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601008:낭세녕-서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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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및 작가 개요

  • 작품 제목: <서포도(瑞麅圖)>
    건륭제의 어머니 숭경황태후의 60세 생신(화갑)을 축하하기 위해 그려진 기념비적인 궁정 회화입니다. 몽골 귀족이 진상한 희귀한 흰 노루(알비노 노루)를 상서로운 징조로 여겨 이를 기록한 작품으로, 서양식 원근법과 동양 전통 안료가 결합된 정수입니다.
  • 화가: 낭세녕(郞世寧, 1688~1766) 및 요문한(姚文瀚)
    이탈리아 예수회 선교사 출신인 낭세녕이 주제가 되는 흰 노루를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렸으며, 중국 출신 궁정 화가 요문한이 배경의 바위, 식물, 영지버섯 등을 보완하여 완성한 합작품입니다.
  • 제작 시기: 청 건륭 16년(1751년)
  • 소장처: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

제발(題跋)

원문

乾隆辛未秋獮, 塞上蒙古台吉必力滾達賴, 以此來獻. 色純白如雪, 目睛如丹砂. 抱朴子稱鹿壽千歲, 滿五百歲則色白, 此殆其類. 今年恭遇聖母皇太后六旬萬壽, 適靈獸應時而至, 爰命曰瑞麅, 而紀以詩:

質禀庚辛色, 珠躔應壽星. 天心慶花甲, 德產祝慈寧. 豈意甡甡屬, 偏成翯翯形. 乍辭鹿食野, 可比鳳儀庭. 性自仙人馴, 圖呈動物靈. 無須稽獸譜, 永此驗祥經.

臣郞世寧恭繪

한국어 번역

건륭 신미년(1751년) 가을 만리장성 밖에서 사냥할 때, 몽골 타이지(台吉) 필력곤달뢰가 이것을 진상하였다. 털빛은 눈처럼 순백색이고 눈동자는 붉은 주사와 같았다. 《포박자》에 이르기를 "사슴은 천 년을 사는데, 오백 년을 채우면 털빛이 희게 변한다"고 하였으니, 이 짐승이 아마도 그 부류일 것이다. 올해는 삼가 성모 황태후의 60세 생신(육순 만수)을 맞이하는 해인데, 마침 영묘한 짐승이 때를 맞추어 이르렀다. 이에 이름을 '서포(상서로운 노루)'라 명명하고, 시를 지어 이를 기록한다.

바탕은 경신(庚辛)의 빛깔을 타고났고, 별들의 운행은 장수를 관장하는 수성(壽星)의 기운에 응하였도다. 하늘의 마음이 화갑을 축하하여, 이 덕스러운 산물이 자녕궁의 만수무강을 비는구나. 어찌 저 수많은 노루 무리 속에서, 유독 이토록 희고 윤택한 형상을 이루었을 줄 생각이나 했으리오. 야생에서 먹이를 찾던 노루의 상태를 막 벗어나오니, 봉황이 대궐 뜰에 내려와 춤을 춘다는 상서로움에 견줄 만하도다. 그 성품은 본래 신선이 길들인 듯 온순하고, 그려진 그림은 신령한 동물의 기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구나. 구태여 옛 짐승들의 도감을 상고해 볼 필요가 없으니, 영원히 이 그림이 상서로움을 기록한 옛 경전의 말씀을 증명하리라.

신 낭세녕이 삼가 그리다.

용어 해설

type hanmun korean scope definition sense_note
Event 秋獮 추선 general 황제가 가을철에 주관하는 대규모 사냥 행사입니다. 몽골 귀족들과 군사 훈련을 겸하여 진행한 '목란추선(木蘭秋獮)'을 뜻합니다.
Person 台吉 타이지 general 몽골 및 위구르 지역 귀족에게 부여되던 칭호입니다.
Object 丹砂 단사 general 붉은빛을 띠는 광물인 주사(朱砂)입니다. 알비노 노루 특유의 붉은 눈동자를 묘사하는 비유로 쓰였습니다.
Concept 庚辛 경신 general 천간(天干)의 일곱째와 여덟째로, 오행상 금(金)과 흰색(白)을 상징합니다. 노루의 털빛이 순백색임을 천문·철학적 기호로 표현한 것입니다.
Concept 珠躔 주전 this_text_unit 구슬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별들의 운행 궤도를 뜻합니다.
Concept 壽星 수성 general 인간의 장수를 관장한다고 믿어지는 별자리(남극노인성)입니다.
Concept 慈寧 자녕 general 황태후가 거처하는 자녕궁을 뜻하며, 대유법으로 황태후를 지칭합니다.
Concept 翯翯 학학 general 새의 깃털이나 짐승의 털이 눈부시게 희고 윤이 나는 모습을 뜻하는 의태어입니다.
Concept 獸譜 수보 general 고대 동물의 종류와 형태, 생태를 기록해 둔 도감입니다.

작품의 역사적 의의 및 조형적 특징

  • 정치적 경축과 선전물: 1751년(건륭 16년)은 건륭제의 생모인 숭경황태후의 60세 생신(화갑)이 되는 해였습니다. 건륭제는 몽골 귀족이 진상한 자연적인 알비노 돌연변이 노루를 도교 서적인 《포박자》의 신선 사상과 결합시켜, 황실의 권위와 태평성대를 하늘이 증명하는 완벽한 길조(吉兆)로 격상시켰습니다.
  • 궁정 화풍의 동서양 융합 (합작 화법): 이 작품은 이탈리아 출신의 낭세녕과 중국인 궁정 화가 요문한(姚文瀚)의 합작품입니다. 낭세녕은 서양의 사실주의적 명암법과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흰 노루의 입체감과 털의 질감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반면 요문한은 배경의 기석, 영지버섯 등을 중국 전통 수묵 채색 기법으로 그려내어, 두 화풍이 위화감 없이 절충된 청대 원체화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 문도일치(文圖一致)의 시각적 증명: 건륭제가 직접 지은 어제시(御製詩)와 낭세녕의 치밀한 회화가 한 화폭에서 결합되었습니다. 황제는 시를 통해 "구태여 옛 짐승들의 도감을 상고해 볼 필요가 없다(無須稽獸譜)"고 선언함으로써, 이 회화 작품 자체가 하늘의 뜻을 입증하는 확고한 시각적 경전의 지위를 획득하도록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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