울분을 삭이며 곤욕을 당하고 억눌린 것은 《시경》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아침에 듣고 저녁에 죽을 것을 염려하여 죽을 날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오히려 주역을 강론하는 일을 그치지 않았으니, 오직 독실하게 스스로를 새롭게 할 뿐이었다. 비록 죽은 뒤에도 항상 군부(君父)가 앞에 계신 듯하여 시종으로 어긋남이 없었으니, 바른 도리를 얻고 죽었다. 임종의 말씀에 오히려 충효를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학문이 미치지 못하여 말에 신중하지 못하고,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즐거운 곳으로 가는 것과 같으니 그 양성된 바가 또한 지극하다. 아, 임금이 진실로 현자의 마음을 안다면 장차 슬프고 참담하여 어찌할 줄 모를 것이니, 또 어찌 내쫓아 죽게 하겠는가. 간사하고 사악한 무리가 임금의 이목을 가려 그 계책을 행하게 하였으니, 그 죄는 하늘에까지 통한다. 비록 사기가 쇠퇴한 나머지 공론이 사라지지 않았더라도 만 번 죽어도 속죄할 수 없다. 조정의 의논과 사림의 논의가 이어지는 소장으로 그 원통함을 씻어 주려 하니, 또한 의리가 사람의 마음에 있어 무고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아, 충신과 효자는 단지 임금과 부모에게 자신의 마음을 다하고자 할 뿐 어찌 조금이라도 사사로운 뜻이 있겠는가. 간사한 사람이 권세를 얻으면 예로부터 적이 되었으니, 충의로운 선비를 입을 막아 말하지 못하게 한다. 손을 묶어 펼 수 없게 하고, 믿음을 보였으나 의심을 받고, 곧은 마음으로 죽임을 당하니, 아득한 하늘이여 어찌하여 그러셨습니까. 이로부터 20년 동안 유학의 행실을 조금이라도 따르는 선비들은 반드시 배척당하고 내쫓겨 세상에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임금은 그들을 승냥이나 호랑이처럼 두려워하고 원수처럼 미워하여, 하루하루 위축되어 고통받게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선비들의 습속이 더욱 낮아지고 풍속이 더욱 쇠퇴하여, 인의(仁義)에 관한 이야기는 진신(縉紳)들 사이에서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 음은 오래갈 수 없고 양도 오래 사라질 수 없는 법입니다. 인조께서 재위하실 때 성덕이 하늘을 감동시키고 왕도가 옛날보다 훌륭하여 어진 이들이 뜻을 얻는 때였는데, 갑자기 세상을 싫어하여 순 임금과 같이 물러나셨습니다. 선한 기운의 싹은 초목이 무성하게 돋아나려는 것과 같았는데 도리어 거센 바람과 매서운 서리에 꺾여 버렸습니다. 참으로 통탄스럽다. 지금 성명(聖明)이 위에 계시니, 한결같이 인묘(仁廟)를 법으로 삼는다면 아마도 선비의 마음이 조금 위로되고 백성의 뜻이 정해진 바가 있을 것이다. 내가 복재 선생의 유고를 읽고 슬피 울며 말미에 글을 써서 후세에 고금을 좋아하고 선을 즐기는 자들이 보고서 상심하게 하였으니, 이 편찬을 반복해서 읽으면 선생의 뜻을 알 수 있다. 또 억지로 자신을 극복하여 학문을 하는 방법과 천성을 다해 천명을 아는 학문에 어찌 후학이 따를 바가 없겠는가. 아, 나머지 일과 문장 또한 반드시 충효에 근본을 두고 인의에서 나와 성정에서 시작하여 학문으로 끝맺어야 한다. 비록 생사의 위태로움 속에서도 오히려 군친(君親)에 대해 정성을 다하고 스스로를 엄격히 꾸짖어 원망하는 말이 없으며 오직 순종하지 못함을 한스러워한다면, 이것이 참으로 세교(世敎)를 관장하여 백대 아래에 풍성(風聲)을 세우는 것이라 할 것이다. 함께 추운 곳에 있는 유생이 오늘 묘의(讜議)를 모으는 작은 뜻을 기록하였다고 하였기에, 월일에 삼가 적는다.

326. 靜菴趙先生光祖行狀〔原注:出本集〕[洪仁祐〔原注:恥齋〕]

문체: 傳記類 / 行狀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6D

원문

正德庚午夏五月。遊松都之天磨,聖居。或遇奇絶處。輒發舒精神。倘佯行吟。蕭然有出塵之趣。悠然有詠歸之興。或擇淸幽蓮社。入處靜讀。沈潛義理之奧。探賾自得之味。凝神靜坐。兀若塑人。淡餐攻苦。與緇流共之。雖精進闍梨。不及也。凡食頃如廁外。絶無閑刻。唯三更後五更前。爲脫衣就寢時也。平日用力爲然。而及此愈篤。至仲秋乃還。是時。德陽奇遵子敬從之。先生呼子敬曰。措大從我。如是刻苦。不爲勞乎。蓋相長之言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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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正德) 경오년 5월에 송도(松都)의 천마산(天磨山)과 성거산(聖居山)을 유람할 때면 기이하고 빼어난 곳을 만나면 곧 정신을 수양하였고, 가끔은 거닐며 시를 읊기도 하였는데, 쓸쓸히 속세를 벗어난 흥취가 있었고 한가로이 돌아갈 흥취도 있었다. 혹은 청유(淸幽)한 연사(蓮社)에 들어가서 조용히 책을 읽으며 의리의 오묘함에 침잠하고 자득의 맛을 탐구하였으며, 정신을 집중하여 고요히 앉아 있으면 마치 사람을 빚어 놓은 듯이 되었고, 담박하게 음식을 먹고 공부하는 것을 승려들과 함께 하였는데, 비록 정진(精進)한 스님이라도 미치지 못하였다. 평소에 식사할 때에는 변소 밖에 한가로운 시간이 전혀 없었는데, 오직 삼경(三更) 뒤 오경(五更) 전이 옷을 벗고 잠자리에 들 때뿐이었다. 평소에 힘쓰던 것이 이럴 때 더욱 독실해졌는데, 중추(仲秋)가 되어서야 돌아왔다. 이때 덕양(德陽) 기준(奇遵) 자경(子敬)이 뒤를 따랐는데, 선생이 자경을 부르며 “나를 따라 크게 나아갔으니 이처럼 각고의 노력을 해도 피곤하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는데, 이는 서로 권면하는 말이었다.

327. 靜菴趙先生光祖行狀[洪仁祐]

문체: 傳記類 / 行狀類

원문

先生方欲上格君心。下得賢才。使上下同德。內外和平。民心悅天意得。而後爲治之目。可以次第條擧。□上方且倚重。求治益急。雖不能引去。每欲辭退。一日。奇子敬致簡曰。欲棄官綬。斂身山林。無復有世路之念。先生曰。亦當如是。則可謂深明於進退之際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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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 바야흐로 군심(君心)을 위로 격상시키고 현재(賢才)를 아래로 얻어 상하가 덕을 같이하고 내외가 화평하게 하여 민심이 천의에 기쁘게 하는 것을 다스림의 목적으로 삼으려고 하였으니, 차례대로 조목조목 거론할 만하였다. □ 선생이 위에서 의중을 중시하여 구하는 치세(治世)가 더욱 급박하였으나 비록 인재를 끌어다 쓰지는 못하고 매번 사퇴하려고 하였다. 어느 날 기자경(奇子敬)이 편지를 보내어 “벼슬을 버리고 산림에 은거하여 다시는 세상에 나아갈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하니, 선생이 말하기를,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해야 할 것이니, 진퇴의 즈음에 깊이 밝았다고 할 만하다.” 하였다.

328. 靜菴趙先生光祖行狀〔原注:出本集。又出儒先錄。〕[退溪〔原注:李滉〕]

문체: 傳記類 / 行狀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7A

원문

奇公遵嘗發山林獨往之歎。亟稱愜焉。則急流勇退。本其雅素之志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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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奇公)이 일찍이 산림에 나가 홀로 지내겠다는 탄식을 내뱉은 것에 대해 속히 “마음에 흡족하다.”라고 하였으니, 급류에서 용감하게 물러나 본래의 청수한 뜻을 지키려는 것입니다.

329. 思齋摭言〔原注:出本集〕[金正國〔原注:思齋〕]

문체: 雜著類 / 其他類

원문

奇典翰一日禁直。夢羈旅關外。間關跃涉。客路中吟成近詩一首曰。異域江山故國同。天涯垂淚倚孤峯。頑雲漠漠河關閉。古木蕭蕭城郭空。野路細分秋草裏。人家遙住夕陽中。征帆萬里無回棹。碧海茫茫信不通。忽覺記夢。書館壁。未久坐己卯黨籍。謫湖西。俄又移配北道之穩城。道中所見。皆是詩中景色。控馬諷詠。悽然嗚咽。從者皆揮淚。至穩城。尋□賜死。可知人事皆有前定。士林傳誦。莫不嗟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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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전한(奇典翰)이 하루는 금위영의 직숙을 하다가 꿈에 나그네가 되어 관문 밖에서 고생하며 넘나들다 객로(客路)에서 지은 근시 한 수를 다음과 같이 읊었다. 이역의 강산은 고국과 같아 하늘 끝 외로운 봉우리에 눈물 흘리네 짙은 구름에 하관이 막히고 쓸쓸한 고목에 성곽만 비었구나 들판 길 가을 풀 속에 나뉘어 있고 인가는 저녁 해 속에 멀리 있네 만 리 가는 돛배는 돌아오지 않고 푸른 바다 아득하여 소식도 없네 문득 꿈에서 깨어나 보니 관사의 벽에 앉은 지 얼마 안 되어 기묘년의 당적(黨籍)이 되어 호서(湖西)로 귀양 갔고, 이윽고 또 북도(北道)의 온성(穩城)으로 옮겨 정배되었다. 가는 길에 본 것들이 모두 시 속의 경치였으므로 말을 타고 읊조리니 처연히 목이 메어 눈물이 흐르자 종자들도 모두 눈물을 뿌렸다. 온성에 이르러 죽음을 명받았으니, 사람의 일은 모두 미리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림(士林)에서 전송(傳誦)하면서 탄식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330. 答禹性傳書〔原注:出本集〕[退溪〔原注:李滉〕]

문체: 書簡類 / 書簡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47B

원문

寄示德陽遺稿。深以慰荷。鄧林之材未成棟樑。而遽纏於風霆。可爲於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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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 주신 덕양(德陽)의 유고(遺稿)는 매우 위로가 되었습니다. 등림(鄧林)의 재목이 동량(棟樑)을 이루지 못하고 갑자기 풍우(風雨)에 휩쓸렸으니, 슬프기만 합니다.

331. 上□仁廟榮靖大王疏〔原注:出本集〕[康惟善〔原注:舟川〕]

문체: 公車類 / 疏箚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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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均館臣某等謹齋沐刳心。百拜上言于□主上殿下。伏以士習之於國家。所關重矣。士習之正不正。而國家之治亂。於是判焉。故士習正則趨向定而國家治。士習不正則趨向未定而國家亂。爲人主者。可不思其所以治者。而防其所以亂者哉。然而其所以正士習之方。亦在乎人主之明其好惡。以示趨向之道。然後在下之人。亦有所觀感而知所趨矣。顧乃世下俗汚。人情莫不以輪丸徇俗爲之當然。故必也拈出時人之目所覩耳所聞者而進退之。以明其好惡。然後人亦知其好惡之實。而識其所依歸也。嗟乎。當今之士習。偸薄久矣。可不究其所以偸薄之源而正之乎。臣等竊念趙光祖以豪傑之才。從事於聖賢之學。風雲際會。得遭我□先王求治之誠。一心徇國。期臻至治。邦國不幸。奸邪構禍。使其愛君之臣。憂國之士。幷皆齎志長辭。而呑恨於九泉之下。有志之士。孰不仰天椎心。泣盡而繼之以血哉。嗚呼。光祖之學之正。其所傳者有自來矣。自少慨然有求道之志。受業於金宏弼。宏弼學於金宗直。宗直之學。傳於其父司藝臣淑滋。淑滋之學。傳於高麗臣吉再。再之學。得於鄭夢周之門。夢周之學。實爲吾東方之祖。則其學問之淵源類此。其平居。待人以和。接物以誠。事父盡其孝。處兄弟極其友。硏窮益精。踐履益篤。大本旣立。而功利之說不能淫。故傷今而慕古。貴王而賤伯。公正之心。方直之行。不渝於金石而可質於神明。則其行己之正。類此。及其見遇於□先王。則感□先王愛士之心。喜□先王待賢之誠。以皐,夔,稷,契之業責其身。以二帝三王之治望其君。知無不言。言無不盡。徒知有其君。不知有其身。徒知有其國。不知有其家。凡古之嘉言善政可行於今者。無不建白焉。凡今之賢人吉士可用於時者。無不薦用焉。古者人生八歲。皆入小學。故使初學者學之。古者有三物八刑之制。故以藍田呂氏鄕約之法行之。古者有賢良方正直言極諫之科。故制爲薦擧之試。則其事君之誠。設施之方。類此。其行己之正旣如此。其設施之方又如此。而□先王之倚眷益隆。則如鬼如蜮憸邪媢嫉之類。將不得肆志於大陽之下。故含沙石。張機弩。期伺其隙而一發焉。則其不爲所中者鮮矣。嗚呼。南衮,沈貞,李沆之罪。可勝誅哉。衮以媢嫉奸邪之魁而飾以文墨小技。貞,沆以貪毒兇巧之徒而聽衮頤指。見公論益張。是非益明。而賢邪之勢不可以兩立。則相與謀爲擯斥之術。作爲不經之讖。黯黮之說。熒惑□天聰。中夜起事。潛漏西門以驚動之。天門九重。下情難達。事起倉卒。情僞難辨。□先王不得已而苟從其言。初豈我□先王之志哉。當是之時。大學諸生。排闥抗疏。號哭大庭。爭囚禁府。則光祖之無罪明矣。士林之憤菀極矣。幸賴□先王之聖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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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신(臣) 아무개 등은 삼가 재계하고 마음을 비운 채 백 번 절하고 상언(上言)을 □ 주상 전하께 올립니다. 삼가 생각건대, 사습(士習)이 국가에 관계된 것이 중하니, 사습의 정과 부정을 가지고 국가의 치란이 이로써 판가름 납니다. 그러므로 사습이 바르면 추향(趨向)이 안정되어 국가가 다스려지고, 사습이 바르지 못하면 추향이 안정되지 못하여 국가가 어지럽습니다. 그러므로 임금 된 자는 어찌 다스리는 방도를 생각하고 어지러워지는 것을 막을 방도를 마련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사습을 바로잡는 방도는 또한 임금이 호오(好惡)를 분명히 하여 추향의 도리를 보여준 뒤에야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깨달아 추향할 바를 알게 되는 데 있습니다. 돌아보건대, 세상이 하류로 내려가 풍속이 오탁해져서 인심이 모두 세속을 따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므로 반드시 시인(時人)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을 들어내어 진퇴(進退)를 논해야 합니다. 그 호오(好惡)를 밝힌 뒤에야 사람들도 그 호오의 진실을 알고 의지할 바가 어디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 오늘날 선비들의 습속이 비루해진 지 오래되었으니, 어찌 그 비루함의 근원을 궁구하여 바로잡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신들은 삼가 생각건대 조광조는 호걸스러운 재주로 성현의 학문에 종사하였고, 풍운제회(風雲際會)에 우리 선왕께서 다스림을 구하는 정성을 만나 한마음으로 나라를 섬겨 지극한 다스림을 이루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간사한 무리가 화란을 일으켜 임금을 사랑하는 신하와 나라를 걱정하는 선비들이 모두 뜻을 품은 채 영원히 떠나게 되었으니, 구천 아래에서 한을 삼킬 뿐입니다. 뜻이 있는 선비라면 누군들 하늘을 우러러 가슴을 치고 눈물을 다 쏟아낸 뒤에 피로써 이어받지 않겠습니까. 아, 조광조의 학문이 바른 것은 전해 온 것이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개탄하여 도를 구하는 뜻이 있었습니다. 김홍필(金宏弼)에게서 학업을 받았는데, 김홍필은 김종직(金宗直)에게 배웠다. 김종직의 학문은 그의 부친인 사예신(司藝臣) 김숙자(金淑滋)에게 전해졌고, 김숙자의 학문은 고려 신하 김길재(金吉再)에게 전해졌으며, 김길재의 학문은 정몽주(鄭夢周)의 문하에서 얻었다. 정몽주의 학문은 실로 우리나라의 조상이 되니, 그 학문의 연원이 이와 같다. 평소에 사람을 화평하게 대하고 사물을 성실하게 대하며, 부모를 섬김에는 효성을 다하고 형제간에는 우애를 극진히 하여, 연구하는 데는 더욱 정밀하고 실천하는 데는 더욱 독실하였다. 큰 근본이 이미 확립되니 공리(功利)에 관한 설이 지나치지 못하였고, 그러므로 시대를 아파하여 옛사람을 사모하고 왕을 귀하게 여기며 백성을 천하게 여겼다. 공정한 마음과 바른 행실은 금석처럼 변하지 않아 신명에게 질정할 수 있었으니, 그 자신을 바르게 행함이 이와 같았다. 그리고 선왕(先王)을 만나게 되어서는 선왕이 선비를 사랑하는 마음에 감동하였다. 선왕이 어진 이를 대우하는 정성을 기뻐하여 고(皐)ㆍ기(夔)ㆍ직(稷)ㆍ계(契)의 업을 가지고 그 자신에게 책임을 지우고, 이제삼왕의 치를 가지고 임금을 바라보았으니, 아는 것은 말하지 않는 것이 없고 말은 다하지 않음이 없었으며, 한갓 그 임금이 있음을 알 뿐 자기 자신이 있는 줄 모르고 한갓 그 나라가 있음을 알 뿐 자기 집안이 있는 줄 몰랐다. 그리하여 옛날의 아름다운 말과 좋은 정사로서 오늘날 행할 만한 것은 모두 건의하였고, 지금의 어진 사람과 길사(吉士)로서 당대에 쓸 만한 사람은 모두 천거하였다. 옛날에는 사람이 여덟 살이 되면 모두 《소학》에 들어가게 하였으므로 초학자에게 그것을 배우게 하였고, 옛날에는 삼물팔형(三物八刑)의 제도가 있었으므로 남전(藍田) 여씨(呂氏)의 향약(鄕約)으로 행하였으며, 옛날에는 현량방직(賢良方直)과 극간(極諫)의 과거가 있었으므로 천거하여 뽑는 시험을 만들었으니, 임금을 섬기는 정성과 시행하는 방도가 이와 같았다. 자신을 바르게 하는 것이 이미 이와 같으니 그 시행하는 방도가 또 이와 같았습니다. 선왕의 의지함이 더욱 높아졌으니, 귀신이나 여우처럼 간사하고 사특하며 시기하고 질투하는 무리들은 장차 밝은 태양 아래에서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모래를 물고 돌을 품고 기구(機具)를 설치하여 그 틈을 노려 한 번 공격하면 명중하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아, 남곤과 심정, 이항의 죄를 어찌 다 주벌할 수 있겠습니까. 남곤은 시기하고 간사한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문필이라는 작은 기예로 꾸몄고, 심정과 이항은 탐욕스럽고 흉악하며 교활한 무리로 남곤의 지시를 따랐습니다. 공론이 더욱 확산되고 시비가 더욱 분명해져서 어진 사람과 사특한 사람이 함께 존재할 수 없게 되자 서로 배척하는 술수를 꾸며내어 불경한 예언을 만들고 암담한 말을 지어내어 임금의 귀를 어둡게 하였습니다. 한밤중에 일어나 서문(西門)에서 몰래 일을 벌여 구중궁궐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하정(下情)을 전달하기 어려워 일이 창졸하게 일어났으므로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기 어려웠다. □ 선왕께서 부득이 그 말을 구차하게 따르셨으니, 애당초 어찌 내가 □ 선왕의 뜻이었겠는가. 그때에 대학(大學)의 유생들이 문을 밀치고 나와 항소하고 대궐 뜰에서 통곡하며 다투어 의금부에 갇혔으니, 광조(光祖)의 무죄함이 분명하였고 사림(士林)의 분통이 극에 달하였다. 다행히 □ 선왕의 성명(聖明)을 힘입었다.

원문

特從末減之科而命之曰。汝等皆以侍從之臣。上下同心。期見至治。汝等之心非不善也。近來處置朝廷之事。似爲過誤。使人心不平。故不得已罪之。予之心亦豈安耶。然則罪光祖者。豈□先王之志哉。自是之後。憸人植黨。布滿要津。目以爲僞學爲詭激。指以爲尙奇喜事。爲變更舊章。凡一時之賢士大夫。莫不鋤治而芟刈之。噫。茲數言者。豈非古今奸黨擠陷賢士之一穽乎。尙奇喜事。變更舊章之謗。前則司馬光之賢。而不得免焉。詭激僞學之謗。後則朱熹之聖。而不得免焉。況今末世奸邪之無忌憚者。欲構賢士之罪。則何患無辭哉。及我□先王追念光祖等之無罪。而將欲爲收敍之計。則如衮,貞,沆輩。陰嗾尹世貞,黃李沃等無賴者數人。上書誣論。托以爲布衣公論而置之重典。世貞,李沃之希世論疏。固無異於徐嘉之上書乞斬朱熹。而當時之奸人。無有如謝深甫之抵書于地。則其狠愎殘忍。亦已甚矣。臣等伏聞論命之議一決。行路之人。莫不涕泣失聲。而哀其無辜。則光祖之賢。信於人深矣。及其臨死從容。顏色不亂。但曰。愛君如愛父。憂國若憂家。又曰。白日臨下土。昭昭照丹衷。則光祖之忠誠。天地之所共監也。惜乎以光祖之賢。遭□先王之聖。卒爲憸邪之所構而抱恨入地。臣等每念至此。不覺拊膺痛哭也。夫以□先王之明。豈不知光祖之無一毫私心哉。特急於鎭定衮,貞輩之情。而爲此不得已之擧。此豈□先王之志哉。噫。臣民無祿。不享遐算。遽有鼎湖之慟。其未及追復光祖者。莫非□先王之遺悔也。然則今日之責。顧不在於□殿下乎。□殿下誠孝自天。愛所親敬所尊。凡所以繼志述事。無所不用其極。則獨於光祖。可不推□先王之初心哉。先王末年。上而臺諫侍從。下而韋布之士。交章爭論。欲明光祖之無罪不爲不多。而其於疏中。率皆循用詭激喜事之語。此豈足以知光祖哉。光祖之行己處事。平平正正。而指以爲詭激喜事者。衮,貞,沆其人也。欲以明光祖之志。而反襲譖光祖之說。亦淺乎其知光祖也。其曰變更舊章者。臣等請有以辨之。自古及今。法立而弊必生。故三代之時。亦有損益之制則損之益之。當與時宜之。而所不可改者。唯三綱五常而已。臣等未知光祖之所更者。其三綱乎。其五常乎。漢儒董仲舒之言曰。爲政而不行。甚者必變而更化之。□先王之初。廢朝之餘習尙存。則豈非更化之秋乎。當其更化之時。苟非聖人之神化。則其所以條敎法令之施。豈能無痕迹哉。如其有痕迹。則習熟見聞。以爲尋常之人。孰不自駭而自驚哉。然則決不可以更化短光祖也。噫。媢嫉之害。萋斐之罪。萬死難酬。貞,沆雖已伏罪。而不得正其妬罔之罪。則不可謂以罪罪之也。況南衮尙以奸魁。享榮考終。勸懲之道。果安在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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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말단에서 줄어드는 죄과를 따라 명하기를, “너희들은 모두 시종신으로서 상하가 한마음이 되어 지극한 다스림을 보기를 기약하였으니 너희들의 마음은 선하지 않지 않다. 근래 조정의 일을 처리함에 과오가 있었던 듯하여 인심이 불평하게 하였으므로 부득이 죄를 주었으나 내 마음 또한 어찌 편안하겠는가. 그렇다면 광조(光祖)를 죄주는 것이 어찌 선왕의 뜻이 아니겠는가. 이로부터 간사한 자들이 당파를 세워 요직에 가득하여 위학(僞學)을 꾀격(巧激)이라 하고 상기(尙奇)와 희사(喜事)라고 지적하며 옛 법을 바꾸려고 하였다. 한 시대의 어진 사대부들은 모두 제거하고 베어 버리지 않은 자가 없었다. 아, 이 몇 마디 말은 어찌 고금에 간당이 어진 선비를 핍박한 하나의 함정이 아니겠는가. 상기(尙奇)와 희사(喜事)라는 비방과 옛 법을 바꾸려 한다는 비방은 이전에는 사마광(司馬光)의 어짊을 가지고 하였다.” 그러나 피할 수 없었습니다. 기괴하고 격렬하며 거짓된 학설이라는 비방은 주희(朱熹) 같은 성인도 피할 수 없었는데, 하물며 지금 말세의 거리낌 없는 간사한 자들이 어진 선비를 모함하려고 한다면 무슨 말을 꺼내지 못하겠습니까. 우리 선왕께서 무죄한 광조(光祖) 등을 추념하여 거두어 서용할 계획을 세우시자, 김곤(金瑮), 이정(李貞), 윤항(尹沆) 등이 몰래 윤세정(尹世貞), 황석물(黃錫物), 이옥(李沃) 등 무뢰배 몇 사람을 사주하여 상서(上書)를 올려 무함하고 논핵하였습니다. 그런데 포의(布衣)들의 공론이라고 핑계 대어 중죄로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윤세정과 이옥이 세론(世論)을 바라는 소를 올린 것은 진실로 서가(徐嘉)가 상서하여 주희를 참형하기를 청한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당시의 간사한 사람 중에 심보(深甫)처럼 땅에다 글씨를 쓴 자는 없었으니, 그 잔인함이 또한 너무나 심하였습니다. 신들은 삼가 논핵하는 의논을 한번 결정하라고 아룁니다. 길을 가는 사람들이 모두 눈물을 흘리며 소리 내어 울면서 그 무고함을 슬퍼하였으니, 광조의 어짊은 사람들에게 깊이 믿음을 받았습니다. 죽음에 임박해서도 침착하여 안색에 동요함이 없이 단지 “임금을 사랑하기를 아비처럼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기를 집안일처럼 걱정한다.”라고 하였고, 또 “밝은 해가 땅을 비추듯 내 마음을 환히 비춘다.”라고 하였으니, 광조의 충성은 천지가 함께 감시하는 바였습니다. 애석하게도 어진 광조가 선왕의 성군을 만나서 끝내 간사한 무리에게 모함을 받아 한을 품은 채 땅에 묻혔습니다. 신들이 매양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치며 통곡합니다. 대체로 명철하신 선왕께서 어찌 광조가 조금도 사심이 없음을 모르셨겠습니까. 다만 곤(衮)과 정배(貞輩)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에만 급하여 이렇게 부득이한 조치를 하신 것이니, 이것이 어찌 선왕의 뜻이겠습니까. 아, 신민은 복이 없어 장수를 누리지 못합니다. 갑자기 정호(鼎湖)의 슬픔이 있었으니, 미처 광조를 추복하지 못한 것은 모두 선왕의 남은 후회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책임이 도리어 □전하에게 있지 않겠는가. □전하는 성효(誠孝)가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친애하고 존경하는 바에 대해 모든 뜻을 계승하고 일을 이어나가는 데에 극진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유독 광조에 대해서만 어찌 선왕의 초심을 미루어 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선왕 말년에 위로는 대간(臺諫)과 시종(侍從), 아래로는 벼슬아치와 선비들이 상소를 올려 논쟁하여 광조의 죄가 없음을 밝히려고 한 것이 적지 않았으나, 그 상소 가운데에는 모두 기이하고 격렬한 일을 좋아한다는 말을 그대로 따랐으니, 이것이 어찌 광조를 알 수 있는 것이겠는가. 광조가 행실과 처사가 평평하고 바르다는 것을 가지고 기이하고 격렬한 일을 좋아한다고 지적한 것은 곤(衮)ㆍ정(貞)ㆍ항(沆) 같은 사람이다. 선왕은 광조의 뜻을 밝히고자 하였다. 그런데 도리어 광조(光祖)의 말을 답습한 것은 또한 광조에 대한 지식이 얕은 것입니다. 그가 ‘옛 법을 고쳤다.’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신들이 변론할 것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법이 세워지면 반드시 폐단이 생기므로 삼대(三代) 때에도 손익제(損益制)를 두어 줄이고 늘려서 시의에 맞게 하였지만, 고칠 수 없는 것은 오직 삼강오상뿐입니다. 신들은 광조가 고친 것이 삼강인지 오상인지 모르겠습니다. 한나라 유학자 동중서(董仲舒)는 ‘정사를 행하지 못하면 심한 경우 반드시 변하여 다시 교화한다.’라고 하였고, 선왕이 처음 정치를 할 때에는 폐조의 여습이 남아 있으니 어찌 다시 교화할 때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그 교화를 성인(聖人)의 신묘한 교화가 아니라면 조교와 법령을 시행하는 데에 어찌 흔적이 없겠습니까. 만약 그 흔적이 있다면 익히 보고 들은 것으로 보통 사람이라고 여겼으니, 누군들 스스로 놀랍고 놀라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결코 다시 짧은 세월을 바꾸어 조상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아, 시기하는 해로움과 무성하게 자란 죄는 만번 죽어도 갚기 어렵습니다. 정숙(貞淑)과 홍항(洪沆)이 비록 이미 죄를 자복하였지만 그들의 질투와 망녕됨의 죄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그들을 죄로 다스렸다고 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남곤은 아직도 간악한 괴수로서 영광을 누리며 조상을 마치고 있으니, 권장하고 징계하는 도리가 과연 어디에 있겠습니까.

원문

忠君愛國之賢。卒陷不測之禍。妬賢罔上之奸。反享富貴之榮。豈不反哉。伏願□殿下察光祖之至情。念□先王之遺悔。賜祭贈爵。一如□先王之於金宏弼,鄭汝昌。則士習幸甚。國家幸甚。嗚呼。光祖之追奬。固無益於九泉之朽骨。而臣等之所以眷眷於此者。正以光祖實乃吾儒之宗匠也。自光祖之死。士氣之薾然久矣。士習之淆薄甚矣。至于今日。正直之風息。廉恥之道喪。靡靡成習。貪汚成風。人皆以模稜爲貴。軟熟爲賢。危言者以爲狂。危行者以爲僞。諛佞之習。有甚於西京之末。一有剛毅正直守道循理之士出於其間。則名之以僞學之流。而加以詭激之謗。數十年來。以此數字。禁錮一國之賢人君子。必使之無所容其身而後已。此豈盛世之事。而尙忍言之哉。今我□殿下新服厥命。四方之民。引領拭目。以觀新政。苟不及此時明示好惡。則奸邪之徒必將彈冠相慶。而爲善者怠矣。嗟乎當時之士。無罪而橫罹者不可勝數。而有如金淨,奇遵之死。最爲誣枉。淨,遵皆與光祖。志同道合。協力贊治。及其禍起。淨謫錦山。遵竄牙山。心知其必死而欲與其母一訣。淨告邑宰乞暇。覲其母于報恩而還。斯可謂亡命乎。遵之母。遠隔茂長。行不得自如則登嶺望遠。以寓古人陟屺之思。有頃而還。斯可謂亡命乎。茲二臣者實欲亡命。則豈有自還之理乎。兩邑之宰。希附衮,貞之旨。鍛鍊而誣告。衮,貞乃復攘臂肆言。以爲淨,遵自謂動法古人。而卒乃亡君之命。則其流之所行。類若是。至乃以是累光祖。甚者又以不軌之名加光祖。而蔽錮□聰明。可勝痛哉。自古小人之巧飾。無所不至。以趙汝愚之忠直。亦未免於假夢爲符。謀爲不軌之譖。而冤死道中。則光祖之情。亦可以此而推之也。伏願□殿下痛察而一雪之。則不唯三臣之魂感泣於冥冥之中。□先王在天之靈。亦且喜□殿下能盡繼志之道也。然而復其職申其枉。明好惡之文也。愛其人尙其志。明好惡之實也。□殿下雖能復三臣之職。苟不察其情而愛其人。愛其人而尙其志。則其所以好之者。非所謂心誠好之者也。雖欲明所好惡。使下之人知所趨向。其可能乎。此傳所謂所令反其所好。而民不從者也。伏願□殿下留神焉。臣等俱以狂簡。叨居首善之地。耳聞目見。慷慨於心者。非日非月矣。夫以學校禮義相先之地。而群聚講論者。只以科擧利祿。爲儒者事業。不知禮義爲何物。學問爲何事。若有有志之士修身謹行。抱經論心者。則群排衆謗。目以爲道學之邪氣。指以爲詭激之餘習。相與怪嘖而忌嫉之。臣等身親見之。不勝憤菀。究厥所由。則莫非己卯之禍有以啓之也。噫。僞學之黨。一錮一除。而趙宋之國脈。潛已斲喪。茲豈非今日之殷鑑耶。臣等徒能讀古人之書。而貿貿焉不知趨向之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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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군애국(忠君愛國)의 어진 사람이 뜻밖의 화를 당하고, 현인을 시기하여 위로 올라가려던 간신이 도리어 부귀영화의 영광을 누리니, 어찌 도리에 어긋나지 않겠습니까. 삼가 바라건대, □ 전하께서는 광조(光祖)의 지극한 정성을 살피시고 선왕(先王)의 남은 후회를 생각하시어 제사를 내리고 작위를 추증하는 것을 한결같이 선왕께서 김홍필(金宏弼)과 정여창(鄭汝昌)에게 하신 것처럼 하소서. 그렇게 하신다면 사습(士習)이 매우 다행스럽고 국가가 매우 다행스러울 것입니다. 아, 광조를 추숭하여 장려하는 것이 구천의 썩은 뼈에 진실로 도움이 되지 않으나 신들이 이에 대해 염려하는 것은 바로 광조가 실로 우리 유학의 종장(宗匠)이기 때문입니다. 광조가 죽은 뒤로 사기(士氣)가 위축된 지 오래되었고, 사습이 혼탁해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정직한 기풍이 사라지고 염치 있는 도리가 없어졌습니다. 나약하고 비굴함이 습속을 이루고 탐욕과 부정이 풍조를 이루어 사람들이 모두 모稜(模稜)을 귀하게 여기고 유약함을 어질다고 여깁니다. 위험한 말을 하는 자를 미친 사람이라 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자를 거짓말쟁이라고 하니, 아첨하는 습성이 서경(西京) 말기에 심했던 것보다 더 심하다. 한 명의 강직하고 정직하며 도를 지키고 이치를 따르는 선비가 그 사이에 나오면 위학(僞學)의 무리라고 이름을 붙이고서 괴이하고 격렬하다는 비방을 덧붙여 수십 년 동안 이 몇 글자로 온 나라의 어진 군자와 현인을 금고(禁錮)하여 반드시 몸을 용납할 곳이 없게 한 뒤에야 그만두었다. 이것이 어찌 성세의 일이겠는가, 그런데도 차마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지금 우리 □ 전하께서 새로 왕위에 오르시어 사방의 백성들이 목을 빼고 눈을 씻고 새 정사를 보려고 기다리고 있다. 진실로 이때에 호오를 분명히 드러내지 않는다면 간사한 무리들은 반드시 관을 쓰고 서로 경축할 것이고, 선을 행하는 자는 게으르게 될 것이다. 아, 당시의 선비 중에 죄도 없이 횡액(橫厄)을 당한 자가 이루 다 셀 수 없는데, 김정(金淨)과 같은 이가 있다. 기준의 죽음은 가장 억울한 일입니다. 정과 준은 모두 광조와 뜻이 같고 도가 합치하여 힘을 합쳐 치세를 도왔습니다. 그 화가 일어나자 정은 금산(錦山)으로 귀양 가고 준은 아산(牙山)으로 찬배되었는데, 죽음을 각오하고서 어머니와 한 번 이별하고자 하였습니다. 정이 고을 수령에게 휴가를 청하여 보은에 가서 어머니를 뵙고 돌아왔으니, 이것을 망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준의 어머니는 멀리 무장(茂長)에 계셔서 직접 갈 수가 없었으므로 산에 올라가 멀리 바라보며 옛사람이 봉우리에 올라서 아들을 그리워하던 생각을 붙였는데, 조금 있다 돌아왔으니 이것을 망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 두 신하가 실로 망명을 하려고 했다면 어찌 스스로 돌아올 리가 있었겠습니까. 두 고을의 수령은 김곤(金瑮)과 윤정(尹貞)의 뜻에 부합하여 억지로 꾸며내어 무고하였는데, 김곤과 윤정은 팔짱을 끼고 함부로 말하면서 정과 준이 스스로 법을 어기는 옛사람이라고 여겨서 마침내 임금을 배반하는 명을 내렸으니, 그 죄를 지은 자가 처벌받는 것입니다. 유(類)가 이와 같고, 지내(至乃)는 이로 인하여 광조를 누명을 씌웠으며, 심지어 또 불의(不軌)라는 명목으로 광조에게 죄를 씌워 총명한 눈을 가렸으니, 통탄스러움을 어찌 이루 다 말하겠습니까. 예로부터 소인의 교묘한 꾸밈은 못하는 것이 없어서 충직한 조여우(趙汝愚)도 꿈을 빌미로 삼아 불의한 모의를 꾀하다가 원통하게 길에서 죽고 말았으니, 광조의 심정도 이와 같았음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통촉하여 한결같이 죄명을 씻어 주소서. 그렇게 하신다면 저승에 있는 세 신하의 혼령이 감격하여 눈물을 흘릴 뿐만 아니라, 하늘에 계신 선왕의 영령도 또한 전하께서 뜻을 계승하는 도리를 다한 것을 기뻐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 직임을 회복하고 억울함을 풀어 주는 것은 호오(好惡)의 문장을 밝히는 것이고, 그 사람을 사랑하고 그 뜻을 존중하는 것은 호오의 실상을 밝히는 것입니다. 전하께서 비록 세 신하의 직임을 회복해 주시더라도 진실로 그 심정을 살피고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신다면 그 사람을 사랑하고 그 뜻을 숭상하면, 좋아하는 바가 이른바 마음으로 진실하게 좋아함이 아닙니다. 비록 좋아하는 바를 밝혀서 아랫사람으로 하여금 추향(趨向)하는 바를 알게 하려고 해도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전(傳)에서 말한 ‘명령은 그 좋아하는 바와 반대인데 백성들은 따르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유념하소서. 신들이 모두 미치고 간사한 사람으로 외람되게 수선(首善)의 자리에 있으면서 귀로 듣고 눈으로 보아 마음속에 강개해 온 것이 일월이 아닙니다. 대저 학교는 예의를 앞세워 서로 가르치는 곳인데, 모여서 강론하는 것은 단지 과거와 녹봉을 유자의 사업으로 삼아서 예의가 무엇인지 학문이 무슨 일인지 알지 못합니다. 만약 뜻을 가진 선비가 몸을 닦고 행실을 삼가며 경전을 안고 마음을 논하는 자가 있다면, 무리 지어 비방을 퍼뜨려 도학(道學)의 사기(邪氣)라고 눈으로 보고 기괴하고 격렬한 나머지 습관이라고 손으로 가리킬 것입니다. 서로 괴이하게 여겨 비난하고 시기하여 미워하였는데, 신들이 직접 보고 분통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연유를 따져 보면 모두 기묘년의 화가 계기가 된 것입니다. 아, 위학(僞學)의 무리가 한 명씩 감옥에 가두고 한 명씩 제거되었지만 조송(趙宋)의 국맥이 이미 몰래 헐뜯어 없어졌으니, 이것이 어찌 오늘날의 거울이 아니겠습니까. 신들은 다만 옛사람의 글을 읽었을 뿐 분주하게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아갈 방도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원문

嘗竊思其所以致此之源。而未嘗不流涕於光祖之死。故謹瀝血陳辭。伏願□殿下勿以人廢言。幸甚。臣等無任懇切之至。□批曰。疏意知道。此人等事。□先王豈偶然計而處之。疏再上。□批曰。不從之意。已盡言之。疏三上。□批曰。汝等居首善之地。好古而論時。疏章三上。辭懇義直。所學之正。何以加此。我□先王敎育之澤。亦可想矣。然言之不從。有意存焉。且大學雖曰公論所在。是非之定。自有朝廷。言是非則得矣。期於定是非。非諸生事也。汝等姑退而更思之。□仁廟疾大漸。□命復其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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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이와 같은 사태가 초래된 근원을 생각하고서 광조(光祖)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삼가 피눈물을 쏟으며 진달하오니, 엎드려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사람 때문에 말을 폐하지 마소서. 그렇게 해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다행이겠습니다. 신들은 간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비답하기를, “상소의 뜻은 잘 알았다. 이 사람들의 일에 대해 선왕께서 어찌 우연히 계획하여 처리하셨겠는가.”하였다. 상소를 두 번 올리니, 비답하기를,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이미 다 말하였다.”하였다. 상소를 세 번 올리니, 비답하기를, “너희들은 수선(首善)의 자리에 있으면서 옛일을 좋아하여 시대를 논하였으니, 상소의 내용이 간절하고 의리가 곧다. 배운 바가 바름에 어찌 이보다 더하겠는가. 우리 선왕께서 교유하신 은택을 또한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따르지 않는 데에는 생각이 있다. 또 《대학》에 비록 공론(公論)이 있는 곳에 시비가 정해진다고 하였으나, 시비를 정하는 것은 본래 조정의 일이니, 시비를 말하면 될 것이지 기어코 시비를 정하는 것은 제생들의 일이 아니다. 너희들은 우선 물러가서 다시 생각하라.”하였다. 인묘(仁廟)께서 병이 심해지자, 명하여 관직을 회복시켰다.

332. 退溪年譜〔原注:出本集〕[柳成龍所撰]

문체: 傳記類 / 系譜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50B, ITKCMO0127AA025350C

원문

戊辰九月丁卯。入侍夕講。□上問曰。頃者朝議欲追贈趙光祖。其人學問行事如何。□啓曰。光祖天稟秀出。早有志於性理之學。居家孝友。□中廟求治如渴。將興三代之治。光祖亦以爲不世之遇。與金淨,奇遵,韓忠等。相與協力同心。大有更張。設立條法。以小學爲敎人之方。且欲擧行呂氏鄕約。四方風動。若久不廢。治道不難行也。但當時年少之輩。急於致治。不無欲速之弊。舊臣之見擯者。失職怏怏。百計伺隙。構成罔極之讒。一時士類。或竄或死。餘禍蔓延。至今士林之間。有志學行者。惡之者輒指爲己卯之類。人心孰不畏禍。士風大汚。名儒不出。職此故也。□上曰。頃者弘文館議追削南衮官爵。此亦何如也。□啓曰。己卯之禍。正由南衮,沈貞之奸。而終爲中廟之累。可謂罪通于天矣。□上意以□先朝大臣追削爲未安。意甚忠厚。然衆論所□啓。乃彰善癉惡之事。褒□贈光祖。追罪南衮則是非分明也。□上命收議於大臣。令弘文館兩司政院。各陳衮罪狀。遂奪南衮官爵。〔原注:貞曾已削奪官爵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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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년 9월 정묘일 석강에 입시하였다. 주상이 묻기를, “지난번 조정에서 조광조를 추증하자는 의논이 있었는데, 그 사람의 학문과 행실은 어떠하였는가?” 하니, 아뢰기를, “조광조는 타고난 자품이 빼어났고 일찍부터 성리(性理)의 학문에 뜻을 두었으며 집안에서는 효성스럽고 우애가 깊었습니다. 중묘께서 치세를 구하는 것이 마치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는 것과 같아서 장차 삼대(三代)의 치세를 일으키려고 하셨는데, 조광조도 또한 세상에 드문 기회를 만났다고 여겨 김정(金淨), 기준(奇遵), 한충(韓忠) 등과 서로 힘을 합치고 마음을 같이하여 크게 개혁하였으며 조법(條法)을 세우고 《소학》을 가르치는 방도로 삼았고 또 〈여씨향약(呂氏鄕約)〉을 거행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온 나라가 그에 감동하여 만일 오래도록 폐지하지 않는다면 치세의 도가 행해지는 데 어렵지 않을 듯하였습니다. 다만 당시 젊은 무리들이 치세를 이루는 데 급급하여 빨리 이루고자 하는 폐단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옛 신하들 중에서 버림받은 자들은 직분을 잃고 불만을 품어 온갖 계책으로 기회를 엿보아 망극한 참소를 꾸며 내서 일시에 사류(士類)가 귀양을 가거나 죽게 되었고 그 여파가 미치고 퍼져서 지금까지도 학문과 행실에 뜻이 있는 사림(士林)은 기묘년의 무리를 미워하여 지목하곤 합니다. 사람의 마음이 누군들 화를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마는 사풍(士風)이 크게 더러워져 명유(名儒)가 나오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였다. 주상이 말하기를, “지난번 홍문관에서 남곤(南烱)의 관작을 추삭하자는 의논을 하였는데, 이것도 어찌한 것인가?” 하니, 아뢰기를, “기묘년의 화는 바로 남곤과 심정(沈貞)의 간사함으로 말미암았는데 끝내 중묘께 누가 되었으니 죄가 하늘에까지 미쳤다고 할 만합니다.” 하였다. 주상이 선왕조 대신을 추삭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하였으니, 뜻이 매우 충후하다. 그러나 뭇사람들의 의론은 바로 선을 드러내고 악을 물리치는 일이다. 조광조를 포상하여 추증하고 남곤을 추죄하는 것은 시비가 분명하니, 주상이 대신들에게 수의(收議)하라고 명하고 홍문관과 양사 및 정원에 각각 남곤의 죄상을 진달하게 하라.” 하였다. 마침내 남곤의 관작을 빼앗았다.- 원주(原注)에 “심정은 이미 관작을 삭탈하였다.” 하였다. -

333. 見德陽遺稿有感。贈人。〔原注:出駱峯夜話錄。舊有序及諸作〕[康惟善]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己卯年間事。吾嘗欲問之。還嫌哀淚下。不敢讀遺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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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년의 일은 내가 일찍이 물으려 하였으나 도리어 슬픈 눈물 떨어짐을 꺼려서 감히 남긴 시를 읽지 못하였네

334. 閱德陽遺稿〔原注:出本集○蘇齋於丁未年。謫中作此詩。故頗有自況之意。〕[蘇齋〔原注:盧守愼〕]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萬古蒼天無一言。偏敎善類苦銜冤。至情那忍范滂母。淸議孰回忠獻孫。不汗應知五日死。未招還有百年魂。遺篇更着人心讀。起立啼垂舊血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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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고에 푸른 하늘은 한마디 말도 없이 유독 선한 이들 괴롭게 원통하게 하였네 지극한 정으로 어찌 범방의 어머니를 차마 대하랴 맑은 의론을 충헌공의 후손이 누가 회복할까 땀 흘리지 않았으니 응당 오일 만에 죽었음을 알겠고 부르지 않았으나 도리어 백 년의 혼이 있네 남긴 글 다시 읽어보며 인심을 생각하니 일어서서 눈물 흘리니 옛 피 자국 남았네

335. 以□御史到穩城。弔奇服齋先生。〔原注:入讀書堂朔啓〕[許篈〔原注:荷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50D

원문

往事餘叢棘。淸芬夢杳然。不能逢故老。那得問當年。〔原注:許公言到穩城。故老誦先生臨沒自挽詩曰。滄海魂遊月。荒山骨瘞霜。君臣千載意。一死有餘傷。又曰。日落天如墨。山深谷似雲。其餘今忘之。滄海荒山之詩。似是第二卷謫中吟之傳也。〕屈子〔原注:一作楚客〕江潭怨。陳公蜀道憐。惟將一掬淚。〔原注:一作悠悠萬古恨〕霑灑夕陽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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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은 덤불만 남았고 맑은 향기는 꿈속에 아득하네 옛사람을 만나지 못하니 어찌 당년의 일을 물을 수 있으랴 원주(原注) : 허공(許公)이 온성(穩城)에 이르렀을 때 옛사람들이 선생께서 돌아가실 때 스스로 지은 만시(挽詩)를 외웠다. 창해에 혼이 노닐고 황산에 뼈가 묻혔네 군신의 천년의 뜻 한 번 죽음에도 남은 슬픔 있구나 또 이르기를, 해가 지니 하늘은 먹빛 같고 산이 깊으니 골짜기는 구름 같네 그 나머지는 지금 잊었노라 창해(滄海)와 황산(荒山)의 시는 제2권에 적중(謫中)에서 읊었다고 전한 것인 듯하다. 굴자(屈子)원주에는 ‘초객(楚客)’으로 되어 있다. 강담을 원망하고 진공은 촉도를 가련해하네 오직 한 움큼 눈물을 원주에는 ‘유유만고의 한’으로 되어 있다. 석양에 뿌리노라

336. 次韻[李山海]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人傳服齋事。中夜坐悽然。絶塞看雲日。荒城泣血年。只緣時宰嫉。寧欠□聖君憐。儻有遊魂在。重來玉署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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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복재의 일을 전하는데 한밤중에 앉아 슬픔에 젖노라 먼 변방에서 구름 바라보던 날이요 황량한 성에서 피눈물 흘리던 해로세 다만 시임 재상이 질시했기 때문이니 어찌 임금님의 사랑을 덜 받았으랴 혹시라도 떠도는 혼이 있다면 다시 옥당의 변방으로 돌아오게나

원문

夕陽秋草句。吟到每潸然。死去知無托。生還未有年。吹燈山客弔。啼月海禽憐。斗酒誰相酹。孤魂哭塞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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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에 가을 풀을 읊조리다 보면 매번 눈물이 줄줄 흐르네 가서도 의탁할 곳이 없음을 알겠고 살아 돌아올 해가 아직 남지 않았구나 등불 불어 끄는 산중 나그네의 애도요 달에 우는 바닷새의 가련함이로다 말술을 누구와 함께 나누려나 외로운 혼은 변방에서 곡하리라

337. 萬曆己卯。聞許□御史弔服齋先生詩。感己卯重還。仍步其韻。奉呈服齋之孫奇丈。[洪慶臣]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憑君問何意。獨坐抱悽然。甲子重還日。先公被謫年。荒山遺句在。滄海舊氓憐。□御史能傳道。前年出按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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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묻노니 무슨 뜻으로 홀로 앉아 슬픔을 안고 있는가 갑자년이 다시 돌아온 날 선친께서 귀양살이 하셨던 해라네 황량한 산에 남은 시구 남아 있고 푸른 바다 옛 백성들 가련해하네 어사가 능히 도를 전할 수 있으니 지난해 변방을 안찰하러 나갔었지

338. 以□御史到穩城。次許美叔弔奇服齋先生韻。〔原注:出穩城題詠〕[金誠一〔原注:鶴峯〕]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萬事東流水。追思更惘然。何言鵩來日。政是漢興年。□主聖吾猶恃。天高鬼莫憐。平生忠孝志。委絶塞垣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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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가 동쪽으로 흐르는 물과 같아 추억하면 다시 망연자실하네 어찌 복조가 온 날을 말할까 바로 한나라 흥성한 해였지 임금은 성스럽고 나는 믿었지만 하늘은 높고 귀신은 가엾게 여기지 않네 평생의 충효의 뜻을 변방에 버려두었네

원문

千載明良會。幸逢不偶然。亨屯當大任。更化在初年。天意終難測。民生重可憐。傳心舊甲子。揮淚暮江邊。〔原注:舊甲子。必是後己卯年所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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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에 한 번 명량의 회합이여 다행히 만난 것이 우연이 아니네 형통과 곤궁은 큰 책임을 당한 때요 다시 교화함은 첫 해에 있도다 하늘의 뜻은 끝내 헤아리기 어려우나 백성의 삶은 중히 가련할 뿐이라오 옛 갑자에서 마음을 전해 받으니 저문 강가에서 눈물을 뿌리노라 원주(原注) : 옛 갑자는 필시 후기묘년(後己卯年)에 지은 것이다.

339. 次盧蘇齋先生韻[崔岦]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二憾戎成尙忍言。諸生哭徹未爭冤。當時默默從天地。後世班班有子孫。不死徒聞是正氣。歸來豈得必精魂。故應珍重存遺稿。終古雲霄月一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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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이나 군사 징집을 어찌 차마 말하랴 제생이 통곡해도 원통함 다하지 못했네 당시에는 천지처럼 침묵하였고 후세에 자손들이 줄줄이 이어졌네 죽지 않고도 정기만 들었으니 돌아와서 어찌 반드시 혼백을 얻으랴 그러므로 진중히 남긴 글 보존하니 영원토록 하늘의 달빛 한 자취로다

340. 金河西公麟厚。童而甚文。用得奇服齋先生遵贈筆一枝。匣而藏之。傳之子若孫。至今如新。夫其服義於受知之日。慕賢於大禍之後。事可稱述。亦足以想見先生之萬一云。〔原注:前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公未〔原注:一作先生〕三十立。童方〔原注:一作童子〕九歲神。貽榮管亦美。禍駭國無仁。穎脫忍充用。櫝藏存愛人。遂令日計壽。翻享世傳珍。轢毀非脩短。扶持豈故新。如將微況大。愴惜更堪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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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서른 살에 세우신 것은 원주(原注)에 선생(先生)이라고 한 곳도 있다. 동방은 아홉 살의 신기한 아이였네 관직을 주어 영예를 끼친 것도 아름다웠으나 재앙이 닥쳐 나라에 어진 이 없었네 영달에서 벗어나 차마 충용되었고 상자에 보관하여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겨 두었네 마침내 날마다 수명을 계산하게 하였으니 도리어 세상에 전해지는 진귀한 물건을 누리게 되었네 수레바퀴로 짓밟아 부순 것은 길고 짧음의 차이가 아니니 부지런히 지켜 보존함이 어찌 새로움 때문이겠는가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을 이루려 하였으니 슬프고 애석한 마음을 다시금 진달하네

341. 次蘇齋韻。題德陽遺稿後。〔原注:無名氏〕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往事傳聞故老言。欲傾東海洗深冤。至今賸馥留天地。能使餘輝被子孫。澤畔可憐曾謫處。洛陽應有儻來魂。平生我亦剛腸者。每把遺編拭淚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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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일은 늙은이에게 전해 들었으니 동해를 기울여 깊은 원한 씻으려 했네 지금까지 남은 향기 천지에 남아 있어 남은 빛을 자손들에게 비추게 하였네 못가에 가련하게 귀양살이하던 곳 낙양에는 응당 찾아오는 혼이 있으리라 평생에 나도 강직한 사람이라 매번 유편을 잡고 눈물로 닦았노라

342. 好閔未第時。獲見服齋先生北徙時札翰。其戀□主思親惓惓之意。令人不覺隕淚。卽又見荷谷許美叔巡撫北方日到穩城悼先生之作。重不勝悲吟怛然之至。謹依原韻。得短律一首。以寓景仰之私。[後學延陵李好閔謹書]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北徙多篇翰。曾看意衋然。尋詩又今日。垂淚憶前年。善道從他嫉。微言更可憐。千秋懸一劍。蕭瑟德陽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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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귀양 갈 때 시편이 많았으니 일찍이 그 뜻을 보아 슬펐었네 시를 찾은 것이 또 오늘이니 눈물을 흘리며 지난날을 생각하네 선도를 다른 사람에게 질투당하니 은미한 말 더욱 가련하네 천추에 한 자루 칼 걸려 있으니 쓸쓸한 덕양의 변방이로세

343. 次韻[李廷龜]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往事何堪說。追思亦愴然。精忠如昨日。公議在千年。積慶天應啓。遺編世共憐。摧殘一丘土。松柏淚痕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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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을 어찌 차마 말하랴 추억하니 또한 슬프구나 정충은 어제와 같고 공의는 천년토록 남았네 경사 쌓여 하늘이 응하여 열어주니 남긴 글 세상에서 모두 아끼네 무너진 한 언덕에 송백이 눈물 자국 곁에 있네

344. 己卯士林之禍。言之短氣。今年春。承□命撰集東方詩賦。得服齋先生詩集。讀之不勝慨然。謹次亡友許荷谷韻。以致區區景仰之意云。[萬曆乙巳之秋。後學柳根。]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先生謫中作。每讀輒潸然。絶塞懷沙賦。浮雲蔽日年。人心久愈憤。□天意果垂憐。寵渥重泉下。高名北斗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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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 귀양살이 중에 지은 시를 읽을 때마다 눈물이 줄줄 흐르네 절세에서 회사를 읊던 부였고 뜬구름이 해 가린 해였었지 인심은 오래도록 분통해했는데 하늘의 뜻 과연 어여삐 여겼나 총애가 황천 아래에 두터웠고 높은 명성 북두성 가에 있네

345. 次韻[吳億齡]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百世難誣議。如天日皎然。朝聞夕死志。衆醉獨醒年。薄俗何深忌。愚夫亦解憐。莫言雷雨晩。猶及九泉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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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토록 속이기 어려운 의론이여 하늘의 해처럼 밝고 환하였네 아침에 듣고 저녁에 죽을 뜻이었고 뭇사람 취할 때 홀로 깨어 있던 나이였네 경박한 풍속이 어찌 그리도 깊이 꺼리나 어리석은 사람도 또한 가엾게 여기네 천둥과 비가 늦었다 말하지 마오 구천의 변방에도 미쳤으니

346. 正德戊寅年間。金河西年甫九歲。文名大振。服齋奇先生行到長城招見之。贈筆一枝。河西以木爲匣。書其面曰。服齋先生所贈。因以爲篋笥之珍。河西卒後。其子從虎能遵父志。雖遭亂流離。行裝蕩然。而猶保此筆。從虎死。又傳至於從虎之子南重。河西以童稚之時。而能慕其人而愛其物。歿身不衰。又使其子孫守而不失。今至九十年之久。人事屢變。而當時故物。宛然如昨。亦斯文之一奇事也。因感其事而賦之。〔原注:前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物固因人重。誠應以類推。方知雙趙璧。莫及一毛錐。授受非無意。流傳本不期。百年衣鉢在。何恨未同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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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은 본래 사람에 따라 중해지니 참으로 응당 부류로 미루어야 하네 이제야 알겠노라, 두 개의 조벽이 한 자루 털모자보다 못함을 주거나 받는 데 뜻이 없진 않지만 유전은 본디 기약하지 않는 법이지 백 년 동안 의발을 간직하고 있으니 어찌 동시대에 살지 못한 걸 한하랴

347. 次諸公韻[申欽]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巫咸不可問。天道竟胡然。忼慨匡時志。凄涼賦鵩年。斯人那再見。一字亦堪憐。灑盡懷賢淚。秋風落日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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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을 물을 수 없으니 천도는 어찌 그리도 무심한가 시대를 바로잡으려던 뜻은 통쾌하였고 부고의 해는 처량하기만 하네이 사람을 어찌 다시 볼 수 있으랴 한 글자도 가련하구나 현인을 생각하는 눈물 쏟아지니 낙조에 가을바람 부는 곳이라네

348. 聞金河西家。藏服齋先生所贈筆有感。〔原注:前人〕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52B

원문

服齋手裏筆。言授河西公。河西纔九歲。丱角未成童。已知服齋賢。誘掖感其衷。拜受增惕若。寶與天球同。肅恭不敢褻。寸襲巾笥中。豈伊物之美。爲挹先生風。河西旣云亡。厥聲何渢渢。陵谷幾變遷。世事浮雲空。此筆獨宛然。可敬還可恫。家傳近百年。護持彌見隆。三世如一日。子姓能有終。兵火猶莫壞。意者神明通。茲言滿人耳。芳躅曠海東。嗚呼兩君子。道義衆所宗。生質固粹美。素養亦已充。卓學標流俗。溥博而高崇。抱負將達施。契合動昭融。致君堯舜心。耿耿貫昊穹。奈何時命舛。蕭艾互蔽蒙。北塞作孤纍。南荒爲野翁。志士本少成。視天眞夢夢。唯有一不律。迄樹斯文功。存乎目擊間。奚待相磨礱。知己諒難遇。遐想起盲聾。渺余仰沖襟。直媿坐倥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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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재의 손에 든 붓을 하서공에게 주었네 하서는 겨우 아홉 살로 관례도 치르지 않은 어린아이였는데 이미 복재의 어짊을 알고 이끌어 준 그 충정에 감격하여 절하고 받들며 더욱 두려워하였으니 보배가 하늘과 같았네 공경히 받들어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하고 두건 속에 넣어 보관했네 어찌 이 물건의 아름다움 때문이겠는가 선생의 풍모를 본받으려는 것이었네 하서가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그 명성이 어찌 끊어졌으랴 산과 골짜기가 몇 번이나 변하였고 세상일은 뜬구름처럼 허무한데이 붓만은 완연히 남아 있어 공경스럽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네 집안에서 전해 온 지 거의 백 년이라 보호함이 더욱 융성하니 삼대가 하루같이 하여 자손이 끝까지 지켜 왔네 전란에도 오히려 망가지지 않았으니 아마도 신명이 통했으리라 이제 이 말을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선생의 자취가 해동에 드물었네 아, 두 군자는 도의를 모두 숭상하였네 타고난 바탕이 진실로 순수하고 아름다웠으며 평소의 수양도 이미 충만하였네 탁월한 학문은 유속을 표방하였고 넓고 깊어 고상하였네 포부를 장차 펼치려 하였으니 마음이 서로 합하여 절로 밝았네 군왕을 요순으로 만들려는 마음이 반짝이며 하늘에까지 꿰뚫었네 어찌하여 때와 운명이 어긋나서 초목이 서로 가리고 어두웠던가 북쪽 변방에서 외로운 죄수가 되고 남쪽 변방에서 들판의 노인이 되었네 지사는 본래 이루는 이 적으니 하늘을 보아도 참으로 꿈만 같았네 오직 한 가지 지키지 않은 것은 사문의 공을 세우기까지였네 눈으로 보고 있는 사이에 있으니 어찌 서로 갈고 닦기를 기다리랴 지기는 진실로 만나기 어려운데 멀리서 생각하니 눈이 어둡고 귀가 먹은 듯하네 나는 우러러 충심을 지녔으나 곧장 부끄럽게도 어수선하게 앉아 있네

349. 敬次諸公韻[後學洪履祥[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52C

원문

盥手披遺稿。吟哦倍愴然。空懷濟斯世。何忍說當年。公議堂堂在。詩篇句句憐。淸標猶可想。風月浩無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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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씻고 유고를 펼쳐 보노라니 읊조리매 슬픔이 갑절이나 더하네 공연히 이 세상을 구제할 생각만 하고 어찌 차마 당년의 일을 말하랴 당당한 공론은 여전히 남아 있고 시편의 구구절절한 시는 가련하구나 맑은 풍모를 오히려 상상할 수 있으니 풍월이 끝없이 호연히 펼쳐지네

350. 次韻[乙巳秋。後學西原韓浚謙。]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己卯斯文禍。聞來亦慘然。東京鉤黨日。南渡竄賢年。絶學誰能繼。遺篇更可憐。空餘滄海月。依舊照天邊。〔原注:滄海月。用先生謫中詩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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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년은 사문의 재앙이던 때라 그 소식을 듣고도 참담했었네 서울에서 당파를 엮어내던 날 남쪽으로 현인을 내쫓았었지 끊어진 학문을 누가 계승할꼬 남긴 시편 더욱더 가련하구나 부질없이 푸른 바다에 달만 남아 예전처럼 하늘가 비추고 있네 원주(原註)에 “푸른 바다의 달〔滄海月〕”은 선생이 귀양지에서 지은 시어를 사용한 것이다.

351. 己卯年間。姊兄故執義荷衣洪君迪。〔原注:洪君於韓公。爲姊兄。〕承暇在湖堂。次許美叔傷服齋先生近體詩。書進朔□啓中。爲一時所傳誦。到今追念是作。唯記敢道□恩猶薄。都緣衆莫憐一聯。而忘其首尾。感歎之餘。遂又補成其韻。以寓懷賢悼舊之意云。

문체: 詩類 / 詩類

원문

隔世懷先正。傷時倍惘然。望雲秦嶺日。捐佩楚江年。敢道□恩猶薄。都緣衆莫憐。孤魂招不返。秋盡塞城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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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을 그리워한 지 오래인데 시대를 슬퍼함에 더욱 망연하네 진령의 해를 구름에서 바라보고 초강의 해에 패옥을 버렸네 감히 은혜가 오히려 박하다 말할까 모두가 가련히 여기지 않아서라네 외로운 넋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데 변방 성에 가을이 다하였네

352. 德陽遺稿跋[吳億齡]

문체: 序跋類 / 題跋類

원문 위치: ITKCMO0127AA025353B

원문

德陽服齋奇先生。以道德文章鳴一世。而不幸遭時不淑以歿。平生文字。十存一二。家庭間所綴緝。只此遺稿一卷而止耳。其立朝而形諸疏箚者。尙有數十餘篇。許典翰篈嘗欲收印而不克果。又經亂而散逸殆盡。豈天不欲掛諸俗人之眼。使雷電下取而莫之留耶。竊想其忠言讜論。必有載諸國乘者。而天上祕書。非人間所得見。此則不過爲後世傳誦之資而已。況先生之詩文。雖本忠孝根性情。無一不關於世敎。而於先生爲餘事。其窮理反躬之學。激濁揚淸之志。忘身徇國之操。與趙靜菴,金沖菴諸先生。聯芳竝烈。其行蹟炳然。尤不容泯滅。而於集中不及焉。豈非一大欠也。今相國奇公自獻。卽先生之曾孫。每抱遺篇。慨然增感。收拾咳唾。猶恐不實。本集所載之外。又得對策疏章祭文各一篇。啓辭簡札各三道。贈行詩十首。以補闕遺。至其事跡之雜出於諸賢所稱。與夫文人韻士追慕而諷詠者。亦多採錄。先生之平生心事。始終大節。於是乎備載。而是集之中。一字一義。愈益光焰。何其幸也。噫。讀其詞觀其迹。使人竦然感發。足以爲臣子之勸。其有補於風化甚大。則相國之致勤於此。寧獨私於相國一家之垂範也哉。因書其故。以告同志之士云。萬曆三十三年八月下澣。嘉善大夫。行成均館大司成兼弘文館提學,同知春秋館事,□世子左副賓客吳億齡。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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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양(德陽) 복재 기 선생은 도덕과 문장으로 세상에 이름을 떨쳤다. 불행히도 시국이 좋지 않은 때를 만나 세상을 떠났는데, 평생의 문장은 10편 중에 한두 편밖에 남지 않았다. 가정에서 모아둔 것은 이 유고(遺稿) 한 권뿐이다. 조정에 있을 때 상소와 차자에 드러난 것이 아직 수십여 편이 있는데, 허전한(許典翰)이 인쇄하려고 하였으나 이루지 못하였고 또 난리를 겪어 거의 다 흩어져 버렸다. 어찌 하늘이 세속 사람들의 눈에 걸려 있지 않게 하고서 천둥과 번개가 내려가 가져가도 머물러 두지 않으려는 것인가? 생각건대 충성스럽고 바른 논의는 반드시 《국승(國乘)》에 실렸을 것이나, 하늘의 비서(祕書)는 인간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이는 후세에 전해질 자료에 불과하다. 더구나 선생의 시문은 본래 충효와 근성(根性)에 바탕을 두어 세상의 교화에 관계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어찌하여 이처럼 흩어져 버렸는가? 그러나 선생에게는 여사(餘事)가 되었습니다. 이치에 궁구하고 몸을 돌이켜 살피는 학문과 탁한 것을 물리치고 맑은 것을 드러내려는 뜻, 자신을 잊고 나라를 섬기는 지조는 조 정암(趙靜菴)ㆍ김 충암(金沖菴) 등 여러 선생들과 나란히 빛나서 그 행적이 분명하여 더욱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되는데, 《선생집》에는 빠져 있으니 어찌 큰 결함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상국 기공(奇公)은 바로 선생의 증손으로 항상 유편(遺篇)을 품고 감개무량해하였습니다. 그러나 구설에 오르는 것은 오히려 사실과 다를까 두려워하였는데, 본집에 실린 것 외에 또 《대책소장(對策疏章)》 각 1편, 계사 간찰(啓辭簡札) 각 3도(道), 증행시(贈行詩) 10수를 얻어 빠진 것을 보충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러 현인들이 일컬은 사적(事跡)과 문인 운사(韻士)가 추모하여 읊은 시까지도 많이 채록하였으니, 선생의 평생 심사가 드러났습니다. 시종의 큰 절개가 여기에 갖추어져 있고, 이 책 가운데 한 글자 한 뜻이 더욱 빛나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아, 그 말을 읽고 그 자취를 보면 사람으로 하여금 감격하게 하니 신하의 권면이 될 만하여 풍속 교화에 크게 보탬이 된다. 그러니 상국(相國)이 이에 힘쓴 것이 어찌 다만 상국의 집안에서만 모범을 드리기 위한 것뿐이겠는가. 그 까닭을 써서 동지사(同志士)에게 알린다. 만력 33년 8월 하순에 가선대부(嘉善大夫) 행 성균관 대사성 겸 홍문관 제학 동지춘추관사(同知春秋館事) ○ 세자좌부빈객(世子左副賓客) 오억령은 쓰다. 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