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산온천에 대한 시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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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수정(김정희의 손녀, 1993년생)

  • 저희 가족은 척산온천휴양촌이 자리한 척산마을 옆 노리마을에서 대대로 살아온 토박이 집안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척산온천 휴양촌은 단순한 목욕 공간이 아니라, 삶의 리듬과 기억이 쌓인 아주 소중한 장소였습니다.
  • 새 해가 되면 해가 뜨기도 전, 새벽 공기를 가르며 온천장으로 향했습니다. 한 해의 시작을 몸과 마음을 씻어내는 의식처럼 느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평소에는 주말이 되면 할머니 손을 꼭 잡고 동생과 함께 온천장까지 걸어가는 길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습니다. 길 위에서 나누던 소소한 이야기와 계절의 변화가 모두 그 길에 남아 있습니다.
  • 엄마 역시 몸이 찌뿌둥하거나 피로가 쌓이면 늘 저를 데리고 온천장으로 향했습니다. 어떤 날은 하루에 두 번이나 다녀올 만큼, 척산온천은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곳이었습니다.
  • 가장 잊을 수 없는 날은, 겨울 폭설이 쏟아져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했던 새벽입니다. 할머니 손을 잡고 눈길을 걸어가는데, 새하얀 풍경 속에서 붉은갈색의 동물이 길 한가운데 서 있었습니다.
  • 저는 강아지인 줄 알았지만, 할머니는 붉은여우라고 하셨습니다. 온천장에 도착해 목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까지, 그날 하루는 마치 신비로운 기운으로 가득 찬 것 같았습니다. 온천을 지키는 동물, 혹은 수호신을 만난 기분이었다 할까요! 그 기억은 지금도 제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아 있습니다.

■ 김정희(차수정의 친할머니, 1944년생)

  • 저는 노리마을로 시집와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온천장은 셀 수 없이 많이 다녔지요. 특히 마을 제사가 있는 전날이면 꼭 온천장에 가 목욕재계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 예전에는 샘물에 몸을 씻기도 했지만, 온천장에 가는 일은 신을 맞이하기 전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는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지금도 명절이 되면 빠지지 않고 척산온천휴양촌에 가 몸을 정화합니다. 척산온천은 오래도록 지켜야 할 우리 마을의 소중한 유산입니다.

■ 김순자(차수정의 외할머니, 1943년생)

  • 저는 척산온천과는 거리가 있는 중앙시장에서 살고 있습니다. 시장에도 오래된 목욕탕이 많았지만, 그 곳은 대중탕이고 가장 좋은 물은 역시 척산온천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부러 택시를 타고 척산온천까지 가 친구들과 목욕을 하곤 했는데, 그 시간은 마치 나들이처럼 느껴졌습니다.
  • 지금은 나이가 들어 몸이 불편하지만, 여전히 친구들과 함께 온천장에 갑니다. 일반 목욕탕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우리 속초 사람들은 척산온천 휴양촌의 물이 전국에서 가장 맑고 깨끗하다고, 다녀오면 몸이 한결 건강해지는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믿음과 경험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