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601001:낭세녕-취서도

작품/작가
제발(題跋)
원문
聚瑞圖
皇上御極元年, 符瑞疊呈. 分岐合穎之穀, 實於原野. 同心並蒂之蓮, 開於禁池. 臣郞世寧拜觀之下, 謹彙寫瓶花, 以記祥應.
雍正元年九月十五日, 海西臣郞世寧恭畫.
한국어 번역
취서도
황상께서 즉위하신 원년에 상서로운 징조가 거듭 나타났습니다. 한 줄기에서 가지가 나뉘고 여러 이삭이 합쳐진 곡식이 들판에 가득 열매를 맺었고, 한 줄기에서 두 꽃대가 나란히 핀 연꽃이 궁궐 안 연못에서 피었습니다. 신 낭세녕이 삼가 살펴본 후에, 이 상서로운 감응을 기록하기 위하여 병에 꽂은 꽃을 삼가 모아 그렸습니다.
옹정 원년 9월 15일, 해서(海西)의 신하 낭세녕이 공손히 그리다.
용어 해설
- 어극(御極): 군주가 제위에 오름을 이르는 궁중 용어입니다. '어극 원년'은 청나라 제5대 황제 옹정제의 즉위년인 1723년을 지칭합니다.
- 부서(符瑞): 하늘이 제왕의 어진 통치에 감응하여 내리는 상서로운 징조를 뜻합니다. 유교의 천인감응설에 기반하여, 군주의 정통성과 태평성대를 증명하는 핵심적인 정치적 기호로 작용합니다.
- 첩정(疊呈): 길상의 징조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거듭하여 연이어 나타났음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 분기합영지곡(分岐合穎之穀): 줄기가 나뉘었다가 이삭이 하나로 합쳐진 기이한 형태의 곡식입니다. 전통적으로 '가화(嘉禾)'라 부르며, 천하가 화평하고 큰 풍년이 들 것을 예견하는 최고의 길조로 여겼습니다.
- 동심병체지련(同心並蒂之蓮): 두 개의 연꽃 송이가 하나의 꼭지에서 나란히 피어난 것을 말합니다. 흔히 '병체련'이라 부르며, 황실의 굳건한 화합과 결속을 상징합니다.
- 금지(禁池):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궁궐 내에 조성된 연못을 이릅니다.
- 휘사(彙寫): 여러 대상을 한데 모아 화폭에 옮겨 그렸다는 뜻입니다. 들판의 곡식과 연못의 연꽃 등 각기 다른 장소에 산재해 있던 상서로운 상징물들을 화병에 꽂힌 형태로 치밀하게 재구성했음을 나타냅니다.
- 상응(祥應): 하늘이 상서로운 기운으로 응답함을 의미합니다. 황제의 즉위에 대한 하늘의 승인과 축복을 대변합니다.
- 해서(海西): 명·청 시대에 중국을 기준으로 서쪽 바다 너머에 있는 유럽 일대를 지칭하던 명칭입니다. 여기서는 이탈리아 출신 선교사 낭세녕의 출신지를 명시하여 이방인 화가로서 황실에 복속하는 정체성을 드러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